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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

  • 한강변 재건축 대어’ 한강맨션 1,668세대로 탈바꿈…사업 추진 다시 속도
    부동산

    한강변 재건축 대어’ 한강맨션 1,668세대로 탈바꿈…사업 추진 다시 속도

    한강~남산 녹지축·이촌역~한강공원 보행축 확보…공공성도 강화
    서울 한강변 재건축의 대표 사업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이 1,668세대 규모의 새로운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기 위한 정비계획 변경 절차에 다시 속도를 낸다.1971년 준공돼 50년을 훌쩍 넘긴 한강맨션은 한강과 맞닿은 입지에다 이촌역 생활권을 갖추고 있어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을 받아온 곳이다.특히 이번 정비계획은 단순히 노후 아파트를 고층 단지로 바꾸는 것을 넘어 한강변 스카이라인과 남산 조망, 보행·녹지축까지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향후 서울 한강변 재건축 사업에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용산구(구청장 김경대)는 4일부터 10월 4일까지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 재공람을 실시한다.이번 재공람은 2025년 5월 공람공고 이후 접수된 주민의견을 추가로 반영하고 정비계획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한강맨션은 당초 최고 68층 규모의 재건축이 추진됐지만 공공건축가 자문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사전자문 등을 거치면서 계획이 보완됐다.특히 변경안에는 한강변의 열린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스카이라인을 만들기 위한 특별건축구역 개념이 반영됐다. 획일적인 고층 주거단지가 아니라 한강과 남산을 함께 고려한 상징적인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한강맨션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입지에 있다.단지는 서울의 남북 광역녹지 경관축과 한강 수변축이 만나는 이촌동 한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변경안에는 한강공원과 연결되는 가로공원을 조성해 한강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통경축을 확보하는 내용이 포함됐다.이촌역에서 한강공원까지 연결되는 보행·녹지 중심의 열린 공간도 마련한다.재건축 단지 내부의 주거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주변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보행과 녹지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한강변 개발에 요구되는 공공성을 함께 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지역 생활기반시설도 확충한다. 협소한 이촌1동 주민센터를 이전할 수 있도록 공공청사 부지를 확보하고 이촌로변에는 연도형 상가를 배치해 생활가로 활성화를 추진한다.이번 공람 대상은 용산구 이촌동 300-23 일대 8만4,262.1㎡ 부지에 총 1,668세대를 건립하는 한강맨션 재건축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결정 변경안이다.현재 한강맨션이 660가구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재건축을 통해 세대수가 1,000가구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분양시장에서도 한강맨션 재건축의 향후 진행 과정은 관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분양전문가 관점에서 한강맨션은 한강변이라는 희소성과 용산이라는 지역적 가치, 기존 교통·생활 인프라 등을 갖추고 있어 입지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사업지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한강·남산 조망과 차별화된 건축설계가 실제 단지 계획에 얼마나 구현되느냐에 따라 향후 상품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다만 입지가 좋다고 해서 재건축 사업의 성공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정비사업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조합원 분담금 등이 사업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확정되는 정비계획과 건축 규모, 일반분양 물량, 공사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실제 사업성과 분양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한강변 고급 주거단지는 조망권과 동·층별 상품가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세대 배치와 평면, 커뮤니티 시설 등 구체적인 상품 설계도 향후 시장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한강맨션 재건축이 시장의 관심만큼 실제 사업 속도를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한강맨션은 1971년 준공된 5층 규모의 660가구 노후 아파트로, 2003년 추진위원회 구성 이후 2017년 조합 설립, 2021년 9월 사업시행계획인가, 2022년 12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거쳤다.20년 넘게 재건축 절차가 이어져 온 만큼 주민 입장에서는 정비계획의 상징성 못지않게 사업 기간과 추가 분담금 등 실질적인 문제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용산구는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는 9일 이촌동 용산청소년센터 4층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공람이 끝나면 용산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서울시에 통합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람안은 용산구청 7층 주택과와 한강맨션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의견은 공람 기간 내 용산구청 주택과에 등기우편 또는 방문 방식으로 제출할 수 있다.김경대 용산구청장은 “이번 재공람은 주민의견을 보다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절차”라며 “주민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한강맨션 재건축이 쾌적한 주거환경과 공공성을 함께 갖춘 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강맨션 재건축은 이제 단순히 ‘몇 층까지 올릴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섰다. 1,668세대의 주거공급과 한강변 스카이라인, 조망권, 공공 보행·녹지공간, 그리고 조합원의 사업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핵심이다.서울의 대표적인 한강변 노후 단지가 새로운 주거 랜드마크로 탈바꿈할지, 그리고 정비계획 변경 이후 실제 사업 속도와 사업성을 얼마나 확보할지가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
    2026-09-04 15:33:13 이정윤
  • 수산물도 이제 ‘문화로 판다’…수협, 명화 입힌 이색 팝업 승부수
    산업/재계

    수산물도 이제 ‘문화로 판다’…수협, 명화 입힌 이색 팝업 승부수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BLUE GALLERY’ 개장…13일까지 운영
    수산물 소비촉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가격 할인에만 의존했던 기존 판매행사에서 벗어나 전통 미술과 체험, 한정판 상품을 결합해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수협중앙회가 추석을 앞두고 서울 잠실 한복판에 마련한 수산·문화 융합 팝업스토어도 이런 변화의 하나로 볼 수 있다.수협중앙회(회장 노동진)는 4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 만남의 광장에 ‘BLUE GALLERY’를 주제로 한 대형 팝업스토어를 열고 오는 13일까지 10일간 운영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단순히 수산물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우리 수산물과 전통 민화를 한 공간에 배치해 상품 구매와 문화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특히 물고기를 소재로 한 조선시대 거장 김홍도와 신윤복의 작품을 비롯해 새우와 게 등 수산생물을 소재로 한 전통 민화 ‘어해도(魚蟹圖)’를 갤러리 형태로 선보인다.과거 우리 조상들은 물고기와 게, 새우 등을 단순한 먹거리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장수와 출세, 다산 등 다양한 의미를 담아 그림의 소재로 활용했다. 수협은 이 같은 전통문화의 상징성을 현대적인 수산물 소비 공간으로 가져왔다.김기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도 이날 현장을 찾아 행사장을 살펴보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김 대표이사는 “이 공간은 우리 바다가 준 소중한 수산물에 문화적 가치와 품격을 더해 소비자에게 찾아가는 특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수협이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문화 콘텐츠 못지않게 힘을 준 부분은 추석 선물시장이다.자체 선물 브랜드인 ‘수협 셀렉션(SUHYUP SELECTION)’을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했다. 조미김과 김자반, 황태채, 새우, 미역 등 수협이 엄선한 국산 수산물 7종으로 구성했으며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정가의 50%인 5만원에 한정 판매한다.고물가 상황에서 명절 선물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국산 수산물 선물세트’라는 상품 정체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행사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체험형 공간으로 꾸민 점도 눈에 띈다.방문객은 나만의 맞춤형 추석 명절 선물세트 제작을 비롯해 민화 복(福) 카드, 궁중 한복 무료 포토존, 수산물 한정판 이모티콘, 랜덤 행운 선물 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제주 바다에서 나온 원료를 활용한 반려동물 건조 간식과 친환경 리사이클 숄더백 등 기존 수협 매장의 이미지와는 다소 다른 상품도 선보인다.이번 팝업스토어에서 주목할 대목은 수협이 ‘수산물을 어떻게 싸게 판매할 것인가’를 넘어 ‘소비자가 왜 수산물 판매 공간을 찾아와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답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백화점 팝업스토어의 주요 고객 가운데 젊은 소비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화 전시와 한복 체험, 이모티콘, 친환경 상품 등을 수산물과 연결한 것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다만 이러한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실제 국산 수산물 소비 확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할인 판매와 체험 행사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더라도 행사 이후 지속적인 구매로 연결할 수 있는 상품 경쟁력과 유통 전략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김 대표이사는 “풍성한 혜택과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이 방문해 명절의 풍요로움을 나누고 우리 수산물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수산물 소비촉진은 더 이상 ‘싸게 파는 행사’만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붙잡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전통문화와 체험을 입힌 수협의 이번 ‘BLUE GALLERY’가 단기간의 방문객 유치에 그칠지, 국산 수산물에 대한 새로운 소비 경험을 만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026-09-04 15:26:05 이정윤
  • 1등급 보안시설에 지인 수차례 출입…강북아리수정수센터 ‘보안 구멍’ 논란
    사회

