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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

  • 김창수 F&F 회장, 디스커버리에 1100억 승부수…개인회사 ‘에프앤코’도 다시 주목
    산업/재계

    김창수 F&F 회장, 디스커버리에 1100억 승부수…개인회사 ‘에프앤코’도 다시 주목

    글로벌 IP 확보해 ‘제2의 MLB’ 도전…8000만달러 대규모 투자
    김창수 F&F 회장(사진)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8000만달러(약 1100억원) 규모의 승부수를 던졌다. MLB를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안착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디스커버리를 또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F&F는 디스커버리의 글로벌 상표권과 지식재산권(IP)을 직접 확보해 해외 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사용권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IP를 확보한다는 점에서는 중장기 성장전략의 의미가 적지 않다.그러나 재계와 자본시장이 바라보는 지점은 1100억원이라는 투자금액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아래 이뤄지는 대규모 투자라는 점과 함께 김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인 ‘에프앤코’가 그룹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100% 자회사에서 오너 개인회사로…에프앤코의 변신에프앤코는 F&F그룹 지배구조를 들여다볼 때 빼놓기 어려운 회사다.당초 F&F가 지분 100%를 보유했던 회사였지만 2009년 김 회장이 지분을 넘겨받으면서 오너 개인회사 성격으로 전환됐다. 현재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88.96%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주목할 부분은 에프앤코가 단순한 가족회사에 머물지 않고 F&F그룹 지배구조와 직접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김 회장은 2023년부터 자신이 보유한 F&F홀딩스 지분 일부를 에프앤코에 잇따라 넘겼다. 2023년 4월 약 200억원, 같은 해 7월 약 80억원 규모의 블록딜이 이뤄졌고 2024년 2월에도 약 100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어졌다. 이를 통해 에프앤코의 F&F홀딩스 지분율은 4.84%까지 높아졌다.개별 지분 거래 자체만으로 위법성을 논하기는 어렵다. 다만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일련의 거래를 거치면서 형성된 지배구조다.F&F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이며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도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사 에프앤코까지 F&F홀딩스 지분을 보유하면서 그룹 지배구조에서 에프앤코의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장남 김승범 대표 선임…‘승계 지렛대’ 관측 나오는 이유시장에서는 지분 이동의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김 회장의 F&F홀딩스 지분 일부가 에프앤코로 이동한 이후 장남 김승범씨가 에프앤코 대표에 올랐다. 김 대표는 F&F 디지털본부 총괄을 맡아온 인물로 F&F홀딩스 지분도 6.70% 보유하고 있다.이에 따라 에프앤코가 향후 F&F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비상장 가족회사가 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할 경우 향후 지분 이전이나 지배력 재편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지분구조만으로 구체적인 승계 방식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그럼에도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개인회사인 에프앤코가 어떤 목적으로 F&F홀딩스 지분을 확대했는지, 향후 그룹 지배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재계 관계자 31일 “에프앤코 자체의 사업 성과와 별개로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가족회사라는 점에서 승계와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오너 일가의 지배력과 상장회사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제2의 MLB’ 성공하면 선구안 입증…실패하면 주주 부담이 같은 상황에서 김 회장이 다시 1100억원을 투입해 디스커버리 글로벌 IP 확보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김 회장은 그동안 MLB와 디스커버리 등 브랜드 사업을 성장시키며 F&F의 외형 확대를 이끌었다. 특히 MLB의 해외 진출 성공은 김 회장의 브랜드 발굴과 투자 능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디스커버리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제2의 MLB’로 자리 잡는다면 이번 1100억원 투자는 F&F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결정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반면 글로벌 시장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IP 확보에 들어가는 1100억원뿐 아니라 향후 해외 매장 확대와 유통망 구축, 현지 마케팅 등에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의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투자 성과에 따른 손익은 결국 F&F와 주주가 함께 부담하게 된다.오너의 ‘과감한 결단’ 넘어 이사회 견제·투명성 보여줘야F&F의 성장 과정에서 김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이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브랜드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해외 투자가 확대될수록 오너 개인의 이해관계와 상장사의 이해관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지배구조 역시 중요해진다.특히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가 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규모 투자와 계열사 간 거래가 어떤 절차와 판단을 거쳐 결정되는지 시장에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개인회사인 에프앤코가 F&F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장남이 대표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그룹 승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시장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이번 디스커버리 글로벌 IP 투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판단 기준은 하나가 아니다.1100억원을 투입한 디스커버리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느냐는 사업적 성과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사회가 충분한 검토와 견제 역할을 수행했는지, 오너 개인회사와 상장사 사이의 이해관계가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지도 함께 평가받게 된다.김 회장이 MLB에서 보여준 성공 방정식을 디스커버리에서도 재현한다면 F&F는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에프앤코를 둘러싼 지배구조와 승계 논란에 대한 시장의 의문까지 해소하지 못한다면, 1100억원의 ‘베팅’을 둘러싼 평가는 사업 성과만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026-08-31 15:28:22 이정윤
  • [이광희 문화 칼럼] 음식 문화, 요식업의 현주소 ... 주방으로 몰리는 MZ세대
    문화/생활

    [이광희 문화 칼럼] 음식 문화, 요식업의 현주소 ... 주방으로 몰리는 MZ세대

    필자가 고등학교 다닐 무렵에만 해도 주방에 들어가서 뭔가를 하려고 하면 남자가 왜 주방에 기웃거리냐고 어머니나 할머니에게 핀잔을 듣곤 했다. 그러다가 2009년 쯤 혜성처럼 나타난 “에드워드 권”이라는 두바이 5성급 호텔 총괄 부주방장이라는 이력을 가진 사람이 등장했는데, 인물도 수렴하고 재치 있는 말솜씨로 시청자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그의 인기는 순식간에 올라가 원조 스타 쉐프라는 수식어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이 시기부터 남자들도 음식 만드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후로 TV 요리 프로그램도 하나둘씩 생겨났는데 그중에서도 요리 대결을 펼치는 <마스터 쉐프코리아>같은 프로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것을 기점으로 2012년에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연복, 샘킴, 최현석이라는 스타 쉐프가 탄생했고 남자들이 요리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으며 오히려 쉐프가 되려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다.그리고 훗날 <흑백요리사>라는 요리 대결 프로그램이 큰 성공을 거두고 나서 각 대학에는 호텔 조리학과, 또는 글로벌 조리학과 같은 요리학과가 앞다투어 개설되고 많은 중고생이 스타 쉐프를 꿈꾸며 요리학과에 들어가려고 요리학원에 등록해서 구슬땀을 흘렸다. 필자도 흑백요리사를 시청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웬만한 드라마보다 더 재밌게 봤다. 이미 지천명(知天命)의 나이가 지난 필자도 다시 요리 공부를 해 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였으니 얼마나 많은 인기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MZ 세대는 요리를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예전에는 남자가 요리할 경우, 적성에 맞거나 아니면 뚜렷하게 할 게 없을 때 식당 주방에 들어가 요리를 배웠다. 단지 필자의 생각이 아닌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것이며 요즘도 정년퇴직하거나 군대에서 직업 군인으로 복무하다가 전역하면 가장 많이 하는 일이 식당 창업이며 그중에서도 치킨집과 김밥집이 가장 많다. 물론 다른 어떤 요리보다 비교적 만들기 간단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치킨집과 김밥집 외에도 요식업에 많은 사람들이 뛰어드는 것은 기정사실이며 실제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연간 요식업 신규 사업자 등록이 13만 114개이다. 정말 어마어마한 수치다. 1년에 13만 개의 식당이 문을 연 것이고 더 놀라운 것은 식당이 문을 열면 보통 1.5년 후에 폐업한다. 즉 다시 말하자면 오픈하고 2년을 못 가서 폐업한다는 이야기다.이처럼 빨리 문을 닫고 폐업하는 이유는 요리에 관한 지식도 없고 전공도 아닌데도 요리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무턱대고 뛰어들기 때문에 망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필자도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한때 공부도 했었고, 창업에 대한 로망도 있었다. 하지만 식당을 하려면 우선 자신이 요리를 평생 업(業)으로 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 또한 그런 체력을 가졌는지 그것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음식 장사를 하면 보통 오픈 준비부터 마감까지 최소한 13시간 이상을 일하며 매일 같이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다. 주방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더운 여름에 불 앞에서 하루 종일 있는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으며 상당한 체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젊을 때부터 이러한 것을 몸에 익히고 견딘 사람이 식당을 하며 계속해서 장사를 하는 것이지 정년퇴직하고 50-60 나이에 창업하니까 몸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주방장을 채용해서 장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오너가 음식을 다루지 못하면 주방장이 문제를 일으키고 속 썩이는 일로 가게가 휘청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뿐만 아니라 장사를 시작하려면 먼저 상권을 분석하고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요리가 그 지역에 적합한지부터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50~60대가 가장 많은 지역에서 피자가게를 한다면 그 가게가 과연 잘 될까? 노인이 많은 지역에서 소갈비 집을 오픈한다면 그 가게가 과연 잘 될까? 게다가 요즘은 트렌드가 너무 빨라서 항상 신메뉴에 대해 준비하고 연구하며 공부해야 한다. 또한 직원 관리, 마케팅 그리고 영업과 전반적인 가게 운영 등등 웬만한 직장 생활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이 음식 장사인데 이것을 그냥 열면 어떻게 되겠지, 시간이 지나면 자리를 잡을 거라고 너무나 쉽게 생각하다가 대부분이 돈만 날리고 다시 직장을 알아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젊은 MZ 세대는 모든 것이 다르다. MZ 세대의 젊은이들은 시작부터 달랐다. 단순히 “할 게 없으니 식당이나 차려 볼까”가 아니고 자신이 꿈을 펼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를 먼저 파악했다. 물론 예전처럼 도제식 가르침을 받기 위해 유명한 식당에 들어가 마늘이나 양파를 까고 설거지를 하며 밑바닥부터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오히려 더 이른 시일 내에 기술을 배우러 유명 학원에 등록해서 기초를 다지고 그 후에는 대학에 들어가 정통으로 요리를 배운다. 졸업 후에는 유명한 호텔에 들어가서 경력을 쌓거나 해외로 유학하러 가서 유명한 요리학교에 들어가 더 큰 무대를 향해 구슬땀을 흘린다. 이처럼 체계적으로 요리를 배우고 요식업에 필요한 전반적인 모든 것을 익히고 난 후에 비로소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음식점을 열기 때문에 쉽게 망하거나 문을 닫지 않는 것이다. 젊은 요리사의 놀라운 성과필자도 요리하는 것에 상당히 진심인 사람이라서 요리 관련 뉴스를 자주 보곤 하는데 기성세대는 먹고 살기 위해서 혹은 마땅히 할 게 없어서 식당을 차리지만, MZ 세대는 체계적인 요리 수업받고 세계 속에 한식 문화를 알리며 한식의 우수성까지 전하는 큰 일을 하고 있었다. 필자는 매우 감탄했으며,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이들이 더 크게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글을 마친다.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yoshinkan_kr@naver.com*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8-31 15:00:11 이광희 칼럼니스트
  • ‘서울형 키즈카페’ 도화동점 개소, 단순 놀이공간 넘어 ‘양육·교육 공동체’ 거점 돼야
    국회/정당

