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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G 카드 뉴스] 9월 4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여황제(The Empress)’ 
    환경

    [ESG 카드 뉴스] 9월 4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여황제(The Empress)’ 

    9월 4일 금요일, 오늘의 환경 타로는 ‘여황제(The Empress)’입니다. 여황제는 ‘풍요로운 지구를 위한 채식 한 끼’를 뜻합니다. 일주일에 하루, '고기 없는 식단'을 시도하세요.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카드뉴스는 ESG 캠페인 일환으로 지구촌 환경보전과 일상 속 시민들 실천을 결합한, 각 타로의 대표 상징을 환경적 메시지로 재해석했습니다.September 4, Friday. Today’s Environmental Tarot Card is The Empress.The Empress represents “a plant-based meal for a flourishing planet.”Try going meat-free one day a week. This simple choice can significantly reduce greenhouse gas emissions from livestock farming.*This card-news series is part of an ESG campaign that reinterprets the key symbolism of each tarot card through an environmental lens, connecting global environmental conservation with practical actions in everyday life.
    2026-09-04 07:41:28 정이든 청년기자
  •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태양광의 약점이던 ‘밤’, 배터리가 해결하기 시작했다
    환경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태양광의 약점이던 ‘밤’, 배터리가 해결하기 시작했다

    - 2025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 100여 년 만에 석탄 추월 - 태양광·풍력이 전력수요 증가분의 99% 담당…화석연료 발전량 0.2% 감소 - ESS 가격 45% 급락했지만 전력망·장주기 저장·석탄발전 퇴출은 여전히 과제
    낮에만 전기를 생산한다는 태양광의 오랜 약점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낮 동안 남는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저녁과 밤에 꺼내 쓰는 대형 배터리 저장장치가 빠르게 보급되면서다. 2025년 세계 전력시장은 재생에너지 역사에서 하나의 분기점을 통과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저탄소 전력 증가량이 세계 전력수요 증가분을 처음으로 넘어섰고,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석탄을 추월했다. 경제위기나 감염병으로 전력수요가 줄어든 상황이 아니라 전력 소비가 증가하는 가운데 화석연료 발전량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국제에너지 연구기관 Ember가 발표한 ‘세계 전력 보고서 2026’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전력수요는 전년보다 849TWh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은 각각 636TWh와 205TWh 늘었다. 두 전원 증가량을 합치면 841TWh로, 세계 전력수요 증가분의 약 99%에 해당한다.Ember 세계 전력 보고서 2026에 따르면 원자력과 수력 등까지 포함한 저탄소 전력 증가량은 887TWh에 달해 전체 전력수요 증가분을 넘어섰다. 늘어난 전력 소비를 청정전원이 모두 충당하고도 남았다는 의미다. 재생에너지 33.8% … 석탄 33.0% 첫 추월2025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약 1만730TWh로 전체 발전량의 33.8%를 차지했다. 석탄발전 비중은 33.0%로 떨어졌다. 현대적인 세계 전력 통계상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넘어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태양광 발전량은 1년 만에 30% 증가한 약 2778TWh를 기록했다. 세계 전력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4.6%에서 2025년 8.7%로 3년 만에 거의 두 배가 됐다.태양광 발전 증가량 636TWh는 영국의 연간 전력소비량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태양광 하나만으로 세계 전력수요 증가분의 약 75%를 충당했다.반면 세계 석탄발전량은 약 63TWh 감소했다. 가스발전은 일부 지역에서 증가했지만 전체 화석연료 발전량은 전년보다 약 38TWh, 비율로는 0.2% 줄었다. 감소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전력수요가 증가한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청정전력이 화석발전을 밀어냈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2009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때에도 화석연료 발전량은 감소했다. 당시에는 경기침체와 이동 제한으로 전력수요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2025년에는 세계 전력수요가 2.7%가량 늘었는데도 화석연료 발전이 감소했다.재생에너지 증가가 경기불황의 결과가 아니라 발전 기술과 비용구조 변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배터리 가격 45% 하락 … 태양광에 ‘시간’을 더하다태양광은 저렴하고 설치가 빠르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해가 떠 있는 시간에만 발전하고, 전력수요가 높아지는 저녁에는 발전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이른바 ‘덕 커브’ 문제다.태양광이 많이 설치된 지역에서는 정오에 전기가 남아 발전을 강제로 중단하면서도, 해가 진 저녁에는 가스나 석탄발전소를 다시 가동하는 모순이 발생한다.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는 이 시간 차이를 줄인다. 전기가 남는 낮에 충전하고 수요와 가격이 오르는 저녁에 방전한다. 태양광에 발전량뿐 아니라 발전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셈이다.2025년 전력망용 고정식 배터리 팩의 평균 가격은 1kWh당 약 70달러로 전년보다 45% 떨어졌다. 다만 모든 종류의 배터리 평균가격이 45% 하락한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NEF 배터리 가격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용을 포함한 전체 리튬이온 배터리 팩의 평균가격 하락률은 약 8%였고, 고정식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에서 45%라는 가장 큰 하락이 나타났다. 가격 하락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생산설비 확충과 치열한 시장경쟁, 제조 효율 향상,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화재 안정성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보급이 영향을 미쳤다.Ember는 2025년 세계 배터리 저장장치 설치량을 약 250GWh로 추산했다. 전년보다 46% 증가한 규모다. IEA는 출력 기준으로 2025년 세계에서 새로 설치된 배터리 저장설비를 108GW로 집계했다. 전년보다 약 40% 늘었으며 2021년과 비교하면 전체 설치 규모가 11배로 커졌다.IEA 배터리 저장장치 분석에 따르면 2025년에 설치된 신규 배터리는 같은 해 새로 증가한 태양광 발전량의 약 14%를 정오에서 다른 시간대로 옮길 수 있는 수준이다. 아직 모든 태양광을 밤까지 저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태양광과 배터리가 하나의 발전 패키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중국과 인도에서 동시에 줄어든 석탄발전세계 전력 전환의 중심에는 중국과 인도가 있다. 두 나라는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건설하고 있다.중국의 2025년 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약 4000만톤, 0.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석탄발전량은 약 1.6% 줄었다. 중국은 2024년 이미 2030년 풍력·태양광 설비 목표를 6년 앞당겨 달성했으며, 2025년에도 세계 태양광 증가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인도의 석탄발전량도 2025년 약 3% 감소했다. 코로나19 충격을 제외하면 반세기 만에 나타난 이례적인 감소다.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가 전력수요 증가를 웃돌면서 석탄발전 가동률을 낮춘 결과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의 배출 감소를 곧바로 구조적 탈석탄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인도는 2025년 비교적 온화한 기온과 전력수요 증가세 둔화, 수력발전 증가의 영향을 함께 받았다. 상반기 화석연료 발전 감소분 가운데 약 65%가 수요 증가 둔화, 20%가 청정에너지 설비 확대, 15%가 수력발전 증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중국에서는 태양광과 풍력이 급증했지만 석탄발전소 건설도 계속됐다. 2025년 새로 제안되거나 재추진된 중국의 석탄발전 사업은 161GW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발전량은 줄었어도 석탄발전 설비 자체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발전량 감소와 발전소 폐쇄는 다른 문제재생에너지가 전력수요 증가분을 충당하면 기존 화력발전소의 가동시간은 줄어든다. 그러나 발전량이 줄었다고 발전소가 자동으로 폐쇄되는 것은 아니다.석탄발전소는 건설비를 회수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 발전량이 감소하더라도 전력회사는 투자비 회수와 지역 고용, 전력 공급 안정성을 이유로 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려 한다. 정부가 화력발전소에 비상 대기와 공급능력 유지를 이유로 별도의 보상금을 지급하면 발전량이 줄어도 시설은 계속 남는다.중국은 석탄발전을 태양광과 풍력이 부족할 때 사용하는 예비전원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새 석탄발전소가 대거 건설되면 투자비 회수를 위해 일정 시간 이상 가동해야 한다는 압력이 생긴다. 결국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하거나 탄소배출 감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2025년 세계 석탄발전량이 감소했지만 세계 석탄발전 설비의 순폐쇄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 밖에서도 석탄발전소 폐쇄가 늦어지면서 석탄발전 설비가 순증했다. 재생에너지의 ‘증가’와 화석연료의 ‘퇴출’이 서로 다른 정책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배터리가 모든 밤을 책임질 수는 없다현재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2∼4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하는 데 적합하다. 낮의 태양광을 저녁 피크 시간으로 옮기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흐린 날이 며칠 이어지거나 바람이 장기간 약해지는 상황, 계절 간 전력 이동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재생에너지 비중이 더 높아지면 배터리뿐 아니라 양수발전, 장주기 에너지저장, 수소, 열에너지 저장, 국가 간 송전망, 전기차 충전시간 조절과 같은 수요반응이 함께 필요하다.또 다른 병목은 전력망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빠르게 건설해도 송전망이 부족하면 생산한 전기를 소비지역으로 보낼 수 없다. 전력망이 수용하지 못해 발전을 중단하는 출력제한도 늘어난다.IEA는 2030년까지 늘어날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를 수용하려면 현재 연간 약 4000억달러 수준인 세계 전력망 투자를 약 50%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발전설비 건설 경쟁이 전력망·변전소·저장장치 확보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격 하락 뒤에 숨은 공급망 집중저렴한 중국산 태양광 모듈과 배터리는 세계 재생에너지 전환을 빠르게 만든 핵심 동력이다. 동시에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집중된 공급망은 새로운 위험이 되고 있다.중국은 태양광 웨이퍼·셀·모듈과 배터리 핵심 소재, LFP 배터리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중 무역갈등이나 자원 수출 통제가 심화하면 가격 하락세가 멈추거나 각국의 에너지전환 속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배터리 원료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태계 훼손과 수질오염, 노동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사용 후 배터리의 회수·재사용·재활용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탄소를 줄이기 위해 보급한 배터리가 또 다른 폐기물 문제가 될 수 있다.배터리 화재 안전성과 보험비용, 폐배터리 소유권, 재활용 원료의 품질기준도 대규모 보급 이전에 정비해야 할 과제다.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4600GW 추가 전망IEA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약 4600GW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직전 5년간의 증가량보다 두 배 많고 중국·유럽연합·일본의 전체 발전설비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IEA ‘Renewables 2025’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80%를 태양광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치기간이 짧고 대형 발전단지부터 공장·상가·주택 지붕까지 다양한 규모로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투자는 2025년 약 4500억달러로 세계 에너지 투자 항목 가운데 가장 큰 단일 분야가 됐다. 배터리 저장장치 투자도 6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하지만 2030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를 세 배로 확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목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정책 변화와 중국의 보조금·가격제도 개편, 높은 금리, 개발도상국의 자금조달 비용이 성장 전망을 낮추고 있다.한국에도 필요한 ‘태양광 이후’의 정책한국도 태양광 설비 숫자를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전력 전환을 완성할 수 없다. 발전설비와 함께 지역 간 송전망, 변전소, 분산형 저장장치, 산업체 수요반응 시장을 동시에 확대해야 한다.전력 생산이 많은 시간대에 전기차를 충전하고 공장 설비를 가동하며, 전력 부족 시간대에는 사용량을 줄이는 요금제도도 필요하다.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전력시장에 독립적으로 참여해 전력 저장과 계통 안정화의 가치를 보상받을 수 있어야 한다.석탄과 액화천연가스 발전소의 감축 일정도 명확히 해야 한다. 화력발전소의 폐쇄계획 없이 재생에너지만 늘리면 발전설비 과잉과 송전망 혼잡, 출력제한 비용이 커질 수 있다.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의 노동자와 협력업체, 지방세수 감소에 대한 전환 지원도 필수다. 탈석탄은 발전소 문을 닫는 행정명령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고용, 지역경제를 함께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기자의 시선 "태양광은 이겼지만 석탄은 아직 물러나지 않았다"2025년의 세계 전력 통계는 기후위기 대응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흔들었다. 태양광과 풍력은 늘어난 세계 전력수요의 거의 전부를 충당했고, 배터리는 태양광 전기를 밤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화석연료를 보완하는 주변 전원이 아니라 세계 전력시장의 성장을 책임지는 주력 전원이 됐다.그러나 재생에너지가 석탄의 발전 비중을 추월했다는 사실과 석탄발전 시대가 끝났다는 말은 같지 않다. 2025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새 석탄발전소가 건설됐고 기존 발전소의 폐쇄는 늦어졌다. 배터리가 옮길 수 있는 전력도 신규 태양광 증가분의 약 14%에 그쳤다.태양광의 첫 번째 혁명은 값싼 전기를 대량 생산한 것이었다. 두 번째 혁명은 배터리와 전력망을 통해 그 전기를 필요한 시간과 장소로 옮기는 일이다. 세 번째이자 가장 어려운 혁명은 청정전력 증가를 석탄·가스발전소의 실제 폐쇄로 연결하는 정치적 결정이다.이제 질문은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느냐가 아니다. 이미 그 단계는 넘어섰다. 앞으로의 질문은 늘어난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얼마나 빠르고 공정하게 퇴장시킬 수 있느냐다. 그 답에 따라 2025년은 탈탄소 전환이 시작된 해로 기록될 수도,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가 함께 팽창한 또 하나의 해로 남을 수도 있다.
    2026-09-04 07:41:22 안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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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살롱 안의 기자] 열아훕 살에 펜을 놓은 ‘비운의 방랑 시인’ ... 세상에 너무 일찍 도착한 천재 시인 '랭보'를 만나다

