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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수첩 ] 현대전의 또 다른 전선은 ‘연료’… SK이노베이션 해상급유 훈련이 던진 메시지
    산업/재계

    [기자수첩 ] 현대전의 또 다른 전선은 ‘연료’… SK이노베이션 해상급유 훈련이 던진 메시지

    현대전에서 전투력은 무기체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차와 장갑차, 함정, 항공기 등 첨단 전력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연료와 군수지원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최근 국제 분쟁에서도 병참과 에너지 공급망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투 장비의 성능 못지않게 연료와 탄약, 식량 등을 필요한 시점과 장소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작전 지속 능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울산CLX)에서 진행된 ‘민·관·군 합동 유류인수 및 분배훈련’은 단순한 정례 훈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이번 훈련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해군 군수지원함이 민간 정유시설인 울산CLX 해상부두에 직접 접안해 유류를 공급받는 해상 급유훈련이 실시됐다는 점이다.기존 육상 중심의 유류 공급체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상까지 공급 경로를 확대해 비상 상황에서의 에너지 수송 능력을 점검했다는 것이다.전시 상황에서는 평상시 이용하던 도로와 철도, 송유관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보장이 없다. 특정 수송망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 경로를 얼마나 신속하게 가동할 수 있는지가 군수지원의 핵심이다.이번 훈련에서는 유조차와 철도 유조화차, 유조선 등 다양한 인수·수송수단을 활용해 유류 공급 절차를 점검했다. 송유관 파손과 화재뿐 아니라 해킹 등 비상 상황도 가정해 대응 및 복구 절차를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이 같은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정유시설과 에너지 공급망이 국가경제뿐 아니라 국가안보와도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대규모 정유시설은 평상시에는 산업과 교통을 움직이는 에너지 공급기지지만, 비상 상황에서는 군 작전과 국가기능 유지에 필요한 핵심 기반시설이 된다.따라서 시설이 일부 손상되거나 물류망이 차단될 경우 얼마나 빠르게 대체 공급망을 가동할 수 있는지, 주요 공정을 얼마나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국가 안보와 에너지 안보, 이제 따로 볼 수 없다이번 훈련이 보여준 또 하나의 특징은 민·관·군 협력이다.현대사회에서 국가안보를 군의 역할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에너지와 통신, 전력, 물류 등 상당수 핵심 기반시설은 민간기업이 운영하고 있다.특히 석유제품 생산과 저장, 수송 인프라를 보유한 정유업체의 경우 국가 비상 상황에서 안정적인 연료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다.정부와 군이 비상계획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생산시설과 저장탱크, 부두, 송유관 등을 운영하는 민간기업과의 협력체계가 작동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이번 훈련은 민간 정유시설과 군수지원체계를 실제로 연결해 유류 인수와 분배 절차를 점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그러나 훈련의 성과를 한 차례의 행사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실제 위기 상황에서는 시설 파손과 통신 장애, 사이버공격, 전력 공급 중단 등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단순한 유류 수송뿐 아니라 생산과 저장, 운송, 통신, 사이버 보안까지 포함한 복합적인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얼마나 공급할 수 있나’보다 ‘얼마나 버틸 수 있나’에너지 안보에서 중요한 것은 평상시 공급능력만이 아니다.비상 상황에서 기존 공급망이 흔들렸을 때 얼마나 오랫동안 국가 기능과 군 작전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류 비축과 대체 수송망, 시설 복구 능력, 민간사업자와의 협력체계를 동시에 갖춰야 한다.특히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설에 공급기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면 위기 발생 시 전체 공급망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육상과 해상, 철도 등 수송방식을 다변화하고 여러 지역의 저장·생산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이번 울산CLX 훈련은 이런 측면에서 평상시 존재하던 민간 에너지 인프라가 비상 상황에서는 어떻게 국가 안보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훈련은 ‘완료’가 아니라 취약점을 찾는 과정이어야훈련의 목적은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실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찾아내고 보완하는 것이 훈련의 본래 목적이다.군수지원함의 접안과 급유 과정에서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육상 수송망이 마비될 경우 해상수송이 어느 정도를 대체할 수 있는지, 사이버공격으로 시스템 일부가 중단되면 수동 운영이 가능한지 등 구체적인 취약점을 확인해야 한다.훈련 결과를 토대로 대응 매뉴얼을 수정하고 반복적인 실전형 훈련을 실시해야 비로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특히 사이버 위협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정유시설 상당 부분이 자동화·디지털화돼 있는 만큼 물리적 시설 방호뿐 아니라 생산·저장·출하 시스템을 보호하는 사이버 보안 능력도 에너지 안보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에너지 동맥이 멈추면 국가 기능도 흔들린다이번 훈련은 우리 사회가 에너지 문제를 단순한 산업이나 가격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평상시 주유소에서 쉽게 공급받는 휘발유와 경유도 비상 상황에서는 국가의 작전능력과 산업 활동, 물류망을 유지하는 전략물자가 될 수 있다.그래서 에너지 안보는 곧 국가안보다.SK이노베이션과 같은 민간 정유기업이 국가 비상계획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군과 정부가 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이번 합동훈련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한 번의 해상 급유훈련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육상 공급망이 막혔을 때 실제로 바닷길을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는 점이고, 민간기업과 군이 평상시부터 실제 절차를 맞춰봤다는 점이다.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하다. 훈련에서 확인된 문제점을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분석하고, 수송망 다변화와 비축체계, 사이버 보안, 시설 복구 능력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현대전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최첨단 무기의 숫자만이 아니다. 그 무기가 마지막 순간까지 움직일 수 있도록 연료를 공급하는 보이지 않는 군수체계가 버텨줘야 한다.에너지 공급망이 살아 있어야 국가의 방어력도 유지된다.
    2026-08-20 14:58:03 이정윤
  • [김민규의 경제 칼럼] AI로 구현하는 구도심의 유연한 도시재생 혁신
    부동산

