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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

기자가 쓴 기사
  • [자원순환의 날] 버리는 사회에서 돌려 쓰는 사회로 … “쓰레기 줄이는 시민의 하루가 지구를 바꾼다”
    환경

    [자원순환의 날] 버리는 사회에서 돌려 쓰는 사회로 … “쓰레기 줄이는 시민의 하루가 지구를 바꾼다”

    - 매년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 … 9와 6에 순환의 의미 담아 - 올해 주제는 ‘약속을 넘어 실천으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 리필·수리·재사용·나눔까지 생활 속 자원순환 범위 넓혀야
    매년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과 자원을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하고, 폐기물을 다시 생산 과정으로 돌려보내자는 취지로 마련된 환경기념일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폐기물도 소중한 자원’이라는 국민적 인식을 확산하고 생활 속 자원순환 실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9년부터 9월 6일을 자원순환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날짜에 사용된 숫자 ‘9’와 ‘6’은 서로 뒤집으면 같은 형태가 된다는 점에서 자원이 끊임없이 순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올해로 18회를 맞은 자원순환의 날 기념행사는 9월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약속을 넘어 실천으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다. 기념행사에서는 자원순환 정책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순환이용성 평가제도 등을 소개하고 폐플라스틱·커피박·종이팩·폐섬유 등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자원순환 마켓도 운영한다. ‘재활용’보다 먼저 해야 할 일자원순환이라고 하면 흔히 쓰레기를 종류별로 나눠 버리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자원순환은 분리배출보다 앞선 단계에서 시작된다.가장 우선해야 할 행동은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폐기물이 된 뒤 재활용하는 것보다 애초에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편이 자원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그다음은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다시 쓰고,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하며,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일이다. 중고 거래와 의류·장난감 나눔, 다회용기 이용, 리필제품 구매도 모두 자원순환에 포함된다.제품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 비로소 올바른 분리배출이 필요하다. 재활용품에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남아 있거나 서로 다른 재질이 섞여 있으면 선별과 재활용이 어려워진다. 내용물을 비우고, 가볍게 헹구고, 재질별로 분리한 뒤 지정된 장소에 배출하는 기본 원칙이 중요한 이유다.시민이 실천할 수 있는 ‘자원순환 7계명’첫째, 장바구니와 텀블러, 다회용기를 생활화한다.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는 일회용 수저와 빨대를 받지 않는 선택도 가능하다.둘째, 필요한 만큼만 구매한다. 특히 식재료는 냉장고에 있는 품목을 확인한 뒤 구입하고, 유통기한이 가까운 식품부터 사용하는 습관을 들인다.셋째, 리필제품과 포장이 적은 제품을 선택한다. 세제와 화장품 등의 용기를 반복해 사용하면 새 용기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 소비를 줄일 수 있다.넷째, 고장 난 제품은 버리기 전에 수리 가능성을 확인한다. 가전제품과 가구, 의류의 사용기간을 늘리는 것은 새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이다.다섯째, 사용하지 않는 의류·책·장난감·생활용품은 중고 판매나 기부, 교환을 통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한다.여섯째, 투명 페트병은 내용물을 비우고 헹군 뒤 라벨을 제거해 압착한다. 종이상자는 테이프와 송장, 비닐 코팅 부분을 제거하고 펼쳐 배출한다. 여러 재질이 섞여 분리가 어려운 제품은 지역별 배출기준을 확인해야 한다.일곱째, 폐건전지와 형광등, 의약품, 소형 폐가전은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지 말고 별도 수거함이나 지정된 회수처를 이용한다.생산 단계부터 바뀌어야 완성되는 순환경제시민의 실천만으로 모든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도 수리와 부품 교체가 쉽고, 사용 후 재활용하기 좋은 제품을 설계해야 한다. 불필요한 이중·삼중 포장을 줄이고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마다 다른 분리배출 기준을 시민이 쉽게 이해하도록 안내하고, 재활용품이 실제 원료와 제품으로 다시 사용될 수 있도록 선별·세척·재생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재사용 용기 회수망과 수리센터, 공유·나눔 공간 같은 생활 기반시설도 중요하다.자원순환은 쓰레기를 어디에 버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제품을 만들고, 무엇을 구입하며, 얼마나 오래 사용한 뒤 어떤 방식으로 다시 순환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경제와 생활 방식의 전환이다.기자의 시선분리배출을 열심히 한다는 이유로 일회용품을 마음껏 소비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재활용 과정에도 수거와 운송, 세척, 파쇄, 재생을 위한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간다. 오염되거나 여러 재질이 결합된 제품은 분리배출을 해도 실제 재활용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자원순환의 출발점은 쓰레기통 앞이 아니라 물건을 구매하기 직전이다. ‘정말 필요한가’, ‘다시 채워 쓸 수 있는가’, ‘고쳐서 더 사용할 수 있는가’를 한 번 더 묻는 시민의 선택이 생산 방식까지 바꾼다.9월 6일 하루의 기념행사보다 중요한 것은 나머지 364일의 습관이다. 쓰지 않는 물건 하나를 나누고, 일회용품 하나를 거절하며, 버리려던 제품 하나를 고쳐 쓰는 작은 행동이 모일 때 자원순환은 구호가 아니라 일상이 된다.
    2026-09-03 07:08:03 정진욱
  •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이순신 ‘백의종군길 670㎞ 도보행진’ 동참
    인권/복지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이순신 ‘백의종군길 670㎞ 도보행진’ 동참

    - 10월 12일 서울시의회서 출정식…장애인·비장애인 함께 역사 현장 걷는다 - 추진위, 백의종군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위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 계획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여정을 따라 걷는 ‘제2회 백의종군길 670㎞ 도보행진’에 동참한다.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는 지난 8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의종군길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적 연대를 넓히기 위해 도보행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기자회견에는 복지회와 백의종군길 추진위원회를 비롯해 방송언론소비자주권연대,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노동계 및 산악마라톤 관련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행진의 취지를 설명하고 백의종군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서울 의금부 터에서 경남 합천까지백의종군길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 투옥과 문초를 겪은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명령을 받고 이동했던 길이다.이번 도보행진은 옛 의금부 터가 있는 서울 종로 종각 일대에서 출발해 남산과 남태령을 지나 경기 수원, 충남 아산·공주, 전북 전주·남원, 전남 구례·순천, 경남 하동·산청을 거쳐 합천에 이르는 약 670㎞ 구간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추진된다.한국관광공사의 걷기여행 정보서비스 ‘두루누비’도 서울에서 합천까지 이어지는 약 670㎞ 구간을 ‘이순신 백의종군길’로 소개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은 1597년 4월 의금부에서 풀려난 뒤 합천 초계의 도원수 진영으로 향했다. 한국관광공사 두루누비복지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역사 현장을 걸으며 이순신 장군의 책임감과 인내, 애민정신을 되새기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완주 경쟁보다 참가자들의 신체적 여건과 이동권을 고려한 참여 방식을 마련하는 것도 이번 행사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복지회 측은 “국가적 위기와 개인적 고난 속에서도 나라와 백성을 위해 걸었던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길은 오늘날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역사적 공간”이라고 밝혔다.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역사의 길을 걸으며 사회적 연대와 화합의 가치를 나누고, 백의종군길이 지닌 역사·문화적 의미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10월 12일 서울시의회서 출정식본격적인 도보행진에 앞서 공식 출정식은 오는 10월 12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출정식에서는 백의종군길의 역사적 의미와 보존·활용 방안을 설명하는 대국민 보고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추진위원회가 추진 중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구상과 향후 활동 계획도 소개된다.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된 청소년 다문화 합창단 ‘레인보우 합창단’의 해외 공연 연계 프로젝트도 공개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미국과 유럽 등지의 공연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애국·애민정신과 백의종군길의 가치를 알린다는 구상이다.다만 백의종군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현재 추진단체가 제시한 장기 목표로, 실제 등재를 위해서는 문화유산의 범위와 진정성·완전성에 대한 조사,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 협의, 국내 잠정목록 등재와 유네스코 심사 등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역사 기념 넘어 ‘모두가 걸을 수 있는 길’로이번 행진의 의미는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을 기리는 데만 있지 않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장거리 역사길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이동권과 무장애 관광환경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670㎞ 전 구간을 하나의 역사문화길로 발전시키려면 정확한 노선 고증과 안내체계 구축뿐 아니라 휠체어 이용 가능 구간, 경사도, 보행로 폭, 장애인 화장실과 숙박시설 등의 정보도 함께 제공돼야 한다. 참가자의 장애 유형과 건강 상태에 맞춰 구간별 참여, 보조 인력, 의료·안전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일도 필요하다.백의종군길의 가치는 과거의 고난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장애 여부나 나이와 관계없이 시민 누구나 안전하게 걸으며 역사를 체험할 수 있을 때, 이 길은 현재와 미래 세대를 잇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행사 개요]- 행 사 명 : 제2회 백의종군길 670km 도보행진- 출 정 식 : 2026년 10월 12일(월) 14:00 /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행진코스 : 서울 종로 종각(의금부 터) ~ 남산 ~ 남태령 ~ 수원 ~ 아산 ~ 공주 ~ 전주 ~ 구례 ~ 순천 ~ 하동 ~ 산청 ~ 경남 합천 (총 670km)- 주최/주관 : 백의종군길 추진위원회- 참여/후원 : (사)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방송언론소비자주권연대, 서민민생대책위원회, 한국노총 섬유건설노동조합연맹, 산악마라톤연맹, 서울특별시의회 이정미 의원 등
    2026-09-02 10:44:05 정진욱
  • 20시간 날아 서울로 … 미국 스타일 컨설턴트가 주목한 ‘K-이미지 컨설팅’
    패션/뷰티

    20시간 날아 서울로 … 미국 스타일 컨설턴트가 주목한 ‘K-이미지 컨설팅’

    - 코스타리카 출신 루이스 바라호나, 컬러에이치서 5일간 집중교육 - 퍼스널컬러 넘어 얼굴·골격·직업 분석 … 한국형 컨설팅의 해외 진출 가능성 확인
    미국에서 남성 스타일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코스타리카 출신 루이스 바라호나가 한국형 이미지 컨설팅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단순한 퍼스널컬러 진단을 넘어 얼굴과 체형, 직업적 역할까지 연결하는 국내 이미지 컨설팅 기법이 해외 전문가의 교육 수요로 이어진 사례다.홍정화 컬러에이치 대표는 바라호나가 약 20시간의 비행 끝에 서울을 방문해 5일간의 집중교육을 마치고 귀국했다고 30일 밝혔다.현지에서 패션을 전공한 바라호나는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일 컨설팅을 제공하며 소셜미디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이미지 컨설팅 방식을 배우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러 교육기관을 검색하고 직접 문의한 끝에 컬러에이치를 교육기관으로 선택했다.최종 결정을 이끈 것은 홍 대표와의 온라인 상담이었다. 바라호나는 화상회의를 통해 교육 내용과 컨설팅 철학을 확인한 뒤 서울행 항공권을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컬러에이치가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수강생을 교육한 적은 있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현직 컨설턴트가 전문교육을 받기 위해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퍼스널컬러 20시간, 패션 15시간 집중교육교육은 회사 소속 전문 통역가가 참여한 가운데 5일 동안 진행됐다. 과정은 퍼스널컬러 교육 20시간과 패션 이미지 교육 15시간 등 총 35시간으로 구성됐다.바라호나는 교육 기간 '퍼스널컬러컨설턴트 1급(민간자격 2025-005448)'과 '패션이미지컨설턴트(민간자격 2025-003260)'’ 과정을 이수하고, 컬러에이치가 자체적으로 활용하는 얼굴 이미지 분석 방법도 익혔다. 다만 등록 민간자격은 국가가 자격의 전문성이나 교육 품질을 공인했다는 의미와는 구별된다. 민간자격의 등록 여부와 발급기관 등은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홍 대표가 짧은 교육 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진단 기법 자체보다 컨설턴트가 고객을 바라보는 태도와 상담 기준이었다.홍 대표는 “어떤 색이 어울리는지를 찾아주는 기술만큼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컨설팅 과정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컬러에이치의 이미지 컨설팅은 퍼스널컬러 진단을 출발점으로 얼굴 유형과 골격, 체형을 분석한 뒤 고객의 직업과 사회적 역할, 대외 활동 환경에 맞는 이미지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외형을 단순히 꾸미는 서비스라기보다 고객이 전달하려는 신뢰도와 전문성, 브랜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한국에 더 오래 머물지 못해 아쉬워”바라호나는 교육을 마친 뒤 남긴 후기에서 “가르치고 설명하는 방식과 오랜 경험을 공유해준 덕분에 모든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 더 오래 머물 수 없었다는 점이 유일하게 아쉽다”고 밝혔다.이어 “오랜 기간 구축해온 교육 체계가 소중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해외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강좌 개설을 요청했다. 온라인 과정이 마련되면 가장 먼저 신청하겠다는 뜻도 전했다.홍 대표는 “한국의 이미지 컨설팅을 해외 전문가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무대를 위한 온라인 교육과정 개설도 검토해보고 싶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퍼스널이미지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인재개발센터 이미지메이킹연구소장과 동서울대학교 외래교수를 지냈다. 컬러에이치 측은 현재까지 50여 종의 자체 진단 도구를 개발하고 1만 건 이상의 진단 경험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기자의 시선, ‘K-퍼스널컬러’, 체험 관광을 넘어 교육산업으로 갈 수 있을까이번 방문 관련 뉴스는 한 외국인 수강생의 이색적인 서울행에만 그치지 않고, K-뷰티의 영향력이 화장품과 피부관리 제품을 넘어 ‘한국식 진단과 상담 방법’이라는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한국의 퍼스널컬러 진단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서 경험하는 K-뷰티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해외 매체도 한국 여행 중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는 현상을 ‘뷰티 관광’의 한 흐름으로 조명해왔다. 2026 코리아뷰티페스티벌에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퍼스널컬러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등 관광과 체험 서비스의 결합이 이어지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소비자가 진단을 받으러 오는 단계를 넘어 해외 현직 컨설턴트가 한국의 교육 체계를 배우러 왔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형 퍼스널컬러와 이미지 분석이 하나의 ‘교육 콘텐츠’로 수출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온라인 강의와 다국어 교재, 해외 강사 인증 과정 등을 체계화한다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넘어 새로운 전문서비스 시장을 만들 수 있다.그러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피부색과 체형, 미적 기준이 다양한 고객에게 한국의 분류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진단 결과가 컨설턴트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표준화된 기준과 평가 방식도 필요하다.결국 K-이미지 컨설팅의 경쟁력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색상 분류법’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포괄하는 분석 데이터, 재현 가능한 진단 기준, 고객의 직업과 정체성을 존중하는 상담 철학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번 20시간의 서울행이 일회성 화제가 아니라 전문서비스의 글로벌 무대 수출의 출발점이 되려면, 이제는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적으로 검증 가능한 교육 체계로 전환해야 할 때다.
    2026-09-02 10:43:51 정진욱
  • 한국무역협회·포항공과대학교, 기업 경영진 대상 ‘제5기 AI CEO과정’ 운영
    교육

