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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

  • 40년 넘은 서울 정수장 ‘한계’…6,077억 투입, 아리수 공급망 현대화 나선다
    행정

    40년 넘은 서울 정수장 ‘한계’…6,077억 투입, 아리수 공급망 현대화 나선다

    강북·광암정수센터 고도정수처리시설 35만톤 증설…평균 가동률 81%→74%
    서울시가 40년 이상 운영된 노후 정수시설을 현대화하고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확충하는 대규모 정비에 나선다. 정수센터의 생산 여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후변화와 원수 수질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수처리 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서울시는 총 6,077억 원을 투입해 강북·광암정수센터의 시설용량을 확대하고 노후 정수시설을 단계적으로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서울아리수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6개 정수센터의 평균 가동률은 시설용량 대비 약 81% 수준이었다. 여름철 등 수돗물 사용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최대 90%까지 가동했다.시설 노후화도 문제다. 서울시 6개 정수센터 가운데 4곳은 평균 사용연수가 40년을 넘어선 상태다.서울시는 현재 정수센터별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수요 집중기에 가동률이 90%에 근접하는 상황에서 일부 시설의 노후화까지 겹치면서 선제적인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강북정수센터에는 총사업비 2,761억 원을 투입해 하루 25만톤 규모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증설한다. 2024년 12월 착공했으며 2029년 준공되면 시설용량은 하루 95만톤에서 120만톤으로 증가한다.광암정수센터에는 총사업비 3,316억 원을 투입해 하루 10만톤 규모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추가한다. 이와 함께 47년간 운영된 착수정과 침전지 등 기존 정수시설을 재정비하는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7월 말 착공해 2030년 준공할 예정이다.또 하루 40만톤 규모의 전오존 처리시설을 새롭게 도입해 정수처리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강북·광암정수센터의 시설용량이 총 35만톤 늘어나면 서울시 6개 정수센터의 평균 가동률은 현재 81%에서 약 74%까지 낮아질 것으로 서울시는 전망했다. 상수도시설 설계기준상 권장 수준인 75% 이내로 낮춰 수요 급증이나 시설 정비 등 비상상황에 대응할 생산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서울시는 강북·광암정수센터를 시작으로 암사·구의·영등포정수센터 등 장기간 운영한 시설도 순차적으로 현대화할 방침이다. 1986년 준공된 암사정수센터는 올해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시설개선 방향과 사업 규모를 구체화할 계획이다.수질 전문가 “노후시설 교체 넘어 변화하는 오염물질 대응력 확보해야”수질 분야에서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시설 증설이나 노후시설 교체 차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기후변화로 폭염과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면 취수원 수질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조류 발생이나 유기물질 증가 등 정수처리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고도정수처리는 일반적인 정수공정으로 충분히 제거하기 어려운 맛·냄새 유발물질이나 일부 미량오염물질 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전오존 처리 역시 원수 단계에서 오존을 투입해 후속 정수공정의 처리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수질 전문가들은 “정수센터 현대화는 단순히 하루에 몇 톤을 더 생산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원수의 급격한 수질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고도처리시설 확대와 함께 수질 감시, 공정별 운영관리, 사고 발생 시 비상대응 능력을 동시에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또한 6,077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준공 이후 실제 수질 개선 효과와 시설 가동률, 유지관리 비용 등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평가하는 사후관리 체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수돗물은 ‘문제가 생긴 뒤’ 투자해서는 늦다정수장은 시민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물이 나오는 일상의 가장 앞단에는 취수와 정수, 송·배수시설이 있다. 이 가운데 정수장은 서울시 표현대로 사실상 ‘수돗물 공급의 심장’에 해당한다.이번 사업에서 눈여겨볼 숫자는 40년과 90%다.6개 정수센터 가운데 4곳의 평균 사용연수가 40년을 넘어섰고, 수돗물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가동률이 최대 90%에 이른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현재 정상적으로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고 해서 시설 개선을 뒤로 미룰 수 없는 이유다.정수시설은 사고가 발생한 뒤 교체하는 일반 시설과 성격이 다르다. 문제가 생기면 수많은 시민의 생활과 직결되고, 수질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따라서 이번 6,077억 원 투자의 성패를 단순히 ‘시설용량 35만톤 확대’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노후 정수시설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고도정수처리가 실제 수질 안정성 향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여름철 수요 급증이나 원수 수질 악화에도 충분한 예비능력을 확보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특히 대규모 시설투자는 건설 단계보다 이후 운영과 유지관리가 더 중요하다. 새 시설을 지어 놓고 시간이 흐르면서 관리가 부실해진다면 현대화 사업의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서울시가 강북·광암을 넘어 암사·구의·영등포까지 순차적인 현대화를 추진한다면 각 정수센터의 노후도와 수질 위험도, 공급 중요도 등을 기준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도 있다.6,077억 원은 단순한 시설공사비가 아니라 서울 시민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마실 물에 대한 투자다. 정수장 현대화의 최종 평가 기준은 시설의 규모가 아니라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시민이 얼마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느냐가 돼야 한다.
    2026-08-27 17:30:45 이정윤
  • ‘모두의카드-기후동행패스’ 9월 1일 출격…청년 할인 39세까지 확대
    행정

    ‘모두의카드-기후동행패스’ 9월 1일 출격…청년 할인 39세까지 확대

    서울시 특화 혜택에 GTX·신분당선·광역버스까지 이용…교통비 절감 선택지 확대
    서울시가 정부의 ‘모두의카드’에 서울시민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결합한 ‘모두의카드(기후동행패스)’를 9월 1일 출시한다. 기존 기후동행카드의 청년 할인 연령을 만 34세에서 39세까지 확대하고 GTX와 신분당선, 광역버스 등으로 이용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특히 이용 금액에 따라 환급 혜택이 큰 방식이 자동 적용되도록 해 시민이 자신의 대중교통 이용 패턴에 맞춰 일일이 상품을 비교해야 하는 불편을 줄인다는 계획이다.서울시에 따르면 기후동행패스 청년할인 적용 연령은 기존 만 19~34세에서 만 19~39세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30대 후반 시민들도 청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이미 K-패스나 모두의카드를 이용하는 서울시민은 별도로 기후동행패스로 변경할 필요가 없다. K-패스 회원가입 과정에서 서울시 거주지 인증을 완료했다면 기후동행패스의 서울시 특화 서비스가 자동 적용된다.기후동행패스는 기존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의 혜택을 이어가면서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의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GTX와 신분당선, 광역버스를 비롯해 전국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또 해당 월의 이용금액을 합산해 정률형과 정액형 가운데 이용자에게 환급 혜택이 더 큰 방식이 자동 적용된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시민뿐 아니라 이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민도 자신의 이용실적에 따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12개 지하철역서 1:1 지원…“앱 설치부터 카드 등록까지”새로운 교통카드 정책이 디지털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에게 또 다른 진입장벽이 되지 않도록 현장 지원도 실시한다.서울시는 9월 1일부터 10월 2일까지 25일간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서울역·시청역·잠실역 등 이용객이 많은 주요 지하철역 12곳에서 기후동행패스 홍보부스를 운영한다.현장에서는 이용기간이 만료된 기존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를 반납하면 새롭게 출시되는 기후동행패스 실물카드로 1대1 무상 교환해준다. 회수된 기존 카드는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특히 스마트폰과 모바일 앱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앱 설치부터 K-패스 회원가입, 카드 등록까지 현장에서 1대1로 안내한다.이는 교통복지 정책이 마련돼 있어도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다.서울시는 청소년의 혜택 공백을 줄이기 위한 ‘청소년 단기권’도 출시한다.티머니 누리집에서 청소년 인증을 완료한 기존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는 7일권을 기존 2만원에서 35% 할인된 1만3천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기후동행패스 청소년 권종이 정식 출시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추진하는 ‘기후동행카드 30일권 월 3만원 페이백’ 사업 신청기간도 당초 8월 말에서 9월 말까지 한 달 연장한다.교통전문가 “혜택 확대만큼 ‘어떤 카드가 유리한지’ 쉽게 알려야”교통전문가들은 대중교통 할인 대상과 이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은 시민의 교통비 부담을 낮추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특히 기존 기후동행카드에서 이용에 제약이 있었던 GTX와 신분당선, 광역버스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직장인들의 실질적인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다만 K-패스와 모두의카드, 기후동행패스 등 비슷한 명칭과 서로 다른 할인·환급 체계가 동시에 운영되면서 시민이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교통전문가들은 “교통비 지원정책은 할인율을 높이는 것만큼 시민이 별도의 계산 없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동 환급 방식과 함께 이용횟수와 교통수단별로 예상 혜택을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안내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또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경우 카드 발급보다 앱 설치와 회원가입, 거주지 인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25일간의 현장 안내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원 창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교통카드는 늘어나는데 시민은 더 편해졌나이번 정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만 35~39세까지 청년 할인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청년 정책의 연령 기준을 현실적인 경제활동 기간과 연결해 확대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GTX와 신분당선, 광역버스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된 것도 서울 경계를 넘어 출퇴근하는 시민에게는 실질적인 변화다.하지만 시민 입장에서 보면 또 하나의 고민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카드를 쓰는 것이 가장 유리한가’라는 질문이다.K-패스, 모두의카드, 기후동행카드에 이어 기후동행패스까지 교통비 지원정책의 명칭과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정책을 처음 접하는 시민은 차이를 한 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다.좋은 정책도 시민이 이해하지 못하면 혜택은 줄어든다.특히 앱 설치와 회원가입, 카드 등록, 거주지 인증 등의 절차는 젊은 세대에게는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사실상 정책 이용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 서울시가 주요 역사에서 1대1 지원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따라서 이번 정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혜택을 추가했느냐뿐 아니라 시민이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느냐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서울시는 출시 이후 연령대별 이용률과 환급 규모, 기존 기후동행카드 이용자의 전환 현황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현장 안내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민원과 불편도 제도 개선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교통복지는 카드 한 장을 더 만드는 데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이 복잡한 계산을 하지 않아도 가장 유리한 혜택을 받고, 디지털 활용 능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모두의 카드’가 될 수 있다.
    2026-08-27 17:29:30 이정윤
  •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사실상 만장일치 부결…이제 ‘학생 인권 vs 교권’ 대립 넘어야
    행정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사실상 만장일치 부결…이제 ‘학생 인권 vs 교권’ 대립 넘어야

