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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고지에 갇힌 택시 7천 대… '요금 인상·보조금' 땜질처방이 부른 참사
    정치

    차고지에 갇힌 택시 7천 대… '요금 인상·보조금' 땜질처방이 부른 참사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서울 시내 법인택시 10대 중 6대 이상이 도로가 아닌 차고지에 멈춰 서 있다. 가동률은 35.7%로 곤두박질쳤고, 면허 차량 약 2만 2,500대 중 31%에 달하는 7,000여 대가 휴업 상태다.겉으로 보기엔 극심한 ‘택시난’이지만, 본질은 차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운전대를 잡을 사람’이 사라진 인력난이다.지난 4일 열린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유기훈 시의원(사진)이 공개한 지표들은 서울시 법인택시 산업이 사실상 붕괴 직전에 다다랐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기사 수는 2019년 대비 33%(약 1만 명) 급감했고, 남아있는 운전자의 78%는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청년·중장년층의 유입은 끊긴 채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안전사고 리스크만 커지는 악순환이다.문제는 서울시의 정책 실기(失機)와 미온적 행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2023년 기본요금을 4,800원으로 올리고 심야 할증을 확대하며 기사 처우 개선과 수입 증대를 공언했다. 그러나 요금 인상 효과는 기사들의 실질 소득 개선으로 온전히 연결되지 못했고, 배달·플랫폼 업계 등으로 빠져나간 인력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신규 기사 월 20만 원, 장기근속자 월 5만 원 수준의 찔끔 보조금 역시 현장의 구조적 모순을 메우기엔 턱없이 가벼운 ‘언발에 오줌 누기’식 처방에 불과했다.더 심각한 대목은 제도적 혼란과 행정의 무기력이다. 기사들의 생계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된 '전액관리제'는 업계 전반에서 형해화됐다. 서울시 조사 대상 업체의 68.7%인 173곳이 제도를 위반했고, 이 중 129곳은 과태료 부과에 불복해 소송전으로 맞서고 있다. 법과 현장이 겉돌며 수년간 소송에 발이 묶여 있는 사이, 서울시는 법적 판단 뒤에 숨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결국 지금의 법인택시 위기는 저임금, 불합리한 임금체계, 사문화된 규제가 맞물린 ‘구조적 실패’다. 요금 몇백 원 올리고 소액 보조금을 얹어주는 미봉책으로는 차고지에 방치된 7천 대의 택시를 도로 위로 끌어낼 수 없다.서울시는 이제라도 전액관리제의 맹점을 직시하고, 현실을 반영한 임금체계 개편과 함께 법인택시 감차 및 개인택시 면허 전환 등 공급 구조 전반을 손질하는 근본적인 수술에 나서야 한다. 일하는 사람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지 못하는 산업에 미래는 없다.
    2026-11-05 14:47:32 안상석
  • ‘늘어난 예산, 겉도는 현장’… 서울시 환경행정의 구조적 맹점
    정치

    ‘늘어난 예산, 겉도는 현장’… 서울시 환경행정의 구조적 맹점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환경정책의 성패는 수식어가 화려한 중장기 종합계획이나 해마다 증액되는 예산 규모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되는 ‘집행력’ 에 달려 있다.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 주요 정책 의제로 자리 잡으면서 서울시 환경 관련 예산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막대한 세금이 쓰이지 못해 사장되거나, 복지 연계 환경사업이 자치구 단계에서 멈춰 서는 구조적 균열이 잇따르고 있다.지난 11월 3일 열린 서울특별시의회 기후환경본부 행정사무감사는 이러한 서울시 환경행정의 '체감도 부재'를 정면으로 드러냈다.불용액 10억 쌓이는데 예산은 15.5% 증액… 거점 시설의 운영 효율성 점검 필요환경자원순환의 상징적 거점으로 출범한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지표는 대표적인 관리 부실 사례로 꼽힌다. 운영예산은 2024년 47억 1,600만 원에서 2026년 54억 4,700만 원으로 15.5% 늘어났으나, 최근 2년간 전체 예산의 약 11%에 달하는 10억 6,300만 원이 집행되지 못한 채 불용 처리됐다.환경 행정 및 자원순환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용 문제를 두고 “시설 설립 취지에 걸맞은 킬러 콘텐츠 부재와 경직된 운영 모델이 결합해 사업 집행 동력을 잃은 결과”라고 진단한다. 매년 억 단위의 불용이 반복됨에도 면밀한 원인 규명 없이 관성적으로 예산을 증액 편성해 온 서울시의 안일한 예산 관리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교부로 끝난 환경복지… 지자체 간 칸막이에 가로막힌 'LED 보급'에너지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도모하는 ‘저소득층 LED 조명 보급사업’ 역시 전형적인 ‘탁상 집행’의 한계를 보였다. 2026년 9월 기준으로 동대문구·양천구·종로구·중랑구 등 4개 자치구의 실적은 전무한 상태였다.기후 복지는 지원 시기를 놓치면 그 실효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예산 교부 후 자치구의 현장 발굴과 집행 과정을 방치하는 것은 복지 사각지대를 키우는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한다. 서울시 본청이 자치구별 현장 전수조사와 집행 병목 원인을 파악해 직접 독려하거나 대안을 마련하는 총괄 컨트롤타워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관람용 전시 행정 벗어나 '생활 밀착형 자원순환'으로 체질 개선해야김영옥 서울시의원(사진)이 지적했듯, 환경정책의 핵심은 ‘예산 편성’이 아닌 ‘집행 관리’다. 과거 뚝섬 나눔장터처럼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순환 경제 플랫폼을 복원하고, 페트병·캔 압축 회수시설과 같은 기술 기반의 고효율 수거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접근성 개선이 절실하다.예산은 늘었지만 현장은 멈춰 서 있다면, 그 환경정책은 실패한 것이다. 서울시는 감사 지적에 대한 단기적 해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개관 이후 누적된 거점 시설의 운영 실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자치구 지원 사업의 사후관리 체계를 즉각 개편해야 한다.
    2026-11-05 14:42:30 이정윤
  • 서울형 가판대 교체율 고작 9.9%…수백만 원 지원에도 외면받는 이유는?
    정치

    서울형 가판대 교체율 고작 9.9%…수백만 원 지원에도 외면받는 이유는?

