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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주 1년여 만에 테라스 붕괴…송도 럭스오션SK뷰, ‘5만7천여 건 하자’ 안전 불안 확산
    국회/정당

    입주 1년여 만에 테라스 붕괴…송도 럭스오션SK뷰, ‘5만7천여 건 하자’ 안전 불안 확산

    SK에코플랜트 시공 1,114세대 신축 아파트서 구조물 붕괴·낙하
    정일영 의원 “시공·감리·사용승인 과정까지 철저히 조사해야”[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 입주한 지 1년여밖에 지나지 않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신축 아파트에서 테라스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특히 해당 단지에서 지금까지 5만7천 건이 넘는 하자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사고를 특정 세대의 개별 하자로 볼 것인지, 단지 전체의 시공·품질관리 문제까지 들여다봐야 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7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동 럭스오션SK뷰의 한 세대에서 오픈테라스 구조물과 하단 외장재가 붕괴·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해당 세대가 공실이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의 구조물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자칫 심각한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다.해당 아파트는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1,114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으로, 사용승인을 받은 지 1년여밖에 지나지 않은 신축 단지다.5만7,296건 하자 접수…‘마감 불량’ 넘어 안전 문제로 번지나정 의원이 제시한 단지 하자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금까지 접수된 하자는 총 5만7,296건이다.이 가운데 5만4,101건은 처리됐지만 3,195건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도배 8,873건, 미장 6,364건, 타일 4,778건 등이 포함됐다.다만 전체 하자 접수 건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이번 테라스 붕괴와 모든 하자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도배나 타일 등 마감 분야의 하자와 구조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하자는 성격과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 사고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하자가 몇 건이나 발생했느냐’가 아니라 붕괴 원인이 설계·시공·자재·감리 또는 유지관리 과정 가운데 어느 단계에서 비롯됐는지를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것이다.테라스 구조물 붕괴가 해당 세대에 국한된 문제인지, 동일하거나 유사한 구조가 적용된 다른 세대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주민 입장에서는 ‘보수’보다 “이 집이 안전한가”가 먼저입주민들이 느끼는 문제는 단순한 하자 보수 건수를 넘어선다.아파트는 일반적인 소비재와 다르다. 상당수 가구가 평생 모은 자산에 대출까지 더해 구입하는 가장 큰 재산 가운데 하나다.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은 소비자라면 최소한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그러나 실제 생활공간인 테라스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입주민들은 ‘고장 난 부분을 고치면 된다’는 수준을 넘어 ‘우리 집 자체를 믿을 수 있느냐’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정 의원에 따르면 주민들은 사고 이후 주택 매매와 전세가격 등에 미칠 영향까지 우려하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구에서는 추가 사고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일부 주민들은 단순한 하자 보수나 부분적인 보상을 넘어 환불과 전면 재시공·재건축 등 근본적인 대책까지 요구하고 있다.다만 이러한 요구는 현재 주민 측에서 제기하는 방안이다. 실제 환불이나 재시공·재건축 여부는 사고 원인과 구조 안전성 조사 결과, 관련 법률 및 책임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정일영 “시공사 자체 점검만으로 주민 신뢰 회복 어려워”정일영 의원은 지난 10일 사고 현장을 찾아 안전조치 상황을 점검한 뒤, 같은 날 저녁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정 의원은 “현장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보니 이번 사고를 단순히 ‘테라스 한 곳이 무너졌으니 보완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밝혔다.이어 “총 5만7,296건의 하자가 접수됐고 아직 3천 건 넘게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실제 거주공간까지 무너졌다”며 시공사의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했다.정 의원은 시공사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진 만큼 국토교통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사고 원인과 단지 전체의 안전성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시공사만의 문제인가…감리·사용승인 과정도 살펴봐야이번 사고에서 또 하나 짚어야 할 부분은 공동주택이 입주에 이르기까지 거치는 안전관리 절차다. 신축 공동주택은 설계와 시공뿐만 아니라 감리와 품질관리, 사용승인 등 여러 절차를 거친 뒤 입주가 이뤄진다.따라서 구조물 붕괴 원인이 시공상 문제로 확인될 경우 시공 단계뿐만 아니라 감리와 검사 과정에서 위험요소를 발견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정 의원 역시 시공사의 책임뿐 아니라 사업계획 승인과 감리, 사용검사 등 행정·관리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 의원은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사고 원인과 책임 문제를 질의하고,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등 공신력 있는 조사체계를 통한 원인 규명과 단지 전체 안전점검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아울러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다른 사업장에서도 유사한 안전 문제가 없는지 국토교통부 차원의 점검이 필요한지도 제기할 계획이다.5만7천 건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왜 무너졌나’다이번 사고를 바라보며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숫자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5만7,296건이라는 하자 접수 건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숫자다. 하지만 도배 하자 한 건과 건축 구조물의 안전 문제를 동일선상에 놓고 해석하는 것 역시 정확한 접근은 아니다.이번 사고에서 우선 확인해야 할 것은 테라스 구조물이 왜 붕괴했느냐다.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 시공 과정에서 설계대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자재나 연결부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 감리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더 중요한 것은 동일한 위험이 다른 세대에도 존재하는지 여부다.만약 사고가 해당 세대에 국한된 개별적인 시공 문제라면 정확한 원인을 찾아 보수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반대로 동일한 구조나 공법이 적용된 여러 세대에서 공통적인 위험요인이 발견된다면 문제의 범위와 대책 역시 달라져야 한다.소비자에게 필요한 것도 막연한 ‘안전하다’는 설명이 아니다.어디를 조사했고, 어떤 방식으로 검사했으며, 무엇이 문제였는지, 동일한 문제가 다른 세대에는 없는지를 객관적인 결과로 공개해야 한다. 문제가 발견됐다면 보수 방법과 기간, 안전 확보 방안, 피해 보상 기준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특히 주택은 문제가 생겼다고 쉽게 반품할 수 있는 일반 소비재가 아니다. 안전 문제가 제기되는 순간 거주에 대한 불안뿐만 아니라 매매와 임대 등 재산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하자 보수 민원으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입주 1년여 만의 신축 아파트에서 실제 구조물이 붕괴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먼저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시공사의 책임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감리나 사용승인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난다면 관련 행정·관리기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입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결국 복잡하지 않다. 자신과 가족이 지금 이 집에서 안심하고 생활해도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다.그 답은 시공사의 일방적인 해명이나 정치권의 질타가 아니라 철저한 원인 조사와 객관적인 안전성 검증을 통해 제시돼야 한다.
    2026-08-11 19:59:39 이정윤
  • 싱크홀 발생했는데 서울시는 뒤늦게 안다?…‘시-구 핫라인’ 의무화 추진
    국회/정당

    싱크홀 발생했는데 서울시는 뒤늦게 안다?…‘시-구 핫라인’ 의무화 추진

    사고 초기 정보공유 공백 차단…관건은 보고 이후 실제 대응 속도
    서울 도심에서 발생하는 지반침하, 이른바 ‘싱크홀’ 사고에 대한 서울시와 자치구 간 정보공유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반침하는 사고 발생 이후 피해를 수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가 붕괴 가능성과 주변 도로·시설물의 위험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자치구에서 발생한 사고 정보가 서울시에 신속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광역 차원의 대응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다.이 같은 정보공유 공백을 줄이기 위해 자치구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하면 서울시장에게 즉시 통보하도록 의무화하는 조례 개정안이 서울시의회에서 발의됐다.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소속 임춘대 의원(송파3,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자치구 관할구역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할 경우 서울시장에게 지체 없이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사고 발생 이후 서울시와 자치구 사이의 정보 전달 시간을 줄이는 데 있다.최근 자치구 관할구역에서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했지만 자치구와 서울시 간 사고 정보가 신속하게 공유되지 않아 서울시의 상황 인지와 초기 대응이 지연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 조례 개정 추진의 배경이다.지반침하 사고는 일반적인 도로 파손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하에서 발생하는 만큼 육안으로 정확한 위험 범위를 파악하기 어렵고 사고 지점 주변에 추가적인 지반 이상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특히 도심에서는 지하철과 상·하수도, 통신시설 등 각종 지하시설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고 발생 직후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와 현장 통제가 늦어질 경우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보고 의무화’로 초동 대응 골든타임 확보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치구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할 경우 서울시에 사고 사실을 신속하게 전달해야 하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다.기존에는 사고 발생 이후 서울시와 자치구 사이의 정보 전달 과정에서 시간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면, 개정안은 이를 명확한 보고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서울시가 사고 발생 사실을 빠르게 파악할 경우 현장 상황에 따라 관계부서와 유관기관 간 대응체계를 조기에 가동하고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임춘대 의원은 “지반침하 사고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되는 중대한 위협인 만큼 사고 발생 초기부터 서울시와 자치구 간 유기적이고 신속한 정보공유가 필수적”이라고 조례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보고했다’로 끝나서는 안 돼…실제 대응체계가 핵심다만 조례 개정만으로 지반침하 사고에 대한 안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자치구가 서울시에 사고 발생 사실을 신속하게 알리는 것은 대응의 출발점일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보고를 받은 뒤 서울시가 얼마나 신속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느냐다.‘지체 없이 통보’라는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사고 규모와 위험도에 따른 보고 기준과 전달 방법, 담당부서, 비상연락체계 등을 구체적으로 정비할 필요도 있다.야간이나 휴일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같은 수준의 보고와 대응이 가능한지, 자치구와 서울시뿐 아니라 경찰·소방 및 지하시설물 관리기관과 정보가 얼마나 빠르게 공유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단순히 보고 의무를 하나 추가하는 데 그친다면 행정 절차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사고 접수부터 현장 통제, 원인 조사와 추가 위험 확인까지 하나의 대응체계로 연결된다면 이번 조례 개정은 지반침하 사고의 초기 대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싱크홀 대응, 몇 분의 정보 격차가 안전의 격차 될 수 있다.지반침하 사고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는 몰랐다’는 행정기관 간 정보의 공백이다.사고가 발생한 자치구는 알고 있지만 서울시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서울시는 알고 있지만 관계기관에 정보가 늦게 전달되는 구조라면 현장에서 골든타임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다.이번 개정안은 이런 정보공유의 빈틈을 제도적으로 줄여보겠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그러나 시민이 체감하는 안전은 보고서가 얼마나 빨리 올라갔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고 발생 이후 현장 통제와 추가 위험 조사, 교통 관리, 주민 안내 등이 얼마나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졌느냐가 중요하다.따라서 이번 조례 개정 논의는 ‘자치구가 서울시에 즉시 보고한다’는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사고 접수부터 서울시 상황 인지, 관계기관 전파, 현장 출동과 통제까지 걸리는 시간을 점검하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결국 싱크홀 안전대책의 핵심은 사고가 난 뒤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위험 신호를 얼마나 빨리 공유하고 추가 피해를 얼마나 신속하게 막느냐에 있다. 이번 조례안 역시 ‘보고 의무화’라는 문구보다 그 보고가 실제 현장의 빠른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실효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8-11 18:01:15 이정윤
  • 모아타운 ‘공사비 폭탄’ 갈등 줄어드나…박계홍 서울시의원, SH 검증·서울시 비용 지원 추진
    국회/정당