    출퇴근 전철 안에서, 야외 카페나 집에서 만나는 짧은 여백. 기자가 한 권의 책과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인문학의 한 조각을 건넨다. 오늘 살롱에서 만나볼 인물은 프랑스 문단을 가로지른 찬란한 유성이자 현대시의 지형을 바꾼 시인,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1854~1891)다.너무 일찍 세상에 등장한 어린 천재1854년 10월 20일 프랑스 북동부 샤를빌에서 태어난 랭보는 일찍부터 비범한 언어 감각을 드러냈다. 열 살 무렵부터 라틴어로 글을 짓고, 십 대 중반에는 이미 완숙한 시를 써 교사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그러나 조숙한 재능의 이면에는 답답한 현실이 놓여 있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집을 떠났고, 랭보는 독실하고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학교와 종교, 가정의 규율이 소년을 단단히 붙잡았지만, 그의 정신은 그 울타리를 견디지 못했다.1870년 프랑스와 프로이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 사회가 혼란에 빠지자 랭보는 여러 차례 집을 나섰다. 기차에 몸을 싣거나 때로는 걸어서 파리를 향했다. 그에게 가출은 철없는 일탈이 아니라 자신을 가두는 세계로부터 언어와 자유를 되찾으려는 몸부림에 가까웠다.열여섯 살 소년, 파리 문단을 흔들다1871년, 열여섯 살의 랭보는 이미 이름을 알리고 있던 시인 폴 베를렌에게 자신의 시를 보냈다. 소년의 재능에 충격을 받은 베를렌은 그를 파리로 불러들였다.이 무렵 랭보가 쓴 대표작 가운데 하나가 〈취한 배〉다. 정박할 항구를 잃고 격랑 속을 떠도는 배의 환상적인 여정을 그린 이 시는 훗날 랭보 자신의 생애를 예고하는 듯하다. 그는 전통적인 운율과 질서를 깨뜨리고, 감각과 이미지가 서로 뒤섞이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려 했다.랭보는 시인이란 평범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기 위해 자신의 감각을 흔들고 뒤집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것만 노래하는 대신 추함과 광기, 욕망과 죄의식까지 언어 속으로 끌어들였다.그가 문단에 등장한 시간은 짧았지만, 시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존재할 수 없도록 만든 흔적은 깊었다.베를렌과의 사랑, 그리고 브뤼셀의 총성파리에서 만난 랭보와 열 살 연상의 유부남 시인 베를렌은 격렬한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파리와 브뤼셀, 런던을 떠돌며 함께 시를 쓰고 가난과 방탕, 갈등의 시간을 통과했다.서로의 문학적 재능을 자극한 관계였지만, 사랑만큼 상처도 깊었다. 불안과 질투, 술과 폭력이 뒤엉키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았다.1873년 7월 10일, 브뤼셀의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베를렌이 떠나려는 랭보를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총탄은 랭보의 왼쪽 손목을 다치게 했다. 베를렌은 체포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두 시인의 불꽃 같던 동행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랭보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해 봄부터 여름까지 붙들고 있던 원고를 완성했다. 사랑의 폐허와 시적 야망의 좌절, 종교와 도덕에 대한 반항, 자기 자신을 향한 환멸이 한데 뒤엉킨 작품,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이었다.삶의 잿더미에서 쓴 "지옥에서 보낸 한 철""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랭보가 1873년 브뤼셀에서 자신의 뜻으로 인쇄한 유일한 단행본이다. 본문 마지막에는 ‘1873년 4월~8월’이라는 집필 시기가 적혀 있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서정시집과는 다르다. 산문과 시, 고백과 환상, 독백과 자기 심문이 뒤섞인 긴 산문시에 가깝다.‘나쁜 피’, ‘지옥의 밤’, ‘어리석은 처녀와 지옥의 신랑’, ‘착란’, ‘불가능’, ‘섬광’, ‘아침’, ‘작별’로 이어지는 글에는 뚜렷한 사건보다 한 인간의 의식이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서려는 과정이 담겨 있다.작품 속 화자는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돌아보며 신앙과 도덕, 사랑과 욕망, 시인으로서의 야심을 차례로 의심한다. 자신의 방황을 변명하는가 싶다가도 곧바로 스스로를 조롱한다. 구원을 갈망하면서도 다시 절망 속으로 몸을 던지고, 새로운 아침을 바라보다가도 그 빛을 쉽게 믿지 못한다.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한 청년의 고백을 엿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인간이 자기 안에 세워놓은 가장 어두운 법정에 들어가, 스스로 피고인이자 검사이며 재판관이 되는 장면을 지켜보는 일에 가깝다.랭보가 말한 ‘지옥’은 어디인가랭보의 지옥을 한 가지 의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그것은 죄와 심판을 연상시키는 종교적 지옥이면서, 사랑이 파괴된 자리다. 자신이 꿈꾸었던 시적 이상에 도달하지 못한 예술가가 경험하는 정신적 파국이며, 자기혐오와 오만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내면의 감옥이기도 하다.동시에 그의 지옥은 당시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엄격한 가정과 학교, 종교적 권위, 전쟁과 정치적 혼란, 체면과 질서를 앞세운 19세기 프랑스 부르주아 사회는 예민한 소년에게 숨 막히는 감옥처럼 다가왔을 것이다.다만 이를 ‘귀족 사회에 대한 고발’로만 읽는 것은 작품의 폭을 좁힐 수 있다. 랭보가 저항한 대상은 특정 계급만이 아니라 권위와 위선, 획일적인 도덕으로 개인의 욕망과 언어를 길들이려는 사회 전체에 가까웠다.그러나 그는 모든 책임을 세상에 돌리지 않는다. 자신 역시 오만과 욕망, 폭력성과 독단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잔인할 만큼 정직하게 응시한다.그런 의미에서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세상을 향해 던진 고발장이면서, 자기 자신을 피고석에 세운 심문 기록이다.열아홉 살의 책, 스무 살 무렵의 침묵랭보는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펴낸 뒤 곧바로 공식적인 ‘절필 선언’을 남기지는 않았다. 이후에도 산문시집 "일루미나시옹"에 포함될 일부 작품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스무 살 무렵부터 그는 문학 작품을 사실상 더 쓰지 않았다. 문학사 전체를 뒤흔든 시인이 자신의 재능이 막 피어나던 시기에 돌연 펜을 놓은 것이다.그가 왜 시를 버렸는지는 지금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언어로 세계를 바꾸려 했던 실험에 환멸을 느꼈을 수도 있고, 시가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 혹은 문학보다 더 멀고 낯선 삶을 직접 통과해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확실한 것은 랭보가 시인의 명성을 붙들고 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미련 없이 버리고, 전혀 다른 생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시인을 버리고 세계를 떠돈 방랑자절필 이후 랭보의 삶은 한 편의 모험담처럼 이어졌다. 그는 유럽 여러 나라를 떠돌고 네덜란드 식민지군에 입대해 인도네시아 자바섬까지 갔다가 탈영했다. 키프로스에서는 채석장 감독으로 일했고, 마침내 아라비아반도의 아덴과 동아프리카 하라르에 정착했다.그곳에서 그는 커피와 가죽, 상아 등 여러 물품을 거래하는 상인이 됐다. 한때 총기를 운송·거래하는 사업에도 관여했지만, 그의 후반생 전체를 단순히 ‘무기상’이라는 한 단어로 규정하는 것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다. 그는 상인이자 탐험가였으며, 아프리카 내륙의 지리와 언어를 기록한 관찰자이기도 했다.시인은 사라지고 현실적인 장부와 거래, 험난한 이동만 남은 듯했다. 그러나 사막을 횡단하고 낯선 도시를 오가던 그의 모습은 어쩌면 이미 〈취한 배〉 속에 나타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항구를 떠난 배처럼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계속 흘러갔다.서른일곱 살, 너무 짧았던 두 번째 생애1891년 랭보는 오른쪽 무릎에 심각한 통증을 느꼈다. 프랑스 마르세유로 돌아와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그해 11월 10일, 그는 서른일곱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그가 아프리카의 흙먼지 속에서 상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프랑스에서는 베를렌을 비롯한 문인들이 랭보의 작품을 알리기 시작했다. 《일루미나시옹》은 1886년 랭보가 관여하지 않은 채 출간됐고, 그가 문학을 등진 사이 그의 이름은 오히려 문학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었다.랭보는 자신이 훗날 현대시의 선구자로 추앙받으리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의 언어는 초현실주의와 실존주의를 비롯한 현대 문학과 예술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앙드레 지드와 알베르 카뮈는 물론, 음악가 밥 딜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술가가 그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기자의 책갈피 "우리 안의 지옥을 빠져나오는 법"랭보의 문장이 150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지금도 사회가 정한 성공과 정상성의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은 쉽게 문제적인 존재로 취급된다. 누구보다 민감하게 시대의 모순을 감지하는 청소년과 청년의 목소리는 종종 철없음이나 반항이라는 말로 축소된다.정해진 길을 의심하면 방황한다고 말하고, 남들과 다른 감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적응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그렇게 세상의 잣대가 한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오면 그는 마침내 자기 자신을 미워하기 시작한다.랭보가 빠져나오려 했던 지옥은 사라진 과거가 아닐지 모른다. 위선적인 질서에 순응하라는 압력 속에, 타인의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마음속에, 그리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피고석에 세우는 우리의 내면에 그 지옥은 되풀이된다.하지만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의 마지막에는 희미하게나마 ‘아침’과 ‘작별’이 놓여 있다. 완전한 구원의 선언은 아니지만, 자신의 지옥을 똑바로 바라본 사람이 더는 그곳에 머물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랭보는 평생 시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몇 해 동안 남긴 문장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언어의 문을 열어주었다.어쩌면 한 인간의 삶은 얼마나 오래 빛났는가보다, 잠시라도 얼마나 강렬하게 어둠을 밝혔는가로 기억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랭보는 너무 일찍 타올랐고 너무 빨리 사라졌다. 하지만 그 짧은 빛은 아직도 우리에게 묻고 있다.지금 당신을 가두고 있는 지옥은 어디인가. - 아르튀르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옛날에,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내 삶은 모든 마음이 열리고 모든 포도주가 흐르는 축제였다.어느 날 저녁, 나는 '미(美)'를 무릎 위에 앉혔다.그리고 그녀가 쓰다는 것을 알았다.그리하여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나는 정의에 맞서 무장을 갖추었다.나는 도망쳤다. 오 마녀들이여, 오 불행이여, 오 증오여,내 보물은 바로 너희들에게 맡겨졌다!나는 내 안에서 인간의 희망을 모두 지워버리는 데 성공했다.인간의 희망의 목을 누르기 위해,나는 사나운 짐승처럼 음침하게 솟구쳤다.나는 사형 집행인을 불러들여,죽어가며 그들의 총 자루를 깨물고자 했다.나는 재앙을 불러들여, 모래와 피로 목이 막히고자 했다.불행은 나의 신(神)이었다.나는 흙탕물 속에 누웠다. 나는 범죄의 공기에 몸을 말렸다.그리고 광기에게 아주 멋진 장난을 쳤다.그리고 봄은 나에게 희극배우의 무서운 웃음을 가져다주었다.그런데 아주 최근에, 내가 비명을 지르기 직전,옛 축제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거기서라면 아마도 내 식욕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친절이 바로 그 열쇠이다.이런 영감이 나오다니, 내가 꿈을 꾸었던 것인가!"너는 여전히 하이에나로구나..." 마귀가 소리친다,그토록 멋진 제비꽃을 나에게 씌워 주었던 마귀가."너의 그 모든 욕망과, 너의 이기심과,너의 모든 대죄(大罪)로 죽음을 얻어라."아! 나는 그 모든 것을 너무 많이 받았다.하지만, 친애하는 사탄이여, 당신에게 청하노니,그렇게 분노에 찬 눈빛을 거두어 주시오!그리고 몇 가지 뒤늦은 비열함을 기다리며,글쓰기에 있어 묘사하거나 성찰하는 재능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내 끔찍한 단망록(斷忘錄)에서 몇 장을 찢어 당신에게 바친다.
    2026-09-04 07:41:13 정진욱
  • 용산구의회, 출입기자와 소통 강화…“13명 의원 한뜻으로 민생 의정 펼칠 것”
    행정

