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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포토] 4월 지구의 달,  탄소중립은 말 뿐 ... 흉하게 잘려나간 나무들
    데일리기획

    [현장 포토] 4월 지구의 달, 탄소중립은 말 뿐 ... 흉하게 잘려나간 나무들

    봄이면 봄꽃이 피어나는 지역은 지역 관광지로 사람들을 찾게 한다.하지만 반대로 봄이 오면 흔히 보는 풍경 중 하나로 닭발처럼 가지들이 뭉텅 잘려나간 나무들을 도심에서 흔하게 마주친다.도심에 심겨진 나무들은 도시 생태의 중요한 하나이다. 대기 오염물질의 정화와 차량으로부터 발생하는 이탄화탄소 등 온실가스 흡수, 그늘막 제공, 쾌적한 도심 경관 조성 등.하지만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심의 나무들이 흉한 닭발처럼 잘려나가는 이유는 대부분은 민원이다. 햇빛을 가린다. 주거지쪽으로 해충이 발생한다. 차량 위로 뭐가 자꾸 떨어진다. 시야를 가린다.더 어처구니 없는 잘못된 견해 중 하나는 “이렇게 잘라줘야 나무들이 더 잘 자란다.” 이다. 결과론적으로 전문가들에게 견해를 물어보면 “그런 나무는 없다.”이다.크게 잘려나간 나무의 가지 부분만큼이나 지구촌 기후도 회복이 더디게만 느껴진다. 특히 자량이 드나드는 출입구에 있는 나무들조차 전깃줄을 문제 삼아 그렇게 뭉텅뭉텅 잘려나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4월 지구촌 모두가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인류가 다함께 지구 살리기를 대응하고 생각하자는 차원에서 만든 '지구의 달'.차량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천하여도 모자를 판에 사람들의 편의에 의해 무분별하게 잘려나가는 나무들의 벌목 행위에 대해, 반성이나 다함께 머리를 맞대어 구체적인 보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6-04-08 10:09:22 정진욱
  • [김미선의 문화 산책] 생동하는 봄에 카페에서 읽을 만한 이색 추천 도서 ... ‘이랑의 자연 담은 스케치북’
    데일리기획

    [김미선의 문화 산책] 생동하는 봄에 카페에서 읽을 만한 이색 추천 도서 ... ‘이랑의 자연 담은 스케치북’

    - 감성 수채화로 그려낸 식물의 세계 - 이랑의 자연 담은 스케치북
    최근 여기저기 생기를 품은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을 때, 조용히 공원이나 집 앞 카페에 앉아 읽을 만한 이색 도서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청림출판(주)이 펴낸 김이랑 작가의 감성 수채화로 그려 낸 식물의 세계 ‘이랑의 자연 담은 스케치북’이다.이 책은 김이랑 작가가 오랫동안 조금씩 그려 온 그림들로 모은 작은 기록으로 그 시작은 ‘관찰’이다.별 것 없어 보이는 사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려 보고 싶은 구석이 있기 마련이라는 작가의 서평이다. 책은 제1장 화사한 꽃, 제2장 싱그러운 채소, 제3장 초록의 식물, 제4장 탄스러운 열매, 제5장 즐거운 자연 수집으로 구성되어 있다.산책길이나 집과 회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는 평범한 풍경이 소중한 소재가 되어 특별함으로 다가온다.회색빛 건물과 검정색 도로로 가득한 도심에서, 겨울이 끝나고 4월에 찾아온 봄과 함께, 김이랑 작가의 소소한 즐거움의 세계인 주변 자연을 함께 품어보는 것은 어떨까
    2026-04-08 10:09:08 김미선
  • [노주현의 사회 칼럼] 자립준비청년 제3편, 자립을 방해하는 많은 것들 ... 자립전담요원 제도의 한계
    데일리기획