    모아타운 ‘공사비 폭탄’ 갈등 줄어드나…박계홍 서울시의원, SH 검증·서울시 비용 지원 추진

    공사비 5~10% 이상 오르면 검증 요청…추가 증액도 검증 대상
    서울시가 모아타운·모아주택 등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서 반복되는 공사비 증액 갈등을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을 통한 공사비 검증과 비용 지원에 나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추진된다.최근 건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작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협상력을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박계홍 시의원(사진)은 지난 10일'서울특별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개정안의 핵심은 사업시행자 또는 조합의 요청이 있을 경우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사비 검증 지원 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특히 공사비 검증 여부를 둘러싼 또 다른 갈등을 줄이기 위해 검증 요청 기준을 구체적인 수치로 규정했다.개정안에 따르면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사업시행자에게 검증 의뢰를 요청할 경우 공사비 검증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했다.공사비 인상 폭에 따른 기준도 마련했다. 사업시행계획인가 이전에 시공자를 선정한 경우 당초 공사비보다 10% 이상 증액되거나,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 시공자를 선정한 경우 5% 이상 증액되면 검증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차례 공사비 검증이 끝난 뒤 다시 3% 이상 추가 증액되는 경우도 검증 대상에 포함했다.공사비 검증에 드는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현재 전문기관을 통한 공사비 검증에는 별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소규모 정비사업에서는 이 비용 자체가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개정안은 서울시가 공사비 검증에 필요한 비용의 50% 이내에서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박 의원은 “구체적인 수치로 검증 요건을 규정해 자의적인 판단 가능성을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서울시의 비용 보조를 통해 조합원의 부담을 줄이고 제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공사비 갈등, 소규모 정비사업에서는 더 큰 변수이번 조례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모아주택 등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비교해 사업 규모가 작은 정비사업은 공사비가 예상보다 크게 상승할 경우 조합원 개인이 부담해야 할 추가 분담금의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협상이 장기화되면 전체 사업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특히 시공사 선정 당시 제시된 공사비가 사업 진행 과정에서 크게 오를 경우 조합원 입장에서는 증액 규모가 적정한지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반면 시공사 입장에서도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설계 변경, 공사 여건 변화 등으로 발생한 비용을 공사비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따라서 공사비 분쟁을 단순히 ‘시공사의 과도한 인상 요구’나 ‘조합의 증액 거부’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실제 공사원가와 설계 변경, 물가 변동 등을 객관적으로 따져볼 수 있는 검증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전문가 “공공기관 검증 긍정적…결과의 실효성이 핵심”도시정비 분야에서는 공사비 검증 절차를 제도화하는 것이 조합과 시공사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다만 검증 제도가 실제 분쟁 해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검증의 전문성과 신속성, 결과의 활용 방안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도시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소규모 정비사업은 조합이 시공사가 제시한 공사비의 세부 항목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공공기관이 객관적인 검증 역할을 담당한다면 조합과 시공사 간 협상에서 하나의 기준점을 마련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중요한 것은 검증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검증 결과가 실제 조합과 시공사 간 협상 과정에서 어느 정도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SH의 전문인력 확보와 검증 기간, 세부 검증 기준 등을 명확히 마련하지 않으면 검증 절차만 하나 더 추가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서울시가 검증 비용의 최대 50%를 지원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도 재정 지원 기준을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원 대상이 크게 늘어날 경우 서울시의 재정 부담이 증가할 수 있고, 사업별 지원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공사비 검증이 ‘또 하나의 절차’가 돼서는 안 된다이번 개정안은 모아타운과 모아주택 사업에서 발생하는 공사비 증액 갈등을 조합과 시공사 간 협상에만 맡기지 않고, 공공기관이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특히 5%, 10%, 추가 3% 등 검증 요건을 수치화한 것은 검증 요청 여부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는 장치가 될 수 있다. 검증 비용의 최대 절반을 서울시가 지원하도록 한 것도 소규모 정비사업의 제도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공사비 검증이 곧바로 공사비 인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설계 변경 등 객관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 확인된다면 검증 결과를 통해 오히려 공사비 증액의 필요성이 인정될 수도 있다.결국 제도의 목적은 ‘공사비를 무조건 낮추는 것’이 아니라 ‘왜, 얼마나 올랐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하고 조합과 시공사가 이를 토대로 합리적인 협상을 진행하도록 하는 데 있어야 한다.또 하나 살펴봐야 할 부분은 검증에 걸리는 시간이다. 모아타운·모아주택은 노후 저층주거지를 비교적 신속하게 정비하는 데 목적을 둔 사업이다. 공사비 검증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분쟁 해결을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사업 지연의 원인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따라서 조례안이 통과된다면 서울시와 SH는 검증 기간과 절차, 전문인력 확보, 세부 검증 기준, 검증 결과의 활용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공사비 상승을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정비사업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례안의 성패 역시 단순히 ‘검증 제도가 있느냐’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공사비 산정의 투명성을 얼마나 높이고, 조합원들의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시공사와의 분쟁 기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2026-08-11 17:51:08 이정윤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방사능 막고 탄소 가두는 ‘습지의 반란’ … 벨라루스의 독특한 이탄지 재습윤화 정책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방사능 막고 탄소 가두는 ‘습지의 반란’ … 벨라루스의 독특한 이탄지 재습윤화 정책

    과거 농경지 개간과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라는 이중의 환경 비극을 겪은 벨라루스가 세계 최초로 전면적인 ‘이탄지(Peatland) 재습윤화(Rewetting)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독창적인 환경 복원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탄지란 채 분해되지 않은 식물 잔해가 쌓여 만들어진 습지 지형으로, 지구 전체 지표면의 3%에 불과하지만 숲 전체보다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하는 ‘천연 탄소 저장고’다. 벨라루스 정부는 인위적으로 건조해진 이탄지에 다시 물을 대어 방사성 물질을 막고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이는 정책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체르노빌 통제구역 내 ‘물 대기’ … 방사성 재해 차단 1986년 체르노빌 참사 당시 벨라루스 남부 지역은 낙진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후 설립된 ‘폴레시에 국가 방사선·생태 보존구역’ 내부에는 과거 소련 시절 배수로를 뚫어 바짝 말라버린 이탄지가 넓게 분포해 있었다. 건조해진 이탄지에 산불이 발생할 경우, 토양 속에 갇혀 있던 세슘-137과 스트론튬-90 등 장수명 방사성 물질이 연기와 함께 대기 중으로 확산되는 치명적인 위험이 존재했다. 이에 벨라루스 환경부와 유엔개발계획(UNDP)은 보존구역 내 배수로를 막아 물을 채우는 재습지화 사업을 전격 시행했다. 토양 수분을 유지해 산불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방사성 물질의 2차 확산을 방지하는 독특한 환경 방재 정책이다. 세계 최초 ‘이탄지 보호법’ 제정과 탄소 감축 효과벨라루스는 약 260만 헥타르에 달하는 이탄지를 보유한 유럽 대표 습지 국가다. 벨라루스 정부는 2020년 세계 최초로 이탄지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전담으로 규정하는 「이탄지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Law on Protection and Use of Peatlands)」을 제정·시행했다.이 정책을 통해 현재까지 약 5만 헥타르 이상의 훼손된 이탄지가 성공적으로 복원되었으며, 매년 약 50만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효과를 거두고 있다. 벨라루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누적 50만 헥타르의 이탄지를 복원하겠다는 국가 계획을 확정하고 대규모 수문 조절 공사를 지속하고 있다. 야생동물 서식지 회복과 국제사회 주목물이 다시 차오른 이탄지에는 멸종위기종인 물줄타작새(Aquatic Warbler)를 비롯해 대형 조류와 수생 생물들이 신속하게 돌아오고 있다. 인위적인 파괴를 겪은 땅이 생태계 자정 능력을 되찾으면서, 벨라루스의 이탄지 복원 모델은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체르노빌 참사라는 거대한 재앙의 흔적을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으로 극복해 나가는 벨라루스의 독자적인 환경 정책은, 기후변화 대응과 생태계 복원을 동시 달성하는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26-08-11 17:20:04 정이든 청년기자
  • [시민 건강 리포트] 구운 음식 vs 삶은 음식, 당신의 선택은? … 내 몸을 좌우하는 '불의 온도'와 건강한 한 접시
    건강정보