    [김민규의 경제 칼럼] AI로 구현하는 구도심의 유연한 도시재생 혁신

    하드웨어 중심 앵커시설 건립을 넘어 데이터 주도형 미세 재생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반복적으로 실패하거나 기대 이하의 성과에 그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과거의 데이터로 수립한 고정된 자료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수억 원의 공공 예산을 투입해 거점 앵커 시설을 짓는 사이 상권의 성격은 변하고, 인구이동의 결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필요한 인공지능의 역할은 화려한 3D 시각화나 교통 관제에 머무는 디지털 트윈이 아닌 도시의 물리적·경제적 미세 변화를 추적해 제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동적 도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현실적인 AI 도입의 첫걸음은 필지 단위의 노후화 및 공실 전조 증상 예측이다. 지금까지의 도시 쇠퇴 진단은 인구·사업체 데이터에 기반해 사후 처방에 가까웠다. 반면, 수도·전력 사용량, 소상공인 매출 변동률, 통신사 생활인구의 체류 시간 데이터를 다변량 시계열 모델로 결합하면 특정 건축물이나 가로가 상업적·물리적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쇠퇴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이는, 공공이 대규모 철거나 획일적인 리모델링 지원을 결정하기 전, 정확한 지점에 선제적 개입을 가능하게 만든다.나아가 인공지능은 경직된 용도지역제를 대체하는 성능 기반 규제의 실행 도구가 될 수 있다. 현행 법제도상 구도심 내 건축물의 용도 변경과 용적률 완화는 행정 절차가 복잡해 민간의 자발적 재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구역 내 보행량, 탄소 배출량, 기반시설 용량 부하도를 실시간 연산하는 AI 모델을 도입하면 특정 건축물이 주거에서 근린생활시설이나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될 때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즉각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환경적 부하가 적고 지역 활성화 기여도가 높은 사업자에게는 추가 용적률이나 인센티브를 즉시 승인하는 유연한 도시 거버넌스가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는 셈이다.젠트리피케이션 완화와 공공 기여금 산정에서도 AI는 이해관계 조율의 현실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민간 리모델링으로 발생하는 지가상승 이익과 임대료 인상 압력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여 임대인에게는 공공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조건부로 연계하고 임차인에게는 업종 중복을 피한 최적의 테넌트 믹스를 제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막연한 상생 협약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기대수익 모델이 제시될 때 자본 유입과 원주민 정착 사이의 타협점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결국 도시재생에서 AI의 본질은 스마트 도시라의 외형을 갖추는 것이 아닌 도시계획의 주기를 연 단위의 규모 있는 계획에서 일 단위의 정밀한 정책 미세 조정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공공이 보유한 공간 데이터와 민간의 실시간 활동 데이터를 결합해 규제와 지원 제도를 유연화할 때 비로소 도시재생은 예산 소진형 사업에서 벗어나 자생적인 회복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8-20 14:45:12 김민규 칼럼니스트
  • 이정미시의원, 학생 운동장이 왜 정부 소유 땅에?… 덕수초 30년 묵은 ‘운동장 환수’ 다시 수면 위
    교육

