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건설물가 상승만으로 보기에는 사업비 증가 폭이 크고, 준공 시점마저 7년 넘게 늦춰진 만큼 사업 초기 계획부터 변경 과정까지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봉양순 시의원(노원3)이 제339회 임시회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소방본부·종합방재센터·종로소방서가 들어서는 소방합동청사 총사업비는 2020년 최초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 당시 530억원에서 이번 변경안 1,910억원으로 증가했다.
6년 만에 무려 1,380억원이 늘면서 최초 계획의 3.6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사업기간도 크게 늘었다. 당초 2024년 5월로 예정됐던 완공 시점은 2031년 9월로 변경됐다. 계획보다 7년 4개월 늦어지는 셈이다.
사업비 증가 자체만 놓고 예산 낭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화재가 발견됐고 건설자재와 인건비 등 공사원가 상승도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증가한 사업비가 어떤 근거로 산정됐는지를 시민과 시의회가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느냐다.
특히 유구전시관 설치 등에 따라 연면적이 약 26% 증가한 반면 공사비는 당초 376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821억원 늘어 약 3.2배가 됐다.
봉 시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대목도 여기에 있다.
당초 계획에서는 공간별 면적과 단가 등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됐지만 변경안에서는 건축·토목·조경·기계설비 등의 비용이 세부내역 없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 늘어나는 대규모 변경이라면 오히려 산출근거는 최초 계획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어떤 공정에서 얼마가 증가했고, 물가상승과 설계변경, 연면적 확대 등이 각각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분해야 사업비 증가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비 산정 과정에서 공공건축물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서울지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 상승률을 참고한 점도 논란거리다.
공공청사와 민간아파트는 사업 목적과 건축구조, 설비, 공사 조건 등이 다르다. 따라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상승률을 공공청사 사업비 산정에 어떤 방식과 비중으로 활용했는지 명확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사업 지연 과정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체 사업기간 연장에는 문화재 발굴조사에 소요된 5년 2개월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문화재 조사라는 불가피한 사정을 감안해야 하지만, 문제는 문화재 발견 가능성을 사전에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느냐는 점이다.
2019년 시굴조사 단계에서 문화재 발견 가능성이 확인됐음에도 이러한 위험요인이 사업계획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초기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
문화재 조사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타당성 재조사와 중앙투자 재심사 등 행정절차로 약 2년이 추가됐다. 결국 사업비 증가와 일정 지연이 서로 맞물리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여기에 당초 별도로 추진됐던 470억원 규모의 ‘종합상황실 및 정보인프라 구축사업’이 소방합동청사 건립사업에 통합된 과정도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단순히 두 사업을 하나로 합친 것인지, 통합 과정에서 중복 예산이 제거됐는지, 470억원의 세부 사업비가 현재 1,910억원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따져봐야 전체 사업비 증가 원인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서울시 공유재산 관리 문제도 드러났다.
서울시 권리면적 1,987㎡에 해당하는 토지 지분이 1988년 종로구 명의로 넘어간 뒤 2008년 소유권 정리방안이 마련됐지만, 2020년 최초 공유재산관리계획에서도 관련 내용이 누락됐다는 지적이다.
수십 년간 해결되지 않은 토지 소유권 문제가 대규모 공공청사 건립 과정에서 다시 불거졌다는 것은 서울시 공유재산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할 대목이다.
봉양순 의원은 “준공까지 앞으로 5년 이상 남아 있는 만큼 추가적인 사업비 증액이나 일정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과 사업비를 철저히 관리해 사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소방합동청사는 재난 대응의 핵심 기능을 담당할 시설인 만큼 사업 필요성 자체와 사업비 관리 문제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필요한 시설이라고 해서 사업비 증가에 대한 검증까지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
특히 최초 530억원이던 사업이 1,910억원으로 확대되고 준공까지 7년 4개월 늦어진 상황이라면 서울시는 단순히 ‘물가 상승’이나 ‘문화재 발굴’이라는 설명에 머물 것이 아니라 1,380억원이 증가한 원인을 항목별로 공개하고 향후 추가 증액 가능성까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
준공 예정인 2031년까지 아직 상당한 기간이 남아 있다. 지금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1,910억원 역시 최종 사업비가 아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서울시가 앞으로 보여줘야 할 것은 추가적인 해명이 아니라 사업비와 공정을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게 관리하는 행정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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