    한국무역협회·포항공과대학교, 기업 경영진 대상 ‘제5기 AI CEO과정’ 운영

    - 9월 2일부터 12월 2일까지 13주간 진행…AI 에이전트·피지컬 AI·제조 AX 집중 교육 - 포스텍 교수진과 국내 AI 기업 전문가 참여…기업의 실질적인 AI 전환 전략 제시
    한국무역협회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가 기업 경영진과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술과 산업 전환 전략을 교육하는 ‘제5기 AI CEO과정’을 운영한다. 이번 과정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AI 리더의 선택’을 주제로 9월 2일부터 12월 2일까지 총 13주간 진행된다. 교육 장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51층 한국무역협회 대회의실이다.교육 대상은 기업·기관의 경영진과 임원, 핵심 인재, AI 관련 전문직 종사자 등 약 30명이다.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기업 경영자가 AI 산업의 흐름을 이해하고, 실제 경영과 사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교육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된다. 1교시와 2교시 강의에 이어 저녁 식사와 네트워킹 시간이 마련돼 교육생 간 산업 경험과 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과정 첫날인 9월 2일에는 입학식과 함께 김도연 울산대학교 이사장의 ‘AI 시대, 막 오른 지적(知的) 혁명’ 특강이 열린다.이어 2주차에는 ‘AI 에이전트 시대, 기업은 어떻게 다시 설계되는가’와 ‘AI 리터러시: 딥러닝의 본질과 패러다임의 이해’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된다. 오순영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와 이남훈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교수가 강사로 참여한다.3주차 과정에서는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기술인 알고리즘과 함께 조직 변화를 주도하는 방법을 다룬다. 4주차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에서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로 이어지는 기술 변화와 생성형 AI의 미래를 살펴본다.5주차에는 시각 컴퓨팅 시스템의 AI 기반 설계·제어 기술과 멀티모달 AI 시대의 기업 전환 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진과 글로벌 AI 기업 실무 전문가가 기업 사례와 실제 도입 전략을 제시한다.10월 14일에는 포항연수와 함께 서영주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학장의 ‘AI 시대의 도전과 대응’ 특강이 예정돼 있다.후반부 교육과정은 AI 인프라, 문서지능, 기업 AX(AI Transformation), 피지컬 AI, 로봇, 제조업 혁신 등 산업 현장과 밀접한 주제로 구성됐다.AI 인프라 분야에서는 빠르고 확장 가능하면서 비용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 방안을 살펴본다. 기업 AX 과정에서는 에이전틱 AI 시대의 문서지능과 실제 기업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피지컬 AI 교육에서는 로봇용 거대 파운데이션 모델의 현재와 미래, 스스로 배우고 일하는 로봇 기술, 가상환경에서 학습한 로봇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기술 등을 다룬다. 안혜민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백승민 LG전자 로봇선행연구소 소장, 곽수하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선다.제조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통한 제조산업 혁신과 제조 AX, 자율제조 핵심 기술, 기업 구축 사례를 소개한다. 유환조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제조·AI 분야 기업 전문가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과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마지막 단계에서는 AI 시대 리더에게 요구되는 경영전략과 법률 리스크를 다룬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이 ‘에이전트 시대, 리더의 AI와 AX 리더십’을 강의하고, 고인선 법무법인 원 파트너변호사가 ‘AI 시대의 법률 리스크와 경영전략’을 설명한다. 수료식은 12월 2일 열린다.등록금은 900만원이다. 한국무역협회 회원사 가운데 선착순 10개사는 등록금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교육과정을 마친 참가자에게는 포스텍 총장과 한국무역협회장 공동 명의의 이수증이 수여된다. 포스텍·무역아카데미 동문 및 원우회 활동 자격도 부여된다.한국무역협회와 포스텍은 이번 교육을 통해 기업 경영진이 AI를 특정 부서의 기술적 도구가 아닌 조직과 사업모델을 재설계하는 핵심 경영요소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교육 관련 문의는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와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을 통해 할 수 있다. 강사진과 강의 일정은 운영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2026-09-02 10:43:45 정진욱
  • “견딜 틈조차 없다” … 5년마다 하얗게 질리는 지구의 산호초
    환경

    “견딜 틈조차 없다” … 5년마다 하얗게 질리는 지구의 산호초

    - GCRMN, 123개국·3만6000여 곳 장기 관측 분석 … 2020~2024년 경산호 면적, 과거 평균보다 9.5% 감소 - 백화 간격 수십 년에서 5~6년으로 단축…어업·관광·해안 방재까지 흔드는 ‘계단식 쇠퇴’ 경고
    바닷속 열대우림으로 불리는 산호초가 무너지고 있다. 문제는 한 차례의 대규모 백화가 아니다. 해수온이 내려가 산호가 회복되기도 전에 다음 해양 폭염이 덮치면서 산호초의 생명력이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악순환이 고착되고 있다. 세계산호초모니터링네트워크(GCRMN)는 31일 공개한 ‘2025 세계 산호초 현황’ 보고서에서 세계 산호초가 회복과 손실을 반복하면서 전체 면적이 계속 낮아지는 이른바 ‘계단식 쇠퇴’ 국면에 들어섰다고 경고했다.이번 보고서는 123개 국가·지역의 산호초 지점 3만6000여 곳에서 수행된 8만7000건 이상의 조사자료를 종합한 결과다. 분석 기간은 40년이 넘는다. 단일 지역이나 특정 백화 사례가 아니라 지구 전체 산호초의 장기 변화를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수십 년이던 백화 간격, 이제 5~6년에 한 번과거 대규모 산호 백화 사이에는 수십 년의 간격이 있었다. 손상된 산호가 다시 성장하고 어린 산호가 자리를 잡을 시간이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백화는 평균 5~6년마다 발생하고 있다. 발생 빈도가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산호 백화는 수온 상승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산호가 몸속에 공생하던 미세조류를 밖으로 내보내면서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다. 공생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산호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공급한다. 이를 잃은 산호는 영양 부족과 질병에 취약해진다.백화가 곧바로 산호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온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추가적인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공생조류를 다시 받아들여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고수온이 오래 지속되거나 백화가 짧은 간격으로 반복되면 결국 폐사할 가능성이 커진다.지금 산호초에 부족한 것은 회복 능력이 아니라 ‘회복할 시간’인 셈이다.2010년 이후 꺾인 산호초의 회복력세계 산호 피복률은 약 40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0년을 전후해 흐름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4년 세계 경산호 피복률은 장기적인 과거 평균보다 9.5% 낮았다.산호초가 강한 회복력을 보여준 사례도 있다. 2016년 대규모 백화로 세계 산호 피복률이 6.6% 줄었지만, 2017~2019년에는 약 6%가 회복됐다. 환경이 안정되면 산호초가 상당 부분 되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그러나 2023년 시작된 대규모 백화는 전 세계 산호초 분포 면적의 약 77%에 영향을 미치며 관측 사상 가장 광범위한 백화로 기록됐다. 회복과 손실이 반복되더라도 매번 완전한 회복에는 이르지 못하면서 산호초의 전체 수준이 계단을 내려가듯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해양 폭염이 강해지고 해수면 온도가 상승할수록 다음 백화가 찾아오는 시점은 더 빨라질 수 있다. GCRMN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지연될 경우 산호초의 손실이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로 굳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호초 붕괴는 바다만의 문제가 아니다산호초는 지구 해저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전체 해양생물의 약 25%가 의존하는 핵심 서식지다. 작은 물고기와 무척추동물의 은신처이자 산란장이고, 대형 어류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의 출발점이다.산호초가 사라지면 생물다양성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산호초 주변 어장에 생계를 의존하는 주민들의 수입과 식량 공급이 흔들리고, 다이빙과 휴양을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는다.천연 방파제로서의 기능도 약해진다. 산호초는 외해에서 밀려오는 파도의 힘을 줄여 폭풍과 침식으로부터 해안을 보호한다. 산호 구조물이 붕괴하면 파랑 에너지가 해안에 직접 전달돼 저지대 마을과 도로, 관광시설의 침수·침식 위험이 커질 수 있다.산호 백화는 수면 아래에서 벌어지는 생태 현상이지만 그 피해는 어시장과 관광지, 해안 마을의 삶으로 올라온다.배출 감축과 지역 관리, 동시에 이뤄져야산호초 위기의 근본 원인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와 해양 온난화다. 지역 단위의 복원사업만으로 지구적인 해수온 상승을 막을 수는 없다. 보고서는 온실가스의 신속한 감축이 산호초 생존을 위한 최우선 조건이라고 강조했다.동시에 남획과 해안 난개발, 생활하수, 농업 유출수, 플라스틱 오염 등 지역의 스트레스 요인을 줄여야 한다. 오염과 남획으로 이미 약해진 산호초는 같은 고수온에도 더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어업과 개발을 관리하고, 고수온에 상대적으로 강한 산호를 보전·증식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백화 발생 전후의 변화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도록 위성자료와 현장 관측을 결합한 상시 감시체계도 확대해야 한다.기자의 시선, 하얀 산호는 바다가 보내는 ‘시간표’다산호초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재난이 아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미뤄온 시간이 바닷속에 하얀 골격으로 쌓인 결과다.산호는 아직 회복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수온이 안정된 시기에는 상당한 회복력도 보여줬다. 그러나 인간이 산호에게 허락한 회복 시간은 수십 년에서 불과 5~6년으로 줄었다. 이제 문제는 산호가 견딜 수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산호에게 살아날 시간을 돌려줄 수 있느냐다.‘계단식 쇠퇴’의 끝에는 산호만 없는 바다가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물고기와 어민, 관광업과 해안 마을이 함께 내려가는 계단이 놓여 있다. 산호초의 백화는 바다가 보내는 마지막 장식적 경고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안전망이 풀리고 있다는 현실적인 신호다.
    2026-09-01 13:40:51 정진욱
  • [기후 위기] 비 한 방울 없었는데 산이 무너졌다 … 네팔 덮친 ‘빙하 재앙’, 12년 전 경고가 현실로
    환경