    [노주현의 사회 칼럼] 자립준비청년 제3편, 자립을 방해하는 많은 것들 ... 자립전담요원 제도의 한계

    - 한국고아사랑협회 노주현 대표
    1. 금전 지원만으로는 부족한 현실 2022년 6월 13일 OECD는 Assisting Care Leavers: Time for Action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보호종료 청년 지원을 단지 현금의 문제가 아니라, 주거·사후관리·멘토링·전환계획·관계의 지속성이 함께 작동해야 하는 과제로 본다. 한국은 최근 몇 년 사이 자립수당, 자립정착금, 디딤씨앗통장 매칭 확대 등 현금성 지원을 빠르게 넓혀 왔다. 그러나 제도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자립이 되는 것은 아니며, 돈이 있다고 해서 삶의 방향까지 자동으로 정리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이 돈을 언제, 어떻게, 무엇을 위해 써야 하는지 함께 점검해 줄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자립은 지급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과 조율, 위기 개입, 관계 형성의 문제이기도 하다2. 자립전담요원의 현실 : 과중한 업무자립전담요원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거, 취업, 교육, 심리적 어려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회적 멘토다. 가족의 경제적, 정서적 지원을 받기 어려운 청년들이 사회적 고립이나 경제적 빈곤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핵심 안전망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에는 시설 안의 자립지원전담요원이 있고, 별도로 시·도 자립지원전담기관의 전담인력이 있다. 전자는 보호 중인 아동의 자립준비를 돕고, 후자는 보호종료 후 5년 이내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사후관리와 사례관리를 담당한다. 2021년 이전에는 자립전담요원 1인당 담당 아동이 가정위탁 304명, 공동생활가정 645명에 달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자립전담요원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24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담인력 230명이 자립준비청년 약 1만 명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행 제도는 자립전담요원 1명이 15세 이상 담당 아동 100명을 초과할 때마다 1명을 추가 배치하는 구조로, 이는 자립전담요원 1명이 최대 99명까지 맡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루에 한 명씩 통화한다고 가정해도 처음 통화했던 청년과 다시 연락하기까지 석 달하고도 아흐레(99일)가 걸린다. 여기에 행정업무까지 더해지는 현실이다. 또한 단기 사업비나 위탁계약구조로 인해 고용불안 요소가 있으며, 지역 간 격차가 워낙 커서 농어촌처럼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자립전담요원 제도는 확충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한 사람에게 충분한 시간을 쓰기 어려운 구조임은 분명하다.3. 자립전담요원의 현실 : 느슨한 관계의 밀도성 한국 제도는 보호종료 후 5년간 지원을 전제로 한다. 사업안내에 따르면 보호종료 1년차에는 3개월 이내 최초 사후관리, 이후 반기별 1회 이상, 그 뒤에는 연 1~2회 정기 사후관리가 이뤄진다. 제도상 기간은 결코 짧지 않다. 하지만 지원기간이 길다는 것과 한 사람이 끝까지 책임 있게 연결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실제로 연구와 정책자료에서는 연락두절 문제와 사례 적체가 계속 지적되어 왔고, 2021년 기준으로는 보호종료 후 5년 이내 자립준비청년 가운데 20.2%가 연락두절 상태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결국 지금의 문제는 지원기간의 부재가 아니라, 관계의 밀도와 지속성의 부족에 가깝다.4. 민간 멘토링의 한계와 전문성의 중요성바로 이 지점에서 민간 멘토링의 역할이 등장한다. 필자의 단체인 한국고아사랑협회처럼, 행정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민간이 멘토링을 시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매우 조심해야 한다. 자립준비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좋은 어른 한 명'이 아니라, 예측 가능하고 오래 가는 관계, 그리고 필요할 때는 전문서비스로 연결해 줄 수 있는 안전한 구조다. OECD 역시 멘토링은 전문적 지원을 보완할 수는 있어도 대체할 수는 없으며, 짧게 끝나는 관계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멘토링이 3개월 이내에 종료될 경우 자기존중감과 학업 효능감이 떨어질 수 있고, 1년보다 짧은 관계는 긍정 효과가 거의 없을 수 있다는 연구도 함께 소개한다. 이 점에서 단기 멘토링, 보여주기식 멘토링, 시혜적 멘토링은 청년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위험이 있다.5. 해외 사례 : 사전 준비와 전담자 중심의 구조아일랜드의 Tusla(아동가족청)는 16~21세의 보호종료 청년에 대해 aftercare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훈련 중이면 23세까지 지원을 연장한다. 이 제도의 핵심은 16~17세에 욕구평가(Needs Assessment)를 실시하고, 18세 6개월 전부터 Aftercare Plan을 수립하며, 이후에는 Aftercare worker가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다. Aftercare worker의 역할에는 주거, 재정, 교육·훈련·취업 연계, 옹호, 정서적 지원이 포함되며, 16세부터 사회복지사와 함께 전환을 준비하고 18세 이후에는 aftercare worker가 주도한다. 한국처럼 "사후관리 대상"이라는 범주만 두는 것이 아니라, 개별 담당자와 계획 문서가 비교적 분명하게 붙는 구조다.아일랜드는 주거 연계도 제도적으로 더 강하게 묶어 놓았다. 2025년 개정 프로토콜을 보면, eligible한 청년이 16세가 되면 배정된 사회복지사가 Aftercare Manager에게 조기 의뢰하고, 필요하면 Local Aftercare Interagency Steering Committee가 주거 문제를 함께 다룬다. 주거가 불안정해져도 사례를 계속 active(활성화) 상태로 두고, 통상 20세까지, 전일제 교육·훈련 중이면 22세까지 주거지원 협의를 이어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국과 비교하면 주거를 사후관리의 부속사항이 아니라 핵심 의제로 구조화했다는 점이 큰 차이다.잉글랜드의 경우는 청년의 법적 상태를 나눠서 지원 강도를 달리하는 구조다. 16~17세이면서 아직 보호 중이면 eligible child, 16~17세인데 보호를 떠났으면 relevant child, 18~24세가 되면 보통 former relevant child로 분류된다. 또 보호 기간이 짧았던 경우에는 person qualifying for advice and assistance라는 별도 범주가 있어, 지원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수 있다.이 제도의 중심 인물은 PA(Personal Adviser)다. PA는 단순 상담자가 아니라, 법과 지침상 실질 조정자에 가깝다. 공식 지침은 PA의 기능을 실질적 조언과 지원 제공, Pathway Plan 작성과 평가 참여, 계획 검토 참여, 서비스 조정, 청년의 진척과 안부 파악, 연락 및 서비스 기록 유지로 규정한다. 실제로는 독립생활 기술, 돈 관리, 복지급여 신청, 주거 선택, 취업 유지, 건강·정신건강 서비스 연결, 여가·지역사회 활동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한국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PA가 "누군지"가 명확하고, 만나는 빈도도 꽤 구체적이라는 점이다.잉글랜드 청년은 보통 15~17세 사이에 PA를 만나기 시작하고, 사회복지사가 보호종료 전에 반드시 PA를 소개해야 한다. PA와 청년 간의 관계 밀도를 높이는 장치가 눈에 띈다. 최소 2개월에 1번 PA가 만나야 한다고 규정하고, 더 구체적으로 새 주거지로 옮기면 7일 이내 방문, 그 뒤 28일 시점 재방문, 이후에는 2개월을 넘기지 않는 간격으로 방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것이 최소 기준일 뿐이며, 문제가 생기면 더 자주 만나야 한다. 잉글랜드는 "연락을 유지한다" 수준이 아니라, 정기적 대면 접촉을 제도 의무로 걸어 둔 구조다.정리하면, 아일랜드는 사전 준비와 주거를, 잉글랜드는 전담자 지정과 접촉 빈도를 제도의 뼈대로 삼았다. 두 나라 모두 한국보다 지원 기간 자체는 짧을 수 있지만, "누가 책임지고 어떤 리듬으로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가 제도 속에 훨씬 촘촘하게 박혀 있다. 한국은 사후관리 기간이 5년으로 더 길지만, 실무에서 청년 1명에게 "누가 끝까지 붙어 있느냐"가 여전히 약한 편이다.6. 누가, 언제까지, 어떻게 곁에 있을 것인가결국 자립전담인력과의 느슨한 관계는 다양한 부작용을 낳는다. 돈은 지급될 수 있지만, 위기 신호는 놓치기 쉽고, 문제는 늦게 발견되며, 청년은 다시 혼자가 된다. 그래서 우리가 끝내 물어야 할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누가, 언제까지, 얼마나 자주, 어떤 책임을 지고 이 청년 곁에 있을 것인가. 자립준비청년 지원은 현금지급의 확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돈이 삶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사람과 관계, 그리고 책임 있는 사례관리 구조가 함께 설계될 때 비로소 자립은 시작된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4-06 10:11:20 노주현 칼럼리스트
  • [김미란의 여행 칼럼] 제4편, 한국을 찾은 해외관광객들에게 발생한 웃지 못할 화장실 헤프닝 ... 춘천시 남이섬 야외 남녀 화장실 표기의 오해
    데일리기획

