그리고 다시 이틀 뒤인 29일, 이란이 요르단 주둔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상황은 또 뒤집혔다. 브렌트유는 하루만에 7.91% 뛰어 90.74달러로 마감했고, 서부텍사스산 원유도 6.56% 오른 84.46달러를 기록했다.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유가는 오르고, 무너지고, 다시 뛰며 광분했다.
며칠 새 뒤집힌 그림
이 등락의 진짜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 오르고 내리는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하루아침에 '위기 완화'에서 '확전 우려'로, 다시 그 반대로 뒤집히는 일이 반복되면 기업도 정부도 대응할 시간을 벌기 어렵다.
실제로 이번 반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도 높은 보복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시장이 원유 공급망 불안을 다시 가격에 반영한 결과였다. 시장 참여자들이 지금 가장 주목하는 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성이다.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통과하는 만큼, 군사 충돌이 길어지면 공급 차질은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
기름값은 국제 문제, 국내 셈법은 다르다?
문제는 유가 상승이 국제 요인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데 있다. 최근 검찰은 국내 정유 4사가 중동 정세를 틈타 14조 원대 규모의 가격 담합을 벌인 사실을 적발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시기를 이용해 국내 기름값을 부당하게 더 얹었다는 의혹이다.
국제 정세가 만든 상승분과, 국내 시장에서 얹힌 상승분을 구분해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가가 오르는 건 막을 수 없어도, 그 위에 얹히는 부당한 폭까지 그대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물가와 금리, 다시 유가로 돌아오는 이유
유가 변동성은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옮겨붙는다. 항공사들에게 유류비는 전체 영업비용의 30% 이상을 차지 하는 최대 지출 항목이다.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유류비가 전체 영업비용의 42%까지 늘었고, 저비용 항공사들은 유류비와 리스비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라 영업적자 우려가 더 크다. 해운업계 사정도 다르지 않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물가와 통화정책이다. 유가가 계속 뛰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이는 지난번 이 지면에서 다룬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한층 더 키운다. 성장, 물가, 환율, 자산시장까지 이미 인상 쪽으로 기울여 있던 저울에 유가라는 무게가 또 하나 얹히는 셈이다.
반대로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이 온다면,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줄어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 때문에 금리를 낮추기 어려워지고, 물가가 오르면 다시 서민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다.
예측할 게 아니라 대비할 문제다
유가가 다음 주에 오를지 내릴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열흘 사이 두 번 방향이 바뀐 시장을 두고 예측을 논하는 건 의미가 크지 않다. 중요한 건 이 변동성 자체를 전재로 두고 대비하는 일이다.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하고, 화물차 기사나 소상공인처럼 경유 의존도가 높은 계층에는 직접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동시에 국제 유가 상승을 명분 삼아 국내에서 부당하게 가격을 얹는 담합 같은 행위는 별개로 감시해야한다.
국제 정세가 만드는 변동성은 통제할 수 없어도, 그 위에 국내에서 더해지는 부담까지 방치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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