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하나로마트가 달라졌다...지역민 소비욕구 패턴 파악이 핵심전략
홍보맨 15년... 농산식품 판매 맨으로 변신
[데일리환경= 곽덕환 안상석기자]경기도 용인시에 살맛나는 장터가 있다는 소문에 본지의 취재진이 그 이유를 찾아 직접 NH하나로마트 용인점을 방문했다. 이유는 한 때, 폐점까지 고려되었던 매장이 심사숙고 끝에 리모델링을 거쳐 새단장을 하고, 이원일 점장이 새로 취임한 이후 실적이 오른 것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NH하나로마트 용인점에 도착해서 마주친 것은 널찍한 주차장이다. 한 눈에도 ‘여기 쇼핑하기 진짜 편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장 입구에서 만난 이원일 점장의 안내를 받아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제일 먼저 마주친 것은 대형보드판이었다. 마치 최근 동네마다 파고든 대형 식자재마트의 전단지를 연상시키는 보드판에는 오늘 판매되는 상품 중 특별할인이 적용된 것들을 엄선하여 소비자가 한눈에 정보를 알기 좋게 디자인되어 있다. 그리고 제일 상단의 큼직한 제목이 눈에 띄었다. “살맛나는 할인행사” 정말 살맛나는 가격인지 스마트폰을 들고 가격을 검색해 봤다. 정말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살맛나는 할인상품들이 매장 곳곳에 즐비하게 진열되어있고 서로 자기를 골라가라고 손짓하는 듯 했다. 매장에 진열된 상품의 형태가 매우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었다. 다른 NH하나로마트들과 달리 커다란 박스 단위로 상품을 쌓아 놓았고, 상품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니 마치 재래시장에 온듯한 느낌이 들어 좋다고 한다.이에 대해 이원일 점장의 “상품의 진열만 바뀌어도 매출이 달라집니다. 특히 NH하나로마트는 지역민이 전체 고객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단골이 많다는 것이죠. 따라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그 욕구를 충족시기 위한 방법을 직원 모두가 함께 전체 회의를 통해 연구했습니다.”라는 설명을 듣고 고객층을 보니 이곳 NH하나로마트 용인점의 고객 중에는 유난히 중장년층이 많아 보였습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매장 한복판에 전시된 수박 앞의 최창윤 팀장에게 다가갔습니다. 취재기자가 가까이 가도 모를 정도로 구슬땀을 흘리며 연신 무거운 수박을 들었다 놓으면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상품을 골라 고객에게 서비스하느라고 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수박 하나가 7~8키로그램인데 사람 머리보다 더 컸습니다. 이런 수박을 직접 들어서 확인하고 고객에게 골라주는 정성은 왠만한 정성과 체력이 아니면 감히 엄두도 못낼 일 같았습니다. 한 때, 폐점까지 거론되었던 매장이 지금은 지역 최고의 인기를 모으는 곳으로 변신하게 된 이유를 물었습니다. “리모델링을 통해 새단장을 했음에도 매출은 예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답답했었습니다. 하지만, 홍보 전략을 기획하시던 이원일 점장님이 오신 후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직원이 참여하는 전체회의를 통해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했고, 같은 할인이라도 특별하다는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정기 이벤트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일일 특판의 타임스팟 줄서기 행사, 재래시장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최저가를 보장하는 땡처리방식의 특별할인 화요장터, 계절별로 기호기하는 살맛나는 가격행사 상품 등이 그것입니다.”이에 대해 이원일 점장은 “무조건 싼가격에 판다고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주 수요일에는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식품안전점검을 실시합니다.”라면서 “농협이 타유통업체와 다른 점은 신선하고 좋은 품질의 농수축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믿음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함입니다.”라며 그 뜻을 알려주었다.그렇게 매장 전체를 둘러보던 기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오후 시간에 접어들면서 제법 나른하고 지칠 시간이 되었음에도 모든 직원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소비자의 반복된 질문에도 한결같이 친절하게 응대해주었고, 소비자들 역시 웃는 모습으로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마침 채소류를 고르고 있던 고객에게 확인해 봤다. 각 연령별로 만나 본 10명 남짓의 고객들이 하는 얘기 중에 공통점이 있었다. “나는 여기가 단골입니다”라는 것이다.30분 정도를 걸어서 온다는 60대 후반의 한모씨 부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여기 직원들은 고객들 이름까지도 외워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며느리 같고, 자식 같고,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식자재마트가 있는데도일부러 여기까지 걸어옵니다. 두 부부가 운동삼아 데이트 삼아 걸어오는거죠. 그리고 늘 기분 좋은 미소를 선물로 받아 집에 갑니다.”단골손님 확보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이에 대해 한 직원은 농협의 홍보팀에서 경력을 쌓은 광고전문가이기도 한 이원일 점장이 부임한 이후 시작한 캠페인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여 단골로 만들고 있다는 귀뜸이다.지역단위의 단골 고객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한 이원일 점장이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부탁한 것인데, 직원 1명이 고객 이름 10개 이상을 외우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일명 바이럴마케팅이라고 불리는 기법을 적용한 것인데, 고객에게 OOO어르신, OOO어머님 같은 호칭으로 부르면서 친밀감을 높이고 이것을 매출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그리고 이런 전략은 매우 효율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특히 NH하나로마트 용인점은 주변에 대단위 아파트가 있어 고객이 많다. 그것은 다른 유통업체들에게도 좋은 상권이란 확신을 준다. 그만큼 많은 유통업체들이 같은 지역에 분포되어있다는 것이 심한 경쟁구도에 휘말리게 만든다. 지난 폐점 위기가 그런 경쟁에서 밀리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NH하나로마트는 폐점 보다는 리모델링을 선택했고, 점장 자리에 영업전문가 대신 홍보/광고 전문가를 임명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여 지역적 특성을 살린 고객만족 프로젝트를 구현하도록 하였다.그 결과는 수치로 증명되었다. 2023년6월에도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7.3%의 매출 성장과 함께 단골 고객이 10.5% 상승하였다. 이는 단골고객의 확보가 지역 유통업체의 매출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NH하나로마트 용인점 입구에 마련된 대형보드 앞에 이원일 점장, 최창윤 팀장과 직원 대표가 바쁜 업무 중에 취재진을 위해 잠깐의 시간을 내주었다. “무엇이 여러분을 이렇게 미소짓게 합니까?” “저희는 장사하는 사람들입니다. 물건이 잘팔리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저희 상품을 사가시는 고객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행복을 느낄 때 저희도 행복해 집니다.”“그건 모든 장사하시는 분들의 마음이 똑같은 것 아닌가요?”“아닙니다. 저희가 고객에게 드리는 행복은 그저 물건을 잘 팔기 때문이 아닙니다. 저희 NH하나로마트 용인점 전 직원이 힘을 모아 최저의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기에 고객들이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상품을 구입하실 수 있어서 행복한 미소는 분명히 다릅니다.”막 취재를 마감하고 정리하려는데, 기자의 스마트폰으로 문자가 들어왔다.“여보, 오늘 농협하나오마트 갔지? 들어올 때 열무랑, 감자랑, 쪽파랑, 부추랑, 오이랑, 돼지고기랑..... 오늘 날 더운데 수박도 한통 사와요. 카드는 당신 것으로...”‘서민들의 풍요로움은 급여가 많아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급여라도 물가가 안정되어서 맘 편히 생필품을 구입 할 수 있을 때 이뤄진다’는 말이 NH하나로마트 용인점에서 직접 장을 보며 느껴졌다. 그리고, 결제하면서 기자의 카드 잔고도 여느 때보다 많이 남아서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