    ‘서울형 키즈카페’ 도화동점 개소, 단순 놀이공간 넘어 ‘양육·교육 공동체’ 거점 돼야

    마포구 도화동 복사골작은도서관 1층에 ‘서울형 키즈카페 마포구 도화동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계절과 기후 변화, 미세먼지 등으로 야외 활동에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영유아가 안전하게 신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공 실내놀이공간의 확충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도화동점은 디지털 체험 공간 ‘상상행성’부터 신체 놀이 중심의 ‘기쁨행성’, 정서·감각 자극을 돕는 ‘마음광장’까지 아동 발전 단계에 맞춘 알찬 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지하 1층 도화장난감대여점과의 연계는 이용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린 지점이다.그러나 공공 놀이시설의 가치는 단순한 ‘놀이공간 제공’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번 도화동 키즈카페 개소가 지역사회 보육·유아교육 생태계에 가져올 긍정적 파급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유아교육 전문가 A 교수는 “놀이는 유아의 신체·정서·cognition(인지) 발달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교육적 도구”라며 “디지털 체험과 오감 놀이가 결합된 공공 놀이공간은 가정 내 육아 부담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영유아기 또래와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는 훌륭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또한 교육 전문가는 “키즈카페와 도서관, 장난감 대여 서비스가 한 공간에 집약된 인프라는 부모들에게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육아 정보 공유’와 ‘돌봄 공동체 Formation(형성)’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시설 운영 과정에서 놀이 지도사의 전문성 확보와 정기적인 안전·위생 관리가 지속되어야 진정한 교육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는 부모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꾸준히 채워가는 데서 시작한다”는 유동균 마포구청장의 말처럼, 이번 도화동점 개소가 일회성 행정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공공 키즈카페가 양질의 프로그램과 결합해 아이들에게는 ‘배움이 있는 놀이터’, 부모에게는 ‘든든한 교육 우군’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2026-08-31 14:59:53 이정윤
  • 유주동 시의원, 1조 원 대 ‘버스 통상임금 시한폭탄’… 언제까지 대법 판결만 기다릴 텐가
    행정

    유주동 시의원, 1조 원 대 ‘버스 통상임금 시한폭탄’… 언제까지 대법 판결만 기다릴 텐가

    서울 시내버스가 또다시 멈춰 설 수 있다는 공포가 재현되고 있다. 이번 폭풍의 발원지는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이다.지난 4월 대법원이 동아운수 소송에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하고 노사 합의 보장시간을 수당 재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확정판결을 내리면서, 버스업계에는 그야말로 ‘재정적 폭탄’이 떨어졌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 64개사, 1만 7천여 명의 노동자가 제기한 유사 소송이 서부지법 등에서 잇따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버스조합 추산 소급 지급액만 최소 5,266억 원에서 최대 1조 216억 원. 2023년 한 해 서울시가 투입한 준공영제 재정지원금(8,915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 시점에서 지적해야 할 핵심은 서울시의 태평한 행정이다. 유주동 시의원(사진)이 27일 제399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시의 선제적 재정 대책을 강력히 촉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아운수 판결의 파기환송은 세부 수당 계산법 문제일 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해야 한다는 기본 법리는 이미 불변의 사실로 확정됐다.즉, ‘지급 여부’가 아닌 ‘지급 규모’만 남은 예측 가능한 위기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말만 반복하며 뒷짐을 지고 있다.교통 전문 기자의 시각에서 볼 때, 버스 준공영제의 본질을 도외시한 이 같은 소극 행정은 심각한 불씨를 키우고 있다.첫째, 시간은 서울시의 편이 아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지연이자가 매일 약 1억 4천만 원씩 쌓여가는 와중에 노사 갈등은 갈수록 첨화되고 있다. 버스조합은 서울시에 손실 보전을 요구하며 소송을 예고했고, 노조는 체불임금 청산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법원 판단 뒤로 숨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민이 부담해야 할 재정적 덤터기와 지연이자 비용만 늘어날 뿐이다. 둘째, 갈등 폭발 시 입게 될 시민 피해의 무거움이다. 지난 1월 발생했던 시내버스 파업의 혼란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통상임금 청산 문제가 표류하다 노사 간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1,000만 서울시민의 발이 다시 묶이는 최악의 사태는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유 의원이 제안한 ▲시나리오별 재정 대책 수립 ▲노·사·정 협의체를 통한 임금체계 개편 및 청산 방안 마련 ▲지속가능한 준공영제 구조개혁 착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준공영제는 버스회사의 사적 이윤을 보장해 주기 위함이 아니라, 시민에게 안정적인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 재정을 투입하는 제도다. 법원의 최종 망치 소리만 바라보는 핑계 행정을 끝내야 한다. 위기를 사전에 예측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가 존재하는 이유다. 서울시는 당장 노·사·정 테이블을 열고, 통상임금 재정 충격을 연착륙시킬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는 '시한폭탄의 째깍거림'을 멈추게 할 주체는 오직 서울시뿐이다.
    2026-08-31 11:18:37 이정윤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메마른 사막에 100억 그루 나무를... 산유국 사우디의 대담한 '녹색 반전'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메마른 사막에 100억 그루 나무를... 산유국 사우디의 대담한 '녹색 반전'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나 거대한 녹색 대륙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파격적인 환경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국토의 대부분이 황량한 사막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첨단 인공지능(AI) 기술과 재생수 공학을 총동원한 국가 단위의 생태 복원 사업이 한창이다. 사막을 숲으로 바꾸는 도전 ...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SGI)'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국정 비전인 '비전 2030'의 핵심 축으로 추진 중인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Saudi Green Initiative)'는 향후 몇 십년에 걸쳐 사우디 전역에 10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초대형 식목 프로젝트다. 이는 국토 7,400만 헥타르의 황폐해진 토지를 복원하는 사업으로, 중동 전체 목표량(500억 그루)의 핵심을 담당한다.수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막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사우디 왕립도시고급위원회(RCRC)와 환경수자원농업부는 일반적인 수돗물 대신 담수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및 하수 재처리수(TSE)를 100% 활용하는 지능형 드립 이리게이션(Drip Irrigation) 관개 시스템을 구축했다. 토양 센서와 AI가 나무 뿌리 근처의 습도를 측정해 필요한 최적의 물만 정밀하게 분사하는 이색적인 고효율 기술이다. 차 없는 미래 도시 '더 라인'과 오아시스형 국립공원 네트워크사우디 정부는 단순한 나무 심기를 넘어 도시 계획 자체를 환경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네옴(NEOM) 신도시 프로젝트의 핵심인 '더 라인(The Line)'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도로가 전혀 없는 도시를 표방한다. 모든 에너지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며 도시 면적의 95%를 자연 그대로 보존하도록 설계됐다.또한 사우디 야생동물청(NCW)은 국토의 30% 이상을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과거 사막화로 자취를 감추었던 아라비아오릭스, 가젤, 아라비아표범 등 자생 희귀 동물을 사육 후 사막 보호구역으로 재방사하는 대규모 생태계 복원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기자의 시선] '석유 공룡'의 화려한 변신, 진정성 증명할 지속가능성이 관건화석연료의 상징과도 같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전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식목 및 친환경 정책을 발표했을 때, 국제사회의 시선은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대한 의심으로 가득했다.그러나 리야드 현지와 사막 복원 현장에서 확인한 사우디의 움직임은 단순한 수식어를 넘어선 국가적 생존 전략에 가깝다.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 가속과 극심한 고온 현상은 산유국 사우디에도 당장 직면한 생존의 위협이기 때문이다. 오일머니로 축적한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첨단 수자원 공학과 AI 기술을 이식해 사막을 녹지로 개간하려는 시도는 기술이 주도하는 환경 정책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다.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요되는 해수 담수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 극단적인 사막 기후 속에서 심은 나무들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생존할 수 있을지가 사우디 녹색 생태학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다.
    2026-08-31 10:23:37 정이든 청년기자
  •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돈은 약속했지만 화석연료 퇴출 시계는 또 멈췄다
    환경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돈은 약속했지만 화석연료 퇴출 시계는 또 멈췄다

