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교육 없는데 어떻게 이사 오나요"… 경북·충북 공공기관 이주율 최하위 '쇼크'

이정윤 발행일 2026-08-09 19:48:35
"아이 교육 때문에…" 주말부부 못 벗어난 공공기관 직원들의 속사정
경북 가족 동반 이주율 37% 불과… “의료·교육 빈곤이 원인”

지자체 “인프라 확충 박차”… 전문가 “2차 이전 전 정주 여건부터 해결해야”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정부가 추진한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지방으로 내려간 공공기관 직원 절반가량은 여전히 주말마다 수도권 집으로 향하는 ‘나 홀로 이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둔 시점에서, 단순한 ‘기관 옮기기’를 넘어 삶의 기반을 받쳐줄 정주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2019년 진행된 1차 공공기관 이전 인원 4만 8,128명 중 해당 지역 이주자는 3만 4,214명으로 이주율 71.1%에 그쳤다.

특히 충북(50.6%)과 경북(51.6%)은 전체 직원 이주율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기혼자 기준 ‘가족 동반 이주율’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경북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37.0%, 충북은 38.8%로, 이전 직원 10명 중 6명 이상이 가족과 떨어져 홀로 거주하거나 수도권 등 타지역에서 장거리 출퇴근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기관 직원 “아이 교육·응급 의료 부재… 이직까지 고려”

현장 공공기관 직원들은 주거·교육·의료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을 원인으로 꼽는다.

경북 혁신도시의 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A씨는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학원가와 보육 시설, Night/응급 진료가 가능한 대형병원 부재가 가족 이주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주말마다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피로감에 더해 가족과 떨어진 생활이 길어지면서, 최근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수도권 기업이나 타 기관으로의 이직을 고민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국토부의 ‘2024 정주여건 만족도 조사’에서 경북은 편의·의료(66.1점), 교통(63.7점), 보육·교육(64.9점) 등 전 분야에서 평균을 밑도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자체 공무원 “국비 지원 한계… 혁신도시 자체 활성화 사투”

반면 지자체 공무원들은 지방재정의 한계 속에서도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힌다고 항변한다.

경북도청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에서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복합혁신센터 건립, 대중교통 노선 확충, 정주지원금 지급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상권 활성화나 대형 병원·유명 학원 유치 등은 민간 영역이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문제라 지자체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집중적인 국비 지원과 인프라 투자 없이 지자체에만 책임이 전가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정주 여건 빠진 2차 이전은 불쏘시개… 생활 밀착형 인프라가 핵심”

행정·도시계획 전문가들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기에 앞서 1차 이전의 실패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행정학 전문가 B교수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기관 건물만 지방으로 옮긴 결과, 인구 유입 효과는 반쪽짜리에 그치고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이직률 상승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며 “단순히 아파트 공급이나 공공건물 신축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질을 결정짓는 ‘생활 밀착형 인프라(의료·교육·문화·교통)’가 선제적으로 구축되어야 정착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토교통부가 2027년부터 2차 공공기관 이전 착수를 목표로 연내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인 가운데, 정희용 의원은 “2차 이전이 본래 목적을 달성하려면 직원과 가족이 함께 정착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 삶의 기반을 다지는 종합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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