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탄소가 새로운 ‘관세’가 됐다 … EU 국경에서 청구되는 제품의 숨은 배출량

안영준 발행일 2026-09-01 13:40:45
- 2026년 EU 탄소국경조정제도 본격 시행 …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6개 분야 적용
- 법적 납부자는 EU 수입업자지만 비용은 수출기업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
- 기후정책인가, 녹색 보호무역인가 … 2031년부터 한국 기업 부담 본격 확대 전망
철강 1톤에는 철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철광석을 녹이는 데 사용한 석탄과 전기, 운송 과정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도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함께 들어 있다.

그동안 이 탄소비용은 제품의 가격표나 세관 신고서에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탄소가격이 높은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과 탄소규제가 약한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이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제품이 오히려 더 저렴해지는 역설도 발생했다.


▲ 유럽 항만, 탄소비용을 계산하다(사진출처=AI ChatGPT 생성)


유럽연합이 2026년 1월1일부터 본격 시행한 탄소국경조정제도,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은 이 보이지 않던 탄소를 국경에서 계산하는 제도다.

EU는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 탄소집약적 제품을 수입할 때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량을 산정하고, EU 역내 제품에 부과되는 탄소가격과 비슷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기후정책이 공장 굴뚝을 넘어 세관과 무역계약서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탄소관세’로 불리지만 일반 관세와는 다르다

CBAM은 흔히 ‘탄소관세’라고 불리지만 법적으로는 일반적인 관세와 구조가 다르다.

관세가 제품 가격이나 수입량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부과한다면 CBAM은 수입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한 ‘내재배출량’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같은 가격의 철강이라도 석탄을 이용한 고로에서 생산했는지, 전기로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했는지에 따라 부담액이 달라질 수 있다.

EU 수입업자는 승인받은 CBAM 신고인이 돼 수입량과 제품별 내재배출량을 신고하고, 그 배출량에 해당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해 제출해야 한다.

EU CBAM 개정 규정에 따르면 인증서 가격은 EU 탄소배출권거래제인 EU ETS의 배출권 가격과 연동된다. 2026년 수입제품에 적용되는 인증서 가격은 제품이 수입된 분기의 EU ETS 배출권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CBAM 비용은 고정된 세율이 아니다. EU 배출권 가격이 오르면 수입품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올라간다.


2026년 수입분, 2027년 9월 첫 정산

CBAM이 2026년 1월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고 해서 수입 통관 순간 현금으로 탄소세를 내는 것은 아니다.

2026년에 수입한 제품의 내재배출량을 집계한 EU 수입업자는 2027년 9월30일까지 첫 연간 CBAM 신고서를 제출하고 해당 인증서를 정산해야 한다. 

따라 EU 집행위원회 CBAM 공식 안내에 의하면 2026년은 비용 산정의 첫 대상연도이고, 실제 최초 신고·인증서 제출은 2027년에 이뤄진다. 

그러나 비용 정산이 뒤에 이뤄진다고 기업 부담까지 미뤄지는 것은 아니다. EU 수입업자는 2026년 체결하는 계약부터 예상 CBAM 비용과 탄소자료 제출 의무를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수출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배출량 자료를 제공하지 못하면 EU가 정한 기본값이 적용될 수 있다. 기본값에는 불확실성을 고려한 가산치가 붙어 실제 배출량보다 높은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검증하는 능력이 가격 경쟁력으로 바뀐다.


누가 비용을 내나 … 법적으로 수입업자, 경제적으로 수출업자

CBAM 인증서를 구매하고 제출할 법적 의무는 EU 역내 수입업자에게 있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이 수입업자에게만 머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EU 수입업자는 추가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거나 해외 공급업체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탄소배출량이 적은 다른 공급업체로 거래처를 바꿀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EU 당국에 직접 돈을 내지 않더라도 다음과 같은 형태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 납품단가 인하 요구
- 탄소배출량 산정·검증 비용
- 저탄소 원료와 재생에너지 구매비
- 생산설비 전환 투자
- EU 수입업자와의 계약조건 강화
- 자료가 부족할 때 적용되는 불리한 기본값
- 고탄소 제품의 주문 감소

CBAM의 실질적 영향은 세관에서 부과되는 비용보다 공급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저탄소 전환비용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제3국에서 낸 탄소가격은 공제

수출품 생산국에서 이미 탄소가격을 부담했다면 그 금액은 CBAM 인증서 의무에서 공제할 수 있다. 같은 탄소에 EU와 수출국이 이중으로 비용을 부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해당 국가에 배출권거래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 공제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불한 탄소가격을 입증해야 한다.

한국은 국가 배출권거래제인 K-ETS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 무상할당을 받았거나 실제 지불한 금액이 적으면 공제액도 제한될 수 있다. EU 탄소배출권 가격이 한국보다 높을 경우 두 제도의 가격 차이도 부담으로 남는다.