    - COP30 이후의 기후정치…‘연간 1조3000억달러’의 실체와 화석연료 전환을 둘러싼 전쟁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자금의 규모를 키웠지만, 위기의 근원인 석유·석탄·가스를 언제까지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는 합의하지 못했다.COP30 최종 결정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35년까지 모든 공공·민간 재원을 합쳐 연간 최소 1조3000억달러 규모의 기후재원을 조성한다는 방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 숫자는 선진국 정부가 매년 1조3000억달러를 출연하기로 약속한 확정 예산이 아니다. 각국 정부와 국제개발은행의 공공자금뿐 아니라 민간투자, 개발도상국의 국내 재원까지 폭넓게 끌어모으겠다는 국제적 목표다. 막대한 숫자 뒤에 누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돈을 낼 것인지는 여전히 선명하지 않다.더욱 뼈아픈 대목은 화석연료다. COP28에서 어렵게 채택한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 전환한다’는 합의를 구체적인 감축 일정과 실행계획으로 발전시키려 했지만, COP30 공식 결정문에는 이를 의무화하는 로드맵이 들어가지 못했다.COP30은 돈의 필요성에는 동의했지만, 기후위기를 만들어내는 연료를 실제로 퇴출시키는 정치적 시계는 다시 멈춰 세웠다.1조3000억달러와 3000억달러는 같은 약속이 아니다COP30의 ‘글로벌 무치랑 결정’은 개발도상국 기후대응 재원을 2035년까지 연간 최소 1조3000억달러로 확대하기 위한 행동을 시급히 추진한다고 규정했다.동시에 선진국이 주도해 개발도상국을 위해 동원해야 할 핵심 재원 목표로는 연간 최소 3000억달러가 제시됐다. 두 숫자의 법적·정치적 성격은 다르다. 따라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매년 1조30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해석은 정확하지 않다. 1조3000억달러는 각국 재정과 국제금융기관, 민간자본, 보증·대출·투자를 포함해 전체 금융 흐름을 키우겠다는 숫자에 가깝다.UNFCCC COP30 글로벌 무치랑 결정문은 1조3000억달러 확대를 위한 행동을 요구하지만, 국가별 납부액이나 연도별 조달 일정, 보조금과 대출의 비율, 목표 미달 때의 책임은 규정하지 않았다. ‘제공’이 아니라 ‘동원’ … 숫자가 커지는 방식기후협상에서 ‘제공한다’와 ‘동원한다’는 말은 전혀 다르다.제공은 정부가 예산을 직접 내놓는 의미가 강하다. 반면 동원은 공공자금이 보증이나 대출, 지분투자 등을 통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금액까지 포함할 수 있다. 하나의 공공투자가 여러 단계의 금융을 유발하면 어느 범위까지 기후재원으로 계산할 것인지도 논란이 된다.OECD에 따르면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위해 제공·동원한 기후재원은 2023년 1328억달러, 2024년 1367억달러였다. OECD 기후재원 집계에 따르면 2035년 3000억달러 목표조차 현재 규모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1조3000억달러에 도달하려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금융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문제는 재원의 질이다. 개발도상국은 고금리 외화대출로 태양광발전소나 방재시설을 건설하면 기후위기에 대응할수록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역설에 직면한다.수익을 만들기 쉬운 발전·전력망 사업에는 민간투자가 몰릴 수 있지만,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방조제나 가뭄 대응, 농민 보호, 보건체계 강화에는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민간자본만으로 적응재원 부족을 해결하기 힘든 이유다.‘얼마를 동원했는가’만큼 다음 사항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배경이다.- 보조금인가, 대출인가- 신규 재원인가, 기존 개발원조의 명칭만 바꾼 것인가- 실제 개발도상국에 도착한 순재원은 얼마인가- 이자와 원금 상환을 제외하면 실질 지원액은 얼마인가- 감축과 적응 가운데 어디에 사용됐는가적응재원 세 배 확대에도 부족한 돈COP30은 적응재원을 2035년까지 최소 세 배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폭염과 홍수, 가뭄, 해수면 상승으로 이미 피해를 겪는 취약국에는 중요한 진전이다.그러나 목표 시점이 2030년이 아닌 2035년으로 설정됐다는 점과 기준 및 이행책임이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남았다.유엔환경계획(UNEP)은 개발도상국의 적응 비용이 2035년 연간 3100억~36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비해 UNEP 적응격차보고서 2025는 개발도상국으로 흘러간 국제 공공 적응재원은 2023년 260억달러였다. 필요한 금액의 약 12분의 1에 불과하다. 현재 적응재원을 세 배로 늘리더라도 필요액 전체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더구나 적응투자는 지연될수록 비용이 커진다. 방재시설과 조기경보체계에 미리 투자하지 않으면 재난 이후 인명 구조, 주택 복구, 농업 손실과 이주 대책에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간다.기후재원은 단순한 원조가 아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국가와 현재 피해가 집중되는 국가 사이의 책임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1.5도 목표와 멀어진 2035년 감축계획COP30은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이 제출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이른바 차세대 NDC를 점검하는 무대이기도 했다.COP30 직전 집계된 64개국의 신규 NDC는 2019년 세계 배출량의 약 30%만을 포괄해 전체적인 결론을 내리기에는 제한적이었다. 이후 UNFCCC 2025 NDC 종합보고서, UNFCCC 업데이트 확대 집계에서는 제출된 신규 목표가 제대로 이행될 경우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35년까지 2019년보다 약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UNEP 배출격차보고서 2025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려면 2035년 세계 연간 배출량을 2019년보다 약 55%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가계획과 과학이 요구하는 감축량 사이에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12% 감축계획과 55% 감축 필요량의 차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그 사이에는 더 강한 폭염과 산불, 집중호우, 식량가격 상승, 생태계 붕괴와 기후이주가 놓여 있다.왜 ‘화석연료’ 두 단어가 결정문에서 사라졌나COP28의 ‘UAE 합의’는 국제기후협상 역사상 처음으로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COP30의 과제는 이 선언을 실제 로드맵으로 바꾸는 일이었다.그러나 석유와 가스 수출에 국가재정이 크게 의존하는 산유국, 석탄을 에너지안보와 산업성장의 기반으로 보는 신흥국, 감축 책임의 형평성을 강조한 일부 개발도상국의 반대가 부딪쳤다.개발도상국 일각에서는 선진국이 150년 넘게 화석연료를 사용해 성장한 뒤 금융과 기술지원은 충분히 내놓지 않으면서 가난한 국가에 똑같은 속도의 퇴출을 요구한다고 비판한다. 반대로 기후취약국과 유럽·중남미 일부 국가는 일정 없는 ‘전환’은 새로운 유전과 가스전 개발을 막지 못하는 빈말이라고 맞선다.유엔 기후협상은 사실상 모든 당사국의 합의를 요구한다. 주요 산유국이나 대형 배출국이 반대하면 강제력 있는 문구가 약화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COP30에서도 결국 화석연료 전환의 구체적인 일정과 국가별 이행 의무는 공식 합의에 들어가지 못했다.브라질 COP30 의장국은 협상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공식 합의와 별도로 ‘공정하고 질서 있으며 형평성 있는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6년에도 이해관계자 협의와 실행조건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COP30 당사국 전체가 채택한 구속력 있는 결정이 아니다. 의장국이 주도하는 자발적 정치 프로세스라는 점에서 참여하지 않는 국가를 움직일 수단이 제한적이다.돈과 퇴출은 별개의 의제가 아니다기후재원과 화석연료 퇴출은 흔히 다른 협상 의제처럼 다뤄지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문제다.석탄발전소를 폐쇄하려면 노동자의 재취업과 지역경제 전환, 송전망과 저장장치 건설, 에너지 가격 충격을 완화할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석유 수출이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는 새로운 세원과 산업이 마련되지 않으면 퇴출 합의에 동의하기 어렵다.반대로 화석연료 감축 기준 없이 기후재원만 늘리면 청정에너지 사업과 동시에 새로운 가스전·송유관·석유화학시설에도 투자가 계속될 수 있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전력 부문 투자가 약 1조5000억달러에 이르러 석유·가스·석탄 공급 투자보다 약 50%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IEA 세계에너지투자 2025에 따르면 금융의 방향은 바뀌고 있지만 화석연료 투자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따라서 1조3000억달러가 진정한 기후재원이 되려면 새 화석연료 인프라를 확대하는 자금과 분리되고, 실제 배출 감축과 취약계층 보호 성과를 검증받아야 한다.1조3000억달러를 ‘정치적 숫자’로 끝내지 않으려면첫째, 선진국의 공공재원 확대 일정이 필요하다. 민간투자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적응과 손실·피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둘째, 최빈국과 군소도서국에는 대출보다 보조금을 우선해야 한다. 기후재난으로 빚을 지고, 그 빚 때문에 다시 방재투자를 줄이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셋째, 다자개발은행의 대출 여력을 키우되 환율·이자율 위험을 낮춰야 한다. 같은 태양광 사업도 아프리카나 남아시아에서는 높은 금융비용 때문에 선진국보다 훨씬 비싸질 수 있다.넷째, 재원 집계 기준을 통일해야 한다. 액면가 기준의 대출 전액을 지원액으로 계산할 것인지, 보조금 상당액만 인정할 것인지에 따라 숫자는 크게 달라진다.다섯째,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재원 배분 기준과 연결해야 한다. 석탄·석유·가스 의존도를 실제로 낮추고 노동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국가에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한국에도 ‘남의 협상’이 아니다수출 제조업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COP30 이후의 기후정치는 산업·통상·외교 문제다.한국이 2035년 감축목표를 실제 정책으로 옮기려면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저장장치, 산업공정 전환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목표만 제출하고 석탄발전 폐쇄 일정이나 산업부문의 감축수단을 미루면 국제사회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동시에 선진 공여국으로서 국제기후재원에 어떤 규모와 방식으로 참여할지, 지원을 보조금과 저리금융 가운데 어떻게 구성할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국내 감축과 개도국 지원은 서로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라 함께 수행해야 할 책임이다.기자의 시선COP30이 남긴 가장 큰 질문은 “세계에 돈이 부족한가”가 아니다. 세계의 돈을 어느 방향으로 흐르게 할 정치적 의지가 있는가이다.연간 1조3000억달러는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숫자가 아니다. 이미 세계 에너지시장과 금융시장에서는 그보다 훨씬 큰 자금이 매년 움직인다. 문제는 기후재난을 막고 취약한 사람을 보호하는 사업보다 단기 수익과 화석연료 개발에 자본이 더 쉽게 흘러간다는 데 있다.화석연료 전환 시계가 없는 기후재원은 불을 끄는 돈과 불을 키우는 돈이 동시에 집행되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반대로 재정과 기술지원 없는 화석연료 퇴출 요구는 가난한 국가에 성장과 에너지 접근을 포기하라는 압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COP30은 두 문제를 연결하는 데 실패했다. 돈의 목표는 키웠지만 책임표와 조달표를 완성하지 못했고, 화석연료 전환의 필요성은 확인했지만 시한과 의무를 합의하지 못했다.이제 1조3000억달러의 진실성은 정상회의 연설이 아니라 실제 예산, 보조금 비율, 집행 속도와 배출량 감소로 판단해야 한다.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 역시 참여국 수가 아니라 신규 탄광·유전·가스전 계획이 얼마나 취소되고 기존 시설이 얼마나 공정하게 폐쇄되는지로 평가해야 한다.기후정치의 시간은 회의 일정에 따라 흐르지만, 기후위기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2026-08-31 10:23:30 안영준
  • [기후 위기] 비 한 방울 없었는데 산이 무너졌다 … 네팔 덮친 ‘빙하 재앙’, 12년 전 경고가 현실로
    환경

