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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

  • 폭우 덮친 거제에 오뚜기 긴급 구호물품…‘재난 현장에 필요한 건 신속성’
    산업/재계

    폭우 덮친 거제에 오뚜기 긴급 구호물품…‘재난 현장에 필요한 건 신속성’

    컵라면·컵밥 등 1천여 개 거제시실내체육관에 전달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남 거제 지역에 기업들의 구호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재난 직후에는 이재민을 위한 생필품뿐 아니라 구조와 복구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을 위한 식사 지원도 필요한 만큼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얼마나 신속하게 공급하느냐가 중요하다.㈜오뚜기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거제 지역 주민과 현장 복구 인력을 돕기 위해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했다고 21일 밝혔다.오뚜기가 지원한 물품은 현장에서 비교적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컵라면과 컵밥 등 총 1천여 개다. 물품은 거제시실내체육관에 전달됐으며 수해를 입은 이재민을 비롯해 구조작업에 투입된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식사 지원에 활용될 예정이다.재난 현장에서는 피해 주민들의 생활 안정과 함께 구조·복구 작업을 담당하는 인력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다. 특히 침수와 산사태 등으로 정상적인 취사 환경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별도의 조리 과정이 상대적으로 적은 식품이 현장 지원 물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산불부터 수해까지…재난 발생 때마다 식품 지원오뚜기는 재난 피해지역의 생활 안정과 복구를 돕기 위한 구호활동을 이어오고 있다.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의성·산청 지역에 컵라면과 컵밥 등 총 1만여 개의 물품을 지원했다.이어 7월에는 산청·가평·광주·당진 등 수해 피해지역에 컵라면과 컵밥 등 4만여 개의 물품을 전달했다.이번 거제 지원까지 더하면 오뚜기가 재난 현장에서 식품기업의 특성을 활용한 구호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은 거제 지역 주민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이번 지원이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라며 피해지역의 복구가 조속히 이뤄져 하루빨리 주민들의 일상이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구호물품의 가치는 ‘수량’보다 필요한 순간에 도착하는 데 있다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기업들의 기부와 물품 지원 소식이 이어진다. 하지만 재난 구호를 단순히 ‘얼마를 기부했는가’, ‘몇 개를 전달했는가’라는 숫자로만 평가할 필요는 없다.재난 초기 현장에서는 평소 당연하게 누리던 식사와 잠자리, 이동, 통신 같은 기본적인 생활환경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이 때문에 구호물품에서 중요한 것은 규모와 함께 현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필요한 시점에 얼마나 신속하게 공급하느냐다.식품기업은 이러한 측면에서 비교적 분명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별도의 복잡한 조리 없이 먹을 수 있고 보관과 운반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식품을 피해지역에 신속하게 공급한다면 기업이 가진 제품과 물류 역량을 재난 대응에 활용하는 사회공헌이 될 수 있다.다만 기업의 재난 지원도 한 단계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재난이 발생한 뒤 물품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와 구호기관 등과 평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재난 유형과 피해 규모에 따라 필요한 물품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면 지원의 실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최근 집중호우와 산불 등 각종 자연재난이 반복되면서 민간기업의 역할도 단순한 기부를 넘어 신속한 사회적 대응의 한 축으로 확대되고 있다.컵라면과 컵밥 1천여 개라는 숫자는 크고 작음을 따지는 대상이 아니다. 재난으로 일상이 멈춘 현장에서 한 끼가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 전달될 때 구호물품의 진짜 가치가 생긴다.오뚜기의 이번 지원 역시 일회성 물품 전달을 넘어 기업의 유통·물류 역량을 활용한 지속적인 재난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8-21 16:42:53 이정윤
  • 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뉴월드 시즌2 예고…‘플레이가 곧 성장’ 실험 이어간다
    게임/리뷰

    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뉴월드 시즌2 예고…‘플레이가 곧 성장’ 실험 이어간다

    개발자 라이브서 거래소 중심 이용자 경제 성과 공개
    넷마블이 MMORPG ‘아스달 연대기’에서 ‘뉴월드’ 시즌2를 예고하며 이용자 확보와 게임 내 경제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넷마블은 넷마블에프앤씨가 개발한 MMORPG ‘아스달 연대기’의 ‘뉴월드’ 시즌2 업데이트에 앞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등록을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이번 시즌2는 단순한 신규 콘텐츠 추가보다 지난 7월 선보인 ‘뉴월드’의 성장 및 경제 시스템을 어떻게 발전시킬지가 관심사다.넷마블은 당시 ‘NO 패키지, NO 뽑기’를 내세우며 이용자의 플레이 시간과 노력이 캐릭터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강조했다. 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아이템을 거래소에서 거래하고, 이를 다시 캐릭터 성장에 활용하는 이용자 중심의 순환경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다만 이러한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히 과금 부담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 내 재화 가치와 아이템 수급, 이용자 간 격차 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시즌2 사전등록…소환권·태고 장신구 등 지급넷마블은 ‘뉴월드’ 시즌2 업데이트 사전등록에 참여한 이용자에게 다양한 보상을 제공한다.보상은 ▲빛나는 각성 정령 11회 소환권 2개 ▲빛나는 각성 탑승물 11회 소환권 2개 ▲빛나는 무기 외형 11회 소환권 2개 ▲빛나는 꿈돌 11회 소환권 2개 ▲태고 장신구 4종 선택 상자 1개 등이다.지난 20일 진행된 1차 개발자 라이브에서는 지난 7월 ‘뉴월드’ 업데이트 이후의 성과와 시즌2 운영 방향도 공개됐다.넷마블에 따르면 게임 내 보석 유통량의 상당 부분이 거래소를 통해 이용자 간에 순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를 이용자가 직접 플레이해 획득한 자원이 거래를 거쳐 다시 성장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는 지표로 보고 있다.넷마블에프앤씨 이정원 ‘아스달 연대기’ PD는 “거래소를 통해 보석을 획득하고 스펙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의도한 대로 잘 순환되고 있다”며 “뉴월드 업데이트를 기획하면서 꼭 지키고자 했던 본질적인 재미가 ‘플레이가 곧 성장’인데 이용자들이 온전히 게임을 즐겨줘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개발자 라이브에서는 이 밖에도 시즌2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다양한 콘텐츠가 소개됐다.게임전문가 “이용자 중심 경제 긍정적…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관리가 관건”게임업계에서는 플레이 중심의 성장 구조가 기존 모바일 MMORPG의 과금 모델에 부담을 느꼈던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한 게임산업 전문가는 “MMORPG에서 이용자가 시간을 투자해 얻은 아이템과 재화가 실제 캐릭터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경험은 게임의 지속적인 플레이 동기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며 “거래소를 통한 이용자 간 경제활동이 활성화된다면 아이템 획득 자체에도 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거래소 중심의 경제 시스템이 장기간 유지되기 위해서는 재화 공급과 소비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전문가는 “초기에는 거래가 활발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재화가 과도하게 공급되거나 아이템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이용자가 체감하는 플레이 보상 역시 낮아질 수 있다”며 “신규 이용자와 기존 이용자 사이의 성장 격차, 재화 인플레이션, 작업장 등 비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NO 패키지, NO 뽑기’라는 문구 자체보다 실제 이용자가 플레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성장과 보상을 경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시즌2에서도 이러한 운영 원칙이 일관되게 유지되는지가 이용자 평가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O 패키지·NO 뽑기’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이용자 경험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확률형 상품과 과금 구조는 오랫동안 이용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만큼 넷마블이 ‘뉴월드’를 통해 내세운 ‘NO 패키지, NO 뽑기’와 ‘플레이가 곧 성장’이라는 방향은 눈길을 끈다.그러나 게임의 경쟁력은 슬로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이용자가 하루 또는 일주일 동안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실제로 얼마나 성장했다고 느끼는지, 과금을 하지 않더라도 콘텐츠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지, 거래소에서 획득한 재화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가 중요하다.특히 이용자 간 거래가 중심이 되는 MMORPG에서는 경제 시스템이 또 하나의 핵심 콘텐츠다. 공급이 지나치게 많으면 아이템 가치가 떨어지고 반대로 특정 재화가 지나치게 희소해지면 신규 이용자의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시즌제가 반복될수록 기존 이용자의 노력과 자산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하면서 새로운 이용자에게도 진입 기회를 제공할 것인지도 풀어야 할 문제다.결국 ‘뉴월드’ 시즌2의 성패를 판단할 기준은 사전등록 규모나 지급되는 보상의 양만은 아니다.이용자가 투자한 시간이 실제 성장으로 이어지고, 그 성장이 다시 다음 플레이의 동기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넷마블이 내세운 ‘플레이가 곧 성장’이라는 원칙이 시즌2에서도 실제 이용자 경험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26-08-21 16:23:47 이정윤
  • 유보통합 본격화에 어린이집 ‘우려’…“교사 처우·재정 격차부터 풀어야”
    국회/정당

