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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영의 IT 칼럼] AI 시대, 장애인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인권/복지

    [이수영의 IT 칼럼] AI 시대, 장애인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 장애인의 삶이 데이터가 되는 시대, 자기결정권을 다시 묻다
    내가 병원에서 진료받은 기록은 누구의 것인가? 내가 받은 복지서비스의 기록은 누구의 것인가? 내가 사용하는 보조기기의 사용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AI가 그 데이터를 학습해 나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면, 그 정보는 누구의 것인가? AI 시대 장애인권을 이야기하면서 이제 이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장애인의 삶은 이미 수많은 데이터로 기록되고 있다.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면 복지데이터가 만들어진다. 병원과 재활기관을 이용하면 의료·재활 데이터가 축적된다. 보조공학기기를 사용하면 사용자의 움직임과 이용 패턴이 기록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건강과 활동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한다. AI 기반 재활이나 의사소통 서비스가 확대되면 장애인의 행동과 음성, 표현 방식까지 데이터가 된다.문제는 데이터가 많아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장애인의 삶을 데이터로 바라볼 수 있게 된 만큼, 그 데이터를 누가 통제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권리의 문제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과거 장애인 정책의 중요한 질문이 “장애인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였다면, AI 시대에는 여기에 하나의 질문이 더해져야 한다. 그 서비스를 위해 수집된 장애인의 데이터에 대해 당사자는 어떤 권리를 갖는가? 장애인 데이터는 정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측면이 있다. 어떤 장애인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알아야 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지역별 장애인 인구와 서비스 이용 현황을 분석해야 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이러한 분석은 훨씬 정교해질 수 있다. 개인의 건강상태와 복지서비스 이용 이력, 생활환경 등을 분석해 필요한 서비스를 예측하거나 재활 프로그램을 추천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AI가 장애인 복지를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긍정적인 모습이다.그러나 데이터가 ‘정책을 참고하기 위한 정보’에서 ‘개인을 판단하기 위한 정보’로 바뀌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AI가 과거의 복지서비스 이용 기록을 분석해 특정 장애인의 서비스 필요도를 판단한다고 생각해보자. AI의 판단이 활동지원 서비스의 제공량이나 복지서비스 추천에 영향을 미친다면, 데이터는 더 이상 단순한 행정정보가 아니다. 데이터가 장애인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의 근거가 된다.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과거에 특정 복지서비스를 많이 이용했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하자. AI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해당 서비스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인간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가 필요하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지만,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신청 절차가 복잡했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경제적·사회적 환경 때문에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는 삶이 존재한다. AI가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그 데이터에 기록되지 않은 경험과 선택까지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그리고 그때부터 질문은 개인정보 보호를 넘어선다. “내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는가?”만이 아니라, “내 데이터가 나에 대한 판단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장애인 데이터의 문제는 ‘개인정보’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애와 관련된 데이터는 본질적으로 민감하다. 장애 유형과 정도, 의료정보, 재활정보, 정신건강 관련 정보, 의사소통 특성, 일상생활 수행 능력 등은 단순한 숫자나 행정정보가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삶을 설명하는 정보다. 더구나 AI 시대에는 개별 데이터보다 데이터의 결합이 더 중요해진다. 복지서비스 이용 기록에 의료정보가 결합되고, 여기에 이동 데이터와 웨어러블 데이터가 연결되면 AI는 개인의 생활패턴이나 건강상태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더 나아가 당사자가 직접 제공하지 않은 정보까지 데이터로부터 추론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기존의 개인정보 보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데이터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뿐 아니라, AI가 그 데이터로부터 무엇을 새롭게 알아내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사람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직접 입력하지 않았더라도 여러 데이터를 통해 AI가 특정 질환이나 위험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 장애인이 직접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나 생활환경을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데이터 결합을 통해 상당 부분 추정될 수 있다. 즉, AI 시대의 데이터는 단순히 ‘내가 제공한 정보’가 아니다. 데이터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정보까지 권리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그렇다면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동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그렇지 않다. AI 시대에는 데이터가 처음 수집될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복지서비스를 받기 위해 제공한 데이터가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를 위해 활용된 데이터가 AI 시스템 개발에 사용될 수도 있다. AI 개발 과정에서 사용된 데이터가 다른 데이터와 결합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활용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익적 연구와 기술 발전을 위해 데이터 활용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 어디까지 보장되는가라고 할 수 있다.EU에서 개인정보 처리의 투명성과 정보주체의 권리를 강조하고, 고위험 AI에 대한 위험관리와 인간의 감독 등을 요구하는 것도 결국 기술의 효율성만으로 인간의 권리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경우에는 여기에 하나의 조건이 더 필요하다.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접근성이다. 장애인에게 수십 페이지의 복잡한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제공한 뒤 “동의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자기결정권이 보장됐다고 할 수 있을까. 동의할 수 있는 형식적 기회와 실제로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다르다. 따라서 AI 시대 장애인의 데이터 자기결정권은 단순히 ‘동의권’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알 권리, 설명받을 권리, 선택할 권리, 필요한 경우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권리, 그리고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권리까지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그렇다고 장애인 데이터를 무조건 적게 수집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가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데이터가 없으면 또 다른 차별이 생긴다. 여기에서 장애인 데이터 정책의 어려운 역설이 발생한다. 데이터를 많이 모으면 개인정보와 권리 침해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장애인 데이터를 지나치게 배제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장애인의 데이터가 부족하면 AI가 장애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음성인식 AI가 비장애인의 음성을 중심으로 학습한다면 장애인의 음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의 이용 환경이 데이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면 AI 서비스는 시각장애인에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AI라면 그들의 의사와 욕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결국 장애인 데이터에는 매우 어려운 역설이 존재한다. 데이터를 과도하게 수집하면 권리가 침해될 수 있지만,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AI에서 장애인이 다시 배제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데이터의 양을 둘러싼 단순한 논쟁이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왜, 누구의 참여 아래, 어떤 보호장치를 가지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바로, 장애인의 데이터에 관한 결정 과정에 장애인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장애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업이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연구기관이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하면서 정작 데이터의 주체인 장애인은 그 과정에서 빠져 있다면 문제가 있다.장애인은 단순한 데이터 제공자가 아니다. 데이터 활용의 영향을 직접 받는 당사자다. 따라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지,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어떤 보호장치가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단체, 그리고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의견을 들어주는 것”과 다르다.데이터 거버넌스 자체에 장애인의 참여를 제도화하는 문제다. UN 장애인권리협약(CRPD)이 장애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장애인의 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와 데이터의 시대라고 해서 이 원칙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당사자의 참여는 더 중요해진다.장애인 데이터 정책에서 흔히 발생하는 두 가지 극단이 있다. 하나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데이터 활용 자체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AI 발전과 공익을 이유로 데이터 활용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이다. 둘 다 충분한 답이 되기 어렵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와 활용의 균형이다.장애인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필요한 연구와 기술 개발에는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장애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확보하되, 목적을 벗어난 무분별한 활용은 막아야 한다.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에도 누가 접근하고 어떤 알고리즘에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애인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결국 데이터 거버넌스의 핵심은 “데이터를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다. “데이터를 활용하면서도 장애인의 권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다.대한민국은 AI와 디지털 행정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AI가 복지·의료·재활·행정서비스에 더욱 깊숙이 들어간다면 장애인 데이터의 중요성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도 장애인 데이터에 관한 명확한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장애인이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활용되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AI 학습이나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경우 그 사실과 목적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데이터 결합과 AI 분석으로 인해 차별이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넷째, 장애인 당사자가 데이터 정책과 AI 거버넌스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데이터가 부족해서 장애인이 AI 서비스에서 배제되는 문제 역시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출발점에는 장애인의 권리가 있어야 한다.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장애인의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이 질문에 “정부의 것이다”, “기업의 것이다”, “데이터를 수집한 기관의 것이다”라고 단순하게 답할 수는 없다. 법적으로 데이터의 권리관계는 데이터의 종류와 수집·처리 방식에 따라 복잡하게 달라진다. 그러나 AI 시대에 우리가 분명하게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 장애인의 삶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데이터는 장애인의 삶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AI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더 잘 제공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데이터는 새로운 보조공학을 만들고, 더 나은 재활기술을 개발하고,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장애인이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린다면 기술 발전의 의미는 달라진다.장애인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과 장애인을 데이터로만 바라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AI 시대에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장애인의 데이터 권리를 보장하면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국가다. 장애인이 자신의 데이터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 참여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AI 시대 장애인의 데이터 보호 거버넌스이자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8-11 17:17:05 이수영 칼럼니스트
  • [이수영의 IT 칼럼] 과학기술 복지로 여는 대한민국, AI와 로봇으로 만드는 무장애 도시의 표준
    인권/복지