    [김미란의 여행 칼럼] 제4편, 한국을 찾은 해외관광객들에게 발생한 웃지 못할 화장실 헤프닝 ... 춘천시 남이섬 야외 남녀 화장실 표기의 오해

    - 한중영 동시통역사 김미란 관광가이드
    최근 사소한 헤프닝이었지만, 춘천시 남이섬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들에게 야외 화장실에서 다소 당황스런 일이 발생했다. 남이섬 휴양지 안에 설치된 여성 화장실에는 외국인 남성 6명이 들어 가고, 남성 화장실에는 외국인 여성 3명이 들어가는 상황이 동시에 발생했다. 이들은 이내 서로 놀라 급히 뛰쳐나오는 해프닝이 잠시 있었다.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이와 같은 사례는 종종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필자가 실제 해외관광객들을 상대로 대한민국 지역 명소들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화장실 입구에서 사람들이 잠시 멈칫하거나 서로 눈치를 보는 장면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필자 역시도 몇 년 전에 같은 장소에서 순간적으로 방향을 혼동한 경험이 있다. 이 문제는 개인의 부주의나 외국인이라서가 아니라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남이섬 화장실 표지판을 보면 영어 표기 없이 그림만으로 남녀를 구분하고 있다. 문제는 이 그림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과 다르다는 데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화장실 표시는 단순하고 명확한 규칙을 따른다. 남성은 직선형, 여성은 치마 형태의 실루엣, 그리고 ‘MEN / WOMEN’과 같은 텍스트가 함께 제공된다.하지만 해당 표지판은 표기된 캐릭터의 형태가 모호하고, 일부는 장애인 표시와 함께 사용되면서 성별 구분이 직관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색상 역시 보편적인 기준으로 작동하지 않아, 특히 급한 상황에서는 판단이 더욱 어려워진다.관광객은 낯선 공간에서 ‘생각’이 아니라 ‘직관’으로 움직인다.그리고 그 직관이 작동하지 않을 때, 이런 혼란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관광 인프라는 ‘작은 디테일’에서 완성이 된다.우리가 흔히 관광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콘텐츠와 마케팅에 주로 집중을 한다. 그러나 관광객의 실제 기억에 남는 경험은 의외의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서 크게 좌우된다.화장실 표지판 하나가 혼란을 준다면, 그것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이곳은 외국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남길 수가 있다.특히 남이섬처럼 외국인 방문 비중이 높은 관광지라면, 이러한 요소는 더욱 중요하다.해결은 어렵지 않다. 이런 문제는 거창한 예산이나 기술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다. 몇 가지 기본적인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 첫째, 영어와 중국어 등 다국어 표기를 추가해야 한다.- 둘째, 국제 표준에 맞는 픽토그램으로 교체해야 한다.- 셋째, 색상과 입구 구분을 명확히 하여 직관성을 높여야 한다. 이 세 가지만 적용해도 대부분의 혼란은 사라질 것이다.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문제관광은 결국 ‘경험 산업’이다. 그리고 좋은 경험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불편함이 없는 환경에서 시작된다.남이섬 화장실 해프닝은 단순히 웃고 지나갈 헤프닝으로 남길 것이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는 관광 인프라의 기본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사례다.지금 필요한 것은 더 화려한 콘텐츠가 아니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배려일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4-06 10:11:15 김미란 칼럼리스트
  • [칼럼] 샤넬을 걸쳤지만, 매너는 명품이 아니었다
    데일리기획

    [칼럼] 샤넬을 걸쳤지만, 매너는 명품이 아니었다

    KTX 객실에서 마주한 비매너 샤넬녀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벚꽃이 흐드러진 지방 도시로 향하는 KTX 객실.이곳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일정 시간 같은 공기를 나누며 이동하는 공간이다. 완전히 공적이지도, 그렇다고 온전히 사적이지도 않은, 일종의 ‘공유된 사적 공간’이다. 그렇기에 객실 안에는 최소한의 배려와 침묵, 그리고 보이지 않는 선을 지키는 감각이 요구된다.최근 KTX 객실에서 그 선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을 목격했다. 한 승객이 좌석 앞 선반 위에 발을 올린 채 앉아 있었다. 그것도 양말 한쪽을 벗은 맨발 상태였다. 단순한 자세의 문제가 아니었다. 여러 타인의 이용을 전제로 설계된 공간 위에 자신의 신체를 올려놓은 행위였다. 문제는 그 선반이 누군가의 손이 닿는 곳이라는 점이다. 물건을 꺼내거나 접기 위해 자연스럽게 손이 향하는 지점에 이미 타인의 발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비매너를 넘어, 공공장소에서의 위생 감수성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드러내는 장면이다.이 장면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해당 승객은 고가의 명품 브랜드 로고가 크게 드러난 옷을 입고 있었고, 옆 좌석에는 역시 명품 가방을 올려 사실상 좌석 하나를 더 점유하고 있었다. 값비싼 소비의 흔적은 곳곳에 있었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공공장소에서의 매너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매너는 흔히 그 사람의 '수준'이라 불린다. 비싼 것을 소비하면 그에 걸맞은 '격'까지 따라온다고 믿기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외형은 얼마든지 치장할 수 있지만, 공공장소에서의 태도는 개인의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결국 질문은 하나로 수렴된다. 우리는 과연 무엇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가. 몸에 걸친 브랜드의 이름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드러나는 태도와 습관이야말로 한 사람의 진짜 수준과 격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그날 KTX 객실에서 마주한 것은, 값비싼 브랜드가 아니라 그와 어울리지 않는 태도의 간극이었다. 명품 샤넬을 걸쳤지만, 그에 걸맞은 품격까지 함께 지니고 있지는 않았다. 정민오 기자 assh1010@dailyt.co.kr
    2026-04-06 06:58:59 정민오
  • [칼럼] 봄비, 도시 환경을 씻고, 계절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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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봄비, 도시 환경을 씻고, 계절을 열다