    이정미시의원, 학생 운동장이 왜 정부 소유 땅에?… 덕수초 30년 묵은 ‘운동장 환수’ 다시 수면 위

    운동장 인접 화훼시설에 1톤 화물차 출입·농약 살포… 학생 안전 우려
    서울 도심 한복판의 초등학교가 자신들이 사용하는 운동장을 정부로부터 매년 임대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 운동장 부지의 소유권과 안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더욱이 해당 운동장은 평상시 학생들의 체육활동 공간이면서 지진 발생 시 정동·광화문 일대 시민 약 2,500명이 대피하도록 지정된 옥외대피장소다. 단순한 학교 부지 문제를 넘어 학생과 시민 안전 차원에서 관계기관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이정미 의원(국민의힘·중구1)은 지난 19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연구실에서 덕수초등학교 관계자들과 만나 운동장 부지 환수와 운동장 내 화훼시설의 안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이날 면담에는 박수민 덕수초등학교 교장과 김책 덕수초 운동장 되찾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손우석 비상대책위원 등이 참석했다.1995년 소유권 바뀐 운동장… 학교는 매년 ‘임대’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길에 위치한 덕수초등학교 운동장은 당초 교육청 소유였지만 1995년 행정안전부 소유의 휘경공고, 현재 서울반도체고 부지와 맞교환되면서 행정안전부로 소유권이 이전됐다.이후 덕수초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운동장을 매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학교 운동장은 단순한 빈 땅이 아니다. 체육수업과 학교 행사, 학생들의 놀이와 휴식 등 학교 교육과정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교육공간이다.그럼에도 학교가 장기간 자신들의 운동장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공간의 안정적인 확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부지 소유권 문제는 행정기관 간 재산관리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그 결과가 학생들의 교육활동 공간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관 간 재산 분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운동장 옆 화훼시설… 화물차·농약에 학생 안전 우려또 다른 쟁점은 운동장과 인접한 정부청사관리본부 화훼시설이다.학교 측에서는 이 시설을 이용하는 1톤 조경용 화물트럭의 출입과 살충제·농약 살포 등으로 학생 안전과 교육환경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초등학교는 어린 학생들이 하루 대부분을 생활하는 공간인 만큼 차량 동선과 학생 이동 동선이 가까울 경우 교통안전 관리가 중요하다.농약이나 살충제를 사용하는 시설이 학교 운동장과 인접해 있다면 실제 사용 물질과 살포 방식, 작업시간, 학생들의 노출 가능성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안전조치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막연한 불안만 키워서도 안 되지만, 문제가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관계기관이 실태를 조사하고 결과를 학교와 학부모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다.교육 관계자 관점 “학교 운동장은 학생의 교육권과 안전권이 만나는 공간”교육 현장에서 학교 운동장은 체육활동을 위한 부속시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학생들의 신체활동과 놀이, 또래 관계 형성, 학교 행사 등이 이뤄지는 핵심 교육공간이기 때문이다.특히 도심 학교일수록 주변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부족해 운동장의 교육적 가치가 더욱 크다.교육계 관점에서는 학교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육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유권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아 운동장 활용이나 시설 개선에 제약이 생긴다면 결국 그 부담이 학생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안전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학교와 인접한 공간에서 차량이 이동하거나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작업이 이뤄진다면 학교와 시설 운영기관이 작업시간, 차량 진·출입 경로, 학생 이동시간 등을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시간과 등·하교 시간에는 화물차 이동을 최소화하거나 차량 동선과 학생 동선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안 등 현실적인 안전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시민 2,500명 대피하는 장소… 유리온실은 안전한가덕수초 운동장 문제는 학교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해당 운동장은 지진 발생 시 정동·광화문 일대 시민 약 2,500명을 수용하는 지진 옥외대피장소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때 운동장 인근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 등 화훼시설이 실제 대피 안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지진으로 유리가 파손될 경우 비산 위험이 있는지, 화훼시설 내부에 화재 위험 물질이 존재하는지, 대피자 2,500명이 이동할 충분한 통로가 확보돼 있는지 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지진 옥외대피장소는 지도에 표시만 해 놓는 것으로 역할이 끝나는 시설이 아니다. 실제 재난 발생 시 시민들이 안전하게 진입하고 머무를 수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학교 운동장의 안전 문제가 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다.이정미 “교육청·행안부 넘어 서울시도 나서야”이정미 시의원은 “아이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운동장을 돌려주는 것은 단순한 학교시설 문제를 넘어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이어 “덕수초 운동장은 지진 옥외대피장소로 지정돼 있어 학생 안전은 물론 정동·광화문 일대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이 의원은 특히 운동장 부지 환수 문제를 교육청과 행정안전부 간의 사안으로만 남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그는 “운동장 부지 환수 문제는 교육청과 행정안전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시도 함께 나서야 할 사안”이라며 “서울시를 비롯해 교육청,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30년 가까이 끌어온 문제… 이제는 ‘누구 땅인가’보다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덕수초 운동장 문제를 들여다보면 다소 낯선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학생들은 매일 운동장을 이용하지만 땅의 소유자는 학교나 교육청이 아닌 행정안전부다. 학교는 사실상 교육에 필수적인 운동장을 장기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1995년 부지 교환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행정기관 간 소유권의 역사만 설명할 단계는 지났다.더 중요한 질문은 현재 이 공간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느냐다.현재 운동장의 가장 일상적인 이용자는 덕수초 학생들이다. 동시에 재난이 발생하면 인근 시민 약 2,500명이 대피해야 하는 공공 안전공간이 된다.그렇다면 토지 관리 역시 현재의 기능에 맞게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물론 ‘환수’가 필요하다는 주장만으로 소유권을 즉시 이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유재산과 교육재산의 교환에는 재산 가치와 행정적 절차, 기존 교환의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구호보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행정안전부가 정확한 자료를 놓고 협의 테이블에 앉는 것이 먼저다.운동장 환수보다 더 급한 것은 ‘오늘의 안전’운동장 소유권 문제가 장기적인 과제라면 화훼시설과 관련한 안전 문제는 별도로 신속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부지 환수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오늘도 같은 운동장을 이용하기 때문이다.관계기관은 1톤 화물차의 실제 운행 빈도와 경로, 농약·살충제 사용 종류와 살포 시간, 학생 동선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지진 대피장소로서의 적정성 역시 점검해야 한다. 유리온실 등이 지진 발생 시 대피자에게 위험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 시설 보강이나 이전, 안전거리 확보 등의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이번 논란의 핵심을 단순히 ‘덕수초 운동장을 돌려달라’는 요구로만 보면 문제의 절반만 보는 셈이다. 학교 운동장은 학생들에게는 교육공간이고, 재난이 발생하면 시민에게는 생명을 지키는 대피공간이다.30년 가까이 이어진 소유권 문제를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지금 이 공간이 학생과 시민에게 실제로 안전한가 하는 문제다.행정기관의 소유권보다 학생과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원칙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2026-08-20 14:44:20 이정윤
  • 문 닫은 주유소가 편의점으로… ‘도심 흉물’에서 생활공간으로 변신
    환경

