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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

  • 영등포구, 하반기 저금리 융자 31억 원 추가 지원…소상공인·중소기업 자금난 해소 나선다
    문화/생활

    영등포구, 하반기 저금리 융자 31억 원 추가 지원…소상공인·중소기업 자금난 해소 나선다

    연 1.5% 저금리로 업체당 최대 2억 원 지원…1년 거치 후 4년 분할 상환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영등포구가 저금리 융자와 특별보증 확대를 통해 지역 기업의 경영 안정과 지역경제 회복 지원에 나섰다.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조유진)는 관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 '2026년 하반기 중소기업 육성기금 융자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구는 올해 총 70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 육성기금을 편성해 상반기에 39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남은 재원인 31억 원을 추가 지원한다.지원 규모는 일반자금 20억 원과 소상공인 지원자금 11억 원으로 구성되며, 연 1.5%의 저금리로 업체당 최대 2억 원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다. 융자 조건은 1년 거치 후 4년간 균등분할 상환 방식으로, 시중 금융권보다 낮은 금리 부담을 통해 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한다.최근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장기화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자영업자 연체율도 상승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번 저금리 융자가 경영 안정과 사업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융자를 희망하는 업체는 담보 유형에 따라 사전에 지정 금융기관에서 대출 가능 여부를 상담받은 뒤 신청하면 된다.부동산 담보를 활용하는 일반자금은 우리은행 영등포구청지점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신용보증서를 담보로 하는 소상공인 지원자금은 서울신용보증재단 영등포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보증 심사와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특히 구는 평일 근무시간에 금융기관 방문이 어려운 소상공인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오는 7월 13일부터 16일까지 지역 내 동 주민센터를 순회하며 신용보증 사전 상담을 실시한다.현장에서는 서울신용보증재단 전문 상담사가 직접 참여해 보증 가능 여부와 신청 절차, 필요 서류 등을 안내할 예정으로, 소상공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이와 함께 영등포구는 담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특별보증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구는 지난 3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5개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특별보증 규모를 지난해보다 88억 원 늘어난 총 350억 원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담보가 부족해 일반 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업체들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영등포구는 앞으로도 중소기업 육성기금과 특별보증 사업을 연계해 지역 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하고, 소상공인의 경영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금융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하반기 중소기업 육성기금 신청 자격과 동별 신용보증 사전 상담 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영등포구청 누리집 고시·공고 게시판에서 확인하거나 영등포구청 일자리경제과로 문의하면 된다.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은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저금리 융자 지원이 자금난 해소와 경영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 지원과 다양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6-07-10 07:37:13 이정윤
  • 최동민 동대문구청장, 빗물펌프장 긴급 점검…“집중호우 빈틈없이 대비”
    사회

    최동민 동대문구청장, 빗물펌프장 긴급 점검…“집중호우 빈틈없이 대비”

    서울 동대문구가 본격적인 장마와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비해 수방시설 현장 점검과 비상 대응체계 점검에 나서며 여름철 풍수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동대문구(구청장 최동민)는 최동민 구청장이 9일 전농빗물펌프장과 장안빗물펌프장을 잇달아 방문해 주요 수방시설 운영 상태를 점검하고, 이어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비상근무 체계와 재난 대응 상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번 현장 점검은 최근 기후변화로 시간당 강우량이 급증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짐에 따라 침수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마련됐다.최 구청장은 현장에서 배수펌프 가동 준비 상태를 비롯해 유수지 관리 실태, 수문 개폐 장치, 전기 및 자동제어 설비 작동 여부 등을 꼼꼼히 살피며 장비 이상 유무를 직접 확인했다. 특히 실제 집중호우 발생 상황을 가정한 비상 가동 체계와 현장 근무자들의 대응 절차를 점검하며 긴급 상황에서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주문했다.빗물펌프장은 집중호우 시 저지대에 고인 빗물을 하천으로 강제 배수해 침수를 예방하는 핵심 수방시설이다. 동대문구는 장마철 동안 펌프와 수문, 전기설비, 원격제어 시스템 등에 대한 상시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즉시 정비와 보수를 진행하는 등 시설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최 구청장은 구청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찾아 기상 전망과 강우 예보, 하천 및 배수시설 예찰 현황, 침수 취약지역 관리 실태, 비상근무 운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받았다.이 자리에서 최 구청장은 풍수해 재난안전대책 매뉴얼에 따른 단계별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차질 없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상특보 발령 전 사전 예찰부터 특보 발령 이후 현장 대응,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까지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또한 반지하주택 밀집지역과 저지대 도로, 하천변 산책로, 급경사지 등 침수와 안전사고 우려가 높은 지역에 대해서는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예방 중심의 재난관리 체계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동대문구는 여름철 풍수해 대책기간인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며 기상특보 단계에 따라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빗물펌프장과 수방시설 상시 점검, 하천 및 배수시설 예찰, 침수 취약지역 순찰, 재난 상황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통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최동민 동대문구청장은 "최근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되고 있어 사전 점검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방시설을 빈틈없이 관리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유관부서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재난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0 07:30:20 이정윤
  • [전연우 경제 칼럼] 레버리지가 지운 이름 ... 시스템은 남고, 책임은 사라지다
    경제

    [전연우 경제 칼럼] 레버리지가 지운 이름 ... 시스템은 남고, 책임은 사라지다

    - 칼럼니스트, 전연우 前 태일연구재단 이사장
    누가 이 상품을 승인했는지, 이제 아무도 선명하게 답하지 않는다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되던 날을 기억한다. 하루 등락률의 두 배를 그대로 따라가는 상품이라는 소식에, 위험한 구조라는 걸 그때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다만 이 상품이 한 달 반 만에 국내 증시 전체를 흔드는 진앙지로 지목될 거라고는, 그리고 그 책임을 두고 아무도 선뜻 손을 들지 않는 상황이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규모는 늘고, 이름은 흐려졌다숫자만 보면 이 상품의 성장은 놀랍다. 상장 당시 약 5조 원이던 이른바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합산 시가총액은 7월 첫째 주 기준 15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달 레버리지 14종 거래대금은 212조 원에 달했고, 개인 투자자 비중은 92%에 이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코스피 거래대금 비중은 27.9%에서 63.5%까지 치솟았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두 종목이 차지하는 구조 위에 레버리지가 얹히면서, 하루 등락폭이 10%에 육박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코스피 변동성 지수는 6월 말 장중 97.99까지 치솟아 2009년 공식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공식 집계 이전인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인 장중 103.05에는 못 미쳤다. 그해 26차례였던 사이드카 발동은 올해 벌써 31차례를 기록했다.문제는 이 폭발적 성장 뒤에 남은 손실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SNS를 통해 최근 한 달간 관련 상품 14종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일부는 손실률이 35%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구조는 변동성이 큰 장에서 원금을 갉아먹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걸, 상품을 산 사람 대부분은 사고 나서야 알았을 것이다.승인할 땐 긍정적이었다지금은 다들 이 상품을 문제라고 말한다. 그런데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금융당국은 이 상품이 해외 투자자금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가격발견 기능을 개선할 거라 기대했다. 한국은행조차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긍정적 효과를 함께 언급하며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거라 평가했다.한 달이 지난 지금, 같은 기관들의 목소리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한국은행은 국회 답변에서 시장 쏠림 심화 가능성을 경고했고, 금융감독원장은 "그때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뒤늦게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상장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금융당국 수장 책임론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애초에 이 상품을 승인한 제도, 그 결정의 근거가 됐던 낙관적 전망은 누가 다시 책임지는지 분명하지 않다. 경고는 늘 사후에 나오고, 승인은 늘 익명의 절차 뒤에 남는다.퇴출도 쉽지 않다더 아이러니한 지점은 이제 와서 이 상품을 없애기도 어렵다는 사실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유는 역설적이다. 통상 ETF 상장폐지는 거래가 부진하거나 순자산이 쪼그라들 때 이뤄지는데, 이 상품은 정반대로 거래가 너무 활발하다. 규정에 '공익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상장폐지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긴 하지만 실제 적용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문제를 일으킨 상품이 오히려 그 문제의 규모 때문에 손대기 어려운 존재가 된 셈이다.여기에 형평성 문제까지 겹친다. 이 상품만 콕 집어 퇴출하면 다른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과의 규제 기준이 흔들린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신규 상장 제한이나 거래 문턱을 높이는 정도의 '현행 제도 개선' 뿐이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 풀린 15조 원과 그 위에서 손실을 본 92%의 개인 투자자에게, 제도 개선은 사후약방문에 가깝다.시스템은 남고, 책임은 사라진다이 상품을 둘러싼 지난 한 달 반의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다. 도입할 때는 낙관적 전망이 있었고, 성장할 때는 다들 지켜만 봤고, 문제가 터지자 그제야 모두가 뒤늦게 경고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선뜻 없애지 못한다. 이 상품의 이름은 시장 전체를 흔들 만큼 커졌지만, 정작 그 결정을 누가 내렸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름은 그 어디에도 선명하게 남아있지 않다.금융 상품 하나의 존폐를 논하는 건 사실 부차적인 문제다. 진짜 물어야 할 건, 특정 종목에 국내 증시 전체가 이렇게까지 쏠릴 수 있었던 구조, 그리고 그 구조 위에 새로운 상품을 얹기로 한 결정이 어떤 검증을 거쳤는지다. 그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다음번에 비슷한 상품이 나올 때도 우리는 똑같은 순서를 반복할 것이다. 낙관, 방치, 뒤늦은 경고, 그리고 아무도 지지 않는 책임.*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7-10 07:20:41 전연우 칼럼니스트
  • [전연우 정치 칼럼] 팬덤이라는 신앙, 민주주의를 흔드는 침묵의 비용
    정치