    1등급 보안시설에 지인 수차례 출입…강북아리수정수센터 ‘보안 구멍’ 논란

    전문경력관, 1~2년간 동호회 지인 정수센터 출입시켜 테니스장 이용
    서울시민의 식수를 생산하는 최고등급 보안시설에 직원의 개인적인 지인들이 1~2년에 걸쳐 수차례 출입한 사실이 서울시의회에서 공개됐다. 단순한 직원 복지시설 이용 문제로 보기에는 정수센터가 갖는 공공성과 보안 중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서울아리수본부의 출입관리와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특히 해당 사실이 내부 직원들의 신고를 통해 알려진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징계가 끝난 뒤에도 비위행위자와 신고 직원이 같은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신고자 보호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홍재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강서5)은 지난 3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서울아리수본부 업무보고에서 강북아리수정수센터의 민간인 출입 규정 위반 사건과 내부 신고자 보호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홍 의원이 강북아리수정수센터의 보안등급을 묻자 서울아리수본부장은 처리용량이 큰 시설로 최고등급인 ‘보안시설 1등급’에 해당한다고 답했다.문제는 이처럼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시설에 근무 직원의 개인적인 지인들이 반복적으로 출입했다는 점이다.홍 의원에 따르면 정수센터에 근무하는 전문경력관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동호회 회원 등 민간인들을 센터 내부로 출입시켜 직원 복지시설인 테니스장을 이용하도록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서울아리수본부장도 정수장 내부 체육시설에 일부 지인을 출입시킨 사실이 있었으며 이 같은 행위가 관련 규정에 맞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아리수본부는 사건 이후 외부인 출입이 정해진 규정에 따라 이뤄지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징계 수위를 둘러싼 적정성 문제도 제기됐다. 올해 조사 결과가 통보돼 2026년 상반기 징계가 확정됐으며, 감사위원회에서는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 감봉 3개월의 경징계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여기서 짚어봐야 할 대목은 단순히 ‘누가 테니스장을 이용했느냐’가 아니다. 최고등급 보안시설에서 외부인이 장기간 반복적으로 출입할 수 있었다면 출입 승인과 확인, 기록, 관리·감독 과정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안전관리 측면에서도 정수시설의 출입 통제는 일반 업무시설과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시민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의 생산시설이라는 특성상 외부인 출입은 시설 안전과 보안, 비상상황 대응까지 고려해 관리돼야 하기 때문이다.안전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안은 개인의 규정 위반 여부를 넘어 출입통제 시스템의 실효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외부인 출입 시 승인 주체가 누구인지, 방문 목적과 체류시간이 제대로 기록됐는지, 허가된 구역을 벗어난 이동을 통제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반복 출입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면 관리자가 이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이유도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내부 신고자 보호 문제도 중요한 쟁점이다.홍 의원은 이번 사건이 내부 직원들의 공익신고를 통해 외부에 알려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징계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비위행위자와 해당 사실을 신고한 직원이 같은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홍 의원은 “특히 최고등급 보안시설의 출입 관리 문제를 신고한 직원이 오히려 심리적 부담을 겪고 있다면 조직 내 공익신고와 내부통제 기능도 위축될 수 있다”며 사실관계를 다시 파악해 적절한 인사조치와 신고자 보호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안전사고와 보안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현장 직원의 신고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조직 환경도 중요하다. 신고자가 불이익을 우려하게 되면 현장에서 발견되는 작은 위험요인이 조직 내부에서 묻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입통제 시스템 개선과 함께 신고자 보호체계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는 것도 내부 안전관리의 한 축으로 볼 필요가 있다.홍 의원은 이날 서울아리수본부의 수도계량기 교체 관련 예산 전용 문제도 점검했다.원인자부담금 관련 대법원 재판 일정으로 약 125억 원이 감액됐지만 해당 예산은 재판 일정에 따라 추후 다시 편성해야 하는 성격인 만큼, 이를 제외하면 이번 추가경정예산은 사실상 113억1,500만 원이 순증액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특히 서울아리수본부가 수도계량기 교체에 필요한 예산 17억7,100만 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존 급수계량기 교체비 가운데 15억8,800만 원을 ‘기간제근로자 등 보수’ 항목으로 전용한 사실도 지적했다.홍 의원은 “예산은 의회 심의를 통해 확정된 당초 편성 목적에 맞게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업물량과 인력 수요를 예산 편성 단계에서 보다 정확하게 예측해 본예산이 당초 계획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반면 ‘서울 워터 잡페어’ 추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의원은 물산업의 고령화와 청년인력 부족 문제를 서울아리수본부가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직접 일자리 박람회를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이번 업무보고에서 드러난 사안 가운데 가장 무겁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결국 ‘시민의 물을 생산하는 시설의 보안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엄격하게 작동하고 있느냐’는 문제다.규정이 존재하는 것과 현장에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더욱이 최고등급 보안시설에서 사적인 목적의 외부인 출입이 반복됐다면 개인에 대한 징계만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기보다는 다른 정수센터에서도 유사한 관리 공백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홍 의원은 “시민의 식수 생산을 담당하는 정수센터는 어느 시설보다 엄격한 출입 통제와 높은 수준의 내부통제가 요구되는 곳”이라며 “외부인 출입 규정 위반에 대한 사후 징계에 그치지 말고 출입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잘못을 신고한 직원이 조직 안에서 불이익이나 심리적 압박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도 안전관리의 중요한 일부”라며 서울아리수본부에 공익신고자가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조치 결과를 의회에 투명하게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시민의 식수를 책임지는 시설에서 보안은 형식적인 출입대장이나 규정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느 구역까지 출입했는지를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했을 때 즉시 발견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이번 사건을 특정 직원 한 명의 일탈로만 정리할 것인지, 아니면 서울시 정수시설 전체의 출입통제와 내부 신고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것인지가 서울아리수본부에 남겨진 과제다.
    2026-09-04 15:04:07 이정윤
  • 비 오는 날 더 위험한 서울 지하철…“주의방송보다 미끄럼 방지시설이 먼저”
    사회

    비 오는 날 더 위험한 서울 지하철…“주의방송보다 미끄럼 방지시설이 먼저”

    비가 오는 날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를 오르내리거나 역사 계단을 이용할 때 평소보다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젖은 신발과 우산에서 떨어진 빗물이 바닥에 쌓이면서 미끄럼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문제는 시민들에게 반복적으로 ‘미끄럼 사고에 주의하라’고 안내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예방책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사고 위험을 이용객의 주의에 맡기기보다 시설과 설계 단계에서부터 위험요인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에서 나왔다.서울시의회 이재식 의원(사진)은 제339회 임시회 교통실 업무보고에서 지하철 전동차 승하차 부위와 역사 내 계단 등의 미끄럼 위험을 지적하며 서울시에 개선대책 마련을 촉구했다.이 의원은 해외 출장과 평소 지하철 이용 과정에서 직접 시설을 살펴본 결과, 차량과 역사에 따라 미끄럼방지 시설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동차 승하차 발판과 역사 계단 끝단에는 매끄러운 스테인리스 재질이 사용돼 비가 오는 날 발 빠짐이나 미끄러짐 등 안전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서울 지하철은 하루에도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시설이라는 점에서 작은 미끄럼 사고도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 출퇴근 시간대처럼 승객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는 한 사람의 낙상이 주변 승객의 추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이 의원은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에 두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동차 제작·설계 단계부터 미끄럼방지 처리를 표준화하고 제작 과정에서도 현장을 직접 점검해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서울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우천 시 승하차 지점과 발판의 미끄럼 위험에 대해 “서울교통공사와 실무 검토를 거쳐 앞으로 발주되는 신규 전동차에 미끄럼방지 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해 비가 오더라도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밝혔다.다만 신규 전동차만 개선해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과제도 남는다. 이미 운행 중인 전동차와 기존 역사 계단·승강장 가운데 미끄럼 위험이 높은 시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개선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안전전문가 관점에서도 미끄럼 사고 예방은 ‘주의’보다 ‘시설 개선’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특히 빗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승강장과 계단, 전동차 출입구 등은 마감재의 미끄럼 저항 성능과 배수 상태, 논슬립 시설 설치 여부 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차량이나 역사마다 안전시설 기준이 다르다면 이를 일정 수준으로 표준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또 사고가 발생한 뒤 보수하는 방식보다는 우천 시 낙상·미끄럼 사고가 반복되는 장소를 파악해 위험도가 높은 곳부터 개선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고 발생 장소와 시간, 기상 상황 등을 축적·분석하면 시설 개선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이 의원은 신규 전동차 제작 과정에서 미끄럼방지 설계를 표준화하는 동시에 부품 공용화와 재고 관리까지 포함한 체계적인 표준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결국 지하철 안전의 책임을 시민에게 “조심하라”는 안내방송으로 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비가 오더라도 승객이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대중교통 시설의 기본적인 역할이다.서울시가 신규 전동차에 미끄럼방지 기능을 반영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기존 전동차와 역사까지 점검 범위를 확대해 실질적인 사고 예방 대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안전 분야 한 전문가는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짧은 시간에 많은 승객이 이동하는 시설인 만큼 한 사람이 미끄러질 경우 뒤따르는 승객까지 연쇄적으로 넘어지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주의 안내방송이나 경고표지만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승강장과 계단, 전동차 발판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을 중심으로 시설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신규 전동차에 미끄럼방지 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는 것과 함께 기존 전동차와 역사 시설에 대해서도 미끄럼 위험도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역사별·차량별로 서로 다른 재질과 구조를 점검해 미끄럼방지 패드, 논슬립 처리, 계단 끝단 개선 등 시설 특성에 맞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9-04 14:49:30 이정윤
  • 허광행 시의원, 수질은 ‘적합’인데 화장실 앞 음수대…학교 아리수, 학생 눈높이서 다시 봐야
    행정