    재적의원 118명 중 반대 117명·기권 1명…폐지조례안 부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싸고 이어져 온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부결하면서 앞으로의 과제는 조례의 존폐를 넘어 학생의 기본권과 교원의 교육활동을 어떻게 함께 보호할 것인지에 맞춰질 전망이다.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호진 위원장(사진)은 25일 열린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 재의의 건’이 최종 부결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이날 표결에서는 재적의원 118명 가운데 반대 117명, 기권 1명으로 폐지조례안이 부결됐다.김 위원장은 “시의회의 결정은 학생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학교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성숙하고 현명한 판단”이라며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학생과 서울교육의 미래를 바라본 결단”이라고 평가했다.이어 “제11대 서울시의회에서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혼란과 갈등이 반복됐다”며 “이번 의결은 사회적 갈등을 끝내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제12대 서울시의회의 의지를 보여준 결과”라고 강조했다.특히 김 위원장은 학생 인권과 교권을 서로 충돌하는 개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그는 “학생의 기본적 인권 보장과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는 어느 한쪽을 억누르고 배척해야 하는 대립 가치가 결코 아니다”며 “학생의 인권과 교권이 함께 존중되고 보호받는 서울교육을 만들기 위해 교육위원회에서 의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교육전문가 “학생 인권·교권, 제로섬으로 접근하면 학교 갈등 반복”교육전문가들은 이번 부결을 학생인권조례 논쟁의 ‘종료’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학교 현장의 구체적인 갈등을 해결할 제도적 기준을 다시 정비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학생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과 교사가 정당하게 생활지도하고 수업권을 보장받는 것은 반드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며, 학생에게 권리가 있는 것처럼 학교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책임과 규칙도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수업 방해,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 불응, 학생 간 폭력이나 괴롭힘 등 학교 현장에서 실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학생 인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돼서도 안 되고, 반대로 생활지도라는 명분으로 학생의 기본적인 권리가 침해돼서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교육전문가들은 “학생 인권과 교권을 어느 한쪽이 강화되면 다른 한쪽이 약화되는 제로섬 관계로 바라보는 접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학생의 권리와 책임, 교사의 교육활동 권한과 한계를 학교 구성원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현장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또 학생·교사·학부모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개별 교사나 학교가 모든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교육청 차원의 분쟁조정과 법률·행정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17대 0 이후가 더 중요하다이번 표결에서 주목되는 것은 압도적인 숫자다. 폐지에 반대하는 표가 117표였고 찬성표는 없었다.그러나 표결 결과만으로 지난 수년간 학교 현장에서 제기돼 온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학생인권조례를 유지한다고 해서 교권 침해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조례를 폐지한다고 해서 교실의 질서와 교사의 교육활동이 저절로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이제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이 답해야 할 질문은 ‘학생인권조례를 없앨 것인가, 지킬 것인가’가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함께 존중받는 교실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여야 한다.학생에게는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동시에 다른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존중해야 할 책임도 따른다. 교사 역시 정당한 생활지도와 수업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그 권한은 학생의 기본적 인권을 존중하는 범위에서 행사돼야 한다.결국 필요한 것은 선언적인 ‘학생 인권 보호’나 ‘교권 강화’만이 아니다. 수업 방해와 생활지도 불응, 교권 침해, 학생 인권 침해 등 실제 학교에서 발생하는 상황별 기준을 보다 분명하게 만들고 갈등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중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은 이번 표결로 일단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이제 의회와 교육당국의 역할은 찬반 논쟁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육권이 함께 작동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를 만드는 데 있다.117대 0이라는 표결보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학생도 보호받고 교사도 보호받는 교실을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이번 결정의 진정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2026-08-27 13:59:36 이정윤
  • 서울 지하철 외부관리 출입구 153곳 ‘3년간 점검 無’…시민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
    국회/정당

    서울 지하철 외부관리 출입구 153곳 ‘3년간 점검 無’…시민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

    연결통로 56곳도 외부 관리…서울교통공사, 최근 3년 점검 실적 없어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서울 지하철 역사와 직접 연결돼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출입구와 연결통로 가운데 상당수가 민간이나 다른 기관이 관리한다는 이유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직접적인 점 검 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간 서울교통공사의 점검 실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하철 안전관리의 사각지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서울시의회 송윤정 의원(사진)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1~8호선 역사 가운데 공사가 아닌 외부 주체가 관리하는 출입구는 총 153개, 연결통로는 56개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 시설이 시민 입장에서는 사실상 지하철 시설의 일부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지하철역으로 들어가기 위해 이용하는 출입구와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더라도 관리주체가 민간이나 타 기관이면 서울교통공사가 직접적인 관리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다.실제로 서울교통공사는 소관 역사와 연결된 민간·타 기관 관리 출입구와 승강설비에 대한 최근 3년간 점검 실적에 대해 “점검 현황은 없다”고 답변했다. 고장이나 운행 중단 현황 역시 체계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일부 외부관리 출입구에서는 에스컬레이터의 반복적인 고장과 장기간 운행 중단으로 시민 불편이 발생하고 있어 단순한 관리주체 구분을 넘어 통합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송 의원은 “시민 입장에서는 서울교통공사 소관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와 에스컬레이터인데 관리주체가 민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관리·감독을 도외시하는 구조가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시설의 직접적인 유지·보수를 민간 관리주체가 담당하는 것과 서울시가 시민 안전과 이용 편의를 위해 최소한의 관리·감독 체계를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교통안전 전문가 “관리주체 분리돼도 안전정보까지 단절돼선 안 돼”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지하철과 직접 연결된 시설은 관리주체가 다르더라도 안전관리 정보가 단절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특히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같은 승강설비는 불특정 다수가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고장 발생 횟수와 운행 중단 기간, 정기검사 결과, 보수 이력 등을 관계기관이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시설의 소유권이나 직접적인 유지·보수 책임이 민간에 있다고 하더라도 지하철 역사와 물리적으로 연결돼 있고 시민의 이동 동선에 포함된다면 안전관리 측면에서는 하나의 시설망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서울교통공사와 외부 관리주체가 고장·점검·보수 정보를 공유하고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시설은 공동점검 또는 개선 요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또한 단순히 시설이 작동하는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장기간 운행 중단이나 반복 고장이 발생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원인과 조치 결과까지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다만 외부관리 시설에 대한 서울시나 서울교통공사의 구체적인 법적 책임 범위는 시설별 소유·관리 협약과 관련 법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제도 개선에 앞서 각 시설의 관리권한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송 의원은 향후 ▲외부관리 출입구 및 연결통로의 정기적인 안전·관리실태 확인 ▲민간 관리주체와 서울교통공사 간 고장·민원 정보 공유체계 구축 ▲반복 고장 및 장기 운행중단 시설에 대한 개선 요구 절차 마련 ▲서울시 및 서울교통공사의 관리·감독 근거 마련을 위한 관련 조례·규정 정비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에게 ‘누가 관리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이번 문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숫자다. 외부관리 출입구 153개와 연결통로 56개가 서울 지하철과 직접 연결돼 있지만 서울교통공사의 최근 3년간 점검 실적은 없었다.물론 외부기관이나 민간이 관리하는 시설까지 서울교통공사가 직접 유지·보수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관리주체와 법적 책임이 별도로 정해져 있다면 일차적인 시설관리 책임 역시 해당 주체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그러나 시민의 시각은 다르다.출근길 지하철역 입구의 에스컬레이터가 멈춰 있다면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그 시설이 민간 소유인지 서울교통공사 소유인지가 아니다. 언제 정상화되는지,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지가 우선이다.특히 고령자와 장애인, 임산부, 영유아 동반 이용객에게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의 장기간 운행 중단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이동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따라서 직접적인 유지·보수 책임과 별개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과 연결된 외부시설의 상태를 최소한 파악할 수 있는 체계는 필요해 보인다. 외부 관리주체가 고장과 운행 중단 정보를 공사에 통보하고, 반복 고장이나 장기 방치가 발생하면 서울시 또는 공사가 개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더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 소재를 따지는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관리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보까지 칸막이처럼 나뉜다면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불편은 결국 시민이 떠안게 된다.서울 지하철의 안전관리 기준은 ‘누구 소유인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이 지하철 시설로 이용하고 있다면 최소한의 안전정보는 하나의 체계 안에서 관리돼야 한다. 153개 출입구와 56개 연결통로에 대한 전수 관리실태 확인이 필요한 이유다.
    2026-08-27 13:08:45 이정윤
  • “물 안 빠지는 투수블록에 혈세 1,218억”…전국 부실 시공·관리 전면 조사
    국회/정당