    [이수영의 IT 칼럼] 과학기술 복지로 여는 대한민국, AI와 로봇으로 만드는 무장애 도시의 표준

    “지형적 한계를 넘는 로봇과 AI 기술의 결합, 이수영이 그리는 대한민국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과학기술 복지’의 나라입니다.”
    인공지능은 도시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율주행 기술은 이동의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로봇은 사람의 일상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만큼 우리의 도시는 모두에게 편리해지고 있을까? 누군가에게 집 앞의 계단은 단순한 계단이 아니다.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는 외출을 가로막는 벽이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세상과 단절되는 문턱이다. 경사가 심한 골목과 좁은 보도, 턱과 계단, 노후한 주거환경은 이동약자에게 도시 전체를 거대한 장벽으로 만든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대한민국에서 노인과 장애인의 이동 문제는 더 이상 일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이동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사고나 질병으로 후천적인 장애를 경험할 수도 있다. 오늘의 이동약자를 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은 결국 내일의 우리 모두를 위한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도시는 ‘경치만 좋은 창살 없는 감옥’일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이 보이지 않는 장벽을 걷어내기 위해 지방자치와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혁신(STI)​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첫 번째 장벽, ‘지형’을 기술로 넘자.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고, 오래된 주거지역과 골목길이 곳곳에 남아 있다. 모든 지역에 도로를 새로 만들고 기존 도시구조를 뜯어고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기술이 지형에 적응하도록 만들면 된다. 가파른 경사에서도 수평을 유지하는 모빌리티 기술과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결합한 경사지 특화 1인용 모빌리티를 개발하고 실증할 필요가 있다. 버스 등 교통수단이 접근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과 급경사 구간까지 이동할 수 있는 소형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장애인과 노인의 이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교통수단 하나를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기존의 대중교통망이 닿지 못했던 도시의 ‘모세혈관’까지 이동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다. 교통의 사각지대를 기술로 메우는 새로운 이동권 정책이 필요하다.두 번째 장벽, ‘중력’을 낮추자. 고령자와 장애인에게 또 하나의 거대한 장벽은 중력이다. 건강한 사람에게 몇 분이면 오를 수 있는 계단도 하체 근력이 약해진 노인에게는 외출을 포기하게 만드는 높은 산이 될 수 있다. 이 문제 역시 과학기술로 접근할 수 있다. 경량형 착용형 웨어러블 로봇, 즉 ‘입는 로봇’의 공공 렌탈과 지원사업​을 시범 사업으로 적용해 확대하자. 무릎과 허리, 하체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은 장애인과 노인이 스스로 일어서고 걷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입는 로봇은 사람을 대신해 걷는 기계가 아니다. 사람에게 다시 자신의 힘을 돌려주는 ‘제2의 근육’이다.누군가에게 업히지 않고, 누군가의 부축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시장에 가고 병원에 가고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기술이 만들어야 할 복지의 모습이다. 과학기술 복지는 단순히 편의를 제공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장애인과 노인이 스스로 선택하고 움직일 수 있는 ‘자립의 권리’를 회복시키는 것​이어야 한다.세 번째 장벽, ‘데이터’를 과학기술로 밝히자. 이동수단과 로봇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동약자에게 외출이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길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어디에 턱이 있는지, 어느 구간이 지나가기 어려운지, 계단은 어디에 있는지, 어느 길이 가장 안전한지 알 수 없다면 외출 자체가 위험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디지털 트윈 기반의 무장애 지도다. 대한민국의 주요 도시를 3D 공간으로 구현하고 도로의 경사도, 계단, 보도 폭, 턱, 경사로, 엘리베이터, 장애물 등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하자. 그리고 AI가 시민의 상황에 맞춰 최적의 이동경로를 제시하도록 하자.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계단이 없는 경로를, 고령자에게는 경사가 완만한 경로를, 시각장애인에게는 음성으로 안내되는 경로를, 보행이 어려운 시민에게는 이동지원 서비스와 연결되는 경로를 제공하는 것이다. 향후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스마트 안경과 웨어러블 기기, 이동 로봇까지 연결할 수 있다. 길을 잃은 항해사에게 북극성이 방향을 알려주듯, 디지털 트윈과 AI가 만들어내는 ‘디지털 북극성’이 이동약자의 길을 안내하도록 하는 것이다.과학기술은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과학기술을 주로 산업 경쟁력과 경제성장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더 빠른 반도체, 더 강력한 AI, 더 정교한 로봇.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질문을 하나 더 던져야 한다. 과학 기술은 가장 불편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바꾸었는가?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집 앞 계단 때문에 외출하지 못하는 노인이 있고,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해 집에 머무는 장애인이 있다면 과연 우리는 그 도시를 ‘포용적인 스마트 도시’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진정한 스마트시티는 기술이 많은 도시가 아니다. 기술 때문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도시다.장애인이 이동할 수 있고, 노인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으며, 아이와 임산부, 일시적으로 다친 사람까지 누구나 도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시다. 그래서 무장애는 장애인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의 미래를 위한 도시정책이다.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은 유모차도 지나갈 수 있다. 노인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도는 어린아이에게도 안전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는 고령자에게도 유용하다. 결국 장애인을 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과학기술 복지’의 기준을 바꾸자. 이제 복지의 표준도 달라져야 한다. 복지의 목표를 단순히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는 데만 두어서는 안 된다. 기술을 통해 시민이 다시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AI 돌봄이 혼자 사는 노인의 위험을 먼저 감지하고, 로봇이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의 일상을 보조하고, 디지털 트윈이 가장 안전한 이동경로를 알려주며,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교통 사각지대까지 찾아가는 사회. 이것이 바로 AI와 로봇 시대의 과학기술 복지가 될 수 있다.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오래, 더 안전하게, 더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미래다. 대한민국이 무장애 도시의 표준이 되자. 이제 대한민국의 도시정책은 ‘스마트시티’를 넘어 ‘Barrier-Free AI City’, 즉 AI 기반 무장애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지역마다 지형과 인구구조는 다르지만 문제는 연결되어 있다.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 산복도로와 경사지가 많은 지역, 농어촌의 교통 취약지역, 노후 주거지가 밀집한 지역, 장애인의 이동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는 지역. 이곳에 AI와 로봇, 디지털 트윈을 결합한 새로운 도시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그 기술을 누구를 위해 사용할 것인가다. 가장 먼저 기술의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은 가장 편리한 곳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불편한 곳에 놓인 사람이어야 한다. 과학기술은 가장 높은 곳에서 빛나기보다 가장 낮은 곳을 비출 때 비로소 따뜻해진다. 장애인과 노인이 계단 앞에서 멈추지 않는 대한민국. 휠체어를 탄 시민이 목적지를 포기하지 않는 대한민국. 누구나 자신의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안전하게 도시를 이동할 수 있는 대한민국. AI와 로봇이 사람의 삶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지켜주는 대한민국.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진짜 스마트시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술보다 사람이 있어야 한다.과학기술의 온기로 비추는 ‘디지털 북극성’. 그 빛이 대한민국의 모든 도시와 골목, 모든 노인과 장애인, 모든 이동약자의 일상을 비출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무장애 도시의 세계적 표준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 사람을 앞서가는 나라가 아니라, 기술이 가장 먼저 사람을 바라보는 나라. 필자는 그러한 꿈을 현실로 만드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
    2026-08-10 11:04:33 이수영 칼럼니스트
  •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장애인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AI가 필요하다
    인권/복지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장애인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AI가 필요하다