한국이 탄소가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보다 기업이 제품별로 얼마의 탄소비용을 실제 부담했는지 증명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50톤 미만 수입업자 대부분 면제 … 배출량 99%는 관리

EU는 복잡한 행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5년 CBAM 제도를 간소화했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 등 주요 대상 품목을 한 수입업자가 연간 합계 50톤 이하로 수입하면 원칙적으로 CBAM 의무를 면제하는 기준이 도입됐다. EU는 이를 통해 CBAM 대상 수입업자의 약 90%가 행정부담에서 벗어나지만, 전체 대상 배출량의 99% 이상은 계속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량 수입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조치다. 그러나 한국 대형 철강·알루미늄 기업과 이들 제품을 대량으로 거래하는 EU 수입업자는 대부분 면제 대상이 아니다.

전력과 수소처럼 중량 50톤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품목은 별도 규정에 따라 관리된다.

2026년 부담은 2.5% … 2031년부터 급격히 커진다

CBAM 비용은 2026년부터 한꺼번에 100% 부과되지 않는다. EU 역내 기업이 받고 있는 탄소배출권 무상할당이 줄어드는 속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EU가 수입품에만 탄소비용을 전액 부과하면서 자국 기업에는 무상 배출권을 계속 제공하면 이중 보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EU 역내 무상할당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그만큼 CBAM 부담을 늘리는 구조를 택했다.


▲ 자료=EU 의회·한국무역협회


2026년에는 CBAM 실질 적용 비율이 2.5%여서 인증서 비용만 놓고 보면 초기 부담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2030년 48.5%, 2031년 61%로 급격히 올라간다. 2034년에는 EU 역내 무상할당이 사라지면서 CBAM 부담도 전면 적용된다.

한국무역협회는 2031년을 한국 수출기업의 CBAM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분기점으로 분석했다. 당장의 비용이 낮다고 대응을 미루면 고로·전기로·수소환원제철 같은 대형 설비 전환에 필요한 시간을 놓칠 수 있다. 


한국은 철강이 가장 큰 영향권

한국의 CBAM 대상 수출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철강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한국의 CBAM 관련 대EU 수출액 가운데 철강 비중이 90%를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철강산업은 기술 수준과 에너지 효율이 높은 편이지만 철광석을 석탄으로 환원하는 고로 중심 생산구조는 본질적으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전기로는 고철을 녹여 철강을 생산하기 때문에 고로보다 탄소배출량이 적다. 하지만 전기로에서 사용하는 전기가 석탄과 가스로 생산되면 간접배출량이 늘어난다. 재생에너지 전력 확보와 고품질 철스크랩 공급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수소로 철광석을 환원하는 수소환원제철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기술 상용화와 대규모 청정수소 공급, 설비교체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연구기관 분석에서는 국내 철강업계의 CBAM 인증서 부담이 2026년 약 851억원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장기 비용은 EU 배출권 가격과 환율, 수출량, 기업별 배출집약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단일 수치로 확정할 수 없다. 


완제품까지 확대되면 반도체·자동차·가전도 영향

현재 CBAM은 6개 기초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EU는 철강과 알루미늄이 많이 들어간 일부 완제품과 중간재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12월 EU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개정안에는 내연기관, 산업용 기계, 화물자동차, 세탁기, 건조기 등 약 180개 파생 품목을 추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유럽의회와 회원국 협의를 거쳐 채택되면 2028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 CBAM은 철강회사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탄소집약적인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자동차·기계·가전·전자제품의 공급망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제품에 들어가는 소재의 원산지와 탄소배출량을 추적해야 하므로 대기업뿐 아니라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에도 데이터 제출 요구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EU가 내세우는 명분은 ‘탄소누출’ 방지

EU가 CBAM을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탄소누출’을 막기 위해서다.

EU 기업은 배출권거래제와 환경규제로 높은 탄소비용을 부담한다. 반면 탄소가격이 없거나 낮은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은 상대적으로 싸게 EU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

이 격차가 커지면 EU 기업이 생산시설을 규제가 약한 국가로 옮기거나 EU 시장이 고탄소 수입품으로 대체될 수 있다. 공장은 이동하지만 세계 전체 배출량은 줄지 않는 결과가 발생한다.

CBAM은 수입품에도 EU와 유사한 탄소가격을 적용해 탄소규제가 강한 기업이 경쟁에서 불리해지는 것을 막겠다는 제도다. 동시에 수출국이 자체 탄소가격제와 저탄소 생산설비를 도입하도록 유도한다.

EU 대신 수출국 정부에 탄소가격을 내면 CBAM에서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출국 입장에서는 탄소수입을 EU에 넘기기보다 자국 탄소제도를 강화할 유인이 생긴다.

이런 정책 확산 효과가 현실화하면 CBAM은 EU 국경을 넘어 세계 탄소가격을 끌어올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개발도상국 “역사적 책임은 선진국에 있는데 비용은 우리 몫”

반대 논리도 강하다. 중국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여러 개발도상국은 CBAM을 일방적인 무역장벽 또는 녹색 보호무역으로 비판한다.

현재 탄소집약도가 높은 국가 상당수는 산업화가 진행 중인 개발도상국이다. 이들은 값싼 석탄 전력과 노후 설비에 의존하지만 저탄소 설비로 전환할 자금과 기술은 부족하다.

