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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 급식 한 끼 서울 4,553원·대전 3,620원…지역 따라 933원 차이
    정치

    초등 급식 한 끼 서울 4,553원·대전 3,620원…지역 따라 933원 차이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학교급식 식품비가 거주 지역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까지 좁혀지던 지역 간 격차가 올해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다시 20% 이상 확대되면서 무상급식의 지역별 형평성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초등학생 1인당 한 끼 식품비는 서울이 4,553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대전은 3,620원으로 가장 낮아 두 지역의 차이는 한 끼당 933원에 달했다.2025년 3월 기준 초등학교 식품비 최고·최저 지역 간 격차가 775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158원, 20.4% 확대된 것이다.중학교와 고등학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중학교 지역 격차는 지난해 476원에서 올해 579원으로 21.6% 늘었고, 고등학교는 696원에서 847원으로 21.7% 증가했다.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지역 간 급식 식품비 격차가 1년 사이 20% 이상 커진 셈이다.초등 서울 최고·대전 최저…중·고교는 경기 가장 높아학교급별 식품비를 살펴보면 초등학교는 서울이 4,553원으로 가장 높았고 충북 4,322원, 경북 4,320원, 세종 4,295원, 제주 4,220원 순이었다.반면 대전은 3,620원으로 가장 낮았으며 대구 3,770원, 전북 3,827원, 인천 3,933원 등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경기도가 각각 5,047원과 5,417원으로 가장 높았다. 전북은 중학교 4,468원, 고등학교 4,570원으로 각각 가장 낮았다.학교급식 식품비는 시·도교육청이 무상급식 예산으로 편성하는 기본 식품비에 지방자치단체가 친환경·지역산·Non-GMO 식재료 구입 등을 위해 별도로 지원하는 추가 식재료비를 합산하는 구조다.각 시·도가 조례 등을 근거로 학교급식에 필요한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는 구조여서 지역별 지원 방식과 규모에 따라 실제 학생들에게 투입되는 식품비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기본 식품비만 따지면 초등학교 최대 1,678원 차이지역별 격차는 교육청이 편성하는 기본 식품비만 놓고 보면 더욱 크게 나타났다.2026년 초등학교 기준 서울의 기본 식품비는 4,498원으로 가장 높은 반면 경북은 2,820원으로 가장 낮았다. 두 지역의 차이는 1,678원으로 경북 기본 식품비의 59.5%에 해당한다. 이는 지자체 추가지원까지 포함한 총액 기준 최고·최저 격차 933원의 약 1.8배다.중학교 기본 식품비에서도 최고·최저 지역 간 1,351원의 차이가 발생했고, 고등학교 역시 1,550원의 격차를 보였다.지방자치단체가 얼마나 추가로 지원하느냐에 따라 지역별 순위가 크게 달라지는 점도 눈에 띈다.경북의 초등학교 기본 식품비는 2,820원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지만 지자체가 한 끼당 1,500원을 추가로 지원하면서 총 식품비는 4,320원으로 올라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추가지원액이 전체 식품비의 34.7%를 차지한다.광주도 기본 식품비는 2,950원으로 16위에 머물렀지만 지자체가 1,000원을 추가 지원하면서 총액은 3,950원으로 높아졌다.반대로 대전은 기본 식품비가 3,240원으로 중위권 수준이지만 지자체 추가지원액이 380원에 그치면서 총 식품비는 3,62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지자체 지원이 급식비 격차 보완…지역별 형평성 과제로결국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학교급식 식품비가 교육청의 기본 예산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추가지원 규모에 따라 상당 부분 달라지는 구조다.학교급식 식품비가 단순히 금액만으로 급식의 질 전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학교 규모와 식재료 공동구매, 지역별 물가와 식재료 조달 방식 등 여러 요인이 실제 급식의 질과 비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다만 같은 무상급식 제도 아래에서 지역에 따라 학생 1인당 투입되는 식품비의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자체의 추가지원이 교육청 기본 식품비의 격차를 상당 부분 보완하고 있는 만큼 지역 재정 여건에 따른 급식 지원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안정적인 재원 분담 기준 마련도 과제로 꼽힌다.한병도 의원은 “무상급식이 전국으로 확대된 지 오래됐지만 아이들의 식판 위에는 여전히 사는 지역에 따른 격차가 남아 있다”며 “좁혀지던 격차가 올해 초·중·고 모두에서 20% 넘게 다시 벌어진 것은 특히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교육청이 편성하는 기본 식품비만 놓고 보면 초등학교 기준 격차가 1,678원까지 벌어지고 그 간극을 지방자치단체 지원이 메우는 구조”라며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과 의지가 아이들의 한 끼를 가르는 또 다른 불평등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6-09-16 07:51:41 이정윤
  • “아프면 수백만원” … 반려견·반려묘도 ‘실비보험’ 필요한 시대
    문화/생활