    [전연우 정치 칼럼] 팬덤이라는 신앙, 민주주의를 흔드는 침묵의 비용

    - 칼럼니스트, 전연우 前 태일연구재단 이사장
    비판이 배신으로 읽히는 순간, 정치는 종교가 된다. 지지와 믿음은 다르다. 지지는 정책과 성과를 기준으로 선택하고, 그 기준이 달라지면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 반면 믿음은 사실과 근거보다 충성에 무게를 둔다. 잘못이 드러나도 인정하기보다 부정하고, 비판하는 사람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강화한다. 최근 한국 정치를 바라보면 '지지자'보다 '신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장면이 적지 않다. 특정 정치인이 논란에 휩싸여도 잘못 자체를 부정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정치적 비판이 정책 검증이 아니라 진영 공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민주주의의 토대인 토론은 설 자리를 잃는다.양극화의 숫자가 보여주는 현실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체감만은 아니다.한 시장조사기관이 2025년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응답자의 66%가 우리 사회에 팬덤 정치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에서도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은 4점 만점에 3.52점으로 가장 심각한 사회 갈등으로 조사됐다.또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가 정치적 양극화가 이전보다 심해졌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면서도,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반대편을 지목했다는 것이다.결국 모두가 갈등을 걱정하지만, 정작 자신이 속한 진영은 문제의 원인으로 보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인식은 상대를 설득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알고리즘이 만든 진영의 벽디지털 플랫폼의 발달은 정치 참여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누구나 유튜브와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민주주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다.그러나 동시에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가 보고 싶은 정보만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과 '에코체임버(Echo Chamber)' 현상을 강화했다.비슷한 의견만 접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이 절대다수라고 착각하기 쉽다. 반대 의견은 틀린 의견이 아니라 악의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 정치적 토론은 사라지고 감정적 대립만 남는다.팬덤 정치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확성기가 된 미디어, 표적이 된 이견과거에는 정치적 의견을 낼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방송국을 만들 수 있는 시대다.유튜브와 SNS는 시민 참여를 확대했지만 동시에 조직적인 여론전도 가능하게 만들었다.특정 기사나 게시물에 집단적으로 몰려가 댓글을 작성하는 '좌표찍기', 같은 진영 정치인에게 문자폭탄을 보내거나 전화 항의를 조직하는 행태는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실제로 이러한 집단행동은 이미 2017년 정당 경선 과정에서도 나타났고 이후 거의 모든 진영에서 반복되고 있다.문제는 정치인 역시 이런 압박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소수의 열성 지지층은 즉각적으로 문자와 댓글, 게시판을 통해 반응하지만 침묵하는 다수는 아무 말 없이 다음 선거에서만 평가한다.정치인 입장에서는 눈앞의 항의가 훨씬 큰 정치적 비용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언론 환경 역시 이러한 구조를 강화한다.협치와 타협은 조회수를 만들기 어렵지만, 충돌과 막말은 빠르게 확산된다. 국회에서 정책을 조율하는 장면보다 고성과 몸싸움이 더 많이 보도되는 이유다.결국 정치인들도 조용히 성과를 만드는 것보다 강한 언어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유혹에 빠지기 쉬워진다.민주주의를 흔드는 팬덤의 역설팬덤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대표성이 왜곡된다는 점이다.조직된 소수는 매우 크게 보이고, 침묵하는 다수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된다.정당은 점점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기존 지지층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정책 경쟁보다 충성 경쟁이 우선되고, 능력보다 진영 논리가 인사를 결정하는 일도 늘어난다.결국 정치는 국민 전체를 위한 경쟁이 아니라 자기 진영만을 위한 경쟁으로 축소된다.민주주의는 원래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고 타협하는 제도다. 하지만 팬덤 정치에서는 타협 자체가 배신으로 해석된다.정책 수정은 원칙 없는 변신이 되고, 협치는 투항이 되며, 상대와 대화하는 정치인은 내부에서 먼저 공격받는다.이러한 문화에서는 정치인의 책임 정치도 기대하기 어렵다. 정책 실패보다 지지층 관리가 더 중요해지는 순간, 정치의 방향은 국민이 아니라 팬덤을 향하게 된다.믿음이 된 정치팬덤이라는 표현이 무거운 이유는 정치가 점점 종교의 구조를 닮아가기 때문이다.종교에서는 믿음이 의심보다 우선한다. 정치는 원래 검증과 비판을 전제로 하지만, 팬덤 정치에서는 비판보다 충성이 먼저 요구된다.지지하는 정치인의 실수는 음모론으로 설명되고, 언론 보도는 모두 왜곡으로 치부되며,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배신자로 낙인찍힌다.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자기 성찰이다.건강한 민주주의는 같은 편에게도 "그 부분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유지된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가 사라질수록 정치는 스스로를 교정할 능력을 잃는다.가장 큰 피해자는 침묵하는 시민극단적인 정치의 가장 큰 피해자는 사실 극단적인 사람이 아니다.조용히 정책을 비교하고, 실적을 평가하며, 상식을 기준으로 투표하려는 시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이들은 정치적 혐오감 때문에 점점 정치에서 멀어진다.투표율은 낮아지고, 정치 토론에는 참여하지 않으며, 결국 가장 큰 목소리를 가진 집단만 정치권에 영향을 미친다.그 결과 다시 팬덤의 영향력은 커지고, 침묵하는 다수는 더욱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민주주의는 목소리가 큰 사람이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제도다. 그러나 정치가 팬덤 중심으로 움직일수록 조용한 시민의 의사는 점점 정책 결정 과정에서 멀어진다.열성은 자산이지만, 맹신은 위험하다열성적인 지지자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정당 활동을 하고, 정책을 공부하며,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일은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문제는 열성이 비판을 거부하는 맹신으로 변할 때다.정당이 열성 지지층의 의견을 듣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목소리만 듣기 시작하는 순간 정당은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조직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조직으로 변질될 수 있다.정치는 특정 인물을 위한 충성 경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책 경쟁이어야 한다.정치인은 비판받을 수 있어야 하고, 지지자는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비판을 배신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정치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다.그 순간 정치는 설득보다 신앙을, 토론보다 충성을, 책임보다 맹목적 믿음을 요구하게 된다.민주주의는 서로 같은 생각을 하는 사회가 아니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하고 타협하며 더 나은 결론을 만들어가는 제도다. 정치가 종교가 되는 것을 막는 마지막 안전장치는 정치인도, 정당도 아닌 시민의 비판적 사고와 균형감각이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7-10 07:20:22 전연우 칼럼니스트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소개] 쓰레기가 돈이 되는 곳 … 인도네시아의 이색 ‘쓰레기 은행(Bank Sampah)’ 정책과 풀뿌리 환경 혁신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소개] 쓰레기가 돈이 되는 곳 … 인도네시아의 이색 ‘쓰레기 은행(Bank Sampah)’ 정책과 풀뿌리 환경 혁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국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가 독특한 풀뿌리 형태의 자원순환 시스템을 국가 공식 환경 정책으로 도입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가 주도의 일방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환경 보호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KLHK)의 핵심 이색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쓰레기는 우리의 친구이자 돈이다”... 전국으로 확대된 ‘쓰레기 은행’인도네시아 환경 정책의 가장 독창적인 사례는 단연 ‘쓰레기 은행(Bank Sampah)’이다. 이 제도는 주민들이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유기물과 무기물(플라스틱, 종이, 병, 금속 등)로 분류해 동네 은행에 가져오면, 그 무게를 측정해 현금 가치로 환산한 뒤 개인 통장에 적립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2008년 요그야카르타 지방의 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이 민간 아이디어는 환경산림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제도화되어, 현재 전국 34개 이상의 주에 4,300여 개가 넘는 쓰레기 은행이 운영될 만큼 거대한 국가적 인프라로 성장했다. '인센티브의 힘' 통장에 쌓인 적립금은 주민들이 언제든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어 가정용 가스비, 식료품비, 심지어 아이들의 학비를 충당하는 데 쓰인다. 쓰레기를 무단으로 태우거나 버리던 주민들이 이제는 쓰레기를 '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놀라운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 종교적 신념과 환경의 결합, ‘쇼다코(Shodaqoh) 쓰레기 금융’인도네시아의 독특한 문화적·종교적 특성을 결합한 환경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자바섬의 일부 마을에서는 이슬람의 나눔 및 기부 개념인 ‘쇼다코(Shodaqoh)’를 쓰레기 은행에 접목했다. 주민들이 개인이 돈을 갖는 대신,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 얻은 수익금을 마을 공동 계좌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 공용 자금은 마을의 친환경 어린이 놀이터를 짓거나 저소득층 가구를 돕는 데 사용되며, 공동체의 연대감을 강화하는 이색적인 상생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지자체가 이끄는 ‘그린 시티’ 혁신과 고용 창출인도네시아 정부는 홈어페어부(Ministry of Home Affairs) 및 공공사업부(Ministry of Public Works)와 협력하여 이 같은 주민 밀착형 자원순환 시스템을 대규모 도시 폐기물 인프라와 연계하는 ‘인도네시아 베르시(Clean Indonesia)’ 프로젝트를 다각도로 확장하고 있다. 수라바야(Surabaya)와 같은 주요 대도시들은 이러한 쓰레기 은행 시스템을 기반으로 도심 내 폐기물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쓰레기 분류 및 퇴비화 과정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환경 분야 ‘녹색 일자리(Green Jobs)’를 대거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원순환 정책 주요 지표 - 전국 쓰레기 은행 설치 수: 4,341개소 이상 운영 중 - 연간 재활용 가능 무기 폐기물 규모: 약 2,600만 톤 (전체 쓰레기의 약 38%) - 국가 장기 비전: 2050~2060년까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달성 목표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거대한 쓰레기 매립지를 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최일선에 있는 가정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쓰레기 은행과 같은 주민 참여형 커뮤니티 솔루션을 통해 기후 위기와 환경 오염에 대응하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겠다"고 전했다.
    2026-07-10 07:07:23 정이든 청년기자
  • "내가 주운 별난 쓰레기", 자랑하고 상품 받자 … 에코스칼라 사진 공모전, 8월 9일까지 연장
    환경