    문 닫은 주유소가 편의점으로… ‘도심 흉물’에서 생활공간으로 변신

    KCC, 차량·보행자 동선 색채로 구분… 안전성·편의성 강화
    전기차 보급 확대와 시장 환경 변화 등으로 문을 닫는 주유소가 늘면서 방치된 폐주유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새로운 도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오랫동안 방치된 주유소는 도시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관리되지 않을 경우 지역의 유휴공간으로 남게 된다. 특히 과거 석유제품을 취급했던 시설이라는 점에서 부지를 새로운 용도로 활용할 경우 안전과 환경 관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폐업한 주유소를 철거하는 대신 편의점과 차량 이용시설이 결합된 공간으로 재활용하는 시도가 등장했다.KCC는 BGF리테일이 추진하는 폐주유소 업사이클링 모델 ‘CU Re(씨유 리퓨얼)’ 프로젝트에 참여해 안전환경 색채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밝혔다.1호점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호국로에 있던 폐업 셀프주유소를 리모델링한 ‘CU 소흘IC점’이다. 약 130평 부지에 38평 규모의 편의점과 차량 이용시설 등을 결합한 복합 생활공간으로 조성됐다.줄어드는 주유소… 폐업 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전국 영업 주유소는 2010년 1만2,691곳에서 2026년 6월 1만296곳으로 약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주유소 감소가 이어지면서 폐업 이후 남겨진 부지의 활용 문제도 커지고 있다.주유소는 도로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고 차량 진·출입을 위한 비교적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철거 후 방치하기보다 새로운 상업·생활시설로 전환할 경우 기존 공간을 다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관련 업계에서도 폐주유소를 편의점과 세차장, 물류 거점 등 새로운 시설로 전환해 활용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이번 ‘CU Re’ 역시 기존 주유소의 공간적 특징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생활시설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차량과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공간… ‘색깔’도 안전시설 된다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바꾸는 과정에서는 기존 상업시설과 다른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차량이 수시로 드나드는 기존 주유소 구조에 보행자와 편의점 이용객까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KCC는 이를 고려해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Color Universal Design·CUD)을 적용했다.CUD는 색각 특성이나 낮은