    인간 생활·도시 환경, 문화·정서적 측면에서 발전의 전환 의미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봄비가 내리면 도시는 잠시 속도를 늦춘다. 겨우내 쌓였던 먼지와 매연이 씻겨 내려가고, 건조했던 공기는 한층 부드러워진다. 일상 속에서 크게 의식되지 않던 '공기의 질'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개선되는 순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봄철 강수는 미세먼지 농도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어, 대기환경 측면에서 긍정적 기능을 수행한다.농업과 생태계에도 봄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겨울을 지나며 메말랐던 토양은 적정한 수분을 공급받고, 이는 곧 작물 생장과 직결된다. 특히 파종 시기와 맞물린 강수는 초기 발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도시 외곽의 산림과 녹지 역시 봄비를 통해 생명력을 회복하며, 이는 곧 도시 열섬 완화와 같은 환경적 이점으로 이어진다.인간의 생활 환경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봄철 특유의 건조함이 완화되면서 호흡기 점막이 안정되고, 피부 건조나 알레르기 증상 역시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과도한 습도는 또 다른 불편을 낳을 수 있으나, 적정 수준의 봄비는 건강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 인프라 차원에서도 봄비는 일종의 '자연 정비' 기능을 수행한다. 도로 위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이 씻겨 나가고, 배수시설의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다만 최근에는 강수 패턴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비가 오히려 도심 침수나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문화적·정서적 측면에서도 봄비는 상징성을 지닌다. 새로운 계절의 시작과 함께 찾아오는 비는 일종의 '전환의 신호'로 읽히며, 문학과 예술에서는 재생과 치유의 이미지로 자주 활용돼 왔다. 실제로 흐린 날씨와 빗소리는 외부 활동을 줄이는 대신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을 제공하기도 한다.봄비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황사와 결합한 '흙비'나, 꽃가루와 뒤섞인 강수는 오히려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강수의 질적 변화까지 나타나고 있어, 단순한 계절 현상으로 치부하기보다는 보다 정밀한 환경 관리가 요구된다.결국 봄비는 자연이 제공하는 일종의 균형 장치다. 공기를 정화하고, 토양을 살리며, 인간의 일상에 잠시 멈춤을 부여한다. 동시에 변화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그 의미와 영향 역시 재해석되고 있다. 봄비를 바라보는 시선은 낭만을 넘어, 환경과 삶의 조건을 함께 읽어내는 방향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정민오 기자 assh1010@dailyt.co.kr
    2026-04-06 06:57:51 정민오
  • 2026 부산모빌리티쇼, 80일 앞으로…'버틸까, 살아날까'
    데일리기획

    2026 부산모빌리티쇼, 80일 앞으로…'버틸까, 살아날까'

    참가 업체 관건 흥행 여부 주목, 축소되는 글로벌 모터쇼 흐름 속 분수령 될 듯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부산모빌리티쇼'가 약 1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해 행사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전 행사였던 2024년 행사는 완성차 업계의 잇단 불참 속에서도 61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예상 밖 선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성기였던 2000년대 100만명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침체 우려를 딛고 반등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당시 행사 전 분위기는 암울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대부분 불참하며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일각에선 "다음 회차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비관론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달랐다. 제한된 참가 속에서도 관람객 유입이 이어지며, 존속 가능성을 증명했다.흥행의 중심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있었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총출동한 현대차그룹은 전체 전시 차량의 절반 이상을 채우며 행사 규모를 채워줬고, 신차와 콘셉트카 공개로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깜짝 방문도 이슈를 모았다. 수입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참가한 BMW코리아(BMW, 미니)와 신차를 앞세운 르노코리아 역시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내 수제 스포츠카 제작 업체인 어울림모터스도 참여했다.이 같은 전례를 감안하면 올해의 관건은 '참가 기업의 복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전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과 글로벌 경기 둔화, 중동 전쟁 등의 여파로 유류세 인상 등 악재가 겹친 자동차 업계다"면서, "완성차 업계의 마케팅 비용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다시 오프라인 전시회에 적극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신중히 언급했다. "지난해 흥행 성적이 '참가 효과'를 입증한 만큼, 일부 업체들의 복귀와 전기차,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 이동수단 업체들의 가능성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참가 업체 외에도 정의선 회장과 같은 업계 관계 정재계 인물이라던지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한다면 또 다른 화제를 이어올 수 있지 않을까. 그간의 행보라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 이번 2026 부산모빌리티쇼는 전 세계적으로 모터쇼와 각종 전시·박람회가 축소되는 흐름 속에서 생존 가능성을 시험받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2024년 행사가 '최소한의 생존'을 확인한 자리였다면, 2026년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단순한 자동차 전시회를 넘어, 부산모터쇼에서 이어져 온 부산모빌리티쇼의 전통과 상징성 역시 적지 않다. 이 행사의 성패는 지역을 넘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상과 국가 이미지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정민오 기자 assh1010@dailyt.co.kr
    2026-04-03 19:34:57 정민오
  • [기획] 왜 작은 물건 시켰는데 큰 박스에 올까? 쿠팡 과대포장의 구조
    데일리기획