    [기후 위기] 비 한 방울 없었는데 산이 무너졌다 … 네팔 덮친 ‘빙하 재앙’, 12년 전 경고가 현실로

    - 히말라야 빙하·암석 1200m 아래로 추락 … 강 막은 천연댐 붕괴하며 30분 만에 수위 9m 상승 - 네팔·티베트서 600명 이상 사망·수천 명 실종 … EBS가 2014년 경고한 ‘빙하 쓰나미’ 재조명 - 폭우 없어도 홍수 나는 시대 … 온난화가 얼음과 영구동토로 붙어 있던 산의 기반까지 흔들어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거대한 홍수가 산골 마을을 집어삼켰다. 하늘이 아니라 산에서 물과 흙, 바위, 얼음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수천 년 동안 히말라야 고산지대를 지탱하던 빙하와 암반이 무너지면서 계곡은 순식간에 거대한 흙탕물의 통로로 변했다.지난 26일 오전 네팔 중북부 라수와 지역과 중국 티베트 지룽현 접경에서 발생한 대재앙은 기존의 ‘폭우 뒤 홍수’라는 재난 상식을 뒤집었다. 당시 피해 지역 상공은 대체로 맑았고 대홍수를 일으킬 만한 집중호우도 관측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의 수위는 불과 30분 만에 최대 9m가량 치솟았다. 29일 외신과 현지 당국 집계를 종합하면 네팔에서 최소 626명, 티베트에서 7명이 숨졌으며 실종자는 양쪽 지역을 합쳐 약 3000명에 이른다. 사망·실종자 집계가 계속 변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민과 긴급 지원이 필요한 주민도 9만 명을 넘어섰다. 도로와 교량, 학교, 병원, 수력발전 시설까지 광범위하게 파괴되면서 구조와 구호 활동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진 홍수’에서 ‘빙하·암석 붕괴’로사고 직후에는 티베트 지역에서 감지된 지진이 빙하를 무너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위성영상과 지진파를 다시 분석한 전문가들은 지진이 원인이 아니라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충격이 지진처럼 관측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위성영상에는 해발 약 5200m 지점의 빙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약 120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한 흔적이 포착됐다.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암석과 토사를 끌고 내려오면서 ‘얼음·암석 눈사태’를 만들었고, 이 잔해가 강을 막아 일종의 천연댐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뒤에서 불어난 강물이 이 임시 댐을 무너뜨리자 얼음과 바위, 진흙, 물이 뒤섞인 대규모 토석류가 좁은 계곡을 따라 폭발적으로 내려갔다. 일반 홍수보다 밀도와 파괴력이 훨씬 큰 흐름이었다. 물만 밀려온 것이 아니라 산의 일부가 통째로 이동한 셈이다.로이터통신 분석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사고 당일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에 따른 빠른 눈·얼음 융해가 붕괴 규모를 키웠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특정 빙하의 붕괴를 기후변화 하나만으로 단정하려면 현장조사와 장기 기후자료 분석이 더 필요하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빙하 붕괴→얼음·암석 눈사태→강 차단→천연댐 붕괴→돌발홍수’로 이어진 복합재난의 윤곽이다. 12년 전 EBS가 경고한 ‘빙하 쓰나미’이번 참사 이후 2014년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히말라야의 대재앙, 빙하 쓰나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당시 제작진은 에베레스트 인근 해발 약 5000m의 임자 빙하호를 찾아갔다. 50여 년 전 작은 연못에 불과했던 곳이 빙하가 녹으면서 길이 2.3㎞, 너비 580m, 수심 100m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로 변한 현장을 보여줬다.프로그램은 빙하호를 막고 있는 불안정한 흙과 돌의 자연제방이 무너지면 막대한 물과 토사가 하류를 덮치는 ‘빙하호 범람홍수(GLOF)’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 관계자는 당시 네팔 히말라야의 빙하호 가운데 21개가 잠재적 위험성을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EBS가 다룬 재난과 이번 사고를 동일한 사건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당시 다큐멘터리는 주로 팽창한 빙하호의 자연제방이 무너지는 재난을 경고했지만, 이번 사고는 빙하와 암석 자체가 계곡으로 붕괴해 강을 막은 뒤 그 천연댐이 터진 것으로 추정된다.발생 방식은 다르지만 두 사건을 관통하는 핵심은 같다. 기후변화로 히말라야의 얼음 환경, 즉 ‘빙권’ 전체가 빠르게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12년 전 경고는 특정 날짜와 장소를 맞힌 예언이라기보다, 온난화로 축적된 위험이 언젠가 대재앙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과학적 경고였다.만년설은 왜 비가 오지 않아도 무너졌나빙하는 단순히 산 위에 쌓인 눈이 아니다. 압축된 얼음이 중력에 따라 매우 천천히 이동하는 거대한 자연 구조물이다. 빙하는 경사면과 암석을 붙잡고, 얼어 있는 지반과 영구동토는 산악지대의 접착제 역할을 한다.기온이 오르면 빙하 표면뿐 아니라 내부와 바닥에도 녹은 물이 스며든다. 이 물은 빙하와 암반 사이의 마찰력을 낮춰 얼음의 이동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는 암석의 균열은 점점 넓어지고 영구동토가 녹으면 암벽을 붙잡던 힘도 약해진다.이 상태에서는 집중호우가 없어도 급격한 기온 상승이나 눈·얼음의 융해, 빙하 내부 압력 변화, 작은 낙석 등이 대규모 붕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폭우는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문제는 위험의 연쇄성이다.빙하가 무너지면 눈사태로 끝나지 않는다. 얼음과 암석이 강을 막고, 새 호수를 만들고, 그 호수가 다시 터지면서 하류를 덮친다. 산사태가 도로와 통신망을 끊으면 구조가 늦어지고, 식수·위생 시설이 파괴되면 감염병 위험까지 커진다. 하나의 기후 충격이 홍수와 산사태, 고립, 식수난, 에너지 공급 중단으로 번지는 ‘재난의 도미노’다.AP통신은 현재 사고 현장 상류에도 얼음과 토사가 강을 막아 형성된 새로운 호수들이 남아 있다. 수백만㎥의 물을 가둔 것으로 추정되는 호수가 다시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조대와 하류 주민에게 2차 대피 경보가 내려졌다. 히말라야 빙하, 10년 사이 소실 속도 65% 빨라져이번 참사를 우연한 산악사고로만 보기 어려운 배경에는 히말라야 전역에서 관측되는 급격한 빙하 감소가 있다.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ICIMOD)에 따르면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의 빙하 소실 속도는 2011∼2020년 이전 10년보다 65% 빨라졌다.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경로가 계속되면 이 지역 빙하는 2100년까지 현재 부피의 최대 80%를 잃을 수 있다. 홍수와 산사태 같은 산악재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기상기구(WMO) 아시아 기후 보고서는 고산아시아에서 관측한 빙하 24곳 가운데 23곳이 2023∼2024년 질량을 잃었다고 밝혔다. 겨울철 적설 감소와 여름철 극심한 고온이 빙하 손실을 가속한 것으로 분석됐다.히말라야는 남극과 북극에 이어 지구에서 가장 많은 얼음을 보유해 ‘제3의 극지’로 불린다. 이곳에서 발원하는 강은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약 19억 명의 식수와 농업·발전용수를 뒷받침한다.단기적으로는 빙하가 빠르게 녹아 홍수와 빙하호 붕괴 위험이 커진다. 장기적으로 빙하가 줄어들면 건기에 공급되는 물이 감소해 식수·농업·에너지 위기로 이어진다. 지금은 물이 너무 많아 재난이 발생하지만, 미래에는 물이 부족해지는 이중 위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가난한 산악국가가 떠안는 기후위기의 불평등네팔의 세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극히 작다. 그러나 기후변화 피해는 가장 가혹하게 받고 있다. 가파른 산악지형과 좁은 계곡에 마을과 도로, 수력발전소가 밀집해 있고, 고가의 위성·레이더·지진계·수위계와 통신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기도 어렵다.위험한 빙하와 빙하호를 모두 실시간 감시하려면 국경을 넘는 자료 공유도 필수적이다. 이번처럼 위험이 티베트에서 시작돼 네팔로 내려오는 경우 중국 측 위성·수문·지진 정보가 수분 안에 전달돼야 한다. 강은 국경을 따르지 않지만 재난정보는 여전히 국경에 막혀 있다.앞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복구가 아니다. 위험 빙하와 암벽의 위성 감시, 계곡 상류 지진·음향센서와 수위계 설치, 하류 마을의 사이렌·휴대전화 경보, 고지대 대피로와 대피소 확보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수력발전소와 교량도 과거 강수량이 아니라 빙하 붕괴와 토석류까지 반영한 새로운 위험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네팔 같은 취약국의 조기경보·재난 대응에 필요한 기후재원을 부담해야 한다. 기후위기를 만든 책임은 불균등한데 피해와 복구비용을 재난 당사국에만 떠넘기는 것은 또 다른 불평등이다.기자의 시선 "산이 보내온 경고, 지금은 생명을 구할 시간"12년 전 EBS가 전한 경고가 오늘 다시 소환되는 이유는 방송이 미래를 정확히 예언했기 때문이 아니다. 과학이 오래전부터 위험의 방향을 알렸지만 세계가 충분히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만년설’이라는 이름은 얼음이 영원히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오를수록 산을 지탱하던 얼음과 영구동토가 풀리고, 과거에는 안정적이던 경사면이 어느 순간 붕괴할 수 있다. 이제 폭우가 없었다는 사실은 안심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기후위기는 하늘뿐 아니라 산과 바다, 얼어붙은 땅속에서도 시작된다.인류는 네팔 참사를 먼 나라에서 일어난 특이한 자연재해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온실가스 감축을 미룰수록 극지와 고산지대에 축적된 위험은 더 크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되돌아온다. 지구촌 기후위기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감축과 적응을 동시에 서둘러야 할 때다.그러나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원인 논쟁이나 책임 공방이 아니다.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이 남아 있는 시간 동안 모든 역량을 수색과 구조에 집중해야 한다. 끊어진 도로와 통신을 복구하고 고립된 주민에게 식수·의약품·식량과 임시 거처를 제공해야 한다. 상류에 남은 천연댐과 빙하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구조대와 주민이 2차 재난에 희생되는 일도 막아야 한다.국경과 정치적 이해를 넘어 위성자료와 구조기술, 헬기, 수색견, 의료진, 신원확인 장비를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지금,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안전한 구조와 빈틈없는 현장 지원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각성과 행동은 바로 그 생명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2026-08-31 10:23:26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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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주 시의원, ‘오세훈표 기후동행카드’ 1,000억 추가 투입 논란…국비 두고 왜 시비 택했나

