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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오뮤지컬] 뮤지컬도 공부하는 시대…'관람'을 넘어 '이해'를 찾는 관객들
    공연/전시

    [오뮤지컬] 뮤지컬도 공부하는 시대…'관람'을 넘어 '이해'를 찾는 관객들

    세종아카데미 '뮤지컬의 탄생' 5학기째 이어져…작품의 역사·문화적 맥락 읽는 공연 인문학 강좌 주목
    [오뮤지컬] 최근 공연계에서는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연을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까지 함께 이해하려는 관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한때는 좋아하는 배우의 출연 여부가 작품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원작과 창작진, 제작 배경, 역사적 맥락까지 관심을 넓히는 관객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공연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움직임이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세종문화회관 세종아카데미는 오는 9월 3일부터 '뮤지컬의 탄생 - 유럽뮤지컬, 역사와 문화의 향연' 강좌를 진행한다. 강좌는 10월 29일까지 매주 목요일 총 8회에 걸쳐 운영되며, 오스트리아·독일·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전한 유럽 뮤지컬의 흐름을 살펴본다.이번 강좌는 2024년 가을학기에 처음 개설된 이후 꾸준히 이어져 온 프로그램이다. 이번이 다섯번째로 뮤지컬 애호가들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 정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강의를 맡은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고희경 교수는 예술의전당과 디큐브아트센터 등을 거쳐 현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극장장과 한국뮤지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공연기획과 제작, 연구, 교육 현장을 두루 경험한 고 교수는 뮤지컬 작품을 단순히 줄거리와 음악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을 연결해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강의로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강좌의 특징은 작품 자체를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첫 강의에서는 빈 뮤지컬의 대표작인 <엘리자벳>을 통해 오스트리아 뮤지컬의 정수를 살펴본다. 이어 <더 라스트 키스>와 <모차르트>를 통해 합스부르크 왕가와 천재 음악가의 삶이 어떻게 무대 위 서사로 재탄생했는지 살펴보고, <레베카>와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를 통해 유럽의 문학과 역사와 전설이 뮤지컬이라는 장르 안에서 어떻게 재해석됐는지 짚어본다.강좌 후반부에는 프랑스 뮤지컬을 대표하는 <벽을 뚫는 남자>와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음악적 감성과 서사 구조를 살펴보며 유럽 뮤지컬의 흐름을 정리한다.뮤지컬 관객들에게는 모두 익숙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작품을 보는 것과 작품을 이해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왜 빈 뮤지컬이 역사적 실존 인물을 즐겨 다루는지, 왜 프랑스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와 다른 음악적 문법과 무대 언어를 발전시켰는지 이해하는 순간 작품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실제로 재수강생도 적지 않다. 첫 과정부터 모든 강좌를 수강했다는 직장인은 "뮤지컬을 좋아해서 공연은 많이 봤지만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이나 문화적 맥락은 잘 모르고 있었다"며 "강의를 듣고 난 뒤에는 같은 작품을 다시 봐도 전혀 다른 공연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전했다.자신을 '뮤덕(뮤지컬 애호가를 뜻하는 신조어)'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수강생은 "좋아하는 배우를 따라 공연장을 찾던 관람 방식에서 벗어나 작품과 창작자의 의도를 읽게 됐다"며 "뮤지컬을 즐기는 방식이 한 단계 더 깊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특히 이번 과정은 전체 8회 강좌를 모두 수강할 수도 있지만, 관심 있는 작품이나 주제를 선택해 회차별 수강도 가능하다. 특정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이나 처음 공연 인문학 강좌를 접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셈이다.공연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숙 과정으로 바라본다. 관객들이 단순히 공연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작품의 배경과 창작 의도, 시대적 맥락까지 이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과거에는 '무엇을 볼 것인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연을 보는 시대를 넘어 작품을 읽고 해석하는 시대로, 관객의 관심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8-30 13:44:48 정민오
  • 진에어 LJ348편 3시간 이상 지연…'기체점검' 보상 기준 놓고 갑론을박
    사건사고

    진에어 LJ348편 3시간 이상 지연…'기체점검' 보상 기준 놓고 갑론을박

    탑승객, 지연 사유·보상 제외 근거 질의…수일째 답변 없어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일본 나고야에서 인천으로 운항한 진에어 LJ348편이 3시간 이상 지연되면서 항공 지연 보상 기준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해당 항공편은 당초 오후 7시 출발 예정이었으나 실제 출발은 오후 10시 5분에 이뤄졌다. 진에어가 발급한 운항정보확인서에 따르면 예정 출발 시각 대비 3시간 5분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탑승객들은 공항에서 기체 점검으로 인한 지연이라는 안내를 받았으며, 승객들은 예정 시각보다 크게 늦어진 귀국 일정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탑승객 A씨는 "공항에서는 기체 점검으로 인한 지연이라는 설명을 들었고, 인천발 나고야행 항공편의 출발이 늦어지면서 회항편인 LJ348편도 연쇄적으로 지연된 것으로 안내받았다"며 "현장에서는 별도의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국제선 지연과 관련한 기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교통이용자 보호기준은 항공사에 지연 사유와 진행 상황 등을 승객에게 안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제선의 경우 일정 요건에 해당할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배상 여부가 검토될 수 있다.다만 실제 보상 여부는 단순히 지연 시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상 악화나 공항 운영, 관제 지시 등 항공사 책임이 없는 사유는 물론, 항공기 안전 운항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체 점검'이라는 설명만으로 보상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기 정비가 예견하기 어려운 안전상 조치였는지, 항공사 운영 또는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였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동일 기재가 여러 노선을 순환 운항하는 구조여서 선행 항공편의 지연이 후속 항공편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발생한다.A씨는 "안전을 위한 정비는 당연히 우선돼야 하지만, 이용객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3시간 이상 지연이 발생한 셈"이라며 "보상 대상이 아니라면 왜 아닌지, 어떤 기준이 적용된 것인지 설명이 있어야 소비자도 납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지연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충분한 설명마저 없다면 소비자 신뢰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또한 A씨는 "진에어가 일부 승객들을 위해 주요 거점까지 전세버스를 제공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자가용 이용객이나 개별적으로 이동해야 하는 승객들의 경우 추가적인 교통비와 늦은 귀가에 따른 불편은 그대로 부담해야 했다"고 말했다.이어 "항공편 지연과 입국 절차 등으로 실제 귀가 시각은 새벽 2시를 넘겼다"며 "다음 날 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A씨는 현재 진에어 측에 해당 항공편의 공식 지연 사유와 보상 제외 사유에 해당하는 근거, 보상 가능 여부 등에 대한 공식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A씨는 진에어 측에 해당 항공편의 공식 지연 사유와 보상 제외 근거, 보상 가능 여부 등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 기사 작성 시점까지 수일이 지났으나 진에어 측의 회신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진에어는 최근 에어부산·에어서울과의 통합을 추진하며 국내 최대 규모 저비용항공사(LCC)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보유 항공기 규모는 58대로 확대되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LCC 부문의 핵심 항공사 역할을 맡게 된다. 진에어는 통합을 통해 노선 경쟁력과 운항 효율성을 높이고 비정상 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단순한 운항 규모 확대를 넘어 지연 발생 시 신속한 안내와 명확한 보상 기준, 고객 소통 체계 역시 함께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통합 LCC 출범을 앞둔 만큼 안전과 운항 품질, 고객 신뢰 확보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8-30 13:44:31 정민오
  • LIG, 수해 복구 성금 1억5천만원 기탁…재난 현장에서 보여준 ESG의 가치
    사회

    LIG, 수해 복구 성금 1억5천만원 기탁…재난 현장에서 보여준 ESG의 가치

    재난구호 전문가 “공인된 구호체계와 협력…기업 사회공헌의 실효성 높이는 방식” 기후변화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와 극한 강수의 위험이 커지면서 재난 발생 이후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단순한 일회성 기부를 넘어 피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가운데 LIG그룹의 ㈜LIG와 LIG D&A가 수해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억5천만원을 기탁했다.이번 성금은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거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생활 안정과 피해 지역 복구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특히 이번 지원은 재난 발생 때마다 기업이 개별적으로 물품이나 성금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적인 재난구호 체계를 갖춘 기관을 통해 지원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해 상황과 지역별 필요에 따라 지원이 이뤄질 수 있어 구호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최용준 ㈜LIG 대표이사는 수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빨리 안정적인 일상생활로 복귀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기업의 ESG 경영이 선언이나 홍보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 사회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성금 기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재난 현장에서 실천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재난구호 전문가들도 기업의 재난 지원은 지원 금액뿐만 아니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한 재난구호 전문가는 “최근 재난은 피해 범위와 양상이 복잡해지면서 기업이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전문적인 재난구호 체계와 협력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법정구호단체 등을 통한 지원은 현장의 피해 상황과 필요성을 고려해 자원을 배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사회공헌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이어 “앞으로 기업의 ESG 활동도 일회성 성금 기탁을 넘어 재난 예방과 피해 복구, 취약계층 지원까지 연계하는 지속적인 사회공헌 체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재난이 발생할 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피해 규모가 커질수록 민간과 기업의 참여 역시 필요하다.특히 기업이 보유한 자금과 물류, 인력 등의 자원을 공공 구호체계와 연계한다면 피해 주민들의 일상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희망브리지는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 같이가치, ARS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의 재난구호 참여를 받고 있다.LIG의 이번 1억5천만원 기탁 역시 단순히 성금 액수만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다. 기후재난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기업의 ESG는 보고서에 적힌 문구보다 재난과 위기의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이번 LIG의 수해 지원이 다른 기업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026-08-29 23:37:12 이정윤
  • 코카-콜라, 신흥시장과 손잡고 ‘그랜드 에피’…지역상권 협업이 만든 2년 연속 최고상
    사회