    - 비장애인 이용자 중심으로 설계된 AI서비스도 모두에게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우리는 이 문장을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같은 절차를 제공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평등이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장애인에게는 이 말이 반드시 공정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과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발달장애인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면 과연 그것이 공정한 것일까? 같은 계단을 오르라고 요구하는 사회는 모두를 똑같이 대하는 사회일 수는 있어도, 모두에게 공정한 사회는 아니다.AI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많은 사람들은 AI가 사람보다 공정하다고 믿는다. 감정이나 선입견 없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I가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는 것이 항상 공정한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의 삶은 '평균'이라는 기준만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한 공공기관이 AI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모든 국민은 동일한 챗봇을 이용하고, 같은 화면에서 같은 절차를 거쳐 민원을 신청한다. 겉으로 보면 누구에게나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화면낭독기로 이용하기 어렵다면 어떨까? 청각장애인이 음성 안내만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면 어떨까?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긴 문장과 복잡한 절차 앞에서 서비스를 포기한다면 과연 이것은 공정한 행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서비스는 동일했지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는 동일하지 않았다. 이것이 평등(Equal Treatment)과 공정성(Equity)의 차이다. 평등은 모두를 같은 방식으로 대하는 것이다. 공정성은 서로 다른 조건을 고려하여 누구나 동등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장애인 복지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가치 역시 바로 여기에 있다. 장애인을 특별히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 때문에 발생하는 장벽을 제거하여 동등한 사회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AI도 이 원칙을 따라야 한다. 최근 생성형 AI와 디지털 행정서비스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AI 서비스는 '비장애인 이용자'를 중심으로 설계된다. 장애인의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이나 접근 환경, 인지 특성은 설계의 출발점이 아니라 사후 보완의 대상으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접근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격차를 만들 수 있다.예를 들어 이미지 생성 AI가 시각장애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면 정보 접근권은 제한된다. 음성 기반 AI가 청각장애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면 의사소통의 기회는 줄어든다. 쉬운 문장(Easy Read)이나 다양한 표현 방식을 지원하지 않는 AI는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AI가 장애인을 차별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애인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AI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불평등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모두에게 같은 AI'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AI다.국제사회도 이러한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은 장애인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참여를 위해 접근성과 합리적 편의제공(Reasonable Accommodation)을 중요한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누리기 위한 사회적 장치다.AI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기술은 사람을 평균에 맞추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다양한 사람의 삶에 맞추어 변화해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방향을 '공정한 AI(Fair AI)', '포용하는 AI(Inclusive AI)'라고 부르고 싶다. 공정함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또한, 포용은 서로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AI 시대 장애인 복지가 지향해야 할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다, 누구도 이용에서 배제되지 않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다. 기술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포용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선택해야할 헌법적 가치다. AI가 더 많은 사람을 이해할수록 기술은 신뢰와 함께 발전한다. 나아가, AI가 더 다양한 사람을 포용할 때 비로소 사회도 함께 발전한다. AI 시대 장애인 복지의 목표는 가장 똑똑한 기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누구도 기술 앞에서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디지털 포용이며, 장애인권이 AI 시대에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8-07 20:59:32 이수영 칼럼니스트
  •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은 기술이 아니라 권리다.
    사회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은 기술이 아니라 권리다.

    AI 시대, 누구도 지능정보사회 밖에 남겨두지 않아야 한다.
    "이 서비스는 AI를 통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안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공공기관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민원상담을 도입하고, 병원은 AI 예약시스템을 운영하며, 금융기관은 AI 상담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일상 곳곳에서 AI는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기술은 분명 더 편리해졌다.그러나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도 더 편리해졌을까? 디지털 기술은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시각장애인은 화면 속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받아야 한다. 청각장애인은 음성이 아니라 자막과 수어를 통해 정보를 이해한다. 발달장애인은 복잡한 문장보다 쉬운 언어와 직관적인 구성이 필요할 수 있다. 뇌병변장애인은 음성이나 손동작 대신 다른 방식으로 기기를 조작해야 할 수도 있다. 기술은 하나지만, 사람들의 접근 방식은 모두 다르다.AI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AI는 텍스트와 음성, 이미지, 영상을 동시에 활용되며 일상의 기술로 자리잡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이 곧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를 설명하는 AI가 시각장애인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실시간 자막이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어떨까? AI 챗봇이 쉬운 언어(Easy Read)를 지원하지 않아 발달장애인이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기술은 존재하지만 권리는 실현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디지털로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이것이 AI 시대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이 갖는 새로운 의미다. 많은 사람들은 접근성을 기술적 기능으로 생각한다. 화면낭독기를 지원하고, 글자를 크게 만들고, 자막을 제공하는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접근성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다. 접근성은 사회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권리다.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교육에 참여할 수 있고, 교육에 참여할 수 있어야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며,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어야 경제적 자립도 가능해진다.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시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문화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 접근권은 하나의 서비스 이용 문제가 아니라, 다른 모든 권리의 출발점이다.그래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은 접근성을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정보와 통신, 교통, 시설,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국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AI 시대에는 이 조항을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야 한다. 이제 접근성은 건물의 경사로나 엘리베이터 등 공간적 접근을 위한 베리어프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생성형 AI, 음성비서, 디지털 행정서비스, 온라인 교육, 원격의료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환경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AI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은 단순히 기술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에서, 고용에서, 행정에서, 사회적 관계에서 점차 뒤처질 위험에 놓일 수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 접근권은 곧 시민권과 연결된다.그래서 AI 시대의 접근성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AI를 활용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더 빠르게 민원을 해결하며, 더 다양한 교육과 일자리 기회를 얻는다. 반면 누군가는 접근성 부족으로 이러한 변화에서 계속해서 배제된다. 같은 사회에 살지만 서로 다른 속도로 미래를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우리가 지금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고보 법과 정책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기술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접근권은 뒤따라가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며, 가장 정의로운 방법이다. 국제사회가 강조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역시 같은 철학을 담고 있다.특정 집단만을 위한 별도의 기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많은 사람이 처음부터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과거 지하철의 엘리베이터는 장애인의 접근성을 위한 것이었지만, 노약자, 임산부, 환자, 무거운 짐이 많은 사람들도 함께 이용하는 편리함을 제공했다. AI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을 위한 기능을 나중에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이용자를 출발점으로 설계해야 한다.그것이 진정한 장애포용 AI다. AI는 더 많은 일을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를 더 포용적으로 만드는 것은 기술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접근성을 헌법적 가치와 권리로 바라보는 사회적 철학이 함께할 때 비로소 AI는 모두를 위한 기술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의 성공은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가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 약자라고해서 또는 비용이 더 든다고해서 디지털 사회 밖에 남겨두지 않았는가.? 바로 그 질문이 AI 시대 포용적 AI, 장애인 복지를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 한다.
    2026-08-06 13:47:36 이수영 칼럼니스트
  •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보조공학은 지원을 넘어 장애인의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가
    사회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보조공학은 지원을 넘어 장애인의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가