    1,118곳 중 111곳만 교체…개소당 최대 2,170만 원 전액 시비 지원에도 참여 저조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서울시가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서울형 보도상 영업시설물 교체사업'이 저조한 실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시설물 교체비용을 전액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교체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새 시설물로 교체하면 일부 운영자의 연간 대부료가 최대 67%까지 상승할 수 있어, 영세 상인의 경제적 부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김준성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6)은 지난 3일 열린 제340회 정례회 재난안전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형 보도상 영업시설물 교체사업의 실효성과 정책 설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서울시는 가로판매대와 구두수선대 등 보도상 영업시설물 1,118개소를 서울형 표준디자인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후 시설물을 정비하고 보행환경과 도시미관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그러나 현재까지 교체가 완료된 시설물은 111개소로 전체의 9.9%에 불과하다. 나머지 1,007개소는 아직 교체되지 않은 상태다.시설물 한 곳당 교체비용은 약 1,800만~2,170만 원으로, 서울시가 전액 부담한다. 운영자에게 직접적인 시설 교체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데도 사업 참여가 저조한 것이다.문제는 시설 교체 이후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다.김 의원에 따르면 신규 시설물로 교체할 경우 일부 운영자의 연간 대부료가 기존보다 32~67% 증가할 수 있다. 금액으로는 연간 약 21만~34만 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영세한 가판대나 구두수선대 운영자 입장에서는 시설을 무상으로 교체하더라도 매년 부담해야 하는 고정비가 늘어나는 구조다.결국 서울시가 시설 교체비용을 지원하면서도 운영자가 실제 부담해야 할 비용 증가 문제는 충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김 의원은 “시장 지시 한마디에 현장 소통이나 사전 수요, 경제적 영향 분석도 없이 상명하대식으로 밀어붙였다”며 서울시의 사업 추진 방식을 비판했다.도시미관 개선이라는 정책 목표에 치중한 나머지 실제 시설을 사용하는 운영자의 경제적 여건과 참여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도시미관 개선 넘어 환경적 효과도 따져봐야이번 사업은 도시미관과 보행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환경적 측면에서도 점검할 부분이 적지 않다.노후 시설물을 일괄 교체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시설물의 철거와 폐기물 발생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단순히 새 시설물로 교체한 실적뿐 아니라 기존 시설물의 재사용 가능성, 철거 폐기물의 재활용, 신규 시설물의 내구성과 유지관리 비용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환경정책 관점에서 보면 사용 가능한 시설물을 조기에 철거하는 방식이 반드시 자원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기존 시설물의 상태와 잔여 사용 가능 기간을 평가한 뒤 보수·재사용과 전면 교체 가운데 환경적 부담이 적은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특히 서울시가 1,118개 시설물 전체를 교체할 경우 개소당 교체비용을 단순 적용한 총사업비는 약 201억~243억 원에 달한다. 다만 이는 제시된 단가를 전체 시설물에 적용한 추산액으로, 서울시가 확정한 총사업비와는 구분해야 한다.적지 않은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시설물의 디자인 개선뿐 아니라 사용 수명, 유지관리 비용, 자원 재활용 등 환경적·경제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환경 전문가의 관점에서도 공공시설물 교체사업은 설치 단계의 성과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기존 시설물의 철거부터 신규 시설물 제작·설치, 운영,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비교해야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아울러 운영자의 경제적 부담으로 시설 교체가 지연된다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환경성과 현장 수용성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2027년까지 교체 완료 가능할까…실행계획 재점검 필요서울시는 2027년까지 노후 보도상 영업시설물 교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교체율이 9.9%에 그치고 있어 목표 달성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전체 1,118개소 가운데 1,007개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운영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사업 지연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김 의원은 신규 디자인으로 교체하더라도 대부료가 종전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련 조례의 대부료 산정기준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직접 발의하겠다고 밝혔다.또한 서울시에 대부료 부담 완화와 운영자 의견수렴을 반영한 구체적인 사업 이행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이에 대해 서울시 재난안전실은 대부료 경감 방안을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대부료 부담을 낮추는 것만으로 교체율이 개선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시설물 교체에 따른 영업 중단 가능성이나 신규 시설물의 활용 편의성, 운영자의 실제 참여 의사 등도 함께 조사해야 하기 때문이다.서울형 가판대 교체사업의 핵심은 단순히 낡은 시설물을 새 디자인으로 바꾸는 데 있지 않다. 도시환경 개선이라는 공공의 목적과 영세 운영자의 생계,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조화시키는 데 있다.전액 시비 지원에도 교체율이 10%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현재의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서울시가 2027년까지 교체사업을 완료하려면 시설물 교체 실적을 높이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운영자의 부담을 줄이고, 환경적 효과와 예산 투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6-11-05 14:17:48 이정윤
  • [김미란의 여행칼럼] 한국 관광의 얼굴, 가이드에게는 어떤 기준이 있는가
    문화/생활

    [김미란의 여행칼럼] 한국 관광의 얼굴, 가이드에게는 어떤 기준이 있는가

    관광객을 모으는 경쟁에서, 한 사람의 여행을 책임지는 기준으로
    투어를 마치고 나면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 나는 좋은 가이드였을까.일정을 제시간에 끝냈으니 잘한 것일까. 사고도 없고 불만도 없었으니 충분한 것일까. 손님들이 많이 웃었으니 좋은 여행이었을까. 여행사에 수익을 많이 가져다주었다면 더 좋은 가이드로 평가받는 것일까.모두 필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어느 하나만으로 가이드의 역할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다시 묻게 된다. 한국 관광에서 우리가 함께 인정하는 ‘좋은 가이드의 기준’은 무엇인가.최근 관광통역안내사들이 모인 온라인 대화방에서 무자격 안내와 처우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다. 자격 보유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는 채용에 대한 우려, 자격과 전문성이 보수에 제대로 반영되는지에 대한 의문, 현장 안전에 대한 걱정이 이어졌다.이 대화만으로 특정 업체의 위법 여부나 업계 전체의 실태를 판단할 수는 없다. 자격증을 겉으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자격자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다만 그 대화에는 현장 종사자들이 공유하는 질문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어떤 준비를 갖춘 사람에게 외국인 관광객의 하루를 맡기고 있는가.자격은 출발점이고, 전문성은 현장에서 증명된다기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관광진흥법 제38조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업자가 관광통역안내 자격을 가진 사람을 관광안내에 종사하게 하도록 규정한다. 같은 조는 해당 여행업에 종사하는 경우의 무자격 관광안내도 금지하고 있다. 자격은 단순한 우대 조건으로만 다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자격증이 있다고 모든 상황에 능숙한 것도 아니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안전한 투어를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가이드는 설명하는 동시에 살펴야 한다. 버스에 오르는 손님의 발걸음, 뒤처지는 어르신의 속도, 집결 시간을 이해하지 못한 표정, 음식 앞에서 망설이는 이유를 읽어야 한다. 역사와 문화를 정확하게 전달하면서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풀어야 한다.길이 막히거나 날씨가 달라졌을 때는 판단해야 한다. 손님의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지, 언제 여행사와 기사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무엇을 안전 때문에 거절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관광객에게 보이는 것은 몇 마디 안내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관찰과 판단이 있다.‘사고 없이 끝났다’는 평가에서 한 걸음 더여행사에 수익은 중요하다. 일정 준수와 민원 관리도 중요하다. 가이드 역시 자신이 맡은 여행상품의 운영 구조를 이해하고 책임 있게 일해야 한다.그러나 매출과 불만 건수만으로 가이드의 역량을 판단한다면 중요한 일들이 평가에서 빠진다.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위험한 동선을 바꾼 일, 불편한 손님이 먼저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든 일, 한국 문화에 대한 오해를 차분하게 풀어준 일은 숫자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아무 문제가 없었던 하루가 사실은 누군가 끊임없이 문제를 예방한 결과일 수도 있다.정서적 가치도 마찬가지다. 손님을 많이 웃기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낯선 나라에서 질문해도 괜찮다는 안도감, 자신의 종교와 식습관이 존중받는다는 느낌, 일행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도 짐이 되지 않는다는 믿음이다.안전과 정확한 설명, 존중받았다는 경험이 함께 있을 때 여행의 품질은 높아진다.누군가에게 한국 여행은 이제 시작이다어제 만난 싱가포르 손님은 자신의 주변에서는 지지난해부터 한국이 여행지로 더욱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그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이 누군가에게는 이제 막 여행 목록에 들어온 나라일 수 있겠구나.한 사람의 경험을 근거로 한국 관광 전체가 ‘초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새로운 관광객에게 한국에 대한 인상이 만들어지는 순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화면에서 보던 한국을 실제로 만났을 때, 그 사이를 연결하는 사람이 가이드다. 관광객은 궁궐과 산, 음식과 거리를 각각 경험하지만, 가이드의 말과 태도를 통해 그 경험을 하나의 여행으로 이해하기도 한다.가이드 한 사람이 한국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광객에게 오래 남는 한국인의 얼굴이 될 수는 있다.교육이 현장의 기준으로 이어지려면정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가이드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국관광공사는 관광통역안내사 성장아카데미를 통해 관광객 응대와 해설 기획, 현장실습, 취업 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자격 취득 이후의 실무 역량을 높이려는 교육이 이미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touredu.visitkorea.or.kr)이제 물어야 할 것은 그 노력이 실제 배정과 보수, 여행상품 운영의 기준으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가다.여행사는 가이드를 배정할 때 자격뿐 아니라 해당 일정에 필요한 언어와 해설, 안전 대응 역량을 확인해야 한다. 일정과 고객 특성, 비상 연락체계도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 가이드가 현장에서 책임을 지려면 판단에 필요한 정보와 지원이 함께 주어져야 한다.평가 역시 구체적이어야 한다. 설명은 정확했는지, 안전 안내는 적절했는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존중했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리뷰의 별점 하나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교육과 경험을 쌓아도 배정과 처우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전문성을 키울 동력은 약해진다. 반대로 가이드에게도 자신의 역량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배우려는 책임이 필요하다. 전문성을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전문성으로 평가할지부터 함께 분명히 해야 한다.나는 모든 가이드가 같은 방식으로 말하고 같은 농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성과 강점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 여행을 맡겨도 지켜지는 안전과 정확성, 존중의 기준은 있어야 한다.여행사는 어떤 가이드를 좋은 가이드라고 부르는가. 정부는 그 기준이 현장에서 지켜지는지 어떻게 확인하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 가이드들은 그 질문에 어떤 실력과 태도로 답하고 있는가.한국을 찾게 만드는 홍보만큼, 찾아온 사람이 어떤 한국을 경험하고 돌아가는지도 중요하다.그 하루를 가까이에서 책임지는 사람을, 한국 관광은 어떤 기준으로 대우하고 있는가.
    2026-11-05 14:11:45 김미란 칼럼니스트
  • 381건 잡아내면 뭐하나… '단속 따로, 사후관리 따로' 겉도는 서울시 불법 숙박업 근절
    정치

