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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대 640억 쏟아도…김장재료 '할인 없이는 비싸다'는 체감은 그대로
    경제

    역대 최대 640억 쏟아도…김장재료 '할인 없이는 비싸다'는 체감은 그대로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 할인지원, 농식품부, 유통마진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 정부가 역대 최대인 640억원을 투입해 김장재료 할인 지원에 나섰지만, 가정에서 직접 김장을 담그는 비율은 매년 줄고 있다. 가격은 내렸다는데 할인 예산은 왜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는지, 그 이면의 유통 구조를 짚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지난 11월 3일 '2026년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할인 지원 예산은 총 64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500억원보다 28% 늘었다. 농산물 할인에 440억원, 농할 상품권 할인판매에 200억원어치, 수산물 할인에 2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할인 행사는 11월 9일부터 12월 6일까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진행되며, 통배추와 수육용 돼지고기는 최대 40%, 천일염과 새우젓·멸치액젓·굴 등 수산물은 최대 50%까지 깎아준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송미령 장관은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출하 상황과 도매가격을 직접 점검했고, 이 자리에서 올해 김장재료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그런데 이 '저렴함'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겹쳐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올해 가정에서 직접 김장을 담그는 비율은 58.6%로, 지난해보다 5.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4인 가구 기준 김장 규모는 23.4포기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전체 김장 배추 수요는 58만3000t으로 9.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즉 가격이 전년보다 내려갔다는 사실과, 가정에서 직접 김장을 담그는 집이 줄어들고 있다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가격 안정 대책이 매년 반복되는데도 '집에서 김장하기'라는 선택 자체가 꾸준히 줄어드는 현상은, 지금의 지원 대책이 가격의 절대적 수준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 즉 김장이라는 가사노동의 부담과 1인·맞벌이 가구 증가 같은 구조적 변화를 건드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할인 지원의 구조를 뜯어보면 또 다른 특징이 보인다. 농산물 할인 예산은 지난해 300억원에서 올해 440억원으로 늘었는데, 이는 산지 가격이 낮다고 밝히면서도 정부가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재정 투입을 더 늘려야 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산지 도매가격이 내렸다는 발표와, 그럼에도 할인 예산은 역대 최대로 늘려야 했다는 사실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유통 단계에서 도매가 하락분이 소비자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 혹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유통 마진 구조가 가격 하락 효과를 상당 부분 흡수했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대목이다. 농협경제지주도 이 시기에 맞춰 온라인 농축산물 플랫폼 '농협맛선'에서 '2026 김장대첩' 기획전을 열고 12월 13일까지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 국내산 통배추 10kg은 40%, 김장무 5kg은 45%, 수육용 한돈은 31% 할인되며, 절임배추와 양념을 묶은 김장 키트는 정가 7만3000원에서 8200원(약 11%) 할인된 6만4800원에 판매된다. 완제품 '한국 농협 포기김치'도 표준·전라도·경상도 맛 세 종류로 나눠 판매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직접 김장을 담그기보다 완제품이나 반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정책 설계에도 이미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물가 전반의 흐름과 겹쳐 보면 이번 대책의 자리가 더 분명해진다. 올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을 유지하며 정부 목표치인 2%를 계속 웃돌고 있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먹거리 체감 부담을 끌어올린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김장이라는 연말 대표 소비 이벤트의 가격만큼은 '안정적'이라는 메시지를 내보일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메시지가 매년 11월 비슷한 형태로 반복되다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가격을 관리하고 있다'는 안도감과 '그래도 매년 할인 없이는 비싸게 느껴진다'는 체감이 동시에 쌓이게 된다. 할인 이벤트가 끝난 뒤, 즉 12월 7일 이후 김장재료 가격이 다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추적해야 이번 대책의 실질적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김장재료 할인 지원은 매년 11월이면 되풀이되는 연례행사가 됐다. 예산 규모가 해마다 최대치를 경신한다는 점은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에 재정을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는 신호이면서, 동시에 할인 없이는 시장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올해 배추·무 등 주재료 가격이 전년보다 낮다는 점은 분명 다행스러운 소식이지만, 그 낮은 가격조차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되려면 역대 최대인 640억원의 재정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가정에서 김장을 직접 담그는 비율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할인 지원의 초점을 '재료비 경감'에서 '완제품·반제품 구매 부담 경감'으로 서서히 옮겨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도 짚어볼 시점이다. 할인 행사가 끝나는 12월 6일 이후의 가격 흐름과, 내년 이맘때 또 다른 '역대 최대' 예산이 편성되는지를 데일리환경은 계속 지켜볼 예정이다.
    2026-11-08 19:27:58 이정윤
  • 전년比 웃어도 전분기比 울었다…HD한국조선해양 실적 속 '슈퍼사이클'의 균열
    경제

