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은 방배초등학교의 학생 수용 한계를 이유로 일부 학생을 이수초등학교에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위험한 통학로를 이유로 방배초 일괄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학군 조정 문제가 아니다. 학교 시설의 수용능력과 학생들의 안전이라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대표적인 도시개발 후유증이라는 점에서 교육행정의 새로운 과제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의회 고광민 도시계획균형위원장(사진)은 지난 23일 방배5구역 현대건설 사무실에서 신동욱 국회의원과 함께 '방배초·이수초 통학구역 조정 간담회'를 열고 교육청과 서초구청, 주민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재건축은 끝났지만 교육 인프라는 제자리
방배5구역은 대규모 재건축 사업을 통해 새로운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교육 인프라는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입주로 초등학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배초는 이미 수용 한계에 근접했고, 교육청은 학생 일부를 이수초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행정적인 학생 배치보다 통학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수초 방향 통학로는 차량 통행이 많고 어린 학생들이 혼자 이동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적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결국 학급 수를 맞추기 위한 행정적 판단과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충돌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행정의 기준은 '수용능력'인가 '학생 안전'인가
이번 간담회에서도 핵심 쟁점은 명확했다.
교육청은 학교 수용 여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정 학교에 학생이 집중될 경우 과밀학급이 발생하고 교육환경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민들은 학교 시설보다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같은 단지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서로 다른 학교로 배정되면서 통학 동선이 복잡해지고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고광민 위원장 역시 "학생 수용 여력은 이해하지만 아이들의 안전과 맞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교육청의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반복되는 '입주 후 학교 부족'… 근본 대책 필요
이번 방배5구역 사례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지역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낸다.
도시개발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학교 신설이나 증축, 통학환경 개선은 뒤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입주가 임박한 시점에서 학생 배치 문제를 놓고 교육청과 주민들이 갈등을 반복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 배정은 단순히 학생 수를 나누는 행정 절차가 아니다. 학생들의 생활권과 안전, 교육의 질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정책 결정이다. 특히 초등학생은 보호자의 동행 없이 통학하는 경우가 많아 통학로 안전은 교육환경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학생 중심 해법이 필요한 시점
이번 간담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교육청과 지자체가 같은 자리에서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간담회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청은 과밀학급 문제와 학생 안전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학급 증설이나 교실 확보, 통학안전시설 확충 등 다양한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도시개발은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그 공간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은 어린 학생들이다. 학교 배정의 기준 역시 행정 편의가 아니라 아이들이 안심하고 등교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
방배5구역 학군 논란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이어질 서울 도심 재건축 사업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사례가 학생 안전을 중심에 둔 교육행정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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