    “아프면 수백만원” … 반려견·반려묘도 ‘실비보험’ 필요한 시대

    - 최근 2년 평균 치료비 102만7000원…2023년 조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 - 펫보험 계약 25만건 돌파했지만 가입률은 여전히 한 자릿수 - 보장 공백·매년 재가입·최소 30% 자기부담…진료 표준화와 청구 간소화가 관건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반려견과 반려묘가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동물병원 진료비가 가계의 새로운 고정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피부질환이나 장염처럼 비교적 흔한 질환도 반복 치료가 필요하고, 노령기에 접어들면 심장·신장질환과 종양, 관절질환 등으로 수백만원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은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진찰과 검사, 수술, 입원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호자가 사실상 전액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실제 지출한 의료비의 일부를 보상하는 실손형 펫보험이 선택이 아닌 생활 안전망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년간 평균 치료비 102만7000원 … 고액 지출 가구 급증KB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가 최근 2년 동안 지출한 반려동물 치료비는 평균 102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2023년 조사 당시 57만7000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KB경영연구소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100만원 이상을 지출한 반려가구도 26.2%로 이전 조사 18.8%보다 7.4%포인트 증가했다. 주요 치료 항목은 피부질환이 46.0%로 가장 많았고 정기·장비검진이 43.9%로 뒤를 이었다. 치료비는 반려동물이 중장년기와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가파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전국 82개 동물병원의 의료데이터 약 26만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연령에 따른 질환 변화가 확인됐다. 반려견은 성체 이후 피부·비뇨기 질환이 늘고, 노령기에는 이첨판폐쇄부전과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 비중이 높아졌다. 반려묘는 성체 이후 비뇨기·구강질환이 많아지고, 노령기에는 비대성 심근병증과 만성 신장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증가했다. 한 차례 수술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검사와 약물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 분석특히 MRI·CT와 같은 영상검사, 종양 수술과 항암치료, 골절·슬개골 수술, 심장질환 검사와 입원 치료가 겹치면 비용이 수백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 치료비가 부담돼 검사나 수술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이른바 ‘경제적 안락사’ 문제까지 거론되는 이유다.펫보험 시장 1년 새 50% 성장 … 가입률은 여전히 낮아치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펫보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말 국내 반려동물보험 보유계약은 약 25만건으로 전년보다 55.3%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도 1291억원으로 61.1% 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그러나 보험연구원이 제시한 2024년 기준 가입률은 약 2.1%에 불과하다. 일본 21.4%, 영국 반려견 25%·반려묘 12.1%, 스웨덴 반려견 90%·반려묘 50%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국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반려동물이 절대다수인 셈이다. 가입률이 낮은 배경에는 보험료 부담과 복잡한 약관, 제한적인 보장범위가 있다. 이미 앓고 있던 질환은 원칙적으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고 예방접종과 건강검진, 중성화수술, 미용 목적의 처치도 일반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치과·구강질환, 피부질환, 슬개골·고관절 질환은 보험사와 특약에 따라 보장 여부와 대기기간이 다르다.보호자가 ‘동물병원비는 모두 보상된다’고 생각하고 가입했다가 보험금 청구 단계에서 면책조항을 확인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펫보험은 사람의 실손의료보험과 비슷한 구조일 뿐, 모든 진료비를 돌려주는 상품은 아니다.보장비율 최대 70% … 소액 진료는 보험금 없을 수도2025년 5월부터 신규 펫보험의 핵심 조건도 달라졌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재가입 주기는 1년으로 짧아졌고, 최소 자기부담률 30%와 최소 자기부담금 3만원이 적용됐다.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막고 손해율 급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현재 주요 상품은 진료비의 50% 또는 70%를 보장하며, 건당 자기부담금은 대체로 3만원이나 5만원이다. 예를 들어 보장 대상 진료비가 10만원이고 70% 보장형이라도 약관의 계산방식과 자기부담금에 따라 실제 지급액은 7만원보다 적을 수 있다. 진료비가 자기부담금 이하라면 받을 보험금이 없을 수도 있다.1년 재가입 구조에서는 반려동물의 나이와 치료 이력, 보험금 지급 실적에 따라 다음 해 보험료나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가입 당시 보험료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최고 재가입 연령, 갱신 시 보험료 인상 가능성, 보장 제외 질환과 면책기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보험연구원이 비교한 주요 상품의 통원 1일 한도는 대략 10만∼30만원, 수술·입원 한도는 150만∼500만원, 연간 한도는 350만∼4000만원으로 차이가 컸다. 보장비율이 같아도 실제 고액 치료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상품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다.‘싼 보험’보다 자주 발생하는 질환을 먼저 봐야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의 품종과 나이, 가족력에 따라 보험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형견은 슬개골과 치과질환, 일부 품종은 피부·호흡기·심장질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려묘는 비뇨기와 신장, 구강질환의 보장 여부가 중요하다.가입 전에는 다음 항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피부·구강·치과·슬개골·고관절 질환이 보장되는지- 선천성·유전성 질환과 기존 질환의 제외 기준은 무엇인지- 질병별 면책기간과 감액기간이 있는지- 통원·입원·수술의 1일 한도와 연간 한도는 얼마인지- 자기부담률과 건당 자기부담금이 각각 얼마인지- MRI·CT·항암제 등 고액 진료가 포함되는지- 보험료가 매년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험금 청구에 진단서·진료기록·검사결과지가 필요한지- 반려동물 사망·분실·배상책임·장례비가 의료비 담보와 별도인지이미 질환이 발생한 뒤에는 해당 질병이 기존 질환으로 분류돼 보장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건강할 때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예방접종과 중성화, 정기검진처럼 보험에서 제외되는 비용까지 고려해 별도의 ‘반려동물 의료비 통장’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실비보험 활성화의 전제는 ‘진료비 투명성’펫보험이 대중적인 안전망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험상품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같은 진료도 병원과 지역에 따라 명칭과 비용이 다르면 보험사가 위험을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고, 소비자도 보험료와 보장한도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힘들다.정부는 2023년부터 전국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지역별로 조사·공개하고 있다. 2025년에는 동물병원의 진료비 게시 의무 항목을 11종에서 20종으로, 권장 표준 진료절차를 60종에서 100종으로 확대했다. 질병명과 진료행위 코드도 마련했다. 다만 표준 진료절차는 아직 강제규정이 아닌 권장사항이라는 한계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정책 설명보험연구원은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영수증과 진료 증빙서류의 표준화, 보험금 자동청구, 동물등록 강화, 품종·연령·질환별 의료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부 제휴 동물병원에서는 보험금을 진료비에서 곧바로 차감하고 보호자가 자기부담금만 결제하는 방식도 도입됐다. 이런 방식이 확대되면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다시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공공보험보다 ‘민간 실손+예방의료 지원’ 현실적일각에서는 사람의 건강보험처럼 국가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건강보험 도입을 요구한다. 그러나 반려동물 의료비를 일반 세금이나 사회보험료로 지원하는 문제는 비반려인과의 형평성, 재원 부담, 소유자의 책임 원칙 등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현 단계에서는 민간 실손형 보험을 중심으로 하되 공공부문이 진료정보 표준화와 가격 공개, 동물등록, 취약계층 지원을 담당하는 혼합형 접근이 현실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저소득층이나 독거노인, 장애인 등이 기르는 반려동물의 예방접종·중성화·기초진료비를 지원하고, 민간보험은 수술과 입원 등 예측하기 어려운 고액 위험을 보장하는 방식이다.보험료 할인과 예방의료를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정기검진과 예방접종, 적정 체중 관리, 동물등록을 충실히 한 가입자에게 보험료 할인이나 건강관리 포인트를 제공하면 질병의 조기 발견과 장기 치료비 절감을 함께 유도할 수 있다.기자의 시선, ‘가입했느냐’보다 ‘치료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가’반려동물 실비보험의 목적은 보험상품을 더 많이 판매하는 데 있지 않다. 갑작스러운 수백만원의 진료비 때문에 가족과 같은 생명의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만드는 데 있다.그러나 가입률을 높인다는 이유로 보장 내용을 복잡하게 만들거나, 노령·유병 반려동물을 시장 밖으로 밀어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자기부담이 거의 없는 과도한 보장은 과잉진료와 보험료 상승을 불러 결국 전체 가입자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보장 확대가 아니라 투명한 진료비, 표준화된 의료데이터, 이해하기 쉬운 약관, 간편한 보험금 청구와 지속 가능한 위험 분담 구조다. 보험 가입이 어려운 노령·유병동물에는 별도의 의료비 적립상품이나 정액형 수술보험, 지자체 연계 지원제도도 필요하다.반려견과 반려묘의 수명은 길어지고 의료기술은 고도화되고 있다. 이제 반려동물 의료비는 우연히 생기는 소액 지출이 아니라 생애주기 전체를 두고 준비해야 할 가계 위험이다. ‘아프면 그때 생각한다’는 방식에서 벗어나 보험과 적립, 예방관리를 함께 설계하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2026-09-16 07:42:40 정진욱
  • [정기자의 뉴스정원] 지붕 위에 가을을 붙잡다, '48회 달다쿠 콘서트 ‘STAY AUTUMN’
    문화/생활

    [정기자의 뉴스정원] 지붕 위에 가을을 붙잡다, '48회 달다쿠 콘서트 ‘STAY AUTUMN’

    9월 23일 오후 7시 30분 광양 오블리사진관 옥상서 개최 관객과 연주자가 가까이 호흡하는 소규모 루프톱 공연 가을밤 무대에 오를 버스커·공연 참가자 공개 모집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높고 푸르던 하늘이 천천히 남빛으로 물드는 시간, 도시의 지붕 위에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제48회 달다쿠 콘서트 ‘STAY AUTUMN, 떠나지 않는 우리들의 가을밤’이 오는 9월 23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전남 광양 오블리사진관 옥상에서 개최된다.이번 공연이 건네는 초대의 말은 소박하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좋은 밤, 함께라서 외롭지 않은 가을밤.”웅장한 무대도 눈부신 조명도 없다. 대신 머리 위로 열린 저녁 하늘과 옥상 난간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 하나둘 불을 밝히는 마을의 창문이 공연의 배경이 된다. 음악이 시작되면 익숙했던 도심 풍경은 잠시 계절이 머무는 무대로 변한다.작은 옥상에 둘러앉아 만나는 음악달다쿠 콘서트는 지역의 일상적인 공간을 음악과 만남의 자리로 바꾸며 이어져 온 소규모 문화공연이다. 어느덧 48회를 맞은 이번 무대는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사진관 옥상에서 관객을 맞는다.옥상 공연의 매력은 연주자와 관객 사이에 놓인 거리가 짧다는 데 있다. 대형 공연장에서는 무대 위의 음악을 멀리서 바라보지만, 작은 옥상에서는 기타 줄을 스치는 손끝과 노래를 시작하기 전의 숨결, 한 곡이 끝난 뒤 내려앉는 짧은 침묵까지 가까이 느낄 수 있다.관객의 미소와 박수도 곧바로 연주자에게 닿는다. 연주자는 준비한 곡을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에 얽힌 이야기를 건네거나 관객과 대화를 나누며 그날의 분위기에 맞는 무대를 함께 완성한다.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흐려지고,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한 장면 안에 머무는 것. 이는 작고 친밀한 공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교감이다. 마을의 불빛이 조명이 되는 밤도시 야경도 이날 공연의 또 다른 연주자가 된다.어둠이 내려앉을수록 옥상 너머 건물과 골목에는 불빛이 하나둘 켜진다. 달빛과 가을바람, 멀리 번지는 마을의 불빛은 별도의 무대 장치 없이도 공연의 분위기를 완성한다.낮에는 무심히 지나치던 지붕과 창문, 골목의 풍경도 음악을 만나는 순간 한 편의 장면으로 다시 태어난다. 시민들에게는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일상의 높이를 조금 바꿔 계절을 바라보는 시간이 된다.지역 버스커와 신인 음악인에게는 관객을 직접 만나는 소중한 무대다. 관객 역시 이미 널리 알려진 음악이 아니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지역의 목소리와 새로운 선율을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주최 측은 이번 가을밤 무대에 오를 버스커와 공연 참가자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음악 장르와 세부 출연진은 모집이 끝난 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무대 참여를 원하는 음악인과 공연 관람을 희망하는 시민은 달다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다이렉트 메시지(DM)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문의하거나 신청할 수 있다.“이날만큼은 가을에 조금 더 머물러요”공연 제목인 ‘STAY AUTUMN’에는 빠르게 지나가는 계절의 소매를 잠시 붙잡아 함께 머물자는 마음이 담겼다.주최 측도 “우리, 이날만큼은 가을에 조금 더 머물러요”라는 문구로 공연의 정서를 전하고 있다.계절은 언제나 도착한 순간부터 떠날 채비를 한다. 더위가 물러난 자리에 선선한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어느새 가을도 뒷모습을 보인다. 이번 공연은 그렇게 서둘러 지나가는 계절을 음악 속에 잠시 앉혀두는 밤이다.공연은 9월 23일 오후 7시 30분 광양 오블리사진관 옥상에서 열린다. 소규모 공간의 특성상 관람 인원이 제한될 수 있어 사전 신청 여부와 참가비, 입장 시간 등은 주최 측에 확인해야 한다.옥외 행사인 만큼 비나 강풍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일정이나 장소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관람 전 달다쿠 공식 계정을 통해 최신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도시의 불빛이 무대 조명이 되고, 가을바람이 음악 사이를 천천히 지나가는 밤. 제48회 달다쿠 콘서트는 시민들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멀리 떠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날만큼은 서로의 곁에 앉아, 가을에 조금 더 머물러도 좋다고.[정기자의 뉴스정원] 눈 쌓인 거인의 정원을 몰래 찾은 아이들이 앉았던 나무에만 봄이 찾아와, 결국 거인이 쌓았던 벽들을 허물고 정원을 개방한다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단편 소설 "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처럼, 담장 밖 뉴스들은 잠시 지우고, '정기자의 뉴스정원'에서는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문화 뉴스들만 골라 시민 여러분께 개방해 드리겠습니다.."정기자의 뉴스정원"은 시민들 제보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신간 소개, 공연 소식, 전시 등 문화 소식, 예술가나 다양한 인물들의 소식들을 정기자(jnoog@naver.com)에게 사진과 간단한 내용을 적어 제보해 주시면 됩니다.
    2026-09-16 07:42:24 정진욱
  • [ESG 카드뉴스] 9월 16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정의(Justice)’
    사회