    용산구의회, 출입기자와 소통 강화…“13명 의원 한뜻으로 민생 의정 펼칠 것”

    제309회 정례회 주요 일정·의정 방향 공유…의원 13명 전원 참석
    용산구의회가 2026년 하반기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앞두고 지역 언론과 소통의 폭을 넓히는 한편 노인돌봄과 전통시장 활성화, 빅데이터를 활용한 행정서비스 개선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 현안에 의정 역량을 집중한다.용산구의회(의장 장정호)는 3일 오전 의장실에서 ‘2026년 하반기 지역언론사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의정 운영 방향과 제309회 제1차 정례회 주요 일정, 의원 연구단체 활동계획 등을 공유했다.이날 간담회에는 장정호 의장과 황금선 부의장을 비롯한 용산구의회 의원 13명 전원과 의회 출입기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하반기 주요 의정활동을 설명하는 동시에 지역 현안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취재하는 언론과 의회가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용산구의회는 간담회에서 구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의정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회 자체적인 정보 공개뿐 아니라 지역 언론과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정활동의 결과만 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정책과 조례가 어떤 과정을 거쳐 논의되고 있는지를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특히 지난 1일 개회한 제309회 제1차 정례회 주요 일정과 안건을 설명하고 하반기 의정활동에서 주민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민생 현안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번 간담회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용산구의회 의원들이 구성한 3개 연구단체의 활동 방향이다.노인돌봄부터 전통시장.빅데이터까지…생활밀착형 연구 나선다용산구의회는 ▲용산구 노인돌봄 활성화 연구회 ▲전통시장 야간 미식경제 활성화 연구회 ▲빅데이터 기반 생활민원 및 행정서비스 개선 연구회 등 3개 의원 연구단체를 구성해 활동에 들어간다.각 연구단체가 다루는 주제는 고령화와 지역경제, 행정서비스 등 주민들이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는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용산구 노인돌봄 활성화 연구회’는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지역사회가 담당해야 할 노인돌봄 정책을 살펴보고 용산구의 특성에 맞는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복지서비스 확대를 넘어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발견하고 의료·복지서비스와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전통시장 야간 미식경제 활성화 연구회’는 지역 전통시장을 단순한 상품 구매공간에서 벗어나 먹거리와 관광, 야간경제를 결합한 지역 상권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용산은 서울역과 이태원, 한남동, 용리단길 등 다양한 상권과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시장과 주변 상권을 어떻게 연계하느냐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다만 야간경제 활성화 과정에서는 소음과 쓰레기, 주차, 보행자 안전 등 인근 주민과 상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제도 함께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단순한 방문객 확대보다는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빅데이터 기반 생활민원 및 행정서비스 개선 연구회’는 주민들의 생활민원 데이터를 분석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편사항을 파악하고 행정서비스 개선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민원은 개별적으로 보면 단순한 불편사항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지역과 시간, 유형별로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하면 특정 지역에서 반복되는 교통·청소·주차·안전 문제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행정이 주민의 민원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가 주목된다.연구단체 성과, 보고서 아닌 ‘정책과 조례’로 이어져야의원 연구단체 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연구 자체보다 그 결과가 실제 행정과 주민 생활의 변화로 이어지는지 여부다.지방의회 연구단체가 전문가 자문과 현장방문, 정책연구 등을 통해 다양한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최종 보고서 발간에 그친다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용산구의회 역시 이번 연구단체 활동을 현장 중심으로 진행하고 연구 결과를 실효성 있는 조례 제·개정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따라서 향후 각 연구단체가 어떤 현장을 방문하고 주민과 상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얼마나 수렴했는지, 연구 결과 가운데 실제 정책으로 반영된 내용은 무엇인지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특히 노인돌봄과 전통시장 활성화, 빅데이터 행정은 모두 집행부와의 협력이 필요한 분야다. 의원들의 정책 제안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필요한 예산과 행정조직, 기존 사업과의 중복 여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이날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13명의 의원이 한뜻으로 힘을 모아 구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책임 있는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이어진 자유 질의응답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충실하게 반영하고 언론과의 소통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의정을 펼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언론과 소통 확대…의정활동 투명성으로 이어져야지방의회와 지역 언론의 소통은 단순히 의정활동을 홍보하는 데 목적을 둬서는 안 된다. 주민들이 의회의 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의원이 어떤 조례를 발의했는지뿐 아니라 해당 조례가 왜 필요한지, 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산은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주민의 알 권리도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지역 언론 역시 의회의 정책과 예산을 주민의 시각에서 검증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의회와 언론이 자주 만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소통이 주민에게 더 많은 정보와 정책적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용산구의회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지역 언론과 정기적인 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구민을 위한 열린 의정을 구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제309회 정례회와 3개 의원 연구단체 활동은 하반기 용산구의회의 의정 역량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13명의 의원이 강조한 ‘한뜻’ 역시 단순히 의회 내부의 화합을 의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노인돌봄과 지역상권, 생활민원 등 주민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과 조례로 이어질 때 의미가 있다.출입기자와의 간담회를 통해 ‘소통하는 의회’를 강조한 용산구의회가 앞으로 의정활동 과정과 결과까지 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원 연구단체의 결과물을 실제 민생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9-03 21:00:29 이정윤
  • 이숙자 시의원.  ‘시스템 빈틈’에 막힌 한강 안전과 골든타임… 시민 안전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
    사회

    이숙자 시의원. ‘시스템 빈틈’에 막힌 한강 안전과 골든타임… 시민 안전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지자체의 시스템은 단 1초도 멈춰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현장의 실상은 행정적 빈틈과 계약 분쟁, 응급의료 체계의 병목 현상으로 인해 골든 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지난 2일 제33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이숙자 시의원(사진)이 지적한 한강교량 CCTV 구축 지연과 응급이송 체계의 문제는 단순한 행정 미숙을 넘어 ‘시민 안전의 방치’라는 엄중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안전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안을 두고 “행정 및 계약 절차의 부실이 시민의 생명권 보호라는 최우선 가치를 침해한 대표적 사례”라고 강력히 입을 모운다.업체 분쟁에 2년 묶인 한강 CCTV… “예방적 안전망 붕괴”한강교량 안전시스템 CCTV 구축사업은 투신 시도 등 위기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인명을 구하는 핵심 예방 대책이다. 그러나 계약 과정의 미흡함으로 발생한 업체 간 분쟁 탓에 해당 사업은 무려 2년 동안이나 멈춰 섰다. 그 사이 발생하는 물가 상승, 재설계 비용, 행정력 낭비는 모두 시민의 혈세 부담으로 돌아왔다.익명을 요구한 한 재난안전 전문가는 “재난 예방 시스템은 연속성이 생명이다. 계약 분쟁이라는 행정적 이유로 2년이라는 공백이 발생한 것은 안전망 구축의 심각한 결함”이라며, “향후 입찰·계약 검증 단계에서부터 법적 분쟁 리스크를 사전에 걸러내는 사전검증 프로세스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소방재난본부가 추경 확보 후 올해 안에 완료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미 지연된 2년의 세월 동안 발생했을지 모를 치명적 사각지대에 대한 책임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다.‘골든타임’의 재정의: 출동이 아닌 ‘병원 인계’까지가 진짜 골든타임응급환자 이송 체계 역시 현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구급차가 아무리 도로를 뚫고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하더라도, 정작 환자를 받아줄 응급실을 찾지 못해 도로 위를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가 되풀이된다면 출동 단축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이숙자 의원이 강조했듯, 참된 의미의 ‘골든타임’은 신고 접수부터 ‘실제 병원 수용 및 인계’가 완료되는 순간까지로 재정의되어야 한다.응급의료 전문가는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실시간 병원 조정 권한 강화와 함께 12유도 심전도, AI 판독 등 첨단 장비의 현장 도입, 외국인 통역 체계 구축 등 다각도의 소프트웨어 보완이 필수적”이라며, “병원의 수용 거절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현장 구급대원과 병원 간의 매칭 효율을 극대화하는 통합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해야만 실질적인 골든타임을 지켜낼 수 있다”고 제언했다.시민의 안전 시스템은 단 한 순간도 멈춰서는 안 된다행정 분쟁으로 골든타임을 확보할 장비 구축이 지연되고, 병원 선정 문제로 현장의 응급 처치가 지체되는 현상은 ‘안전 수도 서울’의 민낯이다.이숙자 의원의 이번 추경 심사와 업무보고 점검은 행정 편의주의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시와 소방재난본부는 이번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계약 절차의 맹점을 조속히 보완하고, 신고부터 병원 인계에 이르는 전 과정의 대응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안전 시스템의 빈틈은 곧 인명 피해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
    2026-09-03 20:39:22 이정윤
  • 1488억이 3680억으로…기후동행카드 예산 2.5배 증가, 수요예측 적정성 도마
    행정