    유보통합 본격화에 어린이집 ‘우려’…“교사 처우·재정 격차부터 풀어야”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영유아 교육·보육 체계를 하나로 합치는 ‘유보통합’이 추진되고 있지만, 현장의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행정체계를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유보통합이 완성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서로 다른 제도 아래 오랫동안 운영돼 온 만큼 교사 자격과 처우, 재정 지원, 시설 기준 등 현실적인 격차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서울시 곽인혜 시의원(강북3)은 지난 13일 서울시민간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유보통합 추진 과정에서 어린이집이 겪고 있는 현안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간담회 참석자들은 모든 영유아에게 더 나은 교육·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유보통합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관리체계가 교육부·교육청 중심으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어린이집의 운영 현실과 보육 현장의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어린이집·유치원 출발부터 달랐다…통합 기준 어떻게 맞추나유보통합의 가장 큰 난제는 서로 다른 제도에서 출발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기준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있다.유치원과 어린이집은 그동안 법적·행정적 근거와 관리체계를 달리해 왔다. 이에 따라 교사 자격과 처우를 비롯해 재정 지원 방식, 시설·설립 기준, 운영 방식 등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따라서 단순히 관리부처를 통합한다고 해서 현장의 격차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어느 한쪽의 기준을 다른 쪽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비용 부담이나 인력 운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충분한 의견 수렴과 단계적인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의 요구다.곽 시의원은 “유보통합의 취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고 모든 아이에게 질 높은 교육과 보육을 제공하자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유보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작 어린이집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고 우려스럽다”고 밝혔다.이어 “정부와 교육청이 정책의 방향과 취지를 설명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왜 어린이집 현장에서 이러한 불안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지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현장이 납득하지 못하는 통합은 성공적인 유보통합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교육·보육 전문가 “행정체계 통합 자체가 유보통합의 목표는 아니다”교육·보육 분야에서는 유보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책의 중심이 ‘기관 통합’ 자체가 아니라 영유아에게 제공되는 교육·보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한 교육·보육 전문가는 “유보통합의 최종 목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라는 기관의 명칭이나 행정체계를 하나로 만드는 것 자체가 아니다”며 “어떤 기관을 이용하더라도 아이가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이어 “현재 기관 유형에 따라 교사의 자격체계와 근무 여건, 임금과 지원 방식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이를 무리하게 한 번에 맞추려 하면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교사의 전문성 강화와 처우 개선에 필요한 재원을 먼저 추산하고 단계적인 통합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특히 유보통합에 따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재정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전문가는 “시설과 인력 기준을 높이면서 재정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민간 어린이집이나 소규모 기관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국가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책임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준부터 통일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향후 과제는 ‘교사·재정·시설’…통합 이후를 먼저 설계해야유보통합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우선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로 나뉜 자격체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기존 교사들의 경력 인정과 추가 교육, 자격 전환 과정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밀한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교사 처우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같은 연령대의 아이를 교육하고 돌보면서도 기관 유형과 운영 주체 등에 따라 근무 조건에 차이가 발생한다면 유보통합 이후에도 현장의 갈등은 계속될 수 있다.재정 지원 방식 역시 중요한 문제다. 국공립·사립유치원과 국공립·민간·가정어린이집 등 기관 유형과 규모가 다양한 만큼 획일적인 지원체계를 적용하기보다는 각 기관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점진적으로 격차를 줄여 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시설 기준을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기존 시설이 새로운 기준을 맞추기 위해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유예기간과 재정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곽 의원은 “유보통합이 어느 한쪽의 기존 기준을 다른 한쪽에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각각 축적해 온 교육과 보육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교사 처우와 재정 지원, 시설·운영 기준 등에서 어느 한쪽도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균형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유보통합의 중심에는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아닌 우리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듣고 필요한 제도 개선을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어디가 관리하느냐’보다 ‘아이에게 무엇이 달라지느냐’유보통합은 오랫동안 필요성이 제기돼 온 정책이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같은 연령대의 아이가 어떤 기관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교육과 돌봄의 조건이 크게 달라져야 할 이유는 없다.하지만 행정조직을 하나로 합치는 것과 현장의 제도를 하나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오랜 기간 서로 다른 법과 재정·인력체계 안에서 운영돼 왔다.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한쪽의 기준을 다른 쪽에 적용한다면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불균형을 만들 수도 있다.특히 정책 추진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은 것을 얻느냐를 둘러싼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흐르는 것이다.유보통합의 주인공은 기관도, 행정기관도 아니다. 결국 아이와 부모다.정부와 교육당국이 앞으로 내놓아야 할 답도 분명하다. 유보통합 이후 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아이들의 교육·보육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교사의 전문성과 처우는 얼마나 개선되는지, 부모의 부담은 어떻게 변하는지, 추가 재정은 누가 얼마나 부담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무엇보다 정책 시행 이후에도 어린이집과 유치원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협의 구조가 필요하다. 제도가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완하고 수정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유보통합의 성공 여부는 ‘두 제도를 하나로 합쳤다’는 행정적 결과가 아니라, 통합 이후 아이들이 이전보다 더 나은 교육과 돌봄을 받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결국 유보통합이 넘어야 할 마지막 문턱은 제도의 통합이 아니라 현장의 신뢰다.
    2026-08-21 13:20:33 이정윤
  • 서울시의원 38명 CPR 실전훈련…‘이수증보다 중요한 건 시민 생존율 높이는 정책’
    국회/정당

    서울시의원 38명 CPR 실전훈련…‘이수증보다 중요한 건 시민 생존율 높이는 정책’

    성인·소아·영아 CPR부터 AED·기도폐쇄 대처까지 실습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심정지 등 응급상황에서 시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심폐소생술(CPR) 실전훈련에 나섰다.단순한 안전교육을 넘어 직접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익혔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방의원의 역할은 교육을 받고 이수증을 취득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현장에서 확인한 안전 문제를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해 시민 누구나 위급한 순간에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의회의 본래 역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20일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합동으로 ‘서울살리기! 심폐소생술(CPR) 및 안전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이번 교육은 2026년 을지연습 기간에 맞춰 진행됐다. 재난이나 비상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환자에 대한 초기 대응능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성인·소아·영아 CPR부터 AED 사용까지 실습교육은 서울소방재난본부 김희정 소방장과 시민초기대응 시민강사 5명의 지도 아래 진행됐다.교육 내용은 ▲119 신고요령 ▲성인·소아·영아 심폐소생술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기도폐쇄 상황 대처법 등 실제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초점을 맞췄다.참가 의원들은 실습용 훈련교구와 기도폐쇄조끼 등을 이용해 직접 응급처치 과정을 반복해서 익혔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교육에 참여한 소속 의원 38명 전원이 교육 이수증을 취득했다.심정지 환자 발생 시에는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주변에 있는 시민의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따라서 정치인이나 공직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이 심폐소생술과 AED 사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지역사회의 응급안전망을 강화하는 방법 중 하나다.전문가 “CPR 한 번 배웠다고 끝나지 않아…반복교육 중요”응급의료·안전 분야에서는 의원들의 직접적인 CPR 교육 참여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회성 교육을 넘어 반복적인 훈련과 시민 대상 교육 확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한 응급의료 전문가는 “심폐소생술은 이론을 알고 있는 것과 실제 위급한 순간에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다르다”며 “정확한 가슴압박 방법과 AED 사용 순서를 몸에 익히려면 실습 중심의 반복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시민들이 CPR을 배우더라도 실제 상황에서 AED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거나 필요한 순간에 사용할 수 없다면 초기 대응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교육 확대와 함께 AED 설치 위치, 접근 가능 시간, 정상 작동 여부 등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특히 시민 이용이 많은 지하철역과 전통시장, 체육시설, 공원, 복지시설 등에서 응급장비가 실제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전문가는 “설치 대수 자체보다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몇 분 안에 AED를 가져와 사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지역별 응급의료 취약지역을 분석하고 시민들의 CPR 교육 참여율을 높이는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김길영 “현장에서 체감한 안전 수요, 정책·예산으로 뒷받침”이번 훈련을 기획한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교육을 실제 의정활동으로 연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김 대표의원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시민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지키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훈련을 통해 직접 체감한 현장의 안전 수요가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정책과 예산으로 충실히 구현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38명 이수’보다 서울시민이 CPR을 받을 확률을 높여야이번 교육을 ‘의원 38명 전원 이수증 취득’이라는 성과에만 초점을 맞춰 평가한다면 본질을 놓칠 수 있다.심폐소생술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격이나 이수 실적이 아니라 실제 사람이 쓰러졌을 때 주변 누군가가 즉시 행동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서울시의원들이 직접 가슴압박을 하고 AED를 사용해봤다면 이제 의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서울에서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주변 시민이 얼마나 신속하게 CPR을 시작할 수 있는지, 가장 가까운 AED는 어디에 있는지, 야간이나 휴일에도 실제 사용할 수 있는지, 설치된 장비는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를 정책적으로 따져봐야 한다.특히 AED는 ‘몇 대 설치했느냐’보다 ‘필요한 순간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건물 내부에 설치돼 있지만 야간에 출입할 수 없거나 시민들이 위치를 알지 못한다면 응급상황에서 활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시의회가 이번 체험을 정책으로 연결하려면 지역별 AED 접근성 점검, 노후 장비와 배터리·패드 관리, 시민 대상 실습교육 확대, 학교·공공기관·다중이용시설 종사자 반복교육 등 구체적인 후속 과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을지연습 기간에 의원들이 직접 CPR을 익힌 것은 상징적인 행사를 넘어 시민 안전을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그러나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CPR을 배운 의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CPR이 필요한 순간 누구나 신속하게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든 의회’​다.이번 훈련의 진짜 성과는 38장의 이수증이 아니라 앞으로 서울시의 안전정책과 예산에서 확인돼야 한다.
    2026-08-21 13:07:16 이정윤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아기 태어나면 나무 10그루" … 헝가리의 이색 친환경 정책 현장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아기 태어나면 나무 10그루" … 헝가리의 이색 친환경 정책 현장