    "내가 주운 별난 쓰레기", 자랑하고 상품 받자 … 에코스칼라 사진 공모전, 8월 9일까지 연장

    환경교육사 김정민 대표가 운영하는 '에코스칼라'가 주최하는 이색 자원순환 사진 공모전 ‘내가 주운 별난 쓰레기’의 신청 기간이 오는 8월 9일(일)까지로 연장되었다. 이번 '내가 주운 별난 쓰레기'는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특이하고 이색적인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통해 환경 보호와 자원순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기획된 사진 공모전이다. 공모전 상세 안내1. 참여 기간- 2026년 6월 5일 ~ 8월 9일 (기한 연장)2. 참여 방법- 포스터 내 QR코드 또는 이메일 제출* 용량 2MB 이상의 고화질 원본 사진(JPG, PNG) 제출 필수3. 사진전 수상자 관련- 별난쓰레기 대상 (1명), 자연주의 우수상 (2명), 반짝 인기상 (10명)4. 사진전 상품- 제로웨이스트 상품, 후원 물품, 아이스크림 쿠폰, 커피 쿠폰 등5. 특별 혜택- 이번 공모전의 수상작들은 다가오는 가을에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기자의 시선 -대한민국 자원순환 및 새활용(업사이클링) 현황최근 대한민국은 단순한 플라스틱·종이 분리배출을 넘어,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탈탄소 순환경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일회용컵이나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사용을 정착시키기 위해 정부청사 일회용컵 반입 금지, 대형 사업장 내 다회용기 확산 등이 활발히 추진 중이다.그리고 새활용(업사이클링) 기술의 고도화가 진행 중인데, 과거에는 폐기물을 단순 재사용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대량 발생 크루들의 폐의류를 파·분쇄해 충전재로 쓰거나 화학적 분해를 통해 새로운 섬유로 만드는 등 고도의 새활용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제도적 지원 확대로는 기업들의 폐기물 감량과 순환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의 '순환경제 성과관리 이행지원사업'이 매년 확대되고 있으며,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컨설팅 및 시설 개선 지원도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다.인터뷰에 응한 한 시민은 "독특하고 이색적인 기획전 같다. 이번 사진 공모전은 시민들이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유쾌하면서도 직관적으로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런 일상생활 속 특별한 기획전이, 가을 특별 전시까지 이어지는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2026-07-10 07:07:12 정진욱
  • [기획리포트] 기후 위기, "소리 없는 살인자"가 유럽을 덮쳤다 … 사망자 3,500명, 한국은 안전한가
    환경

