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리포트] 오픈 생태계의 ‘삼성’ vs 가전 장인의 ‘LG’… 스마트홈 전쟁

천지은 발행일 2026-07-08 15:25:03
-'연결성'의 삼성과 '심층 케어'의 LG 정면충돌
-연 매출 3조 바라보는 가전 구독 시장
-10명 중 3명 선택하는 '케어십' vs 모바일 결합한 'AI 클럽' 맞불
▲엘지와 삼성 가전 매장
국내 가전 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제품 ‘하드웨어’를 넘어 집안 전체를 제어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인공지능(AI)과 추론 클라우드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지향하는 스마트홈의 철학과 생태계 전략은 확연히 다르다. 우리 집에는 어떤 플랫폼이 더 어울릴까.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LG전자의 ‘씽큐(ThinQ)’의 핵심 장단점과 최근 핵심 비즈니스로 떠오른 가전 구독 트렌드까지 입체적으로 비교해 본다.
 
삼성 스마트싱스 "세상의 모든 기기를 엮는다"
삼성전자 스마트홈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확장성’이다. 삼성은 자사 가전제품에만 갇히지 않고, 집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타사(서드파티) 기기들을 하나의 앱으로 통제하는 ‘스마트홈 허브’를 지향한다.
 
삼성은 글로벌 스마트홈 연동 표준인 ‘매터(Matter) 1.3’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며 타사 제품과의 연결성을 극대화했다. 필립스 휴(Hue) 조명, 아카라(Aqara)의 센서류, 스마트 도어락 등 5,000개 이상의 기기를 앱 하나로 통제할 수 있다. 특히 자연어로 명령하면 까다로운 자동화 설정을 대신 짜주는 ‘AI 루틴 어시스턴트’와 집안 도면을 보듯 기기를 제어하는 ‘3D 맵 뷰’는 삼성이 가진 독보적인 강점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패밀리허브 냉장고와의 생태계 연동도 매끄럽다. 보안 측면에서는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 기반의 블록체인 상호 감시를 통해 연결된 기기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연결할 수 있는 기기는 무수히 많은 것도 만 타사 제품의 경우 전원을 켜고 끄거나 밝기를 조절하는 등 일차적인 제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가전 고유의 미세한 스펙이나 깊이 있는 하드웨어 설정까지 제어하기에는 플랫폼의 깊이가 다소 얕다는 견해도 있다.
 
LG 씽큐 "가전 본연의 기능을 완벽하게"
반면 LG전자 씽큐는 ‘가전 중심의 심층 진단(Deep Diagnosis)’과 제품의 완벽한 구동에 초점을 맞춘다. 타사 기기와의 연결보다는 '가전을 얼마나 더 똑똑하고 고장 없이 오래 쓰게 만들 것인가'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LG 씽큐의 가장 큰 무기는 원격 서비스 연동이다.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앱 내 ‘스마트 진단’을 통해 에러 코드를 분석하고 서비스 센터와 원격으로 연결해 기사 방문 없이도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한다. 가전 하드웨어 제어력도 깊다. 의류 재질을 파악해 최적의 세제량을 투입하는 ‘AI 옵티워시’나 레이더 센서로 공간을 감지해 전력을 아끼는 휘센 에어컨 제어 등 가전 고유의 성능을 한계까지 끌어올린다. 하드웨어 데이터 보안은 ‘LG 쉴드(LG Shield)’로 튼튼히 다졌으며, ‘UP가전 2.0’을 통해 초개인화된 가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속 지원한다.
 
글로벌 표준 연동을 확대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LG 브랜드 중심의 폐쇄성이 단점으로 존재한다. 집안에 LG 프리미엄 가전(오브제컬렉션 등)이 주를 이루지 않는다면 앱의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중소기업의 저가형 IoT 센서나 조명 등을 엮어 다채로운 홈 자동화를 꾸미고 싶은 소비자는 확장성 측면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플랫폼 전쟁 '가전 구독'… 선두 LG와 삼성의 진검승부
양사의 플랫폼 경쟁은 최근 가전을 소유하는 방식인 '구독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뜨겁게 맞부딪히고 있다. 가전 구독은 고객을 자사 스마트홈 생태계에 장기적으로 묶어두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LG전자, 연 매출 3조 바라보는 '구독의 선두 주자'
정수기 렌탈 시대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형 가전 구독 시장을 선점한 LG전자는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LG 베스트샵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요 가전을 구매하는 고객 10명 중 3명 이상(약 36.2%)이 일시불 대신 구독을 선택한다. 현재 한국 시장 가전 매출 중 구독 비중이 20%를 돌파했으며, 연간 구독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3조 원 돌파를 바라보는 있다.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분해 세척과 필터 교체 등 전문가의 사후 관리가 필수적인 대형 가전에서 압도적인 선택을 받는다.
 
삼성전자, 무서운 속도로 격차 좁히는 'AI 구독클럽'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AI 구독클럽’을 본격 론칭하며 후발 주자로 나섰으나, 특유의 ‘AI 가전’ 마케팅을 앞세워 이용률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초기에는 가전 판매량의 20~30% 선이었으나, 최근 TV 등 프리미엄 라인업에서는 구매 고객의 30%에서 많게는 50%까지 구독을 선택하는 칸이 늘었다. 특히 가전뿐만 아니라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을 통해 자급제 스마트폰 구매 고객 5명 중 1명 이상(20% 이상)이 구독을 선택하는 등 모바일 생태계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AS 접수 시 우선순위를 주는 '블루패스(AS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결합해 편의성을 더했다.
 
결과적으로 두 플랫폼의 선택은 소비자의 일상 방식과 집안 가전의 구성 성형에 따라 갈린다. 집안에 다양한 브랜드의 가전이 섞여 있고, 스마트 조명이나 홈 카메라, 전동 커튼 등 다양한 소형 기기를 연결해 '내 입맛에 맞는 다채로운 홈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은 얼리어답터형 소비자라면 삼성 스마트싱스가 정답에 가깝다. 갤럭시 스마트폰과의 끈끈한 생태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반면, '기기 고장 걱정 없이 완벽한 성능 케어와 전문가의 꼼꼼한 사후 관리(구독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LG 씽큐의 깊이 있는 밀착형 케어에서 훨씬 더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기술의 상향평준화로 가전 단품의 스펙 비교가 무의미해진 시대다. 이제 소비자는 냉장고나 세탁기의 성능이 아니라 '어떤 허브에서 나의 일상을 살 것인가'라는 플랫폼의 가치를 구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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