    코카-콜라, 신흥시장과 손잡고 ‘그랜드 에피’…지역상권 협업이 만든 2년 연속 최고상

    기업 마케팅 넘어 지역상권과 상생 모델로 이어질지가 관건
    한국 코카-콜라가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상인들과 진행한 지역상권 협업 프로젝트로 ‘2026 에피 어워드 코리아’ 최고상인 ‘그랜드 에피’를 수상했다.지난해 ‘코카-콜라 레드리본 캠페인’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상을 받은 것으로, 회사 측에 따르면 에피 어워드 코리아에서 한 브랜드가 그랜드 에피를 두 차례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이번 수상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한 브랜드 광고가 아니라 대기업과 전통시장 상인이 함께 시장 공간을 바꾸고 소비자의 방문을 유도하는 ‘로컬 협업’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수상작인 ‘코카-콜라 X 신흥시장’은 지난해 코카-콜라와 해방촌 신흥시장 상인들이 함께 추진한 지역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다. 신흥시장 내 18개 매장이 참여했다.코카-콜라는 시장 입구와 골목, 개별 점포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시장을 이용하는 공간 전반을 새롭게 구성했다. 각 매장이 가지고 있던 특색을 유지하면서 코카-콜라의 브랜드 요소를 접목하고 간판과 메뉴판 등 점포 운영에 필요한 제작물도 지원했다.단순히 제품을 노출하는 광고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시장을 찾아 걷고, 먹고, 머무르는 경험 자체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브랜드 광고’에서 ‘골목상권 협업’으로최근 기업들의 지역상권 마케팅은 단순한 후원이나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공간과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특히 오래된 시장이나 골목상권은 각 점포가 가진 개성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설 노후화와 통일되지 않은 안내체계, 온라인 홍보 부족 등으로 신규 소비자 유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이번 신흥시장 프로젝트는 이러한 지역상권의 특성과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역량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기존 기업 홍보와 차이를 보인다.프로젝트 이후 시장을 찾는 방문객이 증가했다는 상인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신흥시장 상인회는 협업의 의미를 담아 코카-콜라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신흥시장 상인회 홍승진 부회장은 프로젝트 이후 시장 방문객이 늘고 새로운 활기가 생겼다며 상당수 상인이 실제 매출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기업의 지역상권 협업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평가지표는 화려한 공간 변화나 온라인 화제성보다는 실제 상인의 매출과 방문객 증가로 이어졌느냐는 점이다.그런 측면에서 향후 방문객 수와 점포 매출 변화 등 구체적인 성과가 장기적으로 확인된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도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2년 연속 ‘로컬’ 택한 코카-콜라코카-콜라가 지역 음식점과 상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로 2년 연속 최고상을 받았다는 점도 주목된다.지난해 그랜드 에피를 수상한 ‘코카-콜라 레드리본 캠페인’은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 서베이’와 협업해 코카-콜라와 어울리는 전국 음식점 1,500곳을 ‘레드리본 레스토랑’으로 선정해 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올해 수상한 신흥시장 프로젝트는 여기서 한발 더 들어갔다. 개별 음식점을 알리는 것을 넘어 상인들과 직접 협업해 시장이라는 공간 자체에 변화를 줬다는 점에서다.두 사업 모두 지역의 음식점과 상인을 단순한 제품 판매처가 아닌 브랜드와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설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한국 코카-콜라 이상수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는 “동네 곳곳의 상인들 역시 오랜 시간 코카-콜라와 함께해온 소중한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수상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에피 어워드는 1968년 미국에서 시작해 현재 세계 125개국에서 개최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시상식으로, 아이디어의 독창성뿐 아니라 전략과 실행, 비즈니스 성과와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때문에 이번 수상은 코카-콜라의 브랜드 마케팅 성과인 동시에 기업과 지역상권이 협업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를 제시했다는 의미도 갖는다.다만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은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가 더 중요하다.기업의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방문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상인들의 매출 개선으로 연결돼야 진정한 상생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단기 이벤트에 그친다면 지역상권 활성화라는 의미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신흥시장은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은 해방촌에 위치해 있지만 대형 상권과 비교하면 개별 점포의 홍보나 시설 개선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 가진 마케팅 역량과 지역 상인이 가진 고유한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다.코카-콜라가 2년 연속 ‘그랜드 에피’를 받았다는 기록도 의미가 있지만,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협업이 실제 골목상권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기업에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상인에게는 방문객과 매출을 늘리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코카-콜라 X 신흥시장’ 프로젝트는 수상작을 넘어 기업과 골목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상생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6-08-28 11:45:02 이정윤
  • [포토] "자체 복구 지원 대책 조속 이행"… 전사적 총력 대응 주문
    사회

    [포토] "자체 복구 지원 대책 조속 이행"… 전사적 총력 대응 주문

    수산 시설 침수 피해 현장 찾아 어업인 애로사항 직접 청취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경남지역 집중호우 피해 어가를 직접 찾아 복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어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노 회장은 지난 27일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수산종묘배양장을 방문해 침수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어가 경영 재기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 노 회장은 피해 어업인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며 중앙회 차원의 조속한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이어 현장에 동행한 임직원들에게 "자체적으로 마련한 복구 지원 대책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조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강력히 주문했다.수협중앙회 자체 집계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경남 일대에서는 어선 침몰을 비롯해 육상 양식장 토사 유입 등 다수의 수산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거제·통영·하동군 수협 소속 일부 영업점과 면세유 급유시설이 침수돼 현재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앞서 수협중앙회는 Sh수협은행과 합동으로 총 500억 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 즉시 시행에 나섰으며,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을 위한 현장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노동진 회장은 “최근 계속된 고수온 현상에 이어 이번 집중호우까지 겹쳐 경남 지역 어업인들의 재산 피해와 시름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피해 어업인들이 하루빨리 시련을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8-28 11:00:55 이정윤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동물이 주인인 '초록 다리'부터 처방전이 된 자연까지 ... 캐나다의 파격 생태 보존학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동물이 주인인 '초록 다리'부터 처방전이 된 자연까지 ... 캐나다의 파격 생태 보존학

    세계에서 두 번째로 광대한 영토를 가진 캐나다가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혁신적인 환경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토를 관통하는 대형 고속도로에 동물의 이동권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는 초대형 생태 통로망을 구축하는가 하면, 의료 현장에서 '자연 입장권'을 처방하는 이색적인 환경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며 주목받고 있다. 동물에 양보한 고속도로 ... 세계 최대 규모의 '생태 통로(Wildlife Crossings)'캐나다 로키산맥을 관통하는 횡단 고속도로(Trans-Canada Highway)변에는 자동차 대신 숲과 풀밭이 이어진 거대한 다리들이 우뚝 서 있다. 캐나다 국립공원청(Parks Canada)이 앨버타주 밴프 국립공원(Banff National Park) 일대에 조성한 '생태 통로 시스템'이다.고속도로 개통 이후 곰, 늑대, 엘크 등 야생동물의 로드킬(Roadkill)이 급증하고 서식지가 단절되자, 국립공원청은 고속도로 양옆에 총 82km에 달하는 차단 펜스를 치고 44개(육교형 6개, 굴다리형 38개)의 야생동물 전용 통로를 설치했다.이 육교는 단순한 콘크리트 다리가 아니다. 상부에 실제 산림과 동일한 흙을 깔고 자생 식물과 나무를 심어 야생동물이 고속도로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채 안전하게 건너도록 정교하게 설계됐다. 30년 가까이 누적된 국립공원청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시스템 도입 이후 대형 포유류의 로드킬 사고는 80% 이상 급감했다."자연 속을 걸으세요" 환자에게 국립공원 이용권을 주는 'PaRx' 프로그램캐나다 보건당국과 환경 단체가 손잡고 추진하는 'PaRx(Parks Prescriptions)' 정책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ECCC)와 국립공원청의 후원 아래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수천 명의 현직 의사와 보건 전문가들이 참여한다.의사가 우울증, 스트레스, 고혈압, 만성 질환 등을 앓는 환자에게 약물 처방과 함께 "주 2시간 이상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라"는 공식 처방전을 발행한다. 이 처방전을 받은 환자는 캐나다 전역의 국립공원과 역사 유적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아웃도어 패스(Discovery Pass)'를 제공받는다. 자연 보호가 단순한 환경 운동을 넘어 국민 보건 증진과 의료비 절감으로 연결된다는 개념을 국가 정책으로 실현한 사례다.[기자의 시선] 거대한 자연을 다루는 캐나다의 지혜, '공존'을 과학으로 입증하다캐나다의 환경 정책이 보여주는 핵심은 '압도적인 자연을 인간이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철학이다. 도로 건설로 생태계의 허리를 잘라놓은 과거의 실수를 인정하고,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동물들에게 안전한 길을 되돌려주었다.더 나아가 자연을 단순히 '보호해야 할 대상'에 가두지 않고, 국민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치유하는 '의료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역발상(PaRx)은 캐나다 환경 정책만의 독창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단순한 배경으로 처리하는 시대를 넘어, 동물의 이동권과 인간의 보건 복지까지 환경 정책의 영역으로 포섭한 캐나다의 대담한 시도는 기후위기 시대에 거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
    2026-08-28 09:47:36 정이든 청년기자
  • [지구촌 환경 핫이슈] "1.5°C 일시 초과 불가피" … UN, 2026 세계 환경의 날서 '비상 행동' 경고
    환경

    [지구촌 환경 핫이슈] "1.5°C 일시 초과 불가피" … UN, 2026 세계 환경의 날서 '비상 행동' 경고

    지구 온난화의 보루로 여겨지던 '1.5°C 제한' 목표가 사실상 일시적으로 무너질 것이라는 UN 공식 경고가 나왔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26년 유엔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 본행사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 11년은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11년이었다"며 "지구가 파리협정의 1.5°C 한계선을 한시적으로 넘어서는 '오버슛(Overshoot, 일시 초과)'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인류의 최우선 과제는 이 오버슛 폭을 가장 작게, 기간을 가장 짧게, 그리고 안전하게 유지한 뒤 온도를 다시 신속히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강력한 메탄가스 배출 감축과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정의로운 전환',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후 재정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유엔환경계획(UNEP)은 극심한 폭염이 전 세계 도시의 일상을 위협함에 따라, 글로벌 50개 이상 도시가 참여하는 '50@50' 극심한 폭염 대응 이니셔티브를 가동하고 지속 가능한 냉방 솔루션 및 적응책 마련에 나섰다. 기자의 시선 "1.5°C 사수에서 피해 최소화(Damage Control)로의 서글픈 패러다임 전환"이번 2026년 세계 환경의 날 선언은 국제사회가 더 이상 "1.5°C 상승을 완벽히 막아내겠다"는 이상적 목표를 고수하기 힘들어졌음을 자인한 결정적 순간이다. UN 최고 수장이 '1.5°C 일시 초과'를 공식 인정함에 따라, 글로벌 기후 정책의 중심축은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Mitigation)'에서 기온이 올라간 상태에서의 '생존 및 적응(Adaptation)'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특히 전 세계 50여 개 주요 도시가 긴급 폭염 대응망을 형성한 것은, 기후 변화가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지금 당장 인명을 위협하는 '실재하는 재난'이 되었음을 증명한다. 메탄가스 급감과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는 단순한 친환경 구호가 아닌, 1.5°C를 넘어서 발생할 재앙적 연쇄 반응(Tipping Point)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벌이용 전략이다. 국제사회가 이번 오버슛 경고를 계기로 말뿐인 약속을 넘어 실질적인 탄소 감축 정책과 개도국 지원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아니면 '목표 초과'마저 용인하는 타성으로 치달을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2026-08-28 09:47:31 안영준
  • 커피 한 잔에 따라오는 종이띠 … 컵홀더를 줄이면 나무 수백만 그루를 살릴 수 있다
    환경