    [시민 건강 리포트] 구운 음식 vs 삶은 음식, 당신의 선택은? … 내 몸을 좌우하는 '불의 온도'와 건강한 한 접시

    맛을 택하면 ‘구이’, 건강을 생각하면 ‘삶기’? 문제는 조리법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노릇노릇하게 구운 삼겹살과 촉촉하게 삶아낸 수육. 불향이 살아 있는 생선구이와 담백한 생선찜. 같은 식재료라도 불에 굽느냐, 물에 삶느냐에 따라 맛과 식감은 물론 섭취하는 지방과 조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까지 달라질 수 있다.그렇다면 건강을 위해서는 무조건 삶은 음식을 선택해야 할까.결론부터 말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구운 음식과 삶은 음식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조리법을 무조건 피하는 것보다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서 태우지 않고, 식단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구성하는 것이다. 입맛 당기는 ‘구이’ … 고온·직화 조리는 주의고기를 굽기 시작하면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특유의 고소한 향과 풍미가 강해진다. 이 때문에 같은 고기라도 삶은 고기보다 구운 고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구이는 물에 넣어 장시간 삶는 방식과 달리 식재료의 맛과 식감을 강하게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름이 빠져나가는 석쇠구이 방식이라면 식재료의 지방 일부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문제는 ‘고온’과 ‘직화’, 그리고 ‘탄 부분’이다.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쇠고기·돼지고기·생선·닭고기 등 근육성 육류를 팬에 높은 온도로 굽거나 불에 직접 굽는 과정에서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HCA)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가 생성될 수 있다. 특히 고기에서 떨어진 지방과 육즙이 불에 닿아 연기가 발생하고 그 연기가 다시 고기 표면에 붙는 과정에서 PAH 노출이 증가할 수 있다. 조리 온도가 높고 조리시간이 길수록 HCA 생성량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따라서 ‘구운 고기는 암을 일으킨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지만, 매번 고기를 새까맣게 태워 먹는 식습관 역시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구이를 먹는다면 강한 불에서 오래 굽기보다 타지 않게 조리하고, 불꽃이 고기에 직접 닿거나 지방이 불에 떨어지면서 연기가 과도하게 발생하는 상황을 줄이는 것이 좋다.구운 고기에는 무엇을 곁들일까삼겹살이나 소고기구이를 먹을 때 고기만 계속 먹는 식사는 피하는 편이 낫다. 식탁의 절반 가까이를 채소류로 구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한 끼의 균형을 맞추기 쉽다.구운 고기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식재료는 상추·깻잎·양배추·브로콜리·양파·파프리카·오이·무·버섯 등이다. 특히 양배추와 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 채소는 식이섬유와 비타민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성분을 공급한다. 십자화과 채소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도 들어 있으며 체내에서 여러 생리활성 물질로 전환된다. 다만 특정 채소가 구운 고기에서 생성되는 유해물질을 ‘해독한다’거나 암을 예방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암 예방 효과 연구 결과는 일관되지 않다.구운 고기 한 점을 먹었다면 상추와 깻잎, 양파 등을 함께 먹는 식으로 채소 섭취량 자체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김치도 함께 먹기 좋은 반찬이지만 고기 양념과 쌈장, 김치까지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나트륨 섭취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구운 고기의 짝을 반드시 김치나 장류로 정하기보다는 생채소·데친 채소·무침류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좋다.구운 음식과 어울리는 식탁구운 삼겹살 → 상추·깻잎·양파·마늘·오이소고기구이 → 양배추·파프리카·버섯·부추고등어구이 → 무·양파·미역·채소무침닭구이 → 양배추·토마토·파프리카·샐러드두부구이 → 버섯·부추·양파·채소무침핵심은 ‘특정 해독식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구운 음식에 부족하기 쉬운 채소와 식이섬유를 식탁에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다.담백한 ‘삶은 음식’… 고온 직화 조리 부담 줄여삶기는 음식이 물과 접촉한 상태에서 조리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직화구이처럼 음식 표면이 매우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수육이나 삶은 닭고기의 경우 조리 과정에서 지방 일부가 육수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튀김처럼 별도의 기름을 많이 사용할 필요도 없어 담백하게 먹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고온으로 굽는 고기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HCA·PAH 생성 측면에서도 삶기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리법으로 볼 수 있다. NCI 역시 HCA와 PAH가 특히 높은 온도의 팬 조리나 직화구이 등에서 형성된다고 설명한다.하지만 삶는다고 해서 모든 영양소가 그대로 보존되는 것은 아니다. 물에 녹기 쉬운 일부 영양성분은 삶는 과정에서 조리수로 이동할 수 있다. 채소를 지나치게 오래 삶은 뒤 삶은 물까지 버리는 조리법을 반복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따라서 채소는 무조건 푹 삶기보다 식재료에 따라 살짝 데치거나 찌는 방식도 활용할 만하다.삶은 고기는 어떤 반찬과 먹을까삶은 음식은 담백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육이나 백숙 등을 먹을 때 새우젓·쌈장·소금·간장 등을 지나치게 많이 곁들이면 ‘삶았으니 건강식’이라는 장점이 희석될 수 있다.삶은 돼지고기에는 배추·상추·부추·무·마늘 등을 곁들이고, 삶은 닭고기에는 부추·버섯·양파·마늘·채소무침 등을 함께 구성하면 좋다.삶은 달걀은 토마토·오이·양배추 등의 채소와 곁들이면 간단한 한 끼나 간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삶은 감자나 고구마 역시 달걀·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과 생채소를 함께 먹으면 탄수화물에 치우친 식사를 피할 수 있다.삶은 음식과 어울리는 식탁돼지고기 수육 → 배추·상추·부추·무·마늘삶은 닭고기 → 부추·버섯·양파·채소무침삶은 달걀 → 토마토·오이·양배추삶은 감자 → 달걀·두부·토마토·채소삶은 브로콜리 → 두부·달걀·버섯 등 단백질 식품구이와 삶기, 장단점은 분명하다구운 음식의 가장 큰 장점은 풍미와 식감이다. 별도의 기름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구울 수도 있으며 석쇠에서는 지방 일부가 빠질 수 있다. 반면 지나치게 높은 온도와 직화, 긴 조리시간은 육류에서 HCA·PAH 생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삶은 음식은 고온 직화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담백한 식단을 구성하기 쉽다. 반면 일부 수용성 영양성분이 조리수로 빠질 수 있고, 식재료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결국 답은 ‘구이냐 삶기냐’라는 이분법에 있지 않다. 굽고 싶다면 ‘태우지 않는 것’부터구운 음식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대신 고기 표면이 검게 탈 정도로 굽는 습관을 줄이고 불꽃과 연기에 직접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NCI는 고기를 고온에 노출하는 시간과 불꽃·뜨거운 금속 표면에 직접 노출되는 정도를 줄이고, 고기를 자주 뒤집으며 탄 부분을 제거하는 방법 등이 HCA·PAH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반대로 ‘덜 구워야 건강하다’며 고기를 설익혀 먹는 것도 위험하다. 식중독 예방을 위한 충분한 가열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미국 농무부(USDA) 기준으로 쇠고기·돼지고기·양고기 등의 스테이크와 덩어리고기는 중심온도 약 63℃에 도달한 뒤 3분 이상 두는 것이 권고되며, 다진 고기는 약 71℃, 가금류는 약 74℃까지 가열하도록 권고한다."건강한 식탁은 ‘조리법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우리는 건강 정보를 접할 때 하나의 음식을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으로 나누려는 경향이 있다. 구운 음식과 삶은 음식 역시 마찬가지다.하지만 식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일주일 내내 삶은 고기를 먹으면서 채소는 거의 먹지 않고 소금과 장류를 과도하게 섭취한다면 건강식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반대로 고기를 가끔 구워 먹더라도 새까맣게 태우지 않고 충분한 채소와 함께 적당량을 먹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을 함께 먹느냐’다. 고기 한 접시를 중심으로 식탁을 채우기보다 상추와 깻잎, 양배추, 브로콜리, 버섯, 양파, 토마토 등 여러 종류의 식물성 식품을 함께 올리는 것이 더 현실적인 건강 전략이다.오늘 저녁 메뉴를 결정하면서 ‘구워 먹을까, 삶아 먹을까’를 고민하고 있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구이는 덜 태우고 채소를 더하고, 삶은 음식은 짜지 않게 먹고 식재료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건강을 결정하는 것은 프라이팬과 냄비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했느냐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넣고, 얼마나 조리하고, 무엇과 함께 먹었느냐에 더 가깝다.
    2026-08-11 17:19:57 정진욱
  • [김미란의 관광 칼럼] K-POP을 넘어 ‘신앙’까지 … 한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다
    여행/레저

    [김미란의 관광 칼럼] K-POP을 넘어 ‘신앙’까지 … 한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다