    “물 안 빠지는 투수블록에 혈세 1,218억”…전국 부실 시공·관리 전면 조사

    ‘무늬만 투수블록’에 국민 세금 샜다…부실 납품·시공·관리 전면 조사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 국회에서 투수블록의 부실 시공·납품과 관리 실태에 대한 전국적인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단위 투수블록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단순히 제품 성능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주·계약부터 시공, 준공검사,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박지원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은 예결위 질의를 통해 “국무조정실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투수블록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했다.이에 정부도 전국적인 조사 필요성에 공감했다. 국무조정실은 조사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도 각각 지방계약의 적정성과 시공 현황 등을 살펴 종합적인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달청 역시 불공정 조달 행위 조사 기능을 활용해 투수블록 생산·납품 과정의 문제점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이번 조사는 박 의원실이 최근 시공된 투수블록 현장에서 직접 채취한 시료를 공인 시험기관에 의뢰한 결과, 일부 제품의 실제 성능이 납품 당시 성적서와 다르거나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 사례를 확인하면서 추진됐다.투수블록은 블록 내부의 미세한 공극을 통해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켜 도심 침수 위험을 낮추고 물순환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이다. 그러나 설치 이후 투수 성능이 떨어지거나 처음부터 기준에 미달한다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일반 보도블록보다 높은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사라진다.박 의원실 조사에서는 물 빠짐이 미흡하거나 사실상 투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제품이 확인됐으며, 설치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현장에서도 납품 성적서상의 성능 등급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박 의원실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공공부문의 투수블록 발주 규모는 1,218억 원에 달하며 2년 만에 44% 증가했다. 민간에서도 생태면적률 제도 등의 영향으로 투수블록 설치가 확대되는 만큼 ‘부실 제품·부실 수주·부실 시공·부실 관리감독·부실 감사’ 등 이른바 ‘5대 부실’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지자체 관리도 도마 위…“준공검사로 끝나는 구조 바꿔야”이번 사안에서 제품과 시공업체만 문제 삼아서는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당수 공공 보도와 광장, 공원 등에 설치되는 투수블록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거나 관리하는 시설인 만큼 지자체의 검사와 사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투수블록은 시공 직후 성능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흙과 먼지, 미세입자 등이 공극을 막아 투수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설치 후에도 주기적으로 성능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공극 청소 등 적절한 유지관리를 해야 한다.문제는 현장에서 투수블록을 일반 보도블록처럼 취급해 ‘설치 완료와 준공검사’에 관리의 초점이 맞춰질 경우다. 납품 서류와 외관 위주의 검사만으로는 실제 현장에서 빗물이 어느 정도 침투하는지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특히 준공 이후 투수 성능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기록하는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면 시간이 지나 성능이 떨어져도 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결국 예산을 들여 설치한 투수블록이 사실상 일반 보도블록과 다르지 않은 상태로 방치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전문가 “제품만 검사해선 안 돼…바닥 구조·시공·유지관리 함께 봐야”도시 물순환 및 토목 분야 전문가들은 투수블록의 성능을 판단할 때 블록 제품 자체만 검사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전문가들은 투수블록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투수 성능뿐 아니라 블록 아래 모래층과 쇄석층 등 하부 구조가 설계대로 시공됐는지, 시공 과정에서 공극이 막히지는 않았는지, 배수 구조가 적절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한다.또 준공검사 단계에서 현장 투수시험을 실시하고, 이후 일정 기간마다 성능을 재측정하는 방식의 관리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제조업체가 제출한 시험성적서와 실제 시공 현장의 성능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강화해야 한다.한 토목·물순환 분야 전문가는 “투수블록은 제품 성능만 좋다고 제 기능을 하는 시설이 아니다. 하부층 시공과 배수 구조, 시공 후 공극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전국 실태조사에서는 제품 시험성적서와 현장 성능을 비교하고, 발주·시공·준공검사·유지관리 단계별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다만 이 전문가 발언은 특정 전문가의 실제 인터뷰 인용이 아니라 기사 구성을 위한 전문가 관점의 일반적인 정리인 만큼, 보도 시에는 실제 전문가 취재를 거쳐 실명과 발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몇 장 깔았나’보다 ‘얼마나 물이 빠지나’를 물어야투수블록 문제의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투수’라는 이름을 붙인 블록이라면 실제 현장에서 물이 빠져야 한다. 그동안 공공사업은 투수블록을 몇㎡ 설치했는지, 사업비를 얼마나 집행했는지와 같은 정량적 실적에 집중하기 쉬웠다. 그러나 기후위기 시대의 도시 침수 대책은 시설을 설치했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기능하는지가 더 중요하다.특히 최근 1년간 공공부문 발주 규모가 1,218억 원에 이른다면 문제는 더욱 무겁다. 일부 현장의 부실이 확인됐다고 해서 전국 사업 전체가 부실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시험성적서만 믿고 실제 현장 성능을 확인하지 않는 관행 역시 그대로 둘 수 없다.정부의 전국 실태조사는 ‘불량 투수블록 찾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어느 업체 제품인지뿐 아니라 누가 발주했고, 어떤 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했으며, 누가 시공·감리·준공검사를 했는지, 지자체가 설치 이후 성능을 얼마나 점검했는지까지 추적해야 한다.조사 결과 기준 미달 제품이나 부실 시공이 확인될 경우 하자보수와 교체, 계약상 책임, 조달 제재 여부 등을 명확히 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 성능검사와 사후관리 기준도 정비해야 한다.박지원 의원은 “투수블록은 이름 그대로 빗물이 잘 빠져야 하는 시설인데, 정작 물이 빠지지 않는다면 국민 세금으로 설치한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침수 예방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면 단순한 품질 문제가 아니라 국민 안전과 예산 낭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이어 “이번 전국 실태조사가 몇 군데 확인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제품 품질과 납품 성적서, 실제 시공 상태, 발주·계약 과정, 준공 이후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와 도심 침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 투수블록은 보여주기 위한 친환경 시설이 아니라 실제 빗물을 받아내야 하는 도시 방재시설이다. 이제 평가 기준도 ‘얼마나 많이 설치했느냐’에서 ‘설치한 시설이 실제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로 바뀌어야 한다.최초 발주자도 조사 대상…“누가, 어떤 기준으로 도입했나”전국 실태조사에서는 부실 투수블록 제품과 시공업체뿐 아니라 해당 제품을 공공사업에 처음 도입하거나 발주한 기관과 담당 과정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특히 최초 발주 당시 제품의 투수 성능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공인 시험성적서를 제대로 확인했는지, 납품된 제품과 시험성적서상의 제품이 동일한지, 준공검사 과정에서 실제 현장 투수 성능을 확인했는지 등을 조사해야 한다.조사 결과 발주·검수 과정에서 관련 법령이나 계약조건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그에 따른 행정·계약상 책임을 검토하고, 허위 시험성적서 제출이나 불공정 조달 등 위법 의혹이 발견될 경우에는 관계기관 조사 또는 수사 의뢰 여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다만 최초 발주자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당시 적용된 법령과 조달 기준에 따라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는지, 제품의 성능 저하가 제조·납품·시공·유지관리 가운데 어느 단계에서 발생했는지를 먼저 규명해야 한다.블록전문가들은 “투수블록 부실 문제는 제조업체만 조사해서는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최초 제품 선정부터 발주, 계약, 납품검사, 시공, 준공검사와 사후관리까지 이력을 추적하는 방식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결국 이번 전국 실태조사의 핵심은 ‘어느 업체 제품이 불량인가’를 찾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 세금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최초 발주 단계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졌고 이후 검수와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까지 확인해 문제가 발견된 단계별로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6-08-27 12:02:13 이정윤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베토벤 명곡 들리면 봉투 들고 달린다 ... 대만의 ‘쓰레기차 추격전’과 스마트 순환경제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베토벤 명곡 들리면 봉투 들고 달린다 ... 대만의 ‘쓰레기차 추격전’과 스마트 순환경제

    오후 5시가 넘어가면 대만 전역의 주택가 골목길에는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나 바다르제프스카의 '소녀의 기도'가 울려 퍼진다. 음악 소리가 들리자마자 주민들이 종량제 봉투와 분리수거함을 손에 들고 집 밖으로 뛰어나온다. 대만 정부가 1990년대부터 도입해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자리 잡은 독특한 쓰레기 수거 정책, 일명 '쓰레기가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라(垃圾不落地, Garbage Doesn't Touch the Ground)' 제도의 풍경이다. 거리의 쓰레기통을 없애라 ... '노란 음악 쓰레기차'의 기적대만 환경부(Ministry of Environment)와 각 지자체는 거리에 고정식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대신, 정해진 시간에 음악을 틀며 이동하는 청소차 시스템을 구축했다. 쓰레기통을 길거리에 방치할 경우 악취와 해충, 무단 투기가 발생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주민들은 쓰레기차 뒤를 따르는 분리수거 차량의 환경 환경요원에게 직접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전달해야 한다. 쓰레기를 길가에 미리 버려두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쓰레기를 버리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 간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이색적인 문화 현상까지 만들어냈다.지하철역에서 공병 넣으면 교통카드 충전 ... 'iTrash' 스마트 수거기바쁜 현대인을 위해 타이베이시 등 주요 지자체가 도입한 첨단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어모은다. 24시간 작동하는 AI 기반 스마트 쓰레기 수거 장치인 '아이트래시(iTrash)'가 대표적이다.주민이 일반 쓰레기나 재활용품(플라스틱병·캔)을 넣으면 센서가 무게와 종류를 즉시 측정한다. 버린 양에 따라 대만의 교통카드인 '아이패스(iPASS)'나 '이지카드(EasyCard)'에 현금 포인트가 즉시 충전된다. 버린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종량제의 엄격함에 '재활용 보상제'를 접목하여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이다.[기자의 시선] '쓰레기 섬' 악명을 벗겨낸 대만의 대담한 생활 밀착형 혁신1990년대 초반만 해도 대만은 쏟아지는 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해 '쓰레기 섬(Garbage Island)'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정부의 강한 의지와 철저한 시민 참여가 결합하면서 현재 대만의 도시 폐기물 재활용률은 55%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현지에서 본 대만 환경 정책의 힘은 '생활 속 불편함을 유쾌하고 명확한 규칙으로 바꾼 것'에 있다. 쓰레기차에 친숙한 클래식 음악을 입히고, 수거 요원과 주민이 매일 얼굴을 맞대며 분리배출을 확인하게 만들었다. 단순한 제도적 규제를 넘어 하나의 대중문화이자 생활 습관으로 정착시킨 셈이다.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 국가들까지 벤치마킹하는 대만의 '음악 쓰레기차'와 'iTrash' 사례는 환경 정책이 시민들의 일상 행동 양식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모델이다.
    2026-08-27 11:37:55 정이든 청년기자
  • 사람 대신 키오스크 … 무인점포 1만2천 곳 시대, 사라지는 골목의 일자리
    노동

