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부모 사후,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는 준비되어 있는가」 포럼 개최

김종범 수도권본부 발행일 2026-09-07 10:30:49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는 지난 9월 3일(목) 오후 2시, 경기도 부천시 소사청소년센터 목일신홀에서 「부모 사후,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는 준비되어 있는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가 지난 9월 3일 부천 소사청소년센터 목일신홀에서 개최한 '부모가 없는 미래,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는 준비되어 있는가' 포럼에서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부모 사후 지원체계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포럼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오랫동안 품어온 현실적인 질문, “내가 더 이상 아이를 돌볼 수 없게 되었을 때, 우리 아이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서 출발했다.

포럼에는 한하늘 대표원장을 비롯해 한상기 하늘아래 주간보호시설장, 강희정 부모대표, 이강혁 남양주지부장, 김보성 강릉지부장, 강민석 시흥지부 시설장, 김호준 평택지부 시설장과 현장 종사자들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부모 사후 발생할 수 있는 돌봄 공백을 비롯해 발달장애인의 자립, 주거, 의료, 활동지원, 안전, 지역사회 관계망 등 실제 삶에서 마주하게 될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기존의 자립 개념을 넘어 인지와 의사소통에 많은 지원이 필요한 발달장애인도 교육과 반복적인 훈련, 적절한 지원체계를 통해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삶을 준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한하늘 대표원장 “부모가 없는 미래까지 준비하는 법인이 되어야” 

한하늘 대표원장은 이번 포럼에서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립은 모든 일을 혼자 해내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선택하며, 필요한 경우 도움을 요청하고 적절한 지원을 받으면서 자신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 역시 자립이라는 것이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성장 과정에서 보호와 안전을 이유로 많은 통제와 제한을 경험해 온 만큼,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를 경험해보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원장은 선택에는 때로 실패도 따를 수 있지만, 그 실패를 다시 성공의 경험으로 연결하는 과정 역시 자립훈련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설과 종사자가 모든 실패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머물기보다 안전한 환경 안에서 이용자가 선택하고, 경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 그룹홈 운영 경험과 비교해 현재는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생활을 지원하는 제도와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가능성을 닫기보다는 새로운 자립모델을 적극적으로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향후 미국과 호주 등 해외의 발달장애인 자립지원 사례를 살펴보는 연수와 교육을 확대하고, 법인과 현장 종사자들이 변화하는 복지 패러다임을 함께 공부해 나갈 계획도 밝혔다.

특히 부모에게 갑작스러운 일이 발생해 단기적인 돌봄 공백이 생겼을 때 평소 이용자를 잘 알고 있는 제공인력이나 종사자 등 기존의 인적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 대표원장은 궁극적으로 “하울회가 현재의 돌봄에 머무르지 않고 부모가 계시지 않는 미래까지 준비할 수 있는 법인이 되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한상기 하늘아래 주간보호시설장 “삶 전체를 연결하는 지원체계가 필요” 

한상기 하늘아래 주간보호시설장은 “부모가 사망하거나 더 이상 돌봄을 제공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발달장애인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을 제기했다.

현재 발달장애인의 삶에서 부모는 식사와 외출뿐 아니라 병원 이용, 약 복용, 금전관리, 행정업무, 주거관리 등 일상생활 전반을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부모의 부재는 단순히 돌봄을 제공하던 한 사람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부모가 연결해 온 삶의 여러 영역이 한꺼번에 공백으로 남을 수 있다는 문제라는 것이다. 

한 시설장은 부모 사후 국가가 곧바로 발달장애인의 거주와 돌봄을 책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실제 제도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 사망 이후 가족의 돌봄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신청한 뒤 조사와 결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 사이 발생할 수 있는 돌봄 공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별적인 ‘서비스의 부족’만이 아니라 ‘삶 전체를 연결하는 지원체계의 부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시설장은 이를 바탕으로 이번 포럼을 관통하는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발달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 아니면 부모가 없어도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 

  강희정 부모대표 “자립은 아이만의 준비가 아니라 부모의 준비이기도” 

강희정 부모대표는 발달장애인 자녀의 미래를 준비하는 부모가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전했다. 부모는 자녀와 살아가는 동안 “이것이 정말 아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부모인 내가 원하는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부모가 돌봄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뒤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젊을 때부터 자립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분가를 생각하면 투약과 병원 이용, 대중교통, 식생활, 활동지원인력 관리 등 매우 구체적인 생활의 문제가 뒤따른다.