    헝가리 정부가 저출생 대책과 기후변화 대응을 결합한 파격적인 친환경 정책을 비롯해 전국 단위의 고도화된 자원순환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며 유럽 내 독자적인 환경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규제 중심에서 벗어나 시민의 일상과 직접 연결되는 유인책을 마련해 환경 보전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 "신생아 1명당 나무 10그루" … 출산과 조림을 연계한 '국민 숲' 프로젝트헝가리 정부는 국가 기후행동계획(Climate Action Plan)의 핵심 과제로 '신생아 1인당 나무 10그루 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정책 목표: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정부 주도로 10그루의 나무를 조성하여 2030년까지 국토 산림 비율을 27%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추진 방식: 지자체 및 국유림 관리청과의 협력을 통해 아이의 탄생을 기념하는 전용 조림지(Baby Forest)를 지정·관리한다. - 기대 효과: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흡수원 확보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함께 자라나는 나무를 통해 미래 세대의 환경 의식을 자연스럽게 높이는 교육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2. 모바일 앱과 결합된 전국 단위 보증금 반환 시스템 'REpont' REPONT헝가리는 최근 음료 용기 재활용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 통합 폐기물 관리 특허법인(MOHU)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의무 보증금 반환 시스템(DRS)인 'REpont' 시스템을 전면 가동했다. REpont 시스템의 주요 특징 - 적용 대상: 0.1리터에서 3리터 사이의 페트병, 유리병, 캔 음료 용기가 대상이다. - 보증금 환급: 용기당 50포린트(HUF)의 보증금이 부과되며, 수거 기기에 용기를 넣으면 모바일 앱을 통해 현금 환급, 매장 할인 쿠폰 전환, 또는 기부 중 선택할 수 있다. - 인프라 의무화: 400㎡ 이상의 대형 매장은 무인 회수기(RVM)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으며, 소규모 매장은 수동 회수 방식으로 참여한다. 3. 도심 대중교통의 완전 전동화 '그린버스 프로그램' 도시 대기질 개선을 위해 헝가리 혁신기술부는 인구 2만 5천 명 이상의 도시를 대상으로 시내버스를 친환경 전기버스로 전환하는 '그린버스 프로그램(Zöld Busz Program)'을 가동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차량 교체를 넘어 전기버스 보조금 지원, 인프라 충전망 확충,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까지 일괄 구축하는 국가 통합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평가 및 시사점헝가리의 친환경 정책은 인구 정책, 디지털 기술(앱 및 무인 회수기), 대중교통 인프라를 환경 보호 목표와 직접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 규제를 시민 부담으로만 전가하지 않고 실질적인 혜택과 참여 동기를 제공하는 헝가리의 사례는 향후 동유럽 및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의 주요 벤치마킹 모델이 될 전망이다.
    2026-08-21 12:31:47 정이든 청년기자
  • 환경을 ‘아는 시민’에서 ‘행동하는 시민’으로 … 2026 안산시민 환경한마당 열린다
    환경

    환경을 ‘아는 시민’에서 ‘행동하는 시민’으로 … 2026 안산시민 환경한마당 열린다

    - 9월 5일 안산문화광장서 개최… SDGs·기후행동·환경교육 한자리에 - ‘도전 Green벨’·얼쑤(Earth)마켓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마련 - ‘안산 환경 40년’ 특별전시 통해 과거와 미래 환경정책 연결
    기후위기와 자원순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생활 속 환경실천으로 연결하는 ‘2026 안산시민 환경한마당’이 오는 9월 열린다. 현재 발표된 행사 안내에 따르면 2026 안산시민 환경한마당은 9월 5일 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안산문화광장 전망대광장에서 개최된다. 기념식은 오후 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안산시는 이 행사를 환경보전과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시민 인식을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시민 참여 행사로 소개하고 있다. 올해 공식 안내에도 기념식과 얼쑤마켓, 퀴즈대회, 체험부스 등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제시됐다.특히 올해 행사는 단순히 환경정보를 전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놀고, 체험하고, 물건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환경문제를 생각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SDGs 놀이터부터 ‘도전 Green벨’까지 … 환경을 놀이로 배운다행사장에서는 기념식을 비롯해 SDGs 놀이터와 환경교육·체험·홍보부스가 운영된다.환경문제를 퀴즈로 풀어보는 환경퀴즈대회 ‘도전 Green벨’과 시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나누고 다시 사용하는 나눔장터 ‘얼쑤(Earth)마켓’도 마련된다.안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올해 환경한마당을 앞두고 시민과 함께 환경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단체를 모집했으며, 총 18개 단체 규모의 체험부스 운영계획도 공개했다.이러한 프로그램은 환경교육이 반드시 교실이나 강연장에서만 이뤄질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어린이들이 놀이를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접하고, 가족이 함께 환경퀴즈를 풀며,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다른 시민과 교환하는 과정 자체가 환경교육이 될 수 있다.특히 나눔장터는 자원순환의 의미를 시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물건을 버리고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는 대신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다른 사람이 다시 사용하게 하는 것은 폐기물 발생과 신규 자원 소비를 동시에 줄이는 자원순환의 가장 기본적인 방식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안산시민 10대 기후행동’ … 거대한 기후위기를 일상으로올해 환경한마당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주제마당에서 다뤄지는 ‘안산시민 10대 기후행동’​이다.기후위기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나 탄소배출량처럼 시민들이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기 어려운 숫자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실제 기후위기 대응은 가정의 에너지 사용과 자동차 이용, 대중교통, 소비습관, 음식물쓰레기, 일회용품 사용, 재활용 등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따라서 ‘10대 기후행동’처럼 시민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은 환경문제를 ‘정부와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거대한 문제’에서 ‘나도 참여할 수 있는 생활의 문제’로 전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안산 환경 40년’ 돌아본다 …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이번 행사에서는 ‘안산 환경 40년, 기억을 잇다 미래를 열다’ 특별전시​도 마련된다.안산은 수도권을 대표하는 산업도시 가운데 하나다.그만큼 산업화와 도시성장의 과정에서 경제발전뿐 아니라 대기와 수질, 폐기물, 도시 생태환경 등 다양한 환경문제와 개선 과정을 함께 경험해 온 도시이기도 하다.따라서 지난 40년의 환경 변화를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기록 전시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과거 도시의 환경이 어떠했는지, 시민과 행정·기업·환경단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 왔는지 보여준다면 지금 누리고 있는 환경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는 환경교육이 될 수 있다.동시에 앞으로 20년, 30년 뒤 안산의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를 시민들에게 묻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학교·시민사회·대학까지 참여 … 환경문제는 행정만으로 해결 못해행사의 참여 주체가 폭넓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안산시와 안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비롯해 경기도안산교육지원청, 안산녹색환경지원센터, 안산환경재단, 기후위기안산비상행동, 안산희망재단,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한양대학교 ERICA 등이 함께하며 지역 시민단체와 초·중·고등학교 등도 협력한다.안산시 공식 안내 역시 환경한마당을 전 연령이 참여하는 행사로 소개하고 있다.환경문제의 특성을 생각하면 이러한 협력구조는 중요하다.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은 시청 환경부서 하나만의 노력으로 달성할 수 없다. 학교에서는 미래세대 환경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은 전문성을 제공해야 한다. 기업은 생산과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며 시민은 생활 속 실천에 참여해야 한다.환경축제는 평소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한 공간에서 시민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어린이에게는 ‘체험’이 가장 오래 남는 환경교육환경축제의 또 다른 가치는 미래세대 교육에 있다.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을 교과서 속 문장으로 배우는 것과 실제 행사장에서 분리배출을 해보고, 재사용 물품을 만나고, 환경퀴즈를 풀어보는 것은 경험의 강도가 다르다.특히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참여하는 환경체험은 가정으로 돌아간 뒤에도 대화와 실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아이가 “왜 일회용품을 줄여야 하느냐”고 질문하고 부모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환경교육이 될 수 있다.환경보호에 대한 시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이런 축제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유다.기자의 시선 "환경축제는 하루지만 환경실천은 365일이어야 한다"환경축제를 평가할 때 흔히 방문객 숫자와 체험부스 수, 행사 규모가 먼저 언급된다.그러나 환경을 주제로 한 축제라면 평가기준부터 달라질 필요가 있다.몇 명이 행사장을 찾았는가보다 행사장을 다녀간 시민의 생활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환경퀴즈에서 정답을 맞힌 시민이 다음 날에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지, 얼쑤마켓을 경험한 가족이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고 재사용하기 시작했는지, ‘10대 기후행동’을 본 시민이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한 번이라도 더 이용하게 됐는지가 더 중요한 성과일 수 있다.안산시 역시 환경한마당의 목적을 환경보전과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시민 인식 개선과 공감대 형성에 두고 있다.그렇다면 앞으로는 행사 참여 인원뿐 아니라 행사 이후 시민들의 환경 인식과 행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환경축제 자체가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일회용품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사용하며, 불필요한 인쇄물과 행사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등 행사 운영 자체가 시민들에게 하나의 환경교육이 돼야 한다.환경보호를 이야기하는 행사장에서 대량의 일회용품과 쓰레기가 발생한다면 축제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설득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환경에 대한 시민 인식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한 번의 체험이 관심을 만들고, 관심이 반복되면 생활습관이 될 수 있다.환경축제의 진정한 목적은 시민에게 환경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오는 9월 5일 열리는 ‘2026 안산시민 환경한마당’이 축제의 즐거움을 넘어 시민들의 작은 실천을 끌어내고, 그 작은 행동들이 안산의 다음 40년을 바꾸는 출발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26-08-21 12:31:37 정진욱
  • 영등포구, 정화조 악취 평균 92% 줄였다…‘설치보다 지속 관리가 관건’
    국회/정당

    영등포구, 정화조 악취 평균 92% 줄였다…‘설치보다 지속 관리가 관건’