    허광행 시의원, 수질은 ‘적합’인데 화장실 앞 음수대…학교 아리수, 학생 눈높이서 다시 봐야

    학교 아리수 음수대 설치 위치·노후시설 관리 실태 점검
    서울시가 학교와 유치원 등에 설치한 아리수 음수대의 수질검사에서는 올해 부적합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부 음수대가 화장실 앞에 설치돼 있거나 상당수 시설이 내용연수를 넘긴 것으로 나타나면서 학생들의 실제 이용환경까지 고려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단순히 수질검사 결과가 기준에 적합하다는 것만으로 음수대 관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위치인지, 시설은 청결하게 관리되는지, 노후화로 이용을 꺼리지는 않는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허광행 시의원(사진)은 3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아리수본부 업무보고에서 학교 아리수 음수대의 설치 위치와 노후시설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이용자 관점의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허 의원은 “아리수 음수대는 수질뿐만 아니라 음수구의 청결과 주변 환경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다”며 “특히 미래세대인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 아리수 음수대 80%가 학교에…수질검사는 ‘적합’아리수본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가 설치한 아리수 음수대는 약 2만4천 대로, 이 가운데 약 80%인 2만 대가 학교에 설치돼 있다.학교와 유치원에 설치된 음수대는 연 4회의 수질검사와 연 7회의 시설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수질검사에서는 부적합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수질 안전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다.하지만 허 의원은 수질검사 결과와 별개로 일부 학교에서 음수대가 화장실 앞과 같이 음용시설의 위치로 적절하지 않다고 인식될 수 있는 장소에 설치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허 의원은 “수질검사 결과가 적합하더라도 화장실 앞에 음수대가 있으면 학생들, 특히 저학년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이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아리수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수질뿐 아니라 설치 장소에 대한 인식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아리수본부장은 설치 위치가 적절하지 않은 음수대 사례를 살펴보고 수질과 시설 상태뿐 아니라 이용자의 심리적 측면까지 고려해 이전이 필요한 시설은 위치를 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안전한 물’과 ‘마시고 싶은 물’은 다를 수 있다환경·위생 전문가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학교 음수시설은 수질 안전성뿐 아니라 음수구의 청결 상태와 주변 위생환경, 접근성, 유지관리 상태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특히 어린 학생들이 사용하는 시설은 객관적인 수질검사 결과와 별개로 눈에 보이는 청결도와 설치 장소가 이용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아무리 수질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물이라도 음수대가 화장실 주변이나 청결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장소에 설치돼 있다면 학생들이 이용을 꺼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결국 음수대 정책의 성과를 단순한 ‘설치 대수’나 ‘수질검사 적합률’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실제 학생들이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내용연수 넘긴 음수대 상당수…교체는 750대 목표에 204대노후 음수대 문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아리수본부에 따르면 내용연수가 10년인 음수대 가운데 약 4,400대, 18%가 내용연수를 초과했으며, 내용연수가 6년인 음수대는 72%가 내용연수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음수대 교체 목표는 750대지만 7월 말 기준 실제 교체 실적은 204대에 그쳤다.허 의원은 “현재의 교체 속도로는 이미 내용연수를 넘긴 음수대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고, 교체를 기다리는 동안 추가로 노후시설이 늘어날 수 있다”며 점검 결과에 따른 우선순위 교체와 예산 확보를 통한 연간 교체 물량 확대를 주문했다.다만 내용연수를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시설이 곧바로 수질이나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그렇기 때문에 시설 연식과 함께 부식·고장 여부, 위생상태, 이용 빈도, 수질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교체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몇 대 설치했나’보다 ‘몇 명이 실제 이용하나’ 따져야학교 음수대 정책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설치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니다.서울시가 약 2만 대의 음수대를 학교에 설치했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실제로 얼마나 이용하는지,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위치가 좋지 않아 외면받는 음수대를 그대로 둔 채 다른 장소에 신규 시설을 추가한다면 예산의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허 의원 역시 단순히 음수대를 추가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률을 조사해 활용도가 낮은 시설은 학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허 의원은 “신규 설치와 설치율 확대도 중요하지만 이미 설치된 음수대가 제대로 이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용률과 만족도 조사 결과를 시설 배치와 교체계획에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서울시도 학교별 설치 대수만 관리할 것이 아니라 음수대별 이용률과 고장·수리 이력, 수질검사 결과, 설치 위치, 시설연식 등을 함께 관리한다면 교체와 이전이 시급한 시설을 보다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미아배수지 풋살장도 ‘만드는 것’보다 접근성이 관건한편 허 의원은 강북구 미아배수지 상부에 조성될 예정인 풋살장과 관련해서도 주민 접근성과 주차 문제를 점검했다.해당 부지가 산지의 높은 곳에 있어 도보 접근이 쉽지 않은 만큼 실제 주민들이 시설을 이용하려면 적정 규모의 주차공간과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허 의원은 “배수지 본래 기능과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민 이용공간과 주차면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며 “시설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실제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치구와 구체적인 접근성 개선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학교 아리수 음수대와 배수지 주민편의시설은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행정이 시설을 얼마나 많이 설치했느냐보다 시민이 실제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고 있느냐가 정책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특히 학교 음수대는 어린 학생들이 매일 접하는 생활시설이다. 수질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학생들이 거리낌 없이 다가가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드는 것이 아리수 정책의 다음 과제다.
    2026-09-04 14:30:22 이정윤
  • 김준성 시의원, 하수슬러지 ‘100% 자체처리’라더니 현실은 62%…서울시 처리체계 손질해야
    환경

    김준성 시의원, 하수슬러지 ‘100% 자체처리’라더니 현실은 62%…서울시 처리체계 손질해야

    서울시가 하수슬러지 ‘100% 자체처리’를 목표로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자체처리 비율은 약 62%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자체처리시설의 처리용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실제 자체처리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시설 가동중단 원인과 처리공정, 외부 반출, 최종 처분까지 포함한 하수슬러지 관리체계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서울시의회 김준성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6)은 지난 3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물순환안전국 업무보고에서 서울시 하수슬러지 처리정책의 ‘100% 자체처리’ 목표와 실제 처리구조를 집중 점검하고 시설 교체에 앞서 운영·관리체계 전반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서울시는 하수슬러지 자체처리율 100%를 목표로 건조·소각시설 교체와 신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물순환안전국은 현재 자체처리 비율이 약 6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목표와 현실 사이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셈이다. ‘100% 자체처리’ 어디까지 자체처리인가김 의원이 먼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자체처리’의 기준이다.하수슬러지를 물재생센터에서 건조하거나 소각하더라도 이후 발생한 잔여물이 외부 수요처 등으로 반출될 수 있는 만큼 어느 단계까지를 자체처리로 볼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탄천물재생센터의 건조시설 용량을 하루 200톤에서 340톤으로 확대해 ‘발생 슬러지 100% 자체처리 능력을 확보했다’는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김 의원은 실제 외부처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100% 자체처리’라는 표현과 실제 처리구조 사이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리 단계별 기준과 과정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처리시설의 설계용량이 발생량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 운영 과정에서 슬러지 전량을 자체 처리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처리용량보다 실제 가동률·최종처리가 중요”환경전문가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하수슬러지 관리는 단순히 건조기나 소각로의 용량을 얼마나 확보했느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는 탈수와 건조, 소각 또는 재활용·처분 등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발생량부터 함수율, 시설 가동률, 에너지 사용량, 최종 부산물 처리까지 전 과정을 함께 관리해야 실질적인 처리 효율을 판단할 수 있다.특히 시설의 정기보수나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될 경우 자체처리 능력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실제 처리율은 떨어지고 외부 위탁물량이 증가할 수 있다.따라서 ‘시설용량 100% 확보’와 ‘실제 자체처리율 100%’를 구분해 시민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톤당 14만 원 민간위탁…외부처리 비용도 따져봐야외부 민간위탁에 들어가는 비용도 쟁점으로 떠올랐다.추가 질의에서 관계자는 민간위탁 처리비가 톤당 약 14만 원이라고 답변했다.자체처리시설이 충분한 능력을 확보하고도 고장이나 정비, 낮은 가동률 등의 문제로 외부 위탁이 반복된다면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김 의원이 단순한 시설 교체보다 실제 처리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을 먼저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한 이유다.다만 자체처리율을 높이는 것이 무조건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자체 건조·소각에도 연료와 전력, 약품, 인건비, 유지보수비 등이 들어가기 때문이다.따라서 서울시는 민간위탁 비용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자체처리의 톤당 총비용까지 산출해 어느 방식이 경제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한지 객관적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시설 하나 멈췄다고 처리체계 흔들려선 안 돼김 의원은 자체처리율을 높이기 위해 함수율을 낮추는 설비와 밀폐형 건조기, 클링커 발생 방지 기술, 자동세척·원격제어 시스템 등 시설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정기점검이나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소각시설 일부가 중단될 경우에도 처리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소형 소각로 활용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환경시설은 장기간 중단 없이 가동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는 만큼 특정 시설 하나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고장과 정비 상황에서도 전체 처리체계가 유지될 수 있는 대체처리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100%’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처리 결과서울시의 하수슬러지 정책에서 이제 따져봐야 할 것은 ‘100%’라는 목표 자체가 아니다.시설의 처리용량을 100% 확보했는지, 실제 발생한 슬러지를 100% 자체 처리하고 있는지, 건조·소각 이후 발생한 부산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최종 처리되는지는 각각 다른 문제다.이를 하나의 ‘자체처리율’이라는 표현으로 묶을 경우 시민 입장에서는 실제 처리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특히 현재 자체처리율이 약 62%라면 나머지 물량이 왜 자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지부터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시설용량 부족인지, 잦은 고장이나 정기보수 때문인지, 공정상 문제인지에 따라 해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김 의원은 “중요한 것은 발생한 슬러지를 어떻게 통합 관리하고 처리할 것인지”라며 “가동률만을 이유로 들거나 시설을 교체하는 데 그쳐서는 자체처리 10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이어 “실제 처리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분석하고, 불필요한 민간위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결국 서울시가 제시해야 할 것은 ‘100% 자체처리’라는 선언적인 숫자가 아니라 실제 슬러지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얼마의 비용을 들여 처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관리체계다.시설을 늘리는 것보다 기존 시설이 왜 멈추고 처리율이 왜 떨어지는지부터 찾아내는 것, 그리고 발생부터 최종 처리까지 하나의 체계로 관리하는 것이 하수슬러지 정책 개선의 출발점이다
    2026-09-04 14:21:45 이정윤
  • 서울 노후 하수관로 언제까지 버틸까…“교체 로드맵·물재생센터 운영 원칙 세워야”
    환경

    서울 노후 하수관로 언제까지 버틸까…“교체 로드맵·물재생센터 운영 원칙 세워야”