    보조공학(Assistive Technology)은 오랫동안 장애인의 삶을 변화시켜 온 중요한 기술이었다. 휠체어는 이동의 자유를 넓혔고, 의수와 의족은 일상생활의 가능성을 높였다. 화면낭독기(Screen Reader)는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가능하게 했으며, 보청기와 인공와우는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지원했다.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AAC(보완대체의사소통) 기기 역시 많은 장애인에게 세상과 연결되는 창이 되어 왔다.이처럼 보조공학은 장애인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수단이었다. 그러나 AI의 등장은 보조공학의 의미 자체를 바꾸기 시작하고 있다. 과거의 보조공학이 장애인이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하거나 보완하는 기술이었다면, AI 시대의 보조공학은 장애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더욱 늘려주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이 변화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 시작되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문서를 요약하고, 사진과 그래프, 복잡한 이미지를 설명받을 수 있다. AI 기반 시각보조 서비스는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필요한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청각장애인은 AI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회의나 강의에서 실시간 자막을 제공받고,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거나 다국어 통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의사소통의 장벽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발달장애인에게도 AI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복잡한 문장을 쉬운 언어(Easy Read)로 바꾸거나, 일상생활을 단계별로 안내하고, 사회적 상황을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중증 지체장애인은 음성명령이나 시선추적(Eye Tracking) 기술과 AI를 결합해 컴퓨터를 조작하고, 가전기기를 제어하며, 의사소통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능을 제공하는 기술을 넘어 장애인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좋은 보조공학은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가? 기술이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것이 과연 가장 좋은 보조공학일까? 생각건대, 보조공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장애인을 기술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기술을 활용해 더욱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AI 역시 마찬가지다.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AI가 길을 대신 찾아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더 자신 있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AI가 모든 결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AI 보조공학의 핵심은 '지원(Support)'이 아니라 '역량 강화(Empowerment)'다. 기술은 사람을 대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능성을 확장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장애인 정책도 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보조공학기기를 얼마나 많이 보급했는지가 중요한 성과지표였다면, 앞으로는 장애인이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교육과 고용, 사회참여, 자립생활의 기회를 넓혔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AI 기반 보조공학의 연구개발과 보급뿐 아니라, 장애인이 자신의 특성과 필요에 맞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함께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보조공학과 AI 활용 교육은 더 이상 별개의 정책이 아니다. AI를 활용하는 역량은 새로운 자립생활의 기반이자, 미래 사회에서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결정하는 핵심 역량이 될 가능성이 크다.국제사회 역시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은 장애인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참여를 위해 보조공학과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접근을 확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지능형 보조기술이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AI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사람의 가능성을 키우지 못한다면 진정한 보조공학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좋은 AI 보조공학은 장애인을 대신 살아주는 기술이 아니다. 장애인이 자신의 삶을 더 자유롭게 선택하고, 더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확장하는 기술이다.AI 시대 장애인 복지의 목표도 여기에 있어야 한다. 더 많은 기기를 지원하는 사회가 아니라, 더 많은 장애인이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 그것이 AI 대전환 시대 보조공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이며, 장애인 복지의 미래가 지향해야 할 가치일 것이다.
    2026-08-05 22:02:45 이수영 칼럼니스트
  • AI가 도시를 운영하는 시대 온다… 부산 벡스코 2026 WSCE서 Physical AI시대 스마트 도시 거버넌스 해법 모색
    공연/전시

    AI가 도시를 운영하는 시대 온다… 부산 벡스코 2026 WSCE서 Physical AI시대 스마트 도시 거버넌스 해법 모색

    - Physical AI 기반 AI-Native City 시대, AI의 책임과 법·제도 방향 논의 - AI·스마트시티·법률·사이버보안 전문가 참여… 신뢰 가능한 미래 도시 모델 제시
    인공지능(AI)이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세계의 도시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Physical AI 시대를 맞아, 미래 도시의 새로운 운영 방식과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 및 글로벌 거버넌스 방향을 논의하는 전문 컨퍼런스가 부산에서 열린다."Physical AI 시대, 스마트·AI 도시의 법·제도와 글로벌 거버넌스" 컨퍼런스가 오는 2026년 9월 11일(금)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관 메인 스테이지에서 개최된다.이번 행사는 250석 규모의 월드 스테이지에서 진행되며, AI정책과 입법연구소가 주최하고 변혁법제정책연구소,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스마트AI경영연구소, 부산경제통계연구원, 사이버안보연구소, ㈜메타플래그가 공동 주관한다. 또한 2026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WSCE)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AI·스마트시티·법제·사이버보안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미래 도시 거버넌스 방향을 모색한다.이번 컨퍼런스는 스마트시티가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단계를 넘어 AI가 교통, 재난안전, 행정, 에너지 등 도시의 물리적 시스템 운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미래 도시가 갖춰야 할 기술 전략과 법·제도적 대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특히 Physical AI 시대에는 AI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AI의 판단과 행동에 대한 책임 체계, 시민 안전 확보, 사이버보안 강화, 국제적 협력체계 구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AI·스마트시티·법제·사이버보안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뢰할 수 있는 AI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이번 컨퍼런스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Physical AI 기반 AI-Native City 시대, 도시를 운영하는 AI의 책임과 법·제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주제로 AI 의사결정 책임성, AI City Act 필요성, 글로벌 AI 규범과 국제표준, 스마트·AI 도시 거버넌스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행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진행된다. 개회식에서는 박민해 부산중구의회 의원이 전체 사회를 맡으며, 이수영 AI정책과 입법연구소 의장이 개회사를 이어 조용호 변혁법제정책연구소 소장의 환영사와 함께 박홍배 국회의원, 이명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상임감사가 축사를 통해 미래 도시 혁신과 AI 기반 사회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첫 번째 세션은 "AI는 도시를 어떻게 운영하는가? Physical AI 시대의 도시 혁신과 AI-Native City"를 주제로 진행된다.기조발표에서는 이수영 AI정책과 입법연구소 의장이 "Physical AI 시대의 도시 전략과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제로 발표하며, AI가 도시 운영에 참여하는 새로운 환경에서 필요한 정책 방향과 국제 협력 과제를 제시한다.이어 김민호 한국해양대학교 AI공학부 교수는 "도시 운영체계를 혁신하는 AI 기술과 미래 도시"를 주제로 AI 기반 도시 운영 기술의 발전 방향을 발표하고, 박영수 동의과학대학교 소방재난학과 교수는 "재난안전 AI도시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주제로 AI 기반 재난 대응과 도시 회복력 확보 방안을 논의한다.이후 진행되는 패널 토론에서는 이수영 AI정책과 입법연구소 의장이 좌장을 맡고, 손판도 동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민재명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AI경영학과 객원교수, 배정철 부산대학교 STI센터 겸임교수, 박영수 동의과학대학교 교수, 김민호 한국해양대학교 AI공학부 교수가 참여해 AI-Native City 구현 전략과 미래 도시 운영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두 번째 세션은 "Physical AI 시대, 신뢰할 수 있는 도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법·제도와 사이버보안,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제로 진행된다.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Physical AI가 사고를 내면, 누가 책임지는가?"를 주제로 AI 시스템 사고 발생 시 책임 구조와 법·제도 설계 방향을 발표한다.이어 이 진 사이버안보연구소 소장은 "부산형 스마트시티 통합 및 보안 내재화"를 주제로 스마트시티 환경에서 요구되는 사이버보안 전략과 안전한 도시 운영 체계를 제시한다.패널 토론에서는 조용호 변혁법제정책연구소 소장, 이진우 경성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이동수 ㈜다이버시티 하우스 대표,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이 진 사이버안보연구소 소장이 참여해 AI 도시의 법적 책임, 보안 체계, 글로벌 거버넌스 방향을 논의한다.이수영 AI정책과 입법연구소 의장은 “Physical AI의 등장은 인공지능이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세계의 도시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전환점”이라며 “AI 기반 교통, 재난안전, 스마트 인프라 등은 도시의 효율성과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가능성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그러나 현실 세계와 연결된 AI는 잘못된 판단이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경우 단순한 정보 오류를 넘어 도시 기능의 마비, 시민 안전 위협,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이나 안전과 책임을 확보하기 위한 법·제도·정책적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 의장은 미래 AI 도시 거버넌스 방향으로 PACT 기반의 접근을 제안하며 “AI 시대에 맞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Policy & Law, AI 의사결정과 시스템 운영에 대한 책임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Accountability, 정부·기업·시민·국제기구가 함께 만드는 협력 체계인 Collaboration, 그리고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AI 도시를 구현하는 Trust가 미래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미래 도시는 단순히 AI가 적용된 도시가 아니라 AI를 안전하고 책임 있게 운영할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며 “이번 컨퍼런스가 기술과 법·제도, 국제표준을 연결하고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도시 거버넌스를 선도하기 위한 중요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번 컨퍼런스는 AI 기술과 법·제도·국제표준을 연계한 신뢰 가능한 AI 도시 모델을 제시하고, Physical AI 시대 대한민국의 스마트·AI 도시 거버넌스 방향을 모색하는 장이 될 예정이다.
    2026-08-04 06:55:34 정진욱
  •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AI는 장애인의 삶을 대신 결정할 수 있는가
    인권/복지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AI는 장애인의 삶을 대신 결정할 수 있는가

