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교 의원, 5년간 560만 그루 감염…소나무재선충 방제에 4천억 쓰고도 확산, 산림청은 무엇을 했나
피해지역 135곳→166곳…‘극심·심’ 지역도 1곳서 27곳으로 급증
“현장 중심 방제와 목재 이동 단속 강화해야”[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최근 5년간 560만 그루가 넘는 소나무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4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피해지역과 감염목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정부 방제 정책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특히 신규·재발생 지역 상당수가 화목 유입 등 사람에 의한 확산으로 파악됐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자연적으로 막기 어려운 확산뿐 아니라 관리와 단속으로 줄일 수 있는 인위적 확산까지 반복됐다면 산림청의 예방·감시·이동단속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시·양평군)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22~2026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피해목은 2022년 37만8,079그루에서 2023년 106만5,967그루로 급증했다. 2024년에는 89만9,017그루로 다소 줄었지만 2025년 148만6,338그루, 2026년 177만2,985그루로 다시 증가했다. 5년간 누적 피해목은 무려 560만2,386그루에 달한다.지역별로는 경북이 254만5,843그루로 전체의 45.4%를 차지해 피해가 가장 컸다. 이어 경남 114만9,286그루(20.5%), 울산 40만2,961그루(7.2%), 산림청 국유림 32만1,946그루(5.8%), 전남 25만2,726그루(4.5%), 대구 24만8,298그루(4.4%), 경기 23만4,513그루(4.2%)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피해가 특정 지역에서 끝나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시·군·구는 2022년 135곳에서 2023년 140곳, 2024년 142곳, 2025년 154곳에 이어 올해 166곳까지 늘었다. 4년 만에 31곳이 증가한 것이다.피해의 심각성도 커졌다. 피해 고사목이 3만 그루 이상인 ‘심각 지역’은 2022년 1곳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극심 6곳과 심 21곳 등 모두 27곳으로 확대됐다.올해 ‘극심 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울산 울주, 경북 포항·경주·안동, 경남 밀양·창녕 등 6곳이다. ‘심 지역’도 대구 달성, 경기 가평·양평, 강원 춘천, 충남 보령·서천·청양·태안, 전남 여수·순천·광양·장성, 경북 김천·구미·영덕·성주·칠곡·고령, 경남 사천·김해·하동 등 21곳에 달한다.4천억 넘게 투입했는데…방제 성적표는 ‘확산’여기서 산림청의 대응을 짚지 않을 수 없다.김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나무재선충병 대응에 4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막대한 국민 세금이 방제에 들어갔음에도 피해목은 2022년 37만8천여 그루에서 올해 177만여 그루로 약 4.7배 수준으로 늘었다.물론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단순히 예산 규모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기후와 매개충 분포, 지역별 산림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방제하지 않았다면 피해 규모가 더 커졌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그러나 정부 정책은 결국 결과와 함께 평가받아야 한다.5년간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이 투입됐는데도 발생지역이 135곳에서 166곳으로 늘고, 심각 지역이 1곳에서 27곳으로 증가했다면 기존 방제 방식이 실제 확산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감염목을 발견한 뒤 베어내는 사후 방제에 치중한 것은 아닌지, 감염 의심목 조기 발견과 예찰, 매개충 관리, 피해목·화목 이동 통제, 지방자치단체와의 방제 공조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따져봐야 한다.신규·재발생 10건 중 7건 이상 ‘인위적 확산’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람이 확산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최근 5년간 소나무재선충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다시 발생한 시·군 34건 가운데 25건, 73.5%가 화목 유입 등을 통한 ‘인위적 확산’으로 조사됐다. 자연적 확산은 9건이었다.2025년에는 강원 강릉, 전북 장수, 전남 신안·해남·영암 등 5곳이 인위적 확산 지역으로 확인됐으며 올해도 부산 동구와 충북 괴산 등 2곳이 같은 원인으로 파악됐다.이는 단순히 자연재해나 병해충의 생태적 특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소나무재선충병의 위험성이 이미 오랫동안 알려져 있고 감염목과 소나무류의 이동 관리가 방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위적 확산이 반복되는 현실은 현장 단속과 예방 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특히 피해가 발생한 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감염목을 제거하는 방식만 반복해서는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 불법·부주의한 목재 이동을 사전에 차단하고, 유통·운송 단계까지 추적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예방 중심 정책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산림청, ‘얼마나 베었나’보다 ‘왜 계속 번졌나’ 답해야소나무재선충병 방제의 성과를 단순히 제거한 감염목 수나 투입 예산 규모로 설명해서는 부족하다.산림청은 이제 ‘얼마나 많은 나무를 방제했는가’뿐 아니라 ‘왜 피해지역이 계속 늘어났는가’, ‘왜 인위적 확산을 차단하지 못했는가’, ‘4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어느 분야에 투입됐고 실제 피해 감소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구체적인 수치와 성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특히 경북·경남·울산 등 피해 집중지역에 대한 방제 전략이 적절했는지, 지자체별 방제 성과와 실패 원인을 제대로 평가했는지, 반복 발생지역에 대한 책임 있는 사후관리가 이뤄졌는지도 점검 대상이다.김선교 의원은 “최근 5년간 4천억 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됨에도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여 우려가 크다”며 “특히 화목, 목재 이동 등 부주의로 인한 인위적 확산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동 단속 강화와 현장 중심의 철저한 방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소나무재선충병은 감염된 나무 몇 그루의 문제가 아니다. 확산이 계속될 경우 산림 생태계와 경관 훼손은 물론 방제·복구 비용까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5년간 560만 그루 감염, 4천억 원 이상의 예산 투입, 피해지역 166곳이라는 숫자는 이제 기존 방제 정책을 그대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에 가깝다.산림청은 더 많은 예산과 방제 실적을 제시하기에 앞서, 그동안의 대책이 왜 확산을 막지 못했는지부터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방제 정책의 성패는 투입한 돈이 아니라 살아남은 산림과 줄어든 피해로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