    [ESG 카드뉴스] 9월 16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정의(Justice)’

    - 지구에 진 빚을 공정하게 되돌리는 선택
    [데일리환경=정이든 기자] 9월 16일 수요일, 오늘의 환경 타로는 ‘정의(Justice)’입니다. 정의의 여신은 한 손에 저울을, 다른 손에는 곧게 세운 검을 들고 있습니다. 저울은 치우침 없는 균형을, 검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단호한 결단을 상징합니다.오늘의 환경 타로에서 ‘정의’는 '우리가 지구로부터 받은 만큼 되돌려 주는 공정한 선택'을 뜻합니다.인류는 자연이 내어준 물과 공기, 숲과 토양을 사용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편리함을 좇는 소비 뒤에는 온실가스와 폐기물, 오염이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남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풍요와 지구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균형을 잃으면 그 피해는 미래세대와 기후위기에 취약한 이들에게 먼저 돌아갑니다.환경을 위한 정의는 거창한 구호에서만 시작되지 않습니다.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꼭 필요한지 생각하고,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제품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고르며, 과도한 포장과 일회용품을 줄이는 일도 책임 있는 소비입니다.전기와 물을 아껴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작은 실천도 내가 남기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가격과 편리함만이 아니라 생산 과정과 폐기 이후의 영향까지 살피는 소비가 지구의 저울을 다시 균형 있게 만듭니다.오늘은 나의 선택이 자연과 다른 사람에게 어떤 부담을 남기는지 잠시 돌아보세요.정의의 저울 위에는 지구와 우리의 일상이 함께 놓여 있습니다. 지구에 진 빚을 외면하지 않고 공정하게 되돌리려는 선택이 모두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지키는 힘이 됩니다.※ 이 카드뉴스는 ESG 캠페인의 하나로, 지구환경 보전과 시민들의 일상적인 실천을 연결하기 위해 타로카드의 대표적인 상징을 환경 메시지로 재해석했습니다.On Wednesday, September 16, today’s environmental tarot card is “Justice.”The figure of Justice holds balanced scales in one hand and an upright sword in the other. The scales represent fairness and balance, while the sword symbolises the resolve to accept responsibility for our actions.In today’s environmental tarot, Justice calls on us to give back fairly for everything we receive from the Earth.Human life depends on the water, air, forests and soil provided by nature. Yet behind the convenience of modern consumption lie less visible costs—including greenhouse gas emissions, waste and pollution. When the benefits we enjoy outweigh the burdens the planet can bear, future generations and communities most vulnerable to the climate crisis often suffer first.Environmental justice does not begin only with ambitious declarations. Pausing before a purchase, choosing locally produced and durable goods, and avoiding excessive packaging and disposable products are all forms of responsible consumption.Saving electricity and water and using public transport can also reduce our individual carbon footprints. When we consider not only price and convenience but also how products are made and what happens after they are discarded, we help restore balance to the Earth’s scales.Today, take a moment to consider what burden your choices may place on nature and other people.Our daily lives and the planet rest together upon the scales of Justice. Acknowledging our debt to the Earth—and choosing to repay it fairly—can help protect a sustainable tomorrow for everyone.※ This card news is part of an ESG campaign that reinterprets the traditional symbolism of tarot cards through environmental messages, connecting global environmental protection with practical actions in everyday life.
    2026-09-16 07:42:20 정이든 청년기자
  • 매립형 도어 손잡이 확산, 비상시 문 여는 법은 ‘차종마다 제각각’
    IT/과학

    매립형 도어 손잡이 확산, 비상시 문 여는 법은 ‘차종마다 제각각’