    물재생센터 민자사업·공단 운영 이원화 문제도 제기…“그때그때 대응해선 안 돼”
    서울의 지하에 거미줄처럼 깔린 하수관로와 물재생시설의 노후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서울시의 장기적인 도시안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특히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의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하수관로 정비는 단순한 시설 교체를 넘어 도시침수와 수질오염을 동시에 관리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체계적인 중장기 투자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여기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물재생센터 현대화를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할 경우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하수처리라는 공공서비스의 안정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따져봐야 할 과제로 꼽힌다.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함대건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은 지난 3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물순환안전국 및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업무보고에서 서울시 하수·치수·수질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노후 기반시설 정비를 위한 실효성 있는 중장기 계획과 물재생센터 운영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함 부위원장은 “수변감성 등 다양한 사업도 중요하지만 시민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시의적절한 예산 분배와 예측 가능한 계획·추계가 이뤄지도록 부서가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노후 하수관로, 고장 난 뒤 고치는 방식으로는 한계함 부위원장이 이날 특히 강조한 것은 서울시 기반시설 관리계획 및 2040 인프라 마스터플랜과 연계한 노후 하수관로의 체계적인 정비다.함 부위원장은 “앞으로 수십 년에 걸친 노후 하수관거 정비를 연차별로 어떻게 추진할지 구체적인 빌드업과 중장기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만큼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기획조정실 등이 함께 장기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하수관로는 대부분 지하에 매설돼 있어 시민들이 노후화 정도를 직접 체감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도로 침하나 하수 유출, 악취, 수질오염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집중호우 때는 원활한 배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적 관리가 중요하다.환경전문가 시각…“하수관로는 도시의 혈관, 예방투자가 중요”환경·도시안전 전문가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하수관로는 단순히 생활하수를 물재생센터로 보내는 시설이 아니라 도시의 침수 대응과 공중위생, 하천 수질을 함께 떠받치는 기반시설이다.노후화된 관로의 균열이나 파손은 하수 유출뿐 아니라 지하수 유입 등으로 처리시설의 부담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관로의 연식만을 기준으로 교체 우선순위를 정하기보다 구조적 상태와 주변 지반, 통수능력, 침수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특히 기후변화로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는 극한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과거 강우자료에만 의존한 하수시설 관리에도 한계가 있다.따라서 노후 하수관로 정비와 함께 배수능력, 빗물저류시설, 펌프장 등 관련 시설을 하나의 도시 물관리 체계로 연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물재생센터 민자사업…재원만 볼 문제인가이날 업무보고에서는 물재생센터의 운영체계와 민간투자사업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현재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는 센터 2곳과 공단이 운영하는 센터 2곳으로 운영체계가 나뉜 상황에서 함 부위원장은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의 공공주택 공급 및 민자사업 검토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서울시가 물재생센터의 장기적인 운영 원칙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함 부위원장은 “시민의 물·수질과 직결되는 하수시설을 예산 부족을 이유로 민자로 전환하는 것이 과연 맞는 방향인지 고민이 깊다”며 “공단의 향후 방향성과 센터 운영체계를 그때그때 상황에 대응하기보다 물순환안전국이 명확한 비전을 갖고 새로 취임하는 공단 이사장과 함께 깊이 있게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이에 정성국 물순환안전국장은 시설 현대화와 지하화 추진 과정에서 재원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민자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단 운영, 민자사업, 직영 여부 등을 포함한 전반적 검토와 방향 설정은 서울시와 물순환안전국의 몫인 만큼 심도 있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수질전문가 시각…운영주체보다 중요한 것은 ‘처리수질과 책임’수질관리 측면에서는 물재생센터의 운영주체가 직영인지 공단인지, 민간인지에 대한 논의와 함께 어떤 방식에서도 안정적인 처리수질과 시설 유지관리 수준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물재생센터는 생활하수 등을 처리해 방류하는 도시 수질관리의 최종 방어선 역할을 한다. 운영 효율성만 강조해 시설 유지보수나 전문인력 확보에 필요한 비용이 줄어들 경우 장기적으로 처리시설의 안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반대로 민간투자를 활용해 노후시설을 신속하게 현대화할 수 있다면 재정과 사업기간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다.따라서 민자사업 자체를 찬반의 문제로 단순화하기보다 사업 추진에 앞서 처리수질 기준, 시설투자 의무, 전문인력 확보, 사고 발생 시 책임주체, 운영성과 평가, 계약 종료 이후 시설관리까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보이는 사업’보다 지하의 기반시설도 챙겨야시민들이 일상에서 하수관로와 물재생센터를 의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도로가 침수되거나 하수관로에 문제가 발생하고 하천 수질이 악화되면 그 중요성이 한꺼번에 드러난다.문제는 노후 기반시설 정비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어렵다는 데 있다. 그래서 예산 편성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장기적인 투자 원칙과 연차별 정비계획을 먼저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물재생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재정 부족을 이유로 민간자본을 활용할 것인지, 공단이나 서울시가 계속 운영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에 서울시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하수처리시설을 어떤 원칙으로 운영할 것인지부터 시민에게 제시해야 한다.함 부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결국 하수와 치수가 안전하게 관리되는 것이 행정의 기본값”이라며 이날 논의된 내용이 향후 행정사무감사와 본예산 심사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서울의 하수관로와 물재생센터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시설이다. 그러나 도시침수와 수질오염을 막는 최전선이기도 하다.노후시설을 사고가 난 뒤 보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를, 얼마의 예산으로 정비할 것인지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물재생센터 역시 직영·공단·민자 가운데 어떤 방식이 시민의 안전과 수질을 가장 안정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기준으로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2026-09-04 14:13:15 이정윤
  • 이영실 시의원, 물재생센터 ‘위험한 일’ 누가 감당하나…안전 뒤에 가려진 현장 노동자 처우
    사회

    이영실 시의원, 물재생센터 ‘위험한 일’ 누가 감당하나…안전 뒤에 가려진 현장 노동자 처우

    위험업무 수당 차등 지급 문제 지적…“실제 위험도에 맞는 보상체계 필요”
    서울시 물재생센터의 시설 안전을 책임지는 현장 근무자들이 정작 충분한 안전관리와 위험에 상응하는 처우를 받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특히 맨홀 내부 점검과 탈취시설·소화조 관리 등은 작업환경에 따라 유해가스, 산소결핍, 추락 등 다양한 위험요인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단순히 ‘위험업무’로 분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작업별 위험도를 평가해 안전대책과 처우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이영실 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1)은 3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물순환안전국 업무보고에서 물재생센터 위험시설에서 직접 작업하는 현장 인력의 안전관리와 처우 실태를 점검하고, 업무 위험성과 작업환경을 고려한 보호대책 마련을 주문했다.물재생센터에서는 차집관로 순찰을 비롯해 맨홀 내부 점검, 탈취동과 소화조 관리 등 현장 인력이 직접 시설에 접근해 수행해야 하는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이 의원이 주목한 것도 바로 이들 현장 근무자다.시설 자체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에 들어가는 근무자들이 충분한 보호를 받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맨홀 등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작업은 일반적인 시설관리 업무와는 위험의 성격이 다를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작업 전 위험성 확인과 안전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매뉴얼이 있다’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작동하느냐다 산업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매뉴얼과 안전교육 문제가 반복해서 거론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규정이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실제 작업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느냐다.안전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산업안전 원칙에 따르면 맨홀이나 탱크 등 밀폐공간 작업은 산소결핍과 유해가스 등에 대한 사전 확인이 중요하고, 작업 전 위험요인 평가와 적절한 보호장비, 감시인 배치, 비상구조체계 등을 함께 갖춰야 한다.특히 사고 발생 후 동료를 구조하기 위해 보호장비 없이 진입하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절차와 교육·훈련을 평상시부터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환경 변화도 현장 근무자의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는 작업자의 신체적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집중호우 때는 맨홀이나 관로 주변 작업환경이 급격하게 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작업중지 기준까지 포함한 세밀한 관리가 요구된다.이 의원 역시 위험업무 종사자에 대한 안전교육과 작업매뉴얼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위험업무’라도 위험도 다르다…수당체계도 따져봐야 이번 지적에서 눈여겨볼 또 하나의 대목은 위험업무 종사자의 처우다.이 의원은 현장 위험업무 종사자에 대한 수당이 차등 지급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실제 수행하는 업무의 위험성과 근무환경이 현행 수당체계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위험업무에 대한 보상은 단순히 직종이나 직급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실제 작업에서 어느 정도의 위험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같은 물재생센터에서 근무하더라도 사무공간에서 근무하는 인력과 맨홀·소화조 등 위험시설에 직접 접근하는 인력이 체감하는 작업환경과 위험도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이 의원은 “위험한 업무라는 사실을 알고 일을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위험에 대한 적절한 보상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며 “업무 특성상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는 직군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안전관리와 처우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물재생센터별 안전매뉴얼과 작업조 운영방식 등 현장 안전관리 실태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위험업무 종사자의 수당체계 역시 업무 특수성과 위험도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이 의원은 “물재생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안전이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며 “맨홀과 탈취시설, 소화조 등 위험도가 높은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근무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서울시 전체에 적용되는 기준이 있더라도 업무의 위험도와 작업환경은 직군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며 “획일적인 기준에 맞추기보다 실제 현장의 위험 정도를 기준으로 안전관리와 처우에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물재생센터는 시민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도시의 하수처리와 수질관리를 담당하는 필수 기반시설이다. 그 시설의 안정적인 운영 뒤에는 위험시설을 직접 점검하고 관리하는 현장 인력이 있다.시설에 대한 투자만으로 안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작업자의 안전교육과 보호장비, 작업인원, 비상대응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업무 위험도에 상응하는 처우가 이뤄지고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결국 물재생센터의 안전을 평가하는 기준도 ‘시설에 문제가 없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이 안전하게 일하고 있는가’까지 확대될 필요가 있다.
    2026-09-04 14:05:37 이정윤
  • 낭만의 불꽃 뒤에 숨은 '밤섬의 비명'… 서울시는 더 이상 방관자여선 안 된다
    사회

    낭만의 불꽃 뒤에 숨은 '밤섬의 비명'… 서울시는 더 이상 방관자여선 안 된다

    매년 가을 여의도 밤하늘을 수놓는 세계불꽃축제는 수백만 시민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서울의 대표 축제다. 그러나 화려한 폭죽이 터지는 순간,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람사르 습지 '밤섬'에서는 생존을 위협받는 도심 속 야생동물들의 절규가 시작된다.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노연수 의원(사진)이 제339회 임시회에서 지적했듯, 단 몇 시간 동안 10만 발의 폭죽이 터지며 발생하는 100~130dB의 소음과 유해 물질, 그리고 수십 톤의 탄소 배출은 생태계 보전지역인 밤섬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히고 있다. '수익은 민간, 피해 회복은 세금?'… 서울시의 책임 방기 이번 지적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공공의 자산인 한강과 밤섬을 담보로 한 민간 기업의 상업 활동' 구조다. 최근 불꽃축제 주최 측은 유료 좌석 판매 등을 통해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행사 후 발생하는 소음·수질·토양 오염 회복과 생태계 영향에 대한 비용은 온전히 공공의 몫으로 남아있다. 서울시는 행정적 사용 허가권을 쥐고 있음에도, 그간 축제의 화려함에 가려 환경적 부정적 영향을 방치해 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민간 주최 측에 밤섬 생태계 유지·복원 비용에 상응하는 '실질적 장소사용료'를 부과하고, 이를 생태계 보전기금으로 환원하는 행정조치는 지극히 합리적인 요구다. "단순 소음 넘어 서식지 파괴… 친환경 드론쇼 전환 시급“ 환경전문가들은 폭죽 발사가 밤섬 조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 놀람에 그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한 생태전문가는 "100dB이 넘는 폭죽 소음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1만여 마리의 새들에게 극심한 패닉을 유발해 야간 교란, 건물 및 수풀 충돌 사고, 나아가 번식 포기와 서식지 영구 이탈로 이어진다"며 "연소 후 떨어지는 중금속 잔재물과 미세먼지 역시 밤섬의 수질과 토양을 장기적으로 오염시킨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탄소 중립과 생태계 보호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세계적 트렌드인 '친환경 드론쇼'나 '무소음·저탄소 불꽃'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발사 위치를 밤섬에서 더 멀리 조정하는 임시방편을 넘어, 축제 전후 생태계 정밀 실태조사를 의무화하고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려한 축제와 생태계의 상생을 향해 미래한강본부장이 "균형점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답한 만큼, 서울시는 조속히 실천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도심 속 마지막 생태계의 보고를 희생시키는 시대는 지났다. 민간 기업의 책임 있는 비용 부담과 서울시의 친환경 축제 대안 마련만이 '밤섬의 비명'을 멈추고 축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다.
    2026-09-04 13:56:49 이정윤
  • 서울시의회 환수위, 한강버스 직접 타고 안전점검…“접·이안부터 비상대응까지 살펴야”
    사회