    전년比 웃어도 전분기比 울었다…HD한국조선해양 실적 속 '슈퍼사이클'의 균열

    HD한국조선해양, 3분기 실적, 영업이익, 환율손실, 그린에너지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전년 대비 영업이익 37.3% 증가라는 성적을 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순이익이 절반 넘게 줄었다. 환율에 흔들린 영업외손실과 그린에너지 부문의 수익성 급락이 '슈퍼사이클'이라는 낙관론 뒤의 변동성을 드러낸다. 국내 최대 조선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10월 28일 올해 3분기 연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 8조2862억원, 영업이익 1조447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3%, 37.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7.5%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9%보다 뚜렷하게 올랐다. '슈퍼사이클'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은 성적표다. 그런데 같은 실적표의 다른 줄을 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당기순이익은 7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었고, 직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12.0%, 순이익은 51.3% 각각 빠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좋아졌지만, 바로 앞 분기와 비교하면 꺾인 그래프라는 뜻이다. 조선업 호황의 지속성을 가늠하려면 전년 대비 수치보다 이 직전 분기 대비 흐름을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부문별로 뜯어보면 둔화의 원인이 더 뚜렷해진다. 핵심인 조선 부문은 매출 6조8393억원으로 10.3% 늘었고 영업이익도 1조1453억원으로 32.3% 늘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2533억원 줄었다.회사 측이 꼽은 원인은 조업일수 감소, 원화 강세, 그리고 일회성 비용 발생이다. 그린에너지 부문의 추락은 더 가파르다.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453억원에서 이번 분기 118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27.4%에서 7.8%로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해양플랜트 부문은 126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 24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고, 매출도 3798억원으로 35.4% 늘었다.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1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다는 설명이 더해졌다. 엔진기계 부문은 매출 1조2012억원, 영업이익 2901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4.2%를 기록하며 꾸준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부문별로 온도 차가 뚜렷한 '불균형 성장'이 이번 3분기 실적의 실체에 더 가깝다. 영업외손익에서는 3637억원의 손실이 새로 잡혔다. 전 분기까지 이어지던 흑자 기조가 손실로 돌아선 것인데, 주된 원인으로 외환 관련 손실이 꼽혔다. 조선업은 수주 계약부터 선박 인도까지 통상 2~3년이 걸리는 장주기 산업이라, 그 사이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환산손익이 크게 출렁인다. 올해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인 구간에서 달러로 받은 수주 잔고의 평가가치가 줄어든 효과가 이번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조선 3사가 3~4년치 일감을 쌓아두고 "슈퍼사이클"을 자신하는 겉모습과는 별개로, 환율이라는 외생 변수 하나에 당기순이익이 수천억원 단위로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수주 잔고가 두텁다는 것과 그 잔고가 그대로 이익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는 뜻이다. 자회사별 성적도 엇갈린다. HD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 8992억원으로 전년 대비 61.3% 늘었지만, 이 수치에는 지난해 12월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한 효과가 포함돼 있어 단순 합산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증가율은 18.6%로 낮아진다. 합병 효과를 걷어내고 봐야 실제 성장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HD현대삼호는 영업이익 4790억원으로 56.3% 늘어 그룹 내에서 가장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조선업계 전반으로 눈을 돌리면, 3사의 수주 잔고가 130조원대에 달하고 LNG선과 방산 수요가 겹치며 3~4년치 일감이 쌓여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올해 초부터 반복돼 왔다. 하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은 수주 잔고의 양적 풍요가 분기별 수익성의 질적 안정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이런 흐름은 HD한국조선해양 한 곳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조선업은 올해 들어 정부가 '주력산업 슈퍼사이클'로 분류하며 세제 지원과 인력 양성,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 각종 정책 자원을 집중해온 분야다. 수주 잔고가 두텁다는 점이 정책 명분의 핵심 근거로 쓰였는데, 이번 3분기 실적은 그 수주 잔고가 분기 손익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변수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조업일수 감소나 일회성 비용처럼 단기적으로 해소될 요인도 있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영업외손실이나 그린에너지 부문의 수익성 급락처럼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 있는 요인도 섞여 있다.두 성격의 변수를 구분하지 않고 "전년 대비 개선"이라는 숫자만 강조하면, 조선업의 실제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게 될 수 있다. 조선업계가 스스로 내세우는 '슈퍼사이클'이라는 표현에는 함정이 있다. 수주가 몰리는 시기와 그 수주가 실제 이익으로 인식되는 시기 사이에는 몇 년의 시차가 있고, 그 사이 조업일수, 환율, 원자재 가격, 인건비 같은 변수들이 끼어들며 분기별 실적을 흔든다. 올해 3분기처럼 전년 대비로는 개선됐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둔화된 성적표가 반복된다면, 투자자와 협력업체, 그리고 조선업을 '국가 주력산업'으로 띄우는 정부 정책 모두가 분기 실적의 등락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할 위험이 있다. 특히 그린에너지 부문처럼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영역의 수익성이 한 분기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대목은, 조선업의 체질 전환이 선언만큼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의문을 던진다. 당장 4분기 실적을 좌우할 변수도 이미 예고돼 있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출렁일 경우 영업외손익은 또 한 번 수천억원 단위로 움직일 수 있고, 그린에너지 부문이 이번 분기의 부진에서 회복하지 못한다면 '전년 대비 개선'이라는 수식어 자체가 다음 분기에는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조선업이 반도체, 방산과 함께 수출 주도 성장의 한 축으로 거듭 호명되는 상황에서, 수주 잔고의 두께만을 근거로 낙관적 전망을 반복하기보다 분기별 손익의 변동성과 그 원인을 투자자와 협력업체, 그리고 정책 당국이 함께 들여다봐야 할 때다.
    2026-11-08 19:23:17 이정윤
  • 철도 유실 현금 5년새 23억 원… '뚝 떨어진' 코레일 반환율의 이면
    정치

    철도 유실 현금 5년새 23억 원… '뚝 떨어진' 코레일 반환율의 이면

    [데일리환경=이정윤,안상석 기자]전국 철도역과 열차에서 승객들이 분실한 현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최근 5년간 코레일이 수거한 유실 현금만 23억 원에 육박하지만, 주인을 찾아 직접 돌려준 비율은 해마다 급락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유실물 관리 부실"이라는 질타가 쏟아졌고, 코레일 측은 "철도 이용 패턴의 구조적 변화와 제도적 한계 탓"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철도역과 열차 내 현금 유실물은 총 1만 8,549건, 22억 7,612만 원에 달했다. 문제는 유실물 증가세 속에서 코레일의 자체 반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80.1%에 달했던 건수 기준 직접 반환율은 2022년 74.7%, 2023년 64.5%, 2024년 55.6%로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2025년에는 53.2%까지 내려앉았다. 4년 사이 반환율이 26.9%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9월까지 접수된 현금 유실액은 4억 7,618만 원으로 이미 전년도 전체 습득액을 넘어섰다.황희 의원은 "철도 이용객 증가세에 발맞춰 유실물 관리 체계 역시 고도화되어야 함에도 직접 반환율이 매년 떨어지고 있다"며 "경찰 인계 전 유실물 안내 절차와 보관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코레일 "이용객 폭증과 단기 보관 규정 탓… 방치 아닌 경찰 이관"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사뭇 다르다. 코레일 내부 관계자들은 반환율 하락 통계가 단순한 업무 태만이나 행정 허술함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지적이라고 토로한다.코레일 한 내부 관계자는 "유실물법에 따라 코레일 유실물센터는 습득물을 통상 일주일(7일)간만 자체 보관한 뒤 경찰청 유실물종합관리시스템(LOST112)으로 즉시 인계하도록 되어 있다"며 "코레일의 '직접 반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주인을 찾아주지 못하고 유실물을 방치했다는 뜻이 아니라, 7일 보관 시한이 지난 물품을 절차대로 경찰에 넘겨 처리한 비중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급증한 철도 유실 건수와 복잡해진 승객 이동 동선도 반환율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철도 이용객이 역대 최대치인 1억 4,600만 명을 돌파했고, 특히 장거리 환승 승객이나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현금을 두고 내린 승객이 분실 사실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해 상당 시일이 지난 경우가 많아, 코레일 보관 기간인 7일을 넘겨 경찰 인계 후 찾아가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최근 5년간 코레일이 자체 반환하지 못한 6,639건(5억 1,091만 원)은 전량 경찰로 이관 처리됐다. '7일 골든타임'과 시스템 연계… 행정 칸막이 넘는 대책 나와야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관리 소홀의 문제를 넘어, 제도와 현장 간의 '괴리'를 보여준다.고속철도 통합 운영 등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이 30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대이동' 시대에, 현행 '코레일 7일 자체 보관 후 경찰 이관' 체계는 분실자가 현금을 되찾기까지 불필요한 행정적 지연을 유발할 소지가 크다. 실제로 수천만 원대 고액 분실물이 발생해도 7일이 지나면 경찰서로 넘어가며 민원인이 다시 경찰 절차를 밟아야 하는 불편이 뒤따른다.코레일이 억울함을 호소하기 전에, 모바일 승차권 앱(코레일톡)을 통해 유실물 등록 알림을 고도화하거나 분실 신고 매칭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초기 7일간의 직접 반환율을 끌어올릴 기술적 보완책을 먼저 마련해야 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철도역에서 쏟아지는 수억 원의 쌈짓돈이 제 주인을 온전히 찾아가기 위해서는 공방을 넘어선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코레일 앱과 경찰청 LOST112 간의 실시간 데이터 통합과 승객 맞춤형 알림 서비스 등 행정 칸막이를 허무는 유실물 시스템 개편이 시급한 시점이다.
    2026-11-08 19:16:09 이정윤
  • "밑 빠진 독에 붓는 지원금 안 돼"… 서울시 '주먹구구' 재정 관리에 시의회 제동
    정치