    K-패스 활용하면 국비 지원 가능…서울시 1,068억 원 규모 자체 페이백 추진 논란
    서울시 대표 교통정책인 ‘기후동행카드’를 둘러싸고 1,000억 원대 추가 재정 투입의 적정성과 정책 결정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정부의 K-패스와 연계할 경우 국비 지원을 통해 서울시의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었음에도 서울시가 자체 재원을 투입하는 페이백 정책을 추진하면서다. 여기에 서울교통공사가 부담해 온 손실금과 실물카드 처리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후동행카드의 성과와 별개로 사업 전반에 대한 재정적·환경적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난 27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39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김미주 시의원(구로1)은 기후동행카드 정책의 재정부담과 추진 절차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국비 활용할 수 있는데 1,068억 시비 투입…재정 효율성 논란쟁점은 정부의 K-패스와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간 재정부담 차이다.서울시는 당초 국토교통부의 K-패스 정액권 출시에 따라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상당수가 K-패스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K-패스와 연계할 경우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서울시 입장에서는 자체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보다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그러나 국토부가 K-패스 50% 환급 관련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서울시는 100% 시비가 투입되는 기후동행카드 50% 페이백 정책을 추진했고, 관련 사업비 규모는 1,06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됐다.문제는 정책의 필요성뿐 아니라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가’라는 재정 효율성이다.동일하거나 유사한 교통비 절감 효과를 정부 지원사업과 연계해 달성할 수 있다면 서울시가 별도의 자체 사업에 1,000억 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해야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시정질문 과정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됐으며 오세훈 시장 역시 재원 절약이라는 관점에서 김 의원의 지적에 “100% 타당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정책부터 발표하고 예산은 나중에…‘선 발표·후 추경’ 도마 위예산 편성 과정도 논란이다.김 시의원은 서울시가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정책을 대외적으로 먼저 발표한 뒤 관련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지방정부의 주요 사업은 정책적 필요성뿐 아니라 재원조달 가능성과 사업 효과를 검토하고 의회의 예산 심의를 거치는 과정이 중요하다.특히 1,000억 원이 넘는 사업이라면 정책 발표 이전에 사업 규모와 재정부담, 기존 정부사업과의 중복 가능성 등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정책을 먼저 발표해 사실상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 뒤 의회에 예산 승인을 요구하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지방의회의 예산심의권이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교통공사에 1,429억 부담…사업비 ‘착시’ 있었나기후동행카드 사업의 실질적인 재정부담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서울교통공사가 기후동행카드와 관련해 부담한 손실금은 1,429억 원으로 제시됐다. 서울시는 이후 제2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124억 원 규모의 손실부담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문제는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상황이다.교통공사가 이미 막대한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사업에 따른 손실까지 공사가 부담하도록 했다면 기후동행카드에 실제로 투입된 공공재정의 규모를 서울시 직접 예산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가능하다.서울시 예산에서 직접 지출되지 않았더라도 산하기관의 손실로 반영됐다가 결국 시 재정으로 지원되는 구조라면 사실상 시민이 부담하는 공공비용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따라서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는 서울시 직접 투입예산뿐 아니라 서울교통공사 등 참여기관이 부담한 손실까지 포함한 ‘총비용’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기후’ 이름 붙였는데 실물카드 417만 장…폐기·재활용 대책 필요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숙제가 남았다.기후동행카드는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해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한다는 정책적 의미를 내세워왔다.그러나 사업 과정에서 판매된 실물카드가 417만여 장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되면서 향후 카드의 회수와 재활용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실물카드는 PVC 등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되는 만큼 사업체계가 변경되거나 기존 카드의 활용도가 떨어질 경우 상당량이 폐기될 가능성이 있다.환경정책을 표방한 사업이라면 교통 분야 탄소저감 효과뿐 아니라 정책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품의 생산과 폐기까지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카드 발급 단계에서부터 모바일 이용 확대와 기존 카드 재사용, 회수·재활용 방안을 함께 설계했다면 정책의 환경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정책 효과만큼 중요한 것이 비용을 누가 부담했느냐다”재정·교통 분야 전문가들은 정액형 대중교통 정책 자체의 필요성과 재정운용 방식은 별개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중교통 이용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승용차 이용을 대중교통으로 전환하는 정책은 교통복지와 환경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그러나 중앙정부의 유사 사업이 존재하고 국비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지방정부가 별도의 자체 재원을 대규모로 투입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비용 대비 효과 분석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특히 지자체가 자체 브랜드 사업을 확대할 경우 정책 효과뿐 아니라 중앙정부 사업과의 중복 여부, 지방비 추가 부담, 산하기관에 전가되는 비용까지 함께 공개해야 시민들이 사업의 실제 경제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 치른 ‘총비용’기후동행카드를 단순히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려는 정책적 취지는 분명 평가할 부분이 있다.그러나 정책의 취지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재정 운용 과정의 문제까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논란에서 서울시가 답해야 할 핵심은 간단하다.국비 지원을 활용할 수 있었다면 왜 1,000억 원이 넘는 자체 재정을 추가로 투입하려 했는지,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시의회의 충분한 예산 심의를 거쳤는지, 서울교통공사에 돌아간 부담까지 포함하면 기후동행카드의 실제 총사업비는 얼마였는지 명확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이름을 대표 정책과 결합하는 ‘브랜드 행정’은 더욱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정책이 정치적 브랜드로 자리 잡을수록 사업의 지속 여부가 경제성과 효율성보다 정치적 판단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정책은 단체장의 임기보다 길어야 하고, 시민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기후동행카드가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 역시 여기에 있다.‘누구의 브랜드였느냐’가 아니라 ‘시민의 세금으로 얼마나 지속 가능한 정책을 만들었느냐’가 지방행정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
    2026-08-30 20:51:36 이정윤
  • 5년간 바다서 건진 쓰레기 65만 톤…수거해도 계속 늘어나는 ‘해양폐기물’
    국회/정당