    서울시의회 환수위, 한강버스 직접 타고 안전점검…“접·이안부터 비상대응까지 살펴야”

    여의도·망원 한강버스 선착장 및 여의도 유람선 터미널 현장점검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수상 대중교통수단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가 직접 한강버스에 탑승해 선착장 시설과 운항 과정 전반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섰다.단순히 선착장 시설을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승객의 동선에 따라 승선부터 운항, 접·이안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한강버스가 안정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현장점검을 넘어 상시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민석 위원장(국민의힘·마포1)을 비롯한 소속 위원들은 제339회 임시회 현장 시찰 일정으로 3일 여의도 유람선 터미널과 여의도·망원 한강버스 선착장을 찾아 시설 및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위원들은 먼저 여의도 유람선 터미널에서 선착장과 편의시설 운영 현황을 살펴본 뒤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으로 이동해 현장 업무보고를 받았다.특히 선착장 내 부대시설과 승객 이용 환경뿐 아니라 안전시설 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실제 한강버스에 탑승해 여의도에서 망원까지 이동하며 선박 내부 시설과 운항 상황을 확인했다.망원 선착장에서는 선박의 접·이안 과정과 승객 이동 동선, 주변 환경 등을 살펴보고 실제 이용자가 탑승·하선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이나 안전상 위험 요소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한강버스 안전, ‘선박’만 봐서는 안 된다 이번 현장점검에서 주목할 부분은 안전관리의 범위를 선박 내부에 한정하지 않고 선착장과 승객 이동 과정까지 확대한 점이다.수상교통의 안전은 선박 자체의 성능만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선착장 접근로와 승·하선 시설, 미끄럼 방지, 안전난간, 구명장비, 야간 조명, 접·이안 과정의 승객 통제, 비상상황 발생 시 대피와 구조체계 등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특히 한강버스가 관광·레저 수단을 넘어 일상적인 대중교통 역할까지 담당하려면 이용객이 늘어나는 출퇴근 시간이나 주말·행사 기간 등 혼잡 상황을 가정한 안전관리도 필요하다.한강의 수위와 유속, 강풍, 집중호우, 안개 등 기상·수상환경 변화에 따라 운항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육상 대중교통과 다른 부분이다.수상교통 안전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선착장은 선박과 육상이 만나는 만큼 사고 위험 관리가 중요한 공간이다. 특히 접·이안 과정에서 선박과 선착장 사이의 간격이나 높이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어린이와 고령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승·하선 안전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또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보다는 운항·시설·기상 정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견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비상상황 대응훈련까지 정례화해야”앞으로는 시설점검과 함께 실제 사고를 가정한 대응능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선박 고장이나 충돌, 승객 추락, 화재,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 선착장 내 대규모 인파 밀집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승무원과 선착장 근무자, 소방·구조기관 간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점검 결과 역시 기록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요인을 데이터화해 시설 개선과 운항 기준에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한강버스가 장기간 운항될수록 시설 노후화와 이용객 증가에 따른 새로운 위험요인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이민석 위원장은 “이번 점검을 통해 서류상으로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시민께서 이용하는 한강 수상 시설물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며 “특히 접·이안 과정 등 시민들이 불편해할 수 있거나 안전상 우려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실제로 어떠한지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이어 “오늘 현장에서 확인한 사항들을 바탕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하면서 앞으로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한강 수상교통 환경으로 자리 잡도록 지속해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결국 한강버스의 성패는 새로운 교통수단이라는 상징성보다 시민이 얼마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이번 서울시의회의 현장점검이 일회성 시찰에 머물지 않고, 선착장 시설부터 선박 운항, 기상 악화 대응, 교통약자 승·하선, 비상구조체계까지 아우르는 상시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2026-09-04 13:48:21 이정윤
  • 팔수록 적자 쌓이는 ‘아리수’… “공급 확대 대가 치르기보다 ‘수요 관리’로 틀어야”
    행정

    팔수록 적자 쌓이는 ‘아리수’… “공급 확대 대가 치르기보다 ‘수요 관리’로 틀어야”

    서울시민 1인당 물 사용량, 리스본·코펜하겐 등 주요 도시 대비 40% 과다
    서울시의 대표 수돗물 브랜드 '아리수'가 구조적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수돗물 정책을 기존의 '공급 위주'에서 '수요 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대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의회 위성찬 의원(사진)은 3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서울아리수본부 업무보고에서 현행 수돗물 생산·소비 구조의 허점을 강하게 지적하며 합리적인 요금 체계 개편과 물 절약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조 8천억 들이는 시설 확충… “과도한 물 소비를 복지로 오인해선 안 돼” 위성찬 의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민의 1인당 물 사용량은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코펜하겐이나 리스본 등 유럽 대표 도시들보다 약 40%나 많은 물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과도한 물 소비가 정수 설비의 과부하와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시 정수장의 평균 가동률은 적정 수준(75%)을 크게 넘어선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취·정수장 시설 확충 사업에 배정된 예산만 무려 1조 7,994억 원에 달한다. 위 의원은 “과도한 물 소비를 당연시하는 문화를 복지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며 “생산 인프라를 무작정 늘리고 그로 인한 적자를 세금으로 메우는 불합리한 구조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수도요금 현실화율 84%… 역전된 요금 형평성도 꼬집어 현재 서울시 수도요금의 원가 대비 현실화율은 약 84% 수준에 불과하다.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공급하다 보니 무더기로 팔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위 의원은 특히 이용자 간 형평성에 어긋나는 요금 체계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영업 목적으로 대량의 물을 사용하는 욕탕용 수도 요금이 오히려 일반 가정용보다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는 등 원칙 없는 요금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과거 가정용 누진제 폐지 이후 다자녀 가구나 대가족 등 실제 수요 특성에 맞춘 세심한 대안이 부재했던 점을 언급하며, 현행 요금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주문했다. “공급 위주 행정의 한계… 요금 정상화와 수요 관리 정책 병행돼야” 수자원 정책 및 도시행정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환경경제학 전문가들은 “원가에 미달하는 수돗물 공급은 자원의 과다 소비를 부추기는 대표적인 시장 왜곡 현상”이라며 “유럽 주요 도시들이 요금 정상화를 통해 자연스러운 절수를 유도하고 수자원 인프라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한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도시공학 전문가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원수 확보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취·정수장을 무한정 증설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수요 관리 중심 정책은 단순히 물을 아끼자는 캠페인을 넘어 요금 구조 개편, 중수도 및 빗물 재이용 시스템 확대 등 구조적 대안이 함께 추진되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세금으로 메우는 '물 쓰듯 하는 삶'… 이젠 끊어내야 할 때 우리는 흔히 아껴 쓰지 않고 막 쓰는 모양새를 가리켜 ‘물 쓰듯 한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지금 서울시가 처한 아리수 재정 구조를 보면 이 말이 더 이상 비유가 아닌 '현실의 경고'로 다가온다.원가의 84%에 불과한 요금 체계 속에서 시민들과 업계가 물을 더 쓰면 쓸수록 서울시 아리수본부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그리고 그 적자를 메우는 것은 결국 시민들이 낸 세금이다. 원가보다 싼 요금 혜택을 누리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정수장 증설 비용 1조 8,000억 원과 매년 쌓이는 적자 보전금이라는 더 큰 세금 폭탄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영업용 대형 욕탕 요금이 가정용보다 저렴한 불합리함이 수년째 방치되어 왔다는 점은 서울시 수도 행정의 세심함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제는 물을 공급하는 수돗물 생산 능력 확충에만 억지로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사용량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스마트한 수요 관리'로 정책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 저렴한 수도요금에 안주해 '물 쓰듯 하는' 소비 구조를 끊어내지 않는다면, 그 부담은 미래 세대와 서울시 재정에 고스란히 얹힐 수밖에 없다. 위성찬 의원이 던진 지적은 단순한 의정활동 보고를 넘어, 서울시 물 정책이 나아가야 할 근본적 방향타를 제시하고 있다.
    2026-09-04 13:37:51 이정윤
  • [ESG 카드 뉴스] 9월 4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여황제(The Empress)’ 
    환경

    [ESG 카드 뉴스] 9월 4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여황제(The Empress)’ 

    9월 4일 금요일, 오늘의 환경 타로는 ‘여황제(The Empress)’입니다. 여황제는 ‘풍요로운 지구를 위한 채식 한 끼’를 뜻합니다. 일주일에 하루, '고기 없는 식단'을 시도하세요.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카드뉴스는 ESG 캠페인 일환으로 지구촌 환경보전과 일상 속 시민들 실천을 결합한, 각 타로의 대표 상징을 환경적 메시지로 재해석했습니다.September 4, Friday. Today’s Environmental Tarot Card is The Empress.The Empress represents “a plant-based meal for a flourishing planet.”Try going meat-free one day a week. This simple choice can significantly reduce greenhouse gas emissions from livestock farming.*This card-news series is part of an ESG campaign that reinterprets the key symbolism of each tarot card through an environmental lens, connecting global environmental conservation with practical actions in everyday life.
    2026-09-04 07:41:28 정이든 청년기자
  •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태양광의 약점이던 ‘밤’, 배터리가 해결하기 시작했다
    환경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태양광의 약점이던 ‘밤’, 배터리가 해결하기 시작했다

