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만균 시의회 의장 ‘1호 표창’은 환경공무관…감사 넘어 안전한 노동환경으로 이어져야

이정윤 발행일 2026-08-07 21:29:21
깨끗한 서울 뒤에는 새벽·야간 현장 노동…폭염·교통사고 등 위험 노출
임만균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이 제12대 첫 의장 표창의 주인공으로 시민들의 일상 가까이에서 도시 환경을 지키는 환경공무관들을 선택했다.

화려한 성과를 내세우는 분야보다 거리와 생활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첫 표창을 수여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일회성 포상에 그치지 않고 환경공무관의 안전과 근무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도 남는다.

임 의장은 7일 오전 10시30분 환경공무관 25명에게 제12대 첫 서울시의회 의장 표창을 수여했다.


이번 표창은 시민의 일상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키는 환경공무관의 노고를 알리고 감사를 전하기 위해 추진됐다는 게 서울시의회의 설명이다.

환경공무관은 생활폐기물 수거와 거리 청소 등 도시의 기본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시민 입장에서는 매일 깨끗한 거리를 접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뒤에는 이른 새벽과 야간 시간대에도 현장을 지키는 노동이 있다.

임 의장은 “서울이 외국인 관광객 1천500만 명이 방문하는 글로벌 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게 된 데는 쾌적한 도시환경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환경공무관 여러분이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가 근무 여건을 촘촘하게 챙기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깨끗한 도시 만드는 환경공무관…현장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환경공무관의 업무는 시민 생활과 밀접하지만 작업환경은 결코 가볍지 않다.

쓰레기 수거와 거리 청소 과정에서는 차량과 함께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날카로운 폐기물이나 무거운 생활폐기물을 직접 다뤄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폭염이 또 다른 위험요인이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달궈진 도심에서 장시간 작업하면 체감온도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폭염이 일상화되는 기후위기 시대에는 환경공무관의 근무환경 역시 단순한 노동 문제를 넘어 도시의 기후적응 정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겨울철 한파와 미끄러운 도로, 야간 작업 과정의 교통사고 위험 등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위험요인이 존재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고생하는 환경공무관에게 감사한다'는 메시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작업자가 체감할 수 있는 안전장비와 휴식공간, 인력 배치, 작업시간 조정 등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

시민들의 ‘당연한 일상’,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져

매일 아침 깨끗해진 골목과 도로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청소가 언제 이뤄졌는지 알기 어렵다. 오히려 깨끗한 환경이 유지될수록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환경공무관의 역할은 이처럼 시민들이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는 데 있다.

쓰레기가 며칠만 제대로 수거되지 않아도 도시 생활은 즉각 영향을 받는다. 악취와 해충 문제는 물론 보행환경과 도시미관도 크게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생활폐기물을 제때 처리하는 것이 위생과 환경관리를 위해 더욱 중요하다.

서울과 같은 초고밀도 도시에서 안정적인 폐기물 수거와 거리 청소는 하나의 기본적인 도시 인프라인 셈이다.

관광도시 서울의 경쟁력…‘깨끗함’도 중요한 도시 자산

서울시가 해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도시의 청결도는 관광 경쟁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해외 관광객들이 서울을 평가할 때 궁궐이나 한강, 쇼핑과 음식만 보는 것은 아니다.

골목과 지하철 주변, 관광지역의 청결 상태와 악취, 쓰레기 관리 수준 역시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환경공무관의 역할을 단순한 거리 청소 업무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환경 품질을 유지하는 최일선 인력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근무환경 개선은 결국 시민과 관광객이 누리는 도시 서비스의 질과도 연결된다.

  ‘감사합니다’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제12대 서울시의회 의장의 첫 표창이 환경공무관에게 돌아갔다는 것은 상징성이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표창식이 끝난 다음이다.

환경공무관을 '숨은 영웅'이라고 부르면서 정작 현장에서는 폭염과 한파, 교통사고 위험을 감수하도록 한다면 표창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임 의장이 “안전한 근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제 서울시의회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꿀 것인지가 중요하다.

우선 폭염 시 작업시간과 휴식시간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충분한 휴게시설과 냉방·음료 등 온열질환 예방 조치가 실제 작업현장까지 제공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야간과 새벽 작업에서는 차량 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장비와 작업차량 시스템, 인력 배치가 충분한지도 살펴볼 문제다.

환경공무관의 평균적인 업무량과 인력 부족 여부, 고령 노동자가 감당해야 하는 육체적 부담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환경공무관의 안전 문제를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시적인 산업안전 정책으로 관리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폭염 일수가 증가하고 집중호우와 한파 등 극한기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야외 환경노동자의 안전 문제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표창 25명에서 현장 전체의 변화로 이어져야

서울시의회는 앞으로도 시민 일상을 지키는 다양한 분야의 숨은 공로자를 발굴해 표창을 수여한다는 계획이다.

숨은 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알린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환경공무관 25명에게 수여한 표창이 보다 큰 의미를 가지려면 현장에서 일하는 전체 환경공무관의 근무환경 변화로 연결돼야 한다.

좋은 정책은 감사의 말에서 끝나지 않는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기 위한 예산과 제도를 마련하고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까지가 지방의회의 역할이다.

서울의 깨끗한 거리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표창은 어쩌면 상패 한 장이 아니라 하루 일을 마친 뒤 사고 없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는 안전한 근무환경일 수 있다.

임만균 의장의 ‘1호 표창’이 환경공무관에 대한 일회성 격려를 넘어 서울시의 노동·환경 안전정책을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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