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의 문화 칼럼] 시대에 따라 변화는 무술의 유행(流行)

이광희 칼럼니스트 발행일 2026-08-03 13:20:08
▲이광희 문화 칼럼니스트


세상을 살다 보면 그 시대를 풍미하는 것이 있는데, 보편적으로 유행(流行)한다고 말한다. 노래가 유행하면, “유행가”라고 하며 옷이 유행할 때에는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이라고 하고 맛있는 음식이 유행하면 이 음식이 “대세다”라고 말을 하기도 하는데 스포츠나 무술에도 대세가 있고 그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유행이 있었다. 그러면 무술에 유행 즉 대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보게 되면 36년이라는 긴 시간을 일본의 간섭을 받았기 때문에 무술도 일본 무도의 영향을 받아서 가라테(空手道)를 많이 배웠으며 일제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서 당수도(唐手道)로 명칭을 바꾸었고 그 이후에 다시 태수도(跆手道)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것이 훗날 태권도가 된다. 이 외에도 검도와 유도 합기도 등을 많이 수련했다.


이러한 무술은 해방 이후 약 30년간 많은 사람들이 수련했는데 70년대 말에 들어와서는 홍콩영화가 붐을 타기 시작하여 중국 무술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쿵후 도장이 하나 둘씩 늘어났고 이소룡이 자주 쓰던 쌍절곤을 너도 나도 돌리며 흉내를 내곤 했었는데, 이와 같은 중국 무술의 유행은 약 10년 동안 지속되다가 특공무술과 합기도(合氣道)에 자리를 내어준다. 그러던 중 90년대에 접어들어 장클로드 반담 주연의 「어벤져」라는 킥복싱 영화가 히트하고, 전국의 킥복싱 도장에 킥복싱을 배우려는 회원으로 가득 차서 체육관에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90년대 중반에는 해동검도가 혜성처럼 나타나서 인기를 누리기 시작하더니 2000년 초반까지 매우 높은 인지도가 형성되어 전국에 많은 도장이 생겨났는데 당시 해동검도가 최고 정점을 찍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해동검도의 열풍이 조금 가시자, 느닷없이 경호무술이라는 신생 무술이 인기몰이 하기 시작했고, 전국에 경호무술 간판이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했으며, 서로 자신이 창시자라고 하면서 창시자를 주장하는 사람이 20명이 넘을 정도였는데, 재밌는 것은 무술의 명칭은 같은데 무술 기법이 서로 다 달랐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비교적 한국은 유행이 매우 빠르게 지나가는데 무술도 마찬가지였다. 경호무술의 열기가 시들어가자 K-1이라는 입식격투기가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고, 대한민국이 떠들썩할 정도로 흥행했는데, 무술이라기 보다는 스포츠에 가까운 K-1은 가라테, 격투기, 킥복싱을 하나로, 입식 최강자를 가린다는 의미가 있었다. 이러한 K-1에 한국 선수들도 많이 출전했으며 이 대회를 통해서 최홍만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다.

K-1이 성행할 때 필자는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당시 최홍만 선수와 밥샙 선수를 직접 근거리에서 본 적이 있는데 격투기 선수라기 보다는 “잭크와 콩나물”이라는 만화에 나오는 거인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

K-1은 모두를 열광시키는 것 같았으나 그 열기는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런데 K-1 보다도 더 박진감 넘치는 MMA라는 종합격투기 바람이 불더니 10대와 20대는 열광하기 시작했고, 기성세대도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K-1 못지않은 인기몰이를 했다. 왜냐하면 다른 어떤 스포츠나 무술보다 더 실전에 가까웠으며, 심지어는 누워있는 사람도 때리고 발로 밟기도 했으므로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본 사람들은 매우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종합격투기는 다른 무술이나 스포츠처럼 반짝 인기몰이를 하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고 아직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의 10대 20대의 수련생이 많고 이들은 제2의 김동현 선수를 꿈꾸기도 한다. 또한 다른 운동에도 선한 영향을 주고 있는데, 종합격투기는 타격과 누운 기술 즉 킥과 펀치 그리고 그라운드 기술을 다 섭렵해야 하므로 타격을 베이스로 하는 선수는 레슬링이나 주짓수를 배우며 연습하고 그라운드 기술을 베이스로 하는 선수는 복싱이나 킥복싱을 연습하는 경우가 많아서 다른 운동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왜냐하면 종합격투기 선수들로 인하여 자연스러운 홍보가 되기 때문이다. 따러서 최근에는 복싱과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배우는 인구가 상당히 늘었고 단순하게 마초가 되기 위한 남자만의 운동이 아닌, 호신술과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 여성 수련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복싱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복싱 도장에 가면 여성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근래에는 많은 여성이 복싱 다이어트를 하고 있으며, 또한 시합장에서도 여성 매치를 손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주짓수 같은 경우에도 SNS에 도복을 입고 사진을 찍은 모습의 여성들이 심심찮게 돌아 다닌다. 그만큼 요즘 젊은 세대는 운동으로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려는 문화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

얼마 전 필자가 요식업을 하고 있는 지인과 통화했는데 예전보다 술 마시러 오는 젊은 손님이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므로 대화 중에 느낀 것은 요즘 젊은 세대들의 소비 패턴이 달라지고 있고 예전보다 더 땀 흘리며 운동하여 체력을 다지고 자기 계발에 힘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건전한 문화가 더 지속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yoshinkan_kr@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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