    [기획] 왜 작은 물건 시켰는데 큰 박스에 올까? 쿠팡 과대포장의 구조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주문 버튼을 누르면 다음 날, 때로는 몇 시간 안에 물건이 문 앞으로 도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빠른 배송 서비스는 소비자의 생활 방식을 바꿔놓았고 그 중심에는 쿠팡이 있다.하지만 편리함이 커질수록 새로운 불편도 함께 제기돼 온 문제다. 대표적인 것이 ‘과대포장’ 문제다.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작은 제품 하나를 주문했는데 지나치게 큰 상자에 담겨 오는 경우가 많다”며 “같은 상품을 여러 개 시켰는데도 각각 따로 포장돼 배송될 때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험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후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과대포장은 현재의 물류 시스템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전국 단위 물류센터와 자동화 설비를 기반으로 빠른 배송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는 속도와 처리 효율이다. 다양한 크기의 상품에 맞춰 매번 포장을 달리하기보다는 일정 규격의 박스를 활용하는 것이 작업 시간을 줄이고 물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보일 수 있는 포장이 물류 현장에서는 효율성을 고려한 결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포장 방식에는 상품 보호 역시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송 과정에서의 충격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완충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상품이 함께 이동하거나 장거리 배송이 이뤄질 경우, 포장 여유 공간이 부족하면 파손 위험이 커질 수 있다.결국 포장 크기를 넉넉하게 가져가는 방식은 과대포장이라는 비판과 동시에 파손 방지라는 요구 사이에서 형성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쿠팡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자주 지적하는 부분 중 하나는 같은 상품을 주문했음에도 개별 포장으로 배송되는 경우다. 최근 SNS에서는 초코바 15개 묶음 상품이 각각 개별 포장돼 배송됐다는 게시글이 공유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일이 포장을 분해해야하는 수고와 쓰레기까지 처리해야 하는 동시에 폐기물로 인한 환경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이는 분산된 물류 구조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일한 상품이라도 서로 다른 물류센터에 보관돼 있을 경우 배송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각각 출고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주문이 여러 차례 나뉘어 배송되기도 한다고.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빠른 배송은 기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 역시 이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소비 방식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에 기업은 이러한 기대에 맞춰 물류 시스템을 설계한다.이 과정에서 포장재는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요소로 작동한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은 배송 속도지만, 그 이면에서 발생하는 포장 비용과 자원 사용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다.작은 물건이 큰 박스에 담겨 오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그 안에는 속도와 효율, 그리고 소비자의 기대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 이 구조는 과연 지속 가능한 방식일까.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빠른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이 구조는 환경 측면에서 또 다른 부담을 낳고 있기 때문. 택배 상자를 열고 난 뒤 남는 것은 물건만이 아니다. 상자와 완충재, 비닐 포장 등 다양한 폐기물이 함께 쌓인다. 특히 비닐 포장의 경우 배송지 정보가 붙은 스티커 때문에 분리배출이 까다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자상거래 확대와 함께 과대포장 문제는 환경 이슈로 이어지고 있다.택배 포장의 대부분은 종이 상자지만 문제는 사용량에 있다는 점이다. 필요 이상의 포장은 종이 소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산림 자원 사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닐 완충재나 테이프, 스티로폼 등은 재활용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복합 소재 포장재는 분리배출이 어렵고 상당량이 일반 폐기물로 처리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할수록 이러한 폐기물 증가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기업들도 문제를 인식하고 일부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더욱 큰 변화가 일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로켓 프레시백’은 그 대표적인 예다. 신선식품을 배송할 때 종이상자 대신 다회용 가방을 사용하고 이를 회수하고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도는 일회용 포장재를 줄이는 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전체 포장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전문가들은 과대포장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적 개선과 함께 소비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상품 크기에 맞춰 박스를 조절하는 맞춤형 포장 시스템 도입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또한 배송 속도를 다소 늦추는 대신 포장재를 줄이는 묶음 배송 선택 옵션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된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 기준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과대포장은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소비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소비자와 이를 충족시키려는 기업의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 그렇다면 이제는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속도와 편리함을 유지하면서도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은 없는지에 대한 고민이다.박스는 점점 커지고 상자 속 물건은 점점 작아진다. 그리고 남는 것은 결국 버려지는 자원이다. 편리함은 이미 우리 곁에 도착했지만, 이제는 그 편리함이 만들어내는 환경 부담까지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사진=언스플래쉬
    2026-04-03 07:47:26 안영준
  • 한강 라면 방식 ‘은박지 알루미늄 용기 조리’... 감성인가 건강 위협 노출인가?
    데일리기획

    한강 라면 방식 ‘은박지 알루미늄 용기 조리’... 감성인가 건강 위협 노출인가?

    알루미늄 용출 관점에서 건강 영향은?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로 부터 시작된 이른바 ‘은박지 라면’이 새로운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냄비 대신 알루미늄 호일을 접어 즉석 용기를 만들고 라면을 끓여 먹는 방식이다. 간편함과 ‘야외 감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조리법을 두고 식품안전 관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유행으로 소비하기에는 구조적으로 금속 노출 가능성이 내재된 방식”이라고 지적한다.핵심 쟁점은 알루미늄 용출이다. 알루미늄은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금속으로 분류되지만, 고온과 염분, 산성 환경이 결합될 경우 음식으로 일부 성분이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라면 조리 환경이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점이다. 끓는 물 속에서 라면 스프의 염분과 국물의 산성이 더해지며, 호일 표면과의 반응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이 같은 조리 방식이 당장 인체에 위해를 가하느냐는 질문에는 전문가들도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한두번 섭취 수준에서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지만 이도 확언할 수 없다고 신중히 경고했다.알루미늄은 인체에 필수적인 원소가 아니며, 일부는 체외로 배출되지만 일정 부분 체내에 잔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계 질환과의 연관성이 학계에서 꾸준히 논의돼 온 것도 사실이다. 인과관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불필요한 노출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을 유지하는 이유다.또한 주목해야 할 지점은 단순히 재질이 알루미늄이라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의 핵심은 ‘호일’이라는 형태다. 일반적인 조리용 알루미늄 용기는 일정 두께와 코팅, 열 안정성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용기를 소비자들이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포장용 호일로 제작된 용기는 두께가 매우 얇고 표면 보호층이 쉽게 손상되는 구조다.이로 인해 열이 국부적으로 집중되거나 표면이 미세하게 손상되면서 금속 노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환경호르몬 우려는 본질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알루미늄은 플라스틱과 달리 내분비계 교란물질을 방출하는 특성이 있는 재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조리법의 위험성은 환경호르몬 문제가 아니라 금속 노출 가능성, 즉 장기적 관점에서의 누적 변수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결국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한두차례의 체험이나 일회성 소비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를 반복적인 식습관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권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체 가능한 조리 수단이 충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굳이 금속 노출 가능성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정민오 기자 assh1010@dailyt.co.kr
    2026-04-02 18:41:05 정민오
  • [김미란의 여행 칼럼] 제3편, '스트릿 댄스'는 K-한류를 잇는 관광 산업이 될 수 있을까 ... ‘BEAT ON STREET’이 던지는 가능성
    데일리기획

    [김미란의 여행 칼럼] 제3편, '스트릿 댄스'는 K-한류를 잇는 관광 산업이 될 수 있을까 ... ‘BEAT ON STREET’이 던지는 가능성

