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끝났는데 광고는 그대로…5년간 ‘허위매물 의심’ 117만건
국민 신고 7만9천건 중 63.8% 위반 의심…SNS에서도 1만8천건 넘어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 중개업소에 연락했지만 “이미 거래가 끝났다”는 답변을 듣는 경험은 집을 구하는 실수요자들에게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 같은 거래완료 매물이 단순한 정보 갱신 지연을 넘어 소비자를 유인하는 이른바 ‘미끼매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최근 5년간 정부 모니터링에서 거래가 끝난 뒤에도 온라인에 남아 있던 허위매물 의심 광고가 117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 9만여 건이던 의심 광고가 2025년 약 40만건까지 증가하면서 온라인 부동산 매물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관리체계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사진)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거래완료 매물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된 허위매물 의심 광고는 총 117만8,345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9만5천건에서 지난해 40만건…허위매물 의심 4.2배 증가연도별로 보면 증가세가 뚜렷하다.2022년 9만5,161건이었던 거래완료 허위매물 의심 광고는 2023년 18만1,834건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24만8,863건을 기록했다.2025년에는 39만9,868건으로 40만건에 육박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약 4.2배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25만2,619건이 확인됐다.국토부는 중개플랫폼에서 제공받은 매물정보와 실거래정보를 연계해 거래가 완료됐는데도 광고가 삭제되지 않은 매물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페이 부동산과 직방, 당근 등이 모니터링 대상이다.이 같은 방식으로 확인된 의심 광고 117만8,345건 가운데 실제 삭제된 광고는 62만5,211건으로 전체의 53.1%였다.여기서 주의해서 볼 부분도 있다. 모니터링 단계에서 포착된 ‘의심 광고’가 모두 고의적인 허위·미끼매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래 후 광고 삭제가 늦어진 경우 등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거래가 이미 끝난 매물이 장기간 온라인에 노출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거래 가능한 매물과 그렇지 않은 매물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관리 필요성은 분명하다.국민이 직접 신고한 광고 7만9천건…10건 중 6건 이상 ‘위반 의심’ 정부의 자동 모니터링과 별도로 국민이 직접 신고한 부동산 광고에서도 상당수의 위반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민 신고를 통해 접수된 부동산 광고는 총 7만9,430건이었다. 이 가운데 5만643건이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됐다.전체 신고 건수의 63.8%에 해당한다.플랫폼별 신고 건수는 네이버부동산이 2만5,7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직방 7,195건, 다방 6,665건, 피터팬의 좋은방구하기 4,327건, 당근마켓 625건 순이었다.위반 의심 사례는 네이버부동산 1만6,379건, 다방 4,744건, 직방 4,654건, 피터팬의 좋은방구하기 2,778건, 당근마켓 438건으로 집계됐다.네이버블로그와 네이버카페,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부동산 광고에서도 신고 2만9,559건 가운데 1만8,701건이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다만 플랫폼별 신고 건수만으로 해당 플랫폼의 허위매물 관리 수준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플랫폼마다 전체 등록 매물과 이용자 수가 다르고 하나의 매물이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국토부 역시 시정조치는 플랫폼 자체가 아니라 해당 광고를 게시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부동산 전문가 “허위매물 문제 핵심은 소비자 시세 판단 왜곡”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정보의 정확성은 단순한 편의 문제가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매물 가격은 실수요자가 해당 지역의 주택 가격과 전월세 시세를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가 완료됐거나 실제 거래할 수 없는 매물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소비자가 해당 지역의 매물 수와 가격 수준을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예를 들어 실제로는 거래할 수 없는 저가 매물이 계속 노출될 경우 소비자는 해당 지역에 비슷한 가격의 매물이 충분하다고 오인할 수 있다. 이후 중개업소에 연락했을 때 해당 매물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매물을 소개받는다면 소비자의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반대로 단순히 거래가 끝난 매물의 삭제가 다소 늦어진 경우까지 고의적인 허위광고와 동일하게 판단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결국 고의적인 미끼매물과 단순 정보 갱신 지연을 구분하면서 거래완료 정보가 신속하게 플랫폼에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부동산 거래정보와 플랫폼의 매물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연계해 계약이 완료된 매물이 일정 기간 내 자동으로 삭제되거나 ‘거래완료’로 표시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117만건보다 중요한 것은 ‘왜 계속 남아 있느냐’이번 자료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단순히 ‘117만건’이라는 숫자만은 아니다.2022년 9만5천여 건이었던 거래완료 허위매물 의심 광고가 2025년 약 40만건까지 늘었다는 것은 온라인 부동산 거래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매물정보의 사후 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김미애 의원은 “거래가 끝난 매물을 계속 노출하는 것은 정보 관리 소홀을 넘어 실수요자를 유인하는 미끼매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집을 구하는 국민들의 시간과 비용을 빼앗고 시세 판단까지 흐리게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반복적으로 허위매물을 게시하는 중개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플랫폼도 매물 등록부터 거래완료 후 삭제까지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검증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부동산 플랫폼은 이제 단순히 매물을 게시하는 광고판을 넘어 주택을 찾는 소비자가 시장가격과 거래 가능성을 판단하는 주요 정보창구가 됐다. 그만큼 정보의 정확성과 최신성을 확보하는 책임도 커지고 있다.특히 이번 통계에서 모니터링으로 확인된 의심 광고 가운데 삭제된 비율이 53.1%였다는 점은 나머지 매물이 어떤 사유로 삭제되지 않았는지까지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실제 위반이 아니었던 사례와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인 사례 등을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47%가 방치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결국 허위매물 대책은 적발 건수를 늘리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실제 거래정보와 온라인 매물정보 사이의 시간차를 줄이고, 반복적으로 문제가 확인되는 광고 게시자를 관리하면서 고의적인 미끼매물을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집을 구하는 사람에게 온라인 매물 하나는 단순한 광고가 아니다. 가격을 비교하고 주거지를 선택하는 첫 번째 정보가 될 수 있다. 거래가 끝난 집이 계속 ‘판매 중’ 또는 ‘임대 중’인 것처럼 남아 있다면 그만큼 부동산 정보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117만건이라는 숫자가 던지는 질문도 여기에 있다. 허위매물을 얼마나 많이 찾아냈느냐보다, 거래가 끝난 매물이 왜 계속 광고로 남아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얼마나 신속하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가 앞으로 부동산 광고 관리정책이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