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수 시의원, 남산서 국제정원박람회 추진…생태 보전과 대규모 행사 양립할 수 있나

이정윤 발행일 2026-09-09 11:17:50
“생태경관보전지역 확대하면서 대규모 행사, 훼손 우려”

서울시가 남산의 생태경관보전지역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2027년 남산 일대에서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구상하면서 ‘보전과 이용’이라는 상반된 정책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정원박람회가 정원문화 확산과 도시 녹지의 가치를 알리는 행사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대규모 방문객이 특정 기간 남산에 집중될 경우 오히려 생태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서울시가 현재 남산의 생태적 가치를 조사해 생태경관보전지역을 확대하려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박람회 개최에 앞서 행사구역과 관람객 동선, 방문객 규모 등을 생태계 수용능력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노연수 시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4)은 제339회 임시회 정원도시국 업무보고에서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확대를 위한 생태현황조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2027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추진 과정에서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 정원도시국은 현재 '서울특별시 자연환경보전과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확대를 위한 생태현황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은 오는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생태적 보전가치를 확인하고 보호지역 확대를 추진하는 시점에 같은 공간에서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가 검토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원박람회는 일반적인 실내 전시행사와 성격이 다르다. 정원 조성을 위한 시설물 설치와 관람객 이동, 행사 운영 차량과 장비 진입 등이 수반될 수 있다. 방문객이 집중될 경우 토양 답압과 식생 훼손, 야생생물 서식환경 교란 등의 가능성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노 의원은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추진 등 남산 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우려된다”며 대비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보전가치가 높은 구역은 방문객 출입을 제한하고, 정원 조성 및 인파 집중에 따른 영향이 없도록 조치하겠다”며 “지적된 사항을 세심하게 챙겨 혼란이나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단순히 보전지역 출입을 제한하는 것만으로 충분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환경·생태 분야에서는 대규모 행사를 자연성이 높은 공간에서 개최할 경우 행사장 내부뿐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포함해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본다. 관람객이 특정 탐방로와 진입로에 집중되면 보호구역 밖에서도 토양이 단단해지는 답압이나 식생 훼손, 소음·조명 증가에 따른 야생생물 교란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행사 개최 전 남산이 감당할 수 있는 방문객 규모를 분석하는 ‘생태적 수용력’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생태현황조사 결과를 박람회 계획에 실질적으로 반영해 핵심보전구역과 완충구역, 행사 이용구역을 구분하고 정원 조성지역과 관람객 이동 동선을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과 최대한 분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사 기간 방문객이 예상보다 많을 경우를 대비한 대책도 요구된다. 일부 구간에 인파가 집중되지 않도록 관람 동선을 분산하고, 필요하다면 민감지역에 대해서는 시간대별 또는 구간별 출입인원을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행사가 끝난 뒤 원상회복 여부를 확인하는 사후 모니터링도 중요하다. 박람회 이전의 식생과 토양 상태를 기록한 뒤 행사 이후 동일 지점을 비교 조사해야 실제 생태계 영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시가 풀어야 할 문제는 ‘정원박람회를 개최할 것인가’라는 단순한 찬반 문제가 아니다. 국제적인 정원행사를 개최하면서 남산의 생태적 가치를 얼마나 지켜낼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계획으로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오히려 국제정원박람회를 추진하면서 생태경관보전지역이 훼손된다면 정원과 녹지의 가치를 알리겠다는 행사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노 의원은 “남산은 서울의 대표적인 자연 자산이자 생태적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국제정원박람회 추진 과정에서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박람회 동선 계획과 인파 관리 대책을 더욱 세심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오는 11월 완료될 생태현황조사 결과를 박람회 계획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조사 결과 보호 필요성이 확인된 지역은 행사 계획에서 제외하는 원칙을 세우고, 정원 설치와 시설물 배치, 관람동선까지 생태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

남산은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남아야 할 서울의 자연 자산이다. 행사의 성공을 방문객 숫자나 정원 규모만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행사가 끝난 뒤 남산의 생태환경을 얼마나 온전히 유지했는지도 중요한 성과지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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