    [기획리포트] 기후 위기, "소리 없는 살인자"가 유럽을 덮쳤다 … 사망자 3,500명, 한국은 안전한가

    - '오메가 열돔'이 부른 유럽發 기후 재앙, 다음은 한반도 차례일 수 있다
    1. 유럽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2026년 5월 말부터 유럽 전역이 사상 최악의 폭염에 휩싸였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체코, 덴마크, 스페인, 영국 등에서 기온 기록이 줄줄이 경신됐고, 스페인 안두하르에서는 45.1℃, 독일 자르브뤼켄에서는 41.3℃까지 치솟았다. 독일에서 6월 기온이 4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세계보건기구(WHO)는 6월 21일 이후 유럽에서 고온 관련 초과 사망자가 1,300명을 넘었다고 발표했으며, 7월 5일 기준 집계로는 약 3,500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열 스트레스는 흔히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며 "유럽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 중인 대륙으로, 전 세계 평균보다 두 배나 빠른 속도로 가열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폭염은 인명 피해에 그치지 않았다. 스위스에서는 강물 수온 상승으로 원전 일부가 가동을 멈췄고, 벨기에·네덜란드에서는 대형 야외 행사가 잇따라 취소됐다. 프랑스 파리 당국은 응급 서비스 마비를 막기 위해 거리 음주를 전면 금지하고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기까지 했다.2.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 '오메가 블로킹'과 지구온난화전문가들이 지목하는 직접적 원인은 '오메가 열돔(Omega Heat Dome)' 현상이다. 상공 약 10㎞ 상층 제트기류가 그리스 문자 오메가(Ω) 모양으로 크게 굽이치면서, 그 안에 갇힌 고기압이 한자리에서 며칠씩 움직이지 않고 뜨거운 공기를 지상에 가둬버리는 것이다.이 현상이 왜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국내 폭염 연구자는 이렇게 설명한다.이명인 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유라시아 상공의 로스비 대기 파동이 강화됐고, 이 파동이 중위도 제트기류를 따라 전파되면서 유럽 상공에 고기압을 묶어두는 열돔 형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강한 엘니뇨가 끝난 뒤에도 전 지구 해수면 온도가 기록적인 고온을 유지하면서 해양에 축적된 열이 대기로 공급돼 이번 폭염의 강도를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여기에 배경 메커니즘으로 거론되는 것이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이다. 북극과 중위도 간의 기온 차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의 흐름이 약해져 대기 정체가 잦아진다는 분석으로, 현재도 국제 기후학계의 주요 연구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다만 학계 내에서도 온난화와 블로킹 발생 빈도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신중론도 있다. 지구온난화가 폭염의 '강도'를 키운다는 데는 정설이 형성돼 있지만, 블로킹 자체가 '더 자주' 일어나는지는 계속 연구 중인 영역이다. 흥미롭게도 같은 시기 한반도는 오히려 예년보다 서늘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이 늦어지고 비구름이 자주 발달하면서 6월 평균 기온이 평년 수준에 머문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안전'이 아니라 '지연'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3. 남의 일이 아니다 ... 한반도로 이어질 수 있는 열돔기상 전문가들은 지난해에도 두 고기압이 이중 고기압층을 형성하고, 남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소백산맥을 넘으며 고온건조해지는 '푄 효과'까지 더해져 서울 등 서쪽 지역에 찜통 더위가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올해 역시 북극 해빙이 최근 3년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었고 북인도양·북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 한반도의 무더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시점이다. 평년보다 늦은 장마로 한국은 6월까지 낮은 습도를 유지하며 비교적 선선한 여름을 보냈지만, 장마 이후인 7월 말~8월 초부터 한국에도 유럽과 같은 '오메가 블록(열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해 한반도를 강타했던 '이중 열돔'이 올여름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즉, 유럽의 폭염이 한국에 주는 메시지는 '다행히 우리는 비껴갔다'가 아니라 '같은 대기 패턴이 시차를 두고 우리에게도 올 수 있다'는 것이다.4. 한국의 현재 대응 체계 — 무엇이 바뀌었나정부는 올여름을 앞두고 18년 만에 폭염특보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핵심은 기존 2단계(주의보·경보)에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한 것이다. 이 밖에도 기상청은 하루 중 가장 위험한 시간대(체감온도 33℃ 이상 구간)를 별도로 안내하는 '폭염 시간대 정보'를 신설했고, 22년 만에 특보구역도 세분화했다. 고용노동부는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범정부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체감 35℃ 이상 시 매시간 15분 그늘 휴식, 38℃ 이상 시 옥외작업 중지 등)의 현장 이행을 점검 중이다.그럼에도 남은 과제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전국 폭염일수는 24.0일로 평년의 2.3배에 달했고, 질병관리청 집계로 실내외 작업장 온열질환자는 1,790명, 온열질환 산재 승인 건수는 65명이었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등 법정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인력에 대해서는 '권고' 수준의 지침만 존재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물류·배달·조선업 등 취약 업종에 대한 대책은 대부분 자율 개선 확인에 그치고 있어, 강제력을 갖춘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5. 위기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법 ... 국가·지역사회·개인 3단계 체크리스트1. 국가·정책 차원에서 준비할 것 A. 지역사회·직장 차원- 고령자·독거노인·거동불편자에 대한 안부 확인 체계(이웃·복지사·자원봉사 연계) 상시 가동- 사업장은 체감온도 35℃ 이상 시 매시간 15분 그늘 휴식, 38℃ 이상 시 옥외작업 중지를 실제로 이행- 무더위쉼터 위치는 국민재난안전포털이나 '안전디딤돌' 앱에서 사전 확인C. 개인·가정 차원- 가장 더운 오후 2~5시 외출 자제, 양산·모자 등 차양 도구 휴대- 카페인·주류 대신 물과 이온음료로 충분한 수분 섭취- 어지럼증·메스꺼움·두통 등 초기 증상 시 즉시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 증상 지속 시 119 신고- 가족 간 비상연락망과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두기- 어린이·반려동물을 차량 내 방치하지 않기, 프랑스에서는 폭염 중 차량 방치 영유아 사망 사례가 잇따랐다6. 전문가들의 결론 ... "이제 시작일 뿐"기상학자들은 이번 유럽 폭염이 기후변화가 초래한 극한 현상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한다. 한국 역시 장마 이후 7월 말~8월 초 유럽형 열돔이 상륙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우리는 아직 괜찮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지금부터 예보 체계 활용, 취약계층 보호, 노동 현장 안전수칙 이행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의 사례가 보여주듯, 폭염은 더 이상 '불편한 날씨'가 아니라 인명을 앗아가는 자연재난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26-07-10 07:07:04 안영준
  • 인천 영종도 복합기 임대시장, '최저가'보다 관리 품질…건설·물류 현장 수요 변화
    과학 일반