    5년간 바다서 건진 쓰레기 65만 톤…수거해도 계속 늘어나는 ‘해양폐기물’

    2021년 12만 톤→2025년 14만4천 톤…5년 새 19.8% 증가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우리 바다에서 수거되는 해양쓰레기가 매년 증가하면서 단순한 수거·처리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수거된 해양폐기물 만 65만 톤을 넘어섰고, 특히 해저에 가라앉아 생태계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침적쓰레기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선교 의원(사진)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21~2025년) 해양폐기물 수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수거된 해양폐기물은 총 65만6,003톤으로 집계됐다.연도별로는 2021년 12만736톤에서 2022년 12만6,035톤, 2023년 13만1,931톤, 2024년 13만2,686톤, 2025년 14만4,615톤으로 매년 증가했다.2021년과 비교하면 2025년 수거량은 약 19.8% 늘었다. 바닷속 침적쓰레기 43% 증가…보이지 않는 오염 더 심각 유형별로 보면 바닷가로 밀려온 해안쓰레기가 49만9,934톤으로 전체의 76.2%를 차지했다.이어 바닷속에 가라앉은 침적쓰레기가 11만9,521톤(18.2%), 해상에 떠다니는 부유쓰레기가 3만6,548톤(5.6%)으로 집계됐다.주목할 부분은 침적쓰레기의 증가세다.침적쓰레기 수거량은 2021년 1만8,944톤에서 2025년 2만7,167톤으로 43.4% 증가했다. 해안으로 밀려온 쓰레기와 달리 침적쓰레기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수거에도 선박과 전문장비 등이 필요해 처리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폐어구와 폐그물 등이 바닷속에 장기간 방치될 경우 해양생물이 걸리거나 폐사하는 이른바 ‘유령어업’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발생 단계부터 관리할 필요성이 크다. 전남·광주 32% 집중…서·남해안 부담 커 지역별 격차도 컸다.전남·광주 지역의 수거량이 21만178톤으로 전체의 32.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이어 제주 7만6,615톤(11.7%), 충남 6만6,463톤(10.1%), 경남 4만6,957톤(7.2%), 경북 4만3,181톤(6.6%) 순으로 나타났다.해양환경공단과 한국어촌어항공단 등 해양수산부 직할 유관기관이 수거한 물량도 8만5,379톤으로 전체의 13.0%를 차지했다.특정 지역의 수거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지역에서 쓰레기가 그만큼 많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류와 바람, 해안 지형, 강을 통한 육상쓰레기 유입뿐 아니라 지역별 수거사업 규모와 방식 등도 수거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정부가 지역별 수거량뿐 아니라 발생원과 이동경로까지 함께 분석해야 보다 정확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기인 해안쓰레기 97%가 중국 기인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해양쓰레기도 풀어야 할 과제다.해양수산부가 제출한 ‘2021~2023년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조사사업’ 결과에 따르면 외국기인 해안쓰레기 3만7,575개 가운데 중국 기인으로 분류된 쓰레기는 3만6,595개로 97.4%에 달했다.올해 5월 재개된 모니터링 조사에서도 수집된 외국기인 쓰레기 가운데 중국 기인이 97.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김선교 의원은 “해양쓰레기 수거량이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14만4천 톤을 넘어섰고, 특히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적쓰레기와 서·남해안 지역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지적했다.이어 “국내 해양쓰레기의 발생 억제와 신속한 수거·처리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외국에서 유입되는 쓰레기의 97% 이상이 중국발인 만큼 외교적 채널을 통한 실효성 있는 공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얼마나 건졌느냐보다 얼마나 버려지지 않게 했느냐가 중요” 환경·해양 분야 전문가들은 해양쓰레기 정책의 중심을 ‘사후 수거’에서 ‘발생 예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해양쓰레기는 육상에서 하천과 배수로를 통해 바다로 유입되는 폐기물과 어업·양식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어구, 해상에서 이동해 온 쓰레기 등 발생 경로가 다양하다. 바다에 들어간 뒤 수거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다.특히 침적쓰레기가 5년 사이 43% 넘게 증가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폐어구 관리 강화와 어구 회수체계 개선, 어업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육상 반납·처리체계 확대 등 발생원별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환경전문가들은 또한 “수거량 증가는 실제 해양쓰레기 증가뿐 아니라 수거사업 확대에 따라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수거량만으로 해양오염이 같은 비율로 악화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발생량과 유입경로, 수거량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장기적인 데이터 구축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외국기인 쓰레기 역시 단순히 어느 국가에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만들기 어렵다. 계절별 해류와 유입경로 등을 과학적으로 추적하고 주변국과 조사자료를 공유해 발생 단계부터 줄이는 국제협력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바다는 쓰레기통이 아니다…‘수거 실적’ 넘어 발생원을 막아야65만6,003톤.최근 5년 동안 우리 바다에서 건져낸 해양쓰레기의 무게다. 더 심각한 것은 막대한 양을 매년 수거하고 있는데도 연간 수거량이 줄기는커녕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물론 수거량 증가가 곧바로 같은 규모의 해양쓰레기 발생량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수거사업이 확대되면 과거 방치됐던 폐기물이 더 많이 집계될 수도 있다.그럼에도 침적쓰레기가 5년 만에 43.4% 증가했다는 통계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정부의 정책 목표도 이제 ‘몇 톤을 수거했는가’에서 ‘몇 톤이 바다로 들어가지 않도록 막았는가’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육상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폐기물은 하천과 배수 단계에서 차단하고, 어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어구는 생산·사용·회수·처리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중국 기인으로 분류된 쓰레기가 외국기인 해안쓰레기의 97%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 역시 외교적 문제 제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과학적인 유입경로 조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국가 간 감축 협의를 추진해야 한다.해양쓰레기는 국경을 알지 못한다.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건져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해법은 애초에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해양쓰레기 정책의 성과를 ‘수거량’으로 평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발생과 유입을 얼마나 줄였는가’를 따질 때가 됐다.
    2026-08-30 20:28:14 이정윤
  • “출근길 안 다니는데 대중교통?”… 1,700억 한강버스, 정체성 논란
    국회/정당

    “출근길 안 다니는데 대중교통?”… 1,700억 한강버스, 정체성 논란

    예약제·주말 요금 인상 검토에 ‘대중교통 맞나’ 논란
    1,700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서울시 ‘한강버스’가 대중교통으로서의 정체성과 사업비 증가 문제를 놓고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특히 예약제 운영과 주말 요금 인상 등이 검토되는 가운데 출근 시간대 운행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한강버스를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볼 것인지 관광·레저 성격이 결합된 수상교통으로 볼 것인지 정책적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난 27일 열린 제33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 목소영 시의원(사진)은 한강버스의 운영 방식과 예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목 의원은 한강버스가 예약제 운영과 주말 요금 인상을 검토하면서도 출근 시간대 시민들의 교통수요를 충분히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목 의원은 “출퇴근 대중교통에 예약제와 프리미엄 요금을 붙이는 것은 서울시 스스로 대중교통으로서의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라며 사업의 실효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대중교통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면 무리하게 대중교통이라는 성격을 유지하기보다 수익성을 갖춘 관광용 유람선 등으로 사업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오세훈 “대중교통이면 꼭 출근시간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 바꿔야”논란을 키운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답변이다.목 의원의 지적에 오 시장은 “대중교통이라면 꼭 출근 시간에 운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셔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대중교통의 역할을 출퇴근 시간대 수송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와 비교하면 한강버스의 정책적 성격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특히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관광상품이 아닌 대중교통의 한 축으로 추진하려면 출퇴근 시간대 수요와 기존 지하철·버스와의 환승 편의성, 배차간격, 접근성 등을 통해 실제 교통수단으로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선착장 보강 예산 1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사업비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목 의원에 따르면 당초 선착장 계류장치 보강 등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38억9,500만 원이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113억3,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단순 계산으로 약 2.9배 수준이다.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반조사와 구조 검토 등의 문제로 현장에서 파일 제원이 변경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이 지적의 핵심이다.목 의원은 대규모 공공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전에 충분한 기초조사와 기술검토가 이뤄졌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사업비 증가 과정과 예산 추계의 적정성을 면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업 초기 단계에서 충분히 검토했어야 할 공사 조건이 뒤늦게 변경돼 사업비가 증가했다면 결국 추가 부담은 시민 세금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교통전문가 “대중교통 여부보다 실제 통근수요 흡수할 수 있느냐가 핵심”교통전문가들은 한강버스의 성패를 단순히 ‘대중교통이냐 관광수단이냐’라는 명칭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대중교통은 많은 시민이 일정한 운행체계 아래 반복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정시성과 접근성, 배차간격, 환승 편의성 등이 중요하다.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출퇴근 시간대 통근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가 교통수단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다.따라서 한강버스가 기존 지하철이나 버스를 보완하는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으려면 한강변 선착장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환승 과정까지 포함한 ‘문전 이동시간’을 놓고 경쟁력을 따져봐야 한다.선박 자체의 이동시간이 짧더라도 선착장 접근과 대기, 환승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 출퇴근 이용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예약제와 주말 요금 인상 문제도 마찬가지다. 관광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별도의 운영전략을 적용할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대중교통 이용방식과 지나치게 차이가 벌어질 경우 시민들이 한강버스를 사실상 관광·레저 교통수단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관광’과 ‘교통’ 사이…서울시가 답해야 할 한강버스의 정체성결국 한강버스를 둘러싼 논란의 본질은 사업의 이름보다 실제 기능에 있다.서울시가 한강버스를 대중교통으로 규정한다면 시민들이 출퇴근과 일상 이동에서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이용객 수와 운항률, 정시성, 환승시간, 수송분담률 등 객관적인 지표로 입증해야 한다.반대로 관광과 레저 수요가 사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면 이에 맞춰 수익성과 운영방식을 재설계하고 대중교통 정책과 구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1,700억 원 규모의 사업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정책 방향을 고수하는 것이다.선착장 관련 예산이 크게 늘어난 배경부터 실제 이용수요와 운항 효율성, 향후 운영적자와 재정지원 규모까지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지, 한강 관광을 위한 수상교통으로 정착할지는 결국 시민의 실제 이용이 결정한다.서울시가 지금 명확하게 제시해야 할 것도 ‘대중교통’이라는 명칭이 아니라, 시민이 왜 한강버스를 타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답이다.
    2026-08-30 16:06:48 이정윤
  • ‘바다의 블랙홀’ 테트라포드… 5년간 204명 집어 삼켰다
    국회/정당

