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기후 기술 리포트] 공기에서 CO₂를 직접 빨아들인다 … 기후위기 대응의 ‘마지막 안전망’ DAC

안영준 발행일 2026-08-05 08:28:48
클라임웍스의 아이슬란드 매머드 시설 사진(사진출처=클라임웍스 공식 ‘Mammoth’ 소개 페이지)


최근 해외에서 가장 핫한 환경 기술 관련 뉴스를 소개 하겠다. 공기에서 CO₂를 직접 빨아들이는 기후위기 대응의 마지막 안전망 DAC 기술이다.

대형 팬으로 대기를 끌어들인 뒤 특수 흡착제로 이산화탄소만 골라낸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고농도로 분리해 땅속 깊은 지층에 저장하거나 연료·건축자재 등 산업 원료로 활용한다. 공장이나 발전소의 굴뚝이 아니라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제거하는 ‘직접공기포집’ 기술이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직접공기포집은 영어로 ‘Direct Air Capture’, 줄여서 DAC라고 부른다. 미국 에너지부는 DAC를 주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제거한 뒤 지하에 영구 저장하거나 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탄소 제거 기술로 정의한다. 배출시설에서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나오기 전에 붙잡는 기존 탄소포집·저장 기술과 달리, DAC는 이미 대기 중에 퍼져 있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회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0.04%에 불과한 CO₂를 어떻게 골라내나

DAC의 기본 원리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실제 구현은 쉽지 않다. 우선 대형 팬을 가동해 많은 양의 공기를 포집 장치 안으로 통과시킨다. 장치 내부에는 이산화탄소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고체 흡착제나 액체 흡수제가 설치돼 있다.

공기가 장치를 통과하는 동안 이산화탄소 분자는 흡착제 표면에 달라붙거나 흡수액과 화학적으로 결합한다. 이후 흡착제에 열을 가하거나 압력과 습도를 조절하면 붙잡혀 있던 이산화탄소가 다시 떨어져 나오면서 고농도 기체로 분리된다. 흡착제는 재생 과정을 거쳐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매우 낮다는 데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20ppm 수준으로, 비율로 환산하면 약 0.042%에 불과하다. 수백 배 이상 농도가 높은 발전소나 산업시설의 배출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공기를 처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DAC 시설은 대규모 팬을 돌리는 전력뿐 아니라 흡착제를 재생하는 데 필요한 열에너지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기술 자체가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더라도 사용되는 전기와 열을 화석연료로 생산한다면 실제 순제거량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DAC가 태양광·풍력·지열·원자력 등 저탄소 에너지와 결합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 에너지부 역시 높은 비용과 에너지 사용량을 DAC 상용화의 주요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 굴뚝이 없어도 설치 가능…배출된 장소와 무관하게 제거

DAC의 가장 큰 장점은 특정 배출시설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굴뚝이나 공장과 직접 연결할 필요가 없어 저탄소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저장 지층이 확보된 지역이라면 비교적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서 장기간에 걸쳐 전 지구적으로 섞이기 때문에 반드시 배출된 장소에서 제거할 필요도 없다. 서울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아이슬란드나 미국에서 제거하더라도 대기 전체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효과는 동일하다.

이러한 특성은 항공·해운·시멘트·철강·농업처럼 배출량을 완전히 없애기 어려운 분야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DAC와 영구 저장을 결합한 기술이 장거리 운송과 중공업 등 감축하기 어려운 분야의 잔여 배출을 상쇄하고, 과거부터 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DAC가 기업이나 국가의 감축 노력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석연료 사용을 계속하면서 포집 기술만으로 배출량을 해결하려 할 경우 막대한 비용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DAC는 우선적인 배출 감축을 충분히 시행한 뒤에도 남는 배출량을 처리하는 보완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

포집한 CO₂, 땅속에 묻거나 산업 원료로 활용

공기에서 분리한 이산화탄소는 크게 영구 저장과 산업적 활용이라는 두 가지 경로를 거친다.

영구 저장은 고농도로 압축한 이산화탄소를 깊은 지하의 염수층이나 고갈된 유·가스전, 현무암층 등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지질 구조가 적합하고 저장 장소를 장기간 감시할 수 있다면 수백 년 이상 대기와 격리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지하 현무암층에 주입하는 광물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지하에 들어간 이산화탄소는 현무암 속 칼슘·마그네슘 등의 성분과 반응해 탄산염 광물로 변한다.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단단한 돌 형태로 전환하기 때문에 누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합성연료, 탄산음료, 화학제품, 콘크리트와 건축자재 등의 원료로 사용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제품 사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로 배출된다면 장기적인 탄소 제거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결합해 항공유나 합성연료를 만들 경우 화석연료 사용을 일부 대체할 수 있지만, 연료를 태우는 순간 이산화탄소는 다시 배출된다. 따라서 영구적인 탄소 제거 효과를 인정받으려면 포집부터 운송·저장에 이르는 전 과정의 배출량을 계산하고, 이산화탄소가 장기간 격리됐는지 검증해야 한다.

