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국마사회가 여름철 경마 운영 방식 전반을 손질하고 있다.
단순히 경주마 보호에 그치지 않고 기수와 말관리사 등 현장 종사자의 안전까지 고려한 대응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기후변화 시대 공공기관의 안전 환경관리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마사회는 최근 새벽 조교 현장 점검을 비롯해 혹서기 휴장, 야간경마 확대, 경주 진행 기준 조정 등 폭염 대응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예년에도 폭염 대책은 있었지만, 올해처럼 장기간 이어지는 이상고온 속에서는 단순한 운영 조정이 아닌 안전 중심의 경영 체계가 요구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희종 한국마사회 회장이 직접 새벽 조교 현장을 찾아 조교사와 기수, 말관리사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은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폭염은 경주마의 체력 저하뿐 아니라 장시간 야외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의 온열질환 위험도 높이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휴장·야간경마…폭염 대응은 긍정적, 효과는 지속 점검해야
한국마사회는 오는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부산경남·제주 렛츠런파크에서 동시에 경마를 중단하는 혹서기 휴장을 실시한다. 이후 8월 7일부터는 9월 초까지 야간경마를 운영해 낮 시간대 폭염 노출을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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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8월 30일까지는 경주마의 예시장 입장 시간을 늦추고 기수들의 대기 환경도 개선하는 등 경주 진행 기준을 한시적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는 경주마의 고온 노출을 줄이는 동시에 기수와 말관리사에게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시간을 확보해 주기 위한 조치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이러한 대응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과거에는 경기 일정 유지가 우선이었다면 최근에는 안전을 이유로 운영 방식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전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휴장과 야간경마만으로 폭염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며, 폭염 기간 온열질환 발생 현황과 경주마 건강관리 결과 등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할 때 정책의 신뢰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기후변화 시대, '동물복지'와 '노동 안전' 함께 가야
이번 대책은 경주마 보호뿐 아니라 사람의 안전까지 함께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마 산업은 경주마와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스포츠다. 경주마의 건강을 위해서는 말을 돌보는 말관리사와 조교사, 기수들의 안전도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 폭염 속 무리한 훈련이나 경기 운영은 동물복지 문제는 물론 산업재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국내 산업 전반에서 폭염 대응이 중요한 노동 안전 과제로 떠오르는 만큼, 한국마사회의 대응은 다른 야외 스포츠와 축산 분야에도 참고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회성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가 장기화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혹서기 운영 매뉴얼을 상시화하고,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기준과 휴식 규정을 더욱 구체화하는 제도 개선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보여주기식 대응 아닌 지속 가능한 안전관리로 이어져야
한국마사회는 이번 폭염 대책을 통해 "사람과 말이 모두 안전한 경마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방향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시민과 경마 이용자들이 평가하는 기준은 대책 발표 자체가 아니라 실제 안전사고 감소와 현장 만족도 향상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경마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새로운 변수다. 한국마사회가 이번 혹서기 대책을 계기로 폭염 대응 체계를 더욱 체계화하고, 현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간다면 단순한 여름철 대책을 넘어 공공기관 안전경영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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