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만희, “직매립 막히자 민간시설로?…서울시 쓰레기 대책 ‘감량·처리능력’ 모두 잡아야”

이정윤 발행일 2026-09-09 13:36:10
환경전문가 “처리시설 확충과 발생량 감축 동시에 추진해야”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따라 서울시의 폐기물 처리체계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그동안 매립에 의존했던 폐기물을 앞으로 어떻게 안정적으로 처리할 것인지가
서울시의 시급한 환경 현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서울시는 공공 자원회수시설 확충과 민간 처리시설 활용 등을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시설 확충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민간처리 역시 비용과 처리용량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결국 쓰레기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유만희 부위원장(사진)은 지난 4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기후환경본부 업무보고에서 수도권 직매립 금지에 따른 서울시 폐기물 처리대책과 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사업 추진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서울시 폐기물 처리 가운데 공공처리는 약 82%, 민간처리는 약 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직매립이 제한된 이후 공공시설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폐기물을 어디에서 처리할 것인가다.

서울시가 수도권은 물론 충청·강원 등 비수도권 민간시설까지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지속 가능한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른 지역 역시 폐기물 처리시설의 용량에 한계가 있고 전국적으로 직매립 제한이 확대될 경우 지역별 처리수요가 증가하면서 민간 처리비용 상승이나 시설 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 부위원장은 “교차처리나 민간시설을 통한 예외적 처리는 한시적이고 단기적인 대책에 불과하다”며 “서울시가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능력을 확보하려면 공공처리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정책에 더욱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서울시가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안정적인 자체 처리능력을 확보하는 것과 처리해야 할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특히 자원회수시설의 신설이나 현대화는 계획을 세웠다고 단기간에 완료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입지 선정부터 주민 협의, 환경영향 검토, 각종 행정절차와 실제 공사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새로운 처리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때까지 발생하는 처리 공백을 민간시설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재정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폐기물 정책이 ‘처리 중심’에서 ‘발생 억제 중심’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소각장이나 민간 처리시설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폐기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회용품과 과대포장 감축, 재사용 확대,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과 함께 종량제봉투에 섞여 버려지는 재활용 가능 자원을 최대한 분리하는 정책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감량정책은 단순한 캠페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책 시행 전후 종량제 폐기물 발생량이 실제 얼마나 감소했는지, 재활용률은 얼마나 높아졌는지 등을 수치로 확인해 효과가 낮은 사업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종량제봉투에 혼입되는 폐비닐 등 재활용 가능 자원을 분리하고 시민들의 분리배출을 강화해 소각 대상 폐기물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책의 성과는 홍보 횟수나 참여자 수가 아니라 실제 소각·매립 대상 폐기물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유 부위원장 역시 서울시의 감량정책이 실제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행정의 연속성 문제도 짚어볼 대목이다.

강남·노원 등 기존 자원회수시설 현대화가 주요 현안으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담당자와 팀장, 과장, 추진단장, 본부장 등 주요 인력이 인사를 통해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장기간 진행되는 환경기초시설 사업은 주민과의 협의 과정과 사업 추진 배경, 각종 기술적·행정적 쟁점이 누적된다. 담당자가 대거 교체될 경우 문서상 인수인계만으로 기존 협의 과정과 현장 상황을 모두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

환경시설 관련 전문가들은 특히 주민 수용성이 중요한 자원회수시설 사업의 경우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가 중요하다고 본다. 담당 인력 교체가 불가피하더라도 핵심 실무인력을 일정 기간 유지하거나 공동 인수인계 기간을 두는 등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 부위원장은 “공공처리시설 확충은 주민협의와 행정절차 등으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인데 담당 인력이 한꺼번에 바뀌면 업무를 다시 파악하는 과정에서 사업의 연속성과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매립 금지에 대응하는 해법을 민간처리나 임시방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공공처리 역량 확충과 폐기물 감량이라는 두 축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매립 금지는 단순히 쓰레기를 매립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의 폐기물 정책을 ‘어디에 버릴 것인가’에서 ‘얼마나 덜 버릴 것인가’로 바꾸라는 요구에 가깝다.

서울시 역시 민간시설을 얼마나 확보했는지에만 대책의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자원회수시설 확충 일정과 예상 처리용량, 민간처리 비용은 물론 연도별 폐기물 감량 목표와 실제 성과까지 시민에게 투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쓰레기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것은 처리 장소를 바꾸는 것이지 폐기물 자체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 공공처리시설 확충과 함께 발생 단계부터 폐기물을 줄이는 정책이 제대로 작동할 때 직매립 금지 이후의 서울시 폐기물 대책도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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