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블랙홀’ 테트라포드… 5년간 204명 집어 삼켰다

이정윤 발행일 2026-08-30 15:43:43
다부주의가 부른 낚시터 비극… 매년 사망자 지속 발생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지난 7월, 제주시 사수항 서방파제에서 손맛을 즐기던 A씨가 테트라포드 아래로 추락해 결국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바다의 블랙홀’이라 불리는 테트라포드(TTP)에서 추락·실족하는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국민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실족 위험이 매우 높은 방파제 테트라포드출처: Sanghee Jeong / Getty Images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선교 의원(국민의힘)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여간(2021년~2026년 7월) 테트라포드 안전사고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발생한 사고는 총 198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여간 (2021~2026년 7월) 사상자별 테트라포드 안전사고 발생 현황

이로 인한 사상자는 204명(사망 34명, 구조 170명)에 달한다.

안전사고는 2021년 32건에서 2025년 38건, 올해 7월 기준 24건으로 해마다 30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망자의 경우 2021년 5명에서 매년 6~7명씩 발생하며 멈추지 않는 상시적 위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중·고령층 낚시객 피해 67%… 동해안 지역 집중

사고는 여가 활동이 활발한 중·고령층에 집중됐다. 연령별로는 60대가 57명(28%)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42명(21%), 70세 이상 36명(18%) 순이었다. 50대 이상 중·고령층이 전체 사상자의 67%를 차지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갯바위와 방파제 낚시 포인트가 많은 동해안 권역이 압도적이었다. 강원지역이 65건(33%)으로 전체 사고 3건 중 1건 꼴이었으며, 경북(39건·20%), 부산(26건·13%), 제주(22건·11%), 울산(17건·9%)이 뒤를 이었다. 발생 장소로는 어항구역이 147건(7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항만구역(37건·19%), 연안구역(14건·7%) 순이었다.

"물이끼·원통형 구조 특성상 탈출 불가… 법적 실효성 높여야“

 해양전문가들은 테트라포드 구조 자체의 위험성과 함께 제도적 허점을 지적한다.익명을 요구한 해양안전 전문가는 “테트라포드는 표면에 미끄러운 해조류나 물이끼가 쉽게 끼는 데다 구조가 복잡해 일단 떨어지면 홀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며 “추락 시 구조물 내부로 소리가 반사·흡수되어 외부 부르짖음이 들리지 않고, 심각한 타박상이나 의식 불명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해양수산부와 해경이 지정하는 출입 통제구역 제도가 존재하지만, 과태료 부과 및 단속 인력 부족으로 '안전 불감증'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며 “지능형 CCTV나 열화상 감지 시스템을 활용한 실시간 통제체계를 구축하고, 무단 침입자에 대한 법적 처벌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에서도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선교 의원은 “테트라포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기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 무시 관행으로 인명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출입 통제구역의 확대 지정과 실효성 있는 단속, 엄정한 법 집행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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