    AI 시대에도 장애인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은 양보할 수 없는 권리다
    "당신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AI가 추천했습니다."앞으로는 익숙해질 문장이다. AI는 장애인의 건강정보와 복지서비스 이용기록, 이동 패턴, 생활환경, 의료정보 등을 분석해 필요한 서비스를 추천하고, 위험을 예측하며, 정책의 우선순위를 제시할 수 있다. 행정은 더 빠르고 정교해질 것이며, 맞춤형 복지 역시 한층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잠시 멈춰야 한다.추천과 결정은 같은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AI는 어떤 서비스가 적합한지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다. 이 원칙은 AI 시대에도 결코 달라져서는 안 된다. 과거 장애인 복지는 '보호'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무엇이 장애인에게 좋은지 사회와 전문가가 먼저 판단하고, 장애인은 그 결정을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선의에서 출발한 제도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장애인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 한계도 있었다.오늘날 장애인 정책은 다른 방향을 지향한다.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의 주체로 바라본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개념이 바로 자기결정권(Self-Determination)이다. 자기결정권은 단순히 선택할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어디에서 살아갈 것인지, 누구와 관계를 맺을 것인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배우며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권리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역시 이러한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협약 제12조는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법적 능력을 인정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으며, 제19조는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를 강조한다.AI 역시 이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가 활동지원서비스의 이용 시간을 추천하거나 재활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사실상의 결정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행정 담당자가 "AI가 이렇게 분석했습니다."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는다면, 장애인의 선택권은 점차 좁아질 수 있다. 우려되는 것은 AI가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삶의 다양성을 하나의 기준에 맞추기 시작하는 순간이다.AI는 가장 일반적인 패턴을 잘 찾아낸다. 그러나 사람의 삶은 평균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도 원하는 삶의 방식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선택할 수 있고,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를 원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직업훈련에 도전하고 싶어 하고, 또 다른 사람은 현재의 일상을 유지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AI는 이러한 선택을 대신할 수 없다. 선택에는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는 가치와 경험, 희망과 관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의 최종 결정(Human Agency)'이다. AI는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최종적인 결정은 언제나 사람의 몫이어야 한다. 특히 장애인 복지에서는 이 원칙이 더욱 중요하다. 장애인의 삶은 효율성보다 존엄이 우선되어야 하며, 편의보다 권리가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AI는 더 나은 결정을 돕는 조력자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삶의 방향을 대신 선택하는 관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에서도 이러한 원칙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이라는 민주적 원칙을 확인하는 과정이다.장애인 복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AI는 장애인을 대신 결정하는 AI가 아니다. 장애인이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AI다. 복지의 목적은 삶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AI 시대에도 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기술은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선택의 권리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장애인의 삶은 알고리즘이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AI는 그 길을 함께 비추는 동반자가 될 수는 있어도, 목적지를 대신 정하는 안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AI 대전환 시대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장애인 복지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며,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 결코 양보될 수 없는 이유다.
    2026-08-03 10:46:35 이수영 칼럼니스트
  •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AI는 장애인을 더 자유롭게 만드는가
    IT/과학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AI는 장애인을 더 자유롭게 만드는가

    - AI 대전환 시대, 장애인 복지의 미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① - AI 시대에도 장애인의 권리는 헌법과 인권에서 시작된다
    "죄송합니다. 얼굴을 인식할 수 없습니다."안면인식 시스템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음성인식 AI가 뇌병변장애인의 발음을 알아듣지 못한다.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AI 서비스가 이미지 속 정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발달장애인이 AI 챗봇의 복잡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 필요한 복지 정보를 찾지 못한다.AI는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장애인의 삶 역시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복지 상담, 민원 안내, 건강관리, 재활서비스 등 장애인과 밀접한 영역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AI는 장애인의 이동을 돕고, 의사소통을 지원하며, 학습과 고용의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미지 설명 서비스, 청각장애인을 위한 실시간 자막과 수어 기술, 발달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학습지원, 중증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보조기술(AAC) 등 AI는 장애인의 삶을 더욱 독립적이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AI는 정말 장애인을 더 자유롭게 만들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AI를 '장애를 극복하는 기술'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표현은 장애를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라보는 오래된 관점에 머물러 있다. 오늘날 장애인권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장애는 개인의 신체적 특성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 환경과 장벽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휠체어 이용자가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휠체어 때문이 아니라 계단 때문이다. 청각장애인이 정보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청각장애 때문이 아니라 자막과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장애 때문이 아니라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시스템 때문인 경우가 많다. 아무리 뛰어난 AI가 개발되더라도 사회가 장애인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설계한다면 AI는 자유를 확대하는 기술이 아니라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AI 시대에도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AI가 새로운 사회 인프라가 될수록 우리는 더 신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의 민원서비스가 AI 챗봇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발달장애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을까? 음성인식 시스템이 말더듬이나 뇌병변장애인의 발화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서비스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화면낭독기(Screen Reader)와 생성형 AI가 충분히 호환되지 않는다면 디지털 전환은 누구에게 편리한 것일까?AI가 장애인을 차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 기술은 설계되는 방식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될 수 있다. 문제는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와 기술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장애인의 다양한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결국 AI는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환경을 학습한다. 이 점에서 AI 시대 장애인 복지는 새로운 질문과 마주한다. 기술은 누구를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는가? AI는 누구의 목소리를 학습하고 있는가? 누구의 얼굴을 표준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AI는 장애인을 '배려'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아니면 '권리'의 주체로 존중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장애인 복지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장애인 복지를 보호와 지원의 관점에서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제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유엔 「장애인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CRPD)」은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모든 권리를 동등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의 주체로 선언했다. 장애인의 정보 접근권, 의사소통의 자유,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은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권의 문제라는 것이다. AI 시대에도 이 원칙은 달라질 수 없다. 오히려 AI가 사회 전반의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할수록 장애인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 AI의 오류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의 교육 기회와 고용, 복지서비스 이용, 사회참여를 제한하는 인권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역시 AI 3대 강국을 목표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AI 선도국은 기술을 가장 빨리 도입하는 국가가 아니라, 기술 발전 속에서도 인간의 권리를 가장 충실하게 보호하는 국가여야 한다. 특히 장애인에게 AI는 편리한 기술을 넘어 사회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새로운 배제를 만들어내는 장벽이 될 수도 있다. 결국 AI의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는 이러한 관점을 '장애포용 AI(Disability-Inclusive AI)'라고 부르고자 한다. 장애포용 AI란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기술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술을 설계하는 처음 단계부터 장애인을 동등한 시민이자 권리의 주체로 고려하는 AI를 의미한다. 이는 장애인을 사후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AI를 만드는 철학이다.AI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더 똑똑해지고, 더 빠르게 학습하며, 더 많은 일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변해서는 안 되는 원칙이 있다. 장애인의 권리는 기술보다 앞선다. AI는 장애인을 대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이 자신의 삶을 더욱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존재한다. AI는 장애를 극복하는 기술이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확장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AI 대전환 시대에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가장 포용적인 기술이다. 그것이 장애인 복지의 미래이며, AI 시대에도 끝까지 지켜야 할 인간 중심 복지국가의 출발점이다.
    2026-07-31 06:56:42 이수영 칼럼니스트
  • [이수영의 IT 칼럼] 빠르고 똑똑한 'AI 복지' ... 모두에게 안전한가
    IT/과학