    - 대만 관광객 45명과 함께한 방한성회 … 한 장의 손편지가 알려준 관광의 진짜 가치 - 김미란 | 관광칼럼니스트·관광통역안내사
    “친애하는 Ruby, 이번 한국 여행에서 우리 가족을 위해 애써줘서 고마워요.”며칠간의 한국 일정을 마무리할 무렵, 대만에서 온 한 관광객이 내게 손편지 한 장을 건넸다. 파란 펜으로 한 자 한 자 눌러쓴 편지에는 여행 기간 가족을 위해 애써준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나를 위한 위로와 축복이 담겨 있었다. 마지막에는 영어로 ‘Kiss you’, ‘We love you’라는 말도 적혀 있었다.수많은 관광객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가이드의 일상이지만, 이런 순간은 오래 남는다.이번에 필자가 맡은 팀은 대만에서 한국을 찾은 45명의 관광객이었다.이번 일정은 단순한 한국 관광이 아니었다. 35기 방한성회 참석을 중심으로 순복음교회와 빛으로교회, 오산리 금식원 등을 방문하고, 여기에 한국 관광과 쇼핑이 결합된 일정이었다. 특히 이번 방한성회에는 대만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참가자들이 한국을 찾았고, 순복음교회에는 약 3천 명의 외국인 참가자가 함께 자리했다.한 공간에 세계 각국에서 온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한국을 찾게 만드는 힘은 이제 K-POP과 K-드라마만이 아니구나.’세계인이 한국을 찾는 이유가 다양해지고 있다한국 관광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여전히 K-POP과 K-드라마다.실제로 한류 콘텐츠는 외국인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강력한 계기다.그러나 관광 현장에서 직접 외국인들을 만나보면 한류의 외연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K-뷰티와 K-푸드, 패션과 쇼핑, 전통문화, 의료와 웰니스, 지역축제와 체험, 그리고 이제는 종교와 정신문화까지 한국을 찾아오는 이유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번 45명의 대만 관광객 역시 이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들에게 교회와 금식원은 일정표에 적힌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었다.한국의 신앙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한국을 찾은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다. 그 위에 쇼핑과 관광이 더해졌다.이것이 바로 앞으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목적형 관광’이다. 유럽의 성지순례처럼, 종교도 훌륭한 관광자원이다종교와 관광의 결합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유럽에서는 오랜 세월 성당과 수도원, 성지와 순례길을 연결하는 순례관광이 이어져 왔다. 대표적으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종교적 순례에서 출발했지만 오늘날에는 역사·문화·지역·걷기 여행이 결합된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됐다.불교문화권에서도 사찰과 불교문화유산, 명상과 수행 등을 경험하는 여행이 존재한다. 한국에도 이러한 가능성은 충분하다.한국의 산사와 템플스테이는 이미 외국인들이 한국의 불교문화와 수행문화를 체험하는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기독교 역시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한국 근현대사와 함께해 온 교회와 선교의 역사, 대규모 예배문화, 기도원과 신앙 공동체 등은 해당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에게는 충분히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중요한 것은 종교를 단순히 ‘상품화’하는 것이 아니다.신앙·역사·건축·문화·지역·사람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한다면 종교 역시 한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관광객 45명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뛰고 있었다. 이번 투어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행사의 현장 대응이었다.45명의 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들어와 여러 날 움직이는 일정은 겉으로 보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공항에서부터 차량과 숙박, 식사, 관광지, 종교행사, 쇼핑, 이동시간까지 수많은 요소가 맞물려야 한다. 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이번 일정을 담당한 투어앤마이스 여행사에서는 현장 가이드에게만 모든 책임을 맡기지 않았다.임원진까지 현장에 나와 가이드들과 함께 뛰며 관광객을 응대하고, 일정을 점검하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에 힘을 보탰다.관광객 한 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한국을 찾아온 관광객에게 “한국에 오길 잘했다”는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특히 해외 단체관광은 여행사와 가이드, 버스기사, 식당, 숙박업소, 쇼핑업체, 관광시설 등 수많은 관광 종사자가 함께 만들어 내는 하나의 서비스 산업이다.이번 현장에서 여행사 임원진과 가이드들이 함께 뛰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관광객 유치는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완성된다.그리고 여행 마지막에 남은 것은 ‘사람’이었다. 가이드는 여행의 가장 앞에서 관광객을 만나는 사람이다.아침에 가장 먼저 관광객을 만나고, 일정이 끝날 때까지 함께한다. 45명의 컨디션을 살피면서 시간을 맞추고, 버스에 사람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관광지를 설명하고, 식사를 챙기고, 쇼핑과 다음 일정을 연결한다.때로는 관광객의 개인적인 어려움까지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화려한 관광지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다. 이번 여행 마지막에 받은 손편지가 더욱 특별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분은 유명 관광지에 대한 이야기를 편지에 적은 것이 아니었다.며칠 동안 자신과 가족을 위해 애쓴 한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적어주었다. 그 편지를 읽으며 생각했다. 좋은 관광은 결국 사람에게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문화강국 대한민국, 이제 관광의 ‘질’을 높여야 한다가이드로 현장을 다닐수록 대한민국이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해외의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며 그 나라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했다.이제는 세계인들이 한국의 음악을 듣고, 드라마를 보고, 한국 음식을 먹고, 화장품을 사고, 옷을 입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온다.그리고 이번 방한성회처럼 신앙과 종교문화까지 사람들을 한국으로 움직이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고 있다.대한민국의 문화 수출 영역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의미다. 그래서 나는 한편으로 무척 뿌듯하다.하지만 이제 우리 관광산업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만큼 어떤 관광객을 유치하고, 무엇을 경험하게 하며, 어떤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그러려면 가이드의 처우와 근무환경도 개선되어야 한다.지나친 저가경쟁과 쇼핑 의존형 상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여행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관광객의 안전과 편의를 개선하는 동시에, 현장에서 한국 관광의 얼굴 역할을 하는 가이드와 관광 종사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구조 역시 만들어야 한다.여행사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저품질 상품과 불공정 구조는 걸러내고, 제대로 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는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관광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현장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K-Culture의 다음 무대는 ‘대한민국 그 자체’다. K-POP이 문을 열었다. K-드라마가 한국인의 삶을 세계에 보여주었다.K-뷰티와 K-푸드가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역사와 전통, 지역문화, 웰니스와 종교, 한국인의 일상까지 관광의 콘텐츠가 되고 있다.어쩌면 우리가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콘텐츠는 어느 하나의 ‘K’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인지도 모른다.이번 방한성회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수많은 외국인이 한자리에 모인 광경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대만 관광객 45명과 며칠을 함께한 뒤 한 장의 손편지를 받아 들면서 나는 한국 관광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았다.관광객은 사진만 가지고 돌아가지 않는다. 한국에서 만난 사람과 그 사람에게서 받은 친절, 예상하지 못했던 감동과 이야기도 함께 가지고 돌아간다. 그리고 그것이 한 사람에게 “한국에 다시 가고 싶다”는 마음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광강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를 바란다.그러기 위해 이제는 더 많이 오는 관광에서, 더 좋은 기억을 남기는 관광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 손에 남은 대만 관광객의 작은 손편지 한 장이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사람이 사람을 다시 오게 만드는 관광. 나는 그것이 앞으로 대한민국 관광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믿는다.김미란 | 관광칼럼니스트·관광통역안내사*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8-11 17:19:47 김미란 칼럼니스트
  • [이수영의 IT 칼럼] AI 시대, 장애인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인권/복지

    [이수영의 IT 칼럼] AI 시대, 장애인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 장애인의 삶이 데이터가 되는 시대, 자기결정권을 다시 묻다
    내가 병원에서 진료받은 기록은 누구의 것인가? 내가 받은 복지서비스의 기록은 누구의 것인가? 내가 사용하는 보조기기의 사용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AI가 그 데이터를 학습해 나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면, 그 정보는 누구의 것인가? AI 시대 장애인권을 이야기하면서 이제 이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장애인의 삶은 이미 수많은 데이터로 기록되고 있다.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면 복지데이터가 만들어진다. 병원과 재활기관을 이용하면 의료·재활 데이터가 축적된다. 보조공학기기를 사용하면 사용자의 움직임과 이용 패턴이 기록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건강과 활동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한다. AI 기반 재활이나 의사소통 서비스가 확대되면 장애인의 행동과 음성, 표현 방식까지 데이터가 된다.문제는 데이터가 많아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장애인의 삶을 데이터로 바라볼 수 있게 된 만큼, 그 데이터를 누가 통제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권리의 문제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과거 장애인 정책의 중요한 질문이 “장애인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였다면, AI 시대에는 여기에 하나의 질문이 더해져야 한다. 그 서비스를 위해 수집된 장애인의 데이터에 대해 당사자는 어떤 권리를 갖는가? 장애인 데이터는 정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측면이 있다. 어떤 장애인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알아야 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지역별 장애인 인구와 서비스 이용 현황을 분석해야 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이러한 분석은 훨씬 정교해질 수 있다. 개인의 건강상태와 복지서비스 이용 이력, 생활환경 등을 분석해 필요한 서비스를 예측하거나 재활 프로그램을 추천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AI가 장애인 복지를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긍정적인 모습이다.그러나 데이터가 ‘정책을 참고하기 위한 정보’에서 ‘개인을 판단하기 위한 정보’로 바뀌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AI가 과거의 복지서비스 이용 기록을 분석해 특정 장애인의 서비스 필요도를 판단한다고 생각해보자. AI의 판단이 활동지원 서비스의 제공량이나 복지서비스 추천에 영향을 미친다면, 데이터는 더 이상 단순한 행정정보가 아니다. 데이터가 장애인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의 근거가 된다.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과거에 특정 복지서비스를 많이 이용했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하자. AI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해당 서비스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인간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가 필요하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지만,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신청 절차가 복잡했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경제적·사회적 환경 때문에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는 삶이 존재한다. AI가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그 데이터에 기록되지 않은 경험과 선택까지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그리고 그때부터 질문은 개인정보 보호를 넘어선다. “내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는가?”만이 아니라, “내 데이터가 나에 대한 판단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장애인 데이터의 문제는 ‘개인정보’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애와 관련된 데이터는 본질적으로 민감하다. 장애 유형과 정도, 의료정보, 재활정보, 정신건강 관련 정보, 의사소통 특성, 일상생활 수행 능력 등은 단순한 숫자나 행정정보가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삶을 설명하는 정보다. 더구나 AI 시대에는 개별 데이터보다 데이터의 결합이 더 중요해진다. 복지서비스 이용 기록에 의료정보가 결합되고, 여기에 이동 데이터와 웨어러블 데이터가 연결되면 AI는 개인의 생활패턴이나 건강상태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더 나아가 당사자가 직접 제공하지 않은 정보까지 데이터로부터 추론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기존의 개인정보 보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데이터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뿐 아니라, AI가 그 데이터로부터 무엇을 새롭게 알아내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사람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직접 입력하지 않았더라도 여러 데이터를 통해 AI가 특정 질환이나 위험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 장애인이 직접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나 생활환경을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데이터 결합을 통해 상당 부분 추정될 수 있다. 즉, AI 시대의 데이터는 단순히 ‘내가 제공한 정보’가 아니다. 데이터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정보까지 권리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그렇다면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동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그렇지 않다. AI 시대에는 데이터가 처음 수집될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복지서비스를 받기 위해 제공한 데이터가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를 위해 활용된 데이터가 AI 시스템 개발에 사용될 수도 있다. AI 개발 과정에서 사용된 데이터가 다른 데이터와 결합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활용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익적 연구와 기술 발전을 위해 데이터 활용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 어디까지 보장되는가라고 할 수 있다.EU에서 개인정보 처리의 투명성과 정보주체의 권리를 강조하고, 고위험 AI에 대한 위험관리와 인간의 감독 등을 요구하는 것도 결국 기술의 효율성만으로 인간의 권리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경우에는 여기에 하나의 조건이 더 필요하다.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접근성이다. 장애인에게 수십 페이지의 복잡한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제공한 뒤 “동의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자기결정권이 보장됐다고 할 수 있을까. 동의할 수 있는 형식적 기회와 실제로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다르다. 따라서 AI 시대 장애인의 데이터 자기결정권은 단순히 ‘동의권’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알 권리, 설명받을 권리, 선택할 권리, 필요한 경우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권리, 그리고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권리까지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그렇다고 장애인 데이터를 무조건 적게 수집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가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데이터가 없으면 또 다른 차별이 생긴다. 여기에서 장애인 데이터 정책의 어려운 역설이 발생한다. 데이터를 많이 모으면 개인정보와 권리 침해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장애인 데이터를 지나치게 배제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장애인의 데이터가 부족하면 AI가 장애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음성인식 AI가 비장애인의 음성을 중심으로 학습한다면 장애인의 음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의 이용 환경이 데이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면 AI 서비스는 시각장애인에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AI라면 그들의 의사와 욕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결국 장애인 데이터에는 매우 어려운 역설이 존재한다. 데이터를 과도하게 수집하면 권리가 침해될 수 있지만,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AI에서 장애인이 다시 배제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데이터의 양을 둘러싼 단순한 논쟁이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왜, 누구의 참여 아래, 어떤 보호장치를 가지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바로, 장애인의 데이터에 관한 결정 과정에 장애인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장애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업이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연구기관이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하면서 정작 데이터의 주체인 장애인은 그 과정에서 빠져 있다면 문제가 있다.장애인은 단순한 데이터 제공자가 아니다. 데이터 활용의 영향을 직접 받는 당사자다. 따라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지,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어떤 보호장치가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단체, 그리고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의견을 들어주는 것”과 다르다.데이터 거버넌스 자체에 장애인의 참여를 제도화하는 문제다. UN 장애인권리협약(CRPD)이 장애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장애인의 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와 데이터의 시대라고 해서 이 원칙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당사자의 참여는 더 중요해진다.장애인 데이터 정책에서 흔히 발생하는 두 가지 극단이 있다. 하나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데이터 활용 자체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AI 발전과 공익을 이유로 데이터 활용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이다. 둘 다 충분한 답이 되기 어렵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와 활용의 균형이다.장애인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필요한 연구와 기술 개발에는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장애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확보하되, 목적을 벗어난 무분별한 활용은 막아야 한다.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에도 누가 접근하고 어떤 알고리즘에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애인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결국 데이터 거버넌스의 핵심은 “데이터를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다. “데이터를 활용하면서도 장애인의 권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다.대한민국은 AI와 디지털 행정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AI가 복지·의료·재활·행정서비스에 더욱 깊숙이 들어간다면 장애인 데이터의 중요성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도 장애인 데이터에 관한 명확한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장애인이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활용되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AI 학습이나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경우 그 사실과 목적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데이터 결합과 AI 분석으로 인해 차별이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넷째, 장애인 당사자가 데이터 정책과 AI 거버넌스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데이터가 부족해서 장애인이 AI 서비스에서 배제되는 문제 역시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출발점에는 장애인의 권리가 있어야 한다.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장애인의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이 질문에 “정부의 것이다”, “기업의 것이다”, “데이터를 수집한 기관의 것이다”라고 단순하게 답할 수는 없다. 법적으로 데이터의 권리관계는 데이터의 종류와 수집·처리 방식에 따라 복잡하게 달라진다. 그러나 AI 시대에 우리가 분명하게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 장애인의 삶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데이터는 장애인의 삶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AI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더 잘 제공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데이터는 새로운 보조공학을 만들고, 더 나은 재활기술을 개발하고,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장애인이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린다면 기술 발전의 의미는 달라진다.장애인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과 장애인을 데이터로만 바라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AI 시대에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장애인의 데이터 권리를 보장하면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국가다. 장애인이 자신의 데이터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 참여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AI 시대 장애인의 데이터 보호 거버넌스이자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8-11 17:17:05 이수영 칼럼니스트
  • ‘상수원 보호’와 ‘지자체 목소리’ 사이… 한강수계법 개정안이 던진 과제
    국회/정당