    - 전원 끊기면 전자식 버튼·손잡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 운전석·뒷좌석 기계식 개방장치 위치 달라 … 구매 직후 설명서 확인하고 가족과 공유해야
    [데일리환경=정이든 기자] 차체 안으로 들어가는 매립형 도어 손잡이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공기 흐름을 매끄럽게 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차량 외관을 깔끔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지만, 사고로 저전압 전원이 끊기거나 전자식 잠금장치가 손상됐을 때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시민들이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뒤따른다. 매립형 또는 플러시 도어 손잡이는 평소 차체 표면과 거의 같은 높이로 들어가 있다가 스마트키가 접근하거나 운전자가 손잡이를 누르면 밖으로 나오거나 한쪽이 들리는 구조다. 모든 매립형 손잡이가 전동식인 것은 아니다. 손으로 한쪽을 눌러 반대편을 잡아당기는 기계식 손잡이도 있고, 모터가 손잡이를 밀어내는 전동식도 있다.차 안쪽 개방 방식도 다르다. 일반 손잡이를 당겨 기계적으로 문을 여는 차량이 있는가 하면, 버튼을 누르면 전기신호가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차량도 있다. 일부 차량은 평상시 사용하는 전자식 버튼과 별도로 정전·사고 때 사용할 기계식 비상개방 레버나 케이블을 마련하고 있다.문제는 이 비상장치의 위치와 작동법이 통일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운전석과 앞좌석은 눈에 잘 띄는 레버를 당기면 열리지만 뒷좌석은 도어 포켓 안쪽, 스피커 덮개 아래, 매트나 수납공간 안쪽에 케이블이 숨겨진 차종도 있다. 앞문과 뒷문의 방식이 다르거나 차량의 연식과 좌석 위치에 따라 장치 유무가 달라지는 사례도 있어 다른 차에서 익힌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전자식 문이라고 해서 사고 때 반드시 열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정상적으로 충돌신호를 감지해 자동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차량도 있다. 그러나 사고 충격으로 배선이나 제어장치가 손상되거나 저전압 배터리의 전력이 부족하면 전자식 개방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때 탑승자는 기계식 비상개방장치를 사용해야 한다.차량 밖의 구조자에게는 문제가 더 복잡하다. 전원이 끊겨 매립형 손잡이가 나오지 않으면 기계식 장치가 차 안에 있더라도 외부에서 문을 열기 어려울 수 있다. 사고로 문틀이 변형되거나 잠금장치가 물리적으로 손상된 경우에는 손잡이가 정상이어도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전자식 고장’과 ‘차체 변형’을 구분할 필요도 있다.미국에서는 이런 위험이 실제 안전조사로 이어졌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5년 저전압 공급이 부족해 외부 전자식 도어 손잡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신고와 관련해 2021년형 테슬라 모델Y 약 17만4천 대를 대상으로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NHTSA 조사 관련 보도에 따르면 신고 사례 가운데는 외부에서 어린이를 꺼내기 위해 유리창을 깨야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조사는 결함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이므로 조사 착수 자체를 결함 확정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미국 의회에서도 전기차의 기계식 비상개방장치를 쉽게 찾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SAFE Exit Act’가 2026년 발의됐다. 법안은 비상개방장치의 위치와 표시를 알기 쉽게 하고, 구조자가 차량 밖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다룬다.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갔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새 기준은 2027년 1월 1일부터 새로 출시되는 차량에 차 안과 밖에서 작동할 수 있는 기계식 개방 기능을 요구한다. 외부 손잡이는 손으로 잡을 공간을 확보하고, 내부 장치는 탑승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위치와 표시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 승인 차량에는 2029년까지의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에서도 충돌 이후 차량 문을 열고 탑승자를 구조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보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매립형이라는 디자인 자체보다 전원이 사라진 뒤에도 문을 기계적으로 열 수 있는지, 장치가 눈에 잘 띄고 직관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안전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국내 자동차 안전기준에는 문과 잠금장치의 구조, 충돌 때 문이 열리지 않도록 하는 성능 등 일반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공개된 기준을 기준으로 보면 매립형 외부 손잡이와 전자식 내부 개방장치에 대해 비상용 기계식 장치의 위치·표시·작동방식을 차종 간 동일하게 만드는 별도 세부기준은 확인하기 어렵다.기존 기준은 주로 충돌 중 탑승자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지 않도록 문이 닫힌 상태를 유지하는 성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제는 충돌 후 탑승자 스스로 탈출하거나 구조대가 문을 신속히 열 수 있는 ‘사후 개방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시민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차량에 기계식 비상개방장치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차량 사용설명서에서 ‘비상시 도어 열기’, ‘수동 도어 개방’, ‘기계식 잠금 해제’ 등의 항목을 찾아 운전석뿐 아니라 조수석과 뒷좌석의 위치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덮개를 열거나 수납함 안쪽의 케이블을 당겨야 한다면 덮개 제거 순서와 당기는 방향도 익혀둘 필요가 있다. 단, 장치에 따라 실제 작동 시 내장재나 창문 장치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제조사가 허용한 방식 안에서 정차 상태로 위치와 동작 순서를 확인해야 한다.어린이나 고령자에게는 말로만 설명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어느 좌석에서 어떤 장치를 찾아야 하는지 직접 보여주고, 평소 사용하는 전자식 버튼과 비상용 기계식 레버가 어떻게 다른지 알려줘야 한다. 렌터카나 공유차량을 이용할 때도 출발 전에 비상개방 방법을 간단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유리창 파쇄도 만능 대책은 아니다. 차종에 따라 옆유리에 접합유리가 사용돼 일반 비상망치로 쉽게 깨지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차량에 강화유리와 접합유리 중 어떤 유리가 적용됐는지, 제조사가 안내하는 비상탈출 방법이 무엇인지 미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정부와 제작사는 소비자에게 모든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 비상개방장치가 있더라도 어두운 실내에서 찾기 어렵거나 뒷좌석 승객이 쉽게 사용할 수 없다면 실질적인 안전장치라고 보기 어렵다. 기계식 장치의 설치 여부뿐 아니라 좌석에서 손이 닿는 위치, 어둠 속 식별성, 통일된 그림표시, 어린이·고령자의 조작 가능성까지 평가해야 한다.자동차의 첨단화는 손잡이를 보이지 않게 만드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평소에는 매끈한 디자인을 유지하더라도 사고로 전원이 사라진 순간에는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문을 열 수 있어야 한다. 안전장치는 위급한 순간에 처음 찾는 장치가 아니라, 구매 직후 위치와 사용법을 익혀두는 장치여야 한다.
    2026-09-16 07:42:12 정이든 청년기자
  • 그린 무역의 규칙 만드는 협상에 한국 합류
    경제

    그린 무역의 규칙 만드는 협상에 한국 합류

    -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가 추진한 GEPA 참여 … 저탄소 수출 기회와 새 인증비용을 함께 살펴야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기후정책이 이제 공장 굴뚝을 넘어 수출계약서의 조건으로 들어오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9월 11일 한국이 복수국간 그린경제협정, 이른바 GEPA 협상에 공식 참여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가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에 합의한 협정으로, 한국은 9월 2일 참여 의향서를 보냈고 세 나라가 8일부터 10일까지 회신하면서 참여 절차가 공식화됐다.GEPA의 핵심은 기후변화 대응 조치가 불필요한 무역장벽으로 번지지 않도록 그린경제 분야의 통상 규칙을 논의하고 관련 무역과 투자를 넓히는 데 있다. 기존 자유무역협정이 관세 인하와 시장 개방에 무게를 뒀다면, 이 협상은 저배출 상품을 어떻게 정의하고 환경 관련 규제와 인증을 어떤 방식으로 연결할지에 더 가까운 논의를 다룰 가능성이 크다.협상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정부는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 같은 무역 관련 기후조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저탄소 철강 등 저배출 상품의 수출시장을 선점할 기회로 평가한다. 그러나 협정 참여 자체가 수출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제 성과는 저탄소 제품의 정의, 배출량 산정 방식, 검증기관 인정, 중소기업 지원, 국가별 규제 차이를 얼마나 실무적으로 조정하느냐에 달렸다.특히 탄소정보를 요구받는 기업에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추적성이 새로운 비용이 된다. 대기업은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갖출 여지가 크지만 협력 중소기업은 에너지 사용량, 원료별 배출량, 운송 과정의 탄소를 정리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규범이 선진국의 기준을 그대로 옮기는 방식으로 굳어지면 친환경 투자를 촉진하는 동시에 작은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는 이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시민들 생활과도 멀리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설비 교체와 인증에 들이는 비용은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고, 반대로 에너지 효율 개선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안정되면 장기적인 생산비와 기후위험을 낮출 수 있다. 어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지는 산업별로 다르다. 정부가 ‘시장 선점’이라는 표현만 앞세우기보다 업종별 비용과 편익을 공개해야 하는 이유다.협상 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세 가지다. 저배출 상품의 기준이 국제적으로 호환되는지, 개발도상국과 중소기업의 전환비용을 덜어줄 장치가 있는지, 환경을 명분으로 한 자의적 차별을 막을 분쟁 해결 절차가 마련되는지다.국내에서는 제품 탄소발자국을 측정할 인력과 검증기관, 공급망 데이터의 보안 체계도 함께 확충해야 한다. 이번 발표는 협상 참여의 출발점이지 결과 발표가 아니다. 향후 공개될 협상 의제와 문안,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절차, 산업별 영향평가를 확인해야 한다. 저탄소 산업을 키우는 규칙이 공정한 경쟁의 발판이 될지, 새로운 서류 장벽이 될지는 세부 문구에서 갈린다. 정부는 협상 성과를 선언하는 데 그치지 말고 기업 규모별 준비비용과 지원 실적을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2026-09-16 07:41:58 안영준
  • 탄소포집활용 실증센터 신규 과제 공모 … “이번에는 상용화까지 갈까”
    사회

    탄소포집활용 실증센터 신규 과제 공모 … “이번에는 상용화까지 갈까”