    "밑 빠진 독에 붓는 지원금 안 돼"… 서울시 '주먹구구' 재정 관리에 시의회 제동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경기 침체 대응이라는 명분 아래 수백억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서울시의 공유재산 감면 정책과 금고 운용 실태를 두고 '사후 검증 없는 퍼주기'와 '안일한 자금 운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6일 열린 서울특별시의회 제340회 정례회 재무국 행정사무감사에서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이현찬 의원(사진)은 시 재정의 실효성과 투명성 부재를 조목조목 짚으며 관리 체계의 전면적인 쇄신을 촉구했다.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소상공인 대상 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정책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약 105억 원 규모의 감면 혜택을 제공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 감면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 규모만 늘어날 뿐, 실제 소상공인의 경영 개선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정책 효과 분석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특히 각 실·국별로 감면 적용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발생하는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다. 시혜성 정책이라 할지라도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일관된 기준과 감면 후 매출 추이 등을 모니터링하는 체계가 필수적임에도 서울시는 그간 '지원했다'는 사실 자체에만 안주해 온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이에 재무국 측은 뒤늦게 "매출액 변화 등 정책 효과 분석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개선 의사를 내비쳤다.서울시의 여유자금 운용 실태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023년과 2025년을 포함해 대규모 3개월 만기 정기예금이 만기 전 중도 해지되는 사례가 반복됐다.지자체의 여유자금은 이자수익 극대화와 유동성 확보 사이에서 정교하게 굴려야 하는 시민의 자산이다. 수백, 수천억 단위의 예금이 중도에 깨지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 기준이 있었는지, 이자 손실 규모는 어떠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 자료조차 빈약하다는 점은 재정 당국의 전문성 결여를 여실히 보여준다. 재무국은 "특별약정으로 이자 손실을 방지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정밀 분석 보고를 약속하며 한발 물러섰다.여기에 수년째 되풀이되는 '대규모 불용액' 역시 고질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꼽혔다. 쓰이지 않고 불용 처리될 예산이 사전에 제대로 예측·조정되지 못하면서, 정작 재정 투입이 시급한 다른 민생 사업들이 기회를 박탈당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이 의원은 "공유재산 감면부터 여유자금 운용, 불용액 관리까지 모두 시민의 피땀 어린 재산"이라며 "재정이 불필요하게 묶이거나 깜깜이로 운용되지 않도록 정책의 성과와 근거를 명확히 관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단순히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 편의주의'에서 벗어나, 투입된 예산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지 검증하는 구조를 갖추지 않는다면 서울시 재정을 향한 감시의 칼날은 더욱 매서워질 것으로 보인다.
    2026-11-08 19:07:08 이정윤
  • 870만 명 뒤에 숨은 ‘가짜 3.3’… 청년·노인 삼킨 노동의 탈법 현장
    정치

    870만 명 뒤에 숨은 ‘가짜 3.3’… 청년·노인 삼킨 노동의 탈법 현장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국세청 통계에 잡힌 3.3%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자가 869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취업자 3명 중 1명꼴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중 520만 명은 변변한 직종 분류조차 없는 ‘기타자영업(코드 940909)’ 꼬리표를 달고 있다. 정부가 플랫폼·특수고용직 확대를 반영하겠다며 부랴부랴 코드를 신설했음에도, 6년간 늘어난 사업소득자의 90% 이상은 여전히 ‘기타’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갔다. 숫자가 가리키는 현실은 명확하다. 현장의 사용자들이 4대 보험료 부담과 퇴직금, 주휴수당 등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무늬만 사장님’으로 둔갑시키는 ‘가짜 3.3’ 위장 고용이 이제 노동시장의 기본값으로 굳어졌다는 방증이다. 특히 이번 통계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청년층과 고령층이라는 양극단의 취약 노동자가 법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2024년 기준 30세 미만 사업소득자 10명 중 7명(71.5%, 144만3천 명)이 기타자영업자로 분류됐다.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고작 631만 원. 아르바이트나 단기 알바 형태로 일하면서도 근로계약서 대신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동의서에 서명한 청년 프리랜서들의 민낯이다. 사회 첫발을 떼는 청년들에게 ‘근로기준법 없는 일자리’가 표준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은퇴 후 생계 전선에 뛰어든 60세 이상 고령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6년간 늘어난 60세 이상 사업소득자(66만9천 명)의 60.7%가 기타자영업이었다. 식당 보조, 유통 물류, 건물 경비, 단기 노무 등 상시적인 사용종속 관계가 명백한 직군마저 사업소득자로 처리됐다.대표적 사례가 간병 노동이다. 병실에 상주하며 병원의 지휘·감독을 받는 요양병원 공동간병 노동자 과반(56.6%)이 ‘개인간병’ 사업소득자로 둔갑했다.요양병원이 세금을 떼어간 간병인 2만여 명의 연평균 소득은 1,510만 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병원은 사용자 책임을 지지 않고, 간병인은 24시간 일하면서도 주휴수당이나 퇴직금은커녕 다쳤을 때 산재보험 처리조차 기대하기 어렵다.눈여겨볼 점은 사업소득자를 고용한 사업장 수가 61.6% 급증하는 동안 ‘사업장당 소득자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8.08명→7.19명).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쪼개기 고용을 하거나, 영세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사업소득자 방식을 적극적으로 악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탈법의 구조가 더 잘게, 더 깊숙이 일상 영역으로 파고든 것이다.고용노동부가 뒤늦게 기획 감독에 나섰다지만, 870만 명이라는 거대한 사각지대 앞에서 100여 곳을 들여다보는 식의 핀셋 단속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국세청과 노동부의 전산망을 연계해 사업장별 근로자 대비 사업소득자 비율, 최저임금 미달 여부 등을 교차 검증하는 시스템적 대응이 선행되지 않는 한 현장의 위장 고용 관행은 멈추지 않는다.특히 ‘기타자영업’이라는 모호한 분류 뒤에 숨어 법적 권리를 박탈당한 수백만 노동자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고용 형태의 유연화라는 미명 아래 확산된 탈법 구조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근로기준법은 일부 대기업 정규직만을 위한 ‘특권의 법’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무늬만 자영업자, 더는 방치할 수 없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가짜 3.3’에 대한 전면적·핀셋형 근로감독에 즉각 착수해야한다.”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3.3%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노동자가 870만 명에 육박하고, 이 중 520만 명이 변변한 직종 코드조차 없는 ‘기타자영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명백히 사업주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하고 있음에도, 4대 보험과 퇴직금 등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자영업자’로 둔갑시키는 ‘가짜 3.3’ 위장 고용이 노동시장의 기본값처럼 굳어지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다.특히 이번 통계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고리인 청년과 고령층이 탈법의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30세 미만 청년 사업소득자 10명 중 7명이 기타자영업자로 내몰려 연평균 631만 원에 불과한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으며, 60세 이상 은퇴 세대 역시 식당·물류·경비 등 열악한 한계 일자리로 밀려나며 6년 새 사업소득자가 2배 이상 급증했다.병원에 상주하며 일하는 요양병원 공동간병인의 과반이 개인사업자로 둔갑해 최저임금도 못 받는 1,510만 원의 연소득으로 버티고 있는 현실은 우리 노동행정이 어디까지 무너져 있는지를 방증합니다.사업장을 잘게 쪼개 영세 사업장인 척 규제를 피하는 꼼수 역시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용노동부가 일부 의심 사업장을 기획 감독한 것은 긍정적이나, 870만 명이라는 거대한 사각지대 앞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여주기식 단발성 단속을 넘어, 업종별·연령별 특성을 반영한 세부 기준을 세우고 정밀한 ‘핀셋 근로감독’을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나아가 국세청과 노동부의 데이터 연계를 통해 근로자 대비 사업소득자 비율이 기형적으로 높은 사업장을 상시 선별·적발하는 근본적인 감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이에 대해 김의원은 “일하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누려야한다”며. “‘기타자영업’이라는 모호한 행정 코드 뒤에 숨은 위장 고용을 바로잡고, 청년과 어르신들이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국회 환노위 차원에서 제도 개선과 감독 강화를 끝까지 챙기겠다”.고 전했다
    2026-11-08 19:00:34 이정윤
  • "이웃과 함께 굴린 공, 다시 뛴 공동체"… 16개 동 하나 된 마포구민 체육대회
    보도자료