    1488억이 3680억으로…기후동행카드 예산 2.5배 증가, 수요예측 적정성 도마

    두 차례 추경 거치며 본예산 대비 247% 수준으로 확대…페이백·운송손실금 추가
    교통전문가 “교통복지 효과뿐 아니라 이용자 1인당 재정부담·국비 분담까지 함께 평가해야” 서울시 대표 대중교통 정책인 기후동행카드 관련 예산이 당초 1488억원에서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며 3680억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사업 초기 수요와 재정 부담을 제대로 예측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시민의 대중교통비 부담을 낮추는 정책의 필요성과 별개로 당초 편성한 예산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재원이 추가로 필요해졌다면 이용자 규모와 운송손실, 지원 비용 등에 대한 서울시의 사전 추계가 적절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특히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체 교통지원 제도가 마련된 상황에서 서울시 자체 재정을 계속 투입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서울시의회 고찬양 시의원(사진)은 기후동행카드 사업 예산이 당초 본예산보다 크게 증가했다며 서울시의 수요예측과 재정운용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본예산 1488억원→3680억원…두 차례 추경으로 2192억원 늘어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관련 본예산은 당초 1488억원이었다.그러나 서울시는 1차 추경에서 기후동행카드 페이백 사업을 위해 1068억원을 증액한 데 이어 2차 추경에서는 서울교통공사 운송손실금 지원을 위해 1124억원을 추가 편성해 제출했다.이를 모두 합하면 관련 예산은 3680억원에 달한다. 당초 본예산의 약 2.47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추경은 당초 예상하기 어려웠던 재정수요나 불가피한 추가 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하나의 사업에서 연이어 대규모 추가 예산이 필요해졌다면 사업 초기 수요와 비용 추계 과정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특히 정액형 교통패스는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시민의 교통비 절감 효과는 커질 수 있지만 서울시와 운송기관이 부담해야 할 재정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다.따라서 가입자 증가 자체만으로 정책 성공 여부를 평가하기보다 이용자 증가에 따라 어느 정도의 추가 재정이 발생하는지까지 함께 예측해야 한다.페이백 정책은 의회 심의 전 발표…절차 논란예산 편성 절차도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의원은 1차 추경 당시 기후동행카드 페이백 사업이 서울시의회 예산 심의·의결에 앞서 시민에게 발표된 점을 문제 삼았다.고 의원은 “예산이 수반되는 정책이라면 시민에게 발표하기에 앞서 의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존중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라고 지적했다.정책 발표와 예산 편성 사이의 순서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다.서울시가 정책을 먼저 공식 발표한 뒤 필요한 예산을 의회에 제출하면 예산을 심사하는 의회 입장에서는 이미 시민에게 약속한 사업을 삭감하거나 조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시민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일수록 사업 시행에 필요한 예산과 재원 조달방안, 지속 가능성을 먼저 검토하고 의회의 예산심사를 거친 뒤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확정하는 것이 재정운용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운송손실금 1124억원 추가…초기 수요예측 적절했나2차 추경에 반영된 1124억원 규모의 서울교통공사 운송손실금 지원 역시 따져볼 대목이다.기후동행카드 이용자가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정액요금과 실제 대중교통 이용에 따른 수입 차이 등을 보전하기 위한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따라서 정책 도입 단계에서 이용자 규모별 재정 시나리오를 충분히 마련했는지가 중요하다.예를 들어 이용자가 30만명일 때와 50만명, 70만명으로 증가했을 때 서울시 부담이 각각 어느 정도로 늘어나는지 사전에 분석했다면 추가 재정 규모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의원은 “보다 정확한 수요·재정 추계를 바탕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불필요한 추가 재정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국비 지원 대안 있었나…정책 간 재정부담 비교 필요고 의원은 정부의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모두의카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기후동행카드에 서울시 재정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것과 달리 국비 지원이 가능한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면 서울시의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고 의원은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들을 신속하게 모두의카드로 전환하도록 정책을 유도했다면 지금처럼 막대한 운송손실금과 각종 지원 비용을 떠안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다만 정책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국비가 지원되는가’만 비교해서는 부족하다.두 제도가 시민에게 제공하는 할인 수준과 대상자 범위, 이용방식, 서울시 부담액, 중앙정부 지원액 등이 서로 다를 수 있는 만큼 동일한 조건에서 비용과 편익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교통전문가 “가입자 숫자보다 이용자 1명당 재정비용 따져야”교통전문가들은 대중교통 지원정책의 성과를 평가할 때 이용자 숫자와 만족도뿐 아니라 재정 투입 대비 효과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한 대중교통 전문가는 “정액 교통패스는 시민의 교통비 부담을 낮추고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보전금도 늘어날 수 있다”며 “가입자가 많다는 것만으로 사업의 재정적 지속가능성까지 확보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정책 평가에서는 이용자 1인당 얼마의 재정이 투입됐는지, 승용차 이용이 실제 대중교통으로 얼마나 전환됐는지, 가계 교통비가 얼마나 줄었는지 등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유사한 대중교통 지원제도를 동시에 운영하는 상황에서는 재원 분담 구조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다.전문가는 “시민에게 동일하거나 비슷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면 지방비 100%에 가까운 방식과 국비가 투입되는 방식 가운데 지방정부의 장기적인 재정부담이 어느 쪽이 작은지 비교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며 “다만 단순히 국비 지원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시민이 받는 혜택과 정책 효과까지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교통복지와 재정건전성, 둘 중 하나의 문제 아니다고 의원은 기후동행카드 사업이 사실상 종료되고 모두의카드로 통합 운영되는 상황에서도 추가 예산이 편성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운송손실금 지원이 이번 추경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현재도 약 50만명의 시민이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고 의원 측 설명이다.이에 따라 사업 종료 또는 전환 과정에서 추가적인 운송손실 정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서울시가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대중교통비를 낮추는 정책은 고물가 상황에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교통복지 정책이다.하지만 시민에게 혜택을 많이 제공하는 것과 그 재원을 지속 가능하게 마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오히려 장기간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수요예측과 재정추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의원은 “시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비용을 전액 서울시 재정으로 계속 부담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정책이었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며 “국비 지원이 가능한 제도가 있다면 이를 적극 활용해 서울시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행정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3680억원이 남긴 질문…‘얼마나 썼나’보다 ‘얼마나 예측했나’이번 논란에서 서울시가 설명해야 할 부분은 단순히 3680억원이라는 예산 규모만은 아니다.당초 1488억원을 편성할 당시 이용자 수와 운송손실금을 어느 수준으로 예상했는지, 실제 수요가 예상과 얼마나 달랐는지, 1·2차 추경에서 각각 1068억원과 1124억원을 추가해야 했던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가 함께 공개돼야 한다.또 국비 지원이 가능한 대체 제도를 활용했을 경우 서울시 부담액이 실제 얼마나 감소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도 필요하다.기후동행카드가 시민의 교통비를 줄였다는 정책적 성과가 있더라도 당초 예산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재원이 필요했다면 재정추계의 정확성은 별도로 평가받아야 한다.교통복지는 지속돼야 하지만 그 비용 역시 결국 시민의 세금에서 나온다.기후동행카드가 남긴 과제는 단순히 하나의 교통카드를 유지할 것인지 종료할 것인지가 아니다. 시민에게 필요한 교통 혜택을 유지하면서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비용을 어떻게 나누고,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재정을 관리할 것인지가 향후 서울시 대중교통 정책의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2026-09-03 20:25:48 이정윤
  • [이광희의 문화 칼럼] 유술(柔術)이란 명칭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생활문화 일반

    [이광희의 문화 칼럼] 유술(柔術)이란 명칭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요즘은 20~30대 암 발병률이 생각보다 높아서, 이제 건강은 젊을 때부터 신경 쓰고 하나의 루틴처럼 관리해야 하는 시대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보다 술 소비율이 적어지고 저녁 시간대에 스포츠 짐이나 무술 도장(道場)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젊은이를 쉽게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주로 마니아들이 수련하던 것이 점점 입소문을 타고 퍼져서 이제는 제법 수련 인구가 늘어가고 있는 무술이 있는데 바로 유술(柔術)이다. 최근 유술의 인기가 올라간 것은 아마 브라질리언 주짓수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브라질리언 주짓수와 유술은 다른데, 예를 들어 개구리와 맹꽁이가 비슷하지만 같다고 하지 않는 것처럼 유술과 주짓수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무술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면 구분하기가 어렵고 잘 모르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우선 유술은 검(劍)의 동작을 그대로 맨손 무술 즉 체술(體術)에 대입하여 만들었다. 옛 무사(武士)가 검으로 대결하다가 검을 놓치거나 빼앗겼을 때 맨손으로 적을 상대하며 상대를 던지고 꺾는 기술이 유술이라면 브라질리언 주짓수는 일본의 마에다 미쓰요 유도 사범이 브라질에 가서 유도 기술을 가르친 것이고, 체질적으로 매우 유연하고 부드러운 브라질 사람에게 맞게 한층 업그레이드된 것이 브라질리언 주짓수이다.1895년 17세의 나이로 강도관 유도에 입문한 마에다는 빠르게 성장하여 1901년에 3단에 승단하고 학교에서 유도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그런데 1904년부터 유도의 정립자 가노 지고로가 자신의 유도를 전 세계로 퍼트리고 알리기 위해 제자를 파견하는데 마에다도 그중 한 명이었다. 마에다는 중남미를 거쳐 1914년에 브라질에 도착해서 벨렝, 리우데자이네루, 상파울루 등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유도를 가르쳤다. 이때 카를루스 그레이시를 제자로 삼아 강도관 유도를 지도했고, 그레이시가 자신이 배운 것을 형제들과 친척들에게 가르치면서 브리질리언 주짓수가 탄생하게 된다. 유도 기술은 선기술에 중점을 많이 두지만 주짓수는 유도에서 말하는 굳히기 기술 즉 그라운드 기술에 더 많은 중점을 둔다. 또한 지금은 하체 관절기 기술이 금지된 유도와는 다르게 주짓수는 하체 관절기 기술을 자유롭게 구사한다.유술의 시작은 언제인가?유술의 시작은 언제인가? 유술의 시작은 정확하게 언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삼국시대의 백제가 주로 사용한 군사 무술이라는 것을 필자가 약 25년 동안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밝혔고 2편의 논문을 통해서 발표한 적도 있으며 책으로도 <진짜 무술 이야기> 출간했다. 이러한 내용을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유술은 무사가 검을 놓쳤을 시 맨손으로 적을 제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렇다면 맨손으로 상대를 제압하면 다 유술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유술이 성립되려면 우선 관절 기술과 던지기 기술이 주를 이루어야 하며 이러한 기술은 검을 사용하는 동작과 일치해야 한다.따라서 유술이라고 정확하게 말하려면 백제 무사가 구사하던 검술 동작이 내재해 있어야 하며 이 동작은 검술(劍術)이나 체술(體術)이나 즉 칼을 쓰는 기술이나, 맨손 무술이나 그리고 장술(杖術)이나 모두 하나의 동일한 몸동작이며, 같은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것이 유술이다.하지만 국내에서는 정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며 유술이 아닌데 단지 단어만 차용해서 유술이라고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유술이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사용되었나?유술은 삼국시대부터 있었지만 유술이란 말은 16세기에 일본에서 처음 시작됐다. 또한 같은 시기에 야와라(柔)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글자 그대로 부드러움을 강조했는데, 부드러움 안에는 강함이 내재해 있으므로 그 강함을 발산하기 위해서는 부드러워야만 했다. 그러므로 강함은 곧 부드러움이고 강함을 강함으로 맞서는 것이 아니고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상대하여 제압했는데 이것이 바로 유능제강(柔能制剛)이며 유술의 원리다.이러한 유술은 16세기에 검술로 명성 있는 세키구찌류에서 처음 유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급속하게 퍼져 나갔다. 세키구찌(関口)의 가문(家門)도 백제계 도래인의 후손이며 시조는 이마가와 씨(今川氏)이고 청화 원 씨의 후손이자 원의가(源義家)의 자손이다. 원 씨는 13세기 가마쿠라 바쿠후(幕府)를 세우고 무사 정권으로 나라를 다스린 최고의 사무라이 가문이라는 것을 필자가 앞선 칼럼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다. 세키구찌 가문의 사람은 최고의 사무라이 가문의 자손이고 검술과 유술로도 유명했으며 현대 유도의 정립자인 가노 지고로가 유도의 형(形)을 만들 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세키구찌 가문에 의해서 유술이라는 무명이 사용되어지면서 유술은 더욱 급진적으로 발전했으며 더 폭넓게 퍼져 나갔고 많은 분파가 생겼다. 또한 이후 합기도 같은 지금의 호신술로도 만들어진 것이다.지금까지 유술의 역사 그리고 명칭이 처음 사용되어진 시기에 대해서 알아봤다. 유술은 우리의 선조가 군사적인 병법 즉 무술로 사용하던 것이 바다 건너 일본으로 가서 더 폭넓게 전해진 것이고 유술이라는 무명(武名)도 백제계 도래인의 후손인 세키구찌 가문에 의해서 사용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즉 유술은 우리 선조의 병법이자 나라를 지키는 군사 무술이었고 오늘날까지 전해진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위의 문헌을 보면 유술발명(柔術發明)은 도쿠가와 때 세키구찌 쥬우신(関口柔心)이 시작했고, 그 후 기슈(紀州)의 다이난고(大納言)로 임명되어 야와라(やわら)와 유술(柔術)로 명(名)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yoshinkan_kr@naver.com*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9-03 20:10:28 이광희 칼럼니스트
  • “공사장 1410건 적발하고 ‘몇 건 고쳤나’는 없다…서울시 안전점검 실효성 도마”
    사회