    - 한중영 동시통역사 김미란 관광가이드
    오는 4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스트릿 댄스 대회 ‘BEAT ON STREET’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비보이 아카데미 ‘SOCOOL’의 대표 김송일(Mecca)의 제자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을 앞두고 있어, 그 의미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이들은 단순한 참가자가 아니다. 중국 현지에서 이미 강력한 팬층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문화 네트워크이며, 동시에 한국을 방문하는 잠재 관광객 집단이다. 즉, 한 팀의 출전이 곧 ‘이동하는 관광 수요’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지금까지 한국 관광은 K-POP 공연이나 드라마 촬영지 중심으로 소비되어 왔다.그러나 스트릿 댄스는 보다 참여형 콘텐츠다. 관람을 넘어 배우고, 교류하고, 함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대회처럼 한국의 대표 크루들과 해외 댄서들이 함께하는 구조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문화 교류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 여기에 워크숍, 클래스, SNS 콘텐츠가 결합된다면 관광 상품으로서의 확장성은 더욱 커진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는 것이다. 스트릿 댄스는 이미 국경을 넘는 언어가 되었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사람과 네트워크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를 관광 산업과 연결하는 기획력이다.‘BEAT ON STREET’은 단순한 대회가 아니라, 한국 관광이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일 지도 모른다.
    2026-04-02 10:00:06 김미란 칼럼리스트
  • [김미란의 여행 칼럼] 제2편, 경남 창원시 ‘진해군항제 벚꽃 축제’ ... 봄의 절정 속으로 성큼
    데일리기획

    [김미란의 여행 칼럼] 제2편, 경남 창원시 ‘진해군항제 벚꽃 축제’ ... 봄의 절정 속으로 성큼

    - 한중영 동시통역사 김미란 관광가이드
    필자가 며칠 전 방문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대에서 열리는 진해군항제가 올해도 벚꽃 만개와 함께 절정을 맞고 있다. ‘진해군항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벚꽃 축제로 손꼽히는데, 국내는 물론 해외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특히 이 지역 대표 명소인 ‘여좌천’ 일대는 연일 지금 인파로 붐비고 있다.■ 왕벚꽃, 제주에서 시작된 한국의 봄진해군항제를 대표하는 벚꽃은 ‘왕벚꽃’이다. 왕벚꽃은 일본이 아닌 제주도에서 자생하던 종으로, 한국이 원산지라는 사실이 국제적으로도 확인된 바 있다. 이 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큰 흥미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들에게 “이 아름다운 벚꽃은 한국 제주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지며, 한국 봄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스토리로 활용되고 있다. ■ “벚꽃보다 더 빛나는 사람”... 현장 관광가이드의 역할현장을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벚꽃만큼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이라는 반응들도 쏟아져 나온다. 특히 한영중 동시 통역 가이드는 밝은 에너지와 세심한 설명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벚꽃의 역사부터 촬영 명소, 지역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단순한 관광을 넘어 ‘경험’으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 여좌천, 낮에도 밤에도 ‘인생샷’ 명소필자가 방문한 여좌천은 약 1.5km 구간에 벚꽃이 터널처럼 이어진 진해군항제의 핵심 포인트다. 낮에는 벚꽃이 햇빛을 받아 연분홍빛으로 빛나고, 밤에는 조명이 더해져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현재는 만개 시기로, 꽃잎이 흩날리는 ‘벚꽃비’까지 더해져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 왕복 10시간, 그래도 ‘우리가 방문하는 이유’서울 및 수도권 기준으로 진해까지는 왕복 약 10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저렴한 당일 여행 상품과 편리한 교통편이 다양하게 마련되면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비용 부담 없이도 봄의 절정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거리 이동에도 불구하고 방문 수요는 꾸준히 현재 증가하는 추세다.필자가 관광가이드로 직접 방문해 경험한 진해군항제는 단순한 꽃 축제를 넘어, 한국 봄의 정체성과 지역 문화,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종합적인 관광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벚꽃이 지기 전, 이 짧고 강렬한 계절을 직접 경험해보려는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4-01 10:38:14 김미란 칼럼리스트
  • [ESG 산업 인터뷰] 포르쉐코리아 브랜드 가치와 고객 경험 기반의 '가치 중심 성장' ... 포르쉐코리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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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 산업 인터뷰] 포르쉐코리아 브랜드 가치와 고객 경험 기반의 '가치 중심 성장' ... 포르쉐코리아 인터뷰

    포르쉐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26년도에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와 고객 기반의 환경서비스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Q1. 올해 포르쉐코리아 판매 성장률 목표는?포르쉐코리아는 단순한 판매 수치나 성장률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브랜드 가치와 고객 경험 기반의 ‘가치 중심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전동화 리더쉽을 더욱 강화하고 한국 고객들의 높은 기대에 맞는 비즈니스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Q2. 올해 기준 16개 서비스센터가 국내 고객 수요에 충분하다고 보시는지?, 향후 추가 확장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포르쉐코리아는 ‘가치 중심 성장’ 전략 아래, 늘어나는 서비스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두 배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3월 포르쉐 센터 제주를 시작으로 기존 포르쉐 센터 일산을 ‘데스티네이션 포르쉐’로 전환하는 동시에 서비스 센터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양재, 인천, 영등포 등 핵심 지역의 서비스 인프라도 확장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것입니다. 아울러 고전압 배터리 수리, 포르쉐 클래식 등 전문 역량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전기차 시대에 맞는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입니다. Q3. 부품 수급 측면에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지요? 또한 일부 수급이 어려운 부품의 경우에도 15일 이내 공급이 가능한지요?국내 재고는 통상 1일 이내, 글로벌(PAG) 재고는 평균 약 10일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일부 부품의 경우 글로벌 공급 상황에 따라 수급 기간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Q4. 현재 순수 전기차에 한국산 배터리 셀을 탑재한다고 하셨는데, 하이브리드 모델의 배터리 관련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실 계획입니까?포르쉐코리아에서 현재 판매되는 모든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한국산 배터리 셀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포르쉐코리아는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 그리고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배터리 전략을 이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Q5. 향후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 있으신지?,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한 활동 가운데 가장 의미 있었던 대표 사례들은 무엇이 있는가요.포르쉐코리아는 2017년 시작한 ‘포르쉐 두 드림’을 통해 매년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며, 현재까지 총 112억 4천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파트너 투 소사이어티 (Partner-to-Society)’ 방향 아래 프로그램을 한층 고도화하고,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대표 활동으로는 ‘포르쉐 터보 포 드림’, ‘포르쉐 퓨처 헤리티지’, ‘포르쉐 프런티어’ 등이 있으며, 예체능 인재 양성과 미래 세대 지원을 위한 지속적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Q6. 마지막으로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함께 ‘왜 포르쉐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도 부탁드립니다.포르쉐는 고객의 꿈과 개성을 실현하는 브랜드입니다. ‘가치 중심 성장’이라는 명확한 방향성 아래, 내연기관부터 순수 전기차까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1,000가지 이상의 익스클루시브 옵션과 존더분쉬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포르쉐를 소유하는 특별한 가치를 선사합니다. 2026년에도 이러한 포르쉐만의 경쟁력에 전동화 리더십을 더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며 한국 고객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겠습니다.
    2026-03-30 13:03:17 정진욱
  • [노주현의 사회 칼럼] 자립준비청년 ... 먼저 퇴소한 청년들이 여전히 가난한 현실적 이유
    데일리기획