    일부 정화조 황화수소 62ppm→0ppm…평균 저감률 92%
    도심을 걷다 맨홀이나 빗물받이 주변에서 갑자기 올라오는 하수 냄새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생활환경 문제다.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도시의 쾌적성과 위생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서울 영등포구가 이러한 정화조 악취 문제를 줄이기 위해 공동주택과 대형건물 등을 대상으로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한 결과 평균 92%의 저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영등포구는 올해 초부터 악취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여의도·당산·양평·신길 등의 공동주택과 대형 상가·오피스텔 31개소를 선정해 악취저감시설 60대를 설치했다.구에 따르면 정화조에서 발생하는 하수 악취는 오수가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황화수소(H₂S) 등이 맨홀이나 빗물받이를 통해 외부로 배출되면서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이번에 설치한 시설은 오수가 모이는 배수조에 공기를 주입해 황화수소 발생을 억제하는 방식이다.설치 이후 구가 악취 농도를 측정한 결과 대상지의 평균 악취 저감률은 92%로 나타났다. 특히 한 건물 정화조에서는 황화수소 농도가 설치 전 최대 62ppm에서 설치 후 측정 당시 0ppm까지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여의도의 한 건물 관리소장은 “건물 주변에서 발생하는 하수 악취 민원이 많았는데 악취저감시설 설치 이후 냄새가 줄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환경전문가 “92% 저감 의미 있지만 ‘0ppm=영구적 악취 제거’는 아니다”환경 분야에서는 이번 결과가 도심 생활악취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특정 시점의 측정 결과를 장기적인 악취 제거 효과로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한 환경전문가는 “황화수소 농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것은 악취저감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정화조와 하수관로가 밀집한 도심에서는 발생원 단계에서 악취를 줄이는 방식이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다만 그는 “황화수소 발생량은 오수 유입량과 온도, 정화조 관리 상태, 계절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한 차례 0ppm이 측정됐다고 해서 악취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일정 기간 반복 측정해 효과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이어 “시설 설치 이후에도 송풍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와 배관 상태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악취 민원 발생 현황과 실제 측정 데이터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시설 설치 실적보다 장기간 저감 성능을 유지하는 관리체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설치하고 끝내지 않는다…관리자 교육·사후관리 병행영등포구 역시 시설 설치 이후 관리에 나서고 있다.구는 지난 7월 건물 정화조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악취저감시설 설치 및 가동방법’ 교육을 실시했다. 설치된 장치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악취저감시설 설치 신청 대상은 강제배출형 정화조가 설치된 건축물이다. 건물주가 환경과에 설치를 신청하면 현장조사를 거쳐 설치 적정 여부를 판단한 뒤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은 “악취를 줄이는 것은 쾌적하고 위생적인 생활환경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주민들의 작은 불편도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60대 설치’보다 중요한 것은 내년에도 냄새가 나지 않는가다이번 사업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악취저감시설 60대를 설치했다는 숫자 자체가 아니다. 평균 92%라는 저감률 역시 사업의 최종 성적표라고 보기에는 이르다.생활악취 문제는 시설 하나를 설치했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정화조 내부 환경은 계절과 기온, 오수 유입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시설이 노후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저감 효과 역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따라서 이번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려면 설치 직후의 수치뿐 아니라 6개월, 1년 후에도 비슷한 저감 효과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여기에 주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악취 농도 측정 결과와 함께 해당 지역의 악취 민원이 설치 전후 얼마나 감소했는지 비교한다면 정책 효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특히 여의도·당산처럼 대형건물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개별 건물 정화조 관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하수관로와 맨홀, 빗물받이 등 주변 시설과의 연계 관리도 필요하다.결국 도심 악취 대책은 ‘시설 몇 대를 설치했느냐’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얼마나 오래 효과가 유지됐는지, 실제 민원이 얼마나 줄었는지, 문제가 다시 발생했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영등포구가 발표한 평균 92%의 저감률은 의미 있는 출발점이다. 이제 행정이 보여줘야 할 것은 ‘설치 실적’이 아니라 시민들이 거리에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생활환경의 변화다.
    2026-08-21 07:42:12 이정윤
  • 이광재 의원 “교육부 학교복합시설 공모 선정…국비 약 240억원 확보”
    국회/정당

    이광재 의원 “교육부 학교복합시설 공모 선정…국비 약 240억원 확보”

    하남교산에 ‘학교+생활SOC’ 복합공간…국비 240억 확보, 성패는 운영에 달렸다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학교가 학생들만의 교육공간이라는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의 문화·체육·돌봄 기능까지 담당하는 생활 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이광재 의원(경기 하남시갑)은 21일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에 ‘하남교산지구 복합커뮤니티 건립’ 사업이 최종 선정돼 국비 약 24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대상지는 교산신도시 북부 천현동 63-2 일원으로 이전이 예정된 남한중학교다.이번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남한중학교에는 교육시설뿐 아니라 수영장과 도서관, 다목적체육관, 생활문화센터, 돌봄·보육시설, 청소년 커뮤니티 공간, 지하주차장 등 학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생활SOC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단순히 학교 건물을 새로 짓는 사업을 넘어 학교를 중심으로 교육과 문화, 체육, 돌봄 기능을 한곳에 묶겠다는 구상이다.특히 문화·체육시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신장동과 덕풍동 등 하남 원도심 주민들에게 새로운 생활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학교복합시설은 학교 공간을 지역사회와 공유함으로써 별도의 공공시설을 각각 건립하는 데 따른 비용과 부지 문제를 줄이고, 학교를 지역공동체의 중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반면 학교라는 교육공간에 불특정 다수의 주민이 출입하게 되는 만큼 학생 안전과 시설 관리, 운영비 부담 등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교육전문가 “좋은 시설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 안전과 운영 방식”교육계에서는 학교복합시설의 취지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건립 이후의 운영체계를 사업 초기부터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한 교육전문가는 “수영장과 도서관, 체육관, 돌봄시설 등을 학교와 연계하면 학생들은 다양한 교육시설을 가까운 곳에서 이용할 수 있고 주민 입장에서도 생활 인프라 접근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이어 “그러나 학교는 무엇보다 학생의 학습권과 안전이 우선되는 공간”이라며 “주민 이용시설과 학생 교육공간의 출입구 및 이동 동선을 명확하게 분리하고 외부인 출입관리, CCTV 등 안전관리 체계를 설계 단계부터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운영 주체와 비용 부담 문제도 중요하다.학교복합시설은 건립 자체보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시설을 누가 관리하고 운영비를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는 “수영장처럼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가는 시설은 건립비 확보만으로 사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지자체와 교육청이 운영비와 시설관리 책임을 사전에 명확히 하고 학생 우선 이용시간과 주민 개방시간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광재 “학교복합화 지속 확대…교육·문화 인프라 국비 확보”이광재 의원은 이번 사업을 자신의 선거 공약인 ‘공부하고, 일하고, 즐기고, 쉴 수 있는 복합커뮤니티 시설 건립’의 구체적인 성과로 평가했다.이 의원 측에 따르면 당선 이후 교육부와 하남시,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하며 복합시설 유치와 원도심 생활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이 의원은 “최고의 학교와 함께 하남 원도심을 더 활력 넘치는 곳으로 만들겠다”며 “학교복합화 시설을 지속 확대하면서 하남의 교육과 문화 인프라 투자를 위한 국비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40억원 확보보다 중요한 것은 ‘10년 뒤에도 잘 쓰이는 시설’이번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국비 ‘240억원’이다. 하지만 주민과 학생의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얼마를 확보했느냐보다 그 예산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실제 생활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되느냐다.수영장과 도서관, 체육관, 문화시설, 돌봄시설을 한 공간에 넣는다고 해서 저절로 성공적인 복합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학교는 교육공간이고 주민에게는 생활공간이다. 두 기능이 제대로 결합하면 학교는 수업이 끝난 뒤 문을 닫는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공동체가 하루 종일 활용하는 생활 거점으로 변할 수 있다.반대로 학생과 주민의 이용 동선이 뒤섞이고 시설별 관리주체가 불명확하거나 운영비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이용률이 떨어지는 시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특히 수영장과 대형 체육시설은 건설비뿐 아니라 장기간 투입되는 유지관리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이번 사업의 평가는 준공식이 열리는 날이 아니라 시설이 문을 연 뒤 수년이 지나 학생과 주민들이 얼마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통해 내려질 것이다.하남교산 복합커뮤니티시설은 신도시 개발과 원도심 생활 인프라 확충, 학교시설 개방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볼 수 있는 사업이다.이제 필요한 것은 ‘국비 240억원 확보’라는 성과를 넘어 학생 안전과 주민 편의,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까지 세밀하게 설계하는 일이다.학교를 크게 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가 오래도록 제대로 사용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하남교산의 새로운 실험이 주목되는 이유다.
    2026-08-21 07:29:49 이정윤
  • 강북구 전기차 충전시설 전수점검…‘설치 숫자’ 넘어 안전관리 체계로 가야
    국회/정당