아이슬란드 ‘매머드’, 연간 최대 3만6천 톤 포집 목표

DAC 기술의 대표적인 실증 현장은 아이슬란드 헬리셰이디 지역이다. 스위스 기업 클라임웍스는 2024년 5월 대규모 DAC·저장 시설인 ‘매머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매머드는 최대 설계용량을 기준으로 연간 3만6천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도록 설계됐다. 앞서 가동된 ‘오르카’ 시설보다 약 10배 큰 규모다. 포집 장치를 모듈 형태로 구성해 설비를 단계적으로 추가하고, 인근 지열발전소에서 전기와 열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저장 전문기업 카브픽스의 공정을 통해 물에 녹은 뒤 지하 현무암층에 주입된다. 클라임웍스는 매머드를 향후 더 큰 규모의 DAC 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기술·운영 실증 단계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3만6천 톤이라는 설계용량은 전 세계 배출량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하다. 대형 석탄화력발전소 한 곳이 배출하는 연간 이산화탄소가 수백만 톤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DAC가 기후변화를 실질적으로 완화하려면 시설 규모를 수백 배, 수천 배 확대해야 한다.

톤당 수백 달러…비용 낮추기가 최대 관건

DAC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기존 DAC·저장 사업의 비용이 이산화탄소 1톤당 약 600∼1천 달러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집 장치와 흡착제, 전기와 열, 이산화탄소 압축·운송·저장, 측정과 검증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현재 가격으로 연간 100만 톤을 제거하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수천억 원에서 1조 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DAC가 일반적인 기후대책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흡착제 성능 향상, 재생 온도 저감, 팬과 열교환기 효율 개선, 설비 대형화와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정책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DAC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상업 규모의 지역 DAC 허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지역 DAC 허브 사업은 각 시설이 연간 최소 100만 톤 수준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민간 자본도 DAC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4년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약 140곳이 출범했으며, 관련 투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DAC와 바이오에너지·탄소포집저장 분야에 집중됐다.

물과 토지, 에너지 문제까지 따져야

DAC는 산림 조성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토지를 사용하면서도 포집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불이나 벌목으로 저장된 탄소가 다시 방출될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면 전력망과 열 공급 설비, 물, 이산화탄소 운송관, 지하 저장시설 등 광범위한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물 사용량이나 토지 이용, 소음, 경관 훼손, 저장 부지 안전성 등을 둘러싼 갈등도 발생할 수 있다.

포집량만을 강조해서도 안 된다. DAC 시설이 1톤을 포집하는 과정에서 전력 생산과 자재 제조, 운송, 건설로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면 실제 대기에서 제거되는 양은 1톤보다 적어진다. 사업자는 포집설비의 명목용량이 아니라 전 과정 평가를 거친 순제거량을 공개해야 한다.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실제로 지하에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측정·보고·검증 체계도 필요하다. 탄소제거 실적이 탄소배출권이나 기업의 ESG 실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하면 과장된 포집량이나 이중 계산을 막을 국제 기준이 중요해진다.

배출 감축과 탄소 제거,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에 축적된 이산화탄소는 앞으로 배출량을 ‘0’으로 줄이더라도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탄소중립 시점에도 항공·농업·산업공정 등에서 일정한 잔여 배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DAC는 단순한 미래 기술을 넘어 탄소중립 이후의 대기 관리 기술로 평가받는다. 감축하기 어려운 배출량을 상쇄하고, 장기적으로는 과거에 배출된 이산화탄소까지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DAC의 존재가 석탄·석유·가스 사용을 계속해도 된다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기후대책은 애초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며 산업과 교통 체계를 전환하는 직접 감축이 우선돼야 한다.

DAC는 모든 감축 노력을 시행한 뒤에도 남는 배출을 처리하는 ‘마지막 안전망’에 가깝다. 앞으로 기술 경쟁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가에만 있지 않다. 적은 에너지와 비용으로 포집하고,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최소화하며, 포집된 탄소를 얼마나 오랫동안 안전하게 격리할 수 있는지가 상용화의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기후위기가 심화할수록 인류는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과 이미 배출된 탄소를 되돌리는 기술을 동시에 요구받게 된다.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빨아들이는 DAC가 기후위기의 만능 해결책은 아니지만, 탄소중립 사회가 갖춰야 할 중요한 복구 수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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