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1,643억 받고 절반 가까이 집행잔액…서울교육청 840억 반환 논란”

이정윤 발행일 2026-09-09 13:36:14
서울교육청 국비 840억 반환…그린스마트스쿨 재정관리 어디서 꼬였나
서울시교육청이 그린스마트스쿨 사업과 관련해 840억 원이 넘는 국고보조금을 반환하게 되면서 대규모 교육시설 사업의 국비 교부와 집행 관리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쓰지 못한 국비를 반환한다’는 문제만은 아니다. 교육부가 사업 진행 속도보다 앞서 국비를 내려보내고, 교육청은 행정절차와 학교 현장의 갈등 등으로 실제 시설비를 제때 집행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국비가 장기간 집행잔액으로 남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서울시의회 임춘대 시의원(사진)은 8일 제339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서울시교육청의 그린스마트스쿨 국고보조금 반환 규모와 집행잔액 발생 원인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번 추경에 편성된 서울시교육청 외부재원 반환금은 약 1,052억4천만 원이다. 이 가운데 그린스마트스쿨 국고보조금 반환금만 840억2,780만 원으로 전체 반환금의 약 80%를 차지한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실제 집행 규모다.

교육부에서 교부받은 국비는 1,643억여 원이지만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확정된 집행잔액은 819억여 원에 달한다. 교부받은 국비의 절반 가까이가 해당 기간 실제 사업비로 집행되지 못한 셈이다.

임 의원 역시 반환금 자체보다 대규모 집행잔액이 발생한 원인에 주목했다.

임 의원은 “이번 추경에서 더 중요한 것은 840억 원을 반환한다는 사실보다 애초 교부받은 국비의 절반 가까이가 왜 실제 사업에 사용되지 못했느냐는 것”이라며 사업 추진과 재정집행 과정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을 보면 사업 초기 학교 현장의 민원과 갈등으로 일부 사업 추진이 늦어졌고, 국비 사용 용도가 시설비로 제한됐던 점도 집행에 영향을 미쳤다.

학교 시설사업은 국비가 확보됐다고 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학교 구성원의 의견수렴부터 설계, 각종 행정절차와 계약 등을 거쳐 실제 공사가 진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국비는 이러한 사업 진행 과정과 관계없이 먼저 교부됐고 재이월까지 제한되면서 실제 공사비로 사용하기 전에 반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사업 진행 속도에 맞춰 국비를 배분해 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국비 교부방식의 문제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교육청 역시 학교별 사업 진행 상황과 예상 집행액을 보다 세밀하게 관리하고, 집행 가능성이 낮은 사업에 대해서는 조기에 교육부와 교부액 조정을 협의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교육부가 2025년 11월 중간정산 방침을 안내한 이후 반환계획을 수립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됐다는 점도 재정관리 측면에서 점검 대상이다.

교육전문가들은 학교 시설사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국비를 일괄적으로 내려보내기보다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교부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업 선정 단계부터 설계·착공·공사 진행률 등을 기준으로 실제 집행 가능한 금액을 산정하고 이에 맞춰 국비를 단계적으로 교부하면 대규모 집행잔액과 반환금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재정 측면에서도 교부받은 예산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보다 실제 필요한 시점에 적정 규모의 예산을 확보하고 집행했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학교 시설사업은 학생들의 교육환경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예산이 장기간 묶이거나 반환되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다만 이번 반환금 전액을 교육청의 예산 낭비나 사업 실패로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국비 교부 시점과 실제 시설사업 집행 시점의 불일치, 국비 사용 용도 제한, 재이월 제한, 중간정산 방식 변경 등 제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만큼 반환금의 성격과 발생 원인을 구체적으로 구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임 의원도 “정산방식 변경에 따른 불가피한 반환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수백억 원의 국고보조금이 장기간 집행잔액으로 남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비 교부부터 집행·정산까지 연계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840억 원 반환 문제는 결국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양쪽의 재정관리 시스템을 동시에 돌아보게 한다.

중앙정부는 실제 사업 진행 상황과 동떨어진 국비 교부방식이 적절했는지 점검해야 하고,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별 사업 일정과 집행 가능액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고 관리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린스마트스쿨은 노후 학교시설을 개선해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다. 예산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정책의 성과가 될 수는 없다.

필요한 예산이 필요한 학교에, 필요한 시점에 실제 투입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대규모 국비 반환을 계기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교부·집행·정산의 엇박자를 줄이지 못한다면 비슷한 규모의 집행잔액과 반환 문제가 다른 교육시설 사업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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