    강북구 전기차 충전시설 전수점검…‘설치 숫자’ 넘어 안전관리 체계로 가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충전시설 역시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제는 ‘얼마나 많이 설치했느냐’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느냐’를 따져야 할 시점이다.최근 전기차 화재를 둘러싼 시민들의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강북구가 지역 내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의무 대상 시설에 대한 전수점검에 나섰다.강북구는 이달 말까지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의무 대상 126개소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공공시설 34개소, 공중이용시설 37개소,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 55개소다.구 환경과 에너지팀으로 구성된 2개 점검반은 건축물대장 등을 사전에 확인한 뒤 현장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06개소, 약 84%에 대한 점검을 마친 상태다.이번 점검에서는 시설별 충전시설 의무 설치 수량을 갖췄는지,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규격과 표시 등이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문제는 여기서부터다.전기차 충전시설 정책이 보급 확대에 무게를 뒀던 초기 단계를 지나면서 앞으로는 단순한 설치 여부를 넘어 실제 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처럼 차량과 시설물이 밀집된 공간에서는 충전시설의 관리 상태와 화재 발생 시 대응 체계가 주민 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전기안전 분야에서는 충전시설의 법정 설치 수량뿐 아니라 충전 케이블과 커넥터의 손상 여부, 누전·차단 설비 작동 상태, 접지 상태, 침수 및 빗물 유입 가능성 등 실제 설비 상태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한 전기안전 전문가는 “충전시설을 법정 기준에 맞춰 설치하는 것은 기본적인 요건”이라며 “시설이 설치된 이후 어떻게 점검하고 관리하느냐가 안전 측면에서는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충전 케이블이나 커넥터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과정에서 손상될 가능성이 있고 전기설비 이상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확인과 신속한 보수가 필요하다”며 “특히 지하주차장은 화재 발생 시 연기와 열이 확산될 가능성을 고려해 충전구역 주변 관리와 소방·방화시설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강북구의 이번 전수점검 역시 단순한 ‘126곳 점검 완료’에 의미를 두기보다 점검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를 향후 상시 안전관리 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충전시설별 점검·수리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노후 또는 손상 설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정기점검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와 공공시설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충전시설 관리와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 교육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화재 발생에 대비한 대응 체계도 함께 살펴야 한다. 질식소화포 등 화재 확산을 줄이기 위한 장비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충전구역 주변 가연물 관리와 소방시설 접근성, 신고 및 대피 체계 등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정창수 강북구청장은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주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충전 환경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설치 의무 대상 시설을 꼼꼼히 점검하고 지속해서 관리해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차 이용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제는 ‘몇 대 설치했나’보다 ‘누가 어떻게 관리하나’ 물어야그동안 전기차 정책의 주요 관심사는 보급 대수와 충전시설 확대에 맞춰져 있었다. 전기차가 늘어나니 충전기를 늘리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었다.그러나 충전시설이 일상적인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지금은 정책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충전기를 몇 대 설치했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설치된 충전기를 누가, 얼마나 자주 점검하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빨리 대응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특히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충전시설은 주민 생활공간과 밀접하다. 시설 설치 이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정 설치 비율을 충족했다는 사실만으로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행정점검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점검 결과를 축적하고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시설을 관리하며 시설 관리자와 충전사업자, 소방·전기안전 분야가 연계되는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단계까지 발전할 필요가 있다.강북구의 126개소 전수점검이 의미를 가지려면 결국 ‘몇 곳을 점검했느냐’가 아니라 ‘점검 이후 무엇이 달라졌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전기차 시대의 안전망은 충전기 숫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충전시설 확대 정책과 함께 점검·유지관리·화재 대응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동할 때 비로소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가 만들어질 수 있다.
    2026-08-21 07:20:46 이정윤
  • [기자수첩 ] 현대전의 또 다른 전선은 ‘연료’… SK이노베이션 해상급유 훈련이 던진 메시지
    산업/재계

    [기자수첩 ] 현대전의 또 다른 전선은 ‘연료’… SK이노베이션 해상급유 훈련이 던진 메시지

    현대전에서 전투력은 무기체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차와 장갑차, 함정, 항공기 등 첨단 전력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연료와 군수지원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최근 국제 분쟁에서도 병참과 에너지 공급망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투 장비의 성능 못지않게 연료와 탄약, 식량 등을 필요한 시점과 장소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작전 지속 능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울산CLX)에서 진행된 ‘민·관·군 합동 유류인수 및 분배훈련’은 단순한 정례 훈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이번 훈련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해군 군수지원함이 민간 정유시설인 울산CLX 해상부두에 직접 접안해 유류를 공급받는 해상 급유훈련이 실시됐다는 점이다.기존 육상 중심의 유류 공급체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상까지 공급 경로를 확대해 비상 상황에서의 에너지 수송 능력을 점검했다는 것이다.전시 상황에서는 평상시 이용하던 도로와 철도, 송유관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보장이 없다. 특정 수송망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 경로를 얼마나 신속하게 가동할 수 있는지가 군수지원의 핵심이다.이번 훈련에서는 유조차와 철도 유조화차, 유조선 등 다양한 인수·수송수단을 활용해 유류 공급 절차를 점검했다. 송유관 파손과 화재뿐 아니라 해킹 등 비상 상황도 가정해 대응 및 복구 절차를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이 같은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정유시설과 에너지 공급망이 국가경제뿐 아니라 국가안보와도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대규모 정유시설은 평상시에는 산업과 교통을 움직이는 에너지 공급기지지만, 비상 상황에서는 군 작전과 국가기능 유지에 필요한 핵심 기반시설이 된다.따라서 시설이 일부 손상되거나 물류망이 차단될 경우 얼마나 빠르게 대체 공급망을 가동할 수 있는지, 주요 공정을 얼마나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국가 안보와 에너지 안보, 이제 따로 볼 수 없다이번 훈련이 보여준 또 하나의 특징은 민·관·군 협력이다.현대사회에서 국가안보를 군의 역할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에너지와 통신, 전력, 물류 등 상당수 핵심 기반시설은 민간기업이 운영하고 있다.특히 석유제품 생산과 저장, 수송 인프라를 보유한 정유업체의 경우 국가 비상 상황에서 안정적인 연료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다.정부와 군이 비상계획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생산시설과 저장탱크, 부두, 송유관 등을 운영하는 민간기업과의 협력체계가 작동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이번 훈련은 민간 정유시설과 군수지원체계를 실제로 연결해 유류 인수와 분배 절차를 점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그러나 훈련의 성과를 한 차례의 행사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실제 위기 상황에서는 시설 파손과 통신 장애, 사이버공격, 전력 공급 중단 등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단순한 유류 수송뿐 아니라 생산과 저장, 운송, 통신, 사이버 보안까지 포함한 복합적인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얼마나 공급할 수 있나’보다 ‘얼마나 버틸 수 있나’에너지 안보에서 중요한 것은 평상시 공급능력만이 아니다.비상 상황에서 기존 공급망이 흔들렸을 때 얼마나 오랫동안 국가 기능과 군 작전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류 비축과 대체 수송망, 시설 복구 능력, 민간사업자와의 협력체계를 동시에 갖춰야 한다.특히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설에 공급기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면 위기 발생 시 전체 공급망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육상과 해상, 철도 등 수송방식을 다변화하고 여러 지역의 저장·생산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이번 울산CLX 훈련은 이런 측면에서 평상시 존재하던 민간 에너지 인프라가 비상 상황에서는 어떻게 국가 안보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훈련은 ‘완료’가 아니라 취약점을 찾는 과정이어야훈련의 목적은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실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찾아내고 보완하는 것이 훈련의 본래 목적이다.군수지원함의 접안과 급유 과정에서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육상 수송망이 마비될 경우 해상수송이 어느 정도를 대체할 수 있는지, 사이버공격으로 시스템 일부가 중단되면 수동 운영이 가능한지 등 구체적인 취약점을 확인해야 한다.훈련 결과를 토대로 대응 매뉴얼을 수정하고 반복적인 실전형 훈련을 실시해야 비로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특히 사이버 위협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정유시설 상당 부분이 자동화·디지털화돼 있는 만큼 물리적 시설 방호뿐 아니라 생산·저장·출하 시스템을 보호하는 사이버 보안 능력도 에너지 안보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에너지 동맥이 멈추면 국가 기능도 흔들린다이번 훈련은 우리 사회가 에너지 문제를 단순한 산업이나 가격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평상시 주유소에서 쉽게 공급받는 휘발유와 경유도 비상 상황에서는 국가의 작전능력과 산업 활동, 물류망을 유지하는 전략물자가 될 수 있다.그래서 에너지 안보는 곧 국가안보다.SK이노베이션과 같은 민간 정유기업이 국가 비상계획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군과 정부가 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이번 합동훈련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한 번의 해상 급유훈련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육상 공급망이 막혔을 때 실제로 바닷길을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는 점이고, 민간기업과 군이 평상시부터 실제 절차를 맞춰봤다는 점이다.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하다. 훈련에서 확인된 문제점을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분석하고, 수송망 다변화와 비축체계, 사이버 보안, 시설 복구 능력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현대전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최첨단 무기의 숫자만이 아니다. 그 무기가 마지막 순간까지 움직일 수 있도록 연료를 공급하는 보이지 않는 군수체계가 버텨줘야 한다.에너지 공급망이 살아 있어야 국가의 방어력도 유지된다.
    2026-08-20 14:58:03 이정윤
  • [김민규의 경제 칼럼] AI로 구현하는 구도심의 유연한 도시재생 혁신
    부동산