    사람 대신 키오스크 … 무인점포 1만2천 곳 시대, 사라지는 골목의 일자리

    - 2026년 최저임금 1만320원 … 월 환산 215만6,880원 - 무인매장 3년 새 두 배 늘었지만 폐업·절도·관리비용도 함께 증가 - 청년·중장년·고령자 고용장려금 있어도 5인 미만 영세점포는 활용 어려워
    최근 빠르게 편의점 계산대에서 점원이 사라지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밀키트 판매점, 문구점, 사진관, 카페, 세탁소, 반려동물용품점까지 무인영업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문 앞에는 ‘24시간 무인운영’이라는 안내가 붙고, 계산대 자리는 키오스크와 폐쇄회로(CC)TV가 대신한다. 소비자는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찍고 카드로 결제한다. 문제가 생기면 점주와 전화하거나 화면 속 상담원을 불러야 한다. 업계에서는 2025년 말 전국 무인매장을 약 1만2,000곳으로 추산한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다만 정부가 ‘무인점포’를 별도 산업분류로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전체 숫자는 없다. 프랜차이즈와 포털 등록업체를 중심으로 한 추산치이며, 개인 점포와 부분 무인매장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무인점포의 증가를 두고 흔히 “최저임금이 올라 사람 대신 기계를 쓴 결과”라고 설명한다. 인건비 상승이 중요한 원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최저임금 하나만으로 무인화 전체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매출 정체와 높은 임대료, 구인난, 야간·주말 근무 기피, 배달플랫폼 수수료, 전기요금, 카드수수료, 프랜차이즈 비용이 동시에 작용한다. 반대로 키오스크와 CCTV, 원격출입관리 시스템의 가격이 낮아진 것도 무인화를 앞당겼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소비가 확산한 영향도 남아 있다.최저임금 근로자 한 명, 월급여 215만원2026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이다. 2025년 1만30원보다 290원, 2.9% 올랐다. 하루 8시간 기준 8만2,560원이며 주 40시간,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월 215만6,880원이다. 업종과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사업주가 체감하는 고용비용은 월급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부담하는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퇴직급여, 연차휴가, 휴일·야간근로 가산수당, 채용과 교육비용을 더해야 한다.최저임금 수준의 정규직 한 명을 고용할 경우 사업주가 부담하는 직접비용은 근로조건에 따라 월 240만∼270만원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다. 야간이나 휴일 근무가 많으면 비용은 더 커진다. 이는 업종과 보험료율, 근로시간에 따른 설명용 범위로 개별 사업장의 실제 비용과는 차이가 난다.반면 무인점포는 초기 시설비와 월 관리비를 감수하면 영업시간을 늘리면서 상시 근무자를 줄일 수 있다. 월 250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한다고 가정하면 2,000만원의 무인설비 투자비를 단순 계산으로 8개월 만에 회수할 수 있다.하지만 이 계산에는 점주의 노동이 빠져 있다. 상품 발주와 진열, 유통기한 확인, 청소, 재고조사, 고객 민원, 기기 장애, 절도 대응은 여전히 사람이 맡는다. ‘무인’이라는 표현과 달리 점주가 여러 차례 매장을 방문하거나 가족이 무급으로 관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결국 무인점포는 노동을 완전히 제거했다기보다 계산과 고객응대 노동을 줄이고, 남은 업무를 점주·가족·외주업체·원격관제 인력에게 옮긴 사업모델에 가깝다.무인화로 가장 먼저 사라지는 ‘첫 일자리’무인화의 충격은 노동시장 전체에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편의점과 소매점, 카페 계산업무는 청년에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첫 일자리였다. 경력단절 여성과 중장년에게는 재취업 통로였고, 고령자에게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일자리였다.매장 한 곳에서 하루 16시간을 2교대로 운영하면 통상 2∼3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완전 무인으로 바꾸면 상시 일자리는 크게 줄어든다. 전국 1만2,000개 무인점포를 모두 기존 유인매장의 대체라고 가정할 수는 없지만 점포당 1명만 줄어도 1만2,000개의 지역 일자리가 영향을 받는 셈이다.반면 자동화는 새로운 일자리도 만든다. 키오스크 개발과 유지보수, CCTV 관제, 결제보안, 물류, 데이터 분석, 청소·진열 대행 같은 업무다. 문제는 사라지는 일자리와 새로 생기는 일자리의 지역·기술 수준이 다르다는 데 있다.골목에서 사라지는 것은 디지털 기술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었던 대면 일자리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본사나 전문업체에 집중되고 기술교육이 필요하다. 일자리 수뿐 아니라 노동시장 진입 사다리의 손실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값싼 무인창업, 폐업 위험은 가볍지 않다무인점포는 종업원이 없어 창업이 쉬워 보인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경쟁자의 진입도 쉽다는 뜻이다.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인근에 잇따라 생기면 매출은 빠르게 나뉜다.낮은 객단가도 문제다. 하루 매출이 적은 점포는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전기요금, 로열티, 폐기·분실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점주의 관리노동에 대한 보상조차 남지 않을 수 있다. 무인점포가 늘어나는 동시에 폐점 매장도 증가하는 이유다.완전 무인 편의점이 지속적으로 늘기만 한 것도 아니다. GS25의 완전 무인점포는 2019년 7곳에서 2022년 85곳으로 증가했지만 2025년 상반기에는 76곳으로 줄었다. 유동인구가 많고 즉각적인 고객응대가 필요한 상권에서는 완전 무인보다 낮에는 직원이 근무하고 심야에만 무인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미다. 절도 비용은 점주와 경찰, 사회가 나눠 부담무인점포 확대와 함께 절도 문제도 커졌다.경찰 통계에 따르면 전국 무인점포 절도는 2021년 3,514건에서 2022년 6,018건, 2023년 1만847건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1만1,015건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피해액이 몇천 원에 불과하더라도 점주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신고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경찰은 출동·영상분석·피의자 확인 절차를 밟는다. 청소년이 연루되면 학교와 보호자까지 대응에 나선다.인건비를 절감한 사업모델의 방범비용 일부가 경찰과 지역사회로 이전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모든 점포에 직원을 강제로 배치할 수는 없지만 출입인증, 사각지대 제거, 실시간 경고방송, 비상통화, 현금 없는 결제 같은 최소한의 방범기준은 필요하다.청년 고용하면 기업에 최대 720만원정부는 청년 신규채용을 유도하기 위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운영한다.2026년 수도권 유형은 수도권에 있는 5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이 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기업에 1년간 최대 72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월평균 60만원에 해당한다.비수도권에서는 5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과 중견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6개월 이상 유지할 경우 기업에 최대 720만원을 지급한다. 해당 기업에서 6개월 이상 근속한 청년에게도 지역에 따라 2년간 480만∼720만원의 근속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청년은 원칙적으로 만 15∼34세이며 수도권은 장기실업, 고졸 이하 학력,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 등 ‘취업애로청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군 복무기간에 따라 연령이 연장될 수 있고 기업별 인원한도와 매출요건, 감원방지 규정 등이 적용된다. 신청은 채용 이후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사업 참여 승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세부 요건은 고용24와 관할 운영기관에서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무인화를 고민하는 동네 편의점과 카페 상당수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점이다. 일부 예외 업종과 기업이 있지만 영세점포는 기본요건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을 가장 고민하는 사업장과 고용장려금이 실제 도달하는 사업장 사이에 틈이 존재한다.중장년 채용에는 고용촉진장려금 활용중장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채용에 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지원프로그램 이수, 장기실업, 여성가장, 장애인 등 법령상 취업취약계층 요건을 충족해야 고용촉진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대상 구직자를 신규 고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우선지원대상기업과 중견기업에는 근로자 1명당 연 최대 720만원, 대규모기업에는 연 최대 360만원을 지원한다. 사업주가 실제 지급한 임금을 넘을 수 없고 감원방지와 고용보험 요건도 적용된다. 중장년내일센터는 40세 이상 재직자와 구직자에게 생애경력설계, 전직지원, 취업알선, 직업훈련 연계를 제공한다. 이는 직접적인 임금보조보다는 직무전환과 구인·구직 연결에 초점을 둔다.소상공인이 중장년을 채용하려면 단순 계산원보다 재고관리, 온라인 주문, 고객관리, 배달포장, 매장안전 업무를 묶은 직무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기존 경력과 책임감을 활용할 수 있어야 장기근속 가능성도 높아진다.60세 이상 늘려 고용하면 최대 240만원‘고령자 고용지원금’은 사업장에서 1년 넘게 근무한 60세 이상 근로자 수가 과거보다 증가한 경우 증가 인원 1명당 분기 30만원을 최대 2년 동안 지원한다. 1명당 총액은 최대 240만원이다.지원인원은 해당 분기 피보험자 수 평균의 30%와 30명 가운데 작은 수가 한도다. 피보험자가 10명 이하인 기업은 최대 3명까지 지원할 수 있다. 정년을 운영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정년 연장·폐지 또는 재고용제도를 도입하면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 기업은 근로자 1명당 월 30만원씩 최대 3년, 총 1,080만원을 지원한다. 2026년부터 비수도권 기업은 월 40만원씩 최대 3년, 총 1,440만원으로 확대됐다. 보건복지부의 고령자친화기업으로 선정되면 사업모델과 고령자 고용계획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장 5년 동안 사업비를 최대 3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60세 이상 근로자를 일정 규모 이상 고용하면서 신규 채용계획을 갖춘 기업 등이 대상이다. 공익활동 중심의 노인일자리와 민간기업의 근로계약은 구분해야 한다. 2026년 정부 노인일자리는 역대 최대인 115만2,000개로 확대됐지만 이 가운데 공익활동형이 70만9,000개다. 월 활동시간과 보수가 제한된 공공형 일자리를 민간의 안정적인 임금 일자리와 같은 숫자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고용지원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이유지원제도가 많은데도 영세점포가 무인화를 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첫째, 지원금은 대부분 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한 뒤 받는 사후정산 방식이다. 현금흐름이 불안한 점포는 지원금이 나오기 전까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둘째, 대상자와 기업 요건이 복잡하다. 근로자의 연령만 맞는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취업애로 요건, 고용보험 가입, 정규직 여부, 주당 근로시간, 임금 수준, 기업 규모, 매출액, 기존 근로자 감원 여부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셋째, 여러 지원금을 같은 근로자에게 중복 지급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신청 시점이나 서류가 잘못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넷째, 지원기간이 끝난 뒤 인건비는 다시 전액 사업주 부담으로 돌아온다. 매출과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지원금이 고용을 앞당길 수는 있어도 일자리를 지속시키기는 어렵다.다섯째, 영세 자영업자는 노무·세무 행정에 투입할 시간이 부족하다. 복잡한 지원제도는 정보를 잘 아는 중견기업이 더 많이 이용하고 정작 지원이 절실한 골목상권은 놓치는 역진성을 만들 수 있다.“무인 대 유인” 아닌 하이브리드 전환 필요자동화를 금지한다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적자를 내는 점포에 상시 인력을 의무화하면 폐업이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무인화를 방치하면 골목의 초급 일자리와 소비자 안전, 고령층의 서비스 접근성이 약해진다.전문가적 대응은 자동화와 고용을 결합하는 방향이어야 한다.1. 5인 미만 ‘첫 고용’에 집중 지원현재 상당수 장려금은 5인 이상 기업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소상공인이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직원을 채용할 때 사회보험료와 교육비, 인건비 일부를 2∼3년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별도 제도가 필요하다.첫해 지원액을 크게 하고 이후 매출과 고용유지에 따라 점차 줄이는 방식이 적절하다. 지원 종료와 동시에 해고하는 이른바 ‘보조금 일자리’를 막기 위해 지원 후 일정 기간의 고용유지 조건도 둬야 한다.2. 심야 무인·주간 유인 모델 확산모든 시간대에 직원을 두는 대신 고객이 많은 시간에는 사람이 근무하고 심야에는 무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 상품 설명, 노약자 결제 지원, 청소년 보호, 재고관리, 방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지자체와 상인회가 공동 원격관제와 순회관리 인력을 운영하면 개별 점포의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 순회인력을 지역 청년·중장년·고령자 일자리로 연결할 수 있다.3. 사람의 역할을 계산에서 서비스로 전환단순 바코드 계산은 기계가 빠르다. 그러나 상품 추천, 고령자 결제지원, 위생관리, 온라인 주문처리, 지역배송, 수선·상담은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정부 지원도 ‘계산원 유지’가 아니라 디지털 장비와 사람을 결합해 매출을 높이는 직무전환에 집중해야 한다. 직원이 온라인 판매와 단골고객 관리까지 담당해 점포 매출을 늘린다면 지원금 종료 뒤에도 고용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4. 고용장려금 원스톱 자동 판정사업주가 근로자의 민감한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용24에서 사업자번호와 채용예정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지원제도와 예상 지원액을 자동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신청 전 승인, 채용 후 신고, 분기별 지급신청으로 나뉜 절차도 가능한 범위에서 통합해야 한다. 소상공인에게는 고용센터·소상공인지원센터·지자체가 공동으로 무료 노무행정을 제공할 수 있다.5. 생산성 향상분을 노동자와 나누는 제도키오스크가 업무량을 줄였다면 남은 직원의 근로시간 단축, 임금 인상, 교육훈련에 생산성 향상분을 배분할 수 있다. 자동화의 과실이 사업주와 플랫폼에만 집중되면 소비와 내수가 약해진다.근로자가 안정적인 소득을 얻어 지역에서 소비해야 골목상권의 매출도 유지된다. 고용과 소비는 서로 다른 정책이 아니라 같은 지역경제 순환구조다.6. 무인점포 최소 안전기준 마련완전 무인점포에는 출입구와 계산대의 사각지대 제거, 비상통화, 원격경고, 장애인·고령자용 결제지원, 개인정보 보호, 청소년 유해상품 판매 차단 기준이 필요하다.일정 규모 이상의 프랜차이즈 본사는 방범시설 비용과 절도위험을 가맹점주에게만 전가하지 못하도록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반복되는 소액절도 수사비용까지 사회에 떠넘기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기자의 시선 “자동화를 막을 것이 아니라 사람을 고용할 때 더 이익이 되는 구조 만들어야”최저임금이 오르면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말은 현실이다. 동시에 최저임금은 하루 종일 일하는 노동자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하한선이다. 자영업자의 어려움과 노동자의 생계를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2026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9%다. 무인점포가 3년 사이 두 배로 증가한 현상을 단 한 해의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높은 임대료와 수수료, 과잉출점, 낮은 영업이익, 야간 구인난, 값싸진 자동화 기술을 함께 봐야 한다.정책의 목표도 ‘무인점포를 줄이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생산성이 낮고 위험한 반복업무를 기계가 맡는 변화 자체는 피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자동화로 절감한 비용과 늘어난 생산성이 누구에게 돌아가고, 사라진 초급 일자리를 대신할 통로를 누가 만들 것인가다.사람을 고용하는 점포가 무인점포보다 손해만 보는 구조라면 고용을 호소하는 캠페인은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첫 고용의 사회보험과 교육비를 낮추고,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매출을 높이며, 복잡한 지원금을 자동 연결한다면 자동화와 고용은 공존할 수 있다.골목에서 점원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한 풍경의 변화가 아니다. 청년의 첫 직장, 중장년의 재취업, 노년의 소득과 사회관계가 함께 사라질 수 있는 노동시장의 변화다.경제활성화는 기계의 숫자나 점포 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임금을 받는 사람, 물건을 사는 사람, 세금을 내는 사람의 순환이 이어져야 한다. 무인화 시대의 고용정책은 기술을 늦추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경제의 주체로 남겨 두는 정책이어야 한다.
    2026-08-27 11:37:50 정진욱
  • 재개발이 아파트만 짓는 사업인가…‘주차난’까지 해결하는 서울형 정비사업 필요박중화 시의원
    행정