    커피 한 잔에 따라오는 종이띠 … 컵홀더를 줄이면 나무 수백만 그루를 살릴 수 있다

    - 컵홀더 한 장 2.5∼4g … 전 국민 하루 2장 사용 가정하면 연간 최대 14만9,000톤 - 생산단계 탄소 약 4만6,000∼7만3,000톤 감축 가능 - 원료 기준 나무 약 160만∼250만 그루, 탄소흡수량 기준 성목 수백만 그루 규모
    카페 테이블 위 차가운 아이스커피 한 잔에도 갈색 종이 컵홀더가 끼워져 있다. 뜨거운 음료로부터 손을 보호하기 위해 등장한 제품이지만 최근에는 차가운 음료에도 관행적으로 제공된다. 컵홀더는 컵에 비하면 작고 가볍다. 사용 시간은 길어야 수십 분이다. 소비자가 음료를 다 마시고 나면 컵과 뚜껑, 빨대와 함께 버려진다. 한 장만 보면 사소해 보이지만 전국 수천만 명의 반복 소비를 합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일반적인 종이 컵홀더는 골이 있는 종이와 표면지를 접착한 소형 골판지 제품이다. 제품 규격에 따라 한 장의 무게는 약 2.5∼4g이다. 해외 포장업체가 공개한 사양을 보면 7온스용 무인쇄 홀더는 2.5g, 8온스용은 2.8g, 12·16온스용은 3.6g, 인쇄된 일부 제품은 4g가량이다. 컵홀더 제품 사양국내에서도 골판지형, 엠보싱형, 합지형, 크라프트지형, 백색 인쇄형 등 다양한 홀더가 사용된다. 고급 컬러인쇄를 위해 별도의 표면지를 붙이는 합지제품은 공정과 원료가 더 늘어날 수 있다.전 국민 하루 2장이라면 1년에 373억장2026년 7월 기준 대한민국 주민등록인구는 5,108만8,284명이다. 외국인은 제외된 숫자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모든 국민이 하루에 컵홀더를 2장씩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사용량은 다음과 같다.5,108만8,284명 × 하루 2장 × 365일= 연간 약 372억9,445만장이는 실제 소비량 통계가 아니라 사용자가 제시한 조건에 따른 최대 가상 시나리오다. 영유아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하므로 실제 시장 규모로 해석해선 안 된다. 반대로 관광객과 외국인, 한 사람이 하루 여러 잔을 사는 경우는 제외돼 있다.컵홀더 한 장의 무게에 따라 필요한 종이량은 크게 달라진다. 가운데 값인 3.6g을 적용하면 연간 약 13만4,000톤이다. 10톤 트럭 약 1만3,400대에 실어야 하는 무게다. 같은 트럭을 일렬로 세운다고 가정하면 수십㎞에 이른다.컵홀더는 작지만 ‘작아서 많이 써도 괜찮은 물건’은 아니다. 작기 때문에 사용량과 폐기량이 잘 보이지 않는 물건에 가깝다.나무 몇 그루를 심는 효과인가종이를 나무 그루 수로 환산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종이 1톤은 나무 17그루”라는 수치가 널리 쓰이지만 나무의 종류와 크기, 펄프 수율, 재생원료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제지업계에서는 재생종이 1톤이 약 17그루의 나무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을 일반적인 비교지표로 사용해 왔다. MIT와 미국 여러 공공기관도 같은 수준의 환산치를 소개한다.이 계수를 적용하면 전 국민이 하루 2장씩 사용하던 컵홀더를 1년 동안 전혀 사용하지 않을 경우 원료 기준 효과는 다음과 같다. 중간값을 적용하면 약 228만 그루다.다만 이를 “컵홀더를 없애면 숲에 있는 나무 228만 그루가 실제로 벌목되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컵홀더에는 폐골판지 등 재생섬유가 상당 부분 들어갈 수 있고, 새 목재도 제재 부산물이나 산림관리 과정의 원료를 사용할 수 있다. 종이 수요 감소가 산림 벌채량과 일대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따라서 ‘228만 그루’는 물리적으로 심어진 나무 숫자가 아니라 절감된 종이 원료를 이해하기 위한 비교값이다.탄소로 환산하면 약 6만6,000톤유럽골판지제조업연합회는 평균적인 골판지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1톤당 약 491㎏CO₂e로 산정했다. 원료 생산부터 골판지 제조까지의 산업 평균값으로 제품과 국가, 전력 구성, 재생원료 비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유럽골판지제조업연합회이 값을 컵홀더에 적용하면 전 국민 하루 2장 사용을 모두 줄였을 때 피할 수 있는 생산단계 온실가스는 약 4만6,000∼7만3,000톤CO₂e다. 이 계산에는 접착제와 컬러잉크, 개별 포장, 국내외 운송, 카페 배송, 수거와 소각·매립에 따른 배출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 제품의 전 과정 배출량은 공급망과 폐기 방식에 따라 더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반대로 컵홀더를 줄이는 대신 종이컵을 두 겹으로 사용하거나 더 두꺼운 이중벽 컵으로 바꾼다면 감축효과가 사라질 수도 있다. 환경정책은 홀더 하나만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컵·뚜껑·빨대·포장봉투까지 함께 보는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하다.탄소흡수 기준으로는 성목 약 460만∼1,100만 그루‘나무를 심는 효과’는 원료 절감과 탄소흡수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두 숫자는 의미가 다르다.국립산림과학원이 제시한 국내 성목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수종에 따라 차이가 난다. 30년생 소나무는 연간 약 6.6㎏, 벚나무는 약 9.5㎏, 참나무류는 약 10.8㎏, 은행나무는 약 14.2㎏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산림청 도시숲 자료, 국립산림과학원 벚나무 연구컵홀더 감축으로 연간 약 4만6,000∼7만3,000톤CO₂e를 줄인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은 연간 흡수량에 해당한다.- 30년생 소나무 기준 약 690만∼1,110만 그루- 벚나무 기준 약 480만∼770만 그루- 은행나무 기준 약 320만∼520만 그루중간 시나리오인 6만5,900톤CO₂e를 벚나무 한 그루의 연간 흡수량 9.5㎏으로 나누면 약 694만 그루다.그러나 “컵홀더를 줄이면 나무 694만 그루를 심은 것과 완전히 같다”는 표현도 엄밀하게는 맞지 않는다. 나무는 심는 즉시 성목 수준의 탄소를 흡수하지 않는다. 생장과 고사, 산불, 관리과정까지 고려해야 한다.정확한 표현은 “컵홀더 생산단계에서 줄인 탄소량이 성숙한 벚나무 약 694만 그루의 연간 흡수량과 비슷하다”다.현실적인 10% 감축만 해도 적지 않다전 국민이 컵홀더를 한 번에 모두 끊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낮다. 뜨거운 음료에는 화상 예방과 단열을 위해 홀더가 필요할 수 있다.그러나 차가운 음료, 매장 안에서 바로 마시는 음료, 손으로 잡기에 충분히 식은 음료까지 자동으로 홀더를 끼우는 관행은 바꿀 수 있다.홀더 한 장을 3.6g으로 가정한 감축률별 결과는 다음과 같다. 10%만 줄여도 종이 약 1만3,400톤과 생산단계 온실가스 약 6,600톤CO₂e를 줄이는 계산이 나온다. 전국 모든 카페가 아이스음료에 자동 제공하는 홀더만 중단해도 상당 부분 접근할 수 있는 수치다.재생지 홀더는 정말 친환경인가시중의 갈색 크라프트 컵홀더는 겉보기에는 모두 재생지처럼 보인다. 그러나 갈색이라는 이유만으로 100% 재생원료 제품이라고 판단해선 안 된다. 표백하지 않은 새 펄프도 갈색이고, 재생지에도 품질유지를 위해 새 섬유가 들어갈 수 있다.골판지는 구조적으로 재생섬유를 많이 활용하는 품목이다. 유럽 일부 자료에서는 골판지 원료의 약 80%가 재생종이·판지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나머지 새 섬유는 반복 재활용 과정에서 짧아진 섬유를 보강하기 위해 필요하다. 종이섬유는 품질을 유지한 채 무한히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제지연합회가 공개한 2024년 국내 종이 회수·재활용률은 89.1%다.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높은 회수율이 모든 컵홀더가 다시 컵홀더로 만들어진다는 뜻은 아니다.종이 재활용에는 질적 차이가 있다. 깨끗한 골판지와 사무용지를 분리하면 고품질 재생원료가 되지만 음식물, 커피, 물기, 비닐 코팅지가 섞이면 품질이 떨어진다. 젖은 컵홀더는 곰팡이와 악취를 발생시키고 선별과정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커진다.재생지 생산에도 수거와 운송, 이물질 제거, 해리, 세척, 탈수, 건조를 위한 에너지와 물이 필요하다. 재생지이기 때문에 탄소가 ‘0’이 되는 것은 아니다.일부 탄소계수 자료에서는 새 골판지보다 재생 골판지의 배출량이 낮지만 그 차이는 전력 구성과 공정에 따라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재생지는 자원순환의 중요한 수단이지만 감량보다 앞선 해법은 아니다.환경정책의 우선순위는 명확하다.사용하지 않기 → 덜 사용하기 → 반복 사용하기 → 깨끗하게 재활용하기컵홀더보다 더 큰 것은 컵과 뚜껑컵홀더만 줄이면 일회용 커피의 환경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해서도 안 된다.일회용 종이컵은 물이 새지 않도록 안쪽에 폴리에틸렌 등 얇은 플라스틱층을 붙인다. 일반 폐지와 함께 배출하면 제지공정에서 코팅층을 분리해야 한다. 내용물이 남아 있거나 플라스틱 뚜껑·빨대가 섞이면 재활용은 더 어려워진다.스코틀랜드 정부의 일회용컵 환경평가에서는 섬유 기반 일회용 음료컵 한 개의 전 과정 탄소를 약 17.2gCO₂e로 제시한다. 국가와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컵 자체의 환경영향이 홀더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컵홀더 3.6g에 골판지 탄소계수 0.491㎏CO₂e/㎏을 적용하면 생산단계 배출량은 한 장당 약 1.8gCO₂e다. 컵과 뚜껑, 빨대, 홀더, 포장봉투가 모두 붙으면 작은 부속품의 배출이 쌓인다.따라서 컵홀더 감축은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가장 큰 효과는 다회용컵 사용과 매장 내 일회용컵 감축, 뚜껑과 빨대의 선택 제공에서 나온다.아이스커피에도 홀더가 필요한가첨부된 현장사진에는 투명한 아이스컵에 갈색 골판지 홀더가 끼워져 있다. 뜨거운 컵에서 손을 보호하기 위한 본래 기능과는 다른 사용이다.아이스음료의 홀더는 결로로 손이 젖는 것을 막고 컵을 쉽게 잡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로고가 인쇄된 홀더는 광고판 역할도 한다. 그러나 모든 아이스음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특히 매장 안 테이블에서 마시는 음료라면 들고 이동하는 시간이 짧다. 직원이 습관적으로 홀더를 끼우는 대신 고객이 요청할 때만 제공하는 ‘선택 제공’으로 바꿀 수 있다.뜨거운 음료도 온도와 컵 구조가 모두 다르다. 이중벽 종이컵에 다시 홀더를 끼우거나, 컵 두 개를 겹치고 홀더까지 사용하는 것은 과잉포장에 가깝다. 온도별 안전시험을 통해 실제 필요한 경우만 제공해야 한다.카페가 바꿀 수 있는 일곱 가지첫째, 홀더를 기본 제공 품목에서 요청 품목으로 바꿔야 한다. 주문 화면에 “컵홀더 필요” 선택란을 두고 기본값은 ‘필요 없음’으로 설정할 수 있다.둘째, 아이스음료와 매장 내 음료에는 원칙적으로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결로가 심하거나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만 예외로 두면 된다.셋째, 뜨거운 음료도 실제 표면온도를 측정해 제공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직원 개인의 판단보다 음료 종류와 온도에 따른 표준이 효율적이다.넷째, 재생원료 함량을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 ‘친환경 크라프트’ 같은 모호한 표현 대신 재생섬유 비율, 인쇄 잉크, 코팅 여부, 재활용 방법을 공개해야 한다.다섯째, 과도한 전면 컬러인쇄와 합지를 줄여야 한다. 컵홀더를 일회용 광고물로 사용할수록 잉크와 별도 표면지가 추가된다. 무인쇄 재생골판지와 도장 방식의 소형 로고가 대안이 될 수 있다.여섯째, 반복 사용 가능한 개인용 슬리브를 도입하되 새 제품을 무차별 배포해선 안 된다. 면·실리콘·합성수지 홀더도 제조과정에서 환경부담이 발생한다. 실제로 수십∼수백 회 사용할 고객에게만 제공해야 의미가 있다.일곱째, 카페는 홀더 구매량과 감축량을 공개해야 한다. “친환경 캠페인”이라는 문구보다 지난해 100만장을 구매했고 올해 30만장을 줄였다는 실적이 더 중요하다.정부 정책에서 빠져 있는 ‘종이 부속품’일회용품 정책은 주로 컵과 빨대, 비닐봉투에 집중돼 왔다. 컵홀더와 냅킨, 영수증, 컵받침 같은 소형 종이제품은 개별적으로 작다는 이유로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정부가 컵홀더 하나하나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행정비용이 더 클 수 있다. 대신 대형 프랜차이즈에 컵과 뚜껑, 빨대, 홀더를 합친 음료 포장재 총량을 공개하게 할 필요가 있다.점포 수와 음료 판매량 대비 포장재 사용량을 공시하면 업체 간 비교도 가능하다. 감축목표를 달성한 기업에는 폐기물부담금이나 환경인증에서 혜택을 주고, 과도한 이중포장을 계속하는 기업에는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이다.소규모 카페에는 무인쇄 재생지 홀더 공동구매, 다회용컵 세척, 분리수거함 설치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환경비용을 영세점주에게만 떠넘기면 값싼 일회용품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기자의 시선 "재생지는 대안일 뿐 …가장 친환경적인 홀더는 만들지 않은 홀더”컵홀더 한 장은 너무 작아 환경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종이로 만들어졌고 재활용도 가능하니 플라스틱보다 마음의 부담도 적다. 바로 그 지점에 함정이 있다.종이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지만 무한한 자원은 아니다. 나무를 기르고 펄프를 만들고 종이를 건조하려면 땅과 물, 에너지가 필요하다. 재생지는 다시 펄프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고, 짧아진 섬유를 보충하기 위해 새 펄프도 들어간다.무엇보다 종이라는 이유로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사용해도 된다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는다.전 국민 하루 2장이라는 극단적 가정에서는 한 해 종이 9만3,000∼14만9,000톤, 원료 환산 나무 160만∼250만 그루, 생산단계 온실가스 4만6,000∼7만3,000톤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실제 소비는 이보다 적겠지만 작은 물건의 반복이 만드는 규모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그렇다고 뜨거운 음료의 홀더까지 무조건 없애서는 안 된다. 화상 예방과 장애인·고령자의 안전한 그립은 환경구호보다 우선한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기업은 재생지 홀더를 내놓으며 친환경을 강조한다. 그러나 새 홀더를 계속 대량 생산하면서 재생원료 비율만 높이는 것은 문제의 절반만 해결하는 방식이다. 재생은 폐기 이후의 대책이고 감량은 생산 이전의 대책이다.사진 속 아이스커피의 갈색 띠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이 물건은 정말 필요했는가.”소비자가 주문할 때 한 번 묻고, 직원이 홀더를 끼우기 전에 한 번 더 묻는다면 수십억 장이 줄어들 수 있다. 가장 친환경적인 컵홀더는 재생지 100% 제품이 아니라 처음부터 만들 필요가 없었던 컵홀더다.
    2026-08-28 09:47:26 정진욱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베토벤 명곡 들리면 봉투 들고 달린다 ... 대만의 ‘쓰레기차 추격전’과 스마트 순환경제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베토벤 명곡 들리면 봉투 들고 달린다 ... 대만의 ‘쓰레기차 추격전’과 스마트 순환경제