    - 2025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 100여 년 만에 석탄 추월 - 태양광·풍력이 전력수요 증가분의 99% 담당…화석연료 발전량 0.2% 감소 - ESS 가격 45% 급락했지만 전력망·장주기 저장·석탄발전 퇴출은 여전히 과제
    낮에만 전기를 생산한다는 태양광의 오랜 약점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낮 동안 남는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저녁과 밤에 꺼내 쓰는 대형 배터리 저장장치가 빠르게 보급되면서다. 2025년 세계 전력시장은 재생에너지 역사에서 하나의 분기점을 통과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저탄소 전력 증가량이 세계 전력수요 증가분을 처음으로 넘어섰고,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석탄을 추월했다. 경제위기나 감염병으로 전력수요가 줄어든 상황이 아니라 전력 소비가 증가하는 가운데 화석연료 발전량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국제에너지 연구기관 Ember가 발표한 ‘세계 전력 보고서 2026’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전력수요는 전년보다 849TWh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은 각각 636TWh와 205TWh 늘었다. 두 전원 증가량을 합치면 841TWh로, 세계 전력수요 증가분의 약 99%에 해당한다.Ember 세계 전력 보고서 2026에 따르면 원자력과 수력 등까지 포함한 저탄소 전력 증가량은 887TWh에 달해 전체 전력수요 증가분을 넘어섰다. 늘어난 전력 소비를 청정전원이 모두 충당하고도 남았다는 의미다. 재생에너지 33.8% … 석탄 33.0% 첫 추월2025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약 1만730TWh로 전체 발전량의 33.8%를 차지했다. 석탄발전 비중은 33.0%로 떨어졌다. 현대적인 세계 전력 통계상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넘어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태양광 발전량은 1년 만에 30% 증가한 약 2778TWh를 기록했다. 세계 전력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4.6%에서 2025년 8.7%로 3년 만에 거의 두 배가 됐다.태양광 발전 증가량 636TWh는 영국의 연간 전력소비량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태양광 하나만으로 세계 전력수요 증가분의 약 75%를 충당했다.반면 세계 석탄발전량은 약 63TWh 감소했다. 가스발전은 일부 지역에서 증가했지만 전체 화석연료 발전량은 전년보다 약 38TWh, 비율로는 0.2% 줄었다. 감소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전력수요가 증가한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청정전력이 화석발전을 밀어냈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2009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때에도 화석연료 발전량은 감소했다. 당시에는 경기침체와 이동 제한으로 전력수요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2025년에는 세계 전력수요가 2.7%가량 늘었는데도 화석연료 발전이 감소했다.재생에너지 증가가 경기불황의 결과가 아니라 발전 기술과 비용구조 변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배터리 가격 45% 하락 … 태양광에 ‘시간’을 더하다태양광은 저렴하고 설치가 빠르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해가 떠 있는 시간에만 발전하고, 전력수요가 높아지는 저녁에는 발전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이른바 ‘덕 커브’ 문제다.태양광이 많이 설치된 지역에서는 정오에 전기가 남아 발전을 강제로 중단하면서도, 해가 진 저녁에는 가스나 석탄발전소를 다시 가동하는 모순이 발생한다.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는 이 시간 차이를 줄인다. 전기가 남는 낮에 충전하고 수요와 가격이 오르는 저녁에 방전한다. 태양광에 발전량뿐 아니라 발전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셈이다.2025년 전력망용 고정식 배터리 팩의 평균 가격은 1kWh당 약 70달러로 전년보다 45% 떨어졌다. 다만 모든 종류의 배터리 평균가격이 45% 하락한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NEF 배터리 가격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용을 포함한 전체 리튬이온 배터리 팩의 평균가격 하락률은 약 8%였고, 고정식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에서 45%라는 가장 큰 하락이 나타났다. 가격 하락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생산설비 확충과 치열한 시장경쟁, 제조 효율 향상,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화재 안정성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보급이 영향을 미쳤다.Ember는 2025년 세계 배터리 저장장치 설치량을 약 250GWh로 추산했다. 전년보다 46% 증가한 규모다. IEA는 출력 기준으로 2025년 세계에서 새로 설치된 배터리 저장설비를 108GW로 집계했다. 전년보다 약 40% 늘었으며 2021년과 비교하면 전체 설치 규모가 11배로 커졌다.IEA 배터리 저장장치 분석에 따르면 2025년에 설치된 신규 배터리는 같은 해 새로 증가한 태양광 발전량의 약 14%를 정오에서 다른 시간대로 옮길 수 있는 수준이다. 아직 모든 태양광을 밤까지 저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태양광과 배터리가 하나의 발전 패키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중국과 인도에서 동시에 줄어든 석탄발전세계 전력 전환의 중심에는 중국과 인도가 있다. 두 나라는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건설하고 있다.중국의 2025년 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약 4000만톤, 0.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석탄발전량은 약 1.6% 줄었다. 중국은 2024년 이미 2030년 풍력·태양광 설비 목표를 6년 앞당겨 달성했으며, 2025년에도 세계 태양광 증가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인도의 석탄발전량도 2025년 약 3% 감소했다. 코로나19 충격을 제외하면 반세기 만에 나타난 이례적인 감소다.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가 전력수요 증가를 웃돌면서 석탄발전 가동률을 낮춘 결과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의 배출 감소를 곧바로 구조적 탈석탄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인도는 2025년 비교적 온화한 기온과 전력수요 증가세 둔화, 수력발전 증가의 영향을 함께 받았다. 상반기 화석연료 발전 감소분 가운데 약 65%가 수요 증가 둔화, 20%가 청정에너지 설비 확대, 15%가 수력발전 증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중국에서는 태양광과 풍력이 급증했지만 석탄발전소 건설도 계속됐다. 2025년 새로 제안되거나 재추진된 중국의 석탄발전 사업은 161GW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발전량은 줄었어도 석탄발전 설비 자체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발전량 감소와 발전소 폐쇄는 다른 문제재생에너지가 전력수요 증가분을 충당하면 기존 화력발전소의 가동시간은 줄어든다. 그러나 발전량이 줄었다고 발전소가 자동으로 폐쇄되는 것은 아니다.석탄발전소는 건설비를 회수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 발전량이 감소하더라도 전력회사는 투자비 회수와 지역 고용, 전력 공급 안정성을 이유로 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려 한다. 정부가 화력발전소에 비상 대기와 공급능력 유지를 이유로 별도의 보상금을 지급하면 발전량이 줄어도 시설은 계속 남는다.중국은 석탄발전을 태양광과 풍력이 부족할 때 사용하는 예비전원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새 석탄발전소가 대거 건설되면 투자비 회수를 위해 일정 시간 이상 가동해야 한다는 압력이 생긴다. 결국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하거나 탄소배출 감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2025년 세계 석탄발전량이 감소했지만 세계 석탄발전 설비의 순폐쇄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 밖에서도 석탄발전소 폐쇄가 늦어지면서 석탄발전 설비가 순증했다. 재생에너지의 ‘증가’와 화석연료의 ‘퇴출’이 서로 다른 정책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배터리가 모든 밤을 책임질 수는 없다현재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2∼4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하는 데 적합하다. 낮의 태양광을 저녁 피크 시간으로 옮기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흐린 날이 며칠 이어지거나 바람이 장기간 약해지는 상황, 계절 간 전력 이동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재생에너지 비중이 더 높아지면 배터리뿐 아니라 양수발전, 장주기 에너지저장, 수소, 열에너지 저장, 국가 간 송전망, 전기차 충전시간 조절과 같은 수요반응이 함께 필요하다.또 다른 병목은 전력망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빠르게 건설해도 송전망이 부족하면 생산한 전기를 소비지역으로 보낼 수 없다. 전력망이 수용하지 못해 발전을 중단하는 출력제한도 늘어난다.IEA는 2030년까지 늘어날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를 수용하려면 현재 연간 약 4000억달러 수준인 세계 전력망 투자를 약 50%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발전설비 건설 경쟁이 전력망·변전소·저장장치 확보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격 하락 뒤에 숨은 공급망 집중저렴한 중국산 태양광 모듈과 배터리는 세계 재생에너지 전환을 빠르게 만든 핵심 동력이다. 동시에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집중된 공급망은 새로운 위험이 되고 있다.중국은 태양광 웨이퍼·셀·모듈과 배터리 핵심 소재, LFP 배터리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중 무역갈등이나 자원 수출 통제가 심화하면 가격 하락세가 멈추거나 각국의 에너지전환 속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배터리 원료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태계 훼손과 수질오염, 노동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사용 후 배터리의 회수·재사용·재활용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탄소를 줄이기 위해 보급한 배터리가 또 다른 폐기물 문제가 될 수 있다.배터리 화재 안전성과 보험비용, 폐배터리 소유권, 재활용 원료의 품질기준도 대규모 보급 이전에 정비해야 할 과제다.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4600GW 추가 전망IEA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약 4600GW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직전 5년간의 증가량보다 두 배 많고 중국·유럽연합·일본의 전체 발전설비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IEA ‘Renewables 2025’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80%를 태양광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치기간이 짧고 대형 발전단지부터 공장·상가·주택 지붕까지 다양한 규모로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투자는 2025년 약 4500억달러로 세계 에너지 투자 항목 가운데 가장 큰 단일 분야가 됐다. 배터리 저장장치 투자도 6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하지만 2030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를 세 배로 확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목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정책 변화와 중국의 보조금·가격제도 개편, 높은 금리, 개발도상국의 자금조달 비용이 성장 전망을 낮추고 있다.한국에도 필요한 ‘태양광 이후’의 정책한국도 태양광 설비 숫자를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전력 전환을 완성할 수 없다. 발전설비와 함께 지역 간 송전망, 변전소, 분산형 저장장치, 산업체 수요반응 시장을 동시에 확대해야 한다.전력 생산이 많은 시간대에 전기차를 충전하고 공장 설비를 가동하며, 전력 부족 시간대에는 사용량을 줄이는 요금제도도 필요하다.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전력시장에 독립적으로 참여해 전력 저장과 계통 안정화의 가치를 보상받을 수 있어야 한다.석탄과 액화천연가스 발전소의 감축 일정도 명확히 해야 한다. 화력발전소의 폐쇄계획 없이 재생에너지만 늘리면 발전설비 과잉과 송전망 혼잡, 출력제한 비용이 커질 수 있다.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의 노동자와 협력업체, 지방세수 감소에 대한 전환 지원도 필수다. 탈석탄은 발전소 문을 닫는 행정명령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고용, 지역경제를 함께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기자의 시선 "태양광은 이겼지만 석탄은 아직 물러나지 않았다"2025년의 세계 전력 통계는 기후위기 대응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흔들었다. 태양광과 풍력은 늘어난 세계 전력수요의 거의 전부를 충당했고, 배터리는 태양광 전기를 밤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화석연료를 보완하는 주변 전원이 아니라 세계 전력시장의 성장을 책임지는 주력 전원이 됐다.그러나 재생에너지가 석탄의 발전 비중을 추월했다는 사실과 석탄발전 시대가 끝났다는 말은 같지 않다. 2025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새 석탄발전소가 건설됐고 기존 발전소의 폐쇄는 늦어졌다. 배터리가 옮길 수 있는 전력도 신규 태양광 증가분의 약 14%에 그쳤다.태양광의 첫 번째 혁명은 값싼 전기를 대량 생산한 것이었다. 두 번째 혁명은 배터리와 전력망을 통해 그 전기를 필요한 시간과 장소로 옮기는 일이다. 세 번째이자 가장 어려운 혁명은 청정전력 증가를 석탄·가스발전소의 실제 폐쇄로 연결하는 정치적 결정이다.이제 질문은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느냐가 아니다. 이미 그 단계는 넘어섰다. 앞으로의 질문은 늘어난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얼마나 빠르고 공정하게 퇴장시킬 수 있느냐다. 그 답에 따라 2025년은 탈탄소 전환이 시작된 해로 기록될 수도,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가 함께 팽창한 또 하나의 해로 남을 수도 있다.
    2026-09-04 07:41:22 안영준
  • [살롱 안의 기자] 열아훕 살에 펜을 놓은 ‘비운의 방랑 시인’ ... 세상에 너무 일찍 도착한 천재 시인 '랭보'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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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롱 안의 기자] 열아훕 살에 펜을 놓은 ‘비운의 방랑 시인’ ... 세상에 너무 일찍 도착한 천재 시인 '랭보'를 만나다