    [노주현의 사회 칼럼] 자립준비청년 ... 먼저 퇴소한 청년들이 여전히 가난한 현실적 이유

    - 한국고아사랑협회 노주현 대표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한 제도는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강화됐다. 보호 종료는 본인 의사에 따라 만 24세까지 연장할 수 있고, 주거지원도 확대됐으며, 국가장학금 기준도 완화됐다. 지금 상황만 놓고 본다면 분명 이전보다 나아진 것이 맞고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바로 그 사실이 다른 현실을 드러낸다. 지금의 제도 개선은 너무 늦게 왔고, 먼저 퇴소한 청년들에게는 소급되지 않았다.자립 준비 청년 정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현재의 제도만 본다. 하지만 정말 봐야 할 것은, 제도가 강화되기 전에 이미 사회로 나온 청년들이다. 같은 30세 미만 청년이라도 누구는 제도가 마련된 뒤 출발했고, 누구는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사회에 던져졌다. 한두 살 차이, 불과 1~2년의 차이가 삶의 출발선을 갈라놓은 것이다.현금성 지원부터 그랬다. 지금은 자립정착금 규모가 과거보다 커졌지만, 코로나 시기까지만 해도 많은 청년은 500만 원 안팎의 자립정착금으로 사회에 나와야 했다. 그마저도 지역마다 금액이 달랐다. 서울, 인천, 대전 등 지자체마다 지급액이 달랐고, 지급 시기 역시 제각각이었다. 어떤 청년은 퇴소 직후 지원받지 못한 채 몇 달을 버텨야 했다. 2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설을 나왔지만, 정착금은 5월, 6월, 8월에야 지급되는 식이었다. 퇴소와 지원 사이의 공백은 행정의 시간이었지만, 청년들에게는 생존의 시간이었다.문제는 이것이 단지 불편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퇴소 직후 손에 쥔 500만 원은 어떤 청년에게는 보증금이었고, 월세였고, 침구였고, 냉장고였고, 당장 한 달을 버틸 생활비였다. 지금처럼 자립 준비 청년이 사회적 의제로 부각되기 전에는 민간의 지원도 많지 않았다. 먼저 퇴소한 청년들은 말 그대로 가진 것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과거 공익광고 문구였던 “열여덟 어른”, “보육원 퇴소하면 500만 원을 손에 쥐고…”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실제 삶에 가까운 표현이었다.주거환경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LH 공공임대주택 우선 공급과 주거지원 확대가 어느 정도 제도화되어 있지만, 먼저 퇴소한 청년들에게 집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자립정착금이 늦게 지급되면 선배 집에 얹혀 지내거나 고시원 같은 임시거처를 전전해야 한다. 설령 퇴소 직후 돈을 받았다 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에서 500만 원으로 방을 구하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마련하는 일은, 출발이 아니라 버티기의 시작에 가깝다.교육의 문턱도 높다. 많은 사람은 자립 준비 청년에게 왜 아르바이트하면서도 대학 성적을 유지하지 못하느냐고 묻는다. 본인이나 자기 자녀도 아르바이트하며 학교를 다녔다는 이유에서. 그러나 자립 준비 청년의 아르바이트는 용돈벌이가 아니라 생존 노동이다. 월세와 공과금, 식비, 교통비, 학교생활에 필요한 각종 비용까지 모두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친구들과 밥 한 끼 먹는 일, 엠티를 가는 일, 계절에 맞는 옷을 사는 일조차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대학 생활이지만, 자립 준비 청년에게는 버거운 지출이다.국가장학금도 지금과 같지 않다. 자립 준비 청년에게 국가장학금 성적 기준이 폐지된 것은 2023년부터다. 그전까지는 성적을 유지해야 했고, 학업을 이어가는 동안 생활비는 결국 노동으로 메워야 했다. 생계급여 역시 소득이 잡히면 줄어들 수 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벌지 않으면 살기 어렵고, 벌면 또 급여가 깎이는 모순 속에 놓이기가 쉽다.실제 현장에서는 장학금이나 외부 지원금이 행정상 소득으로 반영되어 갈등이 생기는 일도 있다. 제도는 있지만, 청년들의 현실은 그 제도를 온전히 활용할 수 없는 구조다. 19년도 있었던 토론회 자료에서는 대학 진학 경험자가 37.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고, 연구자료에서도 2017년도 대학 진학률이 13.7%에 그쳤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생활비를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학업 지속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을 먼저 경험한 청년들은 대학보다 취업을 우선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취업의 질 역시 높지 않았다. 서비스직, 단기직, 저임금 노동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았고,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지출하고 나면 자산을 형성할 여력은 거의 남지 않았다. 대학에 진학한 청년들 역시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 결국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제대로 된 학력도, 안정적인 경력도, 자산도 갖추지 못한 채 20대를 통과한 이들이 이제 서른을 맞이하고 있다.그래서 지금 서른 안팎의 자립 준비 청년 중 상당수가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도 자연스러운 결과에 가깝다. 이들은 게을러서 가난한 것이 아니다. 나약해서 뒤처진 것도 아니다. 지원이 강화되기 전에 먼저 사회로 나와, 가장 취약한 조건 속에서 버텨야 했던 세대이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일했고, 일하느라 배우지 못했고, 주거를 지키느라 자산을 만들지 못했었다. 지금의 경제적 격차는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제도의 시차가 만들어낸 결과다.자립 준비 청년 정책을 평가할 때 이제는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지금 제도가 얼마나 좋아졌는가만을 가지고 평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 제도가 없던 시절을 통과한 청년들을 지금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먼저 퇴소한 청년들이 가장 큰 비용을 치렀다면, 이제 정책은 그 시간의 손실을 메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립 준비 청년 지원은 앞으로도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늦게 도착한 소식으로 남게 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3-30 09:53:14 노주현 칼럼리스트
  • [김미란의 여행 칼럼] 제1편, 해외 관광객이 자주 찾는 ‘홍대입구역’ 지명 표기의 통일 필요성
    데일리기획