    [기후 위기] 비 한 방울 없었는데 산이 무너졌다 … 네팔 덮친 ‘빙하 재앙’, 12년 전 경고가 현실로

    - 히말라야 빙하·암석 1200m 아래로 추락 … 강 막은 천연댐 붕괴하며 30분 만에 수위 9m 상승 - 네팔·티베트서 600명 이상 사망·수천 명 실종 … EBS가 2014년 경고한 ‘빙하 쓰나미’ 재조명 - 폭우 없어도 홍수 나는 시대 … 온난화가 얼음과 영구동토로 붙어 있던 산의 기반까지 흔들어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거대한 홍수가 산골 마을을 집어삼켰다. 하늘이 아니라 산에서 물과 흙, 바위, 얼음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수천 년 동안 히말라야 고산지대를 지탱하던 빙하와 암반이 무너지면서 계곡은 순식간에 거대한 흙탕물의 통로로 변했다.지난 26일 오전 네팔 중북부 라수와 지역과 중국 티베트 지룽현 접경에서 발생한 대재앙은 기존의 ‘폭우 뒤 홍수’라는 재난 상식을 뒤집었다. 당시 피해 지역 상공은 대체로 맑았고 대홍수를 일으킬 만한 집중호우도 관측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의 수위는 불과 30분 만에 최대 9m가량 치솟았다. 29일 외신과 현지 당국 집계를 종합하면 네팔에서 최소 626명, 티베트에서 7명이 숨졌으며 실종자는 양쪽 지역을 합쳐 약 3000명에 이른다. 사망·실종자 집계가 계속 변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민과 긴급 지원이 필요한 주민도 9만 명을 넘어섰다. 도로와 교량, 학교, 병원, 수력발전 시설까지 광범위하게 파괴되면서 구조와 구호 활동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진 홍수’에서 ‘빙하·암석 붕괴’로사고 직후에는 티베트 지역에서 감지된 지진이 빙하를 무너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위성영상과 지진파를 다시 분석한 전문가들은 지진이 원인이 아니라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충격이 지진처럼 관측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위성영상에는 해발 약 5200m 지점의 빙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약 120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한 흔적이 포착됐다.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암석과 토사를 끌고 내려오면서 ‘얼음·암석 눈사태’를 만들었고, 이 잔해가 강을 막아 일종의 천연댐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뒤에서 불어난 강물이 이 임시 댐을 무너뜨리자 얼음과 바위, 진흙, 물이 뒤섞인 대규모 토석류가 좁은 계곡을 따라 폭발적으로 내려갔다. 일반 홍수보다 밀도와 파괴력이 훨씬 큰 흐름이었다. 물만 밀려온 것이 아니라 산의 일부가 통째로 이동한 셈이다.로이터통신 분석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사고 당일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에 따른 빠른 눈·얼음 융해가 붕괴 규모를 키웠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특정 빙하의 붕괴를 기후변화 하나만으로 단정하려면 현장조사와 장기 기후자료 분석이 더 필요하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빙하 붕괴→얼음·암석 눈사태→강 차단→천연댐 붕괴→돌발홍수’로 이어진 복합재난의 윤곽이다. 12년 전 EBS가 경고한 ‘빙하 쓰나미’이번 참사 이후 2014년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히말라야의 대재앙, 빙하 쓰나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당시 제작진은 에베레스트 인근 해발 약 5000m의 임자 빙하호를 찾아갔다. 50여 년 전 작은 연못에 불과했던 곳이 빙하가 녹으면서 길이 2.3㎞, 너비 580m, 수심 100m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로 변한 현장을 보여줬다.프로그램은 빙하호를 막고 있는 불안정한 흙과 돌의 자연제방이 무너지면 막대한 물과 토사가 하류를 덮치는 ‘빙하호 범람홍수(GLOF)’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 관계자는 당시 네팔 히말라야의 빙하호 가운데 21개가 잠재적 위험성을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EBS가 다룬 재난과 이번 사고를 동일한 사건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당시 다큐멘터리는 주로 팽창한 빙하호의 자연제방이 무너지는 재난을 경고했지만, 이번 사고는 빙하와 암석 자체가 계곡으로 붕괴해 강을 막은 뒤 그 천연댐이 터진 것으로 추정된다.발생 방식은 다르지만 두 사건을 관통하는 핵심은 같다. 기후변화로 히말라야의 얼음 환경, 즉 ‘빙권’ 전체가 빠르게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12년 전 경고는 특정 날짜와 장소를 맞힌 예언이라기보다, 온난화로 축적된 위험이 언젠가 대재앙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과학적 경고였다.만년설은 왜 비가 오지 않아도 무너졌나빙하는 단순히 산 위에 쌓인 눈이 아니다. 압축된 얼음이 중력에 따라 매우 천천히 이동하는 거대한 자연 구조물이다. 빙하는 경사면과 암석을 붙잡고, 얼어 있는 지반과 영구동토는 산악지대의 접착제 역할을 한다.기온이 오르면 빙하 표면뿐 아니라 내부와 바닥에도 녹은 물이 스며든다. 이 물은 빙하와 암반 사이의 마찰력을 낮춰 얼음의 이동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는 암석의 균열은 점점 넓어지고 영구동토가 녹으면 암벽을 붙잡던 힘도 약해진다.이 상태에서는 집중호우가 없어도 급격한 기온 상승이나 눈·얼음의 융해, 빙하 내부 압력 변화, 작은 낙석 등이 대규모 붕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폭우는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문제는 위험의 연쇄성이다.빙하가 무너지면 눈사태로 끝나지 않는다. 얼음과 암석이 강을 막고, 새 호수를 만들고, 그 호수가 다시 터지면서 하류를 덮친다. 산사태가 도로와 통신망을 끊으면 구조가 늦어지고, 식수·위생 시설이 파괴되면 감염병 위험까지 커진다. 하나의 기후 충격이 홍수와 산사태, 고립, 식수난, 에너지 공급 중단으로 번지는 ‘재난의 도미노’다.AP통신은 현재 사고 현장 상류에도 얼음과 토사가 강을 막아 형성된 새로운 호수들이 남아 있다. 수백만㎥의 물을 가둔 것으로 추정되는 호수가 다시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조대와 하류 주민에게 2차 대피 경보가 내려졌다. 히말라야 빙하, 10년 사이 소실 속도 65% 빨라져이번 참사를 우연한 산악사고로만 보기 어려운 배경에는 히말라야 전역에서 관측되는 급격한 빙하 감소가 있다.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ICIMOD)에 따르면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의 빙하 소실 속도는 2011∼2020년 이전 10년보다 65% 빨라졌다.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경로가 계속되면 이 지역 빙하는 2100년까지 현재 부피의 최대 80%를 잃을 수 있다. 홍수와 산사태 같은 산악재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기상기구(WMO) 아시아 기후 보고서는 고산아시아에서 관측한 빙하 24곳 가운데 23곳이 2023∼2024년 질량을 잃었다고 밝혔다. 겨울철 적설 감소와 여름철 극심한 고온이 빙하 손실을 가속한 것으로 분석됐다.히말라야는 남극과 북극에 이어 지구에서 가장 많은 얼음을 보유해 ‘제3의 극지’로 불린다. 이곳에서 발원하는 강은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약 19억 명의 식수와 농업·발전용수를 뒷받침한다.단기적으로는 빙하가 빠르게 녹아 홍수와 빙하호 붕괴 위험이 커진다. 장기적으로 빙하가 줄어들면 건기에 공급되는 물이 감소해 식수·농업·에너지 위기로 이어진다. 지금은 물이 너무 많아 재난이 발생하지만, 미래에는 물이 부족해지는 이중 위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가난한 산악국가가 떠안는 기후위기의 불평등네팔의 세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극히 작다. 그러나 기후변화 피해는 가장 가혹하게 받고 있다. 가파른 산악지형과 좁은 계곡에 마을과 도로, 수력발전소가 밀집해 있고, 고가의 위성·레이더·지진계·수위계와 통신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기도 어렵다.위험한 빙하와 빙하호를 모두 실시간 감시하려면 국경을 넘는 자료 공유도 필수적이다. 이번처럼 위험이 티베트에서 시작돼 네팔로 내려오는 경우 중국 측 위성·수문·지진 정보가 수분 안에 전달돼야 한다. 강은 국경을 따르지 않지만 재난정보는 여전히 국경에 막혀 있다.앞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복구가 아니다. 위험 빙하와 암벽의 위성 감시, 계곡 상류 지진·음향센서와 수위계 설치, 하류 마을의 사이렌·휴대전화 경보, 고지대 대피로와 대피소 확보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수력발전소와 교량도 과거 강수량이 아니라 빙하 붕괴와 토석류까지 반영한 새로운 위험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네팔 같은 취약국의 조기경보·재난 대응에 필요한 기후재원을 부담해야 한다. 기후위기를 만든 책임은 불균등한데 피해와 복구비용을 재난 당사국에만 떠넘기는 것은 또 다른 불평등이다.기자의 시선 "산이 보내온 경고, 지금은 생명을 구할 시간"12년 전 EBS가 전한 경고가 오늘 다시 소환되는 이유는 방송이 미래를 정확히 예언했기 때문이 아니다. 과학이 오래전부터 위험의 방향을 알렸지만 세계가 충분히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만년설’이라는 이름은 얼음이 영원히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오를수록 산을 지탱하던 얼음과 영구동토가 풀리고, 과거에는 안정적이던 경사면이 어느 순간 붕괴할 수 있다. 이제 폭우가 없었다는 사실은 안심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기후위기는 하늘뿐 아니라 산과 바다, 얼어붙은 땅속에서도 시작된다.인류는 네팔 참사를 먼 나라에서 일어난 특이한 자연재해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온실가스 감축을 미룰수록 극지와 고산지대에 축적된 위험은 더 크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되돌아온다. 지구촌 기후위기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감축과 적응을 동시에 서둘러야 할 때다.그러나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원인 논쟁이나 책임 공방이 아니다.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이 남아 있는 시간 동안 모든 역량을 수색과 구조에 집중해야 한다. 끊어진 도로와 통신을 복구하고 고립된 주민에게 식수·의약품·식량과 임시 거처를 제공해야 한다. 상류에 남은 천연댐과 빙하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구조대와 주민이 2차 재난에 희생되는 일도 막아야 한다.국경과 정치적 이해를 넘어 위성자료와 구조기술, 헬기, 수색견, 의료진, 신원확인 장비를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지금,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안전한 구조와 빈틈없는 현장 지원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각성과 행동은 바로 그 생명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2026-08-31 10:23:26 정진욱
  • 커피 한 잔에 따라오는 종이띠 … 컵홀더를 줄이면 나무 수백만 그루를 살릴 수 있다
    환경

    커피 한 잔에 따라오는 종이띠 … 컵홀더를 줄이면 나무 수백만 그루를 살릴 수 있다

    - 컵홀더 한 장 2.5∼4g … 전 국민 하루 2장 사용 가정하면 연간 최대 14만9,000톤 - 생산단계 탄소 약 4만6,000∼7만3,000톤 감축 가능 - 원료 기준 나무 약 160만∼250만 그루, 탄소흡수량 기준 성목 수백만 그루 규모
    카페 테이블 위 차가운 아이스커피 한 잔에도 갈색 종이 컵홀더가 끼워져 있다. 뜨거운 음료로부터 손을 보호하기 위해 등장한 제품이지만 최근에는 차가운 음료에도 관행적으로 제공된다. 컵홀더는 컵에 비하면 작고 가볍다. 사용 시간은 길어야 수십 분이다. 소비자가 음료를 다 마시고 나면 컵과 뚜껑, 빨대와 함께 버려진다. 한 장만 보면 사소해 보이지만 전국 수천만 명의 반복 소비를 합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일반적인 종이 컵홀더는 골이 있는 종이와 표면지를 접착한 소형 골판지 제품이다. 제품 규격에 따라 한 장의 무게는 약 2.5∼4g이다. 해외 포장업체가 공개한 사양을 보면 7온스용 무인쇄 홀더는 2.5g, 8온스용은 2.8g, 12·16온스용은 3.6g, 인쇄된 일부 제품은 4g가량이다. 컵홀더 제품 사양국내에서도 골판지형, 엠보싱형, 합지형, 크라프트지형, 백색 인쇄형 등 다양한 홀더가 사용된다. 고급 컬러인쇄를 위해 별도의 표면지를 붙이는 합지제품은 공정과 원료가 더 늘어날 수 있다.전 국민 하루 2장이라면 1년에 373억장2026년 7월 기준 대한민국 주민등록인구는 5,108만8,284명이다. 외국인은 제외된 숫자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모든 국민이 하루에 컵홀더를 2장씩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사용량은 다음과 같다.5,108만8,284명 × 하루 2장 × 365일= 연간 약 372억9,445만장이는 실제 소비량 통계가 아니라 사용자가 제시한 조건에 따른 최대 가상 시나리오다. 영유아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하므로 실제 시장 규모로 해석해선 안 된다. 반대로 관광객과 외국인, 한 사람이 하루 여러 잔을 사는 경우는 제외돼 있다.컵홀더 한 장의 무게에 따라 필요한 종이량은 크게 달라진다. 가운데 값인 3.6g을 적용하면 연간 약 13만4,000톤이다. 10톤 트럭 약 1만3,400대에 실어야 하는 무게다. 같은 트럭을 일렬로 세운다고 가정하면 수십㎞에 이른다.컵홀더는 작지만 ‘작아서 많이 써도 괜찮은 물건’은 아니다. 작기 때문에 사용량과 폐기량이 잘 보이지 않는 물건에 가깝다.나무 몇 그루를 심는 효과인가종이를 나무 그루 수로 환산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종이 1톤은 나무 17그루”라는 수치가 널리 쓰이지만 나무의 종류와 크기, 펄프 수율, 재생원료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제지업계에서는 재생종이 1톤이 약 17그루의 나무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을 일반적인 비교지표로 사용해 왔다. MIT와 미국 여러 공공기관도 같은 수준의 환산치를 소개한다.이 계수를 적용하면 전 국민이 하루 2장씩 사용하던 컵홀더를 1년 동안 전혀 사용하지 않을 경우 원료 기준 효과는 다음과 같다. 중간값을 적용하면 약 228만 그루다.다만 이를 “컵홀더를 없애면 숲에 있는 나무 228만 그루가 실제로 벌목되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컵홀더에는 폐골판지 등 재생섬유가 상당 부분 들어갈 수 있고, 새 목재도 제재 부산물이나 산림관리 과정의 원료를 사용할 수 있다. 종이 수요 감소가 산림 벌채량과 일대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따라서 ‘228만 그루’는 물리적으로 심어진 나무 숫자가 아니라 절감된 종이 원료를 이해하기 위한 비교값이다.탄소로 환산하면 약 6만6,000톤유럽골판지제조업연합회는 평균적인 골판지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1톤당 약 491㎏CO₂e로 산정했다. 원료 생산부터 골판지 제조까지의 산업 평균값으로 제품과 국가, 전력 구성, 재생원료 비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유럽골판지제조업연합회이 값을 컵홀더에 적용하면 전 국민 하루 2장 사용을 모두 줄였을 때 피할 수 있는 생산단계 온실가스는 약 4만6,000∼7만3,000톤CO₂e다. 이 계산에는 접착제와 컬러잉크, 개별 포장, 국내외 운송, 카페 배송, 수거와 소각·매립에 따른 배출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 제품의 전 과정 배출량은 공급망과 폐기 방식에 따라 더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반대로 컵홀더를 줄이는 대신 종이컵을 두 겹으로 사용하거나 더 두꺼운 이중벽 컵으로 바꾼다면 감축효과가 사라질 수도 있다. 환경정책은 홀더 하나만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컵·뚜껑·빨대·포장봉투까지 함께 보는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하다.탄소흡수 기준으로는 성목 약 460만∼1,100만 그루‘나무를 심는 효과’는 원료 절감과 탄소흡수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두 숫자는 의미가 다르다.국립산림과학원이 제시한 국내 성목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수종에 따라 차이가 난다. 30년생 소나무는 연간 약 6.6㎏, 벚나무는 약 9.5㎏, 참나무류는 약 10.8㎏, 은행나무는 약 14.2㎏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산림청 도시숲 자료, 국립산림과학원 벚나무 연구컵홀더 감축으로 연간 약 4만6,000∼7만3,000톤CO₂e를 줄인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은 연간 흡수량에 해당한다.- 30년생 소나무 기준 약 690만∼1,110만 그루- 벚나무 기준 약 480만∼770만 그루- 은행나무 기준 약 320만∼520만 그루중간 시나리오인 6만5,900톤CO₂e를 벚나무 한 그루의 연간 흡수량 9.5㎏으로 나누면 약 694만 그루다.그러나 “컵홀더를 줄이면 나무 694만 그루를 심은 것과 완전히 같다”는 표현도 엄밀하게는 맞지 않는다. 나무는 심는 즉시 성목 수준의 탄소를 흡수하지 않는다. 생장과 고사, 산불, 관리과정까지 고려해야 한다.정확한 표현은 “컵홀더 생산단계에서 줄인 탄소량이 성숙한 벚나무 약 694만 그루의 연간 흡수량과 비슷하다”다.현실적인 10% 감축만 해도 적지 않다전 국민이 컵홀더를 한 번에 모두 끊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낮다. 뜨거운 음료에는 화상 예방과 단열을 위해 홀더가 필요할 수 있다.그러나 차가운 음료, 매장 안에서 바로 마시는 음료, 손으로 잡기에 충분히 식은 음료까지 자동으로 홀더를 끼우는 관행은 바꿀 수 있다.홀더 한 장을 3.6g으로 가정한 감축률별 결과는 다음과 같다. 10%만 줄여도 종이 약 1만3,400톤과 생산단계 온실가스 약 6,600톤CO₂e를 줄이는 계산이 나온다. 전국 모든 카페가 아이스음료에 자동 제공하는 홀더만 중단해도 상당 부분 접근할 수 있는 수치다.재생지 홀더는 정말 친환경인가시중의 갈색 크라프트 컵홀더는 겉보기에는 모두 재생지처럼 보인다. 그러나 갈색이라는 이유만으로 100% 재생원료 제품이라고 판단해선 안 된다. 표백하지 않은 새 펄프도 갈색이고, 재생지에도 품질유지를 위해 새 섬유가 들어갈 수 있다.골판지는 구조적으로 재생섬유를 많이 활용하는 품목이다. 유럽 일부 자료에서는 골판지 원료의 약 80%가 재생종이·판지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나머지 새 섬유는 반복 재활용 과정에서 짧아진 섬유를 보강하기 위해 필요하다. 종이섬유는 품질을 유지한 채 무한히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제지연합회가 공개한 2024년 국내 종이 회수·재활용률은 89.1%다.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높은 회수율이 모든 컵홀더가 다시 컵홀더로 만들어진다는 뜻은 아니다.종이 재활용에는 질적 차이가 있다. 깨끗한 골판지와 사무용지를 분리하면 고품질 재생원료가 되지만 음식물, 커피, 물기, 비닐 코팅지가 섞이면 품질이 떨어진다. 젖은 컵홀더는 곰팡이와 악취를 발생시키고 선별과정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커진다.재생지 생산에도 수거와 운송, 이물질 제거, 해리, 세척, 탈수, 건조를 위한 에너지와 물이 필요하다. 재생지이기 때문에 탄소가 ‘0’이 되는 것은 아니다.일부 탄소계수 자료에서는 새 골판지보다 재생 골판지의 배출량이 낮지만 그 차이는 전력 구성과 공정에 따라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재생지는 자원순환의 중요한 수단이지만 감량보다 앞선 해법은 아니다.환경정책의 우선순위는 명확하다.사용하지 않기 → 덜 사용하기 → 반복 사용하기 → 깨끗하게 재활용하기컵홀더보다 더 큰 것은 컵과 뚜껑컵홀더만 줄이면 일회용 커피의 환경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해서도 안 된다.일회용 종이컵은 물이 새지 않도록 안쪽에 폴리에틸렌 등 얇은 플라스틱층을 붙인다. 일반 폐지와 함께 배출하면 제지공정에서 코팅층을 분리해야 한다. 내용물이 남아 있거나 플라스틱 뚜껑·빨대가 섞이면 재활용은 더 어려워진다.스코틀랜드 정부의 일회용컵 환경평가에서는 섬유 기반 일회용 음료컵 한 개의 전 과정 탄소를 약 17.2gCO₂e로 제시한다. 국가와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컵 자체의 환경영향이 홀더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컵홀더 3.6g에 골판지 탄소계수 0.491㎏CO₂e/㎏을 적용하면 생산단계 배출량은 한 장당 약 1.8gCO₂e다. 컵과 뚜껑, 빨대, 홀더, 포장봉투가 모두 붙으면 작은 부속품의 배출이 쌓인다.따라서 컵홀더 감축은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가장 큰 효과는 다회용컵 사용과 매장 내 일회용컵 감축, 뚜껑과 빨대의 선택 제공에서 나온다.아이스커피에도 홀더가 필요한가첨부된 현장사진에는 투명한 아이스컵에 갈색 골판지 홀더가 끼워져 있다. 뜨거운 컵에서 손을 보호하기 위한 본래 기능과는 다른 사용이다.아이스음료의 홀더는 결로로 손이 젖는 것을 막고 컵을 쉽게 잡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로고가 인쇄된 홀더는 광고판 역할도 한다. 그러나 모든 아이스음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특히 매장 안 테이블에서 마시는 음료라면 들고 이동하는 시간이 짧다. 직원이 습관적으로 홀더를 끼우는 대신 고객이 요청할 때만 제공하는 ‘선택 제공’으로 바꿀 수 있다.뜨거운 음료도 온도와 컵 구조가 모두 다르다. 이중벽 종이컵에 다시 홀더를 끼우거나, 컵 두 개를 겹치고 홀더까지 사용하는 것은 과잉포장에 가깝다. 온도별 안전시험을 통해 실제 필요한 경우만 제공해야 한다.카페가 바꿀 수 있는 일곱 가지첫째, 홀더를 기본 제공 품목에서 요청 품목으로 바꿔야 한다. 주문 화면에 “컵홀더 필요” 선택란을 두고 기본값은 ‘필요 없음’으로 설정할 수 있다.둘째, 아이스음료와 매장 내 음료에는 원칙적으로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결로가 심하거나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만 예외로 두면 된다.셋째, 뜨거운 음료도 실제 표면온도를 측정해 제공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직원 개인의 판단보다 음료 종류와 온도에 따른 표준이 효율적이다.넷째, 재생원료 함량을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 ‘친환경 크라프트’ 같은 모호한 표현 대신 재생섬유 비율, 인쇄 잉크, 코팅 여부, 재활용 방법을 공개해야 한다.다섯째, 과도한 전면 컬러인쇄와 합지를 줄여야 한다. 컵홀더를 일회용 광고물로 사용할수록 잉크와 별도 표면지가 추가된다. 무인쇄 재생골판지와 도장 방식의 소형 로고가 대안이 될 수 있다.여섯째, 반복 사용 가능한 개인용 슬리브를 도입하되 새 제품을 무차별 배포해선 안 된다. 면·실리콘·합성수지 홀더도 제조과정에서 환경부담이 발생한다. 실제로 수십∼수백 회 사용할 고객에게만 제공해야 의미가 있다.일곱째, 카페는 홀더 구매량과 감축량을 공개해야 한다. “친환경 캠페인”이라는 문구보다 지난해 100만장을 구매했고 올해 30만장을 줄였다는 실적이 더 중요하다.정부 정책에서 빠져 있는 ‘종이 부속품’일회용품 정책은 주로 컵과 빨대, 비닐봉투에 집중돼 왔다. 컵홀더와 냅킨, 영수증, 컵받침 같은 소형 종이제품은 개별적으로 작다는 이유로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정부가 컵홀더 하나하나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행정비용이 더 클 수 있다. 대신 대형 프랜차이즈에 컵과 뚜껑, 빨대, 홀더를 합친 음료 포장재 총량을 공개하게 할 필요가 있다.점포 수와 음료 판매량 대비 포장재 사용량을 공시하면 업체 간 비교도 가능하다. 감축목표를 달성한 기업에는 폐기물부담금이나 환경인증에서 혜택을 주고, 과도한 이중포장을 계속하는 기업에는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이다.소규모 카페에는 무인쇄 재생지 홀더 공동구매, 다회용컵 세척, 분리수거함 설치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환경비용을 영세점주에게만 떠넘기면 값싼 일회용품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기자의 시선 "재생지는 대안일 뿐 …가장 친환경적인 홀더는 만들지 않은 홀더”컵홀더 한 장은 너무 작아 환경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종이로 만들어졌고 재활용도 가능하니 플라스틱보다 마음의 부담도 적다. 바로 그 지점에 함정이 있다.종이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지만 무한한 자원은 아니다. 나무를 기르고 펄프를 만들고 종이를 건조하려면 땅과 물, 에너지가 필요하다. 재생지는 다시 펄프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고, 짧아진 섬유를 보충하기 위해 새 펄프도 들어간다.무엇보다 종이라는 이유로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사용해도 된다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는다.전 국민 하루 2장이라는 극단적 가정에서는 한 해 종이 9만3,000∼14만9,000톤, 원료 환산 나무 160만∼250만 그루, 생산단계 온실가스 4만6,000∼7만3,000톤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실제 소비는 이보다 적겠지만 작은 물건의 반복이 만드는 규모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그렇다고 뜨거운 음료의 홀더까지 무조건 없애서는 안 된다. 화상 예방과 장애인·고령자의 안전한 그립은 환경구호보다 우선한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기업은 재생지 홀더를 내놓으며 친환경을 강조한다. 그러나 새 홀더를 계속 대량 생산하면서 재생원료 비율만 높이는 것은 문제의 절반만 해결하는 방식이다. 재생은 폐기 이후의 대책이고 감량은 생산 이전의 대책이다.사진 속 아이스커피의 갈색 띠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이 물건은 정말 필요했는가.”소비자가 주문할 때 한 번 묻고, 직원이 홀더를 끼우기 전에 한 번 더 묻는다면 수십억 장이 줄어들 수 있다. 가장 친환경적인 컵홀더는 재생지 100% 제품이 아니라 처음부터 만들 필요가 없었던 컵홀더다.
    2026-08-28 09:47:26 정진욱
  • 사람 대신 키오스크 … 무인점포 1만2천 곳 시대, 사라지는 골목의 일자리
    노동