    “공사장 1410건 적발하고 ‘몇 건 고쳤나’는 없다…서울시 안전점검 실효성 도마”

    도시기반시설본부 안전지수 평균 84.6점…평균에 가려진 취약 현장 관리 필요
    60점 이하 현장 행정지도·책임감리 교체 사례도…반복 위반업체 제재 강화 주문환경안전전문가 “적발 숫자보다 위험요인 제거 여부가 안전관리 성과 기준 돼야” 서울시 도시철도 건설현장에서 올해 7월까지 297차례의 안전점검을 통해 1410건의 지적사항이 확인됐지만, 정작 이 가운데 몇 건이 실제로 시정됐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는 업무보고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공사장 안전관리의 성과를 ‘얼마나 많이 점검했느냐’와 ‘몇 건을 적발했느냐’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발견된 위험요인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제거됐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특히 전체 현장의 안전지수 평균이 84.6점으로 나타났지만 평균점수가 높다는 이유로 개별 취약현장의 위험성이 가려질 수 있는 만큼 안전지수 하위 현장과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를 지적받는 업체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이광희 의원(더불어민주당·양천3)은 지난 2일 제339회 임시회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 업무보고에서 도시철도 건설현장 안전점검을 단순한 점검·지적 건수 중심에서 실질적인 시정과 사후관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97회 점검·1410건 지적…그런데 ‘시정완료 건수’는?도시기반시설본부는 올해 7월 말까지 공사장 안전점검을 총 297회 실시했다.이를 통해 확인된 지적사항은 모두 1410건이다.수치만 놓고 보면 한 차례 점검할 때 평균 약 4.7건의 문제점이 발견된 셈이다.그러나 안전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지적 건수 자체가 아니다.현장에서 발견한 위험요인이 실제로 개선됐는지, 개선되지 않은 사항은 무엇인지,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했는지를 확인해야 점검의 실질적인 효과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 의원은 업무보고에 1410건의 지적사항 가운데 실제 시정이 완료된 건수가 제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이 의원은 “앞으로 업무보고에는 지적 건수뿐만 아니라 시정완료 건수와 시정완료율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이에 임춘근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지적사항은 대부분 시정됐다”며 구체적인 현황은 별도 자료로 제출하겠다고 답변했다.하지만 ‘대부분 시정됐다’는 설명만으로는 안전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1410건 가운데 몇 건이 즉시 시정됐고, 몇 건이 아직 개선되지 않았는지, 미시정 사항 가운데 중대한 위험요인은 없는지 등을 구체적인 수치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안전점검 목적은 ‘적발’ 아닌 ‘위험 제거’환경·산업안전 전문가들도 안전점검의 성과지표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한 환경안전 전문가는 “안전점검에서 100건을 발견했느냐, 1000건을 발견했느냐는 그 자체로 안전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가 되기 어렵다”며 “핵심은 발견된 위험요인이 정해진 기간 안에 제거됐는지, 개선 이후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단순한 정리정돈이나 표지판 문제와 추락·붕괴·감전 등 중대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위험요인을 동일한 한 건으로 계산해서도 안 된다”며 “지적사항을 위험도에 따라 구분하고 중대 위험요인은 별도의 시정기한과 재점검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안전점검 이후 시정 여부를 서류나 사진만으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대 위험요인의 경우 현장을 다시 방문해 실제 개선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안전점검이 ‘적발→시정 요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발→시정→재점검→종결’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다.평균 84.6점…높은 평균이 위험현장 가릴 수도이 시의원은 도시기반시설본부가 운영하는 안전지수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현재 안전지수 평균점수는 84.6점이다.그러나 전체 평균이 80점대를 기록했다고 해서 모든 공사현장이 비슷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일부 현장이 높은 점수를 받아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동안 특정 현장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 의원은 “평균점수가 높다고 해서 모든 현장의 안전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안전지수가 낮거나 동일한 사항을 반복적으로 지적받는 취약 현장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는 안전관리에서 평균보다 ‘최저점’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전체 평균점수가 높더라도 중대사고 가능성이 있는 취약현장이 한두 곳 존재한다면 안전관리의 목적이 충분히 달성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임 본부장은 안전지수 60점 이하 현장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고와 행정지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안전 상태가 개선되지 않아 책임감리를 교체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같은 문제 반복된다면 점검 실효성 의문반복 지적 여부도 중요한 안전관리 지표다.한 현장에서 같은 문제가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발견된다면 첫 번째 점검 이후 이뤄진 시정조치가 일시적이었거나 현장 안전관리 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예를 들어 추락방지시설이나 안전통로, 보호구 착용 등의 문제가 반복된다면 단순히 그때마다 시정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다.환경안전 전문가는 “동일한 위험요인이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개별 작업자의 실수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현장 안전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이어 “반복 위반이 확인된 시공업체나 감리업체는 점검 주기를 단축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일정 기준을 넘으면 계약이나 평가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중대위험·작업중지·반복 위반까지 공개해야이 의원은 향후 도시기반시설본부 업무보고에서 보다 구체적인 안전관리 지표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단순한 점검 횟수와 지적 건수를 넘어 시정완료율과 중대위험 지적 건수, 작업중지 건수, 반복 지적률, 안전지수 하위 현장 현황, 반복 위반업체와 제재 현황까지 함께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같은 자료가 공개된다면 어느 공사현장이 반복적으로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지, 중대한 위험요인이 실제로 얼마나 발생했는지, 서울시가 문제 업체에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의회와 시민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특히 작업중지 건수는 현장의 위험 수준과 서울시의 대응 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즉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요인이 발견됐는데도 단순 시정 요구에 그쳤는지, 실제 작업을 중단시키고 위험요인을 제거한 뒤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몇 건 찾았나보다 몇 건 바로잡았나가 중요”이 의원은 “297번 점검해 1410건을 찾아냈다면 의회와 시민이 알아야 할 것은 몇 건을 찾아냈느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건을 실제로 바로잡았느냐”라고 강조했다.이어 “안전은 아무리 많이, 꼼꼼하게 점검해도 지나치지 않는 만큼 지적부터 시정, 반복 여부 확인, 업체 제재까지 이어지는 실질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서울시는 수많은 건설현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모든 현장을 매일 점검할 수 없는 만큼 한정된 인력과 행정력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가 중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전체 현장의 평균점수보다 안전지수가 낮은 현장, 중대위험이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현장, 시정완료율이 낮은 현장, 같은 사항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업체를 우선 관리하는 위험도 기반 관리체계가 필요하다.안전점검 횟수가 많다고 해서 사고가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점검에서 위험요인을 발견하고도 제대로 고치지 않거나 며칠 뒤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수백 차례의 점검도 결국 숫자에 그칠 수 있다.297회의 점검과 1410건의 지적보다 서울시가 앞으로 더 명확하게 제시해야 할 숫자는 ‘몇 건을 바로잡았고, 몇 건이 다시 발생했으며, 위험한 현장과 업체에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다.공사장 안전관리의 성과는 점검표에 남은 적발 건수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사라진 위험요인의 숫자로 평가돼야 한다.
    2026-09-03 20:10:14 이정윤
  • 같은 계류방식 22곳인데 왜 잠실만 파손됐나…한강버스 선착장 사고 원인 규명 필요
    사회