    381건 잡아내면 뭐하나… '단속 따로, 사후관리 따로' 겉도는 서울시 불법 숙박업 근절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하 민사경)이 최근 4년간 무신고 불법 숙박업소를 380건 넘게 적발해 검찰로 넘겼지만, 정작 적발 이후의 영업 차단과 불법 수익 환수 등 사후관리 체계는 여전히 헛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인력 부족과 플랫폼 기업의 비협조, 유관기관 간 칸막이 행정이 겹치면서 '단속의 실효성'이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3일 열린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인제 서울시의원(사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민사경은 2023년부터 2026년 9월까지 무신고 불법 숙박업 381건을 입건하고 이 중 362건을 송치했다. 연도별 입건 건수는 2023년 100건, 2024년 151건, 2025년 95건, 2026년 9월까지 35건으로 꾸준한 단속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수치 뒤편의 현실은 사뭇 달랐다. 적발 이후 플랫폼 게시물 차단이나 과세 연계 등 핵심적인 재영업 방지망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글로벌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에 불법 숙소 게시물 18건의 삭제를 요청했으나 공식적인 처리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결국 담당 수사관이 직접 플랫폼에 일일이 접속해 삭제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촌극이 빚어졌다.수사 현장의 속사정도 복잡하다. 민사경 내부에서는 단속 권한과 자원의 한계를 호소하는 기류가 짙다. 한 민사경 관계자는 "수사권이 있어 현장 단속과 형사 송치는 가능하지만, 해외 플랫폼 기업에 강제적인 삭제 권한을 행사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며 "플랫폼 측이 미온적으로 나오면 일일이 직접 사이트를 뒤져 확인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기획수사를 통해 기업형 불법 업소를 적발하더라도, 제한된 수사 인력으로 당장의 형사 처벌(송치) 일정에 쫓기다 보니 과세 당국 연계나 자치구와의 행정 공유까지 상시 챙기기에는 현실적인 과부하가 크다"고 전했다.실제로 기업형 불법 숙박업소에 대한 기획수사가 진행됐음에도 불법 영업소득에 대한 국세청 과세자료 통보는 전무했다. 적발된 이들이 형사처벌을 감수하고도 막대한 불법 수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는 환경이 방치된 셈이다. 여기에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자치구 공중위생 담당자와의 정례 간담회마저 열리지 않아, 적발된 업소의 현장 재영업 여부를 감시할 풀뿌리 행정망과의 공조마저 끊겨 있었다.결국 '실적용 송치'에만 머물고, 사후 차단과 부당이익 환수가 빠진 단속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플랫폼을 갈아타거나 명의만 바꿔 재등록하는 이른바 '세탁 영업'을 막지 못하면 단속과 재영업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김인제 시의원은 "불법 숙박업 단속의 종착지는 입건과 송치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의 영업 중단과 재발 방지여야 한다"며 "서울시는 플랫폼 업체의 일방적 대응에 끌려다니지 말고, 자치구의 현장 점검과 국세청의 과세자료 통보를 하나로 묶는 강력한 사후관리 공조 체계를 즉각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11-05 14:09:52 이정윤
  • 유효기간 지난 수도계량기 24만 개 방치… 아리수본부 “인력 한계 속 안전·효율 해법 찾겠다”
    정치

    유효기간 지난 수도계량기 24만 개 방치… 아리수본부 “인력 한계 속 안전·효율 해법 찾겠다”