    -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현장 CCU 시험·검증 기반 확충 - 포집량보다 실제 감축량·제품 수요·사업 종료 후 민간투자가 성패 가를 듯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정부가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화학원료와 연료, 건설소재 등으로 전환하는 탄소포집활용 기술의 실증 기반을 확대한다. 연구실에서 성능을 확인한 기술을 실제 산업공정 규모로 키울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실증시설 구축이 곧바로 상용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업의 성패는 센터의 규모보다 실제 온실가스 감축량과 생산제품의 경제성, 사업 종료 이후 민간투자 유치 여부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월 10일 공고 제2026-861호로 ‘2026년도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 구축 신규지원 대상과제’를 공고했다. 담당 부서는 대기환경정책과다. 공고는 해당 과제를 수행하려는 기관이 관련 규정에 따라 신청하도록 하고 있으며, 세부 지원조건과 신청 절차는 첨부 공고문을 통해 제시했다. CCU는 철강·시멘트·석유화학·정유 등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한 뒤 이를 화학원료나 합성연료, 탄산염 건설소재, 고분자 원료 등으로 전환해 다시 사용하는 기술이다.이산화탄소를 지층 등에 영구 저장하는 CCS와 달리 CCU는 포집한 탄소를 산업 원료로 활용한다. 따라서 CCS에서 주로 거론되는 대규모 저장소 확보 문제보다는 이산화탄소 전환에 필요한 에너지와 수소의 공급가격, 제품 생산비, 기존 석유계 원료와의 가격 경쟁력,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가 더 직접적인 상용화 장벽이다.정부는 2023년 확정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CCUS를 국가 온실가스 감축을 뒷받침할 주요 기술로 제시했다. 이번 공고는 국가계획에 적힌 기술개발 방향을 산업현장의 실증 인프라로 연결하는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실증지원센터는 개별 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포집·정제·전환 설비와 분석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하게 하는 기반시설이다. 기업은 센터를 이용해 연구실 단계의 기술을 연속공정이나 파일럿 규모로 확대하고, 포집된 이산화탄소의 순도와 전환율, 설비 내구성, 에너지 사용량, 제품 품질 등을 시험할 수 있다.국내에는 이미 관련 기반시설이 조성돼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2025년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탄소포집활용 실증지원센터를 구축해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화학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의 실증과 기업 지원을 추진해 왔다. 화학연은 여수에서 탄소중립 화학공정 실증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기존 기반시설이 있는데도 신규 지원과제가 필요한 이유는 CCU가 하나의 기술로 완성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출가스의 성분과 농도는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업종마다 다르고,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어떤 제품으로 전환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촉매와 에너지, 설비도 달라진다. 산업별·공정별로 실증환경을 세분화하고 기업이 장비와 데이터를 공동으로 활용할 기반을 넓힐 필요가 있다.다만 실증센터가 새로 들어선다고 CCU 기술이 저절로 탄소중립 기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압축·운송·전환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전력과 열에너지가 들어간다. 여기에 화석연료 기반 전력이나 수소가 사용되면 제품 속에 고정한 탄소보다 공정에서 새로 발생한 온실가스가 많아질 수도 있다.따라서 단순한 이산화탄소 포집량이나 제품 생산량만으로 사업성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원료 확보부터 포집·운송·전환, 제품 사용과 폐기까지 전 과정평가를 통해 실제로 줄어든 온실가스의 양을 확인해야 한다. 제품에 들어간 탄소가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배출되는 합성연료와, 비교적 오랜 기간 탄소를 가둘 수 있는 건설소재도 같은 감축효과로 계산하기 어렵다.경제성도 넘어야 할 산이다. CCU 제품이 기존 화학원료나 건설소재보다 비싸면 정부 지원이 종료된 뒤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실증과제가 성공하려면 기술을 공급하는 연구기관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기업, 전환제품 생산기업, 실제 구매기업이 사업 초기부터 함께 참여해야 한다.특히 포집된 탄소로 무엇을 만들 것인지, 연간 어느 정도를 생산할 것인지, 누가 어느 가격에 구매할 것인지가 구체화돼야 한다. 제품 수요처와 장기 구매계약 없이 설비부터 구축하면 기술적으로는 성공해도 시장에서는 쓰이지 않는 이른바 ‘실증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성과관리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장비 설치율과 센터 이용기업 수, 특허와 논문 건수만으로는 상용화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정부는 과제별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량, 전 과정 온실가스 순감축량, 제품 1톤당 생산비, 설비 가동률, 기업 매출과 민간 후속투자 등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이번 공고에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크게 네 가지다. 신규 센터가 기존 시설과 어떤 기능적 차별성을 갖는지, 어느 산업의 배출가스를 대상으로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실증 종료 이후 설비를 누가 운영할지, 정부 연구개발비가 끊긴 뒤에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사업모델이 있는지다.기자가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실증센터는 상용화로 가는 출발선이지 도착점이 아니다. 포집 설비를 세우고 이산화탄소를 제품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더라도 투입된 에너지까지 고려한 순감축량이 작거나 제품을 구매할 시장이 없다면 탄소중립 효과는 제한적이다.정부가 신규 지원과제를 선정할 때 기술의 새로움뿐 아니라 실제 감축효과와 산업계 수요, 사업 종료 이후의 운영·투자계획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하는 이유다. 이번 사업이 또 하나의 실증시설을 남기는 데 그칠지, 국내 CCU 기술을 산업현장의 상용공정으로 밀어 올리는 다리가 될지는 선정 이후의 성과관리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2026-09-16 07:41:54 안영준
  • 한우산업에도 ‘탄소중립’ 잣대 … 법은 시행됐지만 감축 목표는 아직 빈칸
    사회

    한우산업에도 ‘탄소중립’ 잣대 … 법은 시행됐지만 감축 목표는 아직 빈칸

    - 국내 축산업 최초 탄소중립 명시한 개별 산업법 가동 - 저탄소 사육 지원 근거 마련했지만 농가별 감축량·예산·성과 공개 없으면 ‘산업 지원법’ 머물 수도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9월,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률·시행령·시행규칙을 살펴 보면 한우산업을 탄소중립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별도의 법적 틀이 처음으로 가동됐다. 정부가 한우산업의 육성과 농가 경영안정을 넘어 저탄소 사육구조 전환을 법률의 목표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법의 이름에 담긴 ‘탄소중립’을 실제 축산현장의 온실가스 감축으로 연결하려면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농가 지원예산, 성과 측정체계를 후속 종합계획에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정확한 시행 시점을 구분하면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2025년 7월 22일 공포돼 2026년 7월 23일부터 시행됐다. 법에서 위임한 세부사항을 규정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한 달가량 뒤인 8월 21일 제정·시행됐다. 따라서 9월 15일 현재는 법률과 하위법령이 모두 시행 중인 상태다. 법의 정식 명칭은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다. 흔히 ‘한우산업법’ 또는 ‘한우법’으로 불린다. 법은 탄소중립 실현 과정과 축산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한우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한우가격의 안정적 유지와 농가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국가에는 탄소중립 실현에 따른 한우산업 발전과 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마련할 책무가 부여됐다.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환경과 여건에 맞는 한우 생산·사육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우농가에는 탄소중립 실현과 저탄소 축산물 생산, 환경친화적인 축사 관리에 노력해야 한다는 책무가 규정됐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우산업 정책이 5년 단위 법정계획으로 관리된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산업 실태조사와 통계를 바탕으로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연도별 시행계획도 마련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기존 축산정책이 개별 사업과 예산 중심으로 추진됐다면 앞으로는 조사와 통계, 중장기 계획, 연도별 집행계획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는 셈이다. 정부는 한우산업발전협의회도 구성한다. 협의회는 한우 수급조절과 도축·출하 장려금, 송아지 생산안정 지원, 경영개선자금, 교육, 수출기반 조성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법 시행에 맞춰 협의회를 구성하고 그동안 시행되지 못했던 송아지 생산안정 지원사업의 발동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기업의 한우 생산업 참여에도 새로운 조건이 붙었다. 중기업 이상 기업과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 등이 한우 생산업에 참여하려면 저탄소 영농활동을 추진하고, 조사료용 사료작물 재배지를 확보해 조사료 생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한우 수급정책 이행방안, 기존 농가와의 상생방안도 협력계획에 담아야 한다. 해당 지역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 농·축협 등 생산자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요구된다.이번 법 시행은 탄소중립을 축산업의 부수적인 정책과제가 아닌 한우산업의 제도적 목표로 끌어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축산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안에서 장내발효와 가축분뇨 처리, 저메탄 사료, 분뇨 에너지화 등의 과제로 다뤄졌다. 그러나 농가가 어떤 기술을 어느 정도 도입해야 하는지, 그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실제 감축량을 어떻게 측정하고 보상할지에 관한 현장 단위 체계는 충분히 정착하지 못했다.한우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공장 굴뚝처럼 한곳에서 배출되지 않는다. 소의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가축분뇨 저장·처리 과정의 메탄·아산화질소, 사료 생산과 운송, 축사 에너지 사용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농가별 사육 규모와 사료 종류, 출하 기간, 분뇨 처리방식도 달라 단순히 사육 마릿수만으로 감축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저메탄 사료와 사료 효율 개선, 적정 사육기간 관리, 가축분뇨의 퇴비화·에너지화, 축사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농가에는 추가 비용과 관리 부담이 발생한다. 특히 소규모 농가는 배출량 산정과 기록관리, 설비투자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저탄소 기술을 도입한 농가의 생산비가 오르는데도 한우 가격이나 직불금, 장려금에 그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참여가 확산되기 어렵다.문제는 현재 법률과 시행령·시행규칙만으로는 한우산업이 얼마의 온실가스를 언제까지 줄여야 하는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령은 탄소중립과 저탄소 축산구조 전환을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한우산업에 적용할 기준연도와 단계별 감축량, 농가별 의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의 조치까지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이는 당장 농가를 처벌하거나 생산을 제한하기 위한 규제법이 아니라, 산업 전환과 농가 지원을 위한 기본 틀을 만든 법이라는 성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감축 목표와 평가기준이 없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탄소중립’이라는 명칭과 달리 수급조절과 경영안정, 장려금 지급에 무게가 실린 산업지원법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법의 실효성을 가를 첫 시험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마련할 첫 한우산업 종합계획이다. 종합계획에는 최소한 한우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기준연도, 5년간 감축목표, 장내발효와 분뇨 처리 등 배출원별 감축수단, 연차별 예산, 참여 농가 수와 기술 보급률, 실제 감축량을 확인할 측정·보고·검증체계가 포함돼야 한다.농가 규모별 지원 설계도 중요하다. 대규모 농가와 기업은 설비투자와 데이터 관리 여력이 있지만 소규모 농가는 같은 기준을 적용받을 경우 상대적으로 큰 비용 부담을 질 수 있다. 저메탄 사료 구입비와 분뇨처리시설 개선비, 에너지 절감설비 설치비를 보조하고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와 농가소득 감소 위험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성과 공개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교육 횟수와 참여 농가 수, 지원금 집행액만 제시해서는 탄소중립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사업별 온실가스 예상 감축량과 실제 감축량, 농가 부담액, 한우 한 마리 또는 쇠고기 생산량당 배출량 변화 등을 함께 공개해야 정책이 환경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평가할 수 있다.소비자에게 저탄소 한우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인증과 표시만 늘리고 생산단계의 감축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그린워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검증 가능한 감축 실적과 농가의 추가 비용을 공개하고 공공급식·유통업체의 우선 구매와 연계한다면 탄소를 덜 배출한 한우가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한우산업법은 축산업과 탄소중립을 별개의 문제로 다뤄온 정책에서 한 걸음 나아갔다. 그러나 법률의 명칭이 곧 온실가스 감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태조사와 종합계획은 출발점일 뿐이다. 첫 종합계획에 수치화된 감축목표와 충분한 농가 지원예산, 검증 가능한 성과지표가 담길 때 비로소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이라는 법의 이름이 현장에서 힘을 얻게 된다.정부가 무엇을 계획했는지보다 실제로 한우 한 마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얼마나 줄었는지, 그 과정에서 농가의 부담은 얼마나 낮아졌는지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를 함께 해결하지 못한다면 탄소중립은 농가에는 새로운 행정 부담으로, 시민들에게는 실체가 불분명한 정책 구호로 남을 수 있다.
    2026-09-16 07:41:50 안영준
  • 배출은 0.1%도 안 되는데…네팔 대홍수, ‘기후정의’ 다시 묻다
    세계