    "이웃과 함께 굴린 공, 다시 뛴 공동체"… 16개 동 하나 된 마포구민 체육대회

    승패보다 값진 '연대'… 망원유수지에 울려 퍼진 땀방울과 함성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영차, 영차!’ 구령에 맞춰 커다란 애드벌룬이 푸른 가을 하늘 위로 솟구치자, 관람석 곳곳에서 터져 나온 환호성이 망원유수지 체육공원을 가득 메웠다. 승패를 떠나 서로의 손을 맞잡고 땀방울을 흘리는 순간, 마포구 16개 동 이웃들은 경쟁자가 아닌 하나의 공동체였다. 마포구체육회가 주최·주관하고 마포구가 후원한 ‘제2회 마포구민 체육대회’가 7일 오전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대회는 각박해지기 쉬운 도심 일상 속에서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고 유대감을 회복하는 화합의 장으로 기능했다. 대회의 출발을 알린 16개 동 선수단의 입장 퍼레이드는 각 마을의 개성과 활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동네 깃발을 앞세운 행렬과 화려한 사물놀이 판굿, 역동적인 태권도 시범은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구민상 수상자들과 함께 성화대에 불을 밝히며 대회의 문을 연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성적도 좋지만 이웃과 호흡을 맞추며 뛰는 과정 자체가 가장 큰 자산”이라며 페어플레이와 안전을 거듭 당부했다. 본격적인 경기는 엘리트 체육 중심의 과열 경쟁 대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종목들로 채워졌다. 발을 맞춰 걸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대형 지네발 경기’와 ‘줄다리기’에서는 동네 주민들의 끈끈한 결속력이 돋보였다. 승부의 긴장감을 덜어낸 ‘신발 양궁’이나 ‘만보기 게임’ 같은 이색 종목은 관중석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세대 간 벽을 허물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눈길을 끈 것은 전광판의 점수가 아닌 '이웃을 향한 응원'이었다. 넘어지는 선수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뒤처진 팀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장면은 마을 공동체가 지녀야 할 진정한 가치를 보여줬다. 단순한 일회성 체육행사를 넘어 도심 속 느슨해진 주민 간 연결고리를 단단히 동여맸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의 울림은 적지 않다. 운동장을 가득 채웠던 함성은 일상으로 돌아간 구민들의 삶 속에서도 든든한 연대의 기억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2026-11-08 18:28:49 이정윤
  • AI 연구시스템, 양자컴퓨팅 난제 증명 발표…독립 검토 주목
    IT/과학

    AI 연구시스템, 양자컴퓨팅 난제 증명 발표…독립 검토 주목

    PSI, 아론슨–암바이니스 추측을 Lean으로 형식검증했다고 밝혀 공개 저장소에서 증명·코드 제공…외부 전문가 검토는 진행 중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미국 연구기업 Physical Superintelligence(PSI)가 인공지능(AI) 연구시스템으로 양자컴퓨팅 이론의 오랜 난제인 아론슨–암바이니스 추측을 증명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증명을 정리증명기 Lean으로 형식화했고, 컴퓨터 검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양자컴퓨터의 모든 성능 우위를 입증하거나 부정한 결과가 아니라, 무작위 입력을 다루는 특정 문제군의 속도 한계를 설명하는 수학적 결과다. PSI가 2026년 11월 6일 공개한 연구 설명은 이 추측을 2008년부터 열려 있던 문제로 소개했다. 아론슨과 암바이니스가 관련 추측을 정식화한 논문은 이후 학술지에 2014년 실렸다. 문제의 핵심은 양자컴퓨터가 입력에 특별한 구조가 없는 상황에서도 일반 컴퓨터보다 지수적으로 적은 정보 확인만으로 답을 낼 수 있는가다. 여기서 정보 확인은 알고리즘이 입력 자료의 특정 비트 값을 묻는 ‘질의’를 뜻한다.양자컴퓨터가 특정 계산에서 빠른 이유를 이해하려면 문제의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 쇼어 알고리즘은 큰 수의 소인수분해 등에 활용되는 양자 알고리즘으로, 입력에 숨어 있는 반복 구조를 찾아 속도를 높인다. 아론슨–암바이니스 추측은 이런 구조가 드러나지 않는 무작위 입력에서도 같은 수준의 지수적 이점이 가능한지를 다룬다. 모든 양자 알고리즘이 무작위 입력에서 느리다는 뜻은 아니며, 무작위 입력에 관한 제한된 유형의 예·아니오 문제에서 고전적 모의 계산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묻는다.공개된 PSI 논문과 Lean 저장소는 결과를 저차 다항식의 변수 영향도에 관한 정리로 표현한다. 함수값이 0과 1 사이에 있는 다항식에서 전체 값의 변동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입력 비트 가운데 적어도 하나를 바꿀 때 함수값이 일정한 크기 이상 달라지는 변수가 있다는 내용이다. 영향도는 해당 비트를 뒤집었을 때 함수값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수치화한다. 기존 이론에 따르면 양자 알고리즘의 답변 확률은 입력 비트의 다항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영향도가 큰 변수를 찾아 입력을 확인하는 방식은 일반 컴퓨터가 양자 알고리즘의 답변 확률을 근사하는 데 연결된다.PSI는 내부 시스템이 비공개 앤트로픽 모델을 사용했고, 실행 사흘째 완전한 증명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관련 문제를 더 살피며 결과를 두 차례 개선했고, 최종 증명을 Lean으로 검사했다고 설명했다. 공개 저장소는 증명 코드와 논문, 검증 방법을 제공하며 형식화 과정에 AI 모델이 사용됐다고 적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투르테란은 문제 설정과 시스템 운영을 맡았고, 생성된 논문 초안을 검토했다. PSI는 자문역 짐 핼버슨이 증명을 감사하고 피알라 섀너핸이 형식화에 의견을 보탰다고 밝혔다.Lean은 정리를 작은 논리 단계로 쪼개 각 단계가 정해진 규칙에서 도출되는지 검사하는 프로그램이다. 저장소는 완성된 네 개 정리에 미완성 증명 표시나 추가 공리가 없고, 서로 다른 두 Lean 커널 구현으로 다시 검사했다고 설명한다. 이런 검사는 형식화된 문장과 증명 사이의 논리적 연결을 점검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수학자가 읽을 수 있는 논문 속 개념이 원래 추측과 같은지, 정의나 형식화에 빠진 전제가 없는지, 결과가 기존 연구에서 어떤 새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전문적 검토와는 다른 절차다.외부 검토도 진행 단계와 완료 단계를 구분해야 한다. PSI는 2026년 8월 추측의 특수한 경우를 증명한 스탠퍼드대 연구자들이 전체 증명을 읽고 의견을 전달했으며, 전문가용 설명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PSI가 공개한 내용이며, 해당 연구자들의 독립 검증이 끝났거나 동료심사를 통과했다는 뜻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논문과 코드를 공개한 만큼 다른 연구자가 형식화된 정리와 증명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다.이번 사례는 AI가 수학적 연구에 참여하는 방식도 보여준다. PSI의 설명에 따르면 모델이 문제 풀이와 초안 작성에 관여했지만, 사람 연구자가 문제를 선택하고 시스템을 운영했으며 결과를 검토하고 논문 정확성에 책임을 진다. 기계검증 결과는 증명 과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한 축이지만, 연구의 타당성을 완전히 판정하는 최종 인증과 같지는 않다. 독립 검토자가 논문과 코드, 원래 추측의 대응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따라서 발표의 의미는 양자컴퓨팅의 실용적 성능이 즉시 바뀌었다는 데 있지 않다. 추측이 증명되면 무작위 입력에서 양자 알고리즘의 지수적 질의 이득이 성립하기 어려운 조건을 더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양자 장치의 성능이나 상용화 시점을 직접 측정한 결과는 아니다. PSI의 증명 주장이 수학계에서 받아들여질지는 공개된 증거를 바탕으로 한 후속 검토와 재현이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2026-11-08 18:18:08 유승철
  • [데일리티 뉴스룸] 11월 8일, 어제의 주요 뉴스 네 컷 정리
    사회