    최두호 시의원, 행감서 ‘계량기 교체 적체·누수공사 흙막이 미설치 97.8%’ 질타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수돗물 사용량 측정과 요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수도계량기 수십만 개가 법정 유효기간을 넘긴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굴착 깊이 1.5m를 넘는 긴급 누수복구 현장에서는 흙막이 시설 설치율이 채 3%에도 미치지 못해 작업자 안전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최두호 의원(사진)은 지난 4일 열린 제340회 정례회 서울아리수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집중 조명하며 강도 높은 쇄신책을 촉구했다.최 의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검정 유효기간이 지난 미교체 계량기는 약 24만 개에 달하며, 이 중 3년 이상 방치된 노후 물량만 11만 개를 웃돈다. 특히 남부수도사업소(약 5만 7,400개)와 강서수도사업소(약 4만 5,200개) 등 특정 지역의 적체 현상이 두드러져 행정 편차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또한 최근 3년간 1.5m를 초과 굴착한 긴급 누수복구 공사 5,697건 중 97.8%가 흙막이 가시설 없이 작업된 것으로 나타나, 지난 9월 아차산역 토사 붕괴 사고와 같은 인명피해가 구조적으로 예견된 사고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수요 대비 현장 인력 절대 부족… 긴급 복구 특수성도 감안해야”이 같은 질타에 대해 서울아리수본부 내부 관계자들은 구조적인 인력난과 지하 현장의 물리적 제약을 호소하면서도, 시정 요구를 계기로 현장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아리수본부의 한 관계자는 계량기 적체 문제와 관련해 “수도계량기 교체 주기 도래 물량과 누적 적체를 해소하려면 연간 최소 28만 개 이상의 교체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보유한 현장 인력과 외주 협력 체계상 소화 가능한 최대치는 연간 24만 개 수준”이라며 “인력 한계로 인해 매년 약 4만 개가량의 결손이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딜레마가 있었다”고 털어놨다.지역별 편차에 대해서는 “대규모 택지 개발이나 아파트 입주 시기에 따라 계량기 설치 시점이 특정 연도에 몰리는 경향이 있고, 동파 취약 가구의 긴급 점검 수요가 겹치는 지역 사업소일수록 교체 지연이 심화된다”며 “사업소별 정밀 진단을 거쳐 필요 인력을 재산정하고 한시적 추가 인력 투입 및 교체 우선순위 재배치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긴급 누수복구 현장의 ‘흙막이 미설치(97.8%)’ 논란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고충과 대책을 내놓았다.본부 실무 관계자는 “도심 지하에는 상·하수도뿐 아니라 가스관, 통신선, 고압 전력선 등 복잡한 지장물이 얽혀 있어 규격화된 흙막이 판을 삽입하기 어려운 구간이 적지 않다”며 “더욱이 도로 침수나 단수 사고를 조기에 막아야 하는 ‘긴급 공사’의 시간적 압박이 현장 작업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이어 “지난 6월 실무 매뉴얼을 전면 개정해 굴착 폭을 여유 있게 확보하고 흙막이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현장 관리를 대폭 강화했다”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고 교통 통제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더라도 ‘작업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기조하에 일반 공사 수준의 안전망을 반드시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속도전’에 가려진 행정 신뢰와 안전, 이제는 정상화할 때수도요금 청구의 출발점인 계량기의 방치는 공공 수도행정의 공정성과 직결된다. 유효기간이 지난 계량기는 오작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장기적으로는 시민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요금 분쟁의 불씨가 된다.그동안 아리수본부는 누수율 억제와 신속한 통수 복구라는 ‘성과 지표’에 치중한 나머지, 필수 교체 인력의 구조적 결원과 현장 작업자의 붕괴 위험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해 온 측면이 크다.최두호 의원의 지적대로, 단수와 교통 불편을 감내하더라도 안전 수칙을 지키는 행정, 그리고 인력과 예산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노후 인프라를 제때 교체하는 기본기가 절실하다. 아리수본부가 밝힌 인력 재배치와 매뉴얼 개선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실제적 변화로 이어지는지 지속적인 감시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6-11-05 14:01:45 이정윤
  • [기자수첩] 눈덩이 사업비와 '단골' 특허… 아리수 본부, 신뢰의 물길 틀어야
    정치

    [기자수첩] 눈덩이 사업비와 '단골' 특허… 아리수 본부, 신뢰의 물길 틀어야

    허광행 시의원, 정수장 현대화 예산 폭증·특허공법 일감 몰아주기 의혹 제기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 서울 시민의 '생명수'를 책임지는 서울아리수본부의 정수장 현대화 및 시설 개선 사업이 방만한 재정 운용과 불투명한 공법 선정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수천억 원 폭증하고, 특정 업체에 특허공법 일감이 편중되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행정의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3배 가까이 뛴 광암정수장… "원가 상승" 변명 앞서 정밀 수요예측 선행됐어야지난 4일 열린 제340회 서울특별시의회 정례회 서울아리수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환경수자원위원회 허광행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4)은 정수장 증설·현대화 사업비 급증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허 의원에 따르면 광암정수장 증설·현대화 사업비는 당초 1,235억 원에서 무려 2,081억 원(약 168%)이 늘어난 3,316억 원으로 불어났다. 강북정수장 역시 434억 원이 증액됐다. 전오존시설 도입과 정수지 장수명화 등 설비 보강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2.7배에 달하는 예산 증액은 초기 수요예측과 타당성 조사가 허술했음을 자인하는 셈이다.이에 대해 아리수본부 내부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건설 원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강화된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고도정수처리 설비가 추가되면서 불가피한 증액이 발생했다"며 "물 공급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진행해야 하는 정수장 공사의 특수성을 감안해 향후 사업은 우선순위를 정밀 재조정해 재원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해명했다.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사후약방문' 식 해명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광암정수장에 이어 암사·구의·영등포 등 대규모 현대화 사업이 줄줄이 대기 중인 상황에서, 초기 설계 부실로 인한 예산 폭증이 관행화된다면 고스란히 시민 혈세 부담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정성평가 70점의 맹점… '반복 위원'과 '단골 업체'가 부른 카르텔 의혹더 심각한 문제는 배수지·정수지 내부 방식공사의 신기술·특허공법 선정 과정에서 포착된 불공정 정황이다. 허 의원은 공법 심사 과정에서 특정 심사위원이 반복적으로 참여하고, 특정 업체가 5~6차례나 연속 선정된 사례를 꼬집었다.총 100점 만점 중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정성평가 비중이 70점에 달하는 구조에서, 심사위원과 입찰 업체 간 유착 가능성을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취약했다는 분석이다. 허 의원은 자치구 의정활동 당시 공무원이 특허권에 관여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공법 선정 과정의 이해충돌을 차단할 강력한 사후감사를 촉구했다.아리수본부 측은 외부 심사위원을 추첨제로 운영해 로비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으며, 기존 100명이던 심사위원 풀을 200명으로 대폭 확대해 특정 위원의 중복 참여를 원천 방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또 내부 관계자는 "공법 특성상 엄격한 방수·방식 성능과 실적을 요구하다 보니 기술력을 검증받은 소수 업체가 다수 수주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며 "하자 발생 업체에 대해선 감점(최대 5점)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평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편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시민 신뢰 없는 수돗물은 없다수돗물 생산 시설의 현대화와 안전성 확보는 타협할 수 없는 서울시의 책무다. 그러나 '시민을 위한 필수 사업'이라는 명분이 예산 낭비와 불투명한 계약 관행을 정당화하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계획 대비 2.7배로 뛴 공사비는 행정의 예측 실패를 보여주고, 70점짜리 정성평가 뒤에 숨은 '단골 업체 밀어주기' 의혹은 기술 혁신의 장이 되어야 할 신기술·특허 제도를 기득권의 카르텔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심사위원 풀을 늘리고 감점을 강화하겠다는 식의 미봉책으로는 뿌리 깊은 불신을 걷어내기 어렵다.공법 선정 과정 전반에 걸친 이해충돌 전수조사와 객관적인 사후감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물의 수질만큼이나 아리수본부의 예산과 행정 절차 또한 한 점 의혹 없이 맑고 투명해야 한다.
    2026-11-05 13:53:36 이정윤
  • 다산120 응대율 96%의 착시…시민 전화 10통 중 3통 상담사 연결 못 해
    정치

