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신흥시장과 손잡고 ‘그랜드 에피’…지역상권 협업이 만든 2년 연속 최고상

이정윤 발행일 2026-08-28 11:45:02
기업 마케팅 넘어 지역상권과 상생 모델로 이어질지가 관건

한국 코카-콜라가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상인들과 진행한 지역상권 협업 프로젝트로 ‘2026 에피 어워드 코리아’ 최고상인 ‘그랜드 에피’를 수상했다.

지난해 ‘코카-콜라 레드리본 캠페인’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상을 받은 것으로, 회사 측에 따르면 에피 어워드 코리아에서 한 브랜드가 그랜드 에피를 두 차례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수상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한 브랜드 광고가 아니라 대기업과 전통시장 상인이 함께 시장 공간을 바꾸고 소비자의 방문을 유도하는 ‘로컬 협업’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수상작인 ‘코카-콜라 X 신흥시장’은 지난해 코카-콜라와 해방촌 신흥시장 상인들이 함께 추진한 지역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다. 신흥시장 내 18개 매장이 참여했다.

코카-콜라는 시장 입구와 골목, 개별 점포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시장을 이용하는 공간 전반을 새롭게 구성했다. 각 매장이 가지고 있던 특색을 유지하면서 코카-콜라의 브랜드 요소를 접목하고 간판과 메뉴판 등 점포 운영에 필요한 제작물도 지원했다.

단순히 제품을 노출하는 광고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시장을 찾아 걷고, 먹고, 머무르는 경험 자체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브랜드 광고’에서 ‘골목상권 협업’으로

최근 기업들의 지역상권 마케팅은 단순한 후원이나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공간과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오래된 시장이나 골목상권은 각 점포가 가진 개성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설 노후화와 통일되지 않은 안내체계, 온라인 홍보 부족 등으로 신규 소비자 유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신흥시장 프로젝트는 이러한 지역상권의 특성과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역량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기존 기업 홍보와 차이를 보인다.

프로젝트 이후 시장을 찾는 방문객이 증가했다는 상인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신흥시장 상인회는 협업의 의미를 담아 코카-콜라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신흥시장 상인회 홍승진 부회장은 프로젝트 이후 시장 방문객이 늘고 새로운 활기가 생겼다며 상당수 상인이 실제 매출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지역상권 협업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평가지표는 화려한 공간 변화나 온라인 화제성보다는 실제 상인의 매출과 방문객 증가로 이어졌느냐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향후 방문객 수와 점포 매출 변화 등 구체적인 성과가 장기적으로 확인된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도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로컬’ 택한 코카-콜라

코카-콜라가 지역 음식점과 상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로 2년 연속 최고상을 받았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그랜드 에피를 수상한 ‘코카-콜라 레드리본 캠페인’은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 서베이’와 협업해 코카-콜라와 어울리는 전국 음식점 1,500곳을 ‘레드리본 레스토랑’으로 선정해 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수상한 신흥시장 프로젝트는 여기서 한발 더 들어갔다. 개별 음식점을 알리는 것을 넘어 상인들과 직접 협업해 시장이라는 공간 자체에 변화를 줬다는 점에서다.

두 사업 모두 지역의 음식점과 상인을 단순한 제품 판매처가 아닌 브랜드와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설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 코카-콜라 이상수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는 “동네 곳곳의 상인들 역시 오랜 시간 코카-콜라와 함께해온 소중한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수상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

에피 어워드는 1968년 미국에서 시작해 현재 세계 125개국에서 개최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시상식으로, 아이디어의 독창성뿐 아니라 전략과 실행, 비즈니스 성과와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때문에 이번 수상은 코카-콜라의 브랜드 마케팅 성과인 동시에 기업과 지역상권이 협업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를 제시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다만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은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가 더 중요하다.

기업의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방문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상인들의 매출 개선으로 연결돼야 진정한 상생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단기 이벤트에 그친다면 지역상권 활성화라는 의미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신흥시장은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은 해방촌에 위치해 있지만 대형 상권과 비교하면 개별 점포의 홍보나 시설 개선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 가진 마케팅 역량과 지역 상인이 가진 고유한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다.

코카-콜라가 2년 연속 ‘그랜드 에피’를 받았다는 기록도 의미가 있지만,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협업이 실제 골목상권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기업에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상인에게는 방문객과 매출을 늘리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코카-콜라 X 신흥시장’ 프로젝트는 수상작을 넘어 기업과 골목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상생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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