    인천 영종도 복합기 임대시장, '최저가'보다 관리 품질…건설·물류 현장 수요 변화

    대기업 협력사 중심으로 보안·A/S 등 관리 역량 중요성 커져…업계 "가격보다 운영 안정성 따지는 분위기"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인천 영종도를 중심으로 복합기 임대 시장의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월 렌탈료를 앞세운 가격 경쟁이 시장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유지관리와 문서 보안, 신속한 A/S 등 운영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서비스 경쟁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영종도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물류센터와 대형 건설현장, 제조·유통기업 협력업체가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기업 입주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사무기기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복합기를 선택하는 기준은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협력업체들은 본사의 정기 감사와 내부 운영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단순히 저렴한 임대료만으로 업체를 결정하지 않는다. 출력 품질과 문서 보안, 스캔 기능, 장애 발생 시 대응 속도 등 업무 연속성과 직결되는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건설과 물류 현장에서는 각종 계약서와 도면, 발주 문서 등을 출력·관리하는 업무 비중이 높은 만큼 복합기 장애가 발생하면 업무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초기 계약 조건보다 실제 유지관리 수준이 만족도를 좌우한다는 평가도 나온다.업계에서는 낮은 렌탈료를 앞세워 계약을 체결한 뒤 유지관리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업체를 다시 변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최근 기업들은 '가장 저렴한 업체'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찾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이 같은 변화에 맞춰 복합기 임대 업체들도 가격 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일부 업체는 전국 단위 서비스망을 구축하거나 전문 엔지니어를 통한 현장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등 사후관리 역량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복사기스토어 역시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업체 중 하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국 192개 서비스 거점을 기반으로 건설·물류·유통기업 등을 대상으로 복합기 임대 및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별 업무 환경을 고려한 장비 제안과 문서 보안 관리, 신속한 A/S 지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회사 측은 특히 대기업 협력업체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현장 환경에 적합한 장비를 제안하고 있으며, 장애 발생 시 대응 시간을 최소화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필요한 고사양 장비를 권하기보다 실제 업무량과 사용 환경에 맞춘 장비를 제안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식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복합기 선택 기준이 단순한 구매 비용에서 운영 안정성과 관리 품질로 이동하고 있다"며 "건설과 물류처럼 업무 연속성이 중요한 업종일수록 가격보다 사후관리와 대응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복합기 임대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선택 기준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초기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졌던 시장이 장기적인 운영 효율과 서비스 품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향후에는 유지관리 역량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7-10 07:06:47 정민오
  • 한국GM 구내식당에 제공된 팔도 컵라면 ‘도시락’ 제품서 이물질 검출, 전량 회수
    사회

    한국GM 구내식당에 제공된 팔도 컵라면 ‘도시락’ 제품서 이물질 검출, 전량 회수

    ‘탄화물’ 추정 이물질…“식약처 분류 인체 위해성 낮아 법정 보고 대상은 아냐”
    한국GM 부평공장 구내식당에 제공된 팔도 컵라면 ‘도시락’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전량 회수 조치 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한국GM 부평공장 구내식당에서 간식으로 제공하던 팔도 도시락 라면의 용기 뚜껑과 안쪽 면에서 탄화물 추정 이물질이 발견됐다. 탄화물은 연료를 가열하는 과정에서 당과 아미노산이 반응하여 생성될 수 있는 물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인체 위해성이 낮은 이물로 분류돼 법정 보고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해당 제품은 팔도가 도매업체를 통해 납품했던 제품으로 본사 측이 이물 확인 이후 제품 전량 회수 조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부평공장 구내식당은 오는 14일부터 다른 회사 제품으로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팔도는 “제품은 회수 조치 했으며, 현재까지 해당 제품 섭취나 신체 이상 등 보고된 특이사항은 없다”며, “법적으로 이물 보고 대상은 아니나 소비자 불편이 발생한 사안인 만큼 사실관계를 신속히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팔도 도시락 컵라면은 팔도에서 1986년 출시한 국내 최초 사각 용기면으로 지난 1991년 처음 러시아에 진출한 이후 러시아 용기면 시장 내 점유율 60%를 유지하며, 러시아 ‘국민 라면’으로 꼽히고 있어 오히려 이 점이 국내에서 주목되기도 했다.
    2026-07-09 23:11:28 이정윤
  • 임만균 시의회 의장, 취임 첫 현장 행보는 '시민 안전'… 신림동·도림천 찾아 풍수해 대비 환경점검
    사회

    임만균 시의회 의장, 취임 첫 현장 행보는 '시민 안전'… 신림동·도림천 찾아 풍수해 대비 환경점검

    첫 공식 일정으로 재난안전대책본부·신림동 반지하 주택가·도림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현장 방문
    임만균 시의회 의장이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시민 안전'을 선택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장마가 시작되고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가운데 풍수해 취약지역을 직접 찾아 재난 대응체계를 점검하며 서울시의 재난 대비 태세를 살폈다.임 의장은 8일 오후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시작으로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가와 도림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현장을 차례로 방문해 풍수해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이번 현장 방문은 의장 취임 이후 첫 공식 행보다. 단순한 업무보고보다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재난 현장을 가장 먼저 찾았다는 점에서 향후 서울시의회의 의정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현장에는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과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함께해 풍수해 대응 현황과 주요 사업 추진 상황을 설명했다.서울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찾은 임 의장은 여름철 기상 전망과 풍수해 종합대책, 비상근무 체계, 침수예측 시스템 운영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시간당 100㎜ 안팎의 극한호우가 빈번해지는 만큼 기존 대응 방식만으로는 시민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과 기관 간 협업체계 강화를 주문했다.그는 비상근무 중인 직원들을 격려하며 "기후변화로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재난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시민 안전의 최일선에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빈틈없는 대응체계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어 방문한 신림동 반지하 주택가는 2022년 8월 기록적인 집중호우 당시 반지하 주택 침수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곳이다. 당시 서울에는 시간당 14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관악구를 비롯한 서울 남부 지역에서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반지하 주거 안전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임 의장은 반지하 주택가를 직접 걸으며 침수 방지시설인 물막이판 설치 상태와 맨홀 추락방지시설, 배수시설 관리 실태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 또한 주민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 대응체계와 긴급 대피 시스템 운영 상황도 함께 점검했다.특히 "재난은 시설 하나를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며 평상시 점검과 반복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어 "2022년 수준의 기록적인 폭우가 다시 발생하더라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대응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해 달라"고 관계 공무원들에게 요청했다.이날 마지막으로 찾은 도림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현장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대표적인 대규모 침수 예방 사업이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집중호우 시 빗물을 지하 깊은 곳으로 신속하게 배출해 도심 침수를 줄이기 위한 핵심 기반시설이다.임 의장은 공사 진행 상황과 안전관리 실태를 보고받고 공사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함께 계획된 일정에 맞춰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서울시는 최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림천을 비롯한 강남역과 광화문 등 상습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확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하수관로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극한호우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 대책으로, 향후 서울 도심 침수 예방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시간당 강우량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기존 도시 배수시설의 한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침수 취약지역 관리뿐 아니라 대심도 배수터널과 같은 대형 방재시설 확충, 스마트 예·경보 시스템 구축, 주민 대피체계 강화 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임 의장은 "2022년 8월 신림동 반지하 침수 참사는 많은 시민에게 아직도 큰 상처로 남아 있다"며 "그날의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서울시의회는 재해 취약계층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풍수해 예방과 재난 대응체계 강화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이어 "재난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서울시의회도 예산과 정책, 제도 개선을 통해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서울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7-09 13:52:16 이정윤
  • [김민규의 경제 칼럼] 제로섬 게임으로 전락한 지방 도시재생 … 과연 누구를 위한 재생인가
    부동산