    ‘바다의 블랙홀’ 테트라포드… 5년간 204명 집어 삼켰다

    다부주의가 부른 낚시터 비극… 매년 사망자 지속 발생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지난 7월, 제주시 사수항 서방파제에서 손맛을 즐기던 A씨가 테트라포드 아래로 추락해 결국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바다의 블랙홀’이라 불리는 테트라포드(TTP)에서 추락·실족하는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국민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선교 의원(국민의힘)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여간(2021년~2026년 7월) 테트라포드 안전사고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발생한 사고는 총 198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사상자는 204명(사망 34명, 구조 170명)에 달한다.안전사고는 2021년 32건에서 2025년 38건, 올해 7월 기준 24건으로 해마다 30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망자의 경우 2021년 5명에서 매년 6~7명씩 발생하며 멈추지 않는 상시적 위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중·고령층 낚시객 피해 67%… 동해안 지역 집중사고는 여가 활동이 활발한 중·고령층에 집중됐다. 연령별로는 60대가 57명(28%)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42명(21%), 70세 이상 36명(18%) 순이었다. 50대 이상 중·고령층이 전체 사상자의 67%를 차지한 셈이다.지역별로는 갯바위와 방파제 낚시 포인트가 많은 동해안 권역이 압도적이었다. 강원지역이 65건(33%)으로 전체 사고 3건 중 1건 꼴이었으며, 경북(39건·20%), 부산(26건·13%), 제주(22건·11%), 울산(17건·9%)이 뒤를 이었다. 발생 장소로는 어항구역이 147건(7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항만구역(37건·19%), 연안구역(14건·7%) 순이었다."물이끼·원통형 구조 특성상 탈출 불가… 법적 실효성 높여야“ 해양전문가들은 테트라포드 구조 자체의 위험성과 함께 제도적 허점을 지적한다.익명을 요구한 해양안전 전문가는 “테트라포드는 표면에 미끄러운 해조류나 물이끼가 쉽게 끼는 데다 구조가 복잡해 일단 떨어지면 홀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며 “추락 시 구조물 내부로 소리가 반사·흡수되어 외부 부르짖음이 들리지 않고, 심각한 타박상이나 의식 불명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고 설명했다.이어 “현재 해양수산부와 해경이 지정하는 출입 통제구역 제도가 존재하지만, 과태료 부과 및 단속 인력 부족으로 '안전 불감증'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며 “지능형 CCTV나 열화상 감지 시스템을 활용한 실시간 통제체계를 구축하고, 무단 침입자에 대한 법적 처벌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에서도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선교 의원은 “테트라포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기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 무시 관행으로 인명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출입 통제구역의 확대 지정과 실효성 있는 단속, 엄정한 법 집행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8-30 15:43:43 이정윤
  • [오뮤지컬] 뮤지컬도 공부하는 시대…'관람'을 넘어 '이해'를 찾는 관객들
    공연/전시

    [오뮤지컬] 뮤지컬도 공부하는 시대…'관람'을 넘어 '이해'를 찾는 관객들

    세종아카데미 '뮤지컬의 탄생' 5학기째 이어져…작품의 역사·문화적 맥락 읽는 공연 인문학 강좌 주목
    [오뮤지컬] 최근 공연계에서는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연을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까지 함께 이해하려는 관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한때는 좋아하는 배우의 출연 여부가 작품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원작과 창작진, 제작 배경, 역사적 맥락까지 관심을 넓히는 관객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공연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움직임이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세종문화회관 세종아카데미는 오는 9월 3일부터 '뮤지컬의 탄생 - 유럽뮤지컬, 역사와 문화의 향연' 강좌를 진행한다. 강좌는 10월 29일까지 매주 목요일 총 8회에 걸쳐 운영되며, 오스트리아·독일·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전한 유럽 뮤지컬의 흐름을 살펴본다.이번 강좌는 2024년 가을학기에 처음 개설된 이후 꾸준히 이어져 온 프로그램이다. 이번이 다섯번째로 뮤지컬 애호가들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 정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강의를 맡은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고희경 교수는 예술의전당과 디큐브아트센터 등을 거쳐 현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극장장과 한국뮤지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공연기획과 제작, 연구, 교육 현장을 두루 경험한 고 교수는 뮤지컬 작품을 단순히 줄거리와 음악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을 연결해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강의로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강좌의 특징은 작품 자체를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첫 강의에서는 빈 뮤지컬의 대표작인 <엘리자벳>을 통해 오스트리아 뮤지컬의 정수를 살펴본다. 이어 <더 라스트 키스>와 <모차르트>를 통해 합스부르크 왕가와 천재 음악가의 삶이 어떻게 무대 위 서사로 재탄생했는지 살펴보고, <레베카>와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를 통해 유럽의 문학과 역사와 전설이 뮤지컬이라는 장르 안에서 어떻게 재해석됐는지 짚어본다.강좌 후반부에는 프랑스 뮤지컬을 대표하는 <벽을 뚫는 남자>와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음악적 감성과 서사 구조를 살펴보며 유럽 뮤지컬의 흐름을 정리한다.뮤지컬 관객들에게는 모두 익숙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작품을 보는 것과 작품을 이해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왜 빈 뮤지컬이 역사적 실존 인물을 즐겨 다루는지, 왜 프랑스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와 다른 음악적 문법과 무대 언어를 발전시켰는지 이해하는 순간 작품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실제로 재수강생도 적지 않다. 첫 과정부터 모든 강좌를 수강했다는 직장인은 "뮤지컬을 좋아해서 공연은 많이 봤지만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이나 문화적 맥락은 잘 모르고 있었다"며 "강의를 듣고 난 뒤에는 같은 작품을 다시 봐도 전혀 다른 공연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전했다.자신을 '뮤덕(뮤지컬 애호가를 뜻하는 신조어)'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수강생은 "좋아하는 배우를 따라 공연장을 찾던 관람 방식에서 벗어나 작품과 창작자의 의도를 읽게 됐다"며 "뮤지컬을 즐기는 방식이 한 단계 더 깊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특히 이번 과정은 전체 8회 강좌를 모두 수강할 수도 있지만, 관심 있는 작품이나 주제를 선택해 회차별 수강도 가능하다. 특정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이나 처음 공연 인문학 강좌를 접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셈이다.공연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숙 과정으로 바라본다. 관객들이 단순히 공연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작품의 배경과 창작 의도, 시대적 맥락까지 이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과거에는 '무엇을 볼 것인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연을 보는 시대를 넘어 작품을 읽고 해석하는 시대로, 관객의 관심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8-30 13:44:48 정민오
  • 진에어 LJ348편 3시간 이상 지연…'기체점검' 보상 기준 놓고 갑론을박
    사건사고