    ‘상수원 보호’와 ‘지자체 목소리’ 사이… 한강수계법 개정안이 던진 과제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소병훈 의원(사진)이 한강수계관리위원회 위원에 상수원보호구역 비중이 높은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을 포함하도록 하는 「한강수계 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현행 한강수계관리위원회가 환경부와 광역지자체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정작 입지 규제로 직접적인 재산권 침해와 행정적 부담을 안고 있는 상류지역 기초지자체 및 주민들의 현장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취지는 명확하다. 수십 년간 2,600만 수도권 주민의 깨끗한 물을 위해 규제를 견뎌온 상류지역 기초지자체에 정당한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갈등을 사전에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을 바라보는 수질·환경 전문가들의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수질 전문가 "현장성 반영은 긍정적이나, 수질보전 원칙 흔들려선 안 돼"환경 및 수질 생태 전문가들은 기초지자체의 참여가 가지는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한강 수계 관리의 본질적 목표가 훼손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현장 밀착형 수질 오염원 관리의 기회상류지역 기초지자체는 비점오염원(농경지, 도로 등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하수처리구역 지정, 축산 폐수 문제 등 현장의 오염 원인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기초지자체장이 위원회에 합류할 경우, 실효성 있는 맞춤형 수질 개선 대책이 수립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기금의 '보상금화' 및 규제 완화 압력 우려반면, 가장 큰 우려는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로 인한 '수질 보전 목표의 후퇴'다. 기초지자체장의 경우 지역 주민의 표심과 개발 요구, 민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강수계관리기금이 수질 개선 사업보다 단기성 주민 지원이나 지역 숙원 개발 사업으로 편중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상수원보호구역 내 규제 완화 요구가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올라올 경우 통합적인 수계 관리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향후 수질 관리 및 정책 방향: 상생과 과학적 관리의 조화개정안이 통과되어 기초지자체장이 위원회에 참여하게 될 경우, 향후 한강 수질 관리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상생 협력과 정밀 관리의 결합단순히 주민 불만을 다독이는 차원의 기금 지원을 넘어, 기초지자체가 직접 오염 총량을 관리하고 수변 생태축을 복원하는 '책임형 수질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의사결정 프로세스의 객관성 제고기초지자체장의 참여로 정책 갈등은 줄일 수 있겠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수질 정책이 좌우되지 않도록 전문가 위원회의 검증 절차 및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수질 평가 기준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희생에 대한 보상'과 '수질 안전'의 아슬아슬한 균형수십 년간 중첩 규제로 발전이 묶였던 광주시 등 한강 상류지역 주민들의 소외감은 상당하다.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 위주의 위원회 구조에서 기초지자체가 소외되어 왔다는 지적 역시 타당하다. 따라서 기초지자체에 발언권을 주는 것은 협치(Governance) 측면에서 바람직한 수순이다.그러나 한강수계법의 뿌리는 '수질 개선과 수도권 상수원 보호'에 있다. 기초지자체의 참여가 자칫 지역 이기주의나 개발 압력의 창구로 변질된다면, 그 피해는 수도권 전체 주민에게 돌아가게 된다.이번 개정안이 단순한 '규제 완화 요구의 통로'가 될 것인지, 아니면 상류지역의 희생을 합리적으로 보상하면서도 하류지역과의 진정한 '상생 협력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인지는, 향후 위원회가 수질 보전이라는 근본 명제를 얼마나 엄격히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
    2026-08-11 07:53:04 이정윤
  • [기자수첩] 입주 1년 반, 송도 럭스오션SK뷰 아파트 테라스 떨어져 나가…입주민 불안
    사회

    [기자수첩] 입주 1년 반, 송도 럭스오션SK뷰 아파트 테라스 떨어져 나가…입주민 불안

    시공사 SK에코플랜트 “해댕 세대뿐 아니라 전체 안전 점검 실시 및 보상안 협의”
    입주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인천 송도의 한 신축 아파트의 외벽 테라스가 무너져 내려 입주민들이 큰 불안에 떨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6시 2분경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럭스오션SK뷰 한 동의 2층 외벽에 설치된 테라스 구조물이 지상으로 추락했다. 이른 아침에 발생한 사고로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며, 해당 세대는 분양은 완료했으나 아직 입주하지 않아 공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송도 럭스오션SK뷰는 지난해 2월 준공돼 같은 해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단지로 준공 후 약 1년 6개월 만에 이런 사고가 발생해 현재 입주민들은 추가 피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사고 원인 조사와 별도로 전 가구 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입주자대표위원회와 협의해 사고 원인 등을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세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안전 점검을 진행할 수도 있으며 보상 등에 대해서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동산 정보 사이트 ‘호갱노노’ 등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안전성에 대한 문의와 계약 해지 여부를 묻는 글이 다수 게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글쓴이는 “현재 해당 아파트 미분양 테라스 세대 계약자다. 오늘 잔금일이었는데 무서워서 못 살겠다고 잔금 납부 못한다고 계약 해지를 요청했으나 계약해지 사유가 안된다고 한다. 계약해지 소송까지 가야하냐”고 타 이용자들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설계나 시공 과정, 건물과 테라스를 연결하는 접합부, 외장 마감 등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6-08-10 20:33:55 이정윤
  • 넷마블문화재단, ‘2026 게임소통학교’ 성료… 단순 소통 넘어 ‘미래 진로’ 교육으로 진화
    게임/리뷰