    [데일리티 뉴스룸] 11월 8일, 어제의 주요 뉴스 네 컷 정리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오늘 시민들이 참고해볼만한 어제의 주요 뉴스 정리 ① 미국 반도체주 반등…급락한 국내 증시도 주목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2%, 나스닥지수가 1.09% 상승하며 기술주가 반등했다. 지난주 급락한 국내 증시에서도 투자심리가 회복될지 관심이 쏠린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1.6% 올랐다. ② 양대노총 서울 도심 집회…정년연장·AI 고용안정 요구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7일 서울에서 집회를 열고 초광역특구법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65세 정년연장과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고용안정 대책도 촉구했다. 민주노총 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8천명이 모였다.③ 한중 과학기술포럼 개최…배터리 검증·바이오 협력 논의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중과학기술혁신발전포럼에서 배터리와 바이오 분야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수명·안전성 검증 등에서 공동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인허가 일정과 기술 차별성, 협력 범위를 사전에 명확히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④ 강원 동해안·경북 울진 건조주의보…산불 주의강원 동해안과 산지 일부, 경북 울진 평지에 7일 오전 건조주의보가 발표됐다. 기상특보 현황에는 강릉·동해·삼척과 속초·고성·양양 산지 등이 포함됐다. 주말 산행과 야외활동에서는 불씨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26-11-08 18:18:04 정진욱
  • COP31 9일 개막…감축목표 이행·기후재정 실천 시험대
    세계

    COP31 9일 개막…감축목표 이행·기후재정 실천 시험대

    127개 신규 NDC 분석…2035년 배출량 2019년보다 6~9% 감소 전망 COP29 연 3천억 달러 새 재정 목표, 약속보다 실제 집행이 과제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가 11월 9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개막한다. 2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의의 핵심은 각국이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실제 감축으로 연결하고, 개발도상국에 약속한 기후재정을 어떻게 마련해 전달할지에 있다. 이미 합의된 목표는 있지만 배출량을 줄이는 속도와 재정 지원의 실행 사이에는 여전히 간격이 크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11월 5일 개막 전 발표한 주요 인사 발언을 통해 이번 총회가 국가별 약속을 현장의 사업과 성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무라트 쿠룸 COP31 의장 지명자는 2024년 바쿠에서 합의한 기후재정 목표를 새로 정하기보다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 측 협상 책임자인 크리스 보언도 재원 조달과 투자, 전기화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협상의 방향에 관한 입장으로, 합의 결과가 미리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감축 논의의 출발점은 UNFCCC가 10월 27일 공개한 2026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종합보고서다. 보고서는 2024년 1월부터 2026년 8월 말까지 등록된 신규 NDC 127개를 분석했다. 제출 주체는 파리협정 당사국 154개이며, 해당 목표가 포괄하는 배출량은 2019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1%다. NDC는 각국이 국제사회에 제시하는 국가별 감축계획으로, 목표 발표와 실제 이행 실적은 구분해야 한다.보고서에 따르면 제출된 신규 NDC가 모두 이행된다는 가정에서도 2035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보다 평균 약 6% 낮아지는 데 그친다. 국제 지원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감축 조치까지 모두 실현하면 무조건부 조치만 이행하는 경우보다 2035년 배출량을 이산화탄소환산량 기준 약 35억 톤 추가로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2019년 대비 감축 폭은 평균 약 9%로 커진다. 모두 계획의 이행을 전제로 한 추정치이며, 이미 달성한 감축량은 아니다.세기말 온난화가 산업화 이전보다 1.7~2.3도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서 전망에도 중요한 조건이 있다. 이 수치는 NDC뿐 아니라 각국이 제시한 장기 탈탄소화·탄소중립 목표까지 이행한다는 가정을 포함한다. 현재의 단기 정책만으로 온도 상승을 그 범위에 묶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UNFCCC는 1.5도 목표에 다시 접근하려면 향후 몇 년간 온실가스를 훨씬 더 줄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COP31이 감축목표의 추가 강화뿐 아니라 실행 수단에 주목하는 배경이다.기후재정은 기존 약속과 실제 지급을 구분해야 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2024년 COP29에서 당사국들은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재정을 기존 연간 1천억 달러에서 2035년까지 연간 최소 3천억 달러로 늘리는 새 공동 정량목표(NCQG)에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공공·민간을 포함한 모든 주체가 개발도상국으로 향하는 재원을 2035년까지 연간 1조3천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3천억 달러의 공동 목표와 1조3천억 달러의 전체 재원 확대 노력은 성격이 서로 다르다.UNFCCC가 이번 회의를 앞두고 공개한 연간 1천억 달러 기후재정 목표의 진전 보고서는 과거 약속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자료다. 새롭게 합의된 2035년 목표를 대신하는 기준이 아니다. 개발도상국에는 총액 못지않게 자금이 언제 도착하는지, 보조금인지 갚아야 하는 대출인지, 사업에 실제 집행됐는지가 중요하다. 재원 규모가 커지더라도 신청 절차가 복잡하거나 상환 부담이 크다면 기후 적응과 감축 사업의 추진에는 제약이 남는다.적응은 폭염·홍수·가뭄 등 이미 나타나는 기후 위험에 대비하는 조치다. 감축이 장기적인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적응은 현재의 피해를 줄이는 데 가깝다. 국가적응계획(NAP)이 마련됐다는 사실만으로 방재시설이나 농업·물 관리 사업까지 완료됐다고 볼 수는 없다. 이번 협상에서 취약국이 필요한 기술과 재원을 확보하고, 계획을 사업으로 실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각국의 이행 상황을 살펴볼 자료도 축적되고 있다. UNFCCC의 2026년 격년 투명성 보고서(BTR) 종합 자료에 따르면 9월 말까지 137개 당사국의 첫 번째 보고서가 제출됐으며, 관련 보고가 포괄하는 배출량은 2020년 세계 배출량의 약 85%에 이른다. 이 자료에는 주로 2022년까지의 실적이 담겨 있다. 따라서 이를 2026년 현재의 감축 성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투명성 체계의 과제는 국가별 보고 방식을 개선하고 실제 성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개최국 튀르키예가 공개한 행동 의제에는 청정에너지 전환과 전기화, 폐기물 감축과 메탄 저감, 기후에 강한 도시, 친환경 산업, 식량안보, 해양 보호 등이 포함된다. 재정·기술·역량 강화는 각 분야의 실행을 뒷받침할 공통 과제로 제시됐다. 회의장에서 국가 간 협상과 별도로 기업·도시·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사업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발표된 행동 의제는 각국이 채택해야 할 법적 의무와 같지 않다. 실제 성과를 평가하려면 참여 주체와 이행 방법, 사업의 지속 여부까지 살펴야 한다.파리협정 제6조에 따른 국제 탄소시장과 국가 간 협력도 이행 논의와 맞물린다. 국경을 넘어 이전되는 감축 실적을 두 나라가 각각 자기 성과로 계산하는 이중계산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감축량을 얼마나 믿을 수 있게 산정하고 검증하느냐에 따라 협력 사업의 환경적 신뢰도가 달라진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되는 세부 규칙과 최종 합의 여부는 개막 이후 공식 결정문으로 확인해야 한다.국내 산업계도 국제 협상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력 생산과 제조업의 배출 감축, 해외 감축사업, 탄소배출량의 측정과 보고는 국제 규칙과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COP31 잠정 의제가 공개됐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기업의 의무나 전기요금이 즉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영향은 당사국의 최종 결정과 이후 한국 정부가 마련할 제도·사업 내용을 따져봐야 판단할 수 있다.COP31은 여러 의제를 논의하지만 모든 쟁점이 합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회의의 성과를 가늠할 기준은 새로운 선언의 수보다 감축계획을 실행할 일정, 개발도상국에 도달할 재원, 성과를 검증할 규칙이 얼마나 구체화되는지에 있다. 11월 9일 회의가 시작되면 각국이 공개한 약속과 실제 합의문 사이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6-11-08 18:17:58 유승철
  • 미국, 중국에 희토류 합의 이행 촉구…중국은 미국 조치 우려
    경제

