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부품값 10년 새 평균 62.8% 상승…브레이크 라이닝은 579% 급등
소모성 부품 상승률 평균 73.6%…화물차주 정비비 부담 커져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화물차와 버스 등 생계형 운송수단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 가격이 최근 10년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레이크 패드·라이닝과 클러치 디스크처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성 부품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상용차는 승용차와 달리 장거리·고강도 운행이 많아 부품 교체를 피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부품 가격 상승이 단순한 차량 유지비 증가를 넘어 화물차주와 운송사업자의 경영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부품 10년간 개별 가격상승률 평균 62.8%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종오 의원(진보당·울산 북구)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2017~2026년) 5대 상용차 제작사의 주요 부품 가격자료 1,105개를 분석한 결과, 2017년과 2026년 가격 비교가 가능한 792개 부품의 개별 가격상승률은 평균 62.8%로 나타났다.같은 부품의 평균가격은 2017년 101만6천 원에서 2026년 152만1천 원으로 49.7% 상승했다.부품 유형별로 보면 정기적인 교체가 필요한 소모성 부품 40개의 개별 가격상승률 평균이 73.6%로 가장 높았다. 흙받이·헤드램프 등 운행 중 파손 가능성이 높은 다빈도 파손부품 494개는 65.6%, 터보차저·인젝터·DPF 등 핵심 고가부품 258개는 55.7% 상승했다.브레이크 라이닝 28만7천 원→195만 원…579.4% 상승 사례도차량 안전과 직결되는 브레이크 관련 부품의 가격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졌다.브레이크 패드·라이닝의 평균가격은 2017년 23만1천 원에서 2026년 63만6천 원으로 175.1% 올랐다. 개별 품번 가운데는 트럭용 브레이크 라이닝 가격이 28만7천 원에서 195만 원으로 579.4% 상승한 사례도 확인됐다.배출가스 규제와 관련된 부품은 가격 자체가 상당히 높았다. 2026년 기준 DPF(공해저감장치) 어셈블리는 평균 669만 원, SCR 촉매 및 요소수 분사장치는 평균 480만 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부품에서는 같은 기간 두드러진 가격 상승은 확인되지 않았다.2023년 평균가격 상승률 18.8%…최근 들어 상승세 가팔라져문제는 상용차 부품 가격 상승 속도가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빨라졌다는 점이다.부품 평균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20년 4.0%에서 2021년 6.8%, 2022년 9.5%로 확대됐고 2023년에는 18.8%까지 치솟았다.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과 물류비 등의 변화가 부품 가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자동차 업계에서는 부품 가격이 단순히 제작사의 판단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과 환율, 해외 부품 조달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여러 비용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 일반적이다. 특히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판매량이 적고 차종별 부품 종류가 다양해 부품 생산·재고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다만 이 같은 비용 요인이 실제 개별 부품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특정 부품이 10년 사이 수백% 오른 사례까지 나타난 만큼 제작사별 가격 결정 과정과 원가 변동 내역을 보다 투명하게 들여다볼 필요성이 제기된다.화물차주 입장에선 ‘선택 아닌 필수 비용’소비자, 특히 생계를 위해 상용차를 운행하는 화물차주 입장에서는 부품값 상승을 일반적인 물가 상승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브레이크와 클러치 등은 가격이 올랐다고 교체를 미룰 수 있는 부품이 아니다. 차량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 마모되면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 결국 부품 가격이 오르면 차주는 상승분을 그대로 부담하거나 운송비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특히 영세 화물차주의 경우 유류비와 보험료, 통행료, 정비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수십만~수백만 원에 달하는 부품 교체비가 추가될 경우 실제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소비자 관점에서는 가격 인상 자체뿐 아니라 ‘왜 이만큼 올랐는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제작사 순정부품과 인증 대체부품 간 선택지가 충분하지 않거나 가격·품질 정보를 쉽게 비교하기 어려울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도 제한될 수 있다. 579% 오른 부품값, 원가 상승만으로 설명 가능한가상용차 부품 가격 상승을 모두 제작사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지난 몇 년간 원자재 가격과 환율, 물류비, 인건비가 상승했고 자동차 부품업계 역시 공급망 불안의 영향을 받았다.그러나 이번 자료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792개 부품의 10년간 개별 가격상승률이 평균 62.8%에 달하고, 반복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성 부품은 평균 73.6% 상승했다는 점이다. 일부 브레이크 라이닝은 579.4%까지 올랐다.이 정도의 상승폭이라면 단순히 ‘원가가 올랐다’는 설명을 넘어 가격이 어떤 기준으로 결정됐고 원가 상승분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상용차 부품은 일반 소비재와도 성격이 다르다. 화물차와 버스는 운행 자체가 소득과 연결되는 생산수단이다. 정비를 미루면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운행을 중단하면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부품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권과 가격 비교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정부 역시 시장 가격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작사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대체부품 인증 확대와 가격정보 공개, 순정부품과 대체부품의 품질·가격 비교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제작사 측의 원가 상승 요인도 객관적으로 확인해 과도한 가격 인상인지 불가피한 비용 반영인지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윤종오 의원은 “상용차 부품 가격 상승은 곧 화물차주의 운송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 차원의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제작사별 부품가격 변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상용차 대체부품 인증 확대와 부품 정보 공개 강화를 통해 정비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