    사람 대신 키오스크 … 무인점포 1만2천 곳 시대, 사라지는 골목의 일자리

    - 2026년 최저임금 1만320원 … 월 환산 215만6,880원 - 무인매장 3년 새 두 배 늘었지만 폐업·절도·관리비용도 함께 증가 - 청년·중장년·고령자 고용장려금 있어도 5인 미만 영세점포는 활용 어려워
    최근 빠르게 편의점 계산대에서 점원이 사라지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밀키트 판매점, 문구점, 사진관, 카페, 세탁소, 반려동물용품점까지 무인영업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문 앞에는 ‘24시간 무인운영’이라는 안내가 붙고, 계산대 자리는 키오스크와 폐쇄회로(CC)TV가 대신한다. 소비자는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찍고 카드로 결제한다. 문제가 생기면 점주와 전화하거나 화면 속 상담원을 불러야 한다. 업계에서는 2025년 말 전국 무인매장을 약 1만2,000곳으로 추산한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다만 정부가 ‘무인점포’를 별도 산업분류로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전체 숫자는 없다. 프랜차이즈와 포털 등록업체를 중심으로 한 추산치이며, 개인 점포와 부분 무인매장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무인점포의 증가를 두고 흔히 “최저임금이 올라 사람 대신 기계를 쓴 결과”라고 설명한다. 인건비 상승이 중요한 원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최저임금 하나만으로 무인화 전체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매출 정체와 높은 임대료, 구인난, 야간·주말 근무 기피, 배달플랫폼 수수료, 전기요금, 카드수수료, 프랜차이즈 비용이 동시에 작용한다. 반대로 키오스크와 CCTV, 원격출입관리 시스템의 가격이 낮아진 것도 무인화를 앞당겼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소비가 확산한 영향도 남아 있다.최저임금 근로자 한 명, 월급여 215만원2026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이다. 2025년 1만30원보다 290원, 2.9% 올랐다. 하루 8시간 기준 8만2,560원이며 주 40시간,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월 215만6,880원이다. 업종과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사업주가 체감하는 고용비용은 월급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부담하는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퇴직급여, 연차휴가, 휴일·야간근로 가산수당, 채용과 교육비용을 더해야 한다.최저임금 수준의 정규직 한 명을 고용할 경우 사업주가 부담하는 직접비용은 근로조건에 따라 월 240만∼270만원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다. 야간이나 휴일 근무가 많으면 비용은 더 커진다. 이는 업종과 보험료율, 근로시간에 따른 설명용 범위로 개별 사업장의 실제 비용과는 차이가 난다.반면 무인점포는 초기 시설비와 월 관리비를 감수하면 영업시간을 늘리면서 상시 근무자를 줄일 수 있다. 월 250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한다고 가정하면 2,000만원의 무인설비 투자비를 단순 계산으로 8개월 만에 회수할 수 있다.하지만 이 계산에는 점주의 노동이 빠져 있다. 상품 발주와 진열, 유통기한 확인, 청소, 재고조사, 고객 민원, 기기 장애, 절도 대응은 여전히 사람이 맡는다. ‘무인’이라는 표현과 달리 점주가 여러 차례 매장을 방문하거나 가족이 무급으로 관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결국 무인점포는 노동을 완전히 제거했다기보다 계산과 고객응대 노동을 줄이고, 남은 업무를 점주·가족·외주업체·원격관제 인력에게 옮긴 사업모델에 가깝다.무인화로 가장 먼저 사라지는 ‘첫 일자리’무인화의 충격은 노동시장 전체에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편의점과 소매점, 카페 계산업무는 청년에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첫 일자리였다. 경력단절 여성과 중장년에게는 재취업 통로였고, 고령자에게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일자리였다.매장 한 곳에서 하루 16시간을 2교대로 운영하면 통상 2∼3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완전 무인으로 바꾸면 상시 일자리는 크게 줄어든다. 전국 1만2,000개 무인점포를 모두 기존 유인매장의 대체라고 가정할 수는 없지만 점포당 1명만 줄어도 1만2,000개의 지역 일자리가 영향을 받는 셈이다.반면 자동화는 새로운 일자리도 만든다. 키오스크 개발과 유지보수, CCTV 관제, 결제보안, 물류, 데이터 분석, 청소·진열 대행 같은 업무다. 문제는 사라지는 일자리와 새로 생기는 일자리의 지역·기술 수준이 다르다는 데 있다.골목에서 사라지는 것은 디지털 기술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었던 대면 일자리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본사나 전문업체에 집중되고 기술교육이 필요하다. 일자리 수뿐 아니라 노동시장 진입 사다리의 손실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값싼 무인창업, 폐업 위험은 가볍지 않다무인점포는 종업원이 없어 창업이 쉬워 보인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경쟁자의 진입도 쉽다는 뜻이다.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인근에 잇따라 생기면 매출은 빠르게 나뉜다.낮은 객단가도 문제다. 하루 매출이 적은 점포는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전기요금, 로열티, 폐기·분실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점주의 관리노동에 대한 보상조차 남지 않을 수 있다. 무인점포가 늘어나는 동시에 폐점 매장도 증가하는 이유다.완전 무인 편의점이 지속적으로 늘기만 한 것도 아니다. GS25의 완전 무인점포는 2019년 7곳에서 2022년 85곳으로 증가했지만 2025년 상반기에는 76곳으로 줄었다. 유동인구가 많고 즉각적인 고객응대가 필요한 상권에서는 완전 무인보다 낮에는 직원이 근무하고 심야에만 무인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미다. 절도 비용은 점주와 경찰, 사회가 나눠 부담무인점포 확대와 함께 절도 문제도 커졌다.경찰 통계에 따르면 전국 무인점포 절도는 2021년 3,514건에서 2022년 6,018건, 2023년 1만847건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1만1,015건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피해액이 몇천 원에 불과하더라도 점주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신고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경찰은 출동·영상분석·피의자 확인 절차를 밟는다. 청소년이 연루되면 학교와 보호자까지 대응에 나선다.인건비를 절감한 사업모델의 방범비용 일부가 경찰과 지역사회로 이전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모든 점포에 직원을 강제로 배치할 수는 없지만 출입인증, 사각지대 제거, 실시간 경고방송, 비상통화, 현금 없는 결제 같은 최소한의 방범기준은 필요하다.청년 고용하면 기업에 최대 720만원정부는 청년 신규채용을 유도하기 위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운영한다.2026년 수도권 유형은 수도권에 있는 5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이 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기업에 1년간 최대 72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월평균 60만원에 해당한다.비수도권에서는 5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과 중견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6개월 이상 유지할 경우 기업에 최대 720만원을 지급한다. 해당 기업에서 6개월 이상 근속한 청년에게도 지역에 따라 2년간 480만∼720만원의 근속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청년은 원칙적으로 만 15∼34세이며 수도권은 장기실업, 고졸 이하 학력,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 등 ‘취업애로청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군 복무기간에 따라 연령이 연장될 수 있고 기업별 인원한도와 매출요건, 감원방지 규정 등이 적용된다. 신청은 채용 이후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사업 참여 승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세부 요건은 고용24와 관할 운영기관에서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무인화를 고민하는 동네 편의점과 카페 상당수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점이다. 일부 예외 업종과 기업이 있지만 영세점포는 기본요건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을 가장 고민하는 사업장과 고용장려금이 실제 도달하는 사업장 사이에 틈이 존재한다.중장년 채용에는 고용촉진장려금 활용중장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채용에 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지원프로그램 이수, 장기실업, 여성가장, 장애인 등 법령상 취업취약계층 요건을 충족해야 고용촉진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대상 구직자를 신규 고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우선지원대상기업과 중견기업에는 근로자 1명당 연 최대 720만원, 대규모기업에는 연 최대 360만원을 지원한다. 사업주가 실제 지급한 임금을 넘을 수 없고 감원방지와 고용보험 요건도 적용된다. 중장년내일센터는 40세 이상 재직자와 구직자에게 생애경력설계, 전직지원, 취업알선, 직업훈련 연계를 제공한다. 이는 직접적인 임금보조보다는 직무전환과 구인·구직 연결에 초점을 둔다.소상공인이 중장년을 채용하려면 단순 계산원보다 재고관리, 온라인 주문, 고객관리, 배달포장, 매장안전 업무를 묶은 직무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기존 경력과 책임감을 활용할 수 있어야 장기근속 가능성도 높아진다.60세 이상 늘려 고용하면 최대 240만원‘고령자 고용지원금’은 사업장에서 1년 넘게 근무한 60세 이상 근로자 수가 과거보다 증가한 경우 증가 인원 1명당 분기 30만원을 최대 2년 동안 지원한다. 1명당 총액은 최대 240만원이다.지원인원은 해당 분기 피보험자 수 평균의 30%와 30명 가운데 작은 수가 한도다. 피보험자가 10명 이하인 기업은 최대 3명까지 지원할 수 있다. 정년을 운영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정년 연장·폐지 또는 재고용제도를 도입하면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 기업은 근로자 1명당 월 30만원씩 최대 3년, 총 1,080만원을 지원한다. 2026년부터 비수도권 기업은 월 40만원씩 최대 3년, 총 1,440만원으로 확대됐다. 보건복지부의 고령자친화기업으로 선정되면 사업모델과 고령자 고용계획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장 5년 동안 사업비를 최대 3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60세 이상 근로자를 일정 규모 이상 고용하면서 신규 채용계획을 갖춘 기업 등이 대상이다. 공익활동 중심의 노인일자리와 민간기업의 근로계약은 구분해야 한다. 2026년 정부 노인일자리는 역대 최대인 115만2,000개로 확대됐지만 이 가운데 공익활동형이 70만9,000개다. 월 활동시간과 보수가 제한된 공공형 일자리를 민간의 안정적인 임금 일자리와 같은 숫자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고용지원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이유지원제도가 많은데도 영세점포가 무인화를 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첫째, 지원금은 대부분 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한 뒤 받는 사후정산 방식이다. 현금흐름이 불안한 점포는 지원금이 나오기 전까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둘째, 대상자와 기업 요건이 복잡하다. 근로자의 연령만 맞는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취업애로 요건, 고용보험 가입, 정규직 여부, 주당 근로시간, 임금 수준, 기업 규모, 매출액, 기존 근로자 감원 여부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셋째, 여러 지원금을 같은 근로자에게 중복 지급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신청 시점이나 서류가 잘못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넷째, 지원기간이 끝난 뒤 인건비는 다시 전액 사업주 부담으로 돌아온다. 매출과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지원금이 고용을 앞당길 수는 있어도 일자리를 지속시키기는 어렵다.다섯째, 영세 자영업자는 노무·세무 행정에 투입할 시간이 부족하다. 복잡한 지원제도는 정보를 잘 아는 중견기업이 더 많이 이용하고 정작 지원이 절실한 골목상권은 놓치는 역진성을 만들 수 있다.“무인 대 유인” 아닌 하이브리드 전환 필요자동화를 금지한다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적자를 내는 점포에 상시 인력을 의무화하면 폐업이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무인화를 방치하면 골목의 초급 일자리와 소비자 안전, 고령층의 서비스 접근성이 약해진다.전문가적 대응은 자동화와 고용을 결합하는 방향이어야 한다.1. 5인 미만 ‘첫 고용’에 집중 지원현재 상당수 장려금은 5인 이상 기업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소상공인이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직원을 채용할 때 사회보험료와 교육비, 인건비 일부를 2∼3년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별도 제도가 필요하다.첫해 지원액을 크게 하고 이후 매출과 고용유지에 따라 점차 줄이는 방식이 적절하다. 지원 종료와 동시에 해고하는 이른바 ‘보조금 일자리’를 막기 위해 지원 후 일정 기간의 고용유지 조건도 둬야 한다.2. 심야 무인·주간 유인 모델 확산모든 시간대에 직원을 두는 대신 고객이 많은 시간에는 사람이 근무하고 심야에는 무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 상품 설명, 노약자 결제 지원, 청소년 보호, 재고관리, 방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지자체와 상인회가 공동 원격관제와 순회관리 인력을 운영하면 개별 점포의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 순회인력을 지역 청년·중장년·고령자 일자리로 연결할 수 있다.3. 사람의 역할을 계산에서 서비스로 전환단순 바코드 계산은 기계가 빠르다. 그러나 상품 추천, 고령자 결제지원, 위생관리, 온라인 주문처리, 지역배송, 수선·상담은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정부 지원도 ‘계산원 유지’가 아니라 디지털 장비와 사람을 결합해 매출을 높이는 직무전환에 집중해야 한다. 직원이 온라인 판매와 단골고객 관리까지 담당해 점포 매출을 늘린다면 지원금 종료 뒤에도 고용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4. 고용장려금 원스톱 자동 판정사업주가 근로자의 민감한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용24에서 사업자번호와 채용예정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지원제도와 예상 지원액을 자동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신청 전 승인, 채용 후 신고, 분기별 지급신청으로 나뉜 절차도 가능한 범위에서 통합해야 한다. 소상공인에게는 고용센터·소상공인지원센터·지자체가 공동으로 무료 노무행정을 제공할 수 있다.5. 생산성 향상분을 노동자와 나누는 제도키오스크가 업무량을 줄였다면 남은 직원의 근로시간 단축, 임금 인상, 교육훈련에 생산성 향상분을 배분할 수 있다. 자동화의 과실이 사업주와 플랫폼에만 집중되면 소비와 내수가 약해진다.근로자가 안정적인 소득을 얻어 지역에서 소비해야 골목상권의 매출도 유지된다. 고용과 소비는 서로 다른 정책이 아니라 같은 지역경제 순환구조다.6. 무인점포 최소 안전기준 마련완전 무인점포에는 출입구와 계산대의 사각지대 제거, 비상통화, 원격경고, 장애인·고령자용 결제지원, 개인정보 보호, 청소년 유해상품 판매 차단 기준이 필요하다.일정 규모 이상의 프랜차이즈 본사는 방범시설 비용과 절도위험을 가맹점주에게만 전가하지 못하도록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반복되는 소액절도 수사비용까지 사회에 떠넘기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기자의 시선 “자동화를 막을 것이 아니라 사람을 고용할 때 더 이익이 되는 구조 만들어야”최저임금이 오르면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말은 현실이다. 동시에 최저임금은 하루 종일 일하는 노동자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하한선이다. 자영업자의 어려움과 노동자의 생계를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2026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9%다. 무인점포가 3년 사이 두 배로 증가한 현상을 단 한 해의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높은 임대료와 수수료, 과잉출점, 낮은 영업이익, 야간 구인난, 값싸진 자동화 기술을 함께 봐야 한다.정책의 목표도 ‘무인점포를 줄이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생산성이 낮고 위험한 반복업무를 기계가 맡는 변화 자체는 피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자동화로 절감한 비용과 늘어난 생산성이 누구에게 돌아가고, 사라진 초급 일자리를 대신할 통로를 누가 만들 것인가다.사람을 고용하는 점포가 무인점포보다 손해만 보는 구조라면 고용을 호소하는 캠페인은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첫 고용의 사회보험과 교육비를 낮추고,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매출을 높이며, 복잡한 지원금을 자동 연결한다면 자동화와 고용은 공존할 수 있다.골목에서 점원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한 풍경의 변화가 아니다. 청년의 첫 직장, 중장년의 재취업, 노년의 소득과 사회관계가 함께 사라질 수 있는 노동시장의 변화다.경제활성화는 기계의 숫자나 점포 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임금을 받는 사람, 물건을 사는 사람, 세금을 내는 사람의 순환이 이어져야 한다. 무인화 시대의 고용정책은 기술을 늦추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경제의 주체로 남겨 두는 정책이어야 한다.
    2026-08-27 11:37:50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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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 리포트] 콘크리트로 봉인된 신도시 속 마을들의 지구촌 기후 위기 극복 대응책