    미국, 중국에 희토류 합의 이행 촉구…중국은 미국 조치 우려

    USTR·재무부는 희토류·핵심광물·농산물 약속 이행 강조 중국은 대중 무역 제한에 우려…공급망 분산은 채굴 넘어 정제·자석 생산이 관건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재무부는 2026년 11월 6일 중국 국무원 부총리 허리펑과 화상 통화를 하고, 희토류와 기타 핵심광물,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 기존 무역 약속의 이행을 촉구했다. 중국 측은 별도 발표에서 최근 미국의 대중 무역 제한 조치에 우려를 표했다. 양측 발표의 초점은 달랐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지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이번 통화에서 공개되지는 않았다. USTR 발표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는 중국이 과거 약속을 완전히 이행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산물 구매와 희토류·기타 핵심광물을 언급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별도 발표에서 중국이 부산에서 한 약속을 전면적이고 즉시 이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미국이 이행 상황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주장과 요구를 담은 발표다. 공개된 내용만으로 중국의 위반 여부나 실제 공급 차질의 규모를 독립적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중국 상무부와 중국 정부 영문 포털에 실린 발표는 같은 통화가 11월 6일 저녁 열렸다고 확인하면서, 양측이 양국 정상 회동과 경제·무역 협의 결과의 이행 및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최근 미국의 대중 경제·무역 제한 조치에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협의 채널을 활용해 협력을 이어가고 차이를 관리하기로 했다는 것이 중국 발표의 요지다. 미국 발표는 중국의 이행 필요성과 구체적 결과를 강조했고, 중국 발표는 미국 조치에 대한 우려와 협의 지속을 강조했다.이번 통화는 2025년 10월 양국 정상이 한국에서 만난 뒤 이어진 무역 협의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 백악관은 당시 합의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와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2026년 9월 양국 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2025년 쿠알라룸푸르 공동 합의의 일부 관세·비관세 조치를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11월 6일 통화의 의미는 합의 만료가 임박했다는 데 있다기보다, 양측이 서로 다른 우려를 표하면서 기존 약속의 이행과 후속 협의를 계속 다룬 데 있다.희토류 문제는 원광 수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자석용 희토류 공급망은 채굴 뒤 선광, 분리·정제, 금속·합금 제조, 영구자석 생산으로 이어진다. 2024년 중국은 자석용 희토류 채굴의 약 60%, 정제 생산의 91%, 소결 영구자석 생산의 94%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자석용 네 원소를 대상으로 한 IEA 분석이며 모든 핵심광물이나 모든 희토류 제품의 비중을 뜻하지 않는다. 영구자석은 전기차, 풍력발전, 산업용 모터, 데이터센터 등 여러 기술에 쓰여 특정 공정의 공급 제한이 광범위한 제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IEA는 2025년 중국의 수출통제로 미국과 유럽 등의 자동차 업체가 영구자석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생산 가동률을 낮추거나 일시적으로 생산을 멈춘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출량이 이후 회복됐더라도 비중국산 자석에는 가격 프리미엄이 남았다고 분석했다. 이런 경험은 공급망 위험이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 납기와 비용, 대체 조달처 확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분석은 특정 시기와 품목의 상황이며, 이번 11월 통화가 한국 기업의 조달이나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줬다는 증거는 아니다.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가능성과 확인된 결과를 나눠야 한다. 자동차·전자·에너지 산업은 희토류 영구자석이 쓰이는 국제 공급망과 연결돼 있어 미중 간 수출통제나 이행 논란이 장기화하면 조달처 다변화와 재고·계약 관리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USTR 발표에는 한국 공급망이나 한국 기업의 직접 피해·가격 변동에 관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당장 국내 금리나 환율, 특정 기업의 생산에 변화가 생겼다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공급망을 안정시키려면 광산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IEA는 중국 밖의 정제와 자석 제조 역량이 채굴 계획보다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며, 정제·분리 기술과 숙련 인력, 장기 구매계약, 재활용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제안한다. 광물 개발과 정제에는 환경 관리도 필요하다. IEA는 희토류 채굴·처리 과정에서 산성 침출수, 유해 슬러지, 방사성 부산물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공급처를 다변화하더라도 환경 기준과 폐기물 관리가 약하면 공급망 회복력이 지역의 환경 부담으로 이전될 수 있다.앞으로 확인할 사안은 양국이 각자 발표한 약속의 구체적 이행 기준을 공개하는지, 희토류 수출 허가와 실제 선적이 안정되는지, 농산물 구매와 관세·비관세 조치가 어떤 절차로 맞물리는지다. 중국 측은 9월 발표에서 양국이 공동 무역 협의와 후속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고, 이번 통화에서도 협의 채널의 지속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통화 발표만으로 이행 성과나 분쟁 해소를 확인할 수는 없다. 핵심광물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협의는 선언보다 실제 허가·물량·납기와 양측의 후속 조치로 평가해야 한다.
    2026-11-08 18:17:51 유승철
  • [김미란의 문화 칼럼] 유물 설명만 줄줄 읽는 박물관 해설, 외국인은 무엇을 이해할까
    문화/생활