    [김민규의 경제 칼럼] AI로 구현하는 구도심의 유연한 도시재생 혁신

    하드웨어 중심 앵커시설 건립을 넘어 데이터 주도형 미세 재생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반복적으로 실패하거나 기대 이하의 성과에 그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과거의 데이터로 수립한 고정된 자료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수억 원의 공공 예산을 투입해 거점 앵커 시설을 짓는 사이 상권의 성격은 변하고, 인구이동의 결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필요한 인공지능의 역할은 화려한 3D 시각화나 교통 관제에 머무는 디지털 트윈이 아닌 도시의 물리적·경제적 미세 변화를 추적해 제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동적 도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현실적인 AI 도입의 첫걸음은 필지 단위의 노후화 및 공실 전조 증상 예측이다. 지금까지의 도시 쇠퇴 진단은 인구·사업체 데이터에 기반해 사후 처방에 가까웠다. 반면, 수도·전력 사용량, 소상공인 매출 변동률, 통신사 생활인구의 체류 시간 데이터를 다변량 시계열 모델로 결합하면 특정 건축물이나 가로가 상업적·물리적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쇠퇴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이는, 공공이 대규모 철거나 획일적인 리모델링 지원을 결정하기 전, 정확한 지점에 선제적 개입을 가능하게 만든다.나아가 인공지능은 경직된 용도지역제를 대체하는 성능 기반 규제의 실행 도구가 될 수 있다. 현행 법제도상 구도심 내 건축물의 용도 변경과 용적률 완화는 행정 절차가 복잡해 민간의 자발적 재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구역 내 보행량, 탄소 배출량, 기반시설 용량 부하도를 실시간 연산하는 AI 모델을 도입하면 특정 건축물이 주거에서 근린생활시설이나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될 때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즉각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환경적 부하가 적고 지역 활성화 기여도가 높은 사업자에게는 추가 용적률이나 인센티브를 즉시 승인하는 유연한 도시 거버넌스가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는 셈이다.젠트리피케이션 완화와 공공 기여금 산정에서도 AI는 이해관계 조율의 현실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민간 리모델링으로 발생하는 지가상승 이익과 임대료 인상 압력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여 임대인에게는 공공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조건부로 연계하고 임차인에게는 업종 중복을 피한 최적의 테넌트 믹스를 제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막연한 상생 협약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기대수익 모델이 제시될 때 자본 유입과 원주민 정착 사이의 타협점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결국 도시재생에서 AI의 본질은 스마트 도시라의 외형을 갖추는 것이 아닌 도시계획의 주기를 연 단위의 규모 있는 계획에서 일 단위의 정밀한 정책 미세 조정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공공이 보유한 공간 데이터와 민간의 실시간 활동 데이터를 결합해 규제와 지원 제도를 유연화할 때 비로소 도시재생은 예산 소진형 사업에서 벗어나 자생적인 회복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8-20 14:45:12 김민규 칼럼니스트
  • 이정미시의원, 학생 운동장이 왜 정부 소유 땅에?… 덕수초 30년 묵은 ‘운동장 환수’ 다시 수면 위
    교육

    이정미시의원, 학생 운동장이 왜 정부 소유 땅에?… 덕수초 30년 묵은 ‘운동장 환수’ 다시 수면 위

    운동장 인접 화훼시설에 1톤 화물차 출입·농약 살포… 학생 안전 우려
    서울 도심 한복판의 초등학교가 자신들이 사용하는 운동장을 정부로부터 매년 임대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 운동장 부지의 소유권과 안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더욱이 해당 운동장은 평상시 학생들의 체육활동 공간이면서 지진 발생 시 정동·광화문 일대 시민 약 2,500명이 대피하도록 지정된 옥외대피장소다. 단순한 학교 부지 문제를 넘어 학생과 시민 안전 차원에서 관계기관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이정미 의원(국민의힘·중구1)은 지난 19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연구실에서 덕수초등학교 관계자들과 만나 운동장 부지 환수와 운동장 내 화훼시설의 안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이날 면담에는 박수민 덕수초등학교 교장과 김책 덕수초 운동장 되찾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손우석 비상대책위원 등이 참석했다.1995년 소유권 바뀐 운동장… 학교는 매년 ‘임대’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길에 위치한 덕수초등학교 운동장은 당초 교육청 소유였지만 1995년 행정안전부 소유의 휘경공고, 현재 서울반도체고 부지와 맞교환되면서 행정안전부로 소유권이 이전됐다.이후 덕수초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운동장을 매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학교 운동장은 단순한 빈 땅이 아니다. 체육수업과 학교 행사, 학생들의 놀이와 휴식 등 학교 교육과정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교육공간이다.그럼에도 학교가 장기간 자신들의 운동장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공간의 안정적인 확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부지 소유권 문제는 행정기관 간 재산관리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그 결과가 학생들의 교육활동 공간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관 간 재산 분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운동장 옆 화훼시설… 화물차·농약에 학생 안전 우려또 다른 쟁점은 운동장과 인접한 정부청사관리본부 화훼시설이다.학교 측에서는 이 시설을 이용하는 1톤 조경용 화물트럭의 출입과 살충제·농약 살포 등으로 학생 안전과 교육환경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초등학교는 어린 학생들이 하루 대부분을 생활하는 공간인 만큼 차량 동선과 학생 이동 동선이 가까울 경우 교통안전 관리가 중요하다.농약이나 살충제를 사용하는 시설이 학교 운동장과 인접해 있다면 실제 사용 물질과 살포 방식, 작업시간, 학생들의 노출 가능성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안전조치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막연한 불안만 키워서도 안 되지만, 문제가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관계기관이 실태를 조사하고 결과를 학교와 학부모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다.교육 관계자 관점 “학교 운동장은 학생의 교육권과 안전권이 만나는 공간”교육 현장에서 학교 운동장은 체육활동을 위한 부속시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학생들의 신체활동과 놀이, 또래 관계 형성, 학교 행사 등이 이뤄지는 핵심 교육공간이기 때문이다.특히 도심 학교일수록 주변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부족해 운동장의 교육적 가치가 더욱 크다.교육계 관점에서는 학교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육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유권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아 운동장 활용이나 시설 개선에 제약이 생긴다면 결국 그 부담이 학생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안전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학교와 인접한 공간에서 차량이 이동하거나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작업이 이뤄진다면 학교와 시설 운영기관이 작업시간, 차량 진·출입 경로, 학생 이동시간 등을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시간과 등·하교 시간에는 화물차 이동을 최소화하거나 차량 동선과 학생 동선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안 등 현실적인 안전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시민 2,500명 대피하는 장소… 유리온실은 안전한가덕수초 운동장 문제는 학교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해당 운동장은 지진 발생 시 정동·광화문 일대 시민 약 2,500명을 수용하는 지진 옥외대피장소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때 운동장 인근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 등 화훼시설이 실제 대피 안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지진으로 유리가 파손될 경우 비산 위험이 있는지, 화훼시설 내부에 화재 위험 물질이 존재하는지, 대피자 2,500명이 이동할 충분한 통로가 확보돼 있는지 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지진 옥외대피장소는 지도에 표시만 해 놓는 것으로 역할이 끝나는 시설이 아니다. 실제 재난 발생 시 시민들이 안전하게 진입하고 머무를 수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학교 운동장의 안전 문제가 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다.이정미 “교육청·행안부 넘어 서울시도 나서야”이정미 시의원은 “아이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운동장을 돌려주는 것은 단순한 학교시설 문제를 넘어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이어 “덕수초 운동장은 지진 옥외대피장소로 지정돼 있어 학생 안전은 물론 정동·광화문 일대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이 의원은 특히 운동장 부지 환수 문제를 교육청과 행정안전부 간의 사안으로만 남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그는 “운동장 부지 환수 문제는 교육청과 행정안전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시도 함께 나서야 할 사안”이라며 “서울시를 비롯해 교육청,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30년 가까이 끌어온 문제… 이제는 ‘누구 땅인가’보다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덕수초 운동장 문제를 들여다보면 다소 낯선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학생들은 매일 운동장을 이용하지만 땅의 소유자는 학교나 교육청이 아닌 행정안전부다. 학교는 사실상 교육에 필수적인 운동장을 장기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1995년 부지 교환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행정기관 간 소유권의 역사만 설명할 단계는 지났다.더 중요한 질문은 현재 이 공간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느냐다.현재 운동장의 가장 일상적인 이용자는 덕수초 학생들이다. 동시에 재난이 발생하면 인근 시민 약 2,500명이 대피해야 하는 공공 안전공간이 된다.그렇다면 토지 관리 역시 현재의 기능에 맞게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물론 ‘환수’가 필요하다는 주장만으로 소유권을 즉시 이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유재산과 교육재산의 교환에는 재산 가치와 행정적 절차, 기존 교환의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구호보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행정안전부가 정확한 자료를 놓고 협의 테이블에 앉는 것이 먼저다.운동장 환수보다 더 급한 것은 ‘오늘의 안전’운동장 소유권 문제가 장기적인 과제라면 화훼시설과 관련한 안전 문제는 별도로 신속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부지 환수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오늘도 같은 운동장을 이용하기 때문이다.관계기관은 1톤 화물차의 실제 운행 빈도와 경로, 농약·살충제 사용 종류와 살포 시간, 학생 동선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지진 대피장소로서의 적정성 역시 점검해야 한다. 유리온실 등이 지진 발생 시 대피자에게 위험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 시설 보강이나 이전, 안전거리 확보 등의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이번 논란의 핵심을 단순히 ‘덕수초 운동장을 돌려달라’는 요구로만 보면 문제의 절반만 보는 셈이다. 학교 운동장은 학생들에게는 교육공간이고, 재난이 발생하면 시민에게는 생명을 지키는 대피공간이다.30년 가까이 이어진 소유권 문제를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지금 이 공간이 학생과 시민에게 실제로 안전한가 하는 문제다.행정기관의 소유권보다 학생과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원칙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2026-08-20 14:44:20 이정윤
  • 문 닫은 주유소가 편의점으로… ‘도심 흉물’에서 생활공간으로 변신
    환경