    [이수영의 IT 칼럼] 빠르고 똑똑한 'AI 복지' ... 모두에게 안전한가

    - AI 복지 가장 취약한 사람이 가장 먼저 보호 받아야 - 장애인·고령자·정보취약층 소외되지 않게, 기술을 통한 이용 지원 필요
    AI는 복지를 더욱 빠르고 똑똑하게 만들고 있다. 위기가구를 조기에 발견하고, 복지서비스를 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추천하며,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AI는 이미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할수록 또 하나의 질문이 제기된다.AI 복지는 과연 모든 국민에게 안전한 복지일까? 우리는 흔히 디지털 보안을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기술로 이해한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복지에서 말하는 안전은 조금 다르다. 복지의 안전은 단순히 시스템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AI 시대의 디지털 보안은 서버가 안전한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안심하고 AI 복지를 이용할 수 있는가를 묻는 개념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가장 취약한 사람이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한다. 복지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다.고령자, 장애인, 저소득층, 독거노인, 디지털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국민일수록 복지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AI 기반 복지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이들은 새로운 위험에 가장 먼저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AI 챗봇을 활용한 복지 상담이 일반화된다면,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은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모바일 인증이 기본 절차가 된다면 디지털 기기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국민은 신청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술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제공될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한 제공이 곧 공정한 이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복지는 가장 편리한 사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가장 어려운 사람도 이용할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 수도 있다. AI는 기존의 복지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잘못 설계된다면 새로운 사각지대를 만들 수도 있다. 이른바 디지털 사각지대(Digital Divide)다.과거 복지 사각지대가 정보 부족이나 행정 접근성에서 비롯되었다면, AI 시대에는 디지털 역량과 접근성의 차이가 새로운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층, 장애인, 농어촌 거주자, 정보취약계층은 AI 기반 복지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오히려 복지로부터 더 멀어질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AI 복지는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큼이나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국제사회 역시 AI 시대의 포용성을 중요한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엔의 「장애인권리협약(CRPD)」은 디지털 환경에서도 장애인의 동등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인공지능 윤리 권고」는 AI가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거나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OECD 또한 AI 정책의 핵심 가치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제시하며, AI의 혜택이 특정 계층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공정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문제다.포용적 디지털 보안(Inclusive Digital Security)은 새로운 복지 원칙이 되어야 한다. 필자는 AI 복지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해질 원칙 가운데 하나를 포용적 디지털 보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능력이나 환경에 관계 없이 안전하게 AI 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사회적 안전체계를 의미한다.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AI 복지서비스는 디지털 이용이 어려운 국민을 고려한 대면 서비스와 비대면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는 '디지털 플러스 원(Digital Plus One)' 원칙을 가져야 한다. 둘째, 장애인과 고령자, 정보취약계층을 고려한 유니버설 디자인과 접근성 기준을 AI 시스템 개발 단계부터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셋째, AI 기반 복지서비스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절차로 제공되어야 하며, 국민이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인간 상담체계를 항상 함께 유지해야 한다. 넷째, AI의 보안은 시스템을 지키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국민이 자신의 데이터를 신뢰하고 서비스를 안심하며 이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 보안, 알고리즘 안전성을 하나의 통합된 신뢰체계로 설계해야 한다.기술의 발전은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AI는 앞으로 복지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누군가를 남겨두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진정한 혁신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복지는 가장 빠른 사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가장 늦게 도착하는 사람도 함께 갈 수 있도록 만드는 제도다.AI도 마찬가지다. AI는 가장 디지털에 익숙한 사람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는 기술이어야 한다. AI 대전환 시대의 복지국가는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진 국가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만드는 국가여야 한다. 그것이 필자가 말하는 포용적 디지털 보안의 의미이며,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아야 할 사람 중심 복지국가의 새로운 원칙이다.
    2026-07-30 18:52:11 이수영 칼럼니스트
  •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복지의 미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IT/과학

    [이수영의 IT 칼럼] AI 대전환 시대, '복지의 미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 신뢰 기반 디지털 복지국가(Trust-based Digital Welfare State)
    AI는 복지를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복지의 목적은 바꿀 수 없다.: 신뢰 기반 디지털 복지국가(Trust-based Digital Welfare State)AI 시대 복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답은 분명하다. 복지는 언제나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AI는 그 목적을 더 잘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신뢰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제도에서 만들어진다. 전 세계는 AI 기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누가 더 뛰어난 AI를 개발하는지,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지, 누가 더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복지는 국민의 삶과 기본권을 다루는 공공정책이다. 복지의 경쟁력은 가장 뛰어난 AI를 가진 국가에서 나오지 않는다. 가장 신뢰받는 AI를 가진 국가에서 나온다.국민은 AI가 완벽하기 때문에 신뢰하는 것이 아니다. 왜 자신이 지원 대상이 되었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믿음, 자신의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호된다는 믿음, AI의 판단에 문제가 있을 때 사람이 다시 검토하고 책임진다는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AI를 신뢰하게 된다. 결국 AI 시대 복지의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신뢰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법과 제도, 그리고 국가의 책임을 통해 만들어진다.신뢰 기반 디지털 복지국가는 다음의 원칙 위에서 완성된다. 필자는 AI 시대 복지국가가 지향해야 할 여섯 가지 원칙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AI는 인간의 존엄과 평등, 사회적 연대라는 헌법적 가치 안에서 활용되어야 한다. 둘째, 복지 데이터 거버넌스(Welfare Data Governance)다. 복지 데이터는 행정정보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담은 정보이며, 책임 있고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셋째, 디지털 낙인(Digital Stigma)을 경계해야 한다. AI는 사람을 분류할 수는 있지만, 사람의 삶을 규정해서는 안 된다. 넷째, 인간 중심 AI 의사결정(Human-Centered AI Decision-Making)이다. AI는 정책결정을 지원할 수 있지만, 국민의 권리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언제나 사람이어야 한다. 다섯째, AI 복지는 정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설계하고 검증해야 한다. 여섯째, 포용적 디지털 보안(Inclusive Digital Security)이다. AI는 가장 디지털에 익숙한 사람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복지여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원칙이 하나로 모일 때 비로소 신뢰 기반 디지털 복지국가(Trust-based Digital Welfare State)가 완성된다. 이 원칙들은 새로운 규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AI가 국민의 신뢰 속에서 지속가능하게 활용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이다.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정부를 구축해 왔다. 행정의 디지털 전환 속도도 빠르고, AI 기술 역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경쟁은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앞으로의 경쟁은 AI를 얼마나 책임 있게 활용하는 국가인가에 달려 있다.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가 아니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AI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 데이터를 가장 많이 수집하는 국가가 아니라, 데이터를 가장 책임 있게 활용하는 국가. 행정을 가장 빠르게 처리하는 국가가 아니라, 국민이 가장 안심하고 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국가. 그것이 AI 시대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복지국가의 모습이다.AI는 수단이고, 복지는 목적이다. AI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더 정교한 예측을 하며, 더 빠른 행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복지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복지는 국민이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국가가 곁에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AI는 사람보다 빠를 수 있다. 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존엄을 대신 판단할 수는 없다. AI는 복지를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복지의 목적은 바꿀 수 없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복지는 언제나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기술보다 사람이 먼저고, 그 바탕에는 헌법이 있어야 한다. 이 원칙은 AI 대전환 시대에도 결코 변하지 않을 대한민국 복지국가의 기준이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신뢰 기반 디지털 복지국가의 출발점이다.
    2026-07-29 15:41:39 이수영 칼럼니스트
  • “딜러 수보다 중요한 건 전문성”… 내팔, 분야별 전문 딜러 네트워크 강화
    산업/재계