    재개발이 아파트만 짓는 사업인가…‘주차난’까지 해결하는 서울형 정비사업 필요박중화 시의원

    공공기여·용적률 인센티브 활용해 사업성·공공성 동시에 확보해야
    서울의 재개발이 노후 주택을 새 아파트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지역의 고질적인 주차난까지 해결하는 도시정비 수단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특히 재개발이 완료된 뒤 별도의 부지를 찾아 공용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식보다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부터 인근 저층주거지의 주차수요를 함께 반영하는 것이 토지 활용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박중화 의원(사진)은 25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재개발과 공용주차장 확보를 연계하는 ‘서울형 정비사업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서울시에 촉구했다.박 의원이 주목한 것은 은평구 불광8구역 사례다. 불광8구역은 재개발 과정에서 지역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용주차장을 함께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서울의 상당수 저층주거지역은 오래전 형성된 좁은 도로와 부족한 주차공간 때문에 골목길 불법·무질서 주차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주차된 차량이 보행공간을 침범하는 것은 물론 화재나 응급상황 발생 시 소방차와 구급차의 진입을 어렵게 할 가능성도 있다.하지만 기존 주거지역에서 새로운 공용주차장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별도의 부지를 매입해야 하고 서울의 높은 토지가격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박 의원은 “주차장을 지을 땅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개발되는 공간을 활용할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라며 재개발을 지역 주차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서울시가 지난 6월 ‘공공시설 등 기부채납 용적률 인센티브 운영기준’을 개정한 만큼 공공기여와 용적률 인센티브를 활용해 재개발 사업과 공용주차장 확보를 제도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박 의원은 서울시에 정비계획 단계부터 주변 저층주거지의 주차수요를 분석하고, 공공기여를 통한 주차장 확보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재개발과 공용주차장 조성을 연계하는 서울형 기준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그는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을 지우자는 것이 아니라 용적률 인센티브와 공공기여를 합리적으로 연계하자는 것”이라며 “사업시행자는 사업성을 확보하고 서울시는 공용주차장을 확보하며 주민은 반복되는 주차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재개발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찾아오기 어려운 도시공간 재편의 기회”라며 “개발이 끝난 뒤 주차장을 확보하기보다 개발하는 순간 공용주차장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고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단지 안’만 바뀌는 재개발에서 ‘동네 전체’가 바뀌는 재개발로박 의원의 제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재개발의 수혜 범위를 사업구역 밖으로 넓히자는 데 있다.그동안 재개발 사업에서는 신축 아파트의 세대수와 용적률, 조합원 분담금, 사업성 등이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재개발 구역 바로 옆의 저층주거지는 사업이 끝난 뒤에도 좁은 도로와 부족한 주차공간이라는 기존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시점에 주변 지역에 필요한 기반시설까지 함께 검토한다면 도시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토지가격이 높은 서울에서 공공이 별도의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만드는 방식과 비교하면 기존 정비사업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은 검토할 가치가 있다.다만 공용주차장 확보가 재개발 사업의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주차장 규모가 커질수록 공사비와 관리비가 늘어날 수 있고,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정비사업 자체의 추진 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서울시가 제도를 마련한다면 모든 재개발 지역에 일률적으로 공용주차장을 요구하기보다 주변 주차난의 정도와 사업성, 공공기여 규모,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방식이 필요하다.또 하나 따져볼 부분은 누가 건설비와 운영비를 부담할 것인가다. 공용주차장 건설 이후 관리 주체와 이용요금, 지역 주민 우선 이용 여부 등 운영방안까지 사전에 설계하지 않으면 새로운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재개발은 수십 년에 한 번 찾아오는 도시구조 재편의 기회다. 새 아파트를 몇 가구 더 공급했는지만으로 사업의 성과를 평가하기보다 주차와 보행, 안전, 공공시설 등 주변 생활환경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불광8구역의 시도가 서울형 모델로 확산될 수 있을지는 결국 ‘공공성 확보’와 ‘사업성 보장’ 사이에서 서울시가 얼마나 정교한 기준을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2026-08-26 16:43:07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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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물환경 책임질 수장 누가 되나…이사장 후보자 ‘현미경 검증’ 예고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이사장 인사청문 본격화…김병진 부위원장 “경력보다 경영능력 따져야”
    환경·공공기관 전문가 “하수처리 안정성 넘어 기후위기 대응·시설 현대화 역량 살펴야” 서울의 하수처리와 수질관리를 책임지는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차기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검증이 본격화됐다. 단순히 후보자의 경력과 도덕성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규모 환경기초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췄는지가 이번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김병진 의원(사진)은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이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임됐다.서울시의회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이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25일 제1차 회의를 열고 위원장에 이영실 의원을, 부위원장에 김병진 의원과 강신욱 의원을 각각 선임하고 본격적인 인사청문 절차에 들어갔다.인사청문특위는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비롯해 경영능력, 조직관리 역량, 정책수행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담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특히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하수처리와 수질관리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도시기반시설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공공기관장 인사와는 다른 검증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시설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질과 악취, 환경오염은 물론 시민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후보자가 현장과 기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사고와 재난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관리 능력을 갖췄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김병진 부위원장은 “서울의 물환경과 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검증하는 자리인 만큼 부위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후보자의 경력이나 이력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공단을 책임 있게 운영할 전문성과 경영능력, 조직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이어 “인사청문회가 단순한 절차적 검증에 그치지 않도록 위원장과 위원들의 원활하고 충실한 검증을 뒷받침하겠다”며 “후보자에게 확인해야 할 사항은 분명하게 확인하고 시민의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김 부위원장은 공단의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시민의 안전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공공기관”이라며 “후보자의 적격성을 면밀히 검증하는 것은 물론 공단이 시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관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주요 현안과 향후 운영 방향도 함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누가 맡느냐’ 넘어 ‘무엇을 할 것인가’ 물어야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후보자의 과거 이력만이 아니다. 앞으로 서울의 물재생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와 도시 침수 위험 증가는 물재생시설의 역할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후 시설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 악취 저감, 에너지 효율화, 물재생 기술 고도화, 현장 인력의 안전관리 등 공단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따라서 후보자가 이러한 현안을 어느 수준까지 파악하고 있는지, 제한된 예산과 인력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현장 조직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특히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가 정치적 공방이나 후보자의 이력 검증에만 집중될 경우 정작 시민에게 중요한 기관 운영 문제는 뒤로 밀릴 수 있다. 서울시의회가 후보자의 답변에서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계획을 끌어내고 이를 향후 공단 운영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전문가 “기후위기 대응·노후시설 관리 능력까지 검증해야”환경·공공기관 경영 분야에서는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이사장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과거보다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환경 분야 전문가는 “물재생시설은 평상시 안정적인 하수처리가 기본이지만 집중호우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도 처리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후보자가 시설과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뿐 아니라 기후위기에 따른 변화까지 기관 운영에 반영할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공공기관 경영 측면에서도 조직관리 능력이 주요 검증 대상으로 꼽힌다. 대규모 시설을 운영하는 기관의 특성상 현장 안전과 전문인력 확보, 조직 내부의 의사소통 체계가 기관의 성과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는 “기관장의 역할은 직접 시설을 운전하는 기술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인력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조직과 의사결정 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며 “안전사고 예방과 시설투자 우선순위, 예산 효율성, 인력관리 등에 대해 후보자가 어떤 원칙과 경험을 갖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결국 이번 인사청문회의 평가는 후보자가 얼마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느냐보다 서울의 물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능력과 책임성을 갖추고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시민이 매일 사용하는 도시기반시설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서울시의회의 질문 역시 구체적이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검증으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6-08-26 16:34:18 이정윤
  • 한강버스, 비만 오면 멈추나…‘관광 명물’보다 먼저 갖춰야 할 것은 운항 신뢰다
    행정