    같은 계류방식 22곳인데 왜 잠실만 파손됐나…한강버스 선착장 사고 원인 규명 필요

    미래한강본부 “좌우 흔들림 제어 못해 도교·힌지에 힘 집중…체인 앵커가 근본 원인”
    교통안전전문가 “계류방식 하나로 원인 단정하기보다 구조·시공·수리조건 종합분석해야” 서울시가 한강버스 선착장 안전보강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발생한 잠실 선착장 도교 파손 사고의 정확한 원인부터 객관적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특히 서울 한강에 설치된 기존 선착장 22곳이 모두 동일한 체인 앵커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잠실 선착장에서 파손이 발생했다면 계류방식 자체뿐 아니라 해당 선착장의 설계와 시공 상태, 구조적 특성, 당시 수위와 유속 등 개별적인 조건까지 함께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여기에 선착장 계류장치 보강사업의 투자심사 자료에 실시설계가 ‘완료’됐다고 기재됐지만 실제로는 일부 설계가 끝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서울시의 사업 검토와 자료 작성의 정확성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됐다.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홍재희 부위원장(사진)은 지난 1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미래한강본부 업무보고에서 한강버스 잠실 선착장 파손 사고 원인과 계류장치 보강사업 추진과정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체인 앵커가 원인”…그렇다면 다른 21곳은 왜 괜찮았나논란의 출발점은 2025년 7월 발생한 잠실 선착장 도교 파손 사고다.홍 시의원은 사고가 체인 앵커 방식 자체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미래한강본부에 질의했다.이에 미래한강본부장은 선착장이 한강 수위 변화에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좌우 흔들림까지 충분하게 제어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도교와 도교 끝부분 힌지에 힘이 가해져 파손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체인 앵커가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그러나 이어진 설명에서는 한강에 설치된 기존 선착장 22곳이 모두 체인 앵커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 방식으로도 선착장 운영은 가능하다고 밝혔다.수상 구조물은 수위와 유속, 바람 등의 영향을 받아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일정 수준의 파손과 보수는 일반적인 관리 범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다.하지만 이 같은 설명은 또 다른 의문을 남긴다.체인 앵커 방식 자체가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면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다른 선착장에서는 왜 같은 유형의 파손이 발생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홍 시의원 역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특히 사고가 발생한 2025년이 직전 4년 가운데 팔당댐 방류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해라는 점을 들어 수량이나 유속만으로 사고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홍 시의원은 “체인 앵커 방식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잠실 선착장의 설계나 시공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부실시공 가능성을 포함한 보다 면밀한 사고 원인 조사를 요구했다.전문가 “계류방식 하나만으로 사고 원인 단정하기 어려워”교통·수상시설 안전전문가들은 선착장과 같은 수상 구조물의 파손 원인을 규명할 때 하나의 요소만 떼어놓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한 교통안전 전문가는 “동일한 체인 앵커 방식을 사용하는 여러 선착장 가운데 특정 시설에서만 파손이 발생했다면 계류방식 자체뿐 아니라 해당 선착장의 구조와 도교 길이, 힌지 결합부, 계류장치의 설치 위치와 장력, 시공 상태 등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한강 수위와 유속, 바람, 선박 통항으로 발생하는 파랑 등 외력 조건도 선착장마다 다를 수 있다”며 “사고 당시 구조물에 실제로 어느 방향에서 어느 정도의 힘이 작용했는지를 분석하고 설계 당시 예상했던 하중과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특히 안전보강 공사를 추진하기 전에 사고 원인과 보강공법 사이의 인과관계부터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전문가는 “원인 규명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류장치만 변경하면 실제 취약점이 다른 부분에 있을 경우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며 “기존 설계도면과 구조계산서, 시공기록, 파손 부위의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그 결과를 보강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결국 ‘체인 앵커 방식이 문제였다’는 결론과 ‘잠실 선착장에만 존재했던 개별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가능성을 구분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실시설계 ‘완료’라더니 일부는 미완료…투자심사 자료 오류사고 원인뿐 아니라 안전보강사업의 행정 절차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서울시가 한강버스 선착장 계류장치 보강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심사 과정에 제출한 기본현황 자료에는 사업 실시설계가 ‘완료’된 것으로 표시돼 있었다.그러나 홍 시의원의 질의 결과 일부 실시설계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미래한강본부장은 해당 표기가 ‘오기’였다고 인정했다.파일과 브래킷 등 일부 분야의 실시설계가 완료된 것을 담당 실무자가 전체 실시설계가 완료된 것으로 판단해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단순한 표기 실수라고 볼 수도 있지만 투자심사 자료라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투자심사는 사업의 필요성과 규모, 총사업비, 추진 가능성 등을 판단해 예산 투입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설계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는 사업비와 공사 일정, 향후 추가 비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안전보강 필요하지만 ‘안전’이 부실한 검토의 면죄부 돼선 안 돼홍 시의원은 “투자심사 자료와 의회 제출자료는 사업의 필요성과 예산 편성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초자료”라며 “자료마다 실시설계 진행 상황이 다르게 나타난다면 의회의 예산심사는 물론 서울시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도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시민 안전을 위해 문제가 확인된 선착장을 신속하게 보강하는 것은 필요하다.그러나 안전사업이라는 이유로 사고 원인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나 사업비 검토, 설계 절차를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오히려 안전을 목적으로 추가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일수록 ‘무엇이 문제였고, 어떤 방식으로 고치면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는지’가 더욱 명확해야 한다.사고 원인을 체인 앵커로 판단했다면 이를 입증할 구조적·기술적 근거가 필요하고, 새로운 계류방식을 적용한다면 기존 방식보다 안전성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도 검증해야 한다.원인 규명 없는 보강공사, 같은 문제 반복할 수도홍 시의원은 “시민 안전을 위한 시설 보강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안전이라는 명분이 부정확한 자료 작성이나 불충분한 예산 검토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서울시는 잠실 선착장 파손의 직접적인 원인과 계류 방식의 구조적 한계를 객관적으로 규명하고 정확한 설계자료와 집행계획을 토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추가 예산을 편성하기 전에 기존 설계와 시공, 사고 원인, 보강공법, 사업 일정이 서로 논리적으로 연결되는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사안에서 서울시가 풀어야 할 질문은 명확하다.체인 앵커가 근본 원인이라면 동일한 방식을 사용하는 22개 선착장 전체의 위험성을 점검해야 한다. 반대로 잠실 선착장만의 설계나 시공상 문제가 원인이었다면 해당 부분을 찾아내 책임 소재와 보강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두 가능성을 구분하지 않은 채 계류장치 보강부터 추진한다면 예산을 투입하고도 사고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한강버스는 단순한 수상시설이 아니라 시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을 목표로 추진된 사업이다. 선착장 안전 역시 일반적인 시설물 관리 수준보다 높은 신뢰성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결국 이번 안전보강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고치느냐’만이 아니다. 왜 파손됐는지를 정확히 밝히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설계가 이뤄졌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투입되는 예산과 행정 절차가 시민에게 설명될 수 있는지가 함께 검증돼야 한다.같은 방식의 선착장 22곳 가운데 왜 잠실에서 사고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는 것이 한강버스 선착장 안전보강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2026-09-03 17:18:45 이정윤
  • 선거비 500억은 서울시가 내는데 정산은 선관위가…시민 세금 ‘검증 사각지대’ 논란
    행정

    선거비 500억은 서울시가 내는데 정산은 선관위가…시민 세금 ‘검증 사각지대’ 논란

    서울시, 세부 집행내역·추가 비용 발생 여부 충분히 파악 못해
    서울시가 올해 지방선거 관리비용으로 5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부담하고 있지만 정작 세부적인 사용내역과 정산 과정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선거관리의 독립성은 철저히 보장돼야 하지만 시민 세금으로 부담하는 비용까지 사실상 선거관리위원회의 자체 검증에 의존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오현주 부위원장(국민의힘)은 지난 2일 열린 행정국 업무보고에서 2026년 지방선거 관리경비의 집행과 정산, 회계검사 체계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오 부위원장은 500억 원이 넘는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서울시가 단순히 비용을 납부하는 역할에 머물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내역과 정산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지방선거 관리예산 514억원…현재까지 409억원 집행서울시 행정국 업무보고에 따르면 올해 ‘지방선거 관리’ 예산현액은 514억여 원이다.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409억여 원으로 집행률은 79.6%에 이른다. 시민 세금 수백억 원이 선거 관리에 투입된 셈이다.문제는 서울시가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 얼마가 사용됐는지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이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했는지 여부 역시 현장 질의 과정에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선거 관리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면 그 규모와 원인, 지출 근거 등을 비용부담기관인 서울시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12억여 원 반환받았지만 최종 정산은 아직이번 지방선거 관리경비에 대한 정산 절차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오 부위원장의 질의 과정에서 서울시는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지난 8월 31일 집행잔액과 이자를 합한 12억여 원을 반환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서울시는 지난 2일 해당 금액을 납입받았다.그러나 이것으로 정산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관련 소송이 종료된 이후 최종 정산과 2차 반납 절차가 예정돼 있어 올해 지방선거에 실제로 투입된 최종 관리경비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뒤 확정될 전망이다.수백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최초 예산 요구 단계부터 집행과 잔액 반환, 최종 정산까지 전체 과정에 대한 투명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비용은 서울시, 회계검사는 선관위…구조적 한계이번 논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선거관리비용을 부담하는 기관과 실제 집행·회계를 검사하는 주체가 분리돼 있다는 점이다.현행 구조에서 선거관리경비에 대한 회계검사는 선관위 자체 절차를 중심으로 이뤄진다.서울시는 비용을 부담하지만 실제 사용된 예산의 적정성을 직접 검사하기보다는 선관위가 제공하는 집행·정산 자료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물론 선거관리위원회는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서 선거사무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그러나 선거사무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문제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 예산의 사용내역을 확인하는 문제를 동일하게 볼 수 있느냐는 것이 이번 지적의 핵심이다.서울시가 선거 업무 자체에 관여하거나 선관위의 독립적인 판단을 침해해서는 안 되지만, 시민 세금으로 부담한 비용이 어떤 기준으로 산정됐고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재정 검증 장치는 필요하다는 것이다.“선거사무 관여 아닌 시민 세금 확인 문제”오 부위원장 역시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하려는 취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오 부위원장은 “선관위의 독립적인 선거사무에 서울시가 관여하자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다만 500억 원이 넘는 시민 세금을 부담한다면 그 돈이 어떤 근거로 산정됐고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는 비용부담기관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문제도 확인 대상이다.투표용지 부족으로 추가 인쇄나 운송, 인력 투입 등 별도의 비용이 발생했는지, 발생했다면 어느 정도의 추가 예산이 소요됐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발생했다면 단순히 최종 금액만 정산할 것이 아니라 추가 비용이 발생한 원인까지 분석해야 향후 선거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선거 독립성과 예산 투명성은 별개의 문제선거는 공정성과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선거 관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할 가능성은 철저하게 차단돼야 한다.그렇다고 해서 선거 관리에 투입되는 공공재정까지 검증의 예외가 돼서는 곤란하다.특히 5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을 서울시가 부담한다면 최소한 예산 산출 근거와 항목별 집행액, 추가 지출 발생 사유, 집행잔액과 이자 반환 규모 등을 비용부담기관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서울시가 직접 회계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선관위 독립성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면 선관위가 비용부담기관에 제공해야 할 정산자료의 범위와 항목을 보다 구체화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핵심은 선거사무에 대한 ‘간섭’이 아니라 시민 세금에 대한 ‘확인’이다.서울시, 선관위에 세부 집행자료 요구하기로서울시 행정국은 이번 시의회 질의를 계기로 선관위에 세부 집행내역과 추가 비용 발생 여부, 정산 진행 상황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기로 했다.오 부위원장도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지방선거 관리경비의 실제 사용내역과 정산 현황을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비용부담기관인 서울시가 앞으로 선거관리경비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방침이다.이번 문제는 단순히 2026년 지방선거 관리비용 514억여 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지방선거가 반복될 때마다 지방자치단체가 상당한 규모의 선거관리경비를 부담해야 하는 만큼 현재의 정산·검증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선거의 공정성과 선관위의 독립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동시에 시민 세금의 투명한 집행 역시 포기할 수 없는 행정의 기본 원칙이다.서울시가 5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하면서 최종 반환금액만 확인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충분한 재정관리라고 보기 어렵다.결국 필요한 것은 선관위의 선거사무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비용을 부담한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의 산출 근거부터 세부 집행과 최종 정산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다.이번 논란을 계기로 서울시와 선관위가 ‘선거의 독립성’과 ‘재정의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검증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9-03 17:02:26 이정윤
  • 고기판 시의원,  이어폰 끼면 다음 역 놓친다?…서울 지하철 안내체계 ‘승객 눈높이’ 개선 필요
    사회