    넷마블문화재단, ‘2026 게임소통학교’ 성료… 단순 소통 넘어 ‘미래 진로’ 교육으로 진화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8일까지 진행… 초3~중3 보호자 및 가족 30여 명 참여
    넷마블문화재단(이사장 방준혁)은 ‘2026 게임소통학교’를 성황리에 종료했다고 10일 밝혔다.‘게임소통학교’ 사업은 건강한 가족 게임문화 확산을 위해 전국 초등학교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게임의 특성 및 활용법을 알리고 가족 간 소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됐다.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7월 31일과 8월 8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지난 31일에는 초3~중3 자녀를 둔 보호자를 대상으로 ‘자녀의 게임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보호자 교육’이 마련됐으며, 8일에는 1회차 교육에 참여한 가족 30여 명이 오전팀과 오후팀으로 나뉘어 심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2회차 프로그램에서 보호자들은 1회차 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강사와 단체 면담을 진행하며 자녀의 게임 이용 및 향후 진로 설계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같은 시간 자녀들은 넷마블문화재단이 자체 개발한 ‘모두의 게임개발’ 보드게임을 활용해 게임 기획,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등 게임산업의 핵심 직업군을 직접 체감하고, 청소년기의 취미가 컴퓨터공학, 미디어아트, 게임학 등 미래 전공 및 직업으로 연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다.이 밖에도 보호자와 자녀가 함께 넷마블게임박물관과 연계한 소통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게임의 역사를 소개하는 도슨트 해설을 기반으로 한 박물관 스탬프 투어를 통해 가족 간 유대감을 다지는 한편, 게임이 지닌 문화·기술적 가치를 재조명했다.게임 전문가들은 이러한 교육 방식이 청소년의 진로 탐색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한 게임 교육 전문가는 “게임은 단순한 유흥을 넘어 기획력, 코딩, 인공지능, 디지털 아트가 집약된 융합 산업”이라며 “가정 내에서 게임을 억제하기보다 건강하게 소비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바탕이 될 때, 아이들의 게임에 대한 흥미가 게임공학, 데이터 분석,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등 미래 유망 전공 및 직업 역량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게임소통학교 참가자는 “게임에 대해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게 됐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취미가 어떻게 미래 전공과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청사진을 보게 되어 뜻깊었다”며 소감을 전했다.한편, 넷마블문화재단은 게임문화재단 및 게임문화교육원의 전문성 높은 강사진을 후원받아 보호자 대상 소통 교육 및 집중면담을 진행했으며, 넷마블게임박물관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구성해 여름방학을 맞은 가족들이 게임을 매개로 가까워지고 미래 진로를 함께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했다.건강한 게임문화의 가치 확대 및 미래 창의 인재 양성, 나눔 문화 확산 등을 위해 지난 2018년 출범한 넷마블문화재단은 '문화 만들기', '인재 키우기', '마음 나누기' 등 3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다양하고 전문화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26-08-10 20:12:02 이정윤
  • [이광희의 문화 칼럼] 노인의 시대가 왔다 ... 이제 노인 문화를 모르면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에 이르렀다
    문화/생활

    [이광희의 문화 칼럼] 노인의 시대가 왔다 ... 이제 노인 문화를 모르면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에 이르렀다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저출산율 1위에 올라 간 것도 제법 됐다. 2018년 이후 통계청에서 발표한 통계이고 그 후 2023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출산율이 0.72라고 국가 공식 통계로 발표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가 싶다가도 실제로 길거리에 나가보면 아이들이 잘 보이지 않아서 피부로 실감하게 된다. 또한 무심코 지나쳤던 것을 떠올려보면 동네 산부인과가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고 아기 옷 파는 매장도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게다가 예전에는 엄마들이 마음 편하게 쇼핑하게끔 대형 쇼핑센터나 백화점에 놀이방을 만들어서 운영했는데 이것도 하나둘씩 철거에 들어가 이제는 없는 곳이 더 많다. 이처럼 출산율이 저조하고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반면에 인간의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노인이 많아지자 기존과 다른 변화가 오기 시작했는데 예를 들어 과거에는 대학에 20대가 주를 이루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평생 학습자 전형으로 칠순이 넘은 분들이 대학에 입학을 한다. 노인대학이 아닌 일반대학에 들어가서 공부하기도 하고, 노인을 돌보는 노인학과 또는 노인복지학과, 실버산업학과가 하나둘씩 생겨나는가 하면 한의대에도 노년학이 개설되는 등 점차 사회의 중심이 노년층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와 같은 사회의 움직임으로 인해서 고령층의 일자리가 대폭 확대되고 60~70대가 일하는 것도 이제는 흔히 볼 수 있으며, 노인들도 예전과 다르게 건강에 많은 신경을 쓴다. 얼마 전의 일이었다. 필자가 대학원 석사 때 지도해주셨던 교수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뜬금없이 건강을 위해서 “태극권”을 배우려고 하는데 태극권이라는 운동이 어떠냐고 물으셨다. 운동과는 전혀 거리가 먼 신학과 교수님이 태극권을 하신다기에 의외였지만 적극 추천했다. 왜냐하면 필자가 일본 유학생 시절에 전설적인 대만의 왕수금 노사 계열의 기공 태극권을 약 3년 반 동안 수련한 적이 있었는데 태극권이 겉보기에는 천천히 너무 느리게 하기 때문에 무슨 운동이 되겠느냐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막상 해보면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쉽지가 않고 오히려 기혈 순환이 잘 되며 고관절을 포함한 무릎 팔다리 관절에 상당한 운동이 되는 것을 체험할 수가 있다.대상을 노인층으로 바꿀 때가 왔다. 요즘 흔히 100세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즉 노인 문화의 시대가 접어든 것이다. 물론, 이미 전문가들은 20년 전부터 해 왔던 이야기이고, 일본은 그 이전부터 예상했었다. 하지만 정말 현실로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는데, 며칠 전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가 칠십 초반으로 보이는 분이 경광봉을 들고 학교 앞 스쿨존에서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도록 차량 통제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필자가 일을 보고 난 후 다시 그 자리를 지나는데 이미 등교 시간이 지나서인지 한산했고 경광봉을 들고 있던 그분은 경광봉으로 풀 스윙을 하면서 골프 자세를 취하시는데 순간 그 광경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저분 나이 정도면 탑골공원에 가서 내기 장기나 두고 이기면 탁주 한 사발 하시는 게 저 연령대 분들의 소소한 일과였을 것이다. 또한 동네 근처 약수터에 가서 약수를 뜨고 배드민턴을 치는 그런 노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골프라... 그만큼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노인들의 생활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노인인구가 점차 늘고 있는 이 시점에 분명 노인을 상대로 하는 그 무언가를 하지 않으며 이제는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기업도 자영업자도 노인에 관해서 연구해야 하며 무술 도장도 이제는 예전처럼 어린이 혹은 젊은 세대만 상대할 것이 아니라 노인을 겨냥해야 한다. 예를 들어 50세가 넘으면 매년 0.8~1% 정도의 근 손실이 오고 60대가 되면 근력운동을 해도 근육 형성이 쉽지 않다. 게다가 70대부터는 연 3% 이상 근육이 감소하므로 낙상사고가 일어나면 치명적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무술 도장은 노년에 할 수 있는 기공체조라든가 혹은 근력운동을 겸한 몸 쓰기 운동과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도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인데 대부분의 도장이 이와 같은 대비가 전혀 없다. 시대보다 앞서가는 것은 힘들지만 뒤처지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모든 것이 서서히 진행되어 삶 속에서 자연스러운 변화를 이루어 그 변화에 적응하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면 요즘 사회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새로운 것이 너무나 빠르게 삶 속에 침투하고 그 빠른 변화를 미처 따라가기도 전에 또 새로운 것이 나온다. 어제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서 오랜만에 멀리 다녀왔는데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분이 드론을 띄워서 논에 농약을 살포하는 것을 보고 차를 세워 한참을 구경했다. 드론은 한 마리 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창공을 날아 뿌연 액체를 연신 힘차게 뿜어댔다. 드론이 농약을 뿌리는 것을 처음 본 필자는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했다. “이 사회는 이제 우리가 적응하는 것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운영하는 무술연맹의 최고 고문이신 김용신 고문과 오늘 전화 통화한 내용을 끝으로 글을 마치려고 한다. 78세이신 김용신 고문님은 매일 하루도 무술 수련을 거르지 않으신다. 게다가 생활체육 탁구 시니어부 경북도 대표로 시합에까지 출전하는 정말 대단한 분이시다.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이제 노인 시대가 막을 열었다. 앞으로 노인 문화는 더 큰 비중으로 우리 사회에 깊이 자리매김할 것이고 노인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큰 발전과 성공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yoshinkan_kr@naver.com*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8-10 16:34:33 이광희 칼럼니스트
  • 폭염 속 건설현장 ‘멈춤이 안전’…DL이앤씨, 근로자 보호 총력
    사회

