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바다서 건진 쓰레기 65만 톤…수거해도 계속 늘어나는 ‘해양폐기물’

이정윤 발행일 2026-08-30 20:28:14
2021년 12만 톤→2025년 14만4천 톤…5년 새 19.8% 증가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우리 바다에서 수거되는 해양쓰레기가 매년 증가하면서 단순한 수거·처리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수거된 해양폐기물
만 65만 톤을 넘어섰고, 특히 해저에 가라앉아 생태계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침적쓰레기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선교 의원(사진)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21~2025년) 해양폐기물 수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수거된 해양폐기물은 총 65만6,003톤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12만736톤에서 2022년 12만6,035톤, 2023년 13만1,931톤, 2024년 13만2,686톤, 2025년 14만4,615톤으로 매년 증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2025년 수거량은 약 19.8% 늘었다.
▲최근 5년간 해양폐기물 유형별 수거량 현황


 바닷속 침적쓰레기 43% 증가…보이지 않는 오염 더 심각

 유형별로 보면 바닷가로 밀려온 해안쓰레기가 49만9,934톤으로 전체의 76.2%를 차지했다.

이어 바닷속에 가라앉은 침적쓰레기가 11만9,521톤(18.2%), 해상에 떠다니는 부유쓰레기가 3만6,548톤(5.6%)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부분은 침적쓰레기의 증가세다.

침적쓰레기 수거량은 2021년 1만8,944톤에서 2025년 2만7,167톤으로 43.4% 증가했다. 해안으로 밀려온 쓰레기와 달리 침적쓰레기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수거에도 선박과 전문장비 등이 필요해 처리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폐어구와 폐그물 등이 바닷속에 장기간 방치될 경우 해양생물이 걸리거나 폐사하는 이른바 ‘유령어업’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발생 단계부터 관리할 필요성이 크다.

▲최근 5년간 해양폐기물 유형별 수거량 현황


전남·광주 32% 집중…서·남해안 부담 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전남·광주 지역의 수거량이 21만178톤으로 전체의 32.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제주 7만6,615톤(11.7%), 충남 6만6,463톤(10.1%), 경남 4만6,957톤(7.2%), 경북 4만3,181톤(6.6%) 순으로 나타났다.

해양환경공단과 한국어촌어항공단 등 해양수산부 직할 유관기관이 수거한 물량도 8만5,379톤으로 전체의 13.0%를 차지했다.

특정 지역의 수거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지역에서 쓰레기가 그만큼 많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류와 바람, 해안 지형, 강을 통한 육상쓰레기 유입뿐 아니라 지역별 수거사업 규모와 방식 등도 수거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지역별 수거량뿐 아니라 발생원과 이동경로까지 함께 분석해야 보다 정확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기인 해안쓰레기 97%가 중국 기인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해양쓰레기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해양수산부가 제출한 ‘2021~2023년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조사사업’ 결과에 따르면 외국기인 해안쓰레기 3만7,575개 가운데 중국 기인으로 분류된 쓰레기는 3만6,595개로 97.4%에 달했다.

올해 5월 재개된 모니터링 조사에서도 수집된 외국기인 쓰레기 가운데 중국 기인이 97.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교 의원은 “해양쓰레기 수거량이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14만4천 톤을 넘어섰고, 특히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적쓰레기와 서·남해안 지역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해양쓰레기의 발생 억제와 신속한 수거·처리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외국에서 유입되는 쓰레기의 97% 이상이 중국발인 만큼 외교적 채널을 통한 실효성 있는 공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얼마나 건졌느냐보다 얼마나 버려지지 않게 했느냐가 중요”

 환경·해양 분야 전문가들은 해양쓰레기 정책의 중심을 ‘사후 수거’에서 ‘발생 예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양쓰레기는 육상에서 하천과 배수로를 통해 바다로 유입되는 폐기물과 어업·양식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어구, 해상에서 이동해 온 쓰레기 등 발생 경로가 다양하다. 바다에 들어간 뒤 수거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침적쓰레기가 5년 사이 43% 넘게 증가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폐어구 관리 강화와 어구 회수체계 개선, 어업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육상 반납·처리체계 확대 등 발생원별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환경전문가들은 또한 “수거량 증가는 실제 해양쓰레기 증가뿐 아니라 수거사업 확대에 따라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수거량만으로 해양오염이 같은 비율로 악화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발생량과 유입경로, 수거량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장기적인 데이터 구축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외국기인 쓰레기 역시 단순히 어느 국가에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만들기 어렵다. 계절별 해류와 유입경로 등을 과학적으로 추적하고 주변국과 조사자료를 공유해 발생 단계부터 줄이는 국제협력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바다는 쓰레기통이 아니다…‘수거 실적’ 넘어 발생원을 막아야

65만6,003톤.

최근 5년 동안 우리 바다에서 건져낸 해양쓰레기의 무게다. 더 심각한 것은 막대한 양을 매년 수거하고 있는데도 연간 수거량이 줄기는커녕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수거량 증가가 곧바로 같은 규모의 해양쓰레기 발생량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수거사업이 확대되면 과거 방치됐던 폐기물이 더 많이 집계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침적쓰레기가 5년 만에 43.4% 증가했다는 통계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정책 목표도 이제 ‘몇 톤을 수거했는가’에서 ‘몇 톤이 바다로 들어가지 않도록 막았는가’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육상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폐기물은 하천과 배수 단계에서 차단하고, 어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어구는 생산·사용·회수·처리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

중국 기인으로 분류된 쓰레기가 외국기인 해안쓰레기의 97%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 역시 외교적 문제 제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과학적인 유입경로 조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국가 간 감축 협의를 추진해야 한다.

해양쓰레기는 국경을 알지 못한다.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건져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해법은 애초에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해양쓰레기 정책의 성과를 ‘수거량’으로 평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발생과 유입을 얼마나 줄였는가’를 따질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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