    고기판 시의원, 이어폰 끼면 다음 역 놓친다?…서울 지하철 안내체계 ‘승객 눈높이’ 개선 필요

    고기판 시의원 “안내방송 못 들어도 어느 위치서나 다음 정차역 확인 가능해야”
    스마트폰을 보거나 이어폰을 착용한 채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서울 지하철의 다음 정차역 안내체계도 변화한 이용환경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 다.현재 서울 지하철은 안내방송과 객실 내 전광판 등을 통해 다음 정차역과 환승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안내방송을 듣지 못하거나 전광판이 다른 승객에게 가려지는 상황에서는 다음 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고기판 시의원(사진)은 지난 8월 31일 제339회 임시회 교통위원회 서울교통공사 업무보고에서 열차 내 다음 정차역 안내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실제 승객의 이용환경을 반영한 개선을 주문했다.고 의원은 “이어폰을 착용하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아 안내방송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안내방송을 듣지 못하더라도 승객이 다음 정차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안내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문제는 전광판이 있다는 사실 자체보다 승객이 실제로 볼 수 있느냐는 데 있다.현재 열차 내 전광판 상당수가 출입문 주변에 설치돼 있어 객실이 혼잡할 경우 서 있는 승객에게 가려질 수 있다. 좌석 위치에 따라서는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여야 다음 정차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출퇴근 시간처럼 승객이 몰리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의원은 서울교통공사가 전광판을 설치할 때 실제 승객이 앉거나 서 있는 위치와 시야를 기준으로 안내정보의 가독성을 점검했는지 질의했다.특히 초행길 이용객이나 고령자, 외국인 등에게 다음 정차역 정보는 단순한 편의정보가 아니다.익숙한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은 주변 환경이나 이동시간 등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처음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한국어 안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은 전광판과 안내방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령자의 경우 작은 글씨나 빠르게 바뀌는 화면을 즉시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교통전문가들은 대중교통 안내체계가 특정한 하나의 전달수단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한 대중교통 전문가는 “지하철 안내정보는 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거나 전광판 하나가 보인다는 것을 전제로 설계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소리와 문자, 노선도, 색상 등 여러 수단을 동시에 활용해 한 가지 정보를 놓쳐도 다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특히 혼잡한 객실에서는 승객의 머리나 신체에 가려 출입문 위 안내장치가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 혼잡 상황에서 좌석별·입석 위치별 시야를 조사해 사각지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중요한 부분은 ‘정보의 양’보다 ‘정보를 얼마나 빨리 이해할 수 있느냐’다.전광판을 추가하더라도 화면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표시하거나 글씨가 작고 화면 전환이 빠르다면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다음 정차역과 현재 위치, 진행 방향, 환승노선 등 승객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보여주고 한국어뿐 아니라 외국인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색상과 기호 등을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교통전문가는 “다음 정차역 안내는 고령자와 외국인뿐 아니라 청각장애인에게도 중요한 이동정보”라며 “교통약자를 위한 별도의 장치라는 관점보다 모든 승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설계’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고 의원은 개선방안으로 전광판 추가 설치와 객실 중앙부 또는 천장부를 활용한 안내, 기존 전광판의 시인성 개선 등을 제안했다.다만 차량마다 구조와 제작 시기, 기존 안내장치가 다른 만큼 일률적인 전광판 증설에 앞서 차량 유형별 이용환경과 설치 효과,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특히 노후 전동차 교체나 객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안내장치 개선을 함께 추진하면 별도의 대규모 개조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단계적인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의원은 “지하철 이용객이 안내방송을 듣지 못하거나 전광판을 확인하지 못해 내려야 할 역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현재 열차 내 안내체계가 실제 승객의 이용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이어 “전광판의 위치와 시인성을 개선하고 시각적 안내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시민들이 어느 좌석이나 위치에서도 다음 정차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안내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 지하철의 안내체계 역시 시민들의 이용습관 변화에 맞춰 달라질 필요가 있다.과거에는 안내방송이 정보전달의 중심이었다면 스마트폰과 무선이어폰이 일상화된 지금은 시각정보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고령사회 역시 안내체계 개선에서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다.결국 지하철 안내의 기준은 ‘전광판이 설치돼 있는가’가 아니라 승객이 어느 좌석에 앉아 있든, 객실이 혼잡하든, 안내방송을 듣지 못하든 필요한 정보를 제때 확인할 수 있느냐가 돼야 한다.서울교통공사가 실제 승객의 시야와 이동환경을 기준으로 객실 안내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2026-09-03 16:54:31 이정윤
  • 고층건물 늘고 전통시장은 피난 취약…서울 화재 대응체계 ‘현장 중심’으로 바꿔야
    사회

    고층건물 늘고 전통시장은 피난 취약…서울 화재 대응체계 ‘현장 중심’으로 바꿔야

    서울 전통시장 378곳 피난·초기대응 환경 점검 필요성 제기
    소방전문가 “첨단장비보다 중요한 것은 화재 초기 5~10분 대응…피난로 상시 확보해야” 서울의 고층건물이 증가하고 노후·밀집 구조의 전통시장이 여전히 상당수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화재 대응체계를 실제 재난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특히 고층건물 화재는 기존 소방장비의 접근 한계를 보완할 첨단장비가 필요한 반면, 전통시장은 복잡한 통로와 다수의 점포가 밀집돼 있어 화재 초기 경보와 피난로 확보가 인명피해를 줄이는 핵심이라는 분석이다.서울시의회 임춘대 의원(사진)은 지난 2일 제339회 임시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열린 소방재난본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업무보고 심사에서 고층화재 대응체계와 전통시장 피난시설 개선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먼저 임 의원은 서울의 고층건물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존 소방장비가 갖는 물리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도록 드론 활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소방재난본부는 최대 30㎏까지 탑재할 수 있는 중량운반 드론을 도입하고 방수드론 역시 안전성 검증을 거쳐 고층화재 현장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고층건물 화재는 지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소방장비의 높이에 한계가 있고 강풍과 연기, 열기 등으로 인해 소방대원의 접근 역시 쉽지 않다.이 때문에 드론을 단순한 현장 촬영이나 정보수집 장비에서 벗어나 소방용품 운반과 화재 진압 지원 등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는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다.다만 첨단장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실제 대응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방수드론이 실제 고층건물 화재에서 활용되려면 강풍과 고열, 연기 속에서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한지, 어느 높이까지 유효한 방수가 가능한지, 기존 소방장비 및 현장 지휘체계와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등에 대한 충분한 실증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한 소방안전 전문가는 “고층화재 현장은 상승기류와 강풍, 고온, 연기로 인해 일반적인 드론 운용환경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장비를 확보했다는 것보다 실제 화재와 유사한 조건에서 반복적인 실증과 훈련을 통해 어느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고 어느 상황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지를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특히 방수드론은 기존 고가사다리차나 소방헬기를 완전히 대체하는 장비라기보다 접근이 어려운 구간의 정보수집과 초기 대응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전통시장 화재 안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임 의원은 남대문·동대문 일대를 직접 둘러본 결과 일부 구간에서 비상구 위치를 쉽게 확인하기 어렵고 화재 경보시설 역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서울시내에는 현재 378개의 전통시장이 운영되고 있다.전통시장은 점포가 밀집돼 있고 통로가 상대적으로 좁은 데다 상품이나 적치물이 피난과 소방활동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어 일반 건축물과 다른 화재 대응이 요구된다.특히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시민과 상인이 비상구 위치를 즉시 확인할 수 없다면 대피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소방재난본부는 서울시내 378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비상구와 화재알림시설 등 피난·초기대응 환경을 관계부서와 함께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소방전문가들은 전통시장 화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재 발생 초기 몇 분간의 대응이라고 강조한다.소방안전 전문가는 “전통시장은 가연물이 많고 점포가 연속적으로 붙어 있어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 인접 점포로 화재가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방차가 도착한 이후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화재 발생을 얼마나 빨리 감지하고 상인과 방문객에게 알리느냐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비상구 안내표지는 화재로 연기가 발생하거나 정전된 상황에서도 식별할 수 있어야 하고, 피난통로에 물건이 쌓이지 않도록 상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시설을 설치하는 데서 끝내지 말고 실제 화재 상황을 가정해 시장 상인들이 직접 대피하는 반복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소방대원의 실전 대응력을 높이는 훈련시설 문제도 제기됐다.임 의원은 소방훈련장 건립사업이 반복적으로 이월되고 준공 일정까지 늦어진 점을 지적하며 더 이상의 사업 지연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소방재난본부는 공정 간섭과 시설 이전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보다 준공이 약 5개월 늦어졌지만 추가적인 차질 없이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소방훈련장은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니다. 고층건물과 지하공간, 밀집시설 등 다양한 화재 상황을 가정해 소방대원들이 반복적으로 대응절차를 익히는 실전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사업 지연은 현장 대응력과도 연결될 수 있다.임 의원은 “첨단장비 확충과 함께 전통시장의 비상구·경보시설처럼 현장에서 바로 작동하는 안전시설도 중요하다”며 “소방대원의 실전 대응력을 높이는 훈련시설까지 차질 없이 갖춰 시민 안전을 더욱 촘촘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의 화재 위험은 도시 구조 변화에 따라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층건물에서는 기존 소방장비가 도달하기 어려운 높이와 외벽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가 문제라면, 전통시장에서는 좁은 통로와 밀집된 점포에서 시민을 얼마나 빨리 대피시키느냐가 관건이다.따라서 화재안전 정책도 하나의 장비나 시설에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다.고층화재에는 드론 등 첨단장비와 기존 소방장비를 결합하고, 전통시장에서는 화재 감지와 경보·피난로 확보·상인 훈련을 강화하는 등 시설 특성에 맞춘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결국 소방안전의 성패는 장비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장비와 시설, 사람, 지휘체계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서울시가 첨단 소방장비 도입과 함께 전통시장 피난시설 개선, 소방대원 실전훈련을 하나의 대응체계로 연결해야 하는 이유다.
    2026-09-03 16:44:44 이정윤
  • 집중호우·폭염 일상화됐는데…서울 공원·산림 안전관리 ‘기후위기 대응’ 필요
    사회

