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불 꺼진 LH 매입임대… '악성 빈집' 8,300호 폭증에 혈세 380억 증발
6개월 이상 공실 2년 새 61% 급증… 최장 97개월 방치 주택도 수두룩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 공실이 최근 2년 새 60% 이상 폭증하면서, 세입자를 찾지 못해 최장 8년 넘게 방치된 ‘악성 빈집’이 눈덩 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정부의 물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입지나 수요 검증 없이 고비용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무리하게 사들인 탓에, 빈집 유지 비용으로만 매년 수십억 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매입임대주택 공가는 2024년 5,154호에서 2025년 6,186호, 2026년 7월 말 현재 8,304호로 집계됐다. 불과 2년 새 61.1%(3,150호) 폭증한 수치다.이 같은 공실 적체로 인해 발생한 누적 재정 손실액은 2026년 7월 기준 총 379억 6,000만 원(임대료 손실 293억 8,000만 원, 관리비 대납 85억 8,000만 원)에 달했다.특히 LH의 ‘공가일수 상위 30개 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장 97개월(8년 1개월), 89개월(7년 5개월) 등 7~8년 이상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흉물로 방치된 주택이 다수 확인됐다. 전체 공실(8,304호) 가운데 2년 이상 빈집으로 남은 ‘장기 공가’는 1,351호(16.3%)였으며, 3년 이상 방치된 ‘초장기 공가’ 역시 556호(6.7%)에 달해 자산 관리 부실의 민낯을 드러냈다.빈집을 유지하기 위해 낭비되는 관리비 부담도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LH가 입주자 대신 납부한 공가 관리비는 2020년 9억 7,000만 원에서 2025년 16억 3,000만 원으로 68.0% 급증했다. 올해는 7월 말 기준 이미 15억 1,000만 원이 집행돼, 연말에는 사상 최대치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LH 측은 “2020년 말부터 임대료와 관리비 단가가 기본적으로 높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매입이 늘어나면서 승강기 점검 등 유지관리비 지출이 함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공공기관의 '양적 실적주의'가 낳은 구조적 참사라고 꼬집는다.익명을 요구한 대형 건설·시행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매입 실적 압박이 거세지자, LH가 분양 시장에서 외면받은 외곽지 나홀로 아파트나 준공 후 미분양 오피스텔 등을 무리하게 떠안은 측면이 크다”며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인근 생활 인프라가 전무한 단지는 임대료가 아무리 저렴해도 취약계층조차 입주를 기피해 결국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 역시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핵심은 '공급 물량 숫자'가 아니라 주거 취약계층이 실제로 거주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이라며 “입주 수요가 없는 악성 공가에 대해서는 과감히 매각하거나 청년 스타트업 업무 공간, 지자체 복지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빠르게 용도를 전환하는 출구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유상범 의원은 “수요 분석과 철저한 검증 없이 목표치 달성에만 급급해 사들인 결과, 최장 8년 넘게 방치되는 악성 공실이 발생하고 매년 수십억 원의 혈세가 관리비로 새어나가고 있다”며 “장기 공실 주택에 대한 조기 매각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신규 매입 시 수요 검증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