    “딜러 수보다 중요한 건 전문성”… 내팔, 분야별 전문 딜러 네트워크 강화

    전기차·수입차·튜닝카·슈퍼카 등 차량별 전문 딜러가 매입 경쟁력 높아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중고차 내차팔기 시장은 단순히 많은 딜러보다 차량 특성과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는 전문 딜러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최근에는 전기차를 비롯해 수입차, 희소 차량, 튜닝카, 슈퍼카 등 일반적인 대중 차량과 다른 특성을 가진 차량 거래가 늘어나면서 차량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딜러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일반 딜러들 사이에서는 대중적이지 않은 차들이라는 이유로 시세 평가가 낮게 형성되는 반면, 해당 차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딜러에게는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상태와 제조사 보증 조건, 충전 이력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며, 수입차는 브랜드별 유지관리 이력과 옵션 구성, 튜닝카는 구조 변경 및 튜닝 완성도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중고차 거래 플랫폼 '내팔' 측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차량 분야별 전문 딜러 네트워크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내팔 관계자는 "예전에는 단순히 참여 딜러 숫자가 많으면 좋은 거래 환경이라고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차량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느냐가 실제 견적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준다"며 "내팔은 일반 차량뿐 아니라 수입차, 전기차, 튜닝카, 슈퍼카 등의 견적 의뢰가 많은데, 각 분야의 전문 경험을 갖춘 딜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같은 차량이라도 이를 잘 이해하는 딜러를 만나느냐에 따라 평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며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치를 인정하는 견적과 투명한 거래 과정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중고차 내차팔기 시장에서는 실거래 만족도와 현장 감가 최소화, 신뢰 중심 거래 문화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6-07 23:16:40 정민오
  • “카카오톡 멈춰도 상관없다?” 공동파업 임박 카카오에 싸늘한 시선
    산업/재계

    “카카오톡 멈춰도 상관없다?” 공동파업 임박 카카오에 싸늘한 시선

    AI 경쟁력·주가·신뢰 모두 흔들리는데 성과급 갈등까지… “연대보다 돈만 남았다” 비판 확산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전체 파업 위기에 놓였다. 카카오 본사를 포함해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까지 파업권을 확보하면서, 카카오 공동체 전체가 창사 이래 초유의 노사 갈등 국면에 들어섰다. 카카오 노조측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오는 6월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카카오 본사 앞 판교역 일대에서 1200명 규모의 집회를 예고했다.하지만 여론은 예상보다 훨씬 냉담하다. 과거 노동운동이 사회적 약자 보호와 노동 환경 개선이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지지를 받았다면, 최근 IT·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중심 투쟁은 오히려 대중적 반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카카오 사측은 2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특히 "지금은 생존과 미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AI 전환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과 비용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실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시장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한때 17만 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4만 원대로 내려앉았고, 투자자들의 실망감도 누적되고 있다. 계열사 쪼개기 상장 논란, 경영진 주식 매각, 사법 리스크, 서비스 개편 혼선 등에 이어 AI 전략 부진 논란까지 겹치면서 '국민 플랫폼'이라는 상징성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 상황에서 성과급 확대를 둘러싼 노사 충돌이 격화되자, 주주들과 이용자들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지고 있다.실제 관련 여론도 싸늘하다. "주가는 반토막이 났는데 무슨 성과급 파업이냐", "회사가 성장해야 노동자도 존재하는 것 아니냐", "카카오톡 대체 서비스는 얼마든지 나온다"는 등의 비판적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AI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에서 내부 갈등만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물론 노동자의 정당한 보상 요구 자체를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IT업계 특성상 성과 압박과 장시간 노동, 고강도 업무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에 대한 보상 체계 개선 요구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다만 문제는 '시점'과 '사회적 설득력'이다.기업 가치와 주가가 장기간 하락하고,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시장 신뢰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고강도 성과급 투쟁이 얼마나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인력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기업·플랫폼 기업 노조의 고액 성과급 요구는 일반 대중에게 상대적 박탈감으로 비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더욱이 IT기업 파업은 과거 제조업 중심 파업과 양상도 다르다. 상당수 서비스가 자동화·시스템화돼 있어 실제 서비스 중단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상징적 파업”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한국 사회 노동운동의 방향성과 플랫폼 기업의 책임, 그리고 주주·노동자·이용자 간 균형 문제까지 함께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과거 노동운동이 '함께 살아야 한다'는 연대의 메시지를 강조했다면, 오늘날 일부 대기업 노조는 '얼마를 더 가져갈 것인가'라는 프레임 속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카카오는 IT 플랫폼 기업을 넘어, 카카오톡과 라이언·춘식이 등 친숙한 캐릭터를 통해 아이부터 성인까지 남녀노소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국민 플랫폼'에 가까운 존재가 됐다. 그렇기에 이번 노사 갈등과 공동파업 위기 역시 단순한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더 큰 아쉬움과 피로감으로 다가온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AI 전환과 글로벌 경쟁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시기 속에서, 이용자와 주주, 노동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카카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2026-05-30 14:07:29 정민오
  • “중고차 팔 때 핸드폰 꺼낸다”… 달라진 소비자들, 내차팔기 플랫폼 직접 써보니
    산업/재계

    “중고차 팔 때 핸드폰 꺼낸다”… 달라진 소비자들, 내차팔기 플랫폼 직접 써보니

    직장인·주부·시니어 이용자들 “편해진 건 맞지만, 결국 중요한 건 신뢰”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예전에는 중고차 판다고 하면 괜히 긴장부터 됐어요."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8) 씨는 최근 5년 가까이 타던 SUV 차량을 정리하며 처음으로 내차팔기 플랫폼을 이용했다. 차량번호와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자 여러 업체 견적이 한 번에 들어왔고, 상담부터 거래까지 대부분 스마트폰 안에서 진행됐다.그는 "예전에는 중고차를 팔려면 영업사원에게 이야기하거나, 중고차 시장에 직접 가서 여러 딜러를 만나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견적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편했다"고 말했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고차 거래는 정보와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영역에 가까웠다. 시세를 잘 모르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고차 거래는 어렵다"는 인식도 강했다.하지만 모바일 플랫폼 시장이 성장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앱을 통해 견적을 비교하고, 탁송 기사와 비대면 거래를 진행하는 방식까지 발전하면서 소비자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경기 용인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50) 씨는 최근 집에서 타던 세컨드카를 여러 내차팔기 플랫폼을 비교해봤다. "견적을 한 번에 받아보는 건 정말 편했다"면서도 "처음 들은 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어서 플랫폼마다 느낌이 다르더라"고 말했다. 이어 "상담 응대나 감가 설명이 얼마나 납득되는지도 중요하게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시니어 세대의 반응도 달라지고 있다.은퇴 후 타던 차를 정리했다는 이모(65) 씨는 "예전에는 중고차를 판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졌는데, 요즘은 집 앞에서 탁송 기사와 거래하는 방식이라 훨씬 심리적 부담이 적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고차 어플이 많아지다 보니 어디를 믿어야 할지 고민은 여전히 된다"고 했다.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단순히 '최고가'는 기본이고, 처음 제시한 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 차이, 감가 방식, 딜러 응대 경험 등 거래 과정 전체를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다른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광고 경쟁과 이용자 확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거래 만족도와 재이용 경험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이제는 한 플랫폼만 보기보다 여러곳을 비교해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공격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내차팔기'라는 개념 자체를 대중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헤이딜러'가 있고, '케이카' 등 중고차 판매 업체들도 내차팔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후발 플랫폼들은 신생 업체들은 단순 광고 경쟁보다 비교 견적과 신뢰 관리, 비대면 거래 편의성 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내차팔기의 줄임말인 '내팔' 역시 여러 업체 견적 비교와 상담 편의성을 강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특히 내차팔기 시장 특성상, 최근에는 단순 광고 규모보다 어떤 업체가 신뢰 가능한 딜러를 얼마나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조금 더 비싸게 팔기'만이 아니다.내 차 정보를 맡겨도 괜찮을 곳, 처음 들은 이야기와 마지막 거래 조건이 크게 다르지 않은 곳, 거래 과정 자체에서 피로감을 주지 않는 곳이다.내차팔기 플랫폼 경쟁 역시 이제는 단순 가격이 아니라 ‘거래 경험’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2026-05-30 14:07:17 정민오
  • 중고차 내차팔기 시장, 최고가 신뢰 경쟁
    산업/재계