    한강버스, 비만 오면 멈추나…‘관광 명물’보다 먼저 갖춰야 할 것은 운항 신뢰다

    7월 이용객 5만2,542명…6월보다 36.7% 감소
    교통전문가 “정시성 확보 못하면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정착하기 어려워”서울시가 새로운 수상교통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강버스’가 기상악화와 팔당댐 방류에 따른 반복적인 운항 중단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안전을 위해 운항을 중단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한강버스를 시민의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관광이나 여가 목적의 교통수단과 달리 출퇴근 교통은 무엇보다 ‘정해진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신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임규호 부위원장(사진)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한강버스 이용객 및 운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강버스 이용객은 5만2,542명으로 집계됐다. 6월 8만3,015명보다 36.7% 감소한 수치다.이용객 감소에는 7월 집중호우와 팔당댐 방류 등 기상·수위 변화에 따른 운항 차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7월 9일과 15일에는 팔당댐 방류량 증가로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21일에는 한강 수위 상승으로 일부 항차가 조정됐다. 이어 23~24일에는 경기 북부 호우주의보와 팔당댐 방류량 증가로 동·서부 전 노선 운항이 중단됐다.운항 차질은 이용객 추이에도 나타났다. 7월 1일부터 22일까지 이용객은 3만2,120명이었으나 기상악화가 집중된 23일부터 28일까지는 1만1,714명을 기록했다.이후 기상 상황이 호전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는 1만5,691명이 이용했고, 8월 1~2일에는 하루 평균 약 3,492명이 탑승했다. 7월 전체 운항일수도 27일로 6월 30일보다 3일 줄었다.다만 이용객 증감에는 요일, 휴일, 관광수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단기간의 수치만으로 기상악화가 이용객 감소의 전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서울시가 기상과 수위, 운항률, 결항 횟수, 이용객 변화를 함께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임규호 의원은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 여건이 한강버스 운영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며 “안전을 위한 운항 중단은 당위성이 있지만, 갑작스러운 중단이 반복되면 시민 입장에서는 교통서비스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수상교통수단으로 정착하려면 기상·수위 변화에 맞춘 정교한 운항 기준을 마련하고 변경 사항을 시민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안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명 탔나’보다 ‘몇 번 제대로 운항했나’를 따져야한강버스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을 단순 이용객 숫자에만 둬서는 곤란하다.대중교통의 경쟁력은 화려한 선박이나 관광 콘텐츠보다 정시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나온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 출근길마다 운행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면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선택하기 어렵다. 한강버스 역시 마찬가지다.특히 집중호우와 한강 수위 상승, 팔당댐 방류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변수다. 따라서 이를 일시적인 ‘악천후 변수’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강버스 운영계획 자체에 포함해야 한다.서울시는 월별 이용객 숫자와 함께 정상 운항률, 결항률, 정시 도착률, 기상 상황별 운항 가능 기준 등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운항 중단이 예상된다면 시민이 출발하기 전에 알 수 있도록 앱과 문자, 정류장 안내 시스템 등을 통한 사전 안내도 정교해져야 한다.한강버스가 관광상품에 머물 것인지, 서울의 실질적인 대중교통망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를 가르는 핵심은 결국 ‘오늘도 예정대로 탈 수 있는가’라는 시민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교통전문가 “수상교통은 결항 자체보다 예측 가능성이 중요”교통전문가들은 수상교통 특성상 기상악화에 따른 운항 중단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본다. 오히려 무리한 운항보다 안전을 우선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는 설명이다.다만 일상적인 대중교통으로 기능하려면 결항 가능성을 얼마나 사전에 예측하고 이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한 교통정책 전문가는 “수상교통은 도로·철도보다 기상과 수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정시성 관리가 더 어렵다”며 “운항률과 정시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시민들은 출퇴근처럼 시간이 중요한 이동에서 한강버스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이어 “팔당댐 방류량과 한강 수위, 강풍, 집중호우 등 운항에 영향을 주는 조건을 데이터화해 단계별 운항 기준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며 “결항이 예상될 경우 대체 교통수단까지 연계해 안내하는 체계를 갖춰야 실질적인 대중교통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결국 한강버스가 풀어야 할 숙제는 ‘이용객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에 앞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항할 것인가’다. 기후변화로 극한호우와 기상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상교통의 취약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향후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026-08-26 15:36:59 이정윤
  • 이영숙 서울시의원, 제12대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 선임… "도봉구 최초"
    국회/정당

    이영숙 서울시의원, 제12대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 선임… "도봉구 최초"

    2027년 서울아레나 개관 대비 교통·안전·지역 경제 활성화 예산 집중 확보 청신호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제12대 서울특별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에 더불어민주당 이영숙 의원(도봉1)이 최종 선임됐다. 이 의원은 도봉구 출신 시의원 중 이번 제12대 의회 들어 '첫 예결위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지역 정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서울시의회는 지난 25일 열린 제32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영숙 의원을 포함한 예결위 위원 선임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 의원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를 시작으로 향후 1년간 서울시 및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안과 결산 심의를 전담하게 된다.이 의원의 예결위 합류로 30만 도봉구민의 숙원 사업 추진과 민생 예산 확보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예결위 활동 기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 9기 본예산 심의가 포함되어 있어, 시민 생활과 직결된 정책 예산 편성에 이 의원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이영숙 의원은 선임 직후 "예산은 시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고 서울시정의 우선순위를 세우는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며 "오직 시민과 민생을 최우선 기준에 두고, 소중한 재정이 꼭 필요한 곳에 적재적소 쓰이는지 꼼꼼하게 심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 의원은 향후 예결위 활동을 통해 ▲소상공인·골목상권 지원 ▲일자리 창출 ▲돌봄·복지 확대 ▲주거·교통 여건 개선 등 민생 안정 예산을 최우선으로 점검할 계획이다.아울러 도봉구의 최대 현안인 '2027년 서울아레나 개관'에 발맞춘 선제적 예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대규모 방문객 유입에 대비한 교통 인프라 확충 및 안전 대책 마련은 물론, 숙박·관광 활성화, 보행 및 주변 환경 개선 등 지역 경제의 동반 성장을 이끌 예산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이영숙 의원은 "도봉구 출신 시의원 중 제12대 첫 예결위원으로 선임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서울시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민생을 회복하는 동시에, 도봉구의 산적한 숙원 사업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예결위원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8-26 15:17:51 이정윤
  • 복날 지나야 가격은 내려간다…늦더위 민어가 다시 보이는 이유
    문화/생활