이에 현재 운영하고 있는 자립캠프의 기간을 단계적으로 늘리거나 실제 주거공간과 유사한 환경에서 생활해보는 등 자립훈련을 보다 현실적인 생활 경험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제안됐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의 분가가 오히려 당장은 더 많은 준비와 부담을 가져올 수 있지만, 결국 부모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자녀의 삶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하나씩 삶의 매뉴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의견이 공유됐다.

  “인지능력이 충분한 사람만의 자립에서 벗어나야” 

이번 포럼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뤄진 주제는 발달장애인의 자립 가능성을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가였다. 기존 장애인의 독립생활은 상대적으로 인지능력이 높고 일상생활 수행이 가능한 발달장애인이나, 신체적인 장애가 있더라도 인지와 의사결정에 큰 어려움이 없는 장애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지와 의사소통에 많은 지원이 필요한 발달장애인도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 적절한 지원체계가 마련된다면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삶을 준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자립의 기준을 ‘혼자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가’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식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선택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며, 지원을 받으면서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것까지 자립의 범위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지역사회 관계망부터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까지 

각 지부에서도 자립을 실제 삶으로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강혁 남양주지부장은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개별 부모나 기관의 노력에만 맡겨서는 지속 가능한 체계를 만들기 어렵다며 정부와 지자체, 관련 전문가 집단이 함께 참여하는 표준화된 지원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보성 강릉지부장은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당사자를 알고 기억할 수 있는 정서적·사회적 관계망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민석 시흥지부 시설장은 부모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입원 등으로 돌봄 공백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가족과 친척 등의 비상연락망을 미리 구축하고, 이용 가능한 국가 및 지역사회 제도를 파악해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절차를 매뉴얼화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호준 평택지부 시설장은 채혈과 각종 검사, 치과진료, 정기적인 병원 이용 등 발달장애인의 건강과 생존에 직접 연결되는 의료서비스를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누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평택에서 거점병원을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공유하며 지부별 경험과 방법을 서로 나눌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한하늘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대표원장이 9월 3일 부천 소사청소년센터 목일신홀에서 열린 '부모가 없는 미래,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는 준비되어 있는가' 포럼에서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부모 사후 미래 준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선택하고, 요청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연습" 

현장 종사자들의 토론에서도 자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용자가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도움이 필요한 것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일상적인 프로그램에서부터 선택과 의사표현, 도움 요청을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말로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이용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방식으로 선택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선택의 결과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패 역시 자립교육의 일부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또한 이탈이나 추락 등 안전사고에 대비한 센서 활용과 사고대응 매뉴얼,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풀, 활동지원인력 관리, 의료기관 연계 등 실제 독립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모가 없는 미래는 부모가 있을 때부터 준비해야” 

이번 포럼은 부모 사후 발달장애인의 삶에 대해 하나의 완성된 해답을 내놓은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한 자리였다.

주거와 의료, 활동지원, 안전, 경제생활, 위기대응, 지역사회 관계망까지 부모가 담당해 온 수많은 역할을 사회가 어떻게 연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부모가 없는 미래는 부모가 없어진 다음에 준비할 수 없다.

부모가 곁에 있을 때부터 작은 것을 선택하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때로는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경험을 반복해야 한다. 캠프와 일상생활 훈련, 지역사회 경험 등을 통해 이러한 준비를 조금씩 축적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는 이번 포럼에서 나온 부모와 현장 전문가, 종사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부모 사후 돌봄 공백에 대한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자립훈련과 종사자 교육, 주거와 의료, 활동지원, 안전체계, 지역사회 관계망 등을 함께 고민하며 부모가 곁에 있는 오늘의 돌봄을 넘어, 부모가 계시지 않는 미래까지 준비하는 법인​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 포럼 개요

- 주제: 부모 사후,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는 준비되어 있는가

- 일시: 2026년 9월 3일(목) 오후 2시

- 장소: 소사청소년센터 목일신홀(지하 1층)

- 주최: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 주요 참석자: 한하늘 대표원장, 한상기 하늘아래 주간보호시설장, 강희정 부모대표, 이강혁 남양주지부장, 김보성 강릉지부장, 강민석 시흥지부 시설장, 김호준 평택지부 시설장 및 현장 종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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