    출퇴근 전철 안에서, 야외 카페나 집에서 만나는 짧은 여백. 기자가 한 권의 책과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인문학의 한 조각을 건넨다. 오늘 살롱에서 만나볼 인물은 프랑스 문단을 가로지른 찬란한 유성이자 현대시의 지형을 바꾼 시인,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1854~1891)다.너무 일찍 세상에 등장한 어린 천재1854년 10월 20일 프랑스 북동부 샤를빌에서 태어난 랭보는 일찍부터 비범한 언어 감각을 드러냈다. 열 살 무렵부터 라틴어로 글을 짓고, 십 대 중반에는 이미 완숙한 시를 써 교사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그러나 조숙한 재능의 이면에는 답답한 현실이 놓여 있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집을 떠났고, 랭보는 독실하고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학교와 종교, 가정의 규율이 소년을 단단히 붙잡았지만, 그의 정신은 그 울타리를 견디지 못했다.1870년 프랑스와 프로이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 사회가 혼란에 빠지자 랭보는 여러 차례 집을 나섰다. 기차에 몸을 싣거나 때로는 걸어서 파리를 향했다. 그에게 가출은 철없는 일탈이 아니라 자신을 가두는 세계로부터 언어와 자유를 되찾으려는 몸부림에 가까웠다.열여섯 살 소년, 파리 문단을 흔들다1871년, 열여섯 살의 랭보는 이미 이름을 알리고 있던 시인 폴 베를렌에게 자신의 시를 보냈다. 소년의 재능에 충격을 받은 베를렌은 그를 파리로 불러들였다.이 무렵 랭보가 쓴 대표작 가운데 하나가 〈취한 배〉다. 정박할 항구를 잃고 격랑 속을 떠도는 배의 환상적인 여정을 그린 이 시는 훗날 랭보 자신의 생애를 예고하는 듯하다. 그는 전통적인 운율과 질서를 깨뜨리고, 감각과 이미지가 서로 뒤섞이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려 했다.랭보는 시인이란 평범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기 위해 자신의 감각을 흔들고 뒤집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것만 노래하는 대신 추함과 광기, 욕망과 죄의식까지 언어 속으로 끌어들였다.그가 문단에 등장한 시간은 짧았지만, 시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존재할 수 없도록 만든 흔적은 깊었다.베를렌과의 사랑, 그리고 브뤼셀의 총성파리에서 만난 랭보와 열 살 연상의 유부남 시인 베를렌은 격렬한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파리와 브뤼셀, 런던을 떠돌며 함께 시를 쓰고 가난과 방탕, 갈등의 시간을 통과했다.서로의 문학적 재능을 자극한 관계였지만, 사랑만큼 상처도 깊었다. 불안과 질투, 술과 폭력이 뒤엉키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았다.1873년 7월 10일, 브뤼셀의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베를렌이 떠나려는 랭보를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총탄은 랭보의 왼쪽 손목을 다치게 했다. 베를렌은 체포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두 시인의 불꽃 같던 동행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랭보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해 봄부터 여름까지 붙들고 있던 원고를 완성했다. 사랑의 폐허와 시적 야망의 좌절, 종교와 도덕에 대한 반항, 자기 자신을 향한 환멸이 한데 뒤엉킨 작품,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이었다.삶의 잿더미에서 쓴 "지옥에서 보낸 한 철""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랭보가 1873년 브뤼셀에서 자신의 뜻으로 인쇄한 유일한 단행본이다. 본문 마지막에는 ‘1873년 4월~8월’이라는 집필 시기가 적혀 있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서정시집과는 다르다. 산문과 시, 고백과 환상, 독백과 자기 심문이 뒤섞인 긴 산문시에 가깝다.‘나쁜 피’, ‘지옥의 밤’, ‘어리석은 처녀와 지옥의 신랑’, ‘착란’, ‘불가능’, ‘섬광’, ‘아침’, ‘작별’로 이어지는 글에는 뚜렷한 사건보다 한 인간의 의식이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서려는 과정이 담겨 있다.작품 속 화자는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돌아보며 신앙과 도덕, 사랑과 욕망, 시인으로서의 야심을 차례로 의심한다. 자신의 방황을 변명하는가 싶다가도 곧바로 스스로를 조롱한다. 구원을 갈망하면서도 다시 절망 속으로 몸을 던지고, 새로운 아침을 바라보다가도 그 빛을 쉽게 믿지 못한다.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한 청년의 고백을 엿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인간이 자기 안에 세워놓은 가장 어두운 법정에 들어가, 스스로 피고인이자 검사이며 재판관이 되는 장면을 지켜보는 일에 가깝다.랭보가 말한 ‘지옥’은 어디인가랭보의 지옥을 한 가지 의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그것은 죄와 심판을 연상시키는 종교적 지옥이면서, 사랑이 파괴된 자리다. 자신이 꿈꾸었던 시적 이상에 도달하지 못한 예술가가 경험하는 정신적 파국이며, 자기혐오와 오만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내면의 감옥이기도 하다.동시에 그의 지옥은 당시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엄격한 가정과 학교, 종교적 권위, 전쟁과 정치적 혼란, 체면과 질서를 앞세운 19세기 프랑스 부르주아 사회는 예민한 소년에게 숨 막히는 감옥처럼 다가왔을 것이다.다만 이를 ‘귀족 사회에 대한 고발’로만 읽는 것은 작품의 폭을 좁힐 수 있다. 랭보가 저항한 대상은 특정 계급만이 아니라 권위와 위선, 획일적인 도덕으로 개인의 욕망과 언어를 길들이려는 사회 전체에 가까웠다.그러나 그는 모든 책임을 세상에 돌리지 않는다. 자신 역시 오만과 욕망, 폭력성과 독단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잔인할 만큼 정직하게 응시한다.그런 의미에서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세상을 향해 던진 고발장이면서, 자기 자신을 피고석에 세운 심문 기록이다.열아홉 살의 책, 스무 살 무렵의 침묵랭보는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펴낸 뒤 곧바로 공식적인 ‘절필 선언’을 남기지는 않았다. 이후에도 산문시집 "일루미나시옹"에 포함될 일부 작품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스무 살 무렵부터 그는 문학 작품을 사실상 더 쓰지 않았다. 문학사 전체를 뒤흔든 시인이 자신의 재능이 막 피어나던 시기에 돌연 펜을 놓은 것이다.그가 왜 시를 버렸는지는 지금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언어로 세계를 바꾸려 했던 실험에 환멸을 느꼈을 수도 있고, 시가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 혹은 문학보다 더 멀고 낯선 삶을 직접 통과해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확실한 것은 랭보가 시인의 명성을 붙들고 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미련 없이 버리고, 전혀 다른 생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시인을 버리고 세계를 떠돈 방랑자절필 이후 랭보의 삶은 한 편의 모험담처럼 이어졌다. 그는 유럽 여러 나라를 떠돌고 네덜란드 식민지군에 입대해 인도네시아 자바섬까지 갔다가 탈영했다. 키프로스에서는 채석장 감독으로 일했고, 마침내 아라비아반도의 아덴과 동아프리카 하라르에 정착했다.그곳에서 그는 커피와 가죽, 상아 등 여러 물품을 거래하는 상인이 됐다. 한때 총기를 운송·거래하는 사업에도 관여했지만, 그의 후반생 전체를 단순히 ‘무기상’이라는 한 단어로 규정하는 것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다. 그는 상인이자 탐험가였으며, 아프리카 내륙의 지리와 언어를 기록한 관찰자이기도 했다.시인은 사라지고 현실적인 장부와 거래, 험난한 이동만 남은 듯했다. 그러나 사막을 횡단하고 낯선 도시를 오가던 그의 모습은 어쩌면 이미 〈취한 배〉 속에 나타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항구를 떠난 배처럼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계속 흘러갔다.서른일곱 살, 너무 짧았던 두 번째 생애1891년 랭보는 오른쪽 무릎에 심각한 통증을 느꼈다. 프랑스 마르세유로 돌아와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그해 11월 10일, 그는 서른일곱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그가 아프리카의 흙먼지 속에서 상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프랑스에서는 베를렌을 비롯한 문인들이 랭보의 작품을 알리기 시작했다. 《일루미나시옹》은 1886년 랭보가 관여하지 않은 채 출간됐고, 그가 문학을 등진 사이 그의 이름은 오히려 문학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었다.랭보는 자신이 훗날 현대시의 선구자로 추앙받으리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의 언어는 초현실주의와 실존주의를 비롯한 현대 문학과 예술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앙드레 지드와 알베르 카뮈는 물론, 음악가 밥 딜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술가가 그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기자의 책갈피 "우리 안의 지옥을 빠져나오는 법"랭보의 문장이 150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지금도 사회가 정한 성공과 정상성의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은 쉽게 문제적인 존재로 취급된다. 누구보다 민감하게 시대의 모순을 감지하는 청소년과 청년의 목소리는 종종 철없음이나 반항이라는 말로 축소된다.정해진 길을 의심하면 방황한다고 말하고, 남들과 다른 감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적응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그렇게 세상의 잣대가 한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오면 그는 마침내 자기 자신을 미워하기 시작한다.랭보가 빠져나오려 했던 지옥은 사라진 과거가 아닐지 모른다. 위선적인 질서에 순응하라는 압력 속에, 타인의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마음속에, 그리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피고석에 세우는 우리의 내면에 그 지옥은 되풀이된다.하지만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의 마지막에는 희미하게나마 ‘아침’과 ‘작별’이 놓여 있다. 완전한 구원의 선언은 아니지만, 자신의 지옥을 똑바로 바라본 사람이 더는 그곳에 머물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랭보는 평생 시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몇 해 동안 남긴 문장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언어의 문을 열어주었다.어쩌면 한 인간의 삶은 얼마나 오래 빛났는가보다, 잠시라도 얼마나 강렬하게 어둠을 밝혔는가로 기억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랭보는 너무 일찍 타올랐고 너무 빨리 사라졌다. 하지만 그 짧은 빛은 아직도 우리에게 묻고 있다.지금 당신을 가두고 있는 지옥은 어디인가. - 아르튀르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옛날에,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내 삶은 모든 마음이 열리고 모든 포도주가 흐르는 축제였다.어느 날 저녁, 나는 '미(美)'를 무릎 위에 앉혔다.그리고 그녀가 쓰다는 것을 알았다.그리하여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나는 정의에 맞서 무장을 갖추었다.나는 도망쳤다. 오 마녀들이여, 오 불행이여, 오 증오여,내 보물은 바로 너희들에게 맡겨졌다!나는 내 안에서 인간의 희망을 모두 지워버리는 데 성공했다.인간의 희망의 목을 누르기 위해,나는 사나운 짐승처럼 음침하게 솟구쳤다.나는 사형 집행인을 불러들여,죽어가며 그들의 총 자루를 깨물고자 했다.나는 재앙을 불러들여, 모래와 피로 목이 막히고자 했다.불행은 나의 신(神)이었다.나는 흙탕물 속에 누웠다. 나는 범죄의 공기에 몸을 말렸다.그리고 광기에게 아주 멋진 장난을 쳤다.그리고 봄은 나에게 희극배우의 무서운 웃음을 가져다주었다.그런데 아주 최근에, 내가 비명을 지르기 직전,옛 축제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거기서라면 아마도 내 식욕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친절이 바로 그 열쇠이다.이런 영감이 나오다니, 내가 꿈을 꾸었던 것인가!"너는 여전히 하이에나로구나..." 마귀가 소리친다,그토록 멋진 제비꽃을 나에게 씌워 주었던 마귀가."너의 그 모든 욕망과, 너의 이기심과,너의 모든 대죄(大罪)로 죽음을 얻어라."아! 나는 그 모든 것을 너무 많이 받았다.하지만, 친애하는 사탄이여, 당신에게 청하노니,그렇게 분노에 찬 눈빛을 거두어 주시오!그리고 몇 가지 뒤늦은 비열함을 기다리며,글쓰기에 있어 묘사하거나 성찰하는 재능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내 끔찍한 단망록(斷忘錄)에서 몇 장을 찢어 당신에게 바친다.
    2026-09-04 07:41:13 정진욱
  • 용산구의회, 출입기자와 소통 강화…“13명 의원 한뜻으로 민생 의정 펼칠 것”
    행정

