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일 경남 밀양시 초동저수지를 찾아 농업용수 공급 상황과 가뭄 대응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인근 농경지에서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현장 점검을 넘어 가뭄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정부 대응을 재점검하는 자리라는 의미를 갖는다.
평년의 33%만 내린 비…저수지는 '바닥'
올해 남부지역의 가뭄은 예년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7월 말까지 경남지역 누적 강수량은 162㎜로 평년(487㎜)의 33%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밀양지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2.6%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농업용수를 저장하는 저수지 기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벼와 밭작물의 생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뚜렷한 비 예보가 없다는 점이다. 폭염과 고온 현상까지 겹치면서 토양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고 있어 농작물 피해가 단기간에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낙동강 물 끌어올려 버틴다…긴급 대응 총력
정부는 현재 낙동강 물을 양수해 초동저수지로 공급하는 '양수저류 대책'을 가동하며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송 장관은 양수시설 운영 상황을 점검한 뒤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들에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인근 농경지를 찾아 벼와 밭작물의 생육 상태를 확인하고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송 장관은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영농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가용 가능한 재원과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지방정부와 농어촌공사, 농업인이 함께 힘을 모으면 이번 가뭄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앞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8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 데 이어, 가뭄이 심화됨에 따라 21억 원을 추가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추가 예산은 경남과 전남·전북 등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배정되며, 하천 준설과 굴착, 양수시설 설치, 급수차 운영 등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사업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전문가 "일회성 지원보다 기후 적응형 물 관리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가뭄을 단순한 계절적 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가 일상화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재난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후환경 전문가들은 최근 한반도에서 강수량의 지역별 편차가 커지고 있으며, 비가 오더라도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국지성 호우가 늘어나면서 실제 농업용수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여름철 폭염이 길어질수록 증발량이 크게 증가해 저수지의 물이 빠르게 줄어드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 기존의 물 관리 체계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농업 전문가들은 정부의 긴급 예산 지원은 당장의 피해를 줄이는 데 필요한 조치이지만, 앞으로는 대형 저수시설 확충과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 구축, 농업용수 재이용 확대, 지역 간 용수 연계망 강화 등 장기적인 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위기 시대, 농업은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이번 밀양 가뭄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기후위기 시대에는 농업 생산 기반 자체가 기후 변수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긴급 지원과 현장 대응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물 부족이 일상이 되는 기후환경을 전제로 한 농업 인프라 재설계와 선제적 물 관리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농업 재난이다. 이번 가뭄을 계기로 단기 처방을 넘어 지속 가능한 농업용수 관리 체계를 구축하려는 정책적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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