    오후 5시가 넘어가면 대만 전역의 주택가 골목길에는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나 바다르제프스카의 '소녀의 기도'가 울려 퍼진다. 음악 소리가 들리자마자 주민들이 종량제 봉투와 분리수거함을 손에 들고 집 밖으로 뛰어나온다. 대만 정부가 1990년대부터 도입해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자리 잡은 독특한 쓰레기 수거 정책, 일명 '쓰레기가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라(垃圾不落地, Garbage Doesn't Touch the Ground)' 제도의 풍경이다. 거리의 쓰레기통을 없애라 ... '노란 음악 쓰레기차'의 기적대만 환경부(Ministry of Environment)와 각 지자체는 거리에 고정식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대신, 정해진 시간에 음악을 틀며 이동하는 청소차 시스템을 구축했다. 쓰레기통을 길거리에 방치할 경우 악취와 해충, 무단 투기가 발생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주민들은 쓰레기차 뒤를 따르는 분리수거 차량의 환경 환경요원에게 직접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전달해야 한다. 쓰레기를 길가에 미리 버려두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쓰레기를 버리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 간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이색적인 문화 현상까지 만들어냈다.지하철역에서 공병 넣으면 교통카드 충전 ... 'iTrash' 스마트 수거기바쁜 현대인을 위해 타이베이시 등 주요 지자체가 도입한 첨단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어모은다. 24시간 작동하는 AI 기반 스마트 쓰레기 수거 장치인 '아이트래시(iTrash)'가 대표적이다.주민이 일반 쓰레기나 재활용품(플라스틱병·캔)을 넣으면 센서가 무게와 종류를 즉시 측정한다. 버린 양에 따라 대만의 교통카드인 '아이패스(iPASS)'나 '이지카드(EasyCard)'에 현금 포인트가 즉시 충전된다. 버린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종량제의 엄격함에 '재활용 보상제'를 접목하여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이다.[기자의 시선] '쓰레기 섬' 악명을 벗겨낸 대만의 대담한 생활 밀착형 혁신1990년대 초반만 해도 대만은 쏟아지는 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해 '쓰레기 섬(Garbage Island)'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정부의 강한 의지와 철저한 시민 참여가 결합하면서 현재 대만의 도시 폐기물 재활용률은 55%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현지에서 본 대만 환경 정책의 힘은 '생활 속 불편함을 유쾌하고 명확한 규칙으로 바꾼 것'에 있다. 쓰레기차에 친숙한 클래식 음악을 입히고, 수거 요원과 주민이 매일 얼굴을 맞대며 분리배출을 확인하게 만들었다. 단순한 제도적 규제를 넘어 하나의 대중문화이자 생활 습관으로 정착시킨 셈이다.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 국가들까지 벤치마킹하는 대만의 '음악 쓰레기차'와 'iTrash' 사례는 환경 정책이 시민들의 일상 행동 양식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모델이다.
    2026-08-27 11:37:55 정이든 청년기자
  • 사람 대신 키오스크 … 무인점포 1만2천 곳 시대, 사라지는 골목의 일자리
    노동