    배출은 0.1%도 안 되는데…네팔 대홍수, ‘기후정의’ 다시 묻다

    사망 1,386명·실종 5,130명…복구에 50억달러 국제지원 추진 손실과 피해 기금 2천만달러 요청…빨라지는 히말라야 빙하 소실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도 못 미치는 네팔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촉발된 대형 홍수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천 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이번 참사는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기후취약국이 더 큰 재난 피해를 떠안는 ‘기후정의’ 문제를 다시 국제사회의 쟁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8월 말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빙하와 암석이 대규모로 붕괴하면서 거대한 급류가 발생했다. 9월 15일 기준 네팔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1,386명, 실종자는 5,130명에 이른다. 중국 측에서도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홍수와 토사가 마을과 도로, 교량을 덮쳤고 네팔의 주요 전력원인 수력발전시설도 큰 피해를 입었다. 네팔 정부는 복구를 위해 약 50억달러 규모의 국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을 비롯해 주요 국가와 국제기구에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유엔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금’에도 2천만달러를 신청했다. 손실과 피해 기금은 기후변화로 이미 발생했거나 피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 기후재원이다. 그러나 피해국들의 수요에 비해 실제 확보된 재원은 크게 부족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119개국이 요청한 지원 규모는 총 28억달러에 달하지만 확보된 재원은 약 4억달러 수준이다. 배출은 적지만 빨라지는 히말라야의 변화 네팔의 온실가스 배출은 세계 전체의 0.1%에도 미치지 않는다. 반면 히말라야 고산지역에서는 기온 상승에 따른 빙하와 영구동토층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통합산지개발센터(ICIMOD)는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의 빙하 소실 속도가 2000년 이후 두 배가량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경로가 계속될 경우 이 지역 빙하의 현재 부피가 2100년까지 최대 80%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다만 이번 홍수를 기후변화 하나만의 직접적인 결과로 단정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빙하와 암석의 붕괴에는 지형과 지질, 강수, 빙하 변화, 영구동토층 약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온 상승이 빙하와 고산지대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산사태와 홍수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연구기관들의 공통된 경고다. 이번 재난은 네팔 정부의 기후정의 요구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장관은 당시 밀려든 급류를 ‘히말라야의 쓰나미’에 비유하며 피해 규모를 설명했다. 또 네팔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국가가 막대한 기후재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주요 경제국과 배출국들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나 네팔 정부는 특정 국가를 상대로 직접적인 배상을 청구하는 것과 국제사회의 기후재원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구분하고 있다. 중국 측이 공개한 양국 외교당국의 면담 내용에 따르면 네팔은 중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에 개별적인 ‘기후정의 배상’을 요구할 의도는 없으며,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파리협정의 틀 안에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팔과 중국은 히말라야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빙하 관측과 재난정보 공유, 조기경보 등 국경을 넘는 기후위험 대응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 피해 책임, 국제법의 쟁점으로 기후재난의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가는 국제법에서도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2025년 7월 기후변화에 관한 권고적 의견을 통해 국가가 국제법상 기후보호 의무를 위반할 경우 국가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것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국가에 자동으로 특정 재난의 배상책임을 부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배상 문제에서는 국가의 국제법상 의무 위반 여부와 함께 그 행위와 구체적인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따져져야 한다. ICJ의 권고적 의견 역시 일반적인 국제법적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개별 국가의 특정 피해에 대한 배상액을 결정한 판결은 아니다. 네팔 대홍수는 결국 기후변화를 적게 일으킨 국가가 얼마나 큰 피해를 떠안을 수 있는지를 다시 보여줬다. 동시에 재난이 발생한 뒤 지원금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기후취약국의 위험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드러냈다. 히말라야의 빙하 감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손실과 피해 기금 등 기후재원을 얼마나 확충할지, 네팔과 주변국이 빙하 감시와 재난 조기경보 체계를 얼마나 강화할지가 앞으로의 핵심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2026-09-16 07:41:40 유승철
  • 사우디 핵심 송유관 멈췄다…브렌트유 108달러대로
    세계

    사우디 핵심 송유관 멈췄다…브렌트유 108달러대로

    드론 공격에 ‘호르무즈 우회로’ 가동 중단…유럽행 일부 원유 선적 취소 하루 최대 700만 배럴 수송시설 타격…에너지 공급망 취약성 다시 부각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동서 송유관(East-West Pipeline)’이 드론 공격으로 멈추면서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사우디 에너지부에 따르면 동서 송유관은 지난 10일 리야드와 메디나 지역에서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다. 부상자와 시설 피해가 발생하고 당국은 안전 점검을 위해 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다.사우디 외교부는 공격에 사용된 드론들이 이라크 영토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다만 공격을 지시하거나 실행한 주체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의 주요 산유지역과 홍해 연안 얀부를 잇는 약 1,200㎞ 길이의 원유 수송시설이다.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지 않고 원유를 홍해로 옮길 수 있어 중동 지역의 해상 수송이 불안할 때 중요한 우회로 역할을 한다.사우디 아람코는 올해 1분기 이 송유관의 최대 수송능력을 하루 약 700만 배럴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시설의 최대 수송능력으로, 실제 수출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원유가 이 경로를 통해 우회 수송된 것으로 알려졌다.송유관 가동 중단의 영향은 실제 원유 수출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는 일부 유럽 고객에게 9월 선적 예정이던 원유 화물의 취소를 통보했다. 홍해 얀부항의 원유 선적도 중단됐다. 이에 유럽 정유업체들은 북해와 미국, 카자흐스탄, 알제리 등에서 대체 원유 확보에 나서고 있다.국제유가도 뛰었다.15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2.9% 오른 배럴당 108.75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38% 상승한 배럴당 105.83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 5월 1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다만 최근 유가 상승을 사우디 송유관 중단만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 리비아 일부 유전의 가동 중단과 중동 지역 해상 수송 차질, 다른 지역의 에너지 시설 공격 등이 동시에 공급 불안을 키우고 있다.이번 사태는 산유량뿐 아니라 원유를 실제 소비국까지 운반하는 ‘수송망’이 에너지 안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생산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더라도 송유관이나 항만, 해협 같은 핵심 수송로 가운데 하나가 막히면 세계 공급망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국제에너지기구(IEA)도 올해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을 분석하면서 각국이 특정 지역과 수송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원과 운송경로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재생에너지와 원전,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 에너지 효율 등에 대한 투자 확대 역시 이런 움직임 가운데 하나다.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 비중을 높이면 국제 원유가격과 해상 수송 차질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청정에너지가 단기간에 석유 공급 차질을 모두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현재의 석유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동시에 에너지원과 수송경로를 다양화하는 것이 에너지 안보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사우디 정부는 아직 동서 송유관의 정확한 복구 시점과 정상 수송 재개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가동 중단이 길어질 경우 사우디 원유 수출과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복구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26-09-16 07:41:26 유승철
  • 영등포구, 20일 안양천서 ‘구민 건강 걷기대회’…신정교~양평교 5km
    보도자료