    다산120 응대율 96%의 착시…시민 전화 10통 중 3통 상담사 연결 못 해

    AI 도입했다는데 상담 실적은 뒷걸음질…다산120 운영 효율성 논란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서울시민의 생활민원과 행정 상담을 담당하는 120다산콜재단이 96%에 달하는 높은 전화 응대율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시민이 건 전화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상담사 연결률은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특히 상담을 기다리다 전화를 끊은 시민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난 데다, 인공지능(AI) 상담 시스템 도입 이후에도 상담사의 시간당 처리 실적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재단의 운영 효율성과 성과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최원선 부위원장(사진)은 지난 3일 열린 제340회 정례회 120다산콜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 응대율 산정 방식과 AI 상담도우미 도입 효과, 상담사 성과 관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최 부위원장에 따르면 재단이 보고한 전화 응대율은 96%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전체 걸려온 전화가 아닌 ARS를 거쳐 상담 대기열 등에 진입한 전화만을 대상으로 산출한 수치다.실제 시민이 건 전화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상담사 연결률은 약 69%에 불과하다는 것이 최 부위원장의 설명이다. 이를 근거로 연간 145만 통이 넘는 전화가 상담사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상담을 기다리다 전화를 끊은 건수도 2024년 약 6만 건에서 2025년 약 13만 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문제는 재단이 제시하는 높은 응대율과 시민이 실제 체감하는 상담 접근성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상담 대기열에 진입한 전화만을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할 경우, ARS 단계에서 이탈하거나 상담사에게 연결되지 못한 시민의 불편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AI 상담도우미 도입에 따른 업무 효율성 개선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됐다.재단은 AI 상담도우미 도입으로 전화 한 통당 처리시간이 48초 단축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상담사의 시간당 처리 건수는 평균 7.9건으로, 지난해 8.4건보다 오히려 감소했다.AI 도입으로 개별 상담 처리시간이 줄었다는 설명과 달리 전체 상담 생산성 지표는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상담사의 하루 평균 통화시간은 2시간 41분인 반면, 상담 내용을 정리하는 후처리 업무에는 2시간 4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처리 시간이 실제 통화시간의 약 77%에 달하는 수준이다.최 부위원장은 “AI가 상담 이력을 자동으로 정리한다면서 후처리 시간이 통화시간의 4분의 3에 달한다”며 AI 도입 효과가 현장에서 제대로 나타나고 있는지 따져 물었다.다만 시간당 처리 건수 감소가 곧바로 AI 시스템의 효과 부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담 난이도와 민원 유형, 상담 인력 구성 등 업무 여건에 따라 처리 실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AI 도입 전후의 상담 처리시간과 후처리 업무량, 실제 상담 건수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도입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상담사 성과평가 방식 역시 도마에 올랐다.현재 재단은 상담사 실적 평가에서 최근 2년간 상담사 평균 실적을 만점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정된 성과 목표가 아닌 전체 상담사의 평균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구조다.이 같은 방식에서는 전체 상담 실적이 하락하면 평가 기준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상담 생산성이 떨어지더라도 기존 평가 점수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최 부위원장의 지적이다.최 부위원장은 “처우 개선도 필요하지만, 일한 만큼 제대로 평가하는 성과 관리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핵심 쟁점은 단순히 상담사 개인의 업무량 문제가 아니다. 재단이 시민의 상담 접근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는지, AI 시스템 도입에 투입된 자원이 실제 업무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졌는지, 성과평가 체계가 서비스 품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다.특히 공공 상담서비스의 성과는 기관이 산출한 응대율뿐 아니라 시민이 실제 상담사와 연결될 수 있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민원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되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최 부위원장은 재단에 응대율 산정 기준과 ARS 시스템 개선, AI 도입 효과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 상담사 처우 개선과 성과·복무 관리 체계 정비를 주문했다.120다산콜재단이 제시한 96%의 응대율이 시민의 실제 이용 경험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향후에는 전체 인입 전화 대비 상담사 연결률과 대기 중 이탈률 등을 함께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결국 120다산콜재단의 운영 성과는 내부 평가 수치가 아니라 시민이 필요할 때 얼마나 신속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지로 판단돼야 한다. 높은 응대율 뒤에 가려진 미연결 전화와 상담 대기 문제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AI 도입과 상담 시스템 고도화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6-11-05 13:40:34 이정윤
  • AI가 DNA 실험 1만1000단계 수행…자율 연구실 가능성 보였다
    IT/과학

    AI가 DNA 실험 1만1000단계 수행…자율 연구실 가능성 보였다

    20종 넘는 장비 연동…병렬 실험 속도 3.2배 향상 시약 보충·장비 유지관리는 여전히 사람 몫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중국 상하이교통대 연구진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로봇·실험장비를 결합해 DNA 관련 실험을 수행하는 자율 연구실 ‘AutoDNA’를 선보였다.연구진은 20종이 넘는 장비를 연결해 핵산 합성·전사·증폭·염기서열 분석을 포함한 1만1000단계 이상의 작업을 처리했다고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실험 계획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실험실의 여러 장비와 절차를 한 체계 안에서 조율한 사례다. 논문에 따르면 AutoDNA는 다양한 실험 목표와 장비를 다루도록 AI 모델, 실험 절차, 장비 운용 방식을 함께 설계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실험 요청을 나누어 처리하고, 장비에서 얻은 결과에 맞춰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구조다. 연구진은 핵산 합성·전사·증폭·시퀀싱을 기본 기능으로 제시했으며, 하나의 연구실 환경에서 여러 사용자의 요청을 처리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네 가지 응용 실험으로 성능을 평가했다. 효소를 이용한 DNA 합성에서는 전문가가 최적화한 수율에 맞먹는 결과를 냈고, 여러 프로토콜을 병렬로 실행했을 때 순차 실행보다 처리 속도가 3.2배 빨랐다고 보고했다. 또 디지털 정보를 DNA에 저장했다가 원래 내용으로 복원하는 전 과정을 수행했으며, 임상에서 관찰된 KRAS G13D 변이를 찾아 검증하는 실험도 제시했다. 이는 연구진이 선택한 실험 조건에서 나온 결과로, 모든 생명과학 실험에 같은 성능이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다.눈에 띄는 변화는 사람이 맡는 일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바뀌었다는 점이다. 논문은 사람의 개입이 시약과 실험용 소모품 보충, 하드웨어 유지관리 같은 작업으로 제한됐다고 설명한다. 장비 고장 대응, 시료 품질 관리, 실험 안전성과 결과 해석까지 완전히 자동화됐다고 볼 근거는 아니다. 물리적 실험은 시약 상태나 장비 편차처럼 사전에 정해 둔 절차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변수가 남아 있다.네이처의 별도 해설은 AI가 분자생물학 실험을 계획하고 수행하면서 ‘실험 제안’과 ‘실제 실행’ 사이의 간격을 좁힐 가능성에 주목했다. 다만 이 연구는 특정 연구팀이 구성한 장비·절차·응용 과제에서의 실증이다. 다른 연구실이나 생물학적 질문에서도 재현되는지, 장기간 운용 때 오류와 유지관리 부담이 어떤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논문은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본문과 보충자료에 제공하고, 일부 시퀀싱 데이터와 에이전트 출력은 Zenodo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코드도 공개 저장소와 Zenodo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데이터와 코드 공개는 후속 연구자가 분석을 살펴볼 통로를 넓히지만, 같은 장비 구성과 실험 조건을 갖춘 독립 연구팀의 재현은 별도의 과제로 남는다.자율 실험실이 널리 쓰이면 반복 작업을 줄이고 장비 이용률을 높여 생명과학 연구의 처리량을 늘릴 수 있다. 반대로 생물학적 시료와 실험 장비를 AI가 조율하는 만큼 접근 통제, 작업 기록, 오류 발생 시 중단 기준도 중요해진다.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은 사람 없는 연구실의 완성이라기보다, 사람이 감독과 유지관리를 맡고 AI가 복잡한 실험 흐름을 조정하는 통합 시스템의 가능성이다.이 기술의 실용성은 자동화 단계 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실험 결과가 달라졌을 때 원인을 추적할 기록, 오염이나 장비 이상이 의심될 때 작업을 멈추는 안전장치, 사람이 개입한 구간을 남기는 절차가 함께 필요하다. 핵산 실험은 연구 목적과 표적에 따라 검증 수준이 달라진다. AutoDNA의 성과는 장비 통합의 실증이지, 연구실 간 표준화와 안전 관리까지 해결됐다는 뜻은 아니다.이번 논문의 공개 정보만으로는 개별 실험의 비용과 장비 구축·운영 인력, 다른 기관에서 같은 플랫폼을 도입하는 데 드는 부담까지 비교하기 어렵다. 따라서 처리 속도 향상이 곧 연구비 절감이나 연구 성과의 같은 폭 증가를 뜻한다고 볼 수는 없다. 후속 평가는 자동화율뿐 아니라 실패율, 재현성, 유지보수 시간과 비용도 함께 살펴야 한다. 공개된 코드와 데이터가 실제 독립 재현으로 이어지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이 점은 향후 추가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2026-11-05 13:31:45 유승철
  • "34곳 여전히 묶여" vs "순차 정비 중"…서울시 상수도 취약관로 실효성 도마 위
    정치