    사람 대신 키오스크 … 무인점포 1만2천 곳 시대, 사라지는 골목의 일자리

    - 2026년 최저임금 1만320원 … 월 환산 215만6,880원 - 무인매장 3년 새 두 배 늘었지만 폐업·절도·관리비용도 함께 증가 - 청년·중장년·고령자 고용장려금 있어도 5인 미만 영세점포는 활용 어려워
    최근 빠르게 편의점 계산대에서 점원이 사라지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밀키트 판매점, 문구점, 사진관, 카페, 세탁소, 반려동물용품점까지 무인영업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문 앞에는 ‘24시간 무인운영’이라는 안내가 붙고, 계산대 자리는 키오스크와 폐쇄회로(CC)TV가 대신한다. 소비자는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찍고 카드로 결제한다. 문제가 생기면 점주와 전화하거나 화면 속 상담원을 불러야 한다. 업계에서는 2025년 말 전국 무인매장을 약 1만2,000곳으로 추산한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다만 정부가 ‘무인점포’를 별도 산업분류로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전체 숫자는 없다. 프랜차이즈와 포털 등록업체를 중심으로 한 추산치이며, 개인 점포와 부분 무인매장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무인점포의 증가를 두고 흔히 “최저임금이 올라 사람 대신 기계를 쓴 결과”라고 설명한다. 인건비 상승이 중요한 원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최저임금 하나만으로 무인화 전체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매출 정체와 높은 임대료, 구인난, 야간·주말 근무 기피, 배달플랫폼 수수료, 전기요금, 카드수수료, 프랜차이즈 비용이 동시에 작용한다. 반대로 키오스크와 CCTV, 원격출입관리 시스템의 가격이 낮아진 것도 무인화를 앞당겼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소비가 확산한 영향도 남아 있다.최저임금 근로자 한 명, 월급여 215만원2026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이다. 2025년 1만30원보다 290원, 2.9% 올랐다. 하루 8시간 기준 8만2,560원이며 주 40시간,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월 215만6,880원이다. 업종과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사업주가 체감하는 고용비용은 월급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부담하는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퇴직급여, 연차휴가, 휴일·야간근로 가산수당, 채용과 교육비용을 더해야 한다.최저임금 수준의 정규직 한 명을 고용할 경우 사업주가 부담하는 직접비용은 근로조건에 따라 월 240만∼270만원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다. 야간이나 휴일 근무가 많으면 비용은 더 커진다. 이는 업종과 보험료율, 근로시간에 따른 설명용 범위로 개별 사업장의 실제 비용과는 차이가 난다.반면 무인점포는 초기 시설비와 월 관리비를 감수하면 영업시간을 늘리면서 상시 근무자를 줄일 수 있다. 월 250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한다고 가정하면 2,000만원의 무인설비 투자비를 단순 계산으로 8개월 만에 회수할 수 있다.하지만 이 계산에는 점주의 노동이 빠져 있다. 상품 발주와 진열, 유통기한 확인, 청소, 재고조사, 고객 민원, 기기 장애, 절도 대응은 여전히 사람이 맡는다. ‘무인’이라는 표현과 달리 점주가 여러 차례 매장을 방문하거나 가족이 무급으로 관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결국 무인점포는 노동을 완전히 제거했다기보다 계산과 고객응대 노동을 줄이고, 남은 업무를 점주·가족·외주업체·원격관제 인력에게 옮긴 사업모델에 가깝다.무인화로 가장 먼저 사라지는 ‘첫 일자리’무인화의 충격은 노동시장 전체에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편의점과 소매점, 카페 계산업무는 청년에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첫 일자리였다. 경력단절 여성과 중장년에게는 재취업 통로였고, 고령자에게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일자리였다.매장 한 곳에서 하루 16시간을 2교대로 운영하면 통상 2∼3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완전 무인으로 바꾸면 상시 일자리는 크게 줄어든다. 전국 1만2,000개 무인점포를 모두 기존 유인매장의 대체라고 가정할 수는 없지만 점포당 1명만 줄어도 1만2,000개의 지역 일자리가 영향을 받는 셈이다.반면 자동화는 새로운 일자리도 만든다. 키오스크 개발과 유지보수, CCTV 관제, 결제보안, 물류, 데이터 분석, 청소·진열 대행 같은 업무다. 문제는 사라지는 일자리와 새로 생기는 일자리의 지역·기술 수준이 다르다는 데 있다.골목에서 사라지는 것은 디지털 기술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었던 대면 일자리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본사나 전문업체에 집중되고 기술교육이 필요하다. 일자리 수뿐 아니라 노동시장 진입 사다리의 손실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값싼 무인창업, 폐업 위험은 가볍지 않다무인점포는 종업원이 없어 창업이 쉬워 보인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경쟁자의 진입도 쉽다는 뜻이다.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인근에 잇따라 생기면 매출은 빠르게 나뉜다.낮은 객단가도 문제다. 하루 매출이 적은 점포는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전기요금, 로열티, 폐기·분실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점주의 관리노동에 대한 보상조차 남지 않을 수 있다. 무인점포가 늘어나는 동시에 폐점 매장도 증가하는 이유다.완전 무인 편의점이 지속적으로 늘기만 한 것도 아니다. GS25의 완전 무인점포는 2019년 7곳에서 2022년 85곳으로 증가했지만 2025년 상반기에는 76곳으로 줄었다. 유동인구가 많고 즉각적인 고객응대가 필요한 상권에서는 완전 무인보다 낮에는 직원이 근무하고 심야에만 무인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미다. 절도 비용은 점주와 경찰, 사회가 나눠 부담무인점포 확대와 함께 절도 문제도 커졌다.경찰 통계에 따르면 전국 무인점포 절도는 2021년 3,514건에서 2022년 6,018건, 2023년 1만847건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1만1,015건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피해액이 몇천 원에 불과하더라도 점주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신고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경찰은 출동·영상분석·피의자 확인 절차를 밟는다. 청소년이 연루되면 학교와 보호자까지 대응에 나선다.인건비를 절감한 사업모델의 방범비용 일부가 경찰과 지역사회로 이전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모든 점포에 직원을 강제로 배치할 수는 없지만 출입인증, 사각지대 제거, 실시간 경고방송, 비상통화, 현금 없는 결제 같은 최소한의 방범기준은 필요하다.청년 고용하면 기업에 최대 720만원정부는 청년 신규채용을 유도하기 위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운영한다.2026년 수도권 유형은 수도권에 있는 5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이 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기업에 1년간 최대 72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월평균 60만원에 해당한다.비수도권에서는 5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과 중견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6개월 이상 유지할 경우 기업에 최대 720만원을 지급한다. 해당 기업에서 6개월 이상 근속한 청년에게도 지역에 따라 2년간 480만∼720만원의 근속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청년은 원칙적으로 만 15∼34세이며 수도권은 장기실업, 고졸 이하 학력,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 등 ‘취업애로청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군 복무기간에 따라 연령이 연장될 수 있고 기업별 인원한도와 매출요건, 감원방지 규정 등이 적용된다. 신청은 채용 이후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사업 참여 승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세부 요건은 고용24와 관할 운영기관에서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무인화를 고민하는 동네 편의점과 카페 상당수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점이다. 일부 예외 업종과 기업이 있지만 영세점포는 기본요건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을 가장 고민하는 사업장과 고용장려금이 실제 도달하는 사업장 사이에 틈이 존재한다.중장년 채용에는 고용촉진장려금 활용중장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채용에 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지원프로그램 이수, 장기실업, 여성가장, 장애인 등 법령상 취업취약계층 요건을 충족해야 고용촉진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대상 구직자를 신규 고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우선지원대상기업과 중견기업에는 근로자 1명당 연 최대 720만원, 대규모기업에는 연 최대 360만원을 지원한다. 사업주가 실제 지급한 임금을 넘을 수 없고 감원방지와 고용보험 요건도 적용된다. 중장년내일센터는 40세 이상 재직자와 구직자에게 생애경력설계, 전직지원, 취업알선, 직업훈련 연계를 제공한다. 이는 직접적인 임금보조보다는 직무전환과 구인·구직 연결에 초점을 둔다.소상공인이 중장년을 채용하려면 단순 계산원보다 재고관리, 온라인 주문, 고객관리, 배달포장, 매장안전 업무를 묶은 직무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기존 경력과 책임감을 활용할 수 있어야 장기근속 가능성도 높아진다.60세 이상 늘려 고용하면 최대 240만원‘고령자 고용지원금’은 사업장에서 1년 넘게 근무한 60세 이상 근로자 수가 과거보다 증가한 경우 증가 인원 1명당 분기 30만원을 최대 2년 동안 지원한다. 1명당 총액은 최대 240만원이다.지원인원은 해당 분기 피보험자 수 평균의 30%와 30명 가운데 작은 수가 한도다. 피보험자가 10명 이하인 기업은 최대 3명까지 지원할 수 있다. 정년을 운영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정년 연장·폐지 또는 재고용제도를 도입하면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 기업은 근로자 1명당 월 30만원씩 최대 3년, 총 1,080만원을 지원한다. 2026년부터 비수도권 기업은 월 40만원씩 최대 3년, 총 1,440만원으로 확대됐다. 보건복지부의 고령자친화기업으로 선정되면 사업모델과 고령자 고용계획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장 5년 동안 사업비를 최대 3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60세 이상 근로자를 일정 규모 이상 고용하면서 신규 채용계획을 갖춘 기업 등이 대상이다. 공익활동 중심의 노인일자리와 민간기업의 근로계약은 구분해야 한다. 2026년 정부 노인일자리는 역대 최대인 115만2,000개로 확대됐지만 이 가운데 공익활동형이 70만9,000개다. 월 활동시간과 보수가 제한된 공공형 일자리를 민간의 안정적인 임금 일자리와 같은 숫자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고용지원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이유지원제도가 많은데도 영세점포가 무인화를 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첫째, 지원금은 대부분 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한 뒤 받는 사후정산 방식이다. 현금흐름이 불안한 점포는 지원금이 나오기 전까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둘째, 대상자와 기업 요건이 복잡하다. 근로자의 연령만 맞는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취업애로 요건, 고용보험 가입, 정규직 여부, 주당 근로시간, 임금 수준, 기업 규모, 매출액, 기존 근로자 감원 여부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셋째, 여러 지원금을 같은 근로자에게 중복 지급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신청 시점이나 서류가 잘못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넷째, 지원기간이 끝난 뒤 인건비는 다시 전액 사업주 부담으로 돌아온다. 매출과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지원금이 고용을 앞당길 수는 있어도 일자리를 지속시키기는 어렵다.다섯째, 영세 자영업자는 노무·세무 행정에 투입할 시간이 부족하다. 복잡한 지원제도는 정보를 잘 아는 중견기업이 더 많이 이용하고 정작 지원이 절실한 골목상권은 놓치는 역진성을 만들 수 있다.“무인 대 유인” 아닌 하이브리드 전환 필요자동화를 금지한다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적자를 내는 점포에 상시 인력을 의무화하면 폐업이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무인화를 방치하면 골목의 초급 일자리와 소비자 안전, 고령층의 서비스 접근성이 약해진다.전문가적 대응은 자동화와 고용을 결합하는 방향이어야 한다.1. 5인 미만 ‘첫 고용’에 집중 지원현재 상당수 장려금은 5인 이상 기업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소상공인이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직원을 채용할 때 사회보험료와 교육비, 인건비 일부를 2∼3년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별도 제도가 필요하다.첫해 지원액을 크게 하고 이후 매출과 고용유지에 따라 점차 줄이는 방식이 적절하다. 지원 종료와 동시에 해고하는 이른바 ‘보조금 일자리’를 막기 위해 지원 후 일정 기간의 고용유지 조건도 둬야 한다.2. 심야 무인·주간 유인 모델 확산모든 시간대에 직원을 두는 대신 고객이 많은 시간에는 사람이 근무하고 심야에는 무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 상품 설명, 노약자 결제 지원, 청소년 보호, 재고관리, 방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지자체와 상인회가 공동 원격관제와 순회관리 인력을 운영하면 개별 점포의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 순회인력을 지역 청년·중장년·고령자 일자리로 연결할 수 있다.3. 사람의 역할을 계산에서 서비스로 전환단순 바코드 계산은 기계가 빠르다. 그러나 상품 추천, 고령자 결제지원, 위생관리, 온라인 주문처리, 지역배송, 수선·상담은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정부 지원도 ‘계산원 유지’가 아니라 디지털 장비와 사람을 결합해 매출을 높이는 직무전환에 집중해야 한다. 직원이 온라인 판매와 단골고객 관리까지 담당해 점포 매출을 늘린다면 지원금 종료 뒤에도 고용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4. 고용장려금 원스톱 자동 판정사업주가 근로자의 민감한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용24에서 사업자번호와 채용예정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지원제도와 예상 지원액을 자동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신청 전 승인, 채용 후 신고, 분기별 지급신청으로 나뉜 절차도 가능한 범위에서 통합해야 한다. 소상공인에게는 고용센터·소상공인지원센터·지자체가 공동으로 무료 노무행정을 제공할 수 있다.5. 생산성 향상분을 노동자와 나누는 제도키오스크가 업무량을 줄였다면 남은 직원의 근로시간 단축, 임금 인상, 교육훈련에 생산성 향상분을 배분할 수 있다. 자동화의 과실이 사업주와 플랫폼에만 집중되면 소비와 내수가 약해진다.근로자가 안정적인 소득을 얻어 지역에서 소비해야 골목상권의 매출도 유지된다. 고용과 소비는 서로 다른 정책이 아니라 같은 지역경제 순환구조다.6. 무인점포 최소 안전기준 마련완전 무인점포에는 출입구와 계산대의 사각지대 제거, 비상통화, 원격경고, 장애인·고령자용 결제지원, 개인정보 보호, 청소년 유해상품 판매 차단 기준이 필요하다.일정 규모 이상의 프랜차이즈 본사는 방범시설 비용과 절도위험을 가맹점주에게만 전가하지 못하도록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반복되는 소액절도 수사비용까지 사회에 떠넘기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기자의 시선 “자동화를 막을 것이 아니라 사람을 고용할 때 더 이익이 되는 구조 만들어야”최저임금이 오르면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말은 현실이다. 동시에 최저임금은 하루 종일 일하는 노동자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하한선이다. 자영업자의 어려움과 노동자의 생계를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2026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9%다. 무인점포가 3년 사이 두 배로 증가한 현상을 단 한 해의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높은 임대료와 수수료, 과잉출점, 낮은 영업이익, 야간 구인난, 값싸진 자동화 기술을 함께 봐야 한다.정책의 목표도 ‘무인점포를 줄이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생산성이 낮고 위험한 반복업무를 기계가 맡는 변화 자체는 피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자동화로 절감한 비용과 늘어난 생산성이 누구에게 돌아가고, 사라진 초급 일자리를 대신할 통로를 누가 만들 것인가다.사람을 고용하는 점포가 무인점포보다 손해만 보는 구조라면 고용을 호소하는 캠페인은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첫 고용의 사회보험과 교육비를 낮추고,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매출을 높이며, 복잡한 지원금을 자동 연결한다면 자동화와 고용은 공존할 수 있다.골목에서 점원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한 풍경의 변화가 아니다. 청년의 첫 직장, 중장년의 재취업, 노년의 소득과 사회관계가 함께 사라질 수 있는 노동시장의 변화다.경제활성화는 기계의 숫자나 점포 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임금을 받는 사람, 물건을 사는 사람, 세금을 내는 사람의 순환이 이어져야 한다. 무인화 시대의 고용정책은 기술을 늦추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경제의 주체로 남겨 두는 정책이어야 한다.
    2026-08-27 11:37:50 정진욱
  • [기자 수첩] 수마가 할퀸 거제·통영, '골든타임' 겨냥한 CJ제일제당의 구호 손길
    사회