    영등포구, 20일 안양천서 ‘구민 건강 걷기대회’…신정교~양평교 5km

    제31회 구민의 날 맞아 주민 1,200명 선착순 모집
    영등포구(구청장 조유진)가 제31회 구민의 날을 맞아 오는 20일 안양천 일대에서 ‘가을맞이 구민 건강 걷기대회’를 개최한다.이번 걷기대회는 주민들이 가을철 안양천을 걸으며 일상 속 신체활동을 늘리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행사 코스는 신정교에서 출발해 양평교를 돌아오는 왕복 약 5km 구간이다. 비교적 평탄한 안양천 수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주민들이 부담 없이 유산소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걷기는 특별한 장비 없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심폐 기능과 체력 유지, 혈압·혈당 등 만성질환 위험요인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5km 안팎의 걷기는 개인의 체력과 보행 속도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1,200명 현장 선착순 접수…오전 10시 출발참여 인원은 총 1,200명이다. 참가자는 행사 당일 오전 7시 30분부터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오전 9시 30분 개회식에 이어 10시부터 본격적인 걷기가 시작된다.5km 코스를 걸을 수 있는 주민이라면 신분증을 지참해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는 1천 원이며, 모인 참가비는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기부금으로 전액 사용된다.행사장에서는 참가 주민들을 위한 건강 간식이 제공되며 경품 추첨 등 부대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의료진·구급차 배치…대규모 행사 안전관리 강화영등포구는 1,2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야외 행사인 만큼 안전관리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걷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상이나 근육·관절 부상,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 등에 대비해 안전요원과 현장 의료진을 배치하고 구급차를 대기시키는 등 응급 대응체계를 가동한다.특히 걷기대회는 참가자의 연령과 평소 운동량에 따라 신체 부담에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체력에 맞는 속도를 유지하고, 행사 전 충분한 준비운동과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주민들이 생활 속 걷기를 직접 실천하고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 안양천과 같은 생활권 수변공간을 활용한 걷기 행사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지속적인 운동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026-09-16 07:41:05 이정윤
  • 건설기술심의위원 300명→330명 확대…“숫자보다 전문성·심의 실효성이 관건”
    정치

    건설기술심의위원 300명→330명 확대…“숫자보다 전문성·심의 실효성이 관건”

    “위원 증원에 그쳐선 안 돼…선정·검증·책임성까지 함께 강화해야”
    서울시 대형 건설사업의 설계와 기술적 적정성을 검토하는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정수가 기존 300명에서 330명으로 늘어난다.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역시 최대 70명에서 100명으로 확대돼 전문인력의 참여 폭이 넓어진다.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김병진 시의원(사진)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11일 제339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통과했다.이번 개정안은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구성 규모를 확대하고 설계심의 과정에서 분야별 전문가 참여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개정안에 따라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정수는 현행 300명 이내에서 330명 이내로 확대된다. 설계심의분과위원회는 현행 50명 이상 70명 이내에서 50명 이상 100명 이내로 늘어난다. 위원 정수 확대에 맞춰 일시 위촉 위원 활용과 관련한 규정도 함께 정비했다.복잡해지는 건설기술…전문가 풀 확대 필요성 커져서울의 건설사업은 과거보다 규모가 커지고 기술적으로도 복잡해지고 있다. 대심도 지하공간과 초고층 건축물을 비롯해 스마트건설, BIM(건설정보모델링), 내진·구조안전, 방재, 친환경·에너지 기술 등 검토해야 할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특히 대규모 공공 건설사업은 설계 단계에서 내려진 판단이 향후 공사비와 공사기간은 물론 시설물의 안전성과 유지관리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초기 기술심의의 중요성이 크다.건설전문가들은 이런 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전문가 풀을 확대하는 방향 자체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위원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심의의 전문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한 건설 분야 전문가는 “최근 건설사업은 구조·토목·건축뿐 아니라 지하안전, 디지털 설계, 기후 대응 등 전문분야가 계속 세분화되고 있어 한정된 전문가만으로 모든 기술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위원 확대는 필요하지만 해당 사업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가 실제 심의에 참여하도록 하는 운영체계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위원의 경력과 전문분야를 세밀하게 관리하고 사업별로 필요한 전문성을 정확히 매칭해야 위원 확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30명’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떻게 심의하느냐다이번 조례 개정의 의미는 단순히 위원이 30명 늘어난 데 있지 않다. 설계심의분과위원회의 최대 인원이 70명에서 100명으로 확대되면서 서울시가 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이 마련됐다는 점에 있다.하지만 제도가 실제 건설현장의 안전과 품질 향상으로 연결될지는 운영 과정에 달려 있다.위원 수가 늘어나더라도 특정 분야 전문가가 부족하거나 위원 선정이 일부 인력에 편중된다면 제도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심의위원의 전문경력과 이해관계 여부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전문가를 배치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특히 대규모 공공공사는 설계 단계에서 문제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할 경우 착공 이후 잦은 설계변경과 공사비 증액, 공기 연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부실한 설계심의의 비용은 시민의 세금과 시설물 안전 문제로 돌아올 수 있다.따라서 서울시는 위원 확대와 함께 심의위원의 전문성 검증, 분야별 인력 구성, 이해충돌 방지, 심의 결과에 대한 사후 점검까지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설계 단계에서 안전·품질 걸러내야…심의 책임성도 중요김병진 의원은 “건설기술심의는 대규모 건설사업의 설계와 기술적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중요한 절차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변화하는 건설기술 환경에 보다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심의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건설사업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계획과 설계 단계부터 전문적이고 충실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살펴나가겠다고 밝혔다.건설사고가 발생한 뒤 원인과 책임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설계와 계획 단계에서 위험 요소를 찾아내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이번 조례 개정으로 전문가 참여의 문은 넓어졌다. 이제 서울시가 보여줘야 할 것은 ‘위원 330명’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확대된 전문가 집단을 어떻게 활용해 설계 오류와 기술적 위험을 사전에 걸러낼 것인가다. 위원 확대가 단순한 조직 규모 확장이 아니라 공공 건설사업의 안전과 품질을 높이는 실질적인 심의 강화로 이어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26-09-15 21:20:04 이정윤
  • 버려질 물품이 장애인 일자리로…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기증품 462점 전달
    보도자료

    버려질 물품이 장애인 일자리로…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기증품 462점 전달

    임직원 자발적 참여로 의류·신발·도서 등 모아 굿윌스토어 기부
    사용하지 않는 의류와 도서 등 생활물품이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일자리 자원으로 다시 활용된다.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은 의류와 신발, 도서 등 총 462점의 물품을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굿윌스토어에 전달했다.공사는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굿윌스토어 송파밀알점’에서 열린 합동 기증품 전달식에 참석해 임직원들이 모은 물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본부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를 비롯한 송파구 관내 8개 공공기관의 간부와 실무자들이 참여했다.공사는 기증품 마련을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사내 나눔 캠페인을 진행했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재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의류와 신발, 도서류 등을 집중적으로 수거한 결과 모두 462점의 물품이 모였다.기증된 물품은 굿윌스토어에서 분류와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될 예정이다. 판매 수익금은 장애인 근로자의 급여와 일자리 창출 등에 활용된다.단순히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사용 가능한 물품의 폐기를 줄여 자원순환에 기여하는 동시에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특히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대한 물품 기부는 기부자가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과 달리 기증품의 분류와 정리, 판매 과정에서 장애인 근로자의 지속적인 일자리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공공기관의 사회공헌 역시 일회성 기부를 넘어 지역사회 일자리와 자원순환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용 가능한 물품을 폐기하지 않고 다시 시장에서 유통시키면서 그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구조라면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은 “임직원들이 뜻을 모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유관 기관과 협력해 취약계층 자립 지원 등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번 기증은 물품 462점이라는 규모 자체보다 공공기관 임직원의 참여가 장애인 일자리와 자원순환으로 연결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공기관의 사회공헌이 단순한 물품 전달에 머물지 않고 장애인의 안정적인 고용과 자립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 같은 기증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2026-09-15 20:13:15 이정윤
  • 회생·파산 건설사 대신 신보가 갚은 돈 1,210억원…건설업 부실 ‘정책금융’으로 번지나
    경제