    [김미란의 문화 칼럼] 유물 설명만 줄줄 읽는 박물관 해설, 외국인은 무엇을 이해할까

    정확한 정보와 관람객의 질문을 연결하는 다국어 해설
    제작 시기와 재료, 이름을 모두 들었다고 유물이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관람객에게는 설명 속 단어뿐 아니라 그 물건이 쓰인 생활의 맥락도 낯설 수 있다. 해설을 빠짐없이 번역했다는 사실과 관람객이 전시를 이해했다는 사실은 다르다. 박물관에서 전달하는 정보는 어떤 질문과 만나고 있는가. 유네스코의 2015년 박물관 권고는 박물관의 교육과 문화 간 대화의 역할을 다룬다. 필자는 이 관점을 다국어 해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답을 많이 전달하는 일과 함께, 관람객이 자기 경험과 전시의 차이를 생각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관람객의 흥미를 위해 학술적 설명을 마음대로 바꿔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해설의 첫 단계는 사실의 정확성이다. 박물관의 공식 자료와 전시 설명을 확인하고, 고유명사와 연대, 용도를 일관되게 전달해야 한다. 자료마다 표현이 다른 지점은 확인이 필요한 부분으로 남겨둘 수 있다.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모호한 전설을 덧붙이거나, 닮은 외국 물건과 같은 것이라고 단정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연결의 질문을 만들 수 있다. 누가 사용했는지, 어떤 일을 할 때 필요했는지, 지금의 생활과 무엇이 다른지 묻는 것이다. 이때 관람객의 나라에는 모두 이런 문화가 있다는 식의 비교는 조심해야 한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도 세대와 지역, 경험이 다르다. 관람객 자신의 기억을 이야기하도록 초대하는 편이 단정적인 비교보다 대화를 열기 쉽다. 한 번에 설명할 정보의 양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긴 문장을 완벽하게 번역하는 것보다 핵심을 나누어 전달하고 질문을 기다리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린이나 비전공자에게는 쉬운 용어를 쓰되 의미를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 해설자는 모르는 질문을 받았을 때 확인할 자료와 문의 경로를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기관과 여행사는 해설자가 준비할 자료를 함께 정리하면 좋다. 공식 명칭과 번역 표기, 흔히 나오는 질문, 촬영과 관람의 조건을 확인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관람객이 남긴 질문은 이해가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설명을 개선할 자료가 될 수 있다. 개인정보를 모으지 않고도 질문의 주제와 설명의 어려움을 기록할 수 있다. 박물관 해설의 깊이는 어려운 단어의 개수로 드러나지 않는다. 정확한 사실이 관람객의 삶과 만나 새로운 질문을 만드는 순간에 드러난다. 유물을 대신해 끝없이 말하기 전에, 그 앞에 선 사람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살피는 시간이 필요하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11-08 18:17:41 김미란 칼럼니스트
  • “두 달 쓰려 2천억 빌려 이자만 11억”…서울시 ‘돌려막기’ 재정 도마 위
    정치

    “두 달 쓰려 2천억 빌려 이자만 11억”…서울시 ‘돌려막기’ 재정 도마 위

    내년 상환액 57% 또 차환채…서울시 “예산 집행 절차상 불가피”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서울시가 불과 두 달 뒤 기금으로 갚을 돈을 마련하기 위해 2,000억 원대 단기 채권을 발행, 10억 원이 넘는 이자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 본청과 산하 투자기관의 총채무가 27조 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빚을 다시 빚을 내어 갚는 ‘차환(借換) 중심’의 구조가 시 재정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2개월 메우려 이자 11.7억…“행정 편의가 부른 세금 낭비”7일 서울특별시의회 이영숙 의원(사진)이 기획조정실 행정사무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6년 만기가 도래하는 지방채 상환을 위해 2,005억 원 규모의 차환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차환채가 불과 2개월짜리 단기물이며, 2027년 초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재원으로 전액 상환될 예정이라는 점이다.단 두 달간의 시차를 메우기 위해 새로 채권을 발행하면서 발생하는 순수 이자비용만 약 11억 7,000만 원에 달한다. 여유 재원인 기금이 확보돼 있음에도 불필요한 차입 절차를 밟아 수십억 원대 혈세가 금융비용으로 증발하는 셈이다.이에 대해 서울시 내부 관계자는 현행 예산회계 제도의 경직성을 토로했다. 서울시 재정 담당 관계자는 “지방채 발행을 통한 차입금이 이미 2026년도 본예산 세입으로 확정·편성되어 있어, 이를 임의로 취소하고 기금으로 즉각 대체할 경우 세입 결손 및 결산상 행정 착오 문제가 발생한다”며 “의회의 예산 승인 절차를 준수하고 연도별 세입·세출 불균형을 회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그러나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싸늘하다. 한 채권시장 전문가는 “채권 발행에는 금리 비용뿐 아니라 인수 수수료와 각종 부대비용이 수반된다”며 “상환 재원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결산 문책이나 행정 절차의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10억 원대 이자를 지출하는 것은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예산 낭비”라고 꼬집었다.이어 “단기 지방채의 잦은 발행은 채권 시장의 수급 부담을 가중시키고 유동성 관리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0년 새 빚 3배 폭증…2027년 상환액 절반 이상이 ‘빚내서 빚 갚기’단기 차환채 논란 이면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서울시의 구조적 채무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 채무는 2017년 3조 7,451억 원에서 2026년 11조 5,695억 원으로 10년 만에 3.1배 급증했다. 여기에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9조 7,844억 원), 서울교통공사(5조 550억 원) 등 6개 투자기관의 빚을 더하면 총채무는 26조 7,781억 원으로 치솟는다. 천만 인구가 붕괴된 서울시민(약 933만 명) 1인당 약 287만 원의 빚을 짊어진 셈이다.이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발행된 서울시 지방채의 만기까지 누적 이자액은 약 2조 4,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2027년 상환 예정인 지방채 1조 7,710억 원 가운데 57.1%(1조 113억 원)는 다시 신규 차환채로 충당할 방침이다. 원금을 줄이지 못한 채 만기만 연장하는 ‘채무 폭탄 돌리기’가 일상화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이영숙 의원은 “상환액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돌려막는 것은 건전재정이 아닌 사실상의 부채 연장”이라며 “재정 여건이 바뀌었다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을 활용해 발행 규모를 탄력적으로 줄였어야 했다”고 질타했다.서울시의회는 향후 결산 검사 및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산하 공기업 채무를 통합 관리하는 ‘중장기 통합 부채 관리 시스템’ 도입과 함께, 세입 여건 변동 시 지방채 조기 상환 및 발행 취소를 허용하는 규정 개선을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2026-11-07 16:29:09 이정윤
  • 점검구 하나에 380만 원 vs 3,400만 원… 서울시 수도관 세척, ‘깜깜이 품셈’ 도마
    정치

