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여고의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논의가 단순한 학교 운영 문제가 아닌 성동구 교육체계 전반을 재편할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고교학점제 시행이라는 교육환경 변화 속에서 학교의 전통을 유지할 것인지, 미래 교육수요에 맞춘 구조 개편에 나설 것인지가 서울교육의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김현우 의원(사진)은 지난 27일 열린 제338회 임시회 폐회 중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집중 질의하며 서울시교육청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현재 무학여고는 2027학년도부터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령인구 감소와 고교학점제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동문회와 일부 재학생들은 86년의 전통과 학교 정체성, 충분한 공론화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반면 지역사회에서는 성동구 내 규모 있는 일반계 고등학교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면 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남녀공학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일반고 진학을 위해 타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교육환경을 이유로 이주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이번 결정은 성동구 교육환경의 미래를 좌우할 정책적 판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현우 의원은 "공교육은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는 동시에 현재와 미래 학생들의 교육권, 지역사회의 변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은 단순한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성동구 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의 전통도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교육수요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서울시교육청이 예정된 일정에 맞춰 명확한 결론을 내려 교육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성동구 학교 재배치 문제가 서울교육의 핵심 현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 교육감은 "성동구 학교 재배치 문제는 현재 서울교육의 3대 현안 가운데 하나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며 "학교 재배치의 첫 번째 원칙은 미래 교육수요에 대응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현재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며, 이후 동문회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 "학생 수 감소 현실 외면할 수 없어"
교육 현장에서는 이번 논의가 특정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학교 재배치 업무를 담당했던 한 교육행정 전문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학교 운영체계를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유지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학생 수와 교육과정 운영, 학교 규모를 함께 고려한 재배치는 앞으로 서울교육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고교 교장은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면 다양한 과목 개설이 가능한 일정 규모 이상의 학생 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교의 역사도 소중하지만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과목을 배우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드는 것이 공교육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정책을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남녀공학 전환은 단순히 학생 구성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학교 경쟁력과 교육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선택이 될 수도 있다"며 "다만 오랜 전통을 가진 학교인 만큼 동문과 재학생, 학부모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통 과정이 반드시 병행돼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육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는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학교 간 통폐합이나 재배치, 남녀공학 전환 논의는 앞으로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전통과 현실 사이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의원은 "성동구에는 규모 있는 일반계 고등학교가 부족해 자녀 교육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학생들이 지역 안에서 안정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의 전통 역시 소중하지만 공교육의 최우선 가치는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동구 교육환경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여부는 이르면 이달 말 서울시교육청의 최종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는 이번 결정이 성동구를 넘어 서울시 학교 재배치 정책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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