    폭염 속 건설현장 ‘멈춤이 안전’…DL이앤씨, 근로자 보호 총력

    ‘공사보다 사람 먼저’…DL이앤씨, 폭염 현장 작업관리 강화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건설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건설사들의 혹서기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DL이앤씨는 전국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냉방 휴게시설과 이동형 보건버스를 운영하고 체감온도에 따라 작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폭염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IoT 기반 체감온도 측정과 본사 종합안전관제시스템까지 연결해 폭염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단순 휴게시설 제공에서 한 단계 확장된 대응으로 평가된다.다만 산업안전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제도가 얼마나 잘 마련돼 있느냐보다 실제 작업 현장에서 휴식과 작업중지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여부다.DL이앤씨 박상신 대표이사는 지난 1일 천안 성성 현장을 방문해 폭염 대응 실태를 점검하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물 한 병’ 넘어 휴식공간 확보가 핵심 DL이앤씨는 전국 모든 현장에 냉방이 가능한 휴게공간을 운영하고 정수기와 냉동고, 얼음 생수 등을 상시 비치하고 있다. 고정식 휴게실 설치가 어렵거나 야외 작업 비중이 높은 현장에는 이동형 휴게시설인 ‘보건버스’ 15대를 배치했다.울릉공항과 고속국도 제29호선 세종포천선 안성~구리 제4공구, 송도 11-1공구 등이 대표적인 운영 현장이다. 보건버스에는 얼음물과 포도당, 아이스박스 등을 갖추고 보건관리자가 직접 탑승해 근로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선풍기가 부착된 조끼와 쿨스카프, 쿨토시 등 냉방용품도 제공한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상대적으로 온열질환 위험이 높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건강관리도 실시한다.건설현장에서 폭염 대응이 중요한 이유는 작업 자체가 대부분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특히 철근·콘크리트·토목 작업이 이뤄지는 현장은 햇볕뿐 아니라 달궈진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복사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일반적인 기온만으로 작업 위험도를 판단하기 어렵다.결국 단순히 생수나 냉방용품을 지급하는 것을 넘어 작업자가 실제 몸을 식힐 수 있는 공간과 충분한 휴식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경보 때 1시간마다 15분 휴식…중대경보는 옥외작업 중단 DL이앤씨는 폭염 상황을 관심·주의보·경보·중대경보 등 4단계로 구분해 작업을 관리한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 2시간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을 실시하고, 폭염경보 단계에서는 1시간마다 15분 이상의 휴식을 의무화한다.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될 경우에는 모든 옥외 작업을 중지한다.이 같은 작업중지 기준은 건설현장의 생산성과 공사 일정보다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을 실제 현장 운영에 적용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그러나 현장에서는 작업 공정과 일정, 협력업체별 작업 상황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회사가 마련한 기준이 실제 개별 근로자에게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체감온도 35도·38도 실시간 감시 DL이앤씨가 폭염 대응에 활용하고 있는 또 다른 수단은 ‘스마트 온열질환 예방 시스템’이다. 현장에 설치한 IoT 기반 체감온도계가 작업장별 체감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면 안전보건관리자가 이를 모니터링한다.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이면 폭염경보, 38도 이상이면 폭염중대경보를 발령하고 작업중지와 휴식 부여, 작업시간 조정 등의 조치를 시행한다.‘안전 삐삐’를 활용해 위험구역이나 대상 작업자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시스템도 함께 운영한다.본사 종합안전관제상황실은 전국 건설현장의 작업환경과 기상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위험 현장을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전달한다.폭염 대응을 현장 관리자의 경험이나 판단에만 맡기지 않고 객관적인 측정값을 기반으로 대응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하지만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온도계가 위험을 알려줘도 현장에서 실제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면 스마트 안전시스템의 의미는 사라진다.전문가 시각... “휴식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휴식을 사용할 수 있는 현장문화”산업안전 전문가 관점에서 폭염 대응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체감온도의 정확한 측정, 충분한 물과 냉방공간 확보, 그리고 위험 단계에서 실제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이다.특히 건설현장은 원청과 협력업체, 일용직 근로자 등 고용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휴식하도록 규정했다’는 것과 ‘근로자가 실제로 쉬었다’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공사 일정이나 작업량 때문에 근로자가 휴식을 미루거나 작업중지 요구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환경이라면 제도가 있어도 효과가 떨어진다.따라서 폭염 안전관리 평가에서도 휴게실 숫자나 지급된 생수량보다 실제 휴식시간 준수율, 작업중지 사례, 근로자 이용률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령 근로자와 만성질환자 등 취약 근로자 관리도 중요하다.같은 온도와 작업환경이라도 개인의 나이와 건강 상태, 작업 강도에 따라 온열질환 위험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현장 보건관리자가 취약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상징후가 나타날 경우 즉시 작업에서 제외하는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폭염 대응 매뉴얼’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 실행력 폭염은 이제 여름철 건설현장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예외적인 위험으로 보기 어렵다.장기간 이어지는 고온 상황을 전제로 작업시간과 공정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방식 자체가 바뀔 필요가 있다.그런 점에서 DL이앤씨가 보건버스와 체감온도 IoT 측정, 본사 관제센터 등을 운영하는 것은 건설현장의 폭염 대응을 시스템화하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폭염 안전관리의 최종 결과는 장비나 시스템의 숫자로 결정되지 않는다.가장 더운 시간에 작업을 실제로 멈추는지, 협력업체 근로자도 동일하게 휴식을 보장받는지, 근로자가 몸에 이상을 느꼈을 때 눈치를 보지 않고 현장을 벗어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기간과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폭염 상황에서 작업속도를 유지하다 인명사고가 발생한다면 그보다 훨씬 큰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DL이앤씨 관계자는 “폭염은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예방과 현장 중심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휴게시설 운영과 작업시간 관리, 스마트 안전관리 체계를 통해 모든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결국 기업의 폭염 대책은 ‘무엇을 설치했느냐’보다 ‘얼마나 멈출 수 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체감온도가 위험 수준을 넘어섰을 때 작업자가 실제로 공구를 내려놓고 쉴 수 있는 현장, 그것이 폭염 속 건설현장 안전관리의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다.
    2026-08-10 11:50:29 이정윤
  • GS건설·LS일렉트릭 ‘AI 데이터센터 동맹’…전력 병목 넘고 글로벌 수주 노린다
    산업/재계

    GS건설·LS일렉트릭 ‘AI 데이터센터 동맹’…전력 병목 넘고 글로벌 수주 노린다

    모듈러·DC배전 기술 협력…글로벌 빅테크 요구사항 공동 대응
    GS건설이 LS일렉트릭과 손잡고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AIDC) 시장 공략에 나선다.단순한 건설사와 전력기기 업체 간 공급 협력을 넘어 데이터센터의 설계·조달·시공(EPC)부터 전력 인프라와 차세대 배전 시스템까지 묶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특히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력 확보와 전력기기 조달이 사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양사의 협력이 실제 데이터센터 사업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GS건설은 10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허윤홍 GS건설 대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채대석 LS일렉트릭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공동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은 일반적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력과 냉각능력이 요구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AI 연산에 사용되는 GPU 등 고성능 반도체가 대규모로 배치되면서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량과 전력 밀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는 부지와 건물을 확보하는 것만큼 안정적인 전력 인입과 변압·배전시설을 적기에 확보하는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 ‘건물 먼저’에서 ‘전력 먼저’로 바뀌는 데이터센터 경쟁 과거 데이터센터 개발에서는 입지와 건설비, 통신망 등이 주요 경쟁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전력 확보가 사실상 사업 가능성을 결정하는 선행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면 데이터센터를 완공하더라도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GS건설과 LS일렉트릭의 이번 협력도 이 같은 시장 변화를 겨냥했다.양사는 GS건설이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LS일렉트릭의 주요 전력기기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또 ▲모듈러 데이터센터 ▲직류(DC) 배전 기반 전력 솔루션 ▲전력 인프라 기술교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설계·기술 요구사항 공동 대응 등 차세대 데이터센터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한다.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분야가 DC 배전이다.데이터센터 내부의 IT 장비들은 최종적으로 직류전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전력 변환 단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전력 손실과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줄이는 것은 AI 데이터센터의 운영비용을 낮추는 데도 중요한 요소다. AI 데이터센터 최대 병목은 ‘전력’데이터센터 업계에서는 AI 시대의 데이터센터 경쟁력이 단순한 건축 기술이 아니라 ‘전력 인프라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특히 AI 데이터센터에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 계통 확보와 변압기·배전반 등 핵심 전력기기의 조달 일정이 전체 사업기간을 좌우할 수 있다.전력설비 공급이 늦어질 경우 건물이 완공되더라도 데이터센터 가동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이런 측면에서 GS건설이 사업 초기부터 LS일렉트릭과 전력설비 공급 일정을 연계하는 것은 프로젝트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건설 일정과 전력기기 생산·납품 일정을 사전에 맞출 수 있다면 데이터센터 구축기간을 예측하기 쉬워지고 발주처에도 보다 안정적인 사업 일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건설비뿐 아니라 ‘언제 전력을 공급받아 서버를 가동할 수 있느냐’가 투자 결정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어 전력 인프라 확보 능력 자체가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모듈러·DC배전…‘얼마나 빨리 짓고 적게 쓰느냐’ 경쟁 또 하나의 핵심은 공사기간 단축이다.AI 기술과 반도체 성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자 입장에서는 시설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고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지가 투자수익률과 직결된다.이에 따라 공장에서 주요 시설을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모듈러 데이터센터는 표준화된 설계와 반복 생산을 통해 현장 공사를 줄이고 데이터센터 증설에도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GS건설의 건설·EPC 경험과 LS일렉트릭의 전력설비 기술이 결합할 경우 건축과 전력시설을 각각 발주하는 기존 방식보다 통합적인 설계가 가능해질 수 있다.전문가들이 이번 협력을 단순한 기자재 공급계약보다 ‘AI 데이터센터 공급망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는 이유다. 냉각 기술도 전력만큼 중요다만 AI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전력 공급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성능 GPU가 대규모로 가동될수록 전력 소비와 함께 상당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냉각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서버에 공급하는 전력이 증가하면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 역시 늘어날 수 있어 전력·냉각·건축설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최적화해야 한다.특히 고밀도 AI 서버 환경에서는 기존 공랭식 냉각뿐 아니라 액체냉각 등 다양한 방식에 대한 대응능력도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기술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결국 GS건설과 LS일렉트릭의 협력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력기기 공급을 넘어 전력효율과 냉각, 공간 배치, 운영효율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단계까지 발전해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 수주전…‘기술 표준 대응’이 관건 이번 협약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글로벌 빅테크 고객의 설계·기술 요구사항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는 점이다.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은 발주 기업마다 전력 안정성, 에너지 효율, 설비 이중화, 유지관리 등에 대한 요구조건이 다르다.따라서 단순히 건물을 시공하는 능력만으로는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GS건설의 EPC 수행 능력과 LS일렉트릭의 전력 솔루션을 사업 초기 설계 단계부터 결합한다면 글로벌 고객의 기술 요구에 맞춘 패키지 제안이 가능해질 수 있다.GS건설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높은 수준의 전력 안정성과 효율적인 전력 운영 역량이 요구되는 만큼 전력 인프라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한다”며 “전력기기 적기 공급은 물론 차세대 솔루션과 글로벌 고객 요구사항까지 공동 대응해 시장 내 주도권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는 이제 ‘부동산 사업’이 아니다 과거 데이터센터 개발은 좋은 부지를 확보하고 건물을 짓는 부동산·건설사업의 성격이 강했다.그러나 AI 시대에는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부지를 확보해도 필요한 전력을 받지 못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없고, 전력을 확보하더라도 전력기기와 냉각 인프라가 따라오지 못하면 AI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결국 AI 데이터센터는 건축과 전력, 냉각, 반도체, 통신이 결합된 거대한 산업 인프라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다.GS건설과 LS일렉트릭의 협력 역시 이런 산업구조 변화의 연장선에서 볼 필요가 있다.건설사는 전력기술을 사업 초기부터 확보하고, 전력기기 업체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보다 깊숙이 참여하는 형태다.다만 MOU 자체가 경쟁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실제 프로젝트에서 전력 확보 기간을 얼마나 줄였는지, 전력 사용 효율을 얼마나 개선했는지, 공사기간과 운영비용을 얼마나 낮췄는지가 최종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AI 데이터센터 경쟁은 결국 ‘누가 더 큰 건물을 짓느냐’가 아니라 ‘누가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공급하며, 가장 빨리 가동하느냐’의 싸움으로 이동하고 있다.GS건설과 LS일렉트릭의 이번 동맹이 국내 협력을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실제 수주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8-10 11:35:17 이정윤
  • 세계 청소년 하키, 서울서 K-컬처와 만난다…“경기 넘어 스포츠관광 자산으로 키워야
    국회/정당