    "34곳 여전히 묶여" vs "순차 정비 중"…서울시 상수도 취약관로 실효성 도마 위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서울시 내 수돗물 공급 취약 구간으로 꼽히는 ‘상수도관망 중점관리지역’의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시의회의 지적과 체계적인 연차별 정비를 추진 중 이라는 행정 당국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단순 모니터링 위주의 관리를 넘어 근본적인 노후 인프라 개량과 체계적인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유만희 부위원장(사진)은 최근 열린 서울아리수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내 중점관리지역의 정비 실적 부진을 집중 추궁했다.유 부위원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관리하는 수질 취약관로 165곳 중 환경부 협의를 거쳐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40곳이다. 이 중 노후관 정비 등을 통해 해제된 곳은 6곳에 불과하며, 나머지 34곳은 여전히 중점관리지역으로 남아 있다.상수도관망 중점관리지역은 「수도법」에 따라 관로 노후화나 반복적 민원, 관말(배관 끝부분) 정체 등으로 수질 사고 우려가 큰 지역을 집중 관리하는 제도다. 유 부위원장은 정수장에서 출발한 수돗물이 관말 지역 최종 도달까지 48시간 이상 소요되는 구간이 존재하는 점을 지적하며, "지정 자체에 안주하지 말고 취약요인을 조속히 해소해 지정 해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아울러 선정 기준에 '월 2회 수질검사 용이성'이 포함된 점과 중점관리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잔여 취약관로 125곳의 관리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이에 대해 서울아리수본부 측은 현장 여건상 전면적인 일시 정비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으나, 정밀 모니터링과 연차별 정비 계획을 통해 수질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아리수본부 관계자는 "도심 지하 매설물 복잡도, 도로 굴착 및 교통 통제 협의, 대규모 예산 투입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관로 교체는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제가 이뤄지지 않은 34곳 역시 실시간 잔류염소 측정, 자동 드레인(이물질 배출장치) 운영, 주기적 세척 및 수질검사를 통해 기준치를 철저히 유지하고 있다"며 관리 공백 우려를 일축했다.미지정 취약관로 125곳에 대해서도 본부 측은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에 따른 일반 관리군으로 분류해 수질 민원 동향과 관망 데이터를 상시 추적 중"이라며 "검사 접근성을 고려한 기준 역시 상시 감시망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행정 조치"라고 덧붙였다.결국 쟁점은 '안정적 관리 유지'와 '조속한 물리적 해소' 사이의 간극이다. 노후 상수도관 정비는 시민 건강권과 직결되는 만큼 장기적인 행정 절차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비판이 힘을 얻는 한편, 막대한 재정과 도심 교통 영향을 수반하는 토목 사업의 현실적 제약도 무시하기 어렵다.서울시민의 먹는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울아리수본부가 잔여 취약 구간에 대한 명확한 연차별 교체 로드맵을 공개하고, 수질 데이터를 투명하게 입증하는 책임 행정을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다.
    2026-11-05 13:31:31 이정윤
  • ‘스마트’ 간판 달고 멈춰 선 수도계량기… 현장의 이유 있는 항변
    정치

    ‘스마트’ 간판 달고 멈춰 선 수도계량기… 현장의 이유 있는 항변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 서울시가 추진해 온 스마트 수도검침 사업이 9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현장의 체감 온도는 기대와 사뭇 다르다. 디지털 수도계량기의 잦은 고장과 유지관리 문제는 행정사무감사 단골 지적 사항으로 떠올랐고, 서울아리수본부는 기술 보완과 예산 집행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김정환 의원(사진)은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디지털 수도계량기의 고장률(2.3%)이 기존 기계식 계량기(0.65%)의 약 3.5배에 달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기술적 안정성 확보와 단말기 일체형 계량기 시범사업 확대, 친환경 스테인리스 소재 전환을 촉구했다.그러나 이를 직접 운영·관리해야 하는 수도검침 현장 관계자들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계량기 고장은 단순한 장비 결함 문제를 넘어 지하시설물이라는 특수 환경과 검침 행정의 현실적 한계가 얽혀 있다는 설명이다.현장 실무를 담당하는 한 수도검침 관계자는 “디지털 계량기와 원격검침 통신 단말기는 습기, 침수, 동파, 통신 음영 지역 등 지하 계량기함의 가혹한 환경에 노출돼 전자부품의 물리적 한계가 드러나기 쉽다”며, “기계식 계량기는 톱니바퀴 구조라 내구성이 입증된 반면, 디지털 방식은 배터리 방전이나 센서 오류 등 예기치 못한 장애가 빈번해 현장 점검 인력의 피로도가 크다”고 털어놨다.일체형 계량기 확대 촉구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말기 일체형 계량기는 분리형에 비해 배선이 단순해 설치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통신 모듈이나 계량 부품 중 하나만 고장 나도 장비 전체를 교체해야 해 유지보수 비용이 오히려 증가할 위험이 있다”며, “지난해 200대 시범 검증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한 만큼, 현장 검증 없는 성급한 확대는 자칫 행정력과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수도계량기 소재를 무연황동에서 스테인리스로 전환하는 과제 역시 신중론이 뒤따른다. 스테인리스의 부식 저항성과 위생안전성,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장점이지만, 가공 난이도가 높아 생산 단가와 초기 수급 여건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대규모 교체 시 지자체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스마트 검침의 본질은 첨단 기기를 보급하는 실적 경쟁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오차 없는 요금 부과와 신뢰할 수 있는 단수·누수 정보를 제공하는 기본 기능의 안정성에 있다. 서울아리수본부가 내년도 일체형 계량기 1,000대 시범 사업과 제품 재검증을 예고한 가운데, 탁상형 수치 개선을 넘어 지하 계량기함이라는 거친 현장 환경을 견뎌낼 실효적 기술 기준이 정립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11-05 13:25:22 이정윤
  • 영세 목욕탕 살린다더니 ‘대형 스파’만 배불려… 서울시 ‘욕탕용 수도요금’ 수술대 오르나
    정치