선진국이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 뒤 이제 와서 개발도상국 제품에 탄소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역사적 책임과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CBAM이 적용될 경우 대상 탄소집약 업종에서 개발도상국의 대EU 수출이 약 1.4%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UNCTAD CBAM 분석에 따르면 EU 생산자는 상대적으로 이익을 얻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일부 산업은 수출과 고용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 개발도상국 노출도 분석 또한 거시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작더라도 알루미늄 수출 의존도가 높은 모잠비크나 비료산업 비중이 큰 이집트처럼 특정 산업과 수출시장에 의존하는 국가는 충격이 클 수 있다. 


CBAM 수입을 취약국 전환에 사용해야 한다는 요구

녹색 보호무역 논쟁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CBAM 수입의 일부를 개발도상국의 산업 탈탄소화에 사용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EU가 국경에서 거둔 돈을 자국 예산으로만 사용하면 기후정책보다 산업보호라는 비판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고탄소 생산시설을 저탄소 설비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탄소측정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면 제도의 기후 정당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EU는 CBAM을 세수 확보 목적의 관세가 아니라 EU ETS와 연계한 환경조치로 설계했다는 입장이다. 수입을 특정 국가에 직접 환급하는 구조는 제도와 예산 운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WTO 규칙을 통과할 수 있을까

CBAM은 세계무역기구 규범과의 충돌 가능성도 안고 있다.

특정 국가를 차별하지 않고 EU 제품과 수입제품에 동일한 탄소비용을 적용한다면 환경보호를 위한 정당한 조치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수출국에서 실제 지불한 탄소가격을 공제하고 EU 기업의 무상할당을 동시에 폐지하는 이유도 차별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다.

반면 국가마다 다른 발전단계와 감축정책을 탄소가격 하나로만 평가하거나 실제 배출량 증명이 어려운 국가에 불리한 기본값을 적용하면 차별적 무역조치라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수출국이 규제와 재생에너지 투자로 배출량을 줄였지만 명시적인 탄소가격을 부과하지 않았을 경우 그 노력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도 논쟁거리다.

CBAM이 WTO 분쟁으로 이어지면 기후변화와 자유무역 가운데 어느 원칙을 우선할지를 다루는 중요한 국제 판례가 될 수 있다.


한국 기업, 탄소회계가 수출 경쟁력 된다

한국 기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다. 기업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만으로는 부족하다.

원료 채굴과 구매, 생산설비, 사용 전력, 중간재, 공정별 배출량을 제품 단위로 연결해야 한다. EU 수입업자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제공하고 독립된 검증기관의 확인도 받아야 한다.

중소기업은 전담인력과 측정설비가 부족해 대응이 어렵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자료 제출만 요구하면 비용과 책임이 공급망 아래쪽으로 전가될 수 있다. 공통 배출계수와 디지털 탄소관리 시스템, 검증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도 단순 설명회보다 다음과 같은 구조적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

- 철강·알루미늄·시멘트 공정의 저탄소 설비 전환 지원
-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제도 개선
- 중소기업용 제품 탄소배출량 산정 플랫폼 구축
- EU가 인정할 수 있는 검증기관과 전문인력 확대
- 한국 배출권거래제와 EU ETS의 제도적 정합성 강화
- 수소환원제철·전기로·철스크랩 순환체계 투자
- EU와 배출량 산정방식 및 탄소가격 인정범위 협의

한국 정부는 CBAM 대상 산업의 탄소감축 투자에 대한 저금리 융자와 기업별 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설비를 바꾸는 데는 수조원의 자금과 장기간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단기 행정지원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자의 시선 "탄소는 이제 환경정보가 아니라 제품의 원가다"

CBAM이 던진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간단하다. 이제 탄소는 환경보고서에만 적는 숫자가 아니라 제품의 가격과 수출 가능성을 결정하는 원가가 됐다.

탄소배출량을 측정하지 못하면 낮은 배출량을 입증할 수도 없다. 입증하지 못한 기업은 실제보다 높은 기본값과 위험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싸게 생산하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적게 배출하고 그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증명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EU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명분만으로 모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자국 기업에는 보조금과 전환자금을 제공하면서 개발도상국 기업에는 탄소비용만 요구한다면 CBAM은 녹색 보호무역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진정한 기후정책이라면 탄소가 많은 제품을 국경에서 걸러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CBAM으로 얻는 재원과 저탄소 기술을 취약국과 공유하고, 생산국이 스스로 산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국도 CBAM을 EU가 만든 귀찮은 무역규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유럽을 시작으로 영국과 다른 주요 시장까지 탄소국경조정제도를 확대하면 세계 교역의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탄소가격이 낮다는 것이 더 이상 수출 경쟁력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저탄소 투자를 미룬 비용으로 되돌아오는 시대다.

CBAM이 기후정책으로 남을지 보호무역으로 변질될지는 EU만의 선택에 달려 있지 않다. 탄소비용을 공정하게 계산하는 국제기준, 개발도상국에 대한 전환 지원, 각국의 실질적인 산업 감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제품 가격표에 없던 탄소비용은 이미 국경에서 계산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질문은 그 비용을 누가 낼 것인지, 그리고 그 돈이 실제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데 사용될 것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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