    문 닫은 주유소가 편의점으로… ‘도심 흉물’에서 생활공간으로 변신

    KCC, 차량·보행자 동선 색채로 구분… 안전성·편의성 강화
    전기차 보급 확대와 시장 환경 변화 등으로 문을 닫는 주유소가 늘면서 방치된 폐주유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새로운 도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오랫동안 방치된 주유소는 도시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관리되지 않을 경우 지역의 유휴공간으로 남게 된다. 특히 과거 석유제품을 취급했던 시설이라는 점에서 부지를 새로운 용도로 활용할 경우 안전과 환경 관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폐업한 주유소를 철거하는 대신 편의점과 차량 이용시설이 결합된 공간으로 재활용하는 시도가 등장했다.KCC는 BGF리테일이 추진하는 폐주유소 업사이클링 모델 ‘CU Re(씨유 리퓨얼)’ 프로젝트에 참여해 안전환경 색채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밝혔다.1호점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호국로에 있던 폐업 셀프주유소를 리모델링한 ‘CU 소흘IC점’이다. 약 130평 부지에 38평 규모의 편의점과 차량 이용시설 등을 결합한 복합 생활공간으로 조성됐다.줄어드는 주유소… 폐업 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전국 영업 주유소는 2010년 1만2,691곳에서 2026년 6월 1만296곳으로 약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주유소 감소가 이어지면서 폐업 이후 남겨진 부지의 활용 문제도 커지고 있다.주유소는 도로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고 차량 진·출입을 위한 비교적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철거 후 방치하기보다 새로운 상업·생활시설로 전환할 경우 기존 공간을 다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관련 업계에서도 폐주유소를 편의점과 세차장, 물류 거점 등 새로운 시설로 전환해 활용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이번 ‘CU Re’ 역시 기존 주유소의 공간적 특징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생활시설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차량과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공간… ‘색깔’도 안전시설 된다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바꾸는 과정에서는 기존 상업시설과 다른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차량이 수시로 드나드는 기존 주유소 구조에 보행자와 편의점 이용객까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KCC는 이를 고려해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Color Universal Design·CUD)을 적용했다.CUD는 색각 특성이나 낮은 시력 등 이용자의 다양한 시각적 조건을 고려해 색상과 명도, 채도, 패턴 등을 설계함으로써 공간과 시설 정보를 보다 쉽게 인식하도록 하는 디자인 방식이다.이번 매장에서는 자동차 진·출입 구역과 보행자 출입구, 횡단 구간, 상품 픽업존, 휴게공간 등을 색채로 구분해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가 공간의 기능과 이동 방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차량 이동구간과 보행구간에는 서로 구별되는 색상과 명도·채도 대비를 적용해 동선이 교차하는 지점의 혼선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편의점 출입구와 픽업존, 휴게공간에도 기능에 따라 색채를 달리 적용했다.KCC는 여기에 고내후성 우레탄 도료와 축광 도료, 동절기 결빙으로 인한 미끄럼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능성 도료 등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환경전문가 관점 “철거 대신 재사용 긍정적… 환경 안전성 확인은 별개 문제”환경적 관점에서 폐주유소를 기존 구조물까지 활용해 새로운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자원순환 측면에서 살펴볼 가치가 있다.건축물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는 방식과 달리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면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과 신규 자재 사용을 줄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폐주유소를 재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친환경 사업이라고 단정하기에는 확인해야 할 부분도 있다.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유류를 취급했던 부지의 환경 안전성이다.주유소는 장기간 휘발유와 경유 등을 저장·취급하는 시설인 만큼 폐업 후 다른 용도로 전환할 경우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토양오염 여부 등 부지의 환경 상태를 적절하게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편의점처럼 일반 시민이 장시간 이용할 수 있는 생활시설로 전환한다면 공간 디자인뿐 아니라 토양과 시설의 안전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환경적 효과 역시 구체적인 수치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기존 건축물 재사용으로 어느 정도의 건설폐기물을 줄였는지, 신규 건축과 비교해 자재와 에너지 사용을 얼마나 절감했는지 등이 확인된다면 ‘업사이클링 매장’이라는 명칭에 보다 실질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폐주유소의 변신… 도시재생 모델로 확대될까KCC는 향후 ‘CU Re’ 매장 확대에 맞춰 신규 매장의 입지와 구조, 이용 환경을 고려한 외관 색채 계획과 CUD 설계를 지원할 계획이다.KCC 컬러디자인센터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운영이 중단된 주유소를 지역 주민이 이용하는 생활공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KCC의 색채 설계 역량을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일수록 이동 동선과 시설의 기능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색채 설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이어 “앞으로도 공간의 용도와 이용자 특성에 맞는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과 기능성 도료를 결합해 산업 현장은 물론 상업·생활시설에서도 안전성과 편의성, 디자인 품질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안전환경 솔루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폐주유소 업사이클링, ‘간판만 바꾸는 재활용’ 넘어야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바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히 새로운 매장이 하나 문을 열었다는 사실이 아니다.전국적으로 주유소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미 개발된 부지를 어떻게 다시 활용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폐업한 주유소를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공간의 특성을 살려 다시 사용한다면 도시의 유휴공간을 줄이고 기존 자원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특히 자동차 중심이었던 주유소 공간에 보행자와 지역 주민이 이용하는 편의·휴게 기능을 결합하는 것은 변화하는 교통·생활환경에 대응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하지만 ‘업사이클링’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 친환경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과거 주유소 부지의 토양오염 여부가 적절히 관리됐는지, 기존 시설을 얼마나 재사용했는지, 철거와 신축을 선택했을 경우와 비교해 실제 환경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안전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차량과 보행자 동선을 색깔로 구분한 것이 실제 사고 위험을 얼마나 낮추는지는 향후 운영 과정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용자의 인지성과 접근성이 실제로 개선됐는지에 대한 평가도 뒤따라야 한다.이번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이유는 폐주유소라는 쇠퇴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진정한 도시재생 모델로 평가받으려면 매장 수를 늘리는 것보다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 어떤 효과를 만들어 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문 닫은 주유소의 간판을 편의점 간판으로 바꾸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버려질 뻔한 공간을 얼마나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생활공간으로 되돌렸는가가 폐주유소 업사이클링의 진짜 성적표가 될 것이다.
    2026-08-20 12:59:08 이정윤
  • 희망브리지, 거제 수해 현장에 하루 500명 ‘구슬땀’… 복구만큼 중요한 자원봉사자 안전
    사회

    희망브리지, 거제 수해 현장에 하루 500명 ‘구슬땀’… 복구만큼 중요한 자원봉사자 안전

    거제 수해복구 현장, 자원봉사자 안전도 ‘재난 대응’이다
    집중호우가 물러간 자리에는 또 다른 재난이 시작된다. 물에 잠긴 가재도구를 꺼내고 집 안으로 밀려든 진흙과 토사를 치우는 복구 작업이다. 여기에 한여름 폭염까지 겹치면서 수해 현장에서 땀 흘리는 자원봉사자들의 안전관리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남 거제시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연일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거제지역의 신속한 수해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현장 자원봉사자용 ‘자원봉사자 키트’ 1,200세트를 긴급 지원했다고 20일 밝혔다.이번 지원은 지난 17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거제지역 복구 현장에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이들의 안전한 활동과 복구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희망브리지가 전달한 키트에는 우의와 정글모, 마스크, 안전 장화, 작업용 장갑, 쿨타올 등 수해복구 현장에서 필요한 물품 12종이 담겼다.단순한 편의용품이 아니다. 침수지역에서는 진흙과 오염물질, 날카로운 폐기물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작업하면서 온열질환 위험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하루 500여 명 복구 투입… “장화·장갑 없으면 작업 어렵다”현장에서는 하루 약 500명의 자원봉사자가 침수 가구의 가재도구 정리와 토사 제거 등에 투입되고 있다.수해복구 현장에서 장화와 장갑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거제시자원봉사센터 최혜선 사무국장은 “수해 현장은 장화, 장갑, 수건 등 기본 안전장비가 필수적인데 희망브리지에서 알맞은 키트를 제때 지원해 줘 매우 큰 힘이 된다”며 “전국에서 몇 시간씩 차를 타고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이 개인 준비 부담 없이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어 복구 속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매일 500여 명의 봉사원이 투입돼 가재도구 정리와 토사 제거에 힘을 쏟고 있지만 침수 가구가 많아 복구 완료까지는 많은 손길이 더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수해복구는 단순히 물을 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침수된 가구와 전자제품을 밖으로 옮겨야 하고 바닥과 벽에 쌓인 진흙을 제거해야 한다. 오염된 생활용품과 폐기물을 분류하고 집 안팎을 세척하는 작업도 뒤따른다.피해 규모가 클수록 복구에는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폭우 끝나자 폭염… 복구 현장의 ‘2차 위험’주목해야 할 부분은 자원봉사자들의 안전이다.재난이 발생하면 관심은 피해 주민과 재산 피해 규모에 집중되기 쉽다. 그러나 복구 현장에 투입되는 자원봉사자 역시 여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특히 여름철 수해 현장은 폭염과 습도, 진흙, 각종 폐기물이 뒤섞여 작업 환경이 좋지 않다.침수된 건물 내부나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작업할 경우 체온이 상승할 수 있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온열질환 위험도 커진다.진흙 속에 깨진 유리나 금속 등 날카로운 물체가 섞여 있을 가능성도 있어 장화와 작업용 장갑 등 보호장비 착용이 중요하다.따라서 자원봉사자를 많이 확보하는 것만큼 이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보호장비와 휴식공간, 식수 등을 제공하고 작업시간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희망브리지 김희윤 구호모금국장은 “폭염과 토사 등 가혹한 현장 여건 속에서도 헌신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안전 확보와 이재민들의 온전한 일상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며 “거제시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 체계를 가동해 현장의 불편 사항과 부족한 자원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복구 과정에서 필요한 구호물자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많이 모이는 봉사’에서 ‘안전하게 일하는 봉사’로재난 현장에서는 자원봉사 인력을 얼마나 신속하게 확보하느냐가 복구 속도를 좌우한다.하지만 인원만 늘린다고 복구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많은 인력이 한꺼번에 투입되면 오히려 작업 동선이 겹치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자원봉사자의 연령과 작업 능력을 고려한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 무거운 가재도구 운반과 토사 제거, 세척, 물품 분류 등 작업 특성에 따라 인력을 적절하게 배치해야 한다.현장 책임자를 중심으로 작업구역을 나누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확보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자원봉사자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복구 방식에서 벗어나 이들을 하나의 중요한 재난 대응 인력으로 보고 안전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피해 주민의 ‘일상 회복’까지가 진짜 복구다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피해 규모는 침수 가구 수나 재산 피해액 등의 숫자로 먼저 알려진다.하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재난은 물이 빠진 이후에도 계속된다.가재도구를 버리고 집을 청소한 뒤에도 전기·가스시설 점검과 주택 보수, 생필품 확보 등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많다.특히 고령자나 장애인, 1인 가구 등 스스로 복구하기 어려운 주민에게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더욱 절실할 수 있다.따라서 단기간에 많은 인력을 투입해 눈에 보이는 토사를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복구가 늦어지는 가구와 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폭우가 멈췄다고 재난이 끝난 것은 아니다재난 보도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진흙투성이가 된 옷을 입고 삽을 든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다. 국민적 연대와 공동체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이지만, 그들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자원봉사자도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다.특히 폭염 속에서 무거운 폐기물을 옮기고 진흙을 걷어내는 작업은 결코 가벼운 봉사활동이 아니다. 안전장비 없이 무리하게 작업하거나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이번 자원봉사자 키트 1,200세트 지원이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화와 장갑, 쿨타올 하나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재난 현장에서는 봉사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본 장비다.다만 물품 지원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구호단체는 자원봉사자의 투입부터 작업 배치, 휴식, 안전교육, 보호장비 지급까지 하나의 체계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폭염이 이어질 경우 작업시간 조정과 충분한 수분 공급, 휴식공간 확보 등 온열질환 예방대책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피해 주민에게 필요한 것도 일회성 관심이 아니다. 언론의 카메라가 현장에서 빠지고 자원봉사자의 숫자가 줄어든 뒤에도 복구되지 못한 집은 남는다.재난 대응의 최종 목적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현장을 찾았는지가 아니라 피해 주민이 얼마나 빨리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갔는가에 있어야 한다.거제에서 하루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흘리는 땀이 온전한 복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들을 돕는 또 하나의 안전망이 필요하다.폭우가 멈췄다고 재난이 끝난 것은 아니다. 마지막 피해 주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가 진짜 복구다.
    2026-08-20 12:14:39 이정윤
  • 삼표시멘트 광산 생태 복원, 진정한 친환경 행보로 이어질까
    환경