    세계 청소년 하키, 서울서 K-컬처와 만난다…“경기 넘어 스포츠관광 자산으로 키워야

    2026 서울 세계청소년 하키대회’ 조직위 출범…국제 청소년 스포츠 교류 본격화
    세계 청소년 하키 선수들이 서울에서 경쟁하고 교류하는 ‘2026 서울 세계청소년 하키대회’가 조직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단순한 국제 스포츠대회를 넘어 서울의 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스포츠관광형 국제행사’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이번 대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황철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서울 세계청소년 하키대회 조직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서울시하키협회와 헤럴드미디어그룹이 주최·주관한 이날 행사는 대회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대회 관계자들과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대한하키협회 소속 청소년 선수단 등도 참석했다.황 위원장은 “세계 청소년들에게 서울의 문화와 미래를 선보일 특별한 여정의 시작”이라며 대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특히 이번 대회를 경기장에서만 끝나는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문화·관광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한강공원 등 서울의 주요 공간에서 문화행사와 다양한 이벤트를 연계해 해외 참가 선수들이 경기뿐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를 경험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이는 최근 국제 스포츠대회의 경쟁력이 경기 자체뿐 아니라 개최 도시의 문화·관광 콘텐츠와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부분이다.‘경기하고 떠나는 대회’ 넘어야 한다청소년 국제대회는 프로 스포츠나 성인 국제대회와 성격이 다르다.참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도 중요하지만 다른 국가의 또래 선수들과 교류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한다는 교육적 의미도 크다.서울이 가진 관광·문화 콘텐츠는 이런 측면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경기 일정과 한강, 전통문화, 공연, 음식 등 서울의 다양한 콘텐츠를 연결한다면 참가 선수와 가족들에게 일반 관광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반대로 문화행사가 대회와 따로 움직일 경우 단순한 부대행사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경기 일정부터 선수단 이동, 문화체험, 시민 참여 프로그램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황 위원장도 “스포츠는 단순히 승패나 메달의 개수를 넘어 가치를 세우는 힘이 있다”며 “경기장에서 흘린 청소년들의 땀방울은 국적과 언어를 넘어선 공감이 되고 미래세대의 시야를 넓혀줄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한강공원에서 펼쳐질 이벤트와 문화행사를 언급하며 “스포츠와 문화, 관광이 어우러지는 이번 대회가 K-스포츠와 K-컬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의 지원 의사도 밝혔다.황 위원장은 대회가 국제 스포츠 행사로 자리 잡고 서울이 청소년 스포츠·문화·관광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성공 기준은 ‘몇 명 왔느냐’보다 ‘다시 오느냐’스포츠계에서는 청소년 국제대회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 참가국 수나 참가 선수 규모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본다.특히 국제 청소년대회를 도시 브랜드와 연결하려면 첫 대회의 화제성보다 대회의 지속성이 중요하다. 일회성 국제행사로 끝나는 것과 매년 또는 정기적으로 해외 선수들이 서울을 찾는 대회로 성장하는 것은 스포츠관광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선수 중심의 운영도 중요하다.청소년 선수들의 안전과 경기 환경, 의료 대응, 숙박과 이동 편의, 통역, 식사 등 기본적인 운영 수준이 확보돼야 한다. 여기에 국가별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서울 문화를 체험하는 일정이 더해질 경우 대회의 차별성을 높일 수 있다.또 참가 선수뿐 아니라 지도자와 가족 등 동반 방문객까지 고려하는 관광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청소년 국제대회는 선수단과 가족 방문이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와 관광산업을 연결할 수 있는 분야다.결국 ‘K-스포츠와 K-컬처의 융합’을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경기장 안에서는 국제대회에 걸맞은 경기 환경을 제공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서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참가자가 귀국한 뒤에도 서울을 기억하고 다시 찾도록 만드는 것이 스포츠관광의 핵심이다. 국제대회 유치보다 ‘서울에 무엇을 남기느냐’가 중요하다국제 스포츠대회 개최에는 행정력과 예산이 투입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회의 성과 역시 개최 자체가 아니라 시민과 지역 스포츠계에 무엇을 남겼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이번 대회를 계기로 상대적으로 대중적 관심이 낮은 하키 종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청소년 선수들의 국제경기 경험이 확대된다면 의미 있는 스포츠 유산이 될 수 있다.한강과 서울의 문화·관광 자원을 결합하는 시도 역시 주목할 만하다. 다만 K-컬처라는 이름만 붙이는 방식보다는 실제 참가 선수들이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얼마나 세밀하게 설계하는지가 중요하다.더 나아가 대회 종료 이후 참가 선수와 가족의 만족도, 재방문 의향, 시민 참여, 국내 청소년 하키 저변 확대 등 구체적인 성과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세계 청소년 선수들이 서울에서 경기를 치렀다는 사실만으로 성공한 국제대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선수들이 “다시 서울에서 경기하고 싶다”고 느끼고,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스포츠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국내 청소년 선수들에게는 더 큰 무대로 향하는 경험을 남기는 것. 그것이 ‘2026 서울 세계청소년 하키대회’가 K-스포츠와 K-컬처의 융합이라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다.
    2026-08-10 11:22:52 이정윤
  • 폭염 피하려 찾은 국회의원 사무실…박성훈 의원 ‘무더위 쉼터’, 민원창구로 변신
    국회/정당

    폭염 피하려 찾은 국회의원 사무실…박성훈 의원 ‘무더위 쉼터’, 민원창구로 변신

    부산 북구 화명동 지역사무실 8월 21일까지 개방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이 주민들의 ‘무더위 쉼터’로 변신했다.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지역 정치인을 직접 만나 생활 속 불편을 이야기하는 현장 민원창구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은 부산 북구 화명동에 위치한 지역사무실을 지난 7월 27일부터 오는 8월 21일까지 주민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로 개방하고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지역사무실에는 냉방시설과 생수를 비롯해 휴식공간, 무료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 등이 마련됐다.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뿐 아니라 외부 활동이 많은 택배기사와 배달 종사자, 근로자, 학부모, 학생 등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 대상을 제한하지 않았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역사무실을 단순한 ‘냉방 공간’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박 의원과 지역 시·구의원들이 번갈아 현장에 머물며 주민들의 생활민원을 듣고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별도의 면담 일정을 잡지 않고도 더위를 피해 쉬는 과정에서 지역 정치인에게 생활 속 불편이나 지역 문제를 전달할 수 있는 셈이다.실제 의원실에 따르면 쉼터를 찾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잠시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반응과 함께 의원들을 직접 만나 생활민원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일부 주민이 상담과 소통을 계기로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사를 밝히거나 현장에서 입당한 사례도 있었다고 의원실은 설명했다.다만 이 대목은 무더위 쉼터의 공공적 기능과 정당 활동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생각해 볼 부분이기도 하다.폭염 취약계층이나 이동노동자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지역사회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쉼터 이용이 특정 정당의 가입이나 정치적 지지로 연결되는 것으로 비칠 경우 공익적 취지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쉼터 이용 여부와 정치적 의사 표현은 명확하게 분리하고, 누구나 정치적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주민 입장에서는 ‘가까운 쉼터’가 중요폭염이 장기화될수록 주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거창한 시설보다 생활권 안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특히 고령층이나 야외 근로자, 배달 종사자 등은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쉼터보다 이동 동선 가까이에 있는 냉방공간의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평소 주민 접근성이 있는 지역사무실을 폭염 기간 개방하는 방식은 기존 공간을 활용한 생활밀착형 대응이라는 의미가 있다.또 다른 장점은 민원 접근성이다.주민들이 지역 정치인을 만나기 위해 별도의 면담을 신청하거나 공식적인 민원 절차를 밟는 것과 달리, 쉼터에서는 일상적인 대화 과정에서 도로·교통·주차·복지·안전 등 생활 주변의 문제를 전달할 수 있다.결국 주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쉼터를 열었다’는 사실보다 이곳에서 접수된 민원이 실제 행정기관과 연결되고 얼마나 해결되는지다. 쉼터 운영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접수된 생활민원의 처리 과정과 결과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박성훈 의원은 “올여름은 유난히 길고 강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무엇보다 걱정된다”며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은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열린 공간인 만큼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더위를 피하고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주민들이 겪는 생활 속 불편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라며 생활밀착형 민생정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쉼터 정치’의 평가는 이후가 더 중요하다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은 선거철에는 주민들에게 가까운 공간이 되지만 평상시에는 일반 주민이 쉽게 문을 열고 들어가기 어려운 곳으로 인식되기도 한다.그런 점에서 폭염 기간 사무실의 문을 열어 주민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시도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새로운 시설을 짓지 않고 기존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효율적이다.그러나 정치권이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의 평가는 이용객 숫자나 당원 가입 실적이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물 한 잔 마시고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잠시 땀을 식힐 수 있어야 한다. 주민이 건넨 작은 민원이 실제 정책과 행정 개선으로 연결되는지도 중요하다.특히 폭염이 해마다 반복되고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시도가 한 의원실의 이벤트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의 유휴공간을 폭염·한파 등 재난 상황에서 활용하는 방안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문을 여는 것은 시작이다. 그 문으로 들어온 주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듣고, 그 민원을 얼마나 해결하느냐가 ‘열린 지역사무실’의 실질적인 성과를 결정할 것이다.
    2026-08-10 11:14:57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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