    중고차 내차팔기 시장, 최고가 신뢰 경쟁

    광고 전쟁 넘어 거래 만족도 시대로… 소비자들 “한 곳만 믿지 않는다”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중고차를 팔아본 사람들은 안다. "사는 것처럼 파는 것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말을. 직접 대면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바일 앱, 어플 등을 활용한 온라인을 통해서다.같은 차량이라도 견적 차이가 크다. 수십만 원은 기본이고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벌어진다. 감가 기준도 다르고 상담 방식도 다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두세 곳 이상 견적을 비교한다. 보험이나 대출 금리를 비교하듯 이제는 '내 차 값'도 비교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하지만 소비자들의 고민은 단순히 "얼마를 더 쳐주느냐"에만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어디를 믿을 수 있느냐"다.한때 온라인 중고차 시장은 허위매물 광고가 포털과 커뮤니티를 뒤덮으며 사회 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싼 가격을 내세운 광고에 소비자들이 몰렸고,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뿐 시니어 소비자, 고학력 전문직들까지 피해 사례가 이어졌다. "급매겠지", "땡처리 차량인가 보다"라는 심리가 작동했기 때문이다.내차팔기 시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플랫폼들은 '최고가'와 '당일 입금' 등을 앞세우지만 실제 거래 과정에서 감가나 조건 변경 문제로 소비자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제시한 가격과 실제 거래 금액 차이가 크거나, 과도한 고가 견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한 뒤 현장에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가장 높은 견적이 아니라, 실제 거래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신뢰 가능한 가격이라는 얘기다.모바일을 통해 택시를 부르고, 음식을 주문 배달하는 등의 현실에서 모바일 기반 내차팔기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헤이딜러' 등이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통해 '내차팔기'라는 개념 자체를 대중화했고, 스마트폰으로 시세를 비교하고 견적을 받는 방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여기에 '엔카' 같은 기존 중고차 플랫폼은 물론 캐피탈·금융사들까지 자사 금융상품 확대를 위해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고차 금융과 할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량 거래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거나 연계 서비스를 강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케이카'처럼 직영 인증 중고차를 내세우는 업체들도 안정적인 매입 물량 확보를 위해 내차팔기 서비스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점별 재고 상황이나 매입 전략에 따라 견적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들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어디서 가장 비싸게 파느냐"보다 '거래 과정이 얼마나 투명하고 일관되게 진행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한 것이다.이런 흐름 속에서 후발 플랫폼들은 단순 광고 경쟁보다 '신뢰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여러 업체 견적을 비교하되 무리한 고가 유인보다는 실제 거래 가능성과 상담 품질 관리에 무게를 두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소비자들이 단순 최고가보다 "처음 금액과 실제 거래 금액 차이가 적은 곳"을 더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내차팔기 플랫폼 '내팔'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비교 견적과 신뢰 사이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내팔은 여러 업체 견적을 한 번에 받아볼 수 있도록 하되, 실제 거래 가능성이 높은 견적과 신뢰 가능한 딜러 관리에 무게를 두는 방식이다. 내팔은 중고차, IT 업력의 베테랑 경영진이 중고차 매매업계와 소비자의 니즈를 고려한 운영 방식으로 관심 받고 있다. 특히 내차팔기 시장 특성상 소비자는 차량번호와 사고이력, 연락처 등 민감한 정보를 플랫폼에 제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단순 광고 규모보다 어떤 업체가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딜러들과 연결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내차팔기 시장이 광고와 입찰 참여 경쟁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거래 만족도와 재이용률 경쟁 단계로 넘어가고있다"며 "결국 소비자들은 가장 비싸게 사준다는 곳보다 가장 덜 피곤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내차팔기 플랫폼 경쟁 역시 이제는 단순 가격이 아니라 신뢰의 싸움으로 넘어가고 있다.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2026-05-20 13:52:11 정민오
  • [정민오의 시선] 중고차 시장에서도 시작된 ‘대면 회피’
    IT/과학

    [정민오의 시선] 중고차 시장에서도 시작된 ‘대면 회피’

    “딜러 만나기 부담”…중고차 시장 덮친 ‘대면 피로감’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택시를 앱으로 부르고, 음식 주문도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은행 창구 대신 모바일 앱을 이용하고, 카페에서는 모바일로 사전 주문한다. 사람을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소비가 가능한 시대다.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생활 전반에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의 행동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을 직접 만나야 가능했던 거래들조차 이제는 '굳이 대면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로 재편되는 분위기다.한때 대표적인 '대면 시장'으로 꼽혔던 중고차 업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과거 중고차를 판다는 것은 꽤 피곤한 일이었다. 직접 매매단지를 찾아 여러 딜러를 만나고, 차량 상태를 설명하고, 현장에서 감가 이유를 들으며 가격 협상을 반복해야 했다. 누군가에게는 정보 탐색 과정이었지만, 적지 않은 소비자에게는 감정 소모에 가까운 경험이었다.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차량 번호와 사진 몇 장만 등록하면 여러 업체의 견적을 비교하고, 차량 평가와 판매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 중심으로 "딜러를 직접 상대하는 과정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실제 최근 중고차 플랫폼들에서 공개한 자료에서도 비대면 거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내차팔기 업체인 내팔은 내차팔기 서비스 신청 건수에서 "비대면 거래 비율이 대면 거래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중고차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언택트 문화 확산 이상의 변화로 해석한다. 과거에는 흥정과 대면 설득이 중고차 거래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플랫폼 신뢰도와 데이터 투명성이 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사람보다 데이터와 비교견적 시스템을 더 신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판매뿐 아니라 구매 역시 마찬가지다. 비대면 거래 확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실제 차량 상태와 온라인 정보 차이, 현장 감가 문제, 성능 진단 신뢰성은 여전히 시장의 숙제로 남아 있다. 중고차는 "실제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차량을 판매하는 소비자는 예상보다 낮아진 가격에 대한 불만을, 구매자는 차량 상태에 대한 불안감을 여전히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비대면 거래가 완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직접 보지 않아도, 데이터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 시스템 뒷단에서 얼마만큼 개입해서 불안을 걷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어쩌면 지금 중고차 시장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단순한 거래 방식 변화가 아닐지도 모른다.'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사회'로 이동하는 소비 문화의 단면일 수 있다.정민오 기자 auto@dailyt.co.kr
    2026-05-17 22:41:33 정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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