    [김미란의 여행 칼럼] 제1편, 해외 관광객이 자주 찾는 ‘홍대입구역’ 지명 표기의 통일 필요성

    - 한중영 동시통역사 김미란 관광가이드
    해외에서도 많이 알려진 서울에서 가장 힙한 거리, 홍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여행하며 가장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이다.그런데 외국 관광객들이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특성상 사소하지만 오해할만한 표기법이 있다.한국어 ‘ 홍대입구역’, 일본어 ‘弘大入口’인데 영어로는 ‘Hongik Univ.(홍익대학교)’이다.이 사소한 지명 표기가 문제가 될까? 의문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택시를 탔을 때는 문제가 된다. 홍익대학교 정문과 전철이 있던 홍대입구역 전철입구는 다르기 때문이다.외국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생각이 엇갈리는 부분이다.문제의 해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 Hongdae Entrance (Hongik Univ.)✔ 홍대입구 (Hongik Univ.) 병기 통일✔ 또는 아예 글로벌 명칭을 하나로 통일위와 같이 대한민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거나 의견을 모아 하나로 정하면 된다.서울은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 도시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렇게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지역의 표지판은 아직 ‘각자도생’이다.-다음 편에서는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해외 외국인이 좋아할만한 지역의 관광지들과 관련하여, 다양한 시각과 재미 있는 내용들을 소개해보겠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3-30 09:52:42 김미란 칼럼리스트
  • 거리의 얼굴, 간판을 둘러싼 미관과 생존의 균형
    데일리기획

    거리의 얼굴, 간판을 둘러싼 미관과 생존의 균형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이미지와 이슈가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다양한 형태의 간판들이 빼곡히 붙어 있는 한 건물의 사진 위에 누군가가 그래픽으로 간판 디자인을 통일해 덧입혀 놓은 사진으로, 크기와 색상과 글씨체가 서로 달랐던 간판들이 정돈된 형태로 바뀌었고, 그 결과 같은 건물임에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이전에는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인상을 주던 공간이 한층 현대적이고 단정한 느낌으로 바뀐 것이다. 댓글 반응도 크게 갈렸다. “역시 미관이 중요하다”, “간판 디자인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과 “간판은 생계인데 저렇게 통일하면 장사에 타격이 간다”,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섰다. 단순한 디자인 취향 논쟁처럼 보이지만 이 장면은 사실 도시 환경과 경제 구조가 맞물린 문제를 품고 있다.어느 나라에 가도 간판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간판은 도시를 구성하는 가장 일상적인 시각 요소 중 하나가 된다. 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정보가 되는 동시에 상점의 존재를 알리는 기본적인 수단인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과도하게 설치된 간판은 도시 경관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지적되기도 한다. 특히 크기와 색상이 서로 다른 간판들이 밀집한 상권에서는 건물의 외형보다 간판이 더 강하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LED 조명과 네온사인까지 더해지면 문제는 단순한 미관을 넘어선다. 밤이 돼도 꺼지지 않는 조명은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주변 거주 환경에 영향을 주는 빛공해를 유발할 수 있다.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간판을 일정한 규격과 디자인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여러 도시에서 간판 크기, 조명 밝기, 설치 위치 등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일정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거리 전체의 통일감을 유지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데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인다. 무엇보다 간판 수와 조명이 줄어들면서 시각적 피로도가 낮아지고, 도시의 공공성이 회복된다는 평가도 있다.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곧바로 누군가의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들에게 간판은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광고 수단이기 때문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 그 속에서 눈에 띄기 위해서는 더 크고 더 밝은 간판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만약 모든 간판이 비슷한 크기와 디자인으로 통일된다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소규모 점포는 더욱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골목 상권이나 신규 창업자의 경우, 간판은 사실상 유일한 홍보 수단에 가깝다. 이들에게 간판 규제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다.결국 간판을 둘러싼 논쟁은 ‘미관이냐 생계냐’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설명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도시의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상권이 점점 과밀화되면서 동일한 공간 안에 많은 점포가 밀집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노출 경쟁’을 심화시킨다. 여기에 높은 임대료 부담까지 더해지면, 자영업자들은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시각적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간판의 크기와 밝기가 점점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즉, 현재의 간판 양상은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경쟁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에 가깝다.LED 간판과 전광판은 장시간 전력을 소비할 뿐만 아니라 심야 시간대까지 켜져 있는 경우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가 발생한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간판 문제는 가볍게 볼 수 없는 것. 또한 간판은 교체 주기가 짧은 편이라 폐기물 문제도 동반한다. 아크릴, 플라스틱, 금속이 혼합된 구조는 재활용이 쉽지 않아 상당량이 그대로 폐기된다. 디자인 변화나 점포 교체로 인해 사용 가능한 간판이 폐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보면 간판은 단순한 시각 요소를 넘어, 에너지와 자원 소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환경 문제이기도 하다.단순하지 않은 이 문제를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성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모든 간판을 획일적으로 통일하는 방식은 분명 한계가 있다. 생계와 직결된 문제를 무시한 채 규제만 강화할 경우 현실적인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 대신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심야 시간대 간판 조명을 제한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거나, 과도한 밝기와 크기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친환경 소재 사용을 유도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구조로 간판 제작 방식을 개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완전한 통일이 아니라 일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개별 점포의 개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이 현실적이다.이처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간판 논쟁은 단순히 ‘예쁘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도시가 어떻게 보이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간판은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시각 요소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루 매출을 좌우하는 생존 도구이기도 하다. 특히 그 사이에는 에너지 소비와 자원 낭비라는 환경적 부담이 놓여 있다. 결국 간판 이슈는 미관과 생계, 환경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바라봐야 할 사안이다. 어느 한쪽의 논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시선 속에서 보다 정교한 해법이 필요해 보인다.사진=픽사베이
    2026-03-29 14:04:04 안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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