    삼표시멘트 광산 생태 복원, 진정한 친환경 행보로 이어질까

    삼척 석회석 광산 채광 종료 부지 2.5ha에 자생수종 2만 주 식재
    광산 개발과 생태 복원 병행 시도는 긍정적… 복원 규모·지속성은 지켜봐야 시멘트 산업은 석회석을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산업 특성상 대규모 채광이 불가피하다. 산림 훼손과 지형 변화, 생태계 단절 등의 환경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다.이런 가운데 삼표시멘트의 자회사 삼표자원개발이 강원 삼척 석회석 광산의 채광 종료 부지를 대상으로 생태 복원에 나서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삼표자원개발은 채광이 끝난 부지 2.5ha, 약 7,700평에 자생수종 2만 주를 심고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하늘다람쥐의 서식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공 둥지를 설치하는 등 생태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단순히 채광이 모두 끝난 뒤 복구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광산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채광이 종료된 구역부터 단계적으로 복원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광산 복구 방식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환경 훼손이 불가피한 시멘트 산업에서 개발과 복원을 병행한다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나무 2만 주를 심고 하늘다람쥐를 위한 인공 둥지를 설치했다는 사실만으로 훼손된 생태계가 복원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기업의 친환경 경영이 선언이나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실제 생태계가 얼마나 회복됐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해야 한다.광산 개발과 동시에 복원… ‘사후 복구’ 넘어설 수 있을까광산 개발은 지형과 토양, 식생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이다. 특히 석회석 채광 과정에서는 기존 산림이 제거되고 암반이 노출되는 만큼 자연 상태로 돌아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따라서 채광이 모두 종료된 뒤 한꺼번에 복원하는 것보다 채광이 끝난 구역부터 순차적으로 복원하는 방식은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삼표자원개발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 역시 이러한 단계적 복원이라는 측면에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특히 외부에서 무분별하게 수종을 가져오기보다 주변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을 활용해 현장 적응 가능성을 높이고, 하늘다람쥐의 서식 가능성을 고려해 인공 둥지를 설치한 점은 생태계 복원을 단순 조경사업과 구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하지만 이번 복원 대상인 2.5ha만으로 광산 전체의 환경적 영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현재 복원 면적이 전체 개발·훼손 면적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앞으로 복원 대상이 얼마나 확대될 것인지, 연도별로 어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것인지가 함께 공개돼야 사업의 실질적인 규모와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결국 2.5ha의 복원은 결과가 아니라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2만 그루 심었다”보다 중요한 것은 ‘몇 그루가 살아남았나’광산 생태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토양이다.석회석 광산의 채광 종료지는 일반 산림 토양과 환경이 크게 다를 수 있다. 암석이 노출되고 토양층이 얕거나 유기물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나무를 많이 심더라도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따라서 식재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토양 기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성하고 식물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느냐다.필요할 경우 표토 복원과 유기물 보충,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 개선, 배수 관리 등을 통해 식생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식재 이후의 관리도 중요하다.첫해에 2만 주를 심었다고 하더라도 수년 뒤 상당수가 고사한다면 실질적인 산림 복원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이 식재 수량뿐 아니라 1년, 3년, 5년 뒤 묘목의 활착률과 생존율을 지속적으로 공개한다면 복원사업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생태 복원은 나무를 심는 순간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그때부터 시작되는 장기적인 관리사업이기 때문이다.하늘다람쥐 둥지 50개… 설치보다 ‘실제 이용 여부’가 중요멸종위기종인 하늘다람쥐를 위한 인공 둥지를 설치한 것도 관심을 끈다.하지만 인공 둥지 설치 개수 자체를 생태 복원의 성과로 평가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실제로 하늘다람쥐가 해당 지역으로 유입되는지, 인공 둥지를 이용하는지, 먹이 활동과 이동이 가능한 주변 산림이 연결돼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더 나아가 실제 번식 여부까지 확인돼야 서식환경 복원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하늘다람쥐 한 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식물과 곤충, 조류,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종이 다시 나타나고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함께 조사할 필요가 있다.이를 위해서는 단기간의 자체 조사보다 외부 생태 전문가와 전문기관 등이 참여하는 장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친환경 경영인가, 그린워싱인가… 결국 ‘투명한 숫자’가 판단 기준최근 기업들이 ESG와 탄소중립을 강조하면서 산림 조성이나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이 같은 움직임은 긍정적이지만 기업이 환경성과를 홍보할 때는 사업의 긍정적인 부분뿐 아니라 환경 훼손 규모와 복원 진행 상황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특히 광산업처럼 사업 과정에서 환경 훼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산업은 더욱 그렇다.몇 그루의 나무를 심었는지, 몇 개의 인공 둥지를 설치했는지만 강조한다면 실제 복원 효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전체 채광 면적과 복원 면적, 연도별 복원계획, 투자금액, 식재 수목의 생존율, 토양 회복 정도, 야생생물 출현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공개한다면 기업이 주장하는 친환경 경영의 실체를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반대로 이러한 자료 없이 식재 행사나 멸종위기종 보호 활동만 부각한다면 자칫 ‘그린워싱’ 논란을 자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태 복원의 성적표는 5년, 10년 뒤에 나온다삼표시멘트 측의 이번 시도는 시멘트 업계가 환경 문제를 단순한 사후 복구 대상이 아니라 기업 경영 과정에서 관리해야 할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특히 채광이 종료된 지역부터 복원을 시작하고 자생수종과 멸종위기종 서식환경까지 고려한다는 방향은 기존의 단순 녹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진정한 생태 복원인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생태계는 기업의 사업보고서 작성 주기에 맞춰 회복되지 않는다. 올해 심은 묘목이 5년 뒤에도 살아 있는지, 훼손됐던 토양이 다시 생명을 품을 수 있는 상태로 회복됐는지, 하늘다람쥐가 실제 돌아와 번식하는지 확인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그래서 기업의 친환경 활동은 ‘무엇을 설치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살아남았느냐’로 평가해야 한다.나무 2만 주를 심었다는 숫자보다 몇 년 뒤 몇 그루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가 중요하고, 인공 둥지 50개를 설치했다는 사실보다 하늘다람쥐가 실제 그곳을 서식지로 선택했는지가 중요하다.광산 개발을 통해 얻은 경제적 가치만큼 훼손된 자연을 되돌리는 데 얼마나 지속적으로 투자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삼표시멘트의 광산 생태 복원이 일회성 ESG 홍보에 머물지 않고 시멘트 산업의 새로운 복원 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결국 시간이 증명하게 된다.기업이 앞으로 복원 면적과 투자 규모, 묘목 생존율, 생물다양성 변화 등을 장기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이번 사업은 산업 개발과 생태 복원이 공존할 수 있다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반대로 시작 단계의 숫자만 강조하고 장기적인 성과 검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친환경’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광산 생태 복원의 진짜 성적표는 지금이 아니라 5년, 10년 뒤에 나온다.
    2026-08-20 11:51:25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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