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도 이제 ‘문화로 판다’…수협, 명화 입힌 이색 팝업 승부수

이정윤 발행일 2026-09-04 15:26:05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BLUE GALLERY’ 개장…13일까지 운영

수산물 소비촉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가격 할인에만 의존했던 기존 판매행사에서 벗어나 전통 미술과 체험, 한정판 상품을 결합해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추석을 앞두고 서울 잠실 한복판에 마련한 수산·문화 융합 팝업스토어도 이런 변화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수협중앙회(회장 노동진)는 4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 만남의 광장에 ‘BLUE GALLERY’를 주제로 한 대형 팝업스토어를 열고 오는 13일까지 10일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수산물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우리 수산물과 전통 민화를 한 공간에 배치해 상품 구매와 문화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물고기를 소재로 한 조선시대 거장 김홍도와 신윤복의 작품을 비롯해 새우와 게 등 수산생물을 소재로 한 전통 민화 ‘어해도(魚蟹圖)’를 갤러리 형태로 선보인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물고기와 게, 새우 등을 단순한 먹거리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장수와 출세, 다산 등 다양한 의미를 담아 그림의 소재로 활용했다. 수협은 이 같은 전통문화의 상징성을 현대적인 수산물 소비 공간으로 가져왔다.

김기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도 이날 현장을 찾아 행사장을 살펴보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김 대표이사는 “이 공간은 우리 바다가 준 소중한 수산물에 문화적 가치와 품격을 더해 소비자에게 찾아가는 특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수협이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문화 콘텐츠 못지않게 힘을 준 부분은 추석 선물시장이다.

자체 선물 브랜드인 ‘수협 셀렉션(SUHYUP SELECTION)’을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했다. 조미김과 김자반, 황태채, 새우, 미역 등 수협이 엄선한 국산 수산물 7종으로 구성했으며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정가의 50%인 5만원에 한정 판매한다.

고물가 상황에서 명절 선물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국산 수산물 선물세트’라는 상품 정체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체험형 공간으로 꾸민 점도 눈에 띈다.

방문객은 나만의 맞춤형 추석 명절 선물세트 제작을 비롯해 민화 복(福) 카드, 궁중 한복 무료 포토존, 수산물 한정판 이모티콘, 랜덤 행운 선물 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제주 바다에서 나온 원료를 활용한 반려동물 건조 간식과 친환경 리사이클 숄더백 등 기존 수협 매장의 이미지와는 다소 다른 상품도 선보인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주목할 대목은 수협이 ‘수산물을 어떻게 싸게 판매할 것인가’를 넘어 ‘소비자가 왜 수산물 판매 공간을 찾아와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답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화점 팝업스토어의 주요 고객 가운데 젊은 소비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화 전시와 한복 체험, 이모티콘, 친환경 상품 등을 수산물과 연결한 것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이러한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실제 국산 수산물 소비 확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할인 판매와 체험 행사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더라도 행사 이후 지속적인 구매로 연결할 수 있는 상품 경쟁력과 유통 전략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이사는 “풍성한 혜택과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이 방문해 명절의 풍요로움을 나누고 우리 수산물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산물 소비촉진은 더 이상 ‘싸게 파는 행사’만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붙잡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전통문화와 체험을 입힌 수협의 이번 ‘BLUE GALLERY’가 단기간의 방문객 유치에 그칠지, 국산 수산물에 대한 새로운 소비 경험을 만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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