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뜨거워진 한강…서울 아리수, 깔따구·조류 수질관리 ‘비상’

이정윤 발행일 2026-09-07 12:41:09
기후변화로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서울시민의 식수원인 한강과 아리수의 수질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장기간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하거나 집중호우로 한강에 오염물질이 유입될 경우 조류와 맛·냄새물질, 소형생물 등에 대한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어 기존 정수처리뿐 아니라 취수원 단계부터 선제적인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의안 의원(사진)은 제339회 서울아리수본부 업무보고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여름철 폭염과 수온 상승에 대응해 아리수 수질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질관리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최근 지속되는 폭염과 기후변화에 따른 취수원 수질 변화 가능성을 짚으며 원수와 정수장 단계에서 서울시가 어떤 선제적 수질관리를 실시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폭염·집중호우 반복…정수장 들어오기 전부터 관리해야

기후변화는 상수도 관리에도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고온이 장기간 이어지면 수온 변화와 함께 조류와 미생물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강우 유출수와 부유물질 등이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원수의 수질 조건이 단기간에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정수장에서 기준에 맞는 수돗물을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취수원에서 발생하는 수질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고 정수공정을 조정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 의원은 특히 과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 사례를 언급하며 정수처리 과정에서 소형생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위생관리 대책을 따져 물었다.

서울아리수본부는 여름철 조류 및 맛·냄새물질 경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활성탄지에 미세거름망인 스트레이너 160개소 설치를 완료했으며 오존 주입량을 0.8mg/L 이상으로 높이고 역세척 주기를 3~5일로 단축하는 등 소형생물에 대한 정수처리와 시설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깔따구 등 소형생물…‘발생 후 대응’보다 예방이 관건

깔따구와 같은 소형생물 문제는 법정 수질기준 충족 여부와 별개로 수돗물에 대한 시민 신뢰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 번의 사고가 발생하면 수돗물 음용에 대한 시민 불안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폭염과 집중호우 등 악조건 속에서도 취수원수 및 한강 수계에 대한 수질 감시를 철저히 이행해 소형생물 유입 등 시민 불안요인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료 수질검사 서비스와 클린닥터 서비스 등 시민들의 수돗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도 단순한 서비스 제공에 머물지 않고 실제 불안요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수질관리 전문가 “고수온 시대, 취수원→정수장→배수지→수도꼭지까지 봐야”

수질관리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심화될수록 정수장 내부의 수질관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상수도 전 과정에 대한 감시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수질관리 전문가는 “폭염으로 수온이 높아지고 집중호우가 반복되면 원수의 수질 조건이 평상시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취수 단계에서 변화 징후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정수공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존이나 활성탄 같은 고도정수처리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수시설 내부의 청결 상태와 여과시설 관리, 역세척, 배수지와 수도관 관리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특히 소형생물은 정수공정의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신속하게 추적할 수 있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질검사 결과를 시민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도 중요한 과제다.

전문가는 “시민에게 단순히 ‘안전하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원수와 정수의 주요 수질정보와 이상 발생 시 대응조치를 이해하기 쉽게 공개하는 것이 수돗물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기자 시각] ‘기준치 이내’만으로 시민 불안 해소하기 어렵다

수돗물은 다른 공공서비스와 다르다. 매일 마시고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만큼 단 한 번의 수질사고도 시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줄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 시대에는 과거의 수질관리 기준만으로 미래의 위험까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

폭염과 집중호우가 일상적인 기상현상으로 자리 잡는다면 상수원 관리 역시 평상시를 기준으로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울아리수본부가 미세거름망 160개소를 설치하고 오존 주입량을 높이는 한편 역세척 주기를 단축한 것도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설을 설치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전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실제 여름철 고수온과 집중호우 상황에서 조류와 맛·냄새물질, 소형생물 등이 얼마나 발생했고 정수공정을 거치면서 얼마나 제거됐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상징후가 발견됐을 때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신속하게 추적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도 중요하다.

시민 신뢰 역시 마찬가지다. 무료 수질검사를 몇 건 실시했는지보다 검사를 받은 시민이 어떤 문제를 제기했고, 그 원인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살펴야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다.

이의안 시의원은 “아리수본부가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서울시민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결국 기후변화 시대의 수돗물 안전은 정수장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한강 취수원부터 정수장, 배수지와 수도관을 거쳐 시민의 수도꼭지에 도달할 때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수질관리 체계로 보고 관리해야 한다.

서울시가 강조하는 ‘안전한 아리수’ 역시 홍보문구가 아니라 지속적인 측정과 객관적인 수질 데이터, 신속한 정보공개를 통해 시민에게 입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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