    복날 지나야 가격은 내려간다…늦더위 민어가 다시 보이는 이유

    8월 신안 위판량 크게 늘며 가격도 하락…9월까지 조업 호황 전망
    복날이 지나면 민어철도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산지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여름 끝자락인 8월에도 어획량이 크게 늘고 늦더위까지 이어지면서 민어를 찾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특히 한여름보다 가격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민어 시장을 눈여겨볼 만하다.올해 초복 전날인 7월 14일 신안군수협 북부지점의 민어 위판량은 약 800kg 수준이었지만 8월 들어 물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 17일에는 하루 위판량이 41t까지 올라 8월 최고치를 기록했다.물량 증가와 함께 평균 위판가격도 초복 전날 6만 원대에서 1만 원대로 낮아졌다. 다만 위판가격은 크기와 등급, 암수, 어획량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 평균가격만으로 소비자가격 하락 폭을 판단하기는 어렵다.현장에서는 9월까지 민어 조업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어는 일반적으로 지방이 오르는 6~7월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산란철인 8~9월에도, 특히 수컷은 상품성이 유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복날이 민어의 전부는 아니다 민어는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이다. 하지만 ‘복날 민어’라는 인식이 강해 특정 기간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도 있다.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주목할 시점은 복날 이후다. 어획량이 늘어나고 가격 부담이 낮아진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좋은 시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산지 위판가격이 낮아졌다고 해서 소매가격이 같은 비율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통·손질·포장·배송비 등이 더해지는 만큼 소비자는 판매가격뿐 아니라 원산지와 중량, 손질 상태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수산물 유통전문가들은 민어 가격이 어획량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크기와 선도, 암수, 산지, 유통단계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몇 월에 사느냐’보다 실제 상품의 품질과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유구가 ‘요긴하다’고 평가한 생선 민어의 가치는 현대에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는‘난호어명고’에서 민어를 바다고기 가운데 수요가 많은 생선 중에서도 매우 요긴한 물고기로 평가했다. 정약전도 ‘자산어보’에서 민어의 맛과 함께 익혀 먹거나 회로 먹고 말려서 이용하는 방법을 기록했다. 민어가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유는 활용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회와 전, 탕, 찜은 물론 말려서 먹기도 했으며 살을 발라내고 남은 머리와 뼈까지 국물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특히 부레는 민어를 상징하는 별미다. “민어가 천 냥이면 부레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생으로 썬 부레를 기름장에 곁들이면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흥미로운 것은 부레가 음식에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난호어명고』에는 민어 부레가 아교의 재료로 활용됐다는 내용도 나온다. 부레를 끓여 만든 어교는 과거 공예품 제작 등에 접착제로 이용됐다. 살부터 내장과 뼈까지 활용했던 셈이다.영양은 충분하지만 ‘만능 보양식’ 과장은 경계해야 민어의 영양적 가치도 높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민어 100g은 열량 95kcal, 단백질 19g, 지방 1.5g으로 고단백·저지방 수산물에 해당한다. 필수아미노산도 100g당 9,331mg 함유돼 있으며 인과 칼륨, 셀레늄 등 무기질도 들어 있다. 영양전문가의 관점에서는 민어를 단순히 ‘몸을 보하는 특별한 음식’으로 과장하기보다 양질의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는 식품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특정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피로가 사라지거나 건강이 크게 개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균형 잡힌 식생활 속에서 민어와 같은 고단백·저지방 수산물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비싼 민어보다 ‘신선한 민어’를 골라야 민어는 크기가 클수록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전남 신안 지역에서는 5kg 이상 크기의 민어가 특유의 맛과 식감을 제대로 느끼기에 좋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구매할 때 크기만 볼 필요는 없다. 수산물 전문가들은 신선한 생선을 고르는 기본적인 기준으로 눈과 표면, 탄력, 냄새 등을 꼽는다. 눈이 맑고 몸통에 탄력이 있으며 비늘의 윤기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강한 비린내가 나는 제품은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손질한 생선을 바로 먹지 않을 경우에는 보관에도 주의해야 한다. 단기간 내 먹을 양은 밀폐해 냉장 보관하고 장기간 보관할 경우 1회 섭취량으로 나눠 냉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특히 생선회로 섭취할 제품은 판매자가 안내하는 보관온도와 소비기한을 우선적으로 따라야 한다. ‘복날 프리미엄’보다 산지와 소비자를 연결할 때 민어는 오랫동안 여름철 고급 보양식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특히 복날을 전후해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이 올라 일반 소비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음식이라는 인식도 강했다.하지만 위판량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산지에서는 어획량이 늘었는데 소비가 특정 시기에만 집중된다면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소비자에게 정확한 어획 정보와 가격, 손질법, 조리법을 제공해 소비 기간을 넓힌다면 어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온라인 유통과 산지 직배송이 확대되면서 과거 특정 지역이나 전문 음식점에서 주로 접했던 민어를 가정에서도 구매하기 쉬워졌다결국 민어 소비에서 중요한 것은 ‘복날에 먹어야 한다’는 공식이 아니다.언제 잡혔는지, 얼마나 신선한지, 가격은 합리적인지, 어떤 방식으로 유통됐는지를 따져보는 소비가 필요하다.처서가 지났다고 여름 음식까지 서둘러 떠나보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어획량이 늘고 가격 부담이 낮아지는 여름 끝자락이 민어의 또 다른 제철일 수 있다. 복날의 고가 보양식에서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제철 수산물로 소비의 폭을 넓히는 것. 그것이 민어 소비를 늘리는 동시에 산지 어민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길이다.
    2026-08-26 14:35:39 이정윤
  • [기자 수첩] 수마가 할퀸 거제·통영, '골든타임' 겨냥한 CJ제일제당의 구호 손길
    사회

    [기자 수첩] 수마가 할퀸 거제·통영, '골든타임' 겨냥한 CJ제일제당의 구호 손길

    최근 집중호우로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남 거제시와 통영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상흔이 깊은 이곳에 기업의 발 빠른 구호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CJ제일제당이 26일 이재민들을 위해 간편식과 간식류 3,000여 개를 긴급 지원했다는 소식은, 재난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단면이다.CJ제일제당이 지원하는 물품은 총 3,000여 개다. 햇반과 햇반솥반, 비비고 국물요리, 스팸, 맛밤 등 별도의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비교적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과 간식류로 구성됐다. 물품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협의를 거쳐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지원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단순히 ‘몇 개의 물품을 기부했느냐’가 아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필요한 물품을 현장에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이번 지원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구호의 '신속성'과 품목의 '실용성'이다. 갑작스러운 수해로 보금자리를 잃고 당장 취사 시설조차 마땅치 않은 이재민들에게,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즉각 취식이 가능한 간편식은 그 어떤 구호품보다 절실한 생필품이다. 자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주력 제품을, 가장 필요로 하는 재난 현장에 적재적소 투입한 셈이다.이러한 신속한 대응이 일회성 선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CJ제일제당은 이미 2019년 5월 행정안전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긴급 재해 구호협의체'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동해안 산불이나 매년 반복되는 집중호우 등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기업이 즉각 구호 물품을 싣고 달려갈 수 있는 배경에는, 평소 다져둔 민관 네트워크와 재난 대응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기후 위기로 인해 예기치 못한 극한 호우와 재난이 일상화되는 시대다. 재난 발생 직후, 정부와 지자체의 행정력이 미처 닿기 전 발생하는 공백을 채우는 데는 민간 기업의 유연하고 빠른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조속한 일상 회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CJ제일제당 관계자의 말처럼,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주저 없이 자원을 가동하는 기업들의 밀착형 구호 행보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더욱 확산하기를 기대한다.재난 구호에도 분명 '골든타임'이 존재하며, 이번 지원은 그 시간을 정확히 겨냥했다.
    2026-08-26 13:48:40 이정윤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파편화된 열대우림을 잇는다 ... 말레이시아의 ‘중앙 산림 척추(CFS)’ 프로젝트와 스마트 맹그로브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파편화된 열대우림을 잇는다 ... 말레이시아의 ‘중앙 산림 척추(CFS)’ 프로젝트와 스마트 맹그로브

    급격한 도시화와 농경지 개간으로 열대우림 섬처럼 분리되자,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를 거대한 하나의 생태계로 재연결하는 초대형 환경 프로젝트에 나섰다. 열대 생물다양성의 요충지인 말레이시아는 파편화된 숲을 '생태 통로(Ecological Corridor)'로 잇는 국토 재구성 정책과 IoT 센서를 활용한 스마트 맹그로브 복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단절된 숲을 '생태 통로'로 잇는 거대 국가 프로젝트, CFS말레이시아 천연자원환경지속가능성부(NRES)와 산림청(FDPM)이 주도하는 '중앙 산림 척추(Central Forest Spine, CFS)' 마스터플랜은 말레이반도 내 4대 핵심 산림 지대 약 530만 헥타르를 하나로 연결하는 초대형 보존 정책이다.도로 건설과 도로 확장, 팜유 농장 개간 등으로 숲이 단절되면서 말레이호랑이, 아시아코끼리, 말레이맥 등 멸종위기종의 로드킬이 급증하고 유전적 고립이 심화하자 정부가 직접 나섰다. CFS 프로젝트는 파편화된 산림 사이에 '일차적·이차적 생태 통로'를 조성하여 야생동물이 인가나 도로에 노출되지 않고 숲과 숲 사이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육교 형태의 생태 통로(Ecoduct)를 설치하고 훼손지를 복원한다.IoT 센서가 맹그로브 묘목을 지킨다 ... '스마트 맹그로브' 프로젝트해안가 보존을 위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접근 방식도 이색적이다. 말레이시아 기후변화 및 녹색기술공사(MGTC)와 환경 부처가 협력하여 추진한 '커넥티드 맹그로브(Connected Mangroves)' 사업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맹그로브 복원에 접목했다.태풍과 해일 등 자연재해 방파제 역할을 하는 맹그로브 묘목의 폐사율이 60%에 달하자, 심어놓은 묘목마다 토양 습도, 염도, 수온, 침수 수위 등을 실시간 측정하는 센서를 부착했다. 클라우드로 수집된 데이터는 지역 관리자에게 전달되어 폐사 위험 요소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게 했다. 이 첨단 시스템 도입 이후 묘목의 생존율은 기존 대비 50% 이상 비약적으로 상승했다.[기자의 시선] 개발과 보존의 균형점, '인프라형 생태 정책'으로 답을 찾다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신흥공업국인 말레이시아는 오랜 기간 '경제 개발'과 '환경 파괴'라는 양날의 검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다. 무분별한 산림 채벌과 개발 위주의 정책은 국가 상징인 말레이호랑이를 extinction(멸종) 위기까지 몰아넣었다.현지에서 살펴본 말레이시아의 환경 정책은 단순히 '개발 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과거의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나 있었다. AI와 IoT 등 첨단 ICT 기술을 환경 현장에 적극 이식하고, 끊어진 생태계를 토목 기술로 다시 연결하는 '적극적·기술 친화적 보존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물론 대규모 생태 통로 구축과 정교한 스마트 모니터링 체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 투입과 지역 사회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이다. 생태계의 뼈대를 다시 세우려는 말레이시아의 대담한 시도가 열대우림 보존과 국가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8-26 13:23:21 정이든 청년기자
  • [환경 리포트] 콘크리트로 봉인된 신도시 속 마을들의 지구촌 기후 위기 극복 대응책
    환경