    영세 목욕탕 살린다더니 ‘대형 스파’만 배불려… 서울시 ‘욕탕용 수도요금’ 수술대 오르나

    생산원가 반토막 요금에 누진제 폐지 맞물려… 상위 28%가 혜택 70% 독식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코로나19 시기 영세 동네 목욕탕의 줄폐업을 막기 위해 원가 절반 수준으로 낮췄던 ‘욕탕용 수도요금’이 대형 사우나와 스파 시설의 특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가 막대한 노후 상수도관 교체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수 대형 시설에 쏠린 요금 감면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4일 열린 서울아리수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성찬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와 달리 누진제 폐지 이후 대규모 소비처에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며 요금 현실화를 강하게 촉구했다.현재 서울시의 수돗물 생산원가는 1㎥당 910원이지만, 욕탕용 수도요금은 원가의 55% 수준인 500원에 불과하다. 가정용보다도 저렴하다. 문제는 사용량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서울 시내 욕탕용 적용 대상 595곳 중 월 2,000톤 이상을 소비하는 상위 167곳(28%)이 전체 사용량의 70%를 쓰고 있다. 지난해 욕탕용 공급에 따른 원가 차액만 약 47억 원에 달해, 사실상 시민 세금과 일반 요금으로 대형 영리 시설의 물값을 보조해 준 셈이다.위 의원은 “노후 상수도관 정비와 정수센터 현대화 등에 향후 5년간 약 2조 2,500억 원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재정 건전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현행 단일 요금 체계를 재검토하고 단계적인 요금 현실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 같은 지적에 서울아리수본부 내부에서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서울아리수본부 핵심 관계자는 “2021년 요금 개편 당시에는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목욕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컸다”면서도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영업 환경이 달라졌고, 물 소비량이 막대한 대형 시설까지 동일한 단가 혜택을 받는 구조적 한계는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급격한 요금 인상에 따른 영세 업자 타격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관계자는 “욕탕용 요금을 일괄 인상할 경우 여전히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규모 동네 목욕탕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사용량 구간별 차등 단가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이나 영세 업소 맞춤형 감면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감사에서는 서울 시내 노후관 교체 재원 마련을 위한 ‘공공기여 활용 상수도 인프라 구축계획’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30년 이상 된 서울시 노후 상수관로는 5,475km(전체 관로의 41.2%)에 달한다.위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공공기여 사업은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만큼, 사업시행자와의 분쟁을 막기 위한 명확한 사전 가이드라인이 필수적”이라며 촘촘한 행정 기준 수립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아리수본부 측은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인프라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투명한 관리 기준을 조속히 정립하겠다”고 답했다.
    2026-11-05 13:20:28 이정윤
  • [ 기자수첩] ‘청년 창업’ 간판 뒤 샌 혈세… 서울시 캠퍼스타운의 ‘총체적 관리 부실’
    정치

    [ 기자수첩] ‘청년 창업’ 간판 뒤 샌 혈세… 서울시 캠퍼스타운의 ‘총체적 관리 부실’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청년 창업 생태계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수년간 막대한 시 재정이 투입된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심각한 부실을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다.회수했어야 할 부가가치세 수천만 원을 지침 미비로 놓쳐버리는가 하면, 공공재산을 특정 민간 기업에 무상으로 넘겨주는 등 위법 행위가 발생했음에도 서울시는 여전히 “위탁 운영이 끝났다”는 핑계 뒤로 숨는 모양새다. 4일 열린 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미주 의원(사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은 2025년 특정감사에서만 보조금 중복수급, 창업지원금 집행 부적정, 공유재산 무상 제공 등 총 12건의 지적을 받았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공공기관의 기본적 행정 통제망이 완전히 붕괴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두드러진 실정은 ‘부가가치세 환급금 환수 누락’이다. 서울시는 과세사업자인 창업기업에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지원금을 교부하면서, 기업이 매입세액으로 환급받은 부가세를 시로 반납하도록 하는 필수 규정조차 지침에 넣지 않았다. 그 결과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무려 103건, 약 9,400만 원에 달하는 시 재정이 누락됐다. 민간 기업의 세무 회계 기본 원리조차 사업 관리 가이드라인에 반영하지 않은 채 사실상 세금을 방치한 셈이다. 공유재산 관리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 수탁기관은 특정 벤처캐피탈(VC)에 독립 사무공간을 내주며 사용료와 관리비를 전액 면제해줬다. 캠퍼스타운 출신 기업에 1억 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확약’이 있었다는 이유였지만, 이는 엄연히 법적 근거가 없는 특혜이자 명백한 ‘공유재산법’ 위반이다. 공적 자산이 철저한 기준과 감독 없이 사적 이익을 위한 거래 수단처럼 쓰였음에도, 주무부처인 서울시는 사전에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문제는 이러한 불법·부실 행정이 적발된 이후 서울시가 취한 태도다. 위탁 운영 기간이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위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면탈해주고, 면제된 사용료와 관리비 환수 조치조차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관리 주체로서 마땅히 행사했어야 할 사전 심의와 사후 검증이 모두 실종된 채, 문제가 터지자 책임을 실무자나 끝난 위탁사에 돌리며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시설 운영이 종료됐다고 해서 과거의 위법한 행정과 재정적 손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김 의원의 지적은 서울시 행정의 급소를 정확히 찔렀다. 관리 부실로 발생한 세금 낭비와 특혜성 재산 무상 제공을 ‘지난 일’로 덮어버린다면, 이는 관리·감독의 실패를 넘어 명백한 ‘직무유기’다. 서울시 경제실은 지금이라도 부실한 감독 책임을 통감하고, 누락된 부가세 9,400만 원과 부당하게 면제된 임대료·관리비를 전액 산정해 끝까지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 창업 지원이라는 번지르르한 구호가 세금 누수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2026-11-05 13:14:54 이정윤
  • 미국 9월 무역적자 소폭 축소…수입 4266억달러로 1992년 이후 최대
    경제