    - 흙과 녹지는 탄소 흡수보다 ‘열·빗물·생태계 회복’ 효과가 더 커 - 무조건 흙길 아닌 투수포장·빗물정원·나무 그늘을 연결한 전환 필요
    최근 신도시에 들어서면 도시의 바닥, 주택가 주차장, 쉼터 공간 등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차도는 아스팔트, 주택가 주차장은 콘크리트, 보행로와 쉼터는 보도블록으로 덮여 있다. 건물 사이에 놓인 화분과 담장 주변의 작은 녹지가 회색 바닥을 간신히 끊어 놓는다. 조금 떨어진 근린공원에 들어서야 흙길과 나무, 빗물이 스며들 여지가 나타난다. 기자가 촬영한 현장사진만으로 해당 지역의 불투수면적률을 정확히 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도로·주차장·보도·건물 지붕이 연결된 전형적인 신도시 고밀도 상가주택지이다. 사진 속 도로는 대부분 아스팔트이고 주차장과 건물 주변에는 콘크리트 및 보도블록 포장이 혼재한다. 이를 모두 단순히 ‘시멘트 바닥’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면’으로 정의하는 것이 정확하다.기자가 거주하는 동네 장기동 먹자골목은 2008년 장기택지개발 과정에서 약 160채의 주거·상가 복합건물로 조성됐다. 2020년 기준으로 약 4,800명이 거주하고 240여 개 상점이 입주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포한강신도시 초기 상권이자 주거·상업시설이 한데 모인 생활권이다.다른 신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불투수면의 기후위험은 폭우 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면적 1㏊에 비가 10㎜ 내리면 물 100㎥가 떨어진다. 무게로 약 100톤이다. 100㎜ 집중호우라면 1㏊당 1,000톤, 10㏊에는 10만 톤의 물이 쏟아진다.단순 비교를 위해 아스팔트·콘크리트 지역의 유출계수를 0.9, 식생이 있는 토양의 유출계수를 0.2로 가정하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이는 실제 배수시설, 토양 종류, 선행강우, 경사, 지하수위 등을 제외한 설명용 계산이다. 그러나 불투수면이 많을수록 짧은 시간에 하수관으로 몰리는 물의 양과 첨두유량이 커진다는 방향은 분명하다.환경부도 불투수면 증가가 강수 침투량과 지하수 함양을 줄이고, 집중호우 때 직접 유출량과 침수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한다. 건기에는 하천으로 천천히 흘러가야 할 지하수가 줄어 하천 건천화와 수생태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신도시의 도로와 주차장, 건물 지붕이 빗물받이와 하수관으로 바로 연결된 곳에서는 문제가 더 커진다. 지붕에 떨어진 비까지 홈통을 통해 도로로 나가면 사실상 동네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물받이판으로 작동한다.그리고 회색 바닥은 낮의 열을 밤까지 붙잡는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는 낮 동안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저장했다가 저녁과 밤에 다시 방출한다. 흙과 식생은 물을 증발시키는 데 열을 사용하고,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표면으로 들어오는 복사에너지를 줄인다.미국 환경보호청은 도시가 주변 비도시 지역보다 낮에는 약 0.6∼3.9도, 밤에는 약 1.1∼2.8도 더 더울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는 개별 도로 한 곳의 온도 차가 아니라 도시열섬에 관한 여러 연구를 종합한 범위다. 신도시에 조성된 마을의 실제 온도 차는 이동식 기상센서나 열화상 촬영으로 측정해야 한다. 그러나 나무 그늘이 없는 주차장과 공원 안 흙길·녹지 사이에 체감온도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문제는 열이 다시 에너지 소비를 부른다는 데 있다. 바닥과 벽이 달궈지면 상점과 주택의 냉방시간이 늘고, 에어컨 실외기가 골목으로 열을 방출한다. 냉방 전력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도시열섬이 다시 기후변화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나무와 녹지는 건물에 그늘을 제공하고 증산작용으로 주변을 식힌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도시공원과 도시숲 같은 녹색 기반시설이 인접 건물의 에너지 수요를 약 10%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소개한다. 지역과 건물 조건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므로 장기동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녹지가 단순 미관시설이 아니라 냉방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콘크리트와 흙의 탄소 차이, 무엇을 계산해야 하냐이다.콘크리트 바닥과 흙바닥의 탄소 차이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첫째는 바닥을 만들 때 발생하는 ‘내재탄소’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을 고온에서 가열하면 화학반응으로 이산화탄소가 나오고, 소성로를 1,400도 이상 가열하는 과정에서도 화석연료가 사용된다. 시멘트 산업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8%를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콘크리트의 내재탄소는 강도, 시멘트 함량, 혼화재, 운송거리 등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크다. 영국 공공기관 자료에 제시된 생산단계 배출량도 1㎥당 약 120∼1,370㎏CO₂e 범위다. 일반 포장용 콘크리트를 1㎥당 120∼300㎏CO₂e로 보수적으로 가정하고 10㏊를 두께 15㎝로 새로 포장한다면 콘크리트 부피는 1만5,000㎥가 된다. 생산단계 배출량은 약 1,800∼4,500톤CO₂e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철거·운송·철근·기층공사·장비 연료를 제외한 예시다. 둘째는 토양과 식생이 장기간 저장할 수 있었던 탄소를 잃는 문제다. 흙을 콘크리트로 덮으면 식물의 뿌리와 낙엽을 통해 토양으로 들어가던 유기탄소 흐름이 약해진다. 토양 생물의 서식처와 물순환도 단절된다.그렇다고 흙바닥이 자동으로 대량의 탄소를 계속 흡수한다고 표현해서도 안 된다. 탄소 흡수량은 토양 깊이와 유기물 함량, 식생 종류, 관리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나무나 풀이 없는 다져진 맨흙은 탄소 흡수와 빗물 침투 효과가 제한적이고 먼지·진흙·침식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신도시에 조성된 마을에서 흙과 녹지의 가장 즉각적인 가치는 연간 탄소 흡수량보다 폭우 유출 저감, 증발산 냉각, 그늘 제공, 생물서식처 회복에서 찾아야 한다.기존 바닥을 모두 뜯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이미 설치된 포장을 일시에 철거하는 것도 탄소와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철거장비가 연료를 쓰고 폐콘크리트를 운반·파쇄해야 한다. 멀쩡한 포장을 환경 명분으로 전면 교체하면 공사 과정의 배출량이 단기적인 편익을 넘어설 수 있다.흙길은 휠체어·유모차 접근성, 겨울철 결빙, 비 오는 날 진흙, 차량 하중에도 취약하다. 음식점이 밀집한 골목에서는 위생과 보행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따라서 선택지는 ‘모두 콘크리트’와 ‘모두 흙’의 양자택일이 아니다. 차량이 다니는 중심 차로와 무장애 보행로는 안전성을 유지하되, 꼭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주차장 가장자리와 건물 후퇴공간, 쉼터, 골목 모서리부터 단계적으로 물이 스며드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주택 한 채에서 시작할 수 있는 기후대응시도시에 위치한 주민과 건물주가 실행할 수 있는 대책은 거창한 숲 조성만이 아니다.첫째, 빗물 홈통을 도로와 하수관에서 분리해야 한다. 지붕 빗물을 200∼1,000ℓ 빗물통에 저장해 화단 관수와 청소에 사용하면 초기 강우가 하수관으로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늦출 수 있다. 넘치는 물은 빗물정원이나 침투화단으로 유도해야 한다.둘째, 주차면 전체를 콘크리트로 재포장하지 말고 차량 바퀴가 닿는 부분만 포장하거나 투수블록·잔디블록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투수포장은 미세토사로 막히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정기적인 진공청소와 표면 관리가 필요하다.셋째, 장식용 작은 화분보다 토양 용량이 충분한 나무 한 그루가 낫다. 건물 남·서쪽과 주차장 가장자리에 낙엽교목을 심으면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고 겨울에는 햇빛을 통과시킬 수 있다. 뿌리가 자랄 공간과 빗물이 들어갈 구조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넷째, 쉼터의 포장면 일부를 걷어내고 벤치 주변에 나무 그늘과 침투화단을 결합해야 한다. 현재 장기동 공원처럼 나무와 흙이 있는 공간도 벤치 아래까지 모두 블록으로 덮기보다는 보행에 필요한 폭만 남기는 방식이 가능하다.다섯째, 음식점은 에어컨 실외기의 열이 보행자에게 직접 향하지 않도록 위치를 조정하고 고효율 냉난방기, 차양, 단열, 옥상녹화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전력 절감은 녹지의 탄소 흡수량을 기다리는 것보다 빠르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여섯째, 주민이 임의로 가로수 주변이나 공공도로를 철거해서는 안 된다. 사유지 안에서 시작하되 공공영역은 지자체 행정기관과 협의해 골목 단위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시민 실천만으로는 동네 전체의 물순환을 바꾸기 어렵다. 도로와 보도, 공영주차장, 빗물받이와 가로수는 지방자치단체의 관리영역이기 때문이다.이어 노후 포장 교체 시점에 맞춰 ‘그린 스트리트’ 시범구역을 조성할 수 있다. 공영주차장에는 나무 그늘과 투수주차면을 넣고, 골목 저지대에는 빗물정원을 설치하며, 보도 폭이 넓은 구간은 식재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빗물은 가능한 한 떨어진 자리에서 저장·침투시키고 넘치는 양만 하수관으로 보내야 한다.신도시에 조성된 마을은 세계 도시의 공통된 질문이다신도시 마을 한 곳의 포장을 바꾼다고 지구 평균기온이 눈에 띄게 내려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전 세계 도시의 도로, 주차장, 지붕과 냉방설비가 축적한 결과이기도 하다.이 골목의 핵심 문제는 콘크리트가 탄소를 내뿜는다는 한 문장에 그치지 않는다. 포장을 만드는 단계에서 배출이 발생하고, 설치된 불투수면은 수십 년 동안 빗물 침투와 증발산을 차단한다. 뜨거워진 골목은 냉방수요를 키우고, 폭우가 오면 빗물을 하수관으로 밀어 넣는다.반대로 흙과 나무, 투수포장, 빗물정원이 촘촘히 연결되면 같은 비와 같은 폭염에도 동네가 받는 충격은 달라진다. 도시의 기후정책은 거대한 선언보다 작은 땅 한 평을 어떻게 남겨 놓느냐에서 시작한다. 신도시를 조성하며, 회색의 마을 바닥 사이에 물이 머물고 나무가 자랄 틈을 되돌려 놓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거리 미화가 아니다. 시민의 일상에서 시작되는 기후적응이자 다음 세대에 넘겨줄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일일 것이다.
    2026-08-26 13:23:16 정진욱
  • 씻고 떼고 분리해도 4개 중 1개만 원료로 … ‘재활용 신화’ 넘어 플라스틱 감축으로
    환경