    [기자 수첩] 수마가 할퀸 거제·통영, '골든타임' 겨냥한 CJ제일제당의 구호 손길

    최근 집중호우로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남 거제시와 통영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상흔이 깊은 이곳에 기업의 발 빠른 구호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CJ제일제당이 26일 이재민들을 위해 간편식과 간식류 3,000여 개를 긴급 지원했다는 소식은, 재난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단면이다.CJ제일제당이 지원하는 물품은 총 3,000여 개다. 햇반과 햇반솥반, 비비고 국물요리, 스팸, 맛밤 등 별도의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비교적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과 간식류로 구성됐다. 물품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협의를 거쳐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지원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단순히 ‘몇 개의 물품을 기부했느냐’가 아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필요한 물품을 현장에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이번 지원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구호의 '신속성'과 품목의 '실용성'이다. 갑작스러운 수해로 보금자리를 잃고 당장 취사 시설조차 마땅치 않은 이재민들에게,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즉각 취식이 가능한 간편식은 그 어떤 구호품보다 절실한 생필품이다. 자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주력 제품을, 가장 필요로 하는 재난 현장에 적재적소 투입한 셈이다.이러한 신속한 대응이 일회성 선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CJ제일제당은 이미 2019년 5월 행정안전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긴급 재해 구호협의체'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동해안 산불이나 매년 반복되는 집중호우 등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기업이 즉각 구호 물품을 싣고 달려갈 수 있는 배경에는, 평소 다져둔 민관 네트워크와 재난 대응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기후 위기로 인해 예기치 못한 극한 호우와 재난이 일상화되는 시대다. 재난 발생 직후, 정부와 지자체의 행정력이 미처 닿기 전 발생하는 공백을 채우는 데는 민간 기업의 유연하고 빠른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조속한 일상 회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CJ제일제당 관계자의 말처럼,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주저 없이 자원을 가동하는 기업들의 밀착형 구호 행보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더욱 확산하기를 기대한다.재난 구호에도 분명 '골든타임'이 존재하며, 이번 지원은 그 시간을 정확히 겨냥했다.
    2026-08-26 13:48:40 이정윤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파편화된 열대우림을 잇는다 ... 말레이시아의 ‘중앙 산림 척추(CFS)’ 프로젝트와 스마트 맹그로브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파편화된 열대우림을 잇는다 ... 말레이시아의 ‘중앙 산림 척추(CFS)’ 프로젝트와 스마트 맹그로브

    급격한 도시화와 농경지 개간으로 열대우림 섬처럼 분리되자,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를 거대한 하나의 생태계로 재연결하는 초대형 환경 프로젝트에 나섰다. 열대 생물다양성의 요충지인 말레이시아는 파편화된 숲을 '생태 통로(Ecological Corridor)'로 잇는 국토 재구성 정책과 IoT 센서를 활용한 스마트 맹그로브 복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단절된 숲을 '생태 통로'로 잇는 거대 국가 프로젝트, CFS말레이시아 천연자원환경지속가능성부(NRES)와 산림청(FDPM)이 주도하는 '중앙 산림 척추(Central Forest Spine, CFS)' 마스터플랜은 말레이반도 내 4대 핵심 산림 지대 약 530만 헥타르를 하나로 연결하는 초대형 보존 정책이다.도로 건설과 도로 확장, 팜유 농장 개간 등으로 숲이 단절되면서 말레이호랑이, 아시아코끼리, 말레이맥 등 멸종위기종의 로드킬이 급증하고 유전적 고립이 심화하자 정부가 직접 나섰다. CFS 프로젝트는 파편화된 산림 사이에 '일차적·이차적 생태 통로'를 조성하여 야생동물이 인가나 도로에 노출되지 않고 숲과 숲 사이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육교 형태의 생태 통로(Ecoduct)를 설치하고 훼손지를 복원한다.IoT 센서가 맹그로브 묘목을 지킨다 ... '스마트 맹그로브' 프로젝트해안가 보존을 위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접근 방식도 이색적이다. 말레이시아 기후변화 및 녹색기술공사(MGTC)와 환경 부처가 협력하여 추진한 '커넥티드 맹그로브(Connected Mangroves)' 사업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맹그로브 복원에 접목했다.태풍과 해일 등 자연재해 방파제 역할을 하는 맹그로브 묘목의 폐사율이 60%에 달하자, 심어놓은 묘목마다 토양 습도, 염도, 수온, 침수 수위 등을 실시간 측정하는 센서를 부착했다. 클라우드로 수집된 데이터는 지역 관리자에게 전달되어 폐사 위험 요소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게 했다. 이 첨단 시스템 도입 이후 묘목의 생존율은 기존 대비 50% 이상 비약적으로 상승했다.[기자의 시선] 개발과 보존의 균형점, '인프라형 생태 정책'으로 답을 찾다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신흥공업국인 말레이시아는 오랜 기간 '경제 개발'과 '환경 파괴'라는 양날의 검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다. 무분별한 산림 채벌과 개발 위주의 정책은 국가 상징인 말레이호랑이를 extinction(멸종) 위기까지 몰아넣었다.현지에서 살펴본 말레이시아의 환경 정책은 단순히 '개발 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과거의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나 있었다. AI와 IoT 등 첨단 ICT 기술을 환경 현장에 적극 이식하고, 끊어진 생태계를 토목 기술로 다시 연결하는 '적극적·기술 친화적 보존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물론 대규모 생태 통로 구축과 정교한 스마트 모니터링 체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 투입과 지역 사회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이다. 생태계의 뼈대를 다시 세우려는 말레이시아의 대담한 시도가 열대우림 보존과 국가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8-26 13:23:21 정이든 청년기자
  • [환경 리포트] 콘크리트로 봉인된 신도시 속 마을들의 지구촌 기후 위기 극복 대응책
    환경