    [김민규의 경제 칼럼] 제로섬 게임으로 전락한 지방 도시재생 … 과연 누구를 위한 재생인가

    지방소멸 시대, 이제는 '확장'이 아닌 '스마트 축소'를 말할 때
    비수도권의 많은 도시를 찾다 보면 낯익은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낡은 골목은 형형색색의 벽화로 새 단장을 했고, 현대적인 외관의 창업지원센터와 문화시설, 도시재생 거점시설이 들어서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도시가 다시 살아난 듯하다.하지만 평일 오후 거리를 걸어보면 현실은 전혀 다르다. 새 건물 주변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문을 닫은 상점과 빈 점포가 곳곳에 남아 있다. 사람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공간은 많지만, 정작 그 공간을 채우고 지역경제를 움직일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전국의 쇠퇴 도시를 둘러보며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이 장면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도시재생사업은 과연 도시를 되살리고 있는가.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수십조 원 규모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왔다.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고 문화공간을 만들며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실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문제의 핵심은 인구 감소 시대에는 과거와 같은 성장 논리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경제 성장기에는 도로와 기반시설을 정비하면 외부의 인구와 기업이 자연스럽게 유입됐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 전체의 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특정 지방도시를 아무리 아름답게 꾸민다고 해서 수도권 인구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결국 새롭게 조성된 도시재생 구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인근 지역 주민이거나 같은 생활권 안에서 이동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지역이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지역이 더 빨리 쇠퇴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지방 전체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인구가 생긴 것이 아니라 기존 인구가 이동했을 뿐이다.이는 지방소멸 시대 도시재생이 자칫 지역 간 인구를 빼앗는 '제로섬 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더 큰 문제는 물리적 환경 개선이 지역경제를 회복시키지는 못한다는 점이다.도시는 건물이 아니라 일자리와 산업, 사람이 유지한다. 아무리 화려한 문화시설과 창업공간을 만들어도 안정적인 일자리와 민간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역경제는 살아날 수 없다.실제로 상당수 도시재생사업은 눈에 보이는 시설 조성에 집중하면서 정작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을 만드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공공시설은 준공됐지만 이용자는 부족하고, 운영비는 계속 늘어난다. 국비 지원이 종료되면 유지관리 비용은 고스란히 지방정부의 부담으로 남는다.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이러한 부담은 더욱 심각하다.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메우는 구조가 반복되고, 새로운 재생사업을 추진할 여력도 줄어든다.젠트리피케이션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공공투자로 지역 가치가 상승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온 영세 상인과 원주민이 밀려나는 사례도 나타난다. 도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기존 공동체를 해체하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물론 도시재생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역사와 문화자산을 보존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모든 쇠퇴 지역을 과거의 규모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전제는 현실적이지 않다.이제는 도시를 '어떻게 다시 키울 것인가'보다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그 대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마트 축소(Smart Shrinkage)' 전략이다.스마트 축소는 도시의 쇠퇴를 실패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구 감소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 변화에 맞춰 도시를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정책이다. 무리한 확장을 멈추고 의료·교육·행정·상업 등 핵심 기능을 생활권 중심으로 집중시켜 시민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다.산발적으로 퍼져 있는 주거지는 점진적으로 압축하고, 관리가 어려운 외곽의 빈집과 폐건물은 무리하게 활용 방안을 찾기보다 철거와 자연 복원을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이는 도시 관리비용을 줄이고 한정된 재정을 꼭 필요한 곳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무엇보다 앞으로의 도시재생은 '건물을 얼마나 지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살고 일하며 지역경제가 자립하고 있는가'를 성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시설보다 사람과 산업을 중심에 두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도시계획의 본질은 화려한 랜드마크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한정된 재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해 주민들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지금도 전국 곳곳에는 사람이 없는 벽화마을과 이용객이 부족한 문화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업 실패가 아니라 인구 감소 시대에도 여전히 성장 시대의 사고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이제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장밋빛 청사진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방소멸 시대의 도시정책은 성장의 환상을 좇기보다 축소를 관리하는 용기, 그리고 한정된 국가재정을 책임 있게 사용하는 현실적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것이 미래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국토를 물려주는 길이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도시계획의 방향이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7-09 12:49:06 김민규 칼럼니스트
  • 리쥬란 인기 편승한 PDRN 화장품… 허위·과장광고 2년 반 새 6배 폭증
    사회

    리쥬란 인기 편승한 PDRN 화장품… 허위·과장광고 2년 반 새 6배 폭증

    의약품처럼 광고한 PDRN 화장품… 허위·과장광고 106건 적발
    리쥬란 열풍 편승한 PDRN 화장품 광고 급증… 허위·과장광고 2년 반 새 6배 폭증 최근 피부 재생과 탄력 개선 효과를 내세운 '재생형 스킨부스터' 시술이 큰 인기를 끌면서 관련 성분인 PDRN을 앞세운 화장품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 시술에서 사용하는 성분 이미지를 그대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허위·과장광고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영석 의원(부천시 갑)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PDRN 성분을 내세운 화장품의 표시·광고 위반 적발 건수는 2023년 7건에서 2024년 19건, 2025년 39건으로 매년 증가했으며,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이미 41건이 적발됐다. 불과 2년 반 만에 적발 건수가 약 6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PDRN은 DNA 유래 물질로 의료 분야에서는 조직 회복 등을 목적으로 연구·활용되고 있으며, 피부과 시술 시장에서는 재생을 강조하는 성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리쥬란 등 스킨부스터 시술이 대중화되면서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PDRN이라는 성분명이 익숙해졌고, 이를 활용한 화장품과 두피 케어 제품, 마스크팩, 앰플, 크림 등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문제는 의료 시술과 화장품의 효능은 법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는데도 일부 업체들이 의료 시술 수준의 효과를 암시하는 표현을 사용하며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장품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의약품과 같은 효능을 광고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실제로 최근 4년간 적발된 표시·광고 위반 사례는 모두 106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가 81건으로 전체의 76.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받지 않은 성분을 기능성 성분처럼 광고한 사례가 7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광고가 18건으로 집계됐다.적발 사례를 보면 "엑소좀과 PDRN의 시너지로 피부 재생", "손상 피부 복원", "콜라겐 생성 촉진", "생성된 멜라닌 제거", "피부 속 깊이 침투" 등 의약품이나 의료 시술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 다수 포함됐다. 일부 업체는 피부 단면도나 주사 이미지를 활용해 실제 시술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하도록 광고하기도 했다.하지만 적발 건수에 비해 행정처분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202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실제 행정처분이 내려진 사례는 11건에 그쳤으며, 대부분 업무정지 3~4개월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광고를 삭제한 뒤 다시 유사한 표현으로 판매를 이어가는 사례도 적지 않아 실효성 있는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자들이 성분 중심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특정 성분명이 갖는 상징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고 분석한다.PDRN이나 엑소좀처럼 의료 현장에서 먼저 알려진 성분은 이름만으로도 전문성과 치료 효과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광고 문구가 직접적인 효능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의약품 수준의 효과를 기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지침'을 통해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표현과 기능성 오인 표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성분명이 소비자에게 의료 시술이나 의약품 효과를 연상시키는 경우에 대한 별도의 표시·광고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온라인 유통환경 변화도 문제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SNS와 오픈마켓, 라이브커머스 등을 중심으로 짧고 자극적인 광고 문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허위·과장광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가 제품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운 온라인 환경에서는 과장된 효능 표현이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서영석 의원은 "PDRN과 같은 성분명을 화장품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는 의약품 수준의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며 "식약처는 개별 광고 문구를 단속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의약품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은 성분명 자체에 대한 별도의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온라인 시장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업계에서는 스킨부스터 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허위·과장광고를 차단하고 화장품과 의료 시술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 역시 광고 문구만을 신뢰하기보다 기능성 화장품 인증 여부와 허가받은 효능·효과를 꼼꼼히 확인하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6-07-09 12:41:27 이정윤
  • 돌봄 에너지를 줄이다… '추론 클라우드'가 가져온 스마트홈의 변화
    인터넷/SNS