    씻고 떼고 분리해도 4개 중 1개만 원료로 … ‘재활용 신화’ 넘어 플라스틱 감축으로

    - 그린피스 “통계상 재활용률 64%지만 물질 재활용은 26%” - 20년 새 일회용 페트병 생산량 3배 … 소비자 노력만으로 한계 - 시민 79.1% “다회용기·리필 시스템 마련되면 플라스틱 사용 줄어들 것”
    배달 음식을 먹은 뒤 플라스틱 용기를 깨끗하게 씻는다. 페트병에서는 라벨을 떼고 내용물을 비운 뒤 분리배출함에 넣는다. 많은 시민이 매일 반복하는 환경 실천이다. 그러나 이렇게 정성껏 분리배출한 플라스틱 가운데 실제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다시 돌아가는 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최근 ‘달콤한 사탕 재활용, 분리배출이 헛수고인 이유 세 가지’라는 자료를 통해 재활용만으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핵심은 ‘재활용률’이라는 숫자 안에 무엇이 포함돼 있느냐는 것이다.그린피스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의 통계상 재활용률은 64% 수준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가운데 폐플라스틱이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다시 사용되는 ‘물질 재활용’은 약 26%이고, 약 37%는 플라스틱을 태워 에너지를 회수하는 ‘열적 재활용’이다.결국 시민들이 생각하는 ‘버린 플라스틱이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돌아오는 재활용’과 통계상 재활용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소각을 통한 에너지 회수를 재활용 통계에 포함한다고 해도 플라스틱이 다시 원료로 순환되는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은 남는다. 특히 플라스틱은 대부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생산되고 생산·폐기·소각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소각 중심의 처리 방식은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이라는 관점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문제는 재활용 속도보다 빠른 ‘생산 속도’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가 재활용 시스템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그린피스는 지난 20년 동안 국내 일회용 페트병 생산량이 약 3배 증가했다고 지적한다.과거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그린피스와 충남대학교 장용철 교수팀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생수 페트병 109개, 일회용 플라스틱컵 102개, 비닐봉투 533개, 배달용기 568개에 달했다. 네 품목만 합쳐도 1인당 연간 약 19㎏이다.특히 2017년과 비교해 2020년 일회용 플라스틱컵 소비량은 56.9% 증가했고 생수 페트병은 13.5%, 비닐봉투는 15.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그린피스와 연구진은 별도의 감축 조치 없이 기존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연간 약 647만5천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0년의 약 3.6배, 2020년의 약 1.5배 수준이다.세계적인 생산 증가도 문제다. 그린피스가 인용한 국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연간 약 4억6천만 톤으로 20년 전보다 두 배 증가했으며, 증가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까지 현재의 약 3배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된다.결국 재활용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시장에 투입되는 신규 플라스틱이 계속 증가한다면 폐기물 문제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얘기다.“한 번 재활용하면 끝?” … 플라스틱은 영원히 돌지 않는다세 번째 문제는 플라스틱을 무한정 재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플라스틱은 종류와 색상, 첨가제, 오염 정도가 각각 다르고 재활용 과정에서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복합재질이나 오염된 포장재처럼 애초부터 경제적·기술적으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제품도 적지 않다.때문에 분리배출을 아무리 철저하게 하더라도 모든 플라스틱을 다시 동일한 품질의 제품으로 되돌리는 완전한 순환구조를 만드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그린피스가 재활용 확대만으로는 부족하고 생산과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시민들은 이미 변화할 준비 … 79.1% “리필·다회용기 있으면 줄인다”주목할 부분은 시민들의 환경의식 부족만을 플라스틱 증가의 원인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최근 그린피스가 소개한 조사에서는 시민의 79.1%가 다회용기나 리필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플라스틱 제품이나 일회용 배달용기에 비용이 부과될 경우 사용을 줄이겠다는 응답도 56.1%였다. 반면 편의를 위해 플라스틱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37.7%에 그쳤다.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이끌 주체로 정부를 꼽은 응답은 64.4%, 기업은 58.8%로 조사됐다.이는 플라스틱 문제를 소비자의 분리배출 태도만으로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하는 단계에서부터 일회용 포장을 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그린피스 “생산·사용부터 줄여야” … 정부에 6가지 변화 요구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오염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재활용 중심 정책에서 생산·사용 감축 중심 정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우선 플라스틱 생산·사용·폐기의 전 과정을 포괄하는 실효성 있는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일회용품을 재활용하는 구조를 넘어 재사용과 리필 시스템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다.또 일회용 플라스틱의 단계적 금지, 과도하게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환경·사회적 비용 부담, 생산·사용·수출입 정보의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오염 피해를 더 크게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약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기자의 시선“분리배출하지 말자”가 아니라 “분리배출만 믿지 말자”이번 문제를 ‘분리배출은 소용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분리배출은 여전히 필요하다.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폐기물은 재활용 가능성마저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용기를 씻고, 이물질을 제거하고, 올바르게 분리해 버리는 행동 자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문제는 시민에게 분리배출 책임을 요구하면서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는 막대한 일회용 플라스틱이 계속 쏟아지는 구조다.시민에게 페트병 라벨 하나를 더 잘 떼라고 요구하는 것만큼 기업에는 포장재를 얼마나 줄였는지, 재사용 용기를 얼마나 확대했는지, 신규 플라스틱 사용량을 얼마나 감축했는지를 물어야 한다.정부 정책 역시 ‘얼마나 많이 재활용했느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얼마나 적게 생산하고 사용했느냐’를 핵심 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재활용은 이미 만들어진 쓰레기를 처리하는 마지막 단계에 가깝다. 반면 감축은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첫 단계부터 차단하는 정책이다.플라스틱 문제의 해법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정확한 분리배출은 계속하되, 정부와 기업이 생산 감축·재사용·리필 시스템 확대를 통해 애초에 버릴 플라스틱 자체를 줄이는 것. 이제 자원순환 정책의 중심을 ‘잘 버리는 사회’에서 ‘덜 만들고 오래 쓰는 사회’로 옮겨야 할 시점이다.
    2026-08-25 07:46:17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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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을 ‘아는 시민’에서 ‘행동하는 시민’으로 … 2026 안산시민 환경한마당 열린다

    - 9월 5일 안산문화광장서 개최… SDGs·기후행동·환경교육 한자리에 - ‘도전 Green벨’·얼쑤(Earth)마켓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마련 - ‘안산 환경 40년’ 특별전시 통해 과거와 미래 환경정책 연결
    기후위기와 자원순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생활 속 환경실천으로 연결하는 ‘2026 안산시민 환경한마당’이 오는 9월 열린다. 현재 발표된 행사 안내에 따르면 2026 안산시민 환경한마당은 9월 5일 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안산문화광장 전망대광장에서 개최된다. 기념식은 오후 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안산시는 이 행사를 환경보전과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시민 인식을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시민 참여 행사로 소개하고 있다. 올해 공식 안내에도 기념식과 얼쑤마켓, 퀴즈대회, 체험부스 등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제시됐다.특히 올해 행사는 단순히 환경정보를 전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놀고, 체험하고, 물건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환경문제를 생각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SDGs 놀이터부터 ‘도전 Green벨’까지 … 환경을 놀이로 배운다행사장에서는 기념식을 비롯해 SDGs 놀이터와 환경교육·체험·홍보부스가 운영된다.환경문제를 퀴즈로 풀어보는 환경퀴즈대회 ‘도전 Green벨’과 시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나누고 다시 사용하는 나눔장터 ‘얼쑤(Earth)마켓’도 마련된다.안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올해 환경한마당을 앞두고 시민과 함께 환경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단체를 모집했으며, 총 18개 단체 규모의 체험부스 운영계획도 공개했다.이러한 프로그램은 환경교육이 반드시 교실이나 강연장에서만 이뤄질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어린이들이 놀이를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접하고, 가족이 함께 환경퀴즈를 풀며,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다른 시민과 교환하는 과정 자체가 환경교육이 될 수 있다.특히 나눔장터는 자원순환의 의미를 시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물건을 버리고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는 대신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다른 사람이 다시 사용하게 하는 것은 폐기물 발생과 신규 자원 소비를 동시에 줄이는 자원순환의 가장 기본적인 방식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안산시민 10대 기후행동’ … 거대한 기후위기를 일상으로올해 환경한마당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주제마당에서 다뤄지는 ‘안산시민 10대 기후행동’​이다.기후위기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나 탄소배출량처럼 시민들이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기 어려운 숫자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실제 기후위기 대응은 가정의 에너지 사용과 자동차 이용, 대중교통, 소비습관, 음식물쓰레기, 일회용품 사용, 재활용 등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따라서 ‘10대 기후행동’처럼 시민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은 환경문제를 ‘정부와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거대한 문제’에서 ‘나도 참여할 수 있는 생활의 문제’로 전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안산 환경 40년’ 돌아본다 …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이번 행사에서는 ‘안산 환경 40년, 기억을 잇다 미래를 열다’ 특별전시​도 마련된다.안산은 수도권을 대표하는 산업도시 가운데 하나다.그만큼 산업화와 도시성장의 과정에서 경제발전뿐 아니라 대기와 수질, 폐기물, 도시 생태환경 등 다양한 환경문제와 개선 과정을 함께 경험해 온 도시이기도 하다.따라서 지난 40년의 환경 변화를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기록 전시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과거 도시의 환경이 어떠했는지, 시민과 행정·기업·환경단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 왔는지 보여준다면 지금 누리고 있는 환경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는 환경교육이 될 수 있다.동시에 앞으로 20년, 30년 뒤 안산의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를 시민들에게 묻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학교·시민사회·대학까지 참여 … 환경문제는 행정만으로 해결 못해행사의 참여 주체가 폭넓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안산시와 안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비롯해 경기도안산교육지원청, 안산녹색환경지원센터, 안산환경재단, 기후위기안산비상행동, 안산희망재단,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한양대학교 ERICA 등이 함께하며 지역 시민단체와 초·중·고등학교 등도 협력한다.안산시 공식 안내 역시 환경한마당을 전 연령이 참여하는 행사로 소개하고 있다.환경문제의 특성을 생각하면 이러한 협력구조는 중요하다.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은 시청 환경부서 하나만의 노력으로 달성할 수 없다. 학교에서는 미래세대 환경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은 전문성을 제공해야 한다. 기업은 생산과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며 시민은 생활 속 실천에 참여해야 한다.환경축제는 평소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한 공간에서 시민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어린이에게는 ‘체험’이 가장 오래 남는 환경교육환경축제의 또 다른 가치는 미래세대 교육에 있다.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을 교과서 속 문장으로 배우는 것과 실제 행사장에서 분리배출을 해보고, 재사용 물품을 만나고, 환경퀴즈를 풀어보는 것은 경험의 강도가 다르다.특히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참여하는 환경체험은 가정으로 돌아간 뒤에도 대화와 실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아이가 “왜 일회용품을 줄여야 하느냐”고 질문하고 부모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환경교육이 될 수 있다.환경보호에 대한 시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이런 축제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유다.기자의 시선 "환경축제는 하루지만 환경실천은 365일이어야 한다"환경축제를 평가할 때 흔히 방문객 숫자와 체험부스 수, 행사 규모가 먼저 언급된다.그러나 환경을 주제로 한 축제라면 평가기준부터 달라질 필요가 있다.몇 명이 행사장을 찾았는가보다 행사장을 다녀간 시민의 생활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환경퀴즈에서 정답을 맞힌 시민이 다음 날에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지, 얼쑤마켓을 경험한 가족이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고 재사용하기 시작했는지, ‘10대 기후행동’을 본 시민이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한 번이라도 더 이용하게 됐는지가 더 중요한 성과일 수 있다.안산시 역시 환경한마당의 목적을 환경보전과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시민 인식 개선과 공감대 형성에 두고 있다.그렇다면 앞으로는 행사 참여 인원뿐 아니라 행사 이후 시민들의 환경 인식과 행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환경축제 자체가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일회용품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사용하며, 불필요한 인쇄물과 행사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등 행사 운영 자체가 시민들에게 하나의 환경교육이 돼야 한다.환경보호를 이야기하는 행사장에서 대량의 일회용품과 쓰레기가 발생한다면 축제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설득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환경에 대한 시민 인식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한 번의 체험이 관심을 만들고, 관심이 반복되면 생활습관이 될 수 있다.환경축제의 진정한 목적은 시민에게 환경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오는 9월 5일 열리는 ‘2026 안산시민 환경한마당’이 축제의 즐거움을 넘어 시민들의 작은 실천을 끌어내고, 그 작은 행동들이 안산의 다음 40년을 바꾸는 출발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26-08-21 12:31:37 정진욱
  • 갯골에서 배우는 자연의 가치… 제21회 시흥갯골축제 9월 열린다
    환경