    [환경 리포트] 콘크리트로 봉인된 신도시 속 마을들의 지구촌 기후 위기 극복 대응책

    - 흙과 녹지는 탄소 흡수보다 ‘열·빗물·생태계 회복’ 효과가 더 커 - 무조건 흙길 아닌 투수포장·빗물정원·나무 그늘을 연결한 전환 필요
    최근 신도시에 들어서면 도시의 바닥, 주택가 주차장, 쉼터 공간 등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차도는 아스팔트, 주택가 주차장은 콘크리트, 보행로와 쉼터는 보도블록으로 덮여 있다. 건물 사이에 놓인 화분과 담장 주변의 작은 녹지가 회색 바닥을 간신히 끊어 놓는다. 조금 떨어진 근린공원에 들어서야 흙길과 나무, 빗물이 스며들 여지가 나타난다. 기자가 촬영한 현장사진만으로 해당 지역의 불투수면적률을 정확히 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도로·주차장·보도·건물 지붕이 연결된 전형적인 신도시 고밀도 상가주택지이다. 사진 속 도로는 대부분 아스팔트이고 주차장과 건물 주변에는 콘크리트 및 보도블록 포장이 혼재한다. 이를 모두 단순히 ‘시멘트 바닥’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면’으로 정의하는 것이 정확하다.기자가 거주하는 동네 장기동 먹자골목은 2008년 장기택지개발 과정에서 약 160채의 주거·상가 복합건물로 조성됐다. 2020년 기준으로 약 4,800명이 거주하고 240여 개 상점이 입주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포한강신도시 초기 상권이자 주거·상업시설이 한데 모인 생활권이다.다른 신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불투수면의 기후위험은 폭우 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면적 1㏊에 비가 10㎜ 내리면 물 100㎥가 떨어진다. 무게로 약 100톤이다. 100㎜ 집중호우라면 1㏊당 1,000톤, 10㏊에는 10만 톤의 물이 쏟아진다.단순 비교를 위해 아스팔트·콘크리트 지역의 유출계수를 0.9, 식생이 있는 토양의 유출계수를 0.2로 가정하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이는 실제 배수시설, 토양 종류, 선행강우, 경사, 지하수위 등을 제외한 설명용 계산이다. 그러나 불투수면이 많을수록 짧은 시간에 하수관으로 몰리는 물의 양과 첨두유량이 커진다는 방향은 분명하다.환경부도 불투수면 증가가 강수 침투량과 지하수 함양을 줄이고, 집중호우 때 직접 유출량과 침수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한다. 건기에는 하천으로 천천히 흘러가야 할 지하수가 줄어 하천 건천화와 수생태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신도시의 도로와 주차장, 건물 지붕이 빗물받이와 하수관으로 바로 연결된 곳에서는 문제가 더 커진다. 지붕에 떨어진 비까지 홈통을 통해 도로로 나가면 사실상 동네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물받이판으로 작동한다.그리고 회색 바닥은 낮의 열을 밤까지 붙잡는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는 낮 동안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저장했다가 저녁과 밤에 다시 방출한다. 흙과 식생은 물을 증발시키는 데 열을 사용하고,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표면으로 들어오는 복사에너지를 줄인다.미국 환경보호청은 도시가 주변 비도시 지역보다 낮에는 약 0.6∼3.9도, 밤에는 약 1.1∼2.8도 더 더울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는 개별 도로 한 곳의 온도 차가 아니라 도시열섬에 관한 여러 연구를 종합한 범위다. 신도시에 조성된 마을의 실제 온도 차는 이동식 기상센서나 열화상 촬영으로 측정해야 한다. 그러나 나무 그늘이 없는 주차장과 공원 안 흙길·녹지 사이에 체감온도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문제는 열이 다시 에너지 소비를 부른다는 데 있다. 바닥과 벽이 달궈지면 상점과 주택의 냉방시간이 늘고, 에어컨 실외기가 골목으로 열을 방출한다. 냉방 전력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도시열섬이 다시 기후변화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나무와 녹지는 건물에 그늘을 제공하고 증산작용으로 주변을 식힌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도시공원과 도시숲 같은 녹색 기반시설이 인접 건물의 에너지 수요를 약 10%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소개한다. 지역과 건물 조건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므로 장기동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녹지가 단순 미관시설이 아니라 냉방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콘크리트와 흙의 탄소 차이, 무엇을 계산해야 하냐이다.콘크리트 바닥과 흙바닥의 탄소 차이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첫째는 바닥을 만들 때 발생하는 ‘내재탄소’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을 고온에서 가열하면 화학반응으로 이산화탄소가 나오고, 소성로를 1,400도 이상 가열하는 과정에서도 화석연료가 사용된다. 시멘트 산업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8%를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콘크리트의 내재탄소는 강도, 시멘트 함량, 혼화재, 운송거리 등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크다. 영국 공공기관 자료에 제시된 생산단계 배출량도 1㎥당 약 120∼1,370㎏CO₂e 범위다. 일반 포장용 콘크리트를 1㎥당 120∼300㎏CO₂e로 보수적으로 가정하고 10㏊를 두께 15㎝로 새로 포장한다면 콘크리트 부피는 1만5,000㎥가 된다. 생산단계 배출량은 약 1,800∼4,500톤CO₂e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철거·운송·철근·기층공사·장비 연료를 제외한 예시다. 둘째는 토양과 식생이 장기간 저장할 수 있었던 탄소를 잃는 문제다. 흙을 콘크리트로 덮으면 식물의 뿌리와 낙엽을 통해 토양으로 들어가던 유기탄소 흐름이 약해진다. 토양 생물의 서식처와 물순환도 단절된다.그렇다고 흙바닥이 자동으로 대량의 탄소를 계속 흡수한다고 표현해서도 안 된다. 탄소 흡수량은 토양 깊이와 유기물 함량, 식생 종류, 관리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나무나 풀이 없는 다져진 맨흙은 탄소 흡수와 빗물 침투 효과가 제한적이고 먼지·진흙·침식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신도시에 조성된 마을에서 흙과 녹지의 가장 즉각적인 가치는 연간 탄소 흡수량보다 폭우 유출 저감, 증발산 냉각, 그늘 제공, 생물서식처 회복에서 찾아야 한다.기존 바닥을 모두 뜯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이미 설치된 포장을 일시에 철거하는 것도 탄소와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철거장비가 연료를 쓰고 폐콘크리트를 운반·파쇄해야 한다. 멀쩡한 포장을 환경 명분으로 전면 교체하면 공사 과정의 배출량이 단기적인 편익을 넘어설 수 있다.흙길은 휠체어·유모차 접근성, 겨울철 결빙, 비 오는 날 진흙, 차량 하중에도 취약하다. 음식점이 밀집한 골목에서는 위생과 보행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따라서 선택지는 ‘모두 콘크리트’와 ‘모두 흙’의 양자택일이 아니다. 차량이 다니는 중심 차로와 무장애 보행로는 안전성을 유지하되, 꼭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주차장 가장자리와 건물 후퇴공간, 쉼터, 골목 모서리부터 단계적으로 물이 스며드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주택 한 채에서 시작할 수 있는 기후대응시도시에 위치한 주민과 건물주가 실행할 수 있는 대책은 거창한 숲 조성만이 아니다.첫째, 빗물 홈통을 도로와 하수관에서 분리해야 한다. 지붕 빗물을 200∼1,000ℓ 빗물통에 저장해 화단 관수와 청소에 사용하면 초기 강우가 하수관으로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늦출 수 있다. 넘치는 물은 빗물정원이나 침투화단으로 유도해야 한다.둘째, 주차면 전체를 콘크리트로 재포장하지 말고 차량 바퀴가 닿는 부분만 포장하거나 투수블록·잔디블록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투수포장은 미세토사로 막히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정기적인 진공청소와 표면 관리가 필요하다.셋째, 장식용 작은 화분보다 토양 용량이 충분한 나무 한 그루가 낫다. 건물 남·서쪽과 주차장 가장자리에 낙엽교목을 심으면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고 겨울에는 햇빛을 통과시킬 수 있다. 뿌리가 자랄 공간과 빗물이 들어갈 구조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넷째, 쉼터의 포장면 일부를 걷어내고 벤치 주변에 나무 그늘과 침투화단을 결합해야 한다. 현재 장기동 공원처럼 나무와 흙이 있는 공간도 벤치 아래까지 모두 블록으로 덮기보다는 보행에 필요한 폭만 남기는 방식이 가능하다.다섯째, 음식점은 에어컨 실외기의 열이 보행자에게 직접 향하지 않도록 위치를 조정하고 고효율 냉난방기, 차양, 단열, 옥상녹화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전력 절감은 녹지의 탄소 흡수량을 기다리는 것보다 빠르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여섯째, 주민이 임의로 가로수 주변이나 공공도로를 철거해서는 안 된다. 사유지 안에서 시작하되 공공영역은 지자체 행정기관과 협의해 골목 단위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시민 실천만으로는 동네 전체의 물순환을 바꾸기 어렵다. 도로와 보도, 공영주차장, 빗물받이와 가로수는 지방자치단체의 관리영역이기 때문이다.이어 노후 포장 교체 시점에 맞춰 ‘그린 스트리트’ 시범구역을 조성할 수 있다. 공영주차장에는 나무 그늘과 투수주차면을 넣고, 골목 저지대에는 빗물정원을 설치하며, 보도 폭이 넓은 구간은 식재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빗물은 가능한 한 떨어진 자리에서 저장·침투시키고 넘치는 양만 하수관으로 보내야 한다.신도시에 조성된 마을은 세계 도시의 공통된 질문이다신도시 마을 한 곳의 포장을 바꾼다고 지구 평균기온이 눈에 띄게 내려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전 세계 도시의 도로, 주차장, 지붕과 냉방설비가 축적한 결과이기도 하다.이 골목의 핵심 문제는 콘크리트가 탄소를 내뿜는다는 한 문장에 그치지 않는다. 포장을 만드는 단계에서 배출이 발생하고, 설치된 불투수면은 수십 년 동안 빗물 침투와 증발산을 차단한다. 뜨거워진 골목은 냉방수요를 키우고, 폭우가 오면 빗물을 하수관으로 밀어 넣는다.반대로 흙과 나무, 투수포장, 빗물정원이 촘촘히 연결되면 같은 비와 같은 폭염에도 동네가 받는 충격은 달라진다. 도시의 기후정책은 거대한 선언보다 작은 땅 한 평을 어떻게 남겨 놓느냐에서 시작한다. 신도시를 조성하며, 회색의 마을 바닥 사이에 물이 머물고 나무가 자랄 틈을 되돌려 놓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거리 미화가 아니다. 시민의 일상에서 시작되는 기후적응이자 다음 세대에 넘겨줄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일일 것이다.
    2026-08-26 13:23:16 정진욱
  • [지구촌 환경 핫이슈] '기후 금융의 아이콘' 카니의 반전 … 캐나다, 실용주의 명분으로 2030 기후 목표 사실상 철회
    환경