    진에어 LJ348편 3시간 이상 지연…'기체점검' 보상 기준 놓고 갑론을박

    탑승객, 지연 사유·보상 제외 근거 질의…수일째 답변 없어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일본 나고야에서 인천으로 운항한 진에어 LJ348편이 3시간 이상 지연되면서 항공 지연 보상 기준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해당 항공편은 당초 오후 7시 출발 예정이었으나 실제 출발은 오후 10시 5분에 이뤄졌다. 진에어가 발급한 운항정보확인서에 따르면 예정 출발 시각 대비 3시간 5분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탑승객들은 공항에서 기체 점검으로 인한 지연이라는 안내를 받았으며, 승객들은 예정 시각보다 크게 늦어진 귀국 일정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탑승객 A씨는 "공항에서는 기체 점검으로 인한 지연이라는 설명을 들었고, 인천발 나고야행 항공편의 출발이 늦어지면서 회항편인 LJ348편도 연쇄적으로 지연된 것으로 안내받았다"며 "현장에서는 별도의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국제선 지연과 관련한 기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교통이용자 보호기준은 항공사에 지연 사유와 진행 상황 등을 승객에게 안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제선의 경우 일정 요건에 해당할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배상 여부가 검토될 수 있다.다만 실제 보상 여부는 단순히 지연 시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상 악화나 공항 운영, 관제 지시 등 항공사 책임이 없는 사유는 물론, 항공기 안전 운항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체 점검'이라는 설명만으로 보상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기 정비가 예견하기 어려운 안전상 조치였는지, 항공사 운영 또는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였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동일 기재가 여러 노선을 순환 운항하는 구조여서 선행 항공편의 지연이 후속 항공편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발생한다.A씨는 "안전을 위한 정비는 당연히 우선돼야 하지만, 이용객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3시간 이상 지연이 발생한 셈"이라며 "보상 대상이 아니라면 왜 아닌지, 어떤 기준이 적용된 것인지 설명이 있어야 소비자도 납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지연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충분한 설명마저 없다면 소비자 신뢰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또한 A씨는 "진에어가 일부 승객들을 위해 주요 거점까지 전세버스를 제공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자가용 이용객이나 개별적으로 이동해야 하는 승객들의 경우 추가적인 교통비와 늦은 귀가에 따른 불편은 그대로 부담해야 했다"고 말했다.이어 "항공편 지연과 입국 절차 등으로 실제 귀가 시각은 새벽 2시를 넘겼다"며 "다음 날 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A씨는 현재 진에어 측에 해당 항공편의 공식 지연 사유와 보상 제외 사유에 해당하는 근거, 보상 가능 여부 등에 대한 공식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A씨는 진에어 측에 해당 항공편의 공식 지연 사유와 보상 제외 근거, 보상 가능 여부 등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 기사 작성 시점까지 수일이 지났으나 진에어 측의 회신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진에어는 최근 에어부산·에어서울과의 통합을 추진하며 국내 최대 규모 저비용항공사(LCC)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보유 항공기 규모는 58대로 확대되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LCC 부문의 핵심 항공사 역할을 맡게 된다. 진에어는 통합을 통해 노선 경쟁력과 운항 효율성을 높이고 비정상 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단순한 운항 규모 확대를 넘어 지연 발생 시 신속한 안내와 명확한 보상 기준, 고객 소통 체계 역시 함께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통합 LCC 출범을 앞둔 만큼 안전과 운항 품질, 고객 신뢰 확보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8-30 13:44:31 정민오
  • LIG, 수해 복구 성금 1억5천만원 기탁…재난 현장에서 보여준 ESG의 가치
    사회

    LIG, 수해 복구 성금 1억5천만원 기탁…재난 현장에서 보여준 ESG의 가치

    재난구호 전문가 “공인된 구호체계와 협력…기업 사회공헌의 실효성 높이는 방식” 기후변화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와 극한 강수의 위험이 커지면서 재난 발생 이후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단순한 일회성 기부를 넘어 피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가운데 LIG그룹의 ㈜LIG와 LIG D&A가 수해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억5천만원을 기탁했다.이번 성금은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거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생활 안정과 피해 지역 복구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특히 이번 지원은 재난 발생 때마다 기업이 개별적으로 물품이나 성금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적인 재난구호 체계를 갖춘 기관을 통해 지원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해 상황과 지역별 필요에 따라 지원이 이뤄질 수 있어 구호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최용준 ㈜LIG 대표이사는 수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빨리 안정적인 일상생활로 복귀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기업의 ESG 경영이 선언이나 홍보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 사회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성금 기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재난 현장에서 실천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재난구호 전문가들도 기업의 재난 지원은 지원 금액뿐만 아니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한 재난구호 전문가는 “최근 재난은 피해 범위와 양상이 복잡해지면서 기업이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전문적인 재난구호 체계와 협력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법정구호단체 등을 통한 지원은 현장의 피해 상황과 필요성을 고려해 자원을 배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사회공헌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이어 “앞으로 기업의 ESG 활동도 일회성 성금 기탁을 넘어 재난 예방과 피해 복구, 취약계층 지원까지 연계하는 지속적인 사회공헌 체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재난이 발생할 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피해 규모가 커질수록 민간과 기업의 참여 역시 필요하다.특히 기업이 보유한 자금과 물류, 인력 등의 자원을 공공 구호체계와 연계한다면 피해 주민들의 일상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희망브리지는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 같이가치, ARS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의 재난구호 참여를 받고 있다.LIG의 이번 1억5천만원 기탁 역시 단순히 성금 액수만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다. 기후재난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기업의 ESG는 보고서에 적힌 문구보다 재난과 위기의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이번 LIG의 수해 지원이 다른 기업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026-08-29 23:37:12 이정윤
  •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자치구 이양 논란…“속도보다 도시계획 일관성 따져야”
    행정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자치구 이양 논란…“속도보다 도시계획 일관성 따져야”

    최종부 서울시의원 “권한 나누기가 주택공급 해법 될 수 없어”
    정부와 정치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구역 지정 권한의 자치구 이양’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지방분권이라는 취지와 달리, 서울의 도시계획을 소규모 단위로 쪼개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서울시의회 최종부 의원(국민의힘·비례)은 27일 열린 제33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해당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최 의원은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며 “서울시 때문에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500세대라는 기준이 도시계획적으로 타당한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조합설립인가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착공·준공·입주 등 상당수 실질적인 인허가 업무를 이미 자치구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오 시장은 신속통합기획 도입 이후 과거 6개월에서 1년가량 걸리던 일부 심의 기간도 1~3개월 수준으로 단축됐다며, 정비사업 지연의 원인을 단순히 서울시의 권한 집중에서 찾는 것은 현실과 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특히 쟁점은 ‘500세대’라는 기준이다.정비사업 권한을 세대수에 따라 일률적으로 나눌 경우 개별 사업의 처리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있지만, 서울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보는 도시계획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최 의원은 이날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마강래 교수의 SNS 글을 소개하며 500세대 이하 권한 이양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를 제시했다. 전현희 국회의원이 과거 ‘쪼개기 개발’과 난개발 가능성을 지적한 발언도 함께 거론했다.오 시장 역시 소규모 단위로 정비계획이 분절될 경우 학교와 도로, 공원, 교통시설 등 기반시설을 종합적으로 배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건축전문가 “정비사업은 아파트만 짓는 사업 아니다”건축·도시계획 분야에서는 이번 논란을 단순한 서울시와 자치구의 ‘권한 다툼’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한 건축·도시계획 전문가는 “정비사업은 노후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 개별 건축사업이 아니라 도로와 학교, 공원, 상하수도, 교통량, 일조권, 스카이라인 등 주변 도시환경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도시계획 사업”이라며 “사업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광역적 검토 기능까지 약화시키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특히 500세대 이하 사업이 인접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될 경우 각각의 사업만 놓고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전체적으로는 교통량 증가와 학교 과밀, 기반시설 부족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반면 자치구 권한 확대의 장점도 있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자치구가 소규모 정비사업을 직접 판단하면 행정 절차를 줄이고 사업 기간을 단축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는 “핵심은 권한을 서울시가 갖느냐 자치구가 갖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업까지 자치구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어떤 사업부터 광역 차원의 검토를 거치게 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며 “단순히 ‘500세대’라는 숫자 하나보다는 사업 면적과 용적률 증가 규모, 교통·교육시설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누가 허가하느냐’보다 ‘왜 늦어지는가’부터 따져야이번 논쟁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정비사업이 실제 어느 단계에서 지연되고 있는지다.사업 기간이 길어지는 원인이 서울시 심의에 있다면 심의 권한과 절차를 손질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조합 내부 갈등이나 공사비 상승, 사업성 악화, 금융 규제, 이주비 조달, 각종 인허가 협의 등이 주된 원인이라면 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는 것만으로 사업기간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오 시장이 이날 ▲조합원 지위양도 한시적 허용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다만 서울시 역시 ‘난개발 우려’만 강조해서는 부족하다. 자치구 권한 확대가 실제 어느 정도의 기간 단축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서울시가 계속 담당해야 하는 도시계획 기능은 무엇인지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정부와 서울시 모두 필요한 것은 권한의 크기를 둘러싼 공방보다 사업 지연 원인을 단계별로 분석하는 일이다.500세대라는 숫자를 기준으로 권한을 일괄적으로 나누기보다 사업 면적과 밀도, 주변 교통·학교·공원 등 기반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자치구 단독 결정 대상과 서울시 협의 대상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주택공급의 속도는 중요하다. 그러나 정비사업으로 만들어진 도시는 수십 년간 유지된다. 몇 달의 행정기간을 줄이기 위해 도시계획의 일관성을 훼손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난개발 우려를 이유로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그대로 유지해서도 안 된다.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서울시냐 자치구냐’가 아니다.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면서도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의 계획성과 기반시설을 어떻게 함께 지켜낼 것인가가 정책의 기준이 돼야 한다.
    2026-08-29 00:36:18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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