    갯골에서 배우는 자연의 가치… 제21회 시흥갯골축제 9월 열린다

    - 9월 18~20일 시흥갯골생태공원서 개최 … 생태·예술 프로그램 강화 - 국내 유일 내만갯골에서 시민이 자연 직접 체험 - ‘2026~2027 문화관광축제’ 연속 지정 … 친환경·시민참여 확대
    도시 한복판에서 갯골과 염전의 흔적을 만나고, 생태계를 직접 관찰하면서 자연환경의 가치를 체험하는 대표적인 생태문화축제가 경기 시흥에서 열린다. 시흥시는 오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시흥갯골생태공원 일원에서 ‘제21회 시흥갯골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축제는 시흥갯골의 자연과 역사적 자원을 활용한 대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시민 참여와 친환경 요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준비되고 있다.올해로 21회를 맞는 시흥갯골축제는 일반적인 공연·먹거리 중심 지역축제와는 성격이 다르다.축제의 중심이 바로 ‘자연’이기 때문이다.시흥갯골생태공원은 국내 유일의 내만갯골과 옛 염전의 흔적을 간직한 생태공간이다. 시흥갯골축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쉬면서 생태와 예술을 함께 경험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 왔다.21년 이어진 생태축제 … ‘문화관광축제’ 경쟁력도 인정시흥갯골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전국적인 생태문화축제로 성장하고 있다.2017년 문화관광축제로 처음 선정된 데 이어 ‘2026~2027 문화관광축제’로 연속 지정​되면서 생태자원을 관광·문화 콘텐츠와 결합한 축제로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지난해 열린 제20회 축제에서는 옛 염전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야간 공연 ‘바람에 핀 소금꽃’과 열기구 체험 등 갯골이라는 장소 자체를 콘텐츠로 활용한 프로그램이 선보였다.올해 역시 시흥갯골의 자연과 역사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시민 참여 폭을 넓히고 친환경적인 축제 운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시는 지난 3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추진위원회에는 축제·문화예술·ESG 분야 전문가와 청년, 시민 대표, 시의원 등 9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구성부터 현장 운영, 안전관리, 홍보 등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다.자연환경 보호 인식, ‘보는 것’에서 달라질 수 있다시흥갯골축제의 환경적 의미는 시민들이 생태계를 직접 경험한다는 데 있다.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 습지보호의 중요성은 이제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시민에게 탄소중립이나 생물다양성이라는 용어를 설명하는 것과 실제 자연환경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환경교육이다.갯골을 직접 걷고 그곳에 살아가는 생물을 관찰하며 염생식물과 갯벌 생태계를 경험하면 ‘습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자신이 방문한 장소를 지켜야 한다는 구체적인 인식으로 바뀔 수 있다.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이러한 경험은 중요하다.환경교육이 교실 안에서 기후변화의 원인과 결과를 배우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실제 자연환경을 보고 만지고 관찰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때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도 생활 속 행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가족이 함께 자연을 체험하는 축제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갯벌과 습지는 단순한 ‘빈 땅’이 아니다갯골과 갯벌, 습지는 한때 개발되지 않은 땅 정도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다양한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중요한 생태계로 평가된다.따라서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리는 축제는 시민들에게 자연환경을 단순히 관광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왜 보전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이러한 공간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아파트와 도로, 산업시설이 확대되는 수도권에서 시민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자연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하는 것은 시민의 휴식뿐 아니라 환경교육과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축제가 커질수록 자연에는 부담 … ‘친환경 축제’가 중요한 이유다만 생태축제에는 역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사람에게 생태공원의 가치를 알리지만, 방문객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오히려 보호해야 할 자연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교통량 증가와 쓰레기 발생, 일회용품 사용, 소음, 무분별한 출입 등은 생태공간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다.따라서 시흥갯골축제의 성공 여부는 방문객 숫자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얼마나 많은 시민이 방문했느냐와 함께 행사 과정에서 폐기물을 얼마나 줄였는지,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의 출입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다회용기와 친환경 이동수단을 얼마나 확대했는지 등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시흥시가 올해 축제에서 친환경 요소를 반영한 지속 가능한 축제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운영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얼마나 구체화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기자의 시선 "자연을 사랑하게 하려면 먼저 자연을 만나게 해야 한다"환경보호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시민들에게 너무 자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쓰레기를 줄여야 하며,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물론 모두 필요한 행동이다.그러나 환경보호가 시민들에게 끊임없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의무로만 전달된다면 장기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자연을 보호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시민들이 보호해야 할 자연을 직접 만나도록 하는 것이다.갯골을 걸어보고, 갯벌에 살아가는 생물을 관찰하고, 계절에 따라 변하는 습지의 모습을 경험한 사람에게 갯골은 더 이상 지도 위에 표시된 녹색 공간이 아니다.‘내가 가본 곳’, ‘아이와 함께 걸었던 곳’, 그리고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곳’이 된다.바로 이 지점에서 생태축제의 필요성을 찾을 수 있다.환경축제는 환경보호를 가르치는 행사를 넘어 시민과 자연 사이에 관계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다만 그 관계를 만들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모순은 피해야 한다. 축제 규모가 커질수록 생태공원의 수용 능력과 방문객 동선, 폐기물, 교통, 소음 관리 기준은 오히려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몇 명이 방문했는가’보다 ‘몇 명이 자연의 가치를 새롭게 알게 됐는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었는가’보다 ‘얼마나 적은 환경부담으로 축제를 치렀는가’를 성과로 평가하는 축제.제21회 시흥갯골축제가 21년의 역사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문화축제로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다음 단계다.오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가 시민들에게 즐거운 가을축제를 넘어, 도시 안에 남아 있는 자연을 왜 지켜야 하는지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환경교육의 현장이 될지 주목된다.
    2026-08-20 10:00:48 정진욱
  • 세계 항만의 경쟁력, 이제는 물동량 아닌 ‘탄소’가 가른다 … 부산 BIPC 9월 개최
    환경

    세계 항만의 경쟁력, 이제는 물동량 아닌 ‘탄소’가 가른다 … 부산 BIPC 9월 개최

    - 9월 15~16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서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 개최 - 글로벌 해운·항만 전문가 한자리 … 디지털 전환·탈탄소·공급망 변화 논의 - 국제해운 탄소감축 압박 속 친환경 항만 경쟁 본격화
    세계 주요 항만과 해운·물류 전문가들이 부산에 모여 글로벌 해운시장의 변화와 항만산업의 미래를 논의한다. 특히 올해 행사는 항만의 물류 경쟁력을 넘어 탈탄소화와 디지털 전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환경·경제적 과제를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오는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를 개최한다.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는 급변하는 글로벌 해운·물류 환경 속에서 항만의 미래를 모색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행사다.세계 주요 항만과 해운·물류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시장 전망을 공유하고 항만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현안과 대응 전략을 논의한다.행사는 전문 세션을 중심으로 전시와 개막식, 특별강연 등으로 구성된다. 부산항만공사가 주최·주관하며 참가비는 무료다.세계 무역의 관문 ‘항만’ … 기후위기 대응의 최전선으로이번 행사를 단순한 항만·물류산업 국제회의로만 바라보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세계 경제에서 해운과 항만이 차지하는 역할이 막대한 만큼 이 분야의 탄소배출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과 직접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통해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8년 대비 최소 20%, 가능하면 30% 감축하고, 2040년에는 최소 70%, 가능하면 80%까지 감축하는 중간 목표를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2050년경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지향하고 있다.이는 선박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선박이 입항하고 화물을 내리고 다시 출항하기까지 항만에서는 크레인과 하역장비, 트럭, 선박 보조엔진 등 다양한 에너지가 사용된다. 따라서 선박 연료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것과 동시에 항만 자체의 에너지 사용과 운영 시스템도 바뀌어야 실질적인 탄소감축이 가능하다.앞으로 항만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에 물동량과 처리속도뿐 아니라 얼마나 적은 탄소를 배출하면서 효율적으로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친환경 선박만으로 부족 … 항만 인프라도 함께 바뀌어야국제해운업계에서는 기존 벙커유 중심의 선박연료를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저탄소·무탄소 연료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하지만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는 것만으로 해운산업의 탈탄소 전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새로운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이 세계 각국의 항만을 오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벙커링 시설과 저장·안전관리 체계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항만 하역장비의 전동화, 재생에너지 확대, 선박이 정박 중 자체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 육상에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육상전원공급설비(AMP) 확대 등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결국 ‘친환경 선박’과 ‘친환경 항만’은 따로 움직일 수 없는 하나의 시스템이다.이런 측면에서 BIPC와 같은 국제회의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친환경 항만정책과 기술,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국제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디지털 전환도 결국 환경 문제와 연결이번 BIPC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분야는 디지털 전환이다.항만의 디지털화는 단순히 작업속도를 높이는 기술 문제가 아니다.선박 입출항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화물의 이동을 실시간 관리하면 불필요한 선박 대기와 트럭 공회전을 줄일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컨테이너 배치와 하역장비 이동경로를 최적화하는 것 역시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 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스마트항만이 물류 효율화와 환경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 배경이다.특히 부산항과 같은 대규모 환적항에서는 작은 운영 효율 개선도 수많은 선박과 컨테이너의 이동 과정에 누적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상당한 경제·환경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공급망 재편 시대 … 항만 국제협력이 중요한 이유최근 글로벌 물류시장은 기후변화뿐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과 전쟁, 주요 해상운송로의 불안정성 등 복합적인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하나의 항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선박 운항 일정이 연쇄적으로 흔들리고 이는 기업의 원자재 조달과 제품 생산, 소비자 가격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기후변화 역시 공급망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해수면 상승과 태풍, 폭우, 폭염 등 극한기후가 심화되면 항만시설과 물류 인프라의 안정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따라서 미래 항만정책은 물동량 확대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기후재난에 대한 회복력, 에너지 안정성, 공급망 다변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세계 주요 항만들이 서로의 정책과 기술을 공유하는 국제협력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부산항에도 ‘친환경 경쟁력’은 생존 전략BIPC가 부산에서 개최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부산항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만이자 동북아시아의 주요 환적 거점 가운데 하나다. 세계 해운산업의 탄소중립 기준이 강화될수록 부산항 역시 친환경 선박과 글로벌 선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항만으로 변화해야 한다.과거 항만 경쟁이 선석 규모와 물동량, 하역속도, 물류비를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앞으로는 친환경 연료 공급능력과 항만 전동화, 재생에너지 사용, 디지털 운영 효율성, 탄소배출 관리 능력까지 경쟁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국제회의에서 나온 논의를 실제 부산항의 시설 투자와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기자의 시선 "항만의 탄소중립은 한 나라만 잘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가 환경적으로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해운산업의 특성 자체에 있다.선박 한 척은 한 국가의 항구에서만 움직이지 않는다. 부산에서 출발한 선박이 중국과 싱가포르, 유럽과 미국의 항만을 연결한다. 어느 한 항만에 친환경 연료 공급시설이 없거나 관련 기준이 서로 다르면 전체 친환경 해운망 구축이 어려워질 수 있다.해운·항만의 탄소중립은 한 국가나 하나의 항만만 잘한다고 완성할 수 없는 대표적인 국제 환경문제다.그렇기 때문에 BIPC는 단순히 세계 항만 관계자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는 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어떤 친환경 연료와 기술을 적용할 것인지, 항만의 탄소배출을 어떤 기준으로 측정할 것인지, 친환경 선박에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인지, 개발도상국 항만과 기술·비용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까지 구체적인 협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특히 ‘친환경 항만’이라는 구호가 새로운 시설 건설이나 기술 홍보에 그치지 않도록 실제 탄소배출 감축량을 측정하고 공개하는 시스템도 중요하다.세계 항만의 경쟁 기준은 이미 변하고 있다.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화물을 얼마나 빨리 처리하는가’​가 항만 경쟁력을 결정했다면, 기후위기 시대에는 여기에 ‘얼마나 적은 탄소로 처리하는가’​라는 새로운 기준이 추가되고 있다.오는 9월 부산에서 열리는 BIPC가 국제적인 논의를 넘어 부산항의 실질적인 탈탄소 전략과 세계 항만 간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2026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는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부산광역시 동구 충장대로 206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며 참가비는 무료다. 행사 시간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2026-08-19 13:48:18 정진욱
  • 배우는 환경에서 즐기는 환경으로 … 창원시, 제3회 환경문화제 9월 5일 개최
    환경

    배우는 환경에서 즐기는 환경으로 … 창원시, 제3회 환경문화제 9월 5일 개최

    -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 중앙광장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 자원순환·탄소중립·생물다양성 등 시민 체험 프로그램 마련 - 가족 단위 참여 확대 … “기후위기 대응, 생활 속 실천으로 연결해야”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어렵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기면서 생활 속 실천으로 연결하는 환경축제가 경남 창원에서 열린다. 창원시는 오는 9월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 중앙광장(성산구 창원대로 524)​에서 ‘2026년 제3회 창원시 환경문화제’를 개최한다.올해 환경문화제는 ‘환경을 배우는 하루가 아닌, 함께 즐기고 실천하는 하루’를 방향으로 시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면서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부모와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환경문제를 특정 세대나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닌 시민 모두의 생활 문제로 확장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자원순환부터 탄소중립까지… 직접 체험하는 환경축제행사장에서는 환경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자원순환·탄소중립 체험, 생물다양성 관련 전시와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만들기 체험과 각종 이벤트, 즐길 거리도 마련된다. 참가비는 무료다.최근 환경정책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시민들의 ‘인지’를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이다.탄소중립과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자원순환이라는 단어는 이제 익숙해졌지만 이를 가정과 학교, 직장 등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리감을 느끼는 시민이 적지 않다.이번 환경문화제가 체험과 참여에 무게를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재활용과 올바른 분리배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다회용품 이용, 에너지 절약과 같은 작은 행동을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축제 이후에도 환경 실천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산업도시 창원에서 열리는 환경문화제, 의미 더 커특히 창원은 기계·자동차·방위산업 등 제조업 기반이 강한 대표적인 산업도시다. 동시에 주남저수지를 비롯한 생태자원과 도심 녹지 등 자연환경도 갖추고 있다.때문에 창원에서 ‘자연과 산업의 공존’을 주제로 시민 참여형 환경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기후위기 시대의 산업도시는 경제성장과 환경보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전환과 자원순환, 탄소배출 감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이 과정에서 기업과 행정의 역할만큼 중요한 것이 시민 참여다.탄소중립 정책이 시민 생활과 동떨어진 행정구호에 머물 경우 지속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 반대로 환경정책이 시민들의 소비와 이동, 에너지 사용, 폐기물 배출 등 일상생활과 연결될 경우 도시 전체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환경축제의 성패는 ‘행사 이후’에 달렸다 이번 행사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된 만큼 환경교육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자원순환과 생물다양성 등을 체험하는 것은 환경교육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어린 시절 형성된 환경에 대한 관심과 생활습관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다만 환경문화제가 일회성 축제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행사장에서 경험한 내용을 일상으로 연결하는 후속 장치도 필요하다.환경체험 프로그램에서 배운 분리배출 방법을 가정에서 실천하고, 일회용품 감축 체험이 다회용품 사용으로 이어지며, 생물다양성 전시가 지역 생태계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될 수 있어야 한다.시민들이 행사장을 떠난 뒤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환경축제의 실질적인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기자의 시선 "환경축제, ‘몇 명 왔나’보다 ‘무엇이 달라졌나’를 봐야"기후위기 대응에서 시민 참여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환경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는 방식만으로는 장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환경을 재미있게 경험하고, 그 경험이 생활습관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시민 체험 중심으로 진행되는 창원시 환경문화제의 방향은 주목할 만하다.중요한 것은 축제 이후다.환경축제의 성과를 방문객 숫자나 체험부스 운영 횟수로만 평가해서는 부족하다. 참가자들이 일회용품을 하나라도 덜 사용하게 됐는지,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게 됐는지, 지역 생태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나아가 환경문화제에서 확인된 시민들의 관심을 창원시의 탄소중립·자원순환·생물다양성 정책과 연결하는 구조도 필요하다.환경문화제의 진정한 가치는 축제가 끝나는 오후 2시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체험이 시민들의 다음 날 행동을 얼마나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작은 생활습관 하나가 당장 도시의 탄소배출량을 크게 바꾸지는 못한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의 행동 변화가 쌓이고 이를 지방정부와 기업의 제도적 변화가 뒷받침할 때 도시의 환경정책도 실질적인 힘을 얻는다.2026년 제3회 창원시 환경문화제는 오는 9월 5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 중앙광장에서 열리며 참가비는 무료다.
    2026-08-18 12:37:51 정진욱
  • [시민 건강 리포트] 무더위에 더 약해지는 부모님의 몸 … 면역은 지키고 ‘만성 염증’은 낮추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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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건강 리포트] 무더위에 더 약해지는 부모님의 몸 … 면역은 지키고 ‘만성 염증’은 낮추려면