    돌봄 에너지를 줄이다… '추론 클라우드'가 가져온 스마트홈의 변화

    공부 끝낸 AI, 실시간 ‘사유·판단’으로 맞벌이·워킹맘 돌봄 현장 활약 국내 통신·IT 5사 'AIDC' 대규모 인프라 선점 사활
    "○○아, 엄마 약 먹을 시간 지났어?"멀리서 직장 생활을 하며 홀로 계신 친정엄마의 안부를 확인해야 하는 워킹맘 김 모(48) 씨의 일상은 늘 긴장의 연속이다. 약을 챙겨 드셨는지, 혹시 거실에서 넘어지진 않으셨는지 온 신경이 집안으로 향해 있다. 하지만 최근 김 씨의 가사·돌봄 부담은 한결 가벼워졌다. 집안의 스마트 기기들이 엄마의 미세한 거동 변화와 목소리 톤을 감지해 "오늘 아침 약은 식후 30분에 정확히 복용하셨고, 걸음걸이 생체 패턴도 정상"이라는 알림을 실시간으로 보내오기 때문이다.가정 내 가사와 돌봄 노동의 물리적·정신적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이 스마트한 변화의 중심에는 최근 글로벌 테크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추론 클라우드(Inference Cloud)’ 기술이 있다.'공부' 끝낸 AI, 실시간 '사유와 판단'으로 돌봄 현장 투입그동안 인공지능(AI) 업계의 관심은 대형언어모델(LLM)에게 수조 개의 데이터를 먹여 공부시키는 '학습(Training)'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테크 시장의 무게중심은 이미 학습을 끝낸 AI가 일상에서 사용자의 질문이나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얼마나 빠르고 똑똑하게 답을 도출하는지, 즉 '추론(Inference)' 단계로 완전히 이동했다.'추론 클라우드'는 이 실시간 판단 연산을 초고속·저비용으로 처리해 주는 특화된 클라우드 인프라다. 과거의 스마트홈 기기들이 단어 몇 개를 인식해 불을 켜고 끄는 일차적인 '명령 수행기'에 불과했다면, 추론 클라우드와 결합한 오늘날의 가전은 인간처럼 상황을 '추론'하고 복잡한 맥락을 이해하는 단계로 진화했다.예컨대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 과거에는 단순히 소리의 크기만 데시벨(dB)로 측정했다면, 현재의 추론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홈은 아이의 울음 섞인 주파수와 평소 수면 패턴, 실내 온습도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연산한다. 이후 "단순히 잠투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기저귀가 축축해 불편해하는 상태"라는 고도의 판단을 몇 밀리초(ms) 만에 도출해 내는 식이다.글로벌 빅테크는 체제 전환 중, 한국은 'AI 데이터센터' 선점 사활현재 전 세계 테크 시장은 이 추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거대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무게중심을 'AI 학습'에서 '추론 전용 요금제 및 특화 칩' 도입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추세다. AI가 똑똑해질수록 일상에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추론 연산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한국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은 물론, 이동통신 3사를 중심으로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추론용 데이터센터(AIDC)’로 리모델링하는 투자가 번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엔비디아 등 해외 고가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 AI 반도체(NPU) 스타트업의 초경량·저전력 추론 칩을 데이터센터에 적극 채택하며, 독자적인 '한국형 추론 클라우드' 생태계를 빠르게 다져나가고 있다.먼저 KT는 향후 5년간 총 5조 원을 투입해 1GW 규모의 AIDC를 구축하며, 전국 통신 국사를 활용한 실시간 초저지연 'AI 엣지(Edge)'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SK텔레콤은 SK그룹 차원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연계하여 울산 등지에 하이퍼스케일급 AIDC를 구축 중이며,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팩토리'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경기 파주 지역에 서버 10만 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200㎿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AIDC를 2027년 가동 목표로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도 자사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전초기지 삼아, 두산 등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AIDC 및 AI 팩토리 사업을 추진하며 인프라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카카오도 자체 AI 모델 및 서비스 운영 효율화를 위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개소하고, 추가적인 AIDC 인프라 확보에 나섰다.가사 노동의 쉼표… 여성을 위한 '라이프 케어' 테크로의 진화이러한 기술적 비약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돌봄과 가사 노동의 상당 부분을 짊어지고 있는 여성과 맞벌이 부부들의 일상에 즉각적인 해방감을 선사하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인지적 부하(Cognitive Load)'의 감소다. 주부들이 매일 겪는 "오늘 저녁은 뭘 해 먹이지?", "냉장고에 뭐가 남았더라?" 같은 사소하지만 피로감 높은 고민을 AI가 대신한다. 스마트 냉장고에 내장된 추론 가전 시스템은 식재료의 유통기한과 가족들의 건강 통계를 분석해, 서버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최적의 식단과 조리법을 제안한다.돌봄 영역에서의 활약은 더 극적이다. 중소 브랜드의 저가형 홈캠이나 웨어러블 기기라 할지라도, 고성능 추론 클라우드 서버와 연결되는 순간 거동이 불편한 노모의 '비정상적인 낙상 징후'나 '치매 초기 행동 패턴'을 잡아낸다. 고가의 특수 장비를 구입하지 않고도 일상 가전만으로 최고 수준의 돌봄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추론 클라우드'는 멀리 있는 기술이 아니다. 포털의 AI 검색이나 카카오톡 챗봇처럼 무료 서비스 뒷단에서 기업이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고성능 AI 비서를 쓰는 유료 구독제(월 2~3만 원대)도 존재한다.특히 스마트홈 가전의 경우, 소비자가 매달 내는 추가 비용은 없다. 가전 제조사가 기기 자체에 비싼 칩을 넣는 대신 효율적인 추론 클라우드 망을 빌려 쓰기 때문이다. 기술 경쟁으로 추론 비용이 매년 급감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가 체감하는 스마트 가전의 구매 문턱은 낮아지고 서비스는 더욱 영리해질 전망이다."단순한 기계 연결 넘어 '가정의 온기' 지원하는 인프라 돼야"전문가들은 추론 클라우드 기술이 앞으로 스마트 가전의 대중화를 이끌 핵심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기기 자체의 단가는 낮추면서도 클라우드 연결만으로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두뇌를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기술이 가정 깊숙이 들어올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가이드라인'이 철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안의 생체 데이터와 일상적인 대화 맥락이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서버를 오가며 추론되기 때문이다.테크 전문가들은 "기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을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짊어진 돌봄의 고단함을 덜어내어 가족 간에 더 많은 온기를 나눌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라며, "추론 클라우드가 가져올 스마트홈의 미래는 단순한 가전의 진화가 아닌, 돌봄 공동체를 지탱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진화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6-07-09 07:33:53 천지은
  • [전연우 정치 칼럼]  선거철엔 '청년', 끝나면 '들러리'…청년정치가 소모되는 구조
    정치