    용산구의회, 출입기자와 소통 강화…“13명 의원 한뜻으로 민생 의정 펼칠 것”

    제309회 정례회 주요 일정·의정 방향 공유…의원 13명 전원 참석
    용산구의회가 2026년 하반기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앞두고 지역 언론과 소통의 폭을 넓히는 한편 노인돌봄과 전통시장 활성화, 빅데이터를 활용한 행정서비스 개선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 현안에 의정 역량을 집중한다.용산구의회(의장 장정호)는 3일 오전 의장실에서 ‘2026년 하반기 지역언론사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의정 운영 방향과 제309회 제1차 정례회 주요 일정, 의원 연구단체 활동계획 등을 공유했다.이날 간담회에는 장정호 의장과 황금선 부의장을 비롯한 용산구의회 의원 13명 전원과 의회 출입기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하반기 주요 의정활동을 설명하는 동시에 지역 현안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취재하는 언론과 의회가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용산구의회는 간담회에서 구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의정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회 자체적인 정보 공개뿐 아니라 지역 언론과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정활동의 결과만 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정책과 조례가 어떤 과정을 거쳐 논의되고 있는지를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특히 지난 1일 개회한 제309회 제1차 정례회 주요 일정과 안건을 설명하고 하반기 의정활동에서 주민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민생 현안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번 간담회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용산구의회 의원들이 구성한 3개 연구단체의 활동 방향이다.노인돌봄부터 전통시장.빅데이터까지…생활밀착형 연구 나선다용산구의회는 ▲용산구 노인돌봄 활성화 연구회 ▲전통시장 야간 미식경제 활성화 연구회 ▲빅데이터 기반 생활민원 및 행정서비스 개선 연구회 등 3개 의원 연구단체를 구성해 활동에 들어간다.각 연구단체가 다루는 주제는 고령화와 지역경제, 행정서비스 등 주민들이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는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용산구 노인돌봄 활성화 연구회’는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지역사회가 담당해야 할 노인돌봄 정책을 살펴보고 용산구의 특성에 맞는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복지서비스 확대를 넘어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발견하고 의료·복지서비스와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전통시장 야간 미식경제 활성화 연구회’는 지역 전통시장을 단순한 상품 구매공간에서 벗어나 먹거리와 관광, 야간경제를 결합한 지역 상권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용산은 서울역과 이태원, 한남동, 용리단길 등 다양한 상권과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시장과 주변 상권을 어떻게 연계하느냐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다만 야간경제 활성화 과정에서는 소음과 쓰레기, 주차, 보행자 안전 등 인근 주민과 상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제도 함께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단순한 방문객 확대보다는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빅데이터 기반 생활민원 및 행정서비스 개선 연구회’는 주민들의 생활민원 데이터를 분석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편사항을 파악하고 행정서비스 개선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민원은 개별적으로 보면 단순한 불편사항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지역과 시간, 유형별로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하면 특정 지역에서 반복되는 교통·청소·주차·안전 문제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행정이 주민의 민원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가 주목된다.연구단체 성과, 보고서 아닌 ‘정책과 조례’로 이어져야의원 연구단체 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연구 자체보다 그 결과가 실제 행정과 주민 생활의 변화로 이어지는지 여부다.지방의회 연구단체가 전문가 자문과 현장방문, 정책연구 등을 통해 다양한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최종 보고서 발간에 그친다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용산구의회 역시 이번 연구단체 활동을 현장 중심으로 진행하고 연구 결과를 실효성 있는 조례 제·개정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따라서 향후 각 연구단체가 어떤 현장을 방문하고 주민과 상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얼마나 수렴했는지, 연구 결과 가운데 실제 정책으로 반영된 내용은 무엇인지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특히 노인돌봄과 전통시장 활성화, 빅데이터 행정은 모두 집행부와의 협력이 필요한 분야다. 의원들의 정책 제안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필요한 예산과 행정조직, 기존 사업과의 중복 여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이날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13명의 의원이 한뜻으로 힘을 모아 구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책임 있는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이어진 자유 질의응답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충실하게 반영하고 언론과의 소통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의정을 펼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언론과 소통 확대…의정활동 투명성으로 이어져야지방의회와 지역 언론의 소통은 단순히 의정활동을 홍보하는 데 목적을 둬서는 안 된다. 주민들이 의회의 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의원이 어떤 조례를 발의했는지뿐 아니라 해당 조례가 왜 필요한지, 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산은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주민의 알 권리도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지역 언론 역시 의회의 정책과 예산을 주민의 시각에서 검증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의회와 언론이 자주 만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소통이 주민에게 더 많은 정보와 정책적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용산구의회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지역 언론과 정기적인 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구민을 위한 열린 의정을 구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제309회 정례회와 3개 의원 연구단체 활동은 하반기 용산구의회의 의정 역량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13명의 의원이 강조한 ‘한뜻’ 역시 단순히 의회 내부의 화합을 의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노인돌봄과 지역상권, 생활민원 등 주민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과 조례로 이어질 때 의미가 있다.출입기자와의 간담회를 통해 ‘소통하는 의회’를 강조한 용산구의회가 앞으로 의정활동 과정과 결과까지 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원 연구단체의 결과물을 실제 민생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9-03 21:00:29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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