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이름값 무색…등재 음식점 17곳서 식품위생법 위반 21건 적발

이정윤 발행일 2026-08-05 09:08:12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국내 대표 미식 평가 지표로 꼽히는 미쉐린 가이드 등재 음식점에서도 위생교육 미이수와 이물 혼입, 건강진단 미실시 등 식품위생법 위반이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는 여러 해에 걸쳐 같은 위반으로 반복 적발됐지만, 처분은 대부분 시정명령과 과태료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높은 가격과 명성을 앞세운 고급 음식점일수록 보다 엄격한 위생관리가 요구되지만, 실제 관리와 제재 수준은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도별 미쉐린가이드 등재 업체 식품위생법 적발 건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서영석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3년간 미쉐린 가이드 등재 음식점 17곳에서 총 21건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적발됐다.

적발 업체에는 명동교자와 광화문미진, 필동면옥, 금돼지식당, 합천국밥집, 권숙수, 밍글스, 익스퀴진, 광화문국밥, 바오하우스, 에빗, 야키토리온정, 아르프스튜디오, 이스트서울, 면서울, 에그앤플라워청담, 소수헌 등이 포함됐다.

위반 유형별로는 위생교육 미이수가 7건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영업 변경신고 위반이 5건, 이물 혼입 등 기준·규격 위반이 4건,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이 3건, 종사자 건강진단 미실시가 2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미쉐린가이드 등재 업체별 위반 세부내역


반복 적발에도 대부분 시정명령·과태료

문제는 일부 업체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반이 반복됐다는 점이다. 명동교자는 최근 3년 연속 이물 혼입 등 기준 및 규격 위반으로 적발됐고, 광화문미진도 영업 변경신고 위반이 반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행정처분은 대부분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부과에 그쳤다. 과징금이 부과된 사례는 명동교자와 광화문미진 등 2건에 불과했다.

위반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는데도 영업정지나 가중처분보다 비교적 낮은 수준의 제재가 이어진다면 업체 입장에서 위생관리 개선을 위한 충분한 압박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연도별 업종별 미승인 식용곤충·원료 사용 처분현황


식약처 특별사법경찰이 수사해 검찰에 고발하거나 송치한 사례는 최근 3년간 1건뿐이었다. 미쉐린 2스타 음식점인 에빗이 식용으로 승인되지 않은 개미를 요리에 사용한 혐의로 지난해 7월 서울서부지검에 송치된 사례다.

식약처는 지난 6월 미쉐린 가이드 선정 업체를 포함한 인기 음식점 1,720곳을 특별점검해 45곳을 적발하고 행정처분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승인 식용곤충 사용도 증가…2025년 30건 적발

미승인 원료 사용 문제는 유명 음식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서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미승인 식용곤충 사용 적발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일반음식점과 식품제조가공업체에서 총 72건이 적발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24건, 2024년 18건, 2025년 30건이었다. 2025년 적발 건수는 전년보다 66.7%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일반음식점이 61건으로 전체의 84.7%를 차지했고, 식품제조가공업체는 11건이었다.

일반음식점에는 61건 모두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반면 식품제조가공업체에는 품목 판매·제조정지 5건, 영업정지 3건, 과징금 2건 등 상대적으로 강한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같은 미승인 원료 사용이라도 업종에 따라 처분 수위에 차이가 나타난 만큼, 위해 가능성과 반복성 등을 기준으로 제재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 전문가 “명성은 위생을 보증하지 않는다”

식품위생 전문가는 미쉐린 가이드 등재 여부와 식품안전 관리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식품위생 전문가는 “미쉐린 가이드는 음식의 완성도와 조리 수준, 서비스 경험 등을 평가하는 기준이지 식품위생 행정기관의 안전 인증은 아니다”라며 “소비자는 유명 음식점일수록 위생관리도 철저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기본적인 교육과 종사자 건강진단, 원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물 혼입이나 미승인 원료 사용은 단순 행정 착오로만 보기 어렵다”며 “특히 같은 업체에서 반복 적발될 경우에는 시정명령에 그치지 않고 재점검과 가중처분, 종사자 교육 이행 여부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식재료나 곤충 원료를 활용하는 실험적 요리가 늘고 있지만, 독창성과 안전성은 구분돼야 한다”며 “식용으로 승인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할 경우 알레르기와 독성, 오염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할 수 있어 사전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은 음식점의 인지도와 예약률,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는 그만큼 더 높은 수준의 음식과 서비스를 기대하고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유명세가 위생 수준까지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위생교육 미이수와 건강진단 미실시는 화려한 조리 기술 이전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의무다. 이물 혼입이나 미승인 원료 사용이 반복된다면 음식점의 명성보다 소비자 안전을 우선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행정기관의 점검 역시 일회성 특별단속에 그쳐서는 안 된다. 반복 위반 업체에는 가중처분을 적용하고, 처분 이후 실제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재점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미식의 수준은 새로운 재료와 조리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위생과 원료 안전을 지키는 것이 유명 음식점이 갖춰야 할 가장 낮고도 중요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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