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비만 오면 멈추나…‘관광 명물’보다 먼저 갖춰야 할 것은 운항 신뢰다

이정윤 발행일 2026-08-26 15:36:59
7월 이용객 5만2,542명…6월보다 36.7% 감소
교통전문가 “정시성 확보 못하면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정착하기 어려워”

서울시가 새로운 수상교통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강버스’가 기상악화와 팔당댐 방류에 따른 반복적인 운항 중단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안전을 위해 운항을 중단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한강버스를 시민의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관광이나 여가 목적의 교통수단과 달리 출퇴근 교통은 무엇보다 ‘정해진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신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임규호 부위원장(사진)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한강버스 이용객 및 운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강버스 이용객은 5만2,542명으로 집계됐다. 6월 8만3,015명보다 36.7% 감소한 수치다.

이용객 감소에는 7월 집중호우와 팔당댐 방류 등 기상·수위 변화에 따른 운항 차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7월 9일과 15일에는 팔당댐 방류량 증가로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21일에는 한강 수위 상승으로 일부 항차가 조정됐다. 이어 23~24일에는 경기 북부 호우주의보와 팔당댐 방류량 증가로 동·서부 전 노선 운항이 중단됐다.

운항 차질은 이용객 추이에도 나타났다. 7월 1일부터 22일까지 이용객은 3만2,120명이었으나 기상악화가 집중된 23일부터 28일까지는 1만1,714명을 기록했다.

이후 기상 상황이 호전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는 1만5,691명이 이용했고, 8월 1~2일에는 하루 평균 약 3,492명이 탑승했다. 7월 전체 운항일수도 27일로 6월 30일보다 3일 줄었다.

다만 이용객 증감에는 요일, 휴일, 관광수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단기간의 수치만으로 기상악화가 이용객 감소의 전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서울시가 기상과 수위, 운항률, 결항 횟수, 이용객 변화를 함께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임규호 의원은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 여건이 한강버스 운영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며 “안전을 위한 운항 중단은 당위성이 있지만, 갑작스러운 중단이 반복되면 시민 입장에서는 교통서비스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수상교통수단으로 정착하려면 기상·수위 변화에 맞춘 정교한 운항 기준을 마련하고 변경 사항을 시민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안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명 탔나’보다 ‘몇 번 제대로 운항했나’를 따져야

한강버스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을 단순 이용객 숫자에만 둬서는 곤란하다.

대중교통의 경쟁력은 화려한 선박이나 관광 콘텐츠보다 정시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나온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 출근길마다 운행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면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선택하기 어렵다. 한강버스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집중호우와 한강 수위 상승, 팔당댐 방류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변수다. 따라서 이를 일시적인 ‘악천후 변수’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강버스 운영계획 자체에 포함해야 한다.

서울시는 월별 이용객 숫자와 함께 정상 운항률, 결항률, 정시 도착률, 기상 상황별 운항 가능 기준 등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운항 중단이 예상된다면 시민이 출발하기 전에 알 수 있도록 앱과 문자, 정류장 안내 시스템 등을 통한 사전 안내도 정교해져야 한다.

한강버스가 관광상품에 머물 것인지, 서울의 실질적인 대중교통망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를 가르는 핵심은 결국 ‘오늘도 예정대로 탈 수 있는가’라는 시민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교통전문가 “수상교통은 결항 자체보다 예측 가능성이 중요”

교통전문가들은 수상교통 특성상 기상악화에 따른 운항 중단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본다. 오히려 무리한 운항보다 안전을 우선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상적인 대중교통으로 기능하려면 결항 가능성을 얼마나 사전에 예측하고 이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교통정책 전문가는 “수상교통은 도로·철도보다 기상과 수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정시성 관리가 더 어렵다”며 “운항률과 정시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시민들은 출퇴근처럼 시간이 중요한 이동에서 한강버스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팔당댐 방류량과 한강 수위, 강풍, 집중호우 등 운항에 영향을 주는 조건을 데이터화해 단계별 운항 기준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며 “결항이 예상될 경우 대체 교통수단까지 연계해 안내하는 체계를 갖춰야 실질적인 대중교통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결국 한강버스가 풀어야 할 숙제는 ‘이용객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에 앞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항할 것인가’다. 기후변화로 극한호우와 기상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상교통의 취약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향후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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