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는 사람 VS 버리는 사람…깨끗해진 거리 뒤에 남은 질문

안영준 발행일 2026-04-17 19:29:47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최근 쓰레기가 많은 거리에서 일부 시민들이 힘을 모아 직접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소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인파가 많이 몰리는 장소였던 만큼 버려진 쓰레기가 적지 않았다. 처음에는 소수로 시작했던 움직임이 점점 커지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동참해 훈훈함을 더했다. 그 결과 거리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고 지저분했던 공간은 쾌적해졌다.

이 장면은 훈훈한 분위기로 조명되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보기 좋다”, “감동적이다”, “쓰레기 줍는 장면을 보고 용기 내서 동참했다는 게 놀랍다”, “감사하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전했다. 실제로 ‘플로깅’이나 ‘줍깅’처럼 쓰레기를 줍는 활동도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장면을 다른 시각에서 보면 아이러니한 점이 드러난다. 쓰레기를 버린 사람과 그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거리의 쓰레기가 사라졌다는 결과만 놓고 보면 분명히 좋은 일이 맞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는 여전히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리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것을 대신 치우고 있다. 

특히 이런 활동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지만 동시에 한계도 분명하다. 환경을 지키는 일이 특정한 사람들의 선의에 기대어 유지되는 구조라면 지속성 역시 불확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여가 줄어들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일회용품 사용이나 무심코 쓰레기를 버리는 습관 등 근본적인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지금의 변화는 ‘줍는 행동’이 늘어난 결과일 뿐 ‘버리지 않는 행동’이 자리 잡았다고 보기엔 어렵다.

한편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쓰레기를 줍는 행위는 충분히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장면이 단순한 미담으로만 소비되기보다 왜 여전히 쓰레기를 버리는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필요도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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