    - 삼계탕 한 그릇·영양제 한 알로 해결되지 않는 노년기 면역 - 수분·식사·근육·수면·장 건강이 함께 움직여야
    여름철 부모님의 건강을 챙긴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보양식이다. 삼계탕이나 장어 같은 고단백 음식을 챙기고 비타민이나 홍삼, 오메가3 등 건강기능식품을 선물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면역체계를 지키는 문제는 특정 음식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나이가 들수록 면역세포의 구성과 기능이 달라지고 감염에 대응하는 능력은 떨어지는 반면, 몸 안에서는 약한 염증 반응이 장기간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이를 ‘염증 노화(inflammaging)’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노화 과정에서 면역 조절 능력이 변하면서 상당수 고령자에게 만성적이고 낮은 수준의 염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노화 관련 질환의 발생 과정과 연관된다고 설명한다. 2026년 국제학술지 ‘Nature Reviews Immunology’에 발표된 연구 역시 고령층에서는 면역세포의 생화학적·기능적 변화가 만성 염증과 병원체 방어력 저하, 장기 기능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정리했다.여기에 여름이라는 계절적 변수가 더해진다. 폭염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식욕이 떨어지며 잠을 설치고 활동량까지 줄면 고령자의 건강 균형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따라서 부모님의 여름 건강을 지키는 핵심은 ‘면역력을 확 올리는 음식’을 찾는 데 있지 않다. 몸이 정상적인 면역 기능을 유지하도록 수분과 영양, 수면, 근육, 장 건강을 지키고 불필요한 만성 염증을 키우는 생활습관을 줄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나이가 들수록 ‘면역 저하’와 ‘염증 증가’가 함께 온다염증은 본래 나쁜 것이 아니다.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하거나 조직이 손상되면 면역체계가 작동하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상처 부위가 붓고 열이 나거나 통증이 생기는 것도 이러한 방어반응의 일부다.문제는 감염을 제거한 뒤 염증이 꺼져야 하는데 낮은 수준의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다. NIH는 면역반응 과정에서 염증이 병원체 제거와 치유를 돕지만 지나치거나 지속될 경우 조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비타민 A·C·D·E와 아연, 셀레늄 등 여러 영양소가 정상적인 면역 기능 유지에 필요하며, 실제 결핍이 발생하면 면역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즉 ‘면역력은 무조건 높을수록 좋다’는 표현부터 정확하지 않다. 면역체계는 너무 약해도 문제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부모님 건강에서 필요한 것은 면역을 무작정 ‘증강’하는 것이 아니라 감염에 대응할 힘은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만성 염증은 낮추는 ‘균형’이다.여름 폭염, 단순한 더위가 아니다…고령층 건강 균형 흔든다올여름 부모님의 건강을 이야기할 때 폭염을 빼놓을 수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온열질환자는 2023년 2,818명에서 2024년 3,704명, 2025년에는 4,460명으로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2026년에도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특히 고령층은 더위에 취약하다. 실제 2024년 국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가운데 80세 이상이 29.4%를 차지했다.폭염이 지속되면 땀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간다. 식욕이 줄면서 단백질과 각종 미량영양소 섭취도 부족해질 수 있다. 밤에는 열대야로 숙면이 깨지고 낮에는 더위를 피해 움직이지 않으면서 활동량이 감소한다.이 모든 변화가 서로 연결된다.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면 탈수 위험이 높아지고, 식사를 거르면 근육 유지에 필요한 영양 공급이 부족해진다. 활동량이 떨어지면 근육량 감소가 빨라질 수 있으며 잠이 부족하면 다음 날의 식욕과 신체활동까지 영향을 받는다.질병관리청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충분히 보충되지 않을 경우 열탈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여름철 부모님에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값비싼 보양식보다 ‘물을 제대로 마시고 있는지’, ‘끼니를 거르고 있지는 않은지’를 확인하는 일일 수 있다.‘항염 음식’ 한 가지보다 식탁 전체를 바꿔야 한다몸속 염증을 줄인다는 표현과 함께 생강, 마늘, 강황, 블루베리, 오메가3 등 특정 식품이 자주 거론된다. 이들 식품 가운데 일부에는 실제 생리활성 성분이 들어 있다. 그러나 한두 가지 음식이 만성 염증을 치료하거나 없앤다고 보는 것은 과학적 근거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해석이다.오히려 연구가 지속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개별 음식’보다 ‘식사 패턴’이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생선, 불포화지방 등을 중심으로 하는 지중해식 식사 패턴과 고령층 염증의 관계를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는 이러한 식사 패턴을 잘 따르는 사람들에게서 대표적인 염증 지표인 C반응성단백질(CRP)이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 역시 더 많은 장기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2026년 미국심장협회(AHA)의 최신 식생활 지침도 비슷한 방향이다.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정제곡물보다 통곡물을 선택하며, 건강한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을 먹고, 초가공식품과 첨가당·과도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사 패턴을 권고한다.한국 식탁으로 옮기면 의외로 어렵지 않다. 현미나 잡곡을 적당히 섞은 밥, 두부나 콩, 생선, 달걀, 나물과 채소, 김이나 미역 같은 해조류, 견과류 등을 골고루 먹는 방식이다. 고기를 완전히 끊을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삼겹살이나 가공육 한 종류에 단백질을 의존하기보다 생선·콩·두부·달걀·살코기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다.부모님에게 단백질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 ‘근육’도 면역 건강의 기반고령층의 여름 식단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단백질이다. 더운 날에는 뜨거운 국이나 고기를 먹기 싫어 국수, 냉면, 빵, 과일 등으로 한 끼를 간단히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문제는 이런 식사가 반복되면 열량은 섭취하면서도 단백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근력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여기에 활동 감소와 영양 부족까지 더해지면 근감소가 빨라질 수 있다.최근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은 식생활이 고령자의 허약과 근감소증, 전신 염증과 연관될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상당수 연구가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부모님의 여름 식사는 ‘얼마나 많이 먹었느냐’보다 ‘매 끼니 무엇을 먹었느냐’를 살펴봐야 한다. 입맛이 없다면 한 번에 많은 고기를 먹게 하기보다 두부, 달걀찜, 생선구이, 닭고기, 콩, 요구르트 등 먹기 편한 단백질 식품을 끼니마다 나눠 먹는 방법이 현실적이다.씹거나 삼키기 어렵다면 식재료의 질감과 조리법을 바꿔야 한다. 이때 지속적인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가 동반된다면 단순한 여름 입맛 문제로 넘기지 말고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하다.장 건강도 면역체계와 연결된다최근 면역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장내 미생물이다. 식이섬유를 먹으면 일부 장내 미생물이 이를 발효해 단쇄지방산 등 여러 대사물질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물질은 장 환경과 면역 조절 과정에 관여한다.고령층의 식이섬유, 장내 미생물과 면역 기능을 분석한 연구들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가 건강한 장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 유리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사람에서 특정 식이섬유가 특정 면역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부모님의 식탁에서 식이섬유를 늘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채소, 콩, 통곡물, 해조류, 버섯, 견과류와 과일을 다양하게 먹는 것이다. 반대로 과자와 케이크, 가공육, 설탕이 많이 든 음료와 각종 초가공 간편식으로 식사의 상당 부분을 채우는 것은 줄일 필요가 있다.NIH가 소개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과일·채소·통곡물·견과류·콩류와 불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한 식사 패턴은 건강한 노화와 연관된 반면,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을수록 건강한 노화 가능성이 낮게 나타났다.오메가3·비타민D·아연 … 영양제는 어디까지 필요한가부모님의 면역력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것이 건강기능식품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원칙이 필요하다.비타민과 미네랄은 분명 정상적인 면역 기능에 필요하다. NIH는 비타민 A·C·D·E, 셀레늄, 아연 등이 정상적인 면역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영양소가 실제로 결핍될 경우 면역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하지만 ‘필요한 영양소’라는 사실과 ‘많이 먹을수록 면역이 더 강해진다’는 주장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영양 상태가 정상인 사람이 고용량 영양제를 추가로 복용한다고 감염이나 만성 염증을 반드시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비타민D 역시 면역 기능에 관여하지만 부족 여부와 복용량을 무시한 채 고용량 제품을 장기간 먹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메가3 역시 EPA와 DHA가 생리학적으로 중요한 지방산이지만 ‘몸속 염증을 없애는 약’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사를 대신하는 제품이 아니라 부족한 영양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보는 것이 맞다.특히 여러 약을 복용하는 고령자는 건강기능식품까지 여러 종류를 추가하기 전에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여름철 의외의 적, ‘달고 시원한 음식’더운 날에는 아이스크림, 빙수, 달콤한 커피, 탄산음료, 과일주스와 시원한 면 요리를 자주 찾게 된다. 가끔 먹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식욕이 없다는 이유로 이런 음식이 정상적인 식사를 대체하는 상황이다.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는 포만감에 비해 영양밀도가 낮고, 과도한 첨가당과 정제 탄수화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체중과 혈당, 중성지방 관리에도 불리하다. 2026년 미국심장협회 역시 첨가당이 들어간 음식과 음료를 최소화하고 초가공식품보다 덜 가공된 식품을 선택하도록 권고했다.과일도 ‘무제한으로 먹는 보양식’은 아니다. 수박·참외·포도 등 여름 과일은 수분과 여러 영양소를 제공하지만 당뇨병이 있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양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을 갈아 주스로 마시기보다는 가능한 한 원형 그대로 먹는 편이 낫다.부모님 건강에서 수면을 빼놓으면 안 되는 이유여름철 열대야는 고령층 건강의 또 다른 복병이다. 밤새 잠을 설치면 다음 날 피로 때문에 활동량이 줄고 입맛도 떨어지기 쉽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생활 리듬 전체가 무너진다.면역체계는 수면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부모님의 여름 건강을 챙길 때 음식만 묻지 말고 잠을 잘 자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침실 온도를 지나치게 높게 유지하지 않고, 취침 전 과도한 카페인이나 음주를 피하며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습관이 기본이다.특히 낮 동안 지나치게 긴 낮잠을 자면서 밤잠을 계속 설치는 상황이라면 생활 리듬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더우니 운동하지 마세요”도 정답 아니다폭염 속에서 무리한 운동은 위험하다. 그러나 여름 내내 움직임을 크게 줄이는 것도 고령층에게 좋은 선택은 아니다.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빠르게 줄어든다. 특히 고령자는 젊은 사람보다 근육을 다시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더운 낮 시간을 피하고 냉방이 되는 실내나 아침·저녁을 활용해 걷기와 가벼운 근력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현실적이다.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앉기, 벽을 짚고 팔굽혀펴기, 가벼운 밴드 운동 등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심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 관절질환 등 기존 질환이 있는 사람은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개인 상태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염증 수치가 높다’는 말도 원인을 찾아야 한다건강검진을 받은 뒤 “염증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듣고 건강기능식품부터 찾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CRP 같은 검사가 염증 상태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그러나 CRP가 높다고 해서 원인이 하나인 것은 아니다. 감염이나 염증성 질환, 조직 손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검사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다면 생강이나 오메가3 같은 음식을 찾기 전에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원인을 모른 채 ‘항염 식품’만 먹는 것은 진료를 대신할 수 없다. 장기간 열이 나거나 체중이 이유 없이 줄고, 극심한 피로가 지속되거나 관절이 붓고 아프며, 숨이 차거나 식욕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의료기관에서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부모님 여름 건강, 결국 특별한 한 가지보다 ‘매일의 기본’이다고령자의 면역력을 지키고 몸속 만성 염증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의외로 평범하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끼니마다 단백질과 채소를 챙기고, 콩과 생선·통곡물·견과류 같은 식품을 다양하게 먹으며, 설탕이 많은 음료와 초가공식품을 줄이고, 잘 자고,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특별한 보양식이나 건강기능식품보다 반복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노화 연구가 보여주는 방향도 비슷하다. 건강한 노화를 만드는 것은 하나의 ‘슈퍼푸드’가 아니다. 식사와 운동, 수면, 체중, 질환 관리가 오랜 시간 쌓여 만들어내는 결과에 가깝다.특히 폭염이 일상이 되어가는 상황에서는 부모님에게 “보양식 드셨어?”라고 묻는 것보다 “오늘 물은 얼마나 드셨어?”, “점심에 단백질은 드셨어?”, “밤에는 잘 주무셨어?”, “오늘 조금이라도 걸으셨어?”라고 묻는 것이 더 실질적인 건강 점검이 될 수 있다.기자의 시선 "면역력 마케팅에서 생활 관리로 시선을 돌릴 때"여름만 되면 ‘면역력 강화’, ‘염증 제거’, ‘혈관 청소’와 같은 표현을 앞세운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광고가 쏟아진다. 부모님의 건강을 걱정하는 자녀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문구다.하지만 인간의 면역체계와 염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면역은 하나의 영양소로 켜고 끄는 스위치가 아니며, 염증 역시 특정 음식 하나를 먹는다고 몸 밖으로 ‘배출’되는 물질이 아니다.오히려 고령층에서는 탈수와 영양 부족, 근육 감소, 수면 부족, 만성질환 관리 실패가 겹치면서 건강이 무너지는 경우를 더 경계해야 한다.올여름 부모님을 위한 최고의 건강 선물을 굳이 꼽는다면 값비싼 영양제 한 병보다 매일의 식사와 수분 섭취, 수면과 활동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해주는 것에 가까울 수 있다. ‘면역을 높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몸이 스스로 정상적인 면역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그리고 ‘염증을 없애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만성 염증을 키우는 생활습관을 하나씩 줄이는 일이다. 그 평범한 관리가 부모님의 여름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건강 전략이다.
    2026-08-14 11:31:34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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