    집중호우·폭염 일상화됐는데…서울 공원·산림 안전관리 ‘기후위기 대응’ 필요

    서울 공원 CCTV 약 9800대…공원 1곳당 평균 3.3대·자치구별 편차도
    산림전문가 “과거 재난 기준 벗어나 강우량·지형·이용객 반영한 위험도 관리 필요” 기후변화로 집중호우와 폭염 등 극한기상이 잦아지면서 서울시의 공원과 산림 안전관리 체계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후위험에 맞게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특히 산사태 취약지역이나 공원 내 계곡·수변공간은 평상시에는 시민 휴식공간이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위험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사후 대응보다 선제적인 위험지역 발굴과 출입통제 체계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서울시의회 위성찬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지난 2일 열린 제339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정원도시국 업무보고에서 기후변화로 가중되는 재난에 대비해 서울시 공원·산림 안전관리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대응체계 강화를 주문했다.위 시의원이 가장 먼저 지적한 부분은 최근 달라지고 있는 강우 양상이다.과거와 달리 특정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가 집중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존에 안전하다고 판단했던 지역에서도 산사태나 급격한 수위 상승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위 시의원은 “산사태 취약지역 실태조사를 통해 신규 위험지를 적시에 발굴하고 정밀한 위험도 평가를 실시해 재난 위험을 선제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현장예방단과 관계기관이 연계해 등산로와 계곡부의 출입통제, 시민 대피 안내가 지체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상황전파 체계를 정비할 것을 주문했다.특히 2011년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사례를 언급하며 공원 내 수변공간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공원에 조성된 연못이나 계곡, 저류공간 등은 평상시 빗물을 저장하거나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극한호우가 발생하면 짧은 시간에 수위와 유속이 급격히 변하면서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공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따라서 단순 시설점검을 넘어 집중호우가 예상될 경우 어느 단계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이용객을 대피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환경전문가들도 기후변화 시대에는 과거 재난 기록만으로 위험지역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한 환경·재난안전 전문가는 “기후변화로 강수의 강도와 집중도가 달라지면 과거에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도 새로운 위험지역이 될 수 있다”며 “기존 산사태 취약지역만 반복적으로 점검하기보다 강우량과 경사도, 토양 상태, 배수능력, 이용객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위험도를 지속적으로 재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특히 공원이나 등산로는 시민이 자유롭게 접근하는 공간인 만큼 위험이 발생한 뒤 통제하는 것보다 기상특보와 현장 데이터를 연계해 위험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 출입을 제한하는 예방 중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폭염에 대응하는 도시공원의 역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위 시의원은 “공원과 정원은 폭염 속 열섬현상을 완화해 주는 시민들의 소중한 피난처”라며 영유아와 노약자, 야외근로자 등 폭염 취약계층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이동 과정에서 그늘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그늘보행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를 위해 가로수와 녹지를 단순 경관시설로 접근하기보다 실제 보행자의 이동 동선을 고려해 배치하고 도시계획 관련 부서와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기후위기 시대 도시숲의 기능 역시 단순히 ‘보기 좋은 녹지’를 조성하는 수준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폭염이 장기화될수록 시민들이 실제로 많이 걷는 보행로와 대중교통 정류장, 공원 진입로 등을 중심으로 그늘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공원 내 CCTV 문제도 제기됐다.위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공원에 설치된 CCTV는 약 9800대로 공원 1곳당 평균 3.3대 수준이다. 자치구별 설치 수준에도 상당한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단순히 공원 수를 기준으로 CCTV 숫자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공원마다 면적과 지형, 이용객 수, 야간 이용률, 산책로 길이 등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설치 대수보다 실제 위험도를 기준으로 배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안전전문가는 “소규모 근린공원과 대규모 산지형 공원을 동일하게 ‘공원 1곳’으로 계산해 CCTV 설치 수준을 비교하는 것은 실제 안전 수준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면적과 이용객, 야간 통행량, 범죄·사고 발생 이력 등을 토대로 사각지대를 먼저 찾아내고 필요한 장소에 집중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또 “CCTV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안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며 “사고나 이상 상황을 얼마나 빠르게 발견하고 경찰·소방·공원관리 인력에게 전달해 초동조치로 연결하느냐까지 포함해 관제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위 의원은 관제 사각지대와 야간 이용객 안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CCTV를 확충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관계기관 협력체계를 정비해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다.기후변화는 공원의 역할 자체를 바꾸고 있다.과거 도시공원이 녹지와 휴식공간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집중호우 때 시민을 위험지역에서 보호하고, 폭염 때는 온도를 낮춰주는 ‘도시 기후안전 인프라’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서울시 역시 산사태·수변공간·폭염·도시숲·CCTV를 각각 별도의 사업으로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상정보와 현장 위험도, 시민 이용정보를 연결하는 통합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결국 기후위기 시대 공원 안전의 기준은 시설을 몇 개 더 설치했느냐가 아니라 위험을 얼마나 빨리 예측하고 시민을 사고 이전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2026-09-03 16:36:28 이정윤
  • 안전지수 85·89점인데 대형사고…서울시 건설현장 ‘점수 안전’ 실효성 도마
    행정

    안전지수 85·89점인데 대형사고…서울시 건설현장 ‘점수 안전’ 실효성 도마

    김회근 시의원 “안전지수 높아도 사고 못 막으면 의미 없어…예방 성과 검증해야”
    서울시가 건설공사 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안전지수제’가 실제 사고 예방이라는 본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최근 사고가 발생한 공사 현장들이 사고 이전 안전지수 평가에서 80점대의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평가 점수와 실제 현장의 위험 수준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서울특별시의회 김회근 의원(사진)은 지난 2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 업무보고에서 서울시가 202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안전지수제의 실효성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서울시는 건설공사 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점검하고 현장 관계자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안전지수제를 운영하고 있다.그러나 김 의원은 안전관리의 목적이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고를 예방하는 데 있는 만큼, 평가 결과와 사고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 최근 사고 사례를 보면 이 같은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김 의원에 따르면 동북선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해당 현장의 안전지수는 85점이었다. 지난 5월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당시 안전지수 역시 89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안전지수만 놓고 보면 두 현장 모두 상당한 수준의 안전관리 평가를 받은 셈이지만 결과적으로 사고를 막지 못했다.김 의원은 “안전지수가 높아도 실제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다면 제도의 의미가 없다”며 점수 관리에 머무르지 말고 안전지수제가 시행된 이후 실제 사고와 위험요인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번 지적에서 더 주목할 부분은 ‘사고 이전의 예방’뿐 아니라 ‘이상징후 발견 이후의 대응’이다.김 의원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심각한 이상징후를 발견했음에도 약 12시간 동안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후 충분한 안전조치가 확보되지 않은 고위험 상황에서 인력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사고 위험을 평가하는 제도가 존재했지만 정작 현장에서 위험신호가 발생했을 때 어떤 기준으로 작업을 중단하고, 인력을 통제하며, 전문가를 투입하고, 관계기관에 보고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특히 사고 발생 이후에도 유사 사고에 대비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이 마련되지 않았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건설현장의 안전관리는 사고가 발생한 뒤 원인을 조사하는 것보다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작은 이상징후를 얼마나 빠르게 포착하고 작업 중지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안전전문가들도 안전평가가 ‘평균 점수 관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한 건설안전 전문가는 “건설현장은 여러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구조물 변형이나 지반 이상, 균열, 붕괴 가능성 등 중대 위험요인 하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종합점수가 높다는 이유로 현장을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안전지수의 목적은 80점이나 90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고 가능성이 높은 위험요인을 사전에 찾아 제거하는 데 있어야 한다”며 “중대한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점수와 관계없이 즉시 작업을 중지하고 현장을 통제한 뒤 구조·지반 등 분야별 전문가가 위험성을 판단하도록 하는 단계별 대응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사고 이후에는 평가체계 자체를 역추적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사고가 발생한 현장이 과거 안전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 당시 평가에서 위험요인을 왜 발견하지 못했는지, 위험신호가 평가항목에 포함돼 있었는지, 현장점검이 서류와 형식적인 확인에 치우치지는 않았는지 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김 시의원은 “더 큰 문제는 사고를 겪은 이후에도 유사 사고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시민과 작업자의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실효성 있는 대응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서울시 안전지수제가 의미를 가지려면 평가점수가 실제 사고 감소로 이어졌다는 결과가 뒷받침돼야 한다.안전지수가 높은 현장에서 대형사고가 반복된다면 평가항목과 배점 방식, 현장점검 방법은 물론 사고 발생 이후 대응체계까지 전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특히 앞으로는 현장별 안전지수 자체보다 안전지수제 도입 전후 사고·부상·작업중지 건수와 중대 위험요인 적발 및 개선 실적 등을 함께 공개해 제도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건설현장에서 안전은 점수가 아니라 결과로 증명돼야 한다. 85점과 89점이라는 높은 평가에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면 서울시가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몇 점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왜 위험을 발견하고도 사고를 막지 못했느냐’다.
    2026-09-03 16:22:01 이정윤
  • 국비 끊기자 멈췄던 ‘임산부 친환경농산물’…이영숙 “서울시 자체 지속성 확보해야”
    행정

    국비 끊기자 멈췄던 ‘임산부 친환경농산물’…이영숙 “서울시 자체 지속성 확보해야”

    환경전문가 “임산부 지원 넘어 친환경농업 판로·환경가치까지 고려해야”
    서울시가 추진하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을 놓고 국비 확보 여부에 따라 사업이 중단되거나 예산 편성이 늦어지는 불안정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특히 임산부 건강 지원이라는 복지적 측면뿐 아니라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인 소비 기반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원한다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영숙 시의원(사진)은 지난 2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기획경제위원회 민생노동국 질의에서 박경환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을 상대로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의 불안정한 예산 편성 문제를 지적하고 수혜 대상 확대를 촉구했다.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은 서울에 거주하는 임산부에게 1인당 연간 24만원 상당의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비와 시비, 구비를 함께 투입하며 수혜자가 비용의 20%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사업의 지속성이다.올해 2월 국고보조사업 추진에 따라 국비가 확정됐지만 서울시는 4월 추가경정예산에 필요한 시비 매칭 예산을 반영하지 못했다. 이후 8월 추경에 이르러서야 8억4100만원을 편성했다.국비가 확보됐음에도 서울시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자칫 사업 시행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이 시의원은 “국비가 확정됐음에도 4월 추경에서 예산이 반영되지 않고 8월 추경에야 제출된 것은 전반적인 예산 관리의 안정성에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며 “시민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정한 예산 편성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특히 이 사업은 과거 시범사업 당시 임산부 만족도가 94.4점에 달할 정도로 정책 수요가 높았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그러나 2023년 국비 지원이 중단되면서 서울시 사업도 중단됐다. 당시 경기·충남·전남·부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사업으로 지원을 이어간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왔다.이 대목은 서울시가 국비 지원 여부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 아니냐는 문제로 연결된다.국비 매칭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정책 효과와 시민 수요가 충분히 확인됐다면 중앙정부 지원이 중단됐다는 이유만으로 사업까지 중단하기보다 자체 재원을 활용한 지속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수혜 인원 역시 논란거리다.현재 서울시가 설정한 사업 대상자는 약 2만8000명이다. 반면 이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 지원 사업’은 연평균 약 5만명이 지원을 받고 있다.친환경농산물 지원 대상이 실제 서울지역 임산부 규모에 비해 충분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이 시의원은 “국비 매칭 수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지원이 필요한 더 많은 임산부가 과도한 경쟁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 대상 인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환경적 측면에서도 사업의 지속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친환경농산물 정책은 단순히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제공하는 복지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친환경농업을 유지하려면 생산농가가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안정적인 소비처와 판로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한 환경정책 전문가는 “친환경농업은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농업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토양과 수질 관리 등 환경적 가치와도 연결돼 있다”며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을 단순한 출산지원 정책이 아니라 친환경농업의 안정적인 소비 기반을 만드는 정책으로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정책 수요와 효과가 확인된 사업이 국비 지원 여부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 임산부뿐 아니라 공급을 준비하는 생산농가 역시 안정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며 “중앙정부 예산에만 의존하기보다 서울시가 사업 효과와 재정 부담을 분석해 적정한 자체 지원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박경환 서울시 민생노동국장도 예산 집행의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박 국장은 “국비 매칭 예산의 사업 집행 안정성 부분에 대한 지적에 공감한다”며 “향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시비 매칭분이 차질 없이 제때 반영될 수 있도록 챙기고, 임산부 수요를 면밀히 검토해 더 많은 임산부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저출생 대응 정책은 일회성 지원보다 시민이 예측할 수 있는 지속성이 중요하다. 친환경농산물 지원 역시 국비가 있을 때 시행하고 없으면 중단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정책 신뢰도와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더욱이 이 사업은 임산부 건강 지원과 친환경농산물 소비 촉진이라는 두 가지 정책 효과를 함께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현금성 복지와는 성격이 다르다.서울시가 앞으로 따져봐야 할 부분도 명확하다. 실제 임산부 수요에 맞춰 지원 대상을 어느 수준까지 확대할 것인지, 이에 필요한 재정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지, 친환경농가의 안정적인 판로와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는 데 있지 않다. 시민 만족도가 높은 정책을 국비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느냐가 서울시의 정책 역량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9-03 16:12:32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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