    [환경 리포트] 콘크리트로 봉인된 신도시 속 마을들의 지구촌 기후 위기 극복 대응책

    - 흙과 녹지는 탄소 흡수보다 ‘열·빗물·생태계 회복’ 효과가 더 커 - 무조건 흙길 아닌 투수포장·빗물정원·나무 그늘을 연결한 전환 필요
    최근 신도시에 들어서면 도시의 바닥, 주택가 주차장, 쉼터 공간 등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차도는 아스팔트, 주택가 주차장은 콘크리트, 보행로와 쉼터는 보도블록으로 덮여 있다. 건물 사이에 놓인 화분과 담장 주변의 작은 녹지가 회색 바닥을 간신히 끊어 놓는다. 조금 떨어진 근린공원에 들어서야 흙길과 나무, 빗물이 스며들 여지가 나타난다. 기자가 촬영한 현장사진만으로 해당 지역의 불투수면적률을 정확히 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도로·주차장·보도·건물 지붕이 연결된 전형적인 신도시 고밀도 상가주택지이다. 사진 속 도로는 대부분 아스팔트이고 주차장과 건물 주변에는 콘크리트 및 보도블록 포장이 혼재한다. 이를 모두 단순히 ‘시멘트 바닥’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면’으로 정의하는 것이 정확하다.기자가 거주하는 동네 장기동 먹자골목은 2008년 장기택지개발 과정에서 약 160채의 주거·상가 복합건물로 조성됐다. 2020년 기준으로 약 4,800명이 거주하고 240여 개 상점이 입주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포한강신도시 초기 상권이자 주거·상업시설이 한데 모인 생활권이다.다른 신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불투수면의 기후위험은 폭우 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면적 1㏊에 비가 10㎜ 내리면 물 100㎥가 떨어진다. 무게로 약 100톤이다. 100㎜ 집중호우라면 1㏊당 1,000톤, 10㏊에는 10만 톤의 물이 쏟아진다.단순 비교를 위해 아스팔트·콘크리트 지역의 유출계수를 0.9, 식생이 있는 토양의 유출계수를 0.2로 가정하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이는 실제 배수시설, 토양 종류, 선행강우, 경사, 지하수위 등을 제외한 설명용 계산이다. 그러나 불투수면이 많을수록 짧은 시간에 하수관으로 몰리는 물의 양과 첨두유량이 커진다는 방향은 분명하다.환경부도 불투수면 증가가 강수 침투량과 지하수 함양을 줄이고, 집중호우 때 직접 유출량과 침수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한다. 건기에는 하천으로 천천히 흘러가야 할 지하수가 줄어 하천 건천화와 수생태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신도시의 도로와 주차장, 건물 지붕이 빗물받이와 하수관으로 바로 연결된 곳에서는 문제가 더 커진다. 지붕에 떨어진 비까지 홈통을 통해 도로로 나가면 사실상 동네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물받이판으로 작동한다.그리고 회색 바닥은 낮의 열을 밤까지 붙잡는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는 낮 동안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저장했다가 저녁과 밤에 다시 방출한다. 흙과 식생은 물을 증발시키는 데 열을 사용하고,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표면으로 들어오는 복사에너지를 줄인다.미국 환경보호청은 도시가 주변 비도시 지역보다 낮에는 약 0.6∼3.9도, 밤에는 약 1.1∼2.8도 더 더울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는 개별 도로 한 곳의 온도 차가 아니라 도시열섬에 관한 여러 연구를 종합한 범위다. 신도시에 조성된 마을의 실제 온도 차는 이동식 기상센서나 열화상 촬영으로 측정해야 한다. 그러나 나무 그늘이 없는 주차장과 공원 안 흙길·녹지 사이에 체감온도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문제는 열이 다시 에너지 소비를 부른다는 데 있다. 바닥과 벽이 달궈지면 상점과 주택의 냉방시간이 늘고, 에어컨 실외기가 골목으로 열을 방출한다. 냉방 전력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도시열섬이 다시 기후변화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나무와 녹지는 건물에 그늘을 제공하고 증산작용으로 주변을 식힌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도시공원과 도시숲 같은 녹색 기반시설이 인접 건물의 에너지 수요를 약 10%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소개한다. 지역과 건물 조건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므로 장기동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녹지가 단순 미관시설이 아니라 냉방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콘크리트와 흙의 탄소 차이, 무엇을 계산해야 하냐이다.콘크리트 바닥과 흙바닥의 탄소 차이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첫째는 바닥을 만들 때 발생하는 ‘내재탄소’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을 고온에서 가열하면 화학반응으로 이산화탄소가 나오고, 소성로를 1,400도 이상 가열하는 과정에서도 화석연료가 사용된다. 시멘트 산업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8%를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콘크리트의 내재탄소는 강도, 시멘트 함량, 혼화재, 운송거리 등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크다. 영국 공공기관 자료에 제시된 생산단계 배출량도 1㎥당 약 120∼1,370㎏CO₂e 범위다. 일반 포장용 콘크리트를 1㎥당 120∼300㎏CO₂e로 보수적으로 가정하고 10㏊를 두께 15㎝로 새로 포장한다면 콘크리트 부피는 1만5,000㎥가 된다. 생산단계 배출량은 약 1,800∼4,500톤CO₂e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철거·운송·철근·기층공사·장비 연료를 제외한 예시다. 둘째는 토양과 식생이 장기간 저장할 수 있었던 탄소를 잃는 문제다. 흙을 콘크리트로 덮으면 식물의 뿌리와 낙엽을 통해 토양으로 들어가던 유기탄소 흐름이 약해진다. 토양 생물의 서식처와 물순환도 단절된다.그렇다고 흙바닥이 자동으로 대량의 탄소를 계속 흡수한다고 표현해서도 안 된다. 탄소 흡수량은 토양 깊이와 유기물 함량, 식생 종류, 관리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나무나 풀이 없는 다져진 맨흙은 탄소 흡수와 빗물 침투 효과가 제한적이고 먼지·진흙·침식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신도시에 조성된 마을에서 흙과 녹지의 가장 즉각적인 가치는 연간 탄소 흡수량보다 폭우 유출 저감, 증발산 냉각, 그늘 제공, 생물서식처 회복에서 찾아야 한다.기존 바닥을 모두 뜯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이미 설치된 포장을 일시에 철거하는 것도 탄소와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철거장비가 연료를 쓰고 폐콘크리트를 운반·파쇄해야 한다. 멀쩡한 포장을 환경 명분으로 전면 교체하면 공사 과정의 배출량이 단기적인 편익을 넘어설 수 있다.흙길은 휠체어·유모차 접근성, 겨울철 결빙, 비 오는 날 진흙, 차량 하중에도 취약하다. 음식점이 밀집한 골목에서는 위생과 보행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따라서 선택지는 ‘모두 콘크리트’와 ‘모두 흙’의 양자택일이 아니다. 차량이 다니는 중심 차로와 무장애 보행로는 안전성을 유지하되, 꼭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주차장 가장자리와 건물 후퇴공간, 쉼터, 골목 모서리부터 단계적으로 물이 스며드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주택 한 채에서 시작할 수 있는 기후대응시도시에 위치한 주민과 건물주가 실행할 수 있는 대책은 거창한 숲 조성만이 아니다.첫째, 빗물 홈통을 도로와 하수관에서 분리해야 한다. 지붕 빗물을 200∼1,000ℓ 빗물통에 저장해 화단 관수와 청소에 사용하면 초기 강우가 하수관으로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늦출 수 있다. 넘치는 물은 빗물정원이나 침투화단으로 유도해야 한다.둘째, 주차면 전체를 콘크리트로 재포장하지 말고 차량 바퀴가 닿는 부분만 포장하거나 투수블록·잔디블록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투수포장은 미세토사로 막히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정기적인 진공청소와 표면 관리가 필요하다.셋째, 장식용 작은 화분보다 토양 용량이 충분한 나무 한 그루가 낫다. 건물 남·서쪽과 주차장 가장자리에 낙엽교목을 심으면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고 겨울에는 햇빛을 통과시킬 수 있다. 뿌리가 자랄 공간과 빗물이 들어갈 구조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넷째, 쉼터의 포장면 일부를 걷어내고 벤치 주변에 나무 그늘과 침투화단을 결합해야 한다. 현재 장기동 공원처럼 나무와 흙이 있는 공간도 벤치 아래까지 모두 블록으로 덮기보다는 보행에 필요한 폭만 남기는 방식이 가능하다.다섯째, 음식점은 에어컨 실외기의 열이 보행자에게 직접 향하지 않도록 위치를 조정하고 고효율 냉난방기, 차양, 단열, 옥상녹화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전력 절감은 녹지의 탄소 흡수량을 기다리는 것보다 빠르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여섯째, 주민이 임의로 가로수 주변이나 공공도로를 철거해서는 안 된다. 사유지 안에서 시작하되 공공영역은 지자체 행정기관과 협의해 골목 단위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시민 실천만으로는 동네 전체의 물순환을 바꾸기 어렵다. 도로와 보도, 공영주차장, 빗물받이와 가로수는 지방자치단체의 관리영역이기 때문이다.이어 노후 포장 교체 시점에 맞춰 ‘그린 스트리트’ 시범구역을 조성할 수 있다. 공영주차장에는 나무 그늘과 투수주차면을 넣고, 골목 저지대에는 빗물정원을 설치하며, 보도 폭이 넓은 구간은 식재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빗물은 가능한 한 떨어진 자리에서 저장·침투시키고 넘치는 양만 하수관으로 보내야 한다.신도시에 조성된 마을은 세계 도시의 공통된 질문이다신도시 마을 한 곳의 포장을 바꾼다고 지구 평균기온이 눈에 띄게 내려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전 세계 도시의 도로, 주차장, 지붕과 냉방설비가 축적한 결과이기도 하다.이 골목의 핵심 문제는 콘크리트가 탄소를 내뿜는다는 한 문장에 그치지 않는다. 포장을 만드는 단계에서 배출이 발생하고, 설치된 불투수면은 수십 년 동안 빗물 침투와 증발산을 차단한다. 뜨거워진 골목은 냉방수요를 키우고, 폭우가 오면 빗물을 하수관으로 밀어 넣는다.반대로 흙과 나무, 투수포장, 빗물정원이 촘촘히 연결되면 같은 비와 같은 폭염에도 동네가 받는 충격은 달라진다. 도시의 기후정책은 거대한 선언보다 작은 땅 한 평을 어떻게 남겨 놓느냐에서 시작한다. 신도시를 조성하며, 회색의 마을 바닥 사이에 물이 머물고 나무가 자랄 틈을 되돌려 놓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거리 미화가 아니다. 시민의 일상에서 시작되는 기후적응이자 다음 세대에 넘겨줄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일일 것이다.
    2026-08-26 13:23:16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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