    [지구촌 환경 핫이슈] '기후 금융의 아이콘' 카니의 반전 … 캐나다, 실용주의 명분으로 2030 기후 목표 사실상 철회

    글로벌 기후금융을 이끌며 ‘친환경 경제’의 대표 주자로 꼽혔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국정 운영의 방향을 '이상적 감축'에서 '현실적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급선회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오타와 의회 언론브리핑에서 국가 에너지 전력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하겠다던 기존 파리협정 이행 목표에 대해 명확한 확답을 피했다. 대신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력 발전 규제를 완화하고 전력망 확충에 화석연료의 역할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카니 총리는 "이념에 사로잡힌 기존 규제 중심 정책을 고수할 경우 가계 유틸리티 비용 폭등과 전력 부족 사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실용적 접근법을 통해 에너지 부담금을 낮추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투자를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자의 시선 "기후 수호자의 실용주의인가, 국제 약속의 퇴행인가"이번 발표는 국제 환경 사회에 거대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 시절 도입된 소비자 탄소세 폐지에 이어, 석유·가스 생산 배출량 캡(상한제) 완화, 그리고 이번 천연가스 비중 확대까지 이어지며 캐나다의 기후 정책은 완전히 다른 궤도로 진입했다. 중앙은행 총재 출신이자 UN 기후변화 특사로 활동했던 카니 총리의 이러한 행보는 역설적으로 전 세계 선진국들이 직면한 '기후 정치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지친 내수 민심을 달래기 위해, 한때 '기후 수호자'로 불리던 인물조차 현실적 타협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캐나다가 2030년 목표 달성선에서 이탈하면서, G7 국가들의 연쇄적인 목표 하향 조정이나 이행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기후 분석 기관 기후행동트래커(CAT) 등은 캐나다의 정책 후퇴가 글로벌 탄소중립 전선에 심각한 균열을 낼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2026-08-26 13:23:07 안영준
  • 식품위생법 위반 이력·식중독 발생 시설 등 집중점검…적발률 약 3.2%
    사회

    식품위생법 위반 이력·식중독 발생 시설 등 집중점검…적발률 약 3.2%

    소비기한 경과 제품·건강진단 미실시·보존식 미보관 등 기본수칙 위반 여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과거 식품위생법을 위반했거나 식중독 발생·의심 신고 이력이 있는 위생 취약시설을 집중 점검한 결과 219곳 가운데 7곳에서 위반사항이 확인됐다.전체 점검 대상의 약 3.2%다.적발률 자체만 놓고 높고 낮음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번 점검 대상에 과거 위반 이력이 있는 업체 등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위생점검이 실제 재발 방지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식약처는 지방정부와 함께 지난 7월 20일부터 31일까지 식품위생법 위반 이력이 있는 업체 등 총 219곳을 대상으로 위생점검을 실시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7곳을 적발하고 관할 지방정부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 대상은 과거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집단급식소 식품판매업체를 비롯해 식중독 발생 또는 의심 신고 이력이 있는 학교 외 집단급식소, 학교에 대량 조리 음식을 급식 형태로 이동·공급하는 식품 제조·가공업체 등이다.소비기한·건강진단·보존식…여전히 ‘기본수칙’에서 적발주요 위반사항은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 보관 2건,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2건, 건강진단 미실시 2건, 보존식 미보관 1건,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1건이다.적발된 업소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정부가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실시하고 처분 후 6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눈여겨볼 부분은 적발 내용 상당수가 고도의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소비기한 확인이나 종사자 건강진단, 보존식 보관 등은 식품업체와 집단급식소가 일상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기본적인 위생수칙에 해당한다.그럼에도 위반 이력이 있는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점검에서 다시 이러한 문제가 확인됐다는 것은 현장의 자체 위생관리와 행정기관의 사후관리가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76건 수거검사…66건 적합·10건 검사 중식약처는 조리식품과 조리기구 등 총 76건을 수거해 식중독균 오염 여부도 검사했다.현재까지 검사가 완료된 66건은 기준·규격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10건은 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점검과 함께 관련 영업자를 대상으로 대량 조리 음식과 캠필로박터 식중독 예방수칙, 도시락 조리업체 주의사항 등에 대한 교육·홍보도 실시했다.식약처는 앞으로도 위생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식중독 예방 점검과 교육·홍보를 지속해 식품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지난해보다 나아졌나…현재 자료만으로는 비교 어려워이번 발표에서 아쉬운 부분은 지난해와 비교해 위생 수준이 실제로 개선됐는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올해는 219곳을 점검해 7곳을 적발했지만, 제공된 자료에는 지난해 동일한 대상과 기준으로 실시한 점검의 업체 수와 적발 건수, 적발률이 제시돼 있지 않다.단순히 전년도 전체 위생점검 실적과 비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점검 대상과 선정 기준이 다르면 적발률을 직접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정부가 매년 위생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면 ‘몇 곳을 점검했고 몇 곳을 적발했다’는 결과뿐 아니라 동일·유사 점검의 연도별 적발률과 주요 위반 유형, 재적발률 등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그래야 점검을 반복한 결과 현장의 위생 수준이 실제로 개선되고 있는지 국민도 확인할 수 있다.왜 반복되나…‘점검하는 날’보다 평상시 관리가 중요식품위생점검의 구조적인 한계도 살펴봐야 한다.행정기관이 모든 급식시설과 식품업체를 매일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정기·수시 점검 사이의 기간에는 사업자의 자체적인 위생관리가 작동해야 한다.문제는 점검 당시 지적사항을 개선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관리가 다시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특히 인력 교체가 잦거나 소규모 사업장처럼 위생관리 전담인력을 두기 어려운 곳에서는 관련 규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반대로 위반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이 크지 않다면 일부 사업자에게 행정처분이 충분한 억제력으로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따라서 반복 위반업체에 대해서는 일반 사업장과 동일한 방식으로 점검하기보다 점검 주기를 단축하거나 불시점검을 확대하고, 이전에 적발된 사항이 실제로 개선됐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219곳 점검보다 중요한 숫자는 ‘다시 걸린 업체가 몇 곳인가’?식품위생점검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비슷한 문장이 등장한다. ‘몇 곳을 점검해 몇 곳을 적발했고 행정처분을 요청했다’는 내용이다.하지만 국민 입장에서 정말 궁금한 것은 따로 있다.지난해보다 위생상태가 좋아졌는가. 그리고 한 번 적발된 업체가 다시 같은 잘못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이번 점검에서 219곳 가운데 7곳이 적발됐다. 약 3.2%다. 이 숫자만으로 식품위생 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기도 어렵다.중요한 것은 그 다음 숫자다.7곳 가운데 과거에도 적발된 업체가 몇 곳인지, 같은 위반사항으로 다시 적발된 곳은 없는지, 이전 행정처분 이후 얼마 만에 다시 문제가 발생했는지 등이 공개돼야 점검의 실효성을 평가할 수 있다.특히 이번 점검 대상 자체가 과거 식품위생법 위반 이력 업체와 식중독 발생·의심 신고 시설 등을 중심으로 선정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이미 한 번 문제가 있었던 시설이라면 일반 사업장보다 더욱 철저한 사후관리가 요구된다.소비기한이 지난 제품을 보관하거나 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고,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는 문제는 새로운 유형의 식품안전 위험이라고 보기 어렵다. 기본적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다.형식적인 점검을 줄이는 방법도 결국 여기에 있다.몇 명의 공무원이 몇 곳을 방문했는지를 실적으로 삼기보다 재위반율이 얼마나 낮아졌는지, 이전 지적사항이 실제로 개선됐는지, 식중독 발생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성과지표로 삼아야 한다.반복적으로 적발되는 업체에는 불시점검과 재점검을 강화하고, 위반 유형과 개선 결과까지 추적할 필요가 있다.점검의 목적은 위반업체를 많이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다음 점검에서는 같은 위반이 나오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식품안전 행정도 이제 ‘몇 곳을 점검했느냐’에서 ‘점검 이후 얼마나 달라졌느냐’​로 평가 기준을 바꿀 때다.
    2026-08-25 17:11:42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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