    점검구 하나에 380만 원 vs 3,400만 원… 서울시 수도관 세척, ‘깜깜이 품셈’ 도마

    위홍재희 서울시의원, 아리수본부 행감서 세척비용·목표치 편차 추궁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수돗물 공급의 출발점인 상수도관 세척 사업을 둘러싸고 서울시의 불명확한 원가 산정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점검구 1개소당 설치 비용이 사업소에 따라 최대 9배 가까이 벌어지는가 하면, 유사한 예산이 투입되면서도 목표 세척 연장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공공 배관 관리 행정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홍재희 부위원장(사진)은 4일 열린 제340회 정례회 서울아리수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상수도관 세척 예산의 불투명성과 극심한 단가 편차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점검구 단가 최대 9배 격차… “현장 여건” 해명에 가려진 원가 산정 허점홍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기식 세척을 도입한 남부수도사업소의 점검구 설치 비용은 개소당 평균 3,400만 원(5개소 1억 7,000만 원)에 달한 반면, 기계식 방식을 택한 동부수도사업소는 개소당 약 380만 원(36개소 1억 3,800만 원)에 그쳤다. 산술적으로 무려 9배에 가까운 차이다.여기에 아리수본부가 당초 제출한 사전 자료에는 소형관 점검구 개소당 단가가 1,200만 원 수준으로 명시돼 있었으나, 감사장 답변에서는 평균 500만 원이라는 수치가 나오는 등 집행부 스스로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비슷한 규모의 예산이 배정되고도 목표 작업 구간이 판이한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남부·강동수도사업소의 목표 연장은 각각 3.2km에 불과했으나, 서부·동부·북부사업소는 각각 6.6km로 두 배를 웃돌았다.이에 대해 권민 서울아리수본부장은 “관경과 점검구 규격, 기존 제수변·시설의 재활용 여부에 따라 편차가 발생한다”며 “단순 세척 길이뿐 아니라 기간제 근로자가 투입되는 저비용 퇴수(플러싱) 작업 구간이 섞여 있어 총예산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배관 전문가 “세척 효율·단가 쥐고 흔드는 점검구… 명문화된 공학적 기준 있어야”그러나 배관 설비 및 상수도 기술 전문가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관경(D)과 굴착 심도, 지하 매설물 간섭 여부에 따라 터파기·복구비가 달라지는 토목 공사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380만 원과 3,400만 원이라는 간극은 통상적인 표준품셈 범주를 벗어났다는 평가다.한 배관 엔지니어링 전문가는 “세척 점검구는 고압수 분사 노즐이나 기계식 피그(Pig)를 관내로 투입·회수하는 필수 기초 시설”이라며 “관경이 커질수록 밸브실 크기와 토공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서울 시내에서 특정 사업소만 유독 과다한 점검구 비용이 책정됐다면 설계 내역서상 공종별 할증이 과도하게 반영됐거나 기존 인프라 실태 조사가 부실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이어 “단순 방류에 의존하는 저비용 플러싱과 관내 스케일을 긁어내는 기계식·공기식 세척은 관 내부 조도계수 개선 효과와 유지 기간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서로 다른 공법의 연장을 뭉뚱그려 총연장 실적으로 포장할 것이 아니라, 관경별·퇴적물 상태별로 검증된 단가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공법별 세척 품질을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위탁 검침 부실 관리·디지털 계량기 지연도 도마 위이날 감사에서는 상수도 배관 인프라뿐 아니라 최종 공급 단계인 계량기 관리 체계의 허점도 함께 다뤄졌다.홍 의원은 세대당 880원의 위탁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공동주택 수도계량기 검침 사업을 언급하며, 관리 주체가 단순 숫자 확인을 넘어 동파, 계량기 고장, 누수로 인한 사용량 급변 등을 적정하게 걸러내고 있는지 본부 차원의 철저한 점검을 촉구했다.아울러 강서수도사업소의 디지털계량기 교체 공정률(65%)이 시 전체 평균(75%)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짚으며, 본격적인 겨울철 한파가 닥치기 전에 동파 취약 가구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안전한 교체 마무리를 당부했다.아리수본부는 11월 15일까지 목표량의 90% 이상을 교체하고 전체 세척 비용구조를 정리해 의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백억 원의 시민 혈세가 들어가는 관망 유지관리 사업이 ‘깜깜이 단가’와 ‘주먹구구식 실적 맞추기’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장 조건에 객관적으로 대응하는 공학적 품셈 기준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26-11-07 15:35:10 이정윤
  • “기술 정확성이 판단 정당성 보장 못 해”… 서울시의회, 공공 AI 속 시민 권리 보호 모색
    정치

    “기술 정확성이 판단 정당성 보장 못 해”… 서울시의회, 공공 AI 속 시민 권리 보호 모색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인공지능(AI)이 시민의 감정과 심리까지 판독해 행정서비스에 적용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효율성 뒤에 가려진 ‘시민 권리 침해’와 ‘행정 책임성’ 문제를 짚어보는 공론의 장이 열렸다. 기술 도입의 속도전 속에서 정작 시민이 AI의 잘못된 판단에 대응할 권리는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서울특별시의회가 주최하고 김길영 시의원(강남6)과 광운대학교 인간-AI 거버넌스 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AI 감정해석과 시민권리 보호를 위한 정책적 과제 토론회’가 6일 시의회 제1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정확도가 곧 정당성은 아니다… ‘해석 권한’의 전도 경계이번 토론회는 공공영역에서 AI 기술 활용이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AI의 해석과 판단이 행정적 결정으로 이어질 때 발생하는 법적·제도적 공백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발제를 맡은 김상백 광운대 연구교수는 ‘AI 감정해석과 해석 권한의 이동’을 주제로 발표하며 기술 발전이 행정 주체와 시민 간의 권력 관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짚었다.이어 권덕철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경일 인간-AI 거버넌스 연구소 설립위원장, 문인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주성환 서울AI재단 본부장, 조지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AI안전연구소 선임연구원 등 행정·복지·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참석자들은 AI의 데이터 분석이 기술적으로 정교하더라도, 이를 시민을 대상으로 한 공적 판단이나 복지·행정 서비스의 기준으로 삼는 문제는 차원이 다른 영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알고리즘의 결론이 곧 행정 처분의 정당성을 담보하지 않는 만큼, 기술 만능주의에 기대 행정적 책임을 AI 뒤로 숨겨서는 안 된다는 비판적 시각이다.“이의제기·독립적 재검토 권리 필수”… 제도적 통제 장치 주문토론회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가 제안됐다. 주요 과제로는 ▲행정 과정에서 AI 활용 여부 및 판단 근거의 투명한 공개 ▲AI 결과에 불복할 수 있는 시민의 이의제기 및 정정 절차 보장 ▲독립적인 인간 감사·재검토 기구 설치 등이 제시됐다.특히 서울시가 추진하는 각종 공공 AI 사업의 성과 평가 기준에 단순한 업무 처리 속도나 비용 절감 같은 기술적 효율성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책임성과 시민 권리 침해 여부를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김길영 대표의원은 “AI 기술을 통한 행정 혁신은 필수적이지만 기술의 정확도가 곧 시민에 대한 판단 권한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AI 해석이 공적 판단에 쓰이더라도 최종 책임은 반드시 사람과 공공기관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시민이 AI의 분석 결과와 그것이 행정에 적용되는 과정 전반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는 실질적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제언들을 바탕으로 조례 정비 등 서울시 공공 AI 정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입법적 뒷받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6-11-07 14:43:50 이정윤
  • BNK금융, 부산시·기보 손잡고 ‘기후테크’ 자금 물꼬… 시설투자까지 지원 확대
    경제

    BNK금융, 부산시·기보 손잡고 ‘기후테크’ 자금 물꼬… 시설투자까지 지원 확대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BNK금융그룹이 부산시,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과 함께 지역 기후테크 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보폭을 넓힌다. 기존 단기 운전자금 공급 중심에서 벗어나 설비 투자에 필요한 대규모 시설자금까지 지원 사각지대를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BNK금융그룹(회장 빈대인)은 지난 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광역시, 기술보증기금과 ‘부산광역시 기후테크 기업 금융비용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2024년 7월 가동했던 ‘탄소저감 기술기업 금융비용 전부지원’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에 이은 후속 조치다. 앞선 1차 사업에서 3개 기관은 지역 내 42개 기후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총 200억원 규모의 운전자금을 지원해 전액 소진한 바 있다. 이번 후속 협약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금 지원 범위를 기업의 대규모 자본 지출이 수반되는 ‘시설자금’까지 대폭 확대한 점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이 우대금리 대출 및 보증료 지원을 맡는다. 부산시는 기업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이차보전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하며, 기보는 우대보증 제공과 기술평가료 면제로 힘을 보탠다. 지자체와 정책금융, 민간금융이 결합해 기업의 초기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구조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협약을 두고 지방 금융지주와 지자체, 정책보증기관 간 협업 모델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기업금융 관계자는 “초기 기술 개발과 인건비 위주의 운전자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기후테크 기업이 실질적인 상용화와 스케일업(규모 확대) 단계로 넘어가려면 막대한 친환경 설비·공장 증설 자금이 필수적”이라며 “고금리 기조 속에서 시설투자는 기업 입장에서 큰 리스크인데, 우대금리와 이자 지원, 보증료 경감이 패키지로 묶이면 설비 전환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 제조업 기반이 저탄소 산업구조로 체질을 개선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지역 금융사 역시 건전성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BNK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사회공헌 차원의 ESG를 넘어, 미래 잠재 우량 고객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지역 산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생산적 금융’ 전략으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지역 기업의 생존을 건 친환경 전환 작업에 금융권의 마중물 공급이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2026-11-07 14:34:10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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