    미국 9월 무역적자 소폭 축소…수입 4266억달러로 1992년 이후 최대

    컴퓨터·자본재 수입 늘고 물가 반영한 상품 적자는 확대…한국산 상품 수입도 기록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미국의 9월 상품·서비스 무역적자가 1050억 달러로 집계됐다. 8월 수정치 1057억 달러보다 7억 달러 줄었다. 다만 같은 달 수입액은 4266억 달러로 월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미국 경제분석국(BEA)과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이 2026년 11월 4일 발표한 계절조정 통계에서 수출은 3215억 달러, 수입은 4266억 달러였다. 수출은 한 달 전보다 1.9%, 수입은 1.2% 증가했다. 이번 수입 기록은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명목 금액 기준이다. 미 인구조사국의 월간 상품·서비스 국제무역 수지는 1992년 1월 통계부터 이어져 왔다. 9월 수입액은 이 계열에서 가장 높은 값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4266억 달러가 곧 미국에 들어온 상품의 물량이 사상 최대였다는 뜻은 아니다. 물가를 조정한 실질 통계와 품목별 물량 지표도 함께 살펴야 한다.적자가 줄어든 것은 수출 증가액이 수입 증가액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9월 수출은 8월보다 58억 달러, 수입은 52억 달러 늘었다. 상품수지는 적자가 7억 달러 줄어 1359억 달러가 됐고, 서비스수지 흑자는 30억9000만 달러로 1억 달러 미만 감소했다. 서비스 수출은 1105억 달러, 수입은 797억 달러였다. 전체 상품·서비스 수지와 상품만 따로 계산한 통계는 구분해야 한다.수입 증가 내역에서는 컴퓨터와 자본재가 두드러졌다. BEA 발표에 따르면 상품 수입은 44억 달러 늘어 3469억 달러였고, Census 기준 세부 항목에서는 자본재 수입이 116억 달러 증가했다. 컴퓨터 수입은 76억 달러, 컴퓨터 부속품은 57억 달러 늘어난 반면 반도체 수입은 12억 달러 감소했다.별도의 Census 기준 자본재 수입액은 1580억 달러로 사상 최고였다. 자본재 수출도 733억 달러로 최고 기록을 세워, 생산설비·컴퓨터 관련 교역이 수입 쪽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었다. 품목별 증감은 전체 수입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기업의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투자가 컴퓨터와 관련 장비 수입을 끌어올렸다는 해석도 나왔다. 로이터는 미국 기업의 AI 설비 투자 확대가 수입 증가 배경이라고 보도하면서, 이를 설명한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다만 BEA 통계는 수입품의 사용 목적을 AI 설비로 분류하지 않는다. 컴퓨터·부속품 수입 증가를 모두 AI 투자에 따른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명목 상품·서비스 적자가 줄었어도 물가를 반영한 상품수지 흐름은 반대였다. 2017년 달러 기준 실질 상품 적자는 35억 달러, 3.0% 확대돼 1195억 달러가 됐다. 이 값은 서비스까지 합친 명목 적자와 비교 기준이 다르다. 명목 적자 축소만으로 미국의 무역 불균형이 전반적으로 완화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2026년 1~9월 누적 상품·서비스 적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924억 달러, 12.2% 줄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1.6%, 수입은 6.2% 증가했다. 반면 7~9월 3개월 평균 무역적자는 1012억 달러로 직전 집계보다 113억 달러 늘었고, 전년 같은 3개월보다 365억 달러 많았다.한국과의 교역에서도 미국의 수입이 늘었다. Census의 국가별 상품무역 하이라이트는 9월 미국의 한국산 상품 수입액을 192억 달러로 집계하며 해당 계열에서 최고치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상품만 포함한 별도 통계이고 계절조정을 하지 않은 값으로, 전체 상품·서비스 수입액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한국산 반도체나 중간재 가운데 어떤 품목이 증가를 이끌었는지는 이 총액만으로 알 수 없어, 한국 수출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월간 적자는 소폭 줄었지만 수입액과 자본재 수입은 기록을 새로 썼고, 물가를 반영한 상품 적자는 확대됐다. 세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 만큼 한 달 숫자만으로 미국의 수요나 무역정책 효과를 결론내리기보다 이후 통계와 품목별 흐름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BEA와 Census는 2026년 12월 8일 10월 상품·서비스 무역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10월 수치에서도 수입 증가와 적자 축소가 함께 나타날지가 단기 흐름을 판단할 관전 포인트다.
    2026-11-05 13:08:51 유승철
  • 강동일,  행정 편의’와 ‘주민 편익’ 사이… 서울형 키즈카페 ‘분소 논란’이 남긴 것
    정치

    강동일, 행정 편의’와 ‘주민 편익’ 사이… 서울형 키즈카페 ‘분소 논란’이 남긴 것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예약 시스템이 열리자마자 마감될 정도로 호응이 좋은데, 공간이 더 늘어나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시설 확충이 의회 승인 절차를 건너뛴 논란거리였다니 당혹스럽네요. 행정 절차 문제 때문에 애꿎은 아이들 놀이 공간 이용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주말마다 동작구 서울가족플라자에 위치한 ‘서울형 키즈카페’를 찾는다는 30대 학부모의 말이다. 양육자들에게 공공형 키즈카페는 저렴한 비용으로 질 높은 돌봄을 누릴 수 있는 필수 복지 인프라다. 실제 현장을 운영하는 키즈카페 내부 관계자들의 목소리에는 답답함과 고충이 묻어난다. 키즈카페 내부 관계자는 “주말마다 예약 대기자가 수백 명씩 몰릴 만큼 돌봄 수요가 폭발적인 상황에서, 시민들의 오랜 대기를 줄이고자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하루라도 빨리 문을 열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며 “새로운 위탁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으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개소가 지연되는데, 현장에서는 서울시 지침에 따라 신속히 추진하는 것이 이용자 편익을 위한 최선이라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의도적으로 심의를 회피하려 한 것이 아닌데, 마치 편법 운영 기관처럼 비치는 것 같아 현장 실무진의 사기가 크게 꺾인 상태”라고 덧붙였다.그러나 수요가 시급하고 결과가 유익하다고 해서 법과 조례가 정한 ‘절차적 정당성’을 건너뛸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지난 4일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강동길 시의원(사진)이 제기한 지적이 뼈아픈 이유다.서울시는 당초 시의회 동의를 받은 387㎡ 규모의 시립1호점 외에, 228㎡ 규모의 별도 공간과 전담 인력 4명이 투입된 가족플라자점을 ‘분소’로 처리했다. 지침상 ‘사무내용 변경 없는 공유재산 추가’로 보아 시의회 동의나 운영평가위원회 심의 없이 변경협약만으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3개 법률사무소의 자문 결과는 냉정했다. 이는 ‘물리적 확장’을 넘어 실질적으로 ‘새로운 단위의 위탁사무’이자 ‘중요내용 변경’에 해당하므로 의회 동의가 필수적이었다는 판단이다.만약 같은 건물이나 같은 수탁기관이라는 이유로 규모와 인력이 대폭 늘어난 시설을 모두 ‘분소’로 묶는다면 어떻게 될까. 향후 어떤 대규모 민간위탁 사업도 분소라는 간판을 달아 의회의 사전 검증망을 우회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가 남는다. 의회 동의 제도는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사업의 적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신속한 공급’이라는 실리만을 앞세워 행정 원칙을 무너뜨리면 제도의 근간 자체가 흔들린다.아이들을 위한 시설 확충과 발 빠른 행정 대응은 마땅히 장려돼야 한다. 그러나 투명하고 합법적인 절차가 뒷받침되지 않은 확장은 언젠가 행정 리스크로 부메랑이 되어 결국 시민과 일선 실무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이번 논란을 단순한 절차상 미비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를 분소로 볼 것인지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확립해야 한다. 선한 복지 정책일수록 정직한 절차 위에서 추진되어야 흔들리지 않고 오래갈 수 있다.
    2026-11-05 13:08:36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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