    [전연우 정치 칼럼] 선거철엔 '청년', 끝나면 '들러리'…청년정치가 소모되는 구조

    - 칼럼니스트, 전연우 前 태일연구재단 이사장
    "정치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열여덟 살, 누구보다 이른 나이에 정당에 발을 들인 한 청년 정치인의 고백이다. 그는 당대표 홍보팀을 시작으로 국회의원 청년특보단장, 국회의원 비서관, 정당 당협위원장, 시장선거 선거사무장 등을 거치며 정치권 내부를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또래보다 빠르게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정치권의 의사결정 과정과 수많은 정치인을 지켜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 가지 공통된 현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한다.'청년 정치'는 정치개혁의 상징으로 소비됐지만, 실제 권한을 가진 정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것이다.청년 대표성은 여전히 최하위권22대 국회에서 40세 미만 국회의원은 전체 300명 가운데 14명으로 4.6%에 불과하다. 청년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약 30%를 차지하는 현실과 비교하면 대표성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문제는 공천 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청년 지역구 후보 공천 비율은 5% 안팎에 그쳤고, 상당수는 당선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 배치됐다. 비례대표를 제외하면 청년 의원 비율은 2%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노르웨이와 스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청년 의원 비율이 30%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서도 낮은 수준이다.대표성 부족은 정책으로도 이어진다.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가운데 청년·신혼부부·대학생 등 2030세대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법안은 전체의 약 4% 수준에 머물렀다.현직 30대 의원들 역시 "청년은 선거철에는 변화와 쇄신의 상징으로 불리지만 평소에는 정책 파트너가 아니라 홍보용 이미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한다.얼굴은 필요하지만 권한은 없다정당들이 청년을 적극 영입하는 이유는 분명하다.청년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만으로도 '변화', '혁신', '세대교체'라는 이미지를 비교적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실제 권한을 나누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공천관리위원회나 정책위원회처럼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조직에는 청년 참여가 제한적인 반면, 권한이 크지 않은 청년위원회나 각종 상징적 조직에는 청년들이 대거 배치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회의에는 참석하지만 결정권은 없고, 발언 기회는 있지만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오랜 기간 정치권을 경험한 이들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부터 그렇게 설계된 구조"라고 입을 모은다.조회수가 실력을 대신하는 정치청년 정치인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존재감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은 많은 청년 정치인을 SNS 중심 정치로 이끌었다.그러나 SNS 알고리즘은 정책 설명보다 자극적인 발언과 상대를 향한 공격, 논란성 콘텐츠를 더 빠르게 확산시킨다.그 결과 정책 역량보다 화제성으로 주목받는 '어그로형 정치'가 확산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자극적인 발언 하나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는 사례는 적지 않다.하지만 이런 관심은 정책 신뢰로 이어지기보다 청년 정치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현장을 뛰며 정책을 연구하는 청년 정치인들까지도 같은 이미지로 소비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결국 정당은 청년을 상징으로 소비하고, 일부 청년 정치인은 스스로를 조회수 중심의 정치인으로 소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필요한 것은 '새 얼굴'이 아니라 '새 자리'전문가들은 청년 정치 활성화의 핵심은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데 있지 않다고 말한다.공천 과정과 정책 결정, 주요 심사기구 등 실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자리에서 청년들이 실질적인 의결권을 갖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청년 정치인들에게도 과제는 남는다.조회수와 화제성을 정치적 성과로 착각하지 않고, 실제 정책 역량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정치권을 떠난 한 전직 청년 정치인은 "정치의 현실을 직접 경험했고 후회는 없다"며 "다음 세대 청년들에게는 얼굴이 아니라 자리를 요구하고, 동시에 그 자리를 지킬 실력도 함께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7-09 07:32:23 전연우 칼럼니스트
  • [시론] 시민들에게 공휴일로 변해간 7월 17일 제헌절, 가인(街人) 김병로가 남긴 뼈아픈 질문
    사회 일반

    [시론] 시민들에게 공휴일로 변해간 7월 17일 제헌절, 가인(街人) 김병로가 남긴 뼈아픈 질문

    - 사법부 독립의 초석을 다진 가인 김병로의 삶 - 권력의 파도 앞, 무릎 꿇지 않은 헌법의 방파제
    매년 7월 17일 제헌절이 다가오면 우리는 습관적으로 헌법의 의의를 말한다. 그러나 달력 위의 붉은색 날짜만큼이나 헌법은 우리 일상에서 쉬는 공휴일 또는 무채색의 텍스트로 잊혀가고 있다. 헌법을 권력 지형을 바꾸는 정치적 도구나 법전에 갇힌 박제된 문장으로 여길 때, 민주주의의 근간은 소리 없이 흔들린다.지나쳐가는 제헌절의 길목에서 우리가 반드시 소환해야 할 한 인물이 있다.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이자 '사법부의 수호자'로 불리는 가인(街人) 김병로(1887~1964) 선생이다. 그가 평생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행적을 추적하는 것은, 헌법의 진짜 가치를 잃어버린 오늘날의 우리 사회와 미래 세대에게 가장 정직한 나침반이 되어준다. 권력의 파도 앞, 무릎 꿇지 않은 헌법의 방파제가인 김병로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 사법부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의 대한민국은 신생 독립국 특유의 혼란과 독재 정권의 권력 집중으로 헌법 정신이 언제든 유린당할 수 있는 위태로운 시기였다.그의 진가는 서슬 퍼런 정권의 압력 앞에서 드러났다.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정권 연장을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의원들을 강제 연행한 '부산정치파동' 당시, 가인은 법관들에게 단호하게 지시했다. "정치권력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오직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소신껏 재판하라." 이승만 대통령이 정부의 뜻을 거스르는 사법부를 향해 "헌법에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임명하게 되어 있다"며 불쾌감을 표하자, 가인은 "이의 있으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고소하시오"라는 서릿발 같은 일갈로 맞받아쳤다. 권력이 헌법을 뛰어넘으려 할 때, 가인은 스스로 헌법의 방파제가 되어 삼권분립의 원칙과 국민의 기본권을 사수해 냈다.청렴과 지공무사(至公無私), 법치주의의 도덕적 기틀헌법은 제정되는 것보다 이를 운용하는 이들의 '도덕적 엄숙함'에 의해 그 생명력이 유지된다. 가인은 이를 몸소 실천한 인물이었다. 6·25 전쟁 중 포탄 파편에 맞아 한쪽 다리를 절단하는 고통 속에서도 의족을 짚고 법원에 출근하며 자리를 지켰다. 국가 예산이 부족해 법관들의 봉급이 쌀 한 가마니 값도 되지 않던 시절, 그는 판사들에게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부정부패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며 청렴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예산을 아끼기 위해 추운 겨울 집무실에 불도 피우지 않은 채 누더기 솜바지를 입고 재판 업무를 보았다. 그가 보여준 지공무사(至公無私·지극히 공평하여 사사로움이 없음)의 자세는 헌법 제11조 '법 앞의 평등'을 지키기 위한 법조인의 최소한의 양심이었다. 헌법을 수호하는 이가 스스로 청렴하지 못하면 법의 권위는 추락하고, 결국 국민이 법을 믿지 못하는 무법천지가 된다는 것을 그는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헌법을 잊은 사회, 미래 세대가 마주할 위기오늘날 우리 사회는 가인이 살았던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사법부 독립을 대놓고 흔드는 독재 권력도 표면적으로는 사라졌다. 그러나 헌법의 가치는 또 다른 방식으로 위협받고 있다.극단적인 진영 갈등은 '나와 다른 생각'을 헌법적 가치 속에서 포용하기보다 혐오와 배제로 밀어낸다. 다수의 힘으로 소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헌법이 명시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제10조)'가 돈과 효율성이라는 물질적 잣대에 밀려 무색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미래 세대가 가인 김병로의 삶에서 얻어야 할 가장 큰 교훈은 ‘헌법은 저절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헌법은 법전 속에 고이 모셔진 유물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부당한 권력과 불의에 맞설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이는 무기다.맺으며, '가인의 정신'으로 헌법의 먼지를 털어내자7월 17일 제헌절, 공휴일 여부를 떠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가인 김병로가 권력의 도끼날 앞에서도 당당히 펼쳐 들었던 그 헌법 책의 먼지를 다시 털어내는 것이다.미래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진정한 유산은 고층 빌딩이나 첨단 기술만이 아니다.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법치주의의 가치, 그리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제1조의 준엄한 약속을 신뢰하는 사회 분위기다. 78년 전 가인이 지켜낸 사법 자존과 헌법 정신은,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시대적 과제다.
    2026-07-09 07:23:42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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