    회생·파산 건설사 대신 신보가 갚은 돈 1,210억원…건설업 부실 ‘정책금융’으로 번지나

    최근 5년간 회생·파산 건설사 342곳에 대위변제 1,210억원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회생·파산에 들어간 건설업체를 대신해 신용보증기금이 갚아준 돈이 최근 5년간 1,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겹치면서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정책금융기관의 실제 손실 위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회생 또는 파산한 건설사 가운데 신보가 대위변제한 업체는 총 342곳으로, 대위변제 금액은 1,210억76만원에 달했다.연도별로 보면 2022년 52건·152억9,800만원에서 2023년 55건·184억2,000만원, 2024년 84건·337억4,000만원, 2025년 97건·353억6,6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54건, 182억1,700만원의 대위변제가 발생했다.특히 2025년 대위변제 금액은 2022년과 비교해 약 2.3배로 늘었다. 단순히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채무불이행과 회생·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가볍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건설업계 “분양 안 되고 공사비 오르고…중소업체는 버틸 여력 없어”건설업계에서는 최근의 회생·파산 증가를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원자재와 인건비 등 공사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 실적까지 악화되고, PF 금융비용과 자금조달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중소·중견 건설업체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사업성을 검토해 착공한 현장도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올라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며 “여기에 미분양이나 입주 지연까지 겹치면 자금 회수가 늦어져 규모가 작은 건설사는 한두 개 현장의 문제만으로도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무조건적인 금융지원으로 부실 업체를 계속 연명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정상적인 사업장까지 자금줄이 막히면서 흑자도산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사업성이 있는 현장과 그렇지 않은 현장을 보다 정교하게 구분하는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신보 대위변제 증가는 건설경기 부실의 ‘후행 경고등’대위변제는 신보의 보증을 통해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기업이 채무를 갚지 못할 경우 신보가 대신 상환하는 제도다. 신보는 대위변제 이후 해당 기업 등에 구상권을 행사해 자금 회수에 나서지만 회생이나 파산 절차에 들어간 기업은 자산과 상환 능력이 제한돼 있어 회수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기자의 시각에서 주목할 부분은 1,210억원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증가 속도다.2022년 153억원 수준이었던 대위변제액이 2024년 337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2025년에는 354억원에 육박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이 ‘자금난→채무불이행→회생·파산→정책금융기관 대위변제’로 이어지는 흐름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더욱 우려되는 것은 건설·부동산 PF 부실이 장기화할 경우다. 금융시장 충격을 막기 위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추가 금융지원을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기업의 부도를 막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사업성이 떨어지고 회생 가능성마저 낮은 사업장까지 계속 연명시킨다면 손실 발생 시점만 뒤로 미루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결국 민간 건설업체에서 시작된 부실이 금융회사와 보증기관을 거쳐 정책금융의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살릴 곳은 살리고 정리할 곳은 정리’…옥석 가리기 서둘러야그렇다고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 역시 해법이 되기 어렵다. 자금 조달이 일시적으로 막힌 정상 사업장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몰릴 경우 건설사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근로자, 수분양자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정부와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은 단순한 ‘지원이냐 퇴출이냐’의 선택이 아니라 사업성과 회생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신속한 옥석 가리기다.사업성이 충분하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에는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 정상화를 유도하고, 회생 가능성이 낮은 부실 사업장은 조기에 구조조정해 추가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정책금융의 방향을 보다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박성훈 의원은 “부실을 돈으로 틀어막는다고 부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신보의 대위변제와 정책금융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정부가 건설·PF 부실을 뒤로 미루는 ‘폭탄 돌리기’를 멈추고, 살릴 곳은 확실히 살리되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게 정리하는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건설사 회생·파산에 따른 신보의 대위변제 1,210억원은 단순한 보증사고 통계를 넘어 장기간 누적된 건설경기 침체가 실제 금융 손실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부실을 무작정 연장하는 것도, 일률적으로 자금줄을 끊는 것도 위험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상 사업장에는 숨통을 틔워주고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은 조기에 정리하는 정교한 구조조정이다.
    2026-09-15 20:00:55 이정윤
  • 용산구 ‘명사 특강’ 고액 강사료 논란…1시간 800만원, 기준 없는 혈세 집행
    오피니언

    용산구 ‘명사 특강’ 고액 강사료 논란…1시간 800만원, 기준 없는 혈세 집행

    수의계약·부서 재량에 맡겨진 강사료…전 부서 공통 상한선·지급 기준 마련 필요
    용산구가 유명 인사와 인플루언서 등을 초청해 진행하는 ‘명사 특강’에 수백만 원대의 강사료를 지급하면서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비슷한 규모와 시간의 강연임에도 강사료가 300만 원에서 800만 원대까지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구민 세금으로 지급하는 강사료에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용산구의회 안태홍 의원은 제309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 심의에서 구청 각 부서가 집행한 명사 특강 강사료 지급 실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안태홍 구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구청 부서들이 수의계약 형태로 지급한 강사료는 정00 씨 약 300만 원, 박0 씨 약 600만 원, 김00 씨 800만 원대 등으로 차이가 컸다. 강연 시간과 행사 규모가 유사한 경우에도 강사에 따라 지급액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안 의원은 “직장인 1~2달 월급이 1~2시간 강연료로 나간다”며 “이게 과연 구민 눈높이에 맞는 예산 집행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300만원에서 800만원대까지…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했나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유명 강사의 강연료가 비싸다는 데 있지 않다. 구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강사료가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결정됐는지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다.유명 인사를 초청하는 특강은 주민 관심과 참여를 높이고 정책이나 사업을 알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지도와 전문성, 강연 경력 등에 따라 강사료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그러나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은 민간 행사의 섭외와는 다르다. 강사의 인지도만으로 수백만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객관적인 산정 근거와 기대 효과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특히 부서별로 별도의 명확한 기준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강사를 선정하고 강사료까지 결정한다면 담당 부서의 판단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강사료가 300만 원인지, 600만 원인지, 800만 원인지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면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형평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유명인 효과’보다 중요한 것은 혈세 집행의 투명성명사 특강 자체를 무조건 예산 낭비로 볼 수는 없다. 주민에게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제공하고 문화·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높인다면 충분히 필요한 사업이 될 수 있다.다만 1~2시간의 강연에 수백만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강사의 전문성뿐 아니라 참석 인원, 주민 만족도, 사업 목적과의 연관성, 홍보 효과 등도 사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액 강사료를 지급하고도 실제 주민 참여가 저조하거나 사업 효과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다면 ‘명사 초청’ 자체가 사업 목적이 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결국 중요한 것은 유명인을 불렀느냐가 아니라, 투입된 예산만큼 구민에게 실질적인 효과가 돌아갔느냐다.부서 재량 넘어 ‘용산구 공통 기준’ 마련해야안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용산구청 전 부서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강사료 지급 기준과 상한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전문성, 경력, 강연 시간, 행사 규모 등을 기준으로 강사 등급과 지급 범위를 세분화하고,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고액 강연의 경우 별도의 사전 검토와 승인 절차를 두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예외적으로 상한선을 넘는 강사료를 지급해야 한다면 그 사유와 기대 효과를 명확하게 남겨 사후 검증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구민 세금은 ‘유명세’만으로 가격을 매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300만 원과 800만 원의 차이를 행정이 객관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로 예산 집행 체계를 점검해야 할 이유가 된다.명사 특강이 주민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강사료 지급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용산구가 부서별 재량에 맡겨진 이른바 ‘고무줄 강사료’를 그대로 둘 것이 아니라, 구민이 납득할 수 있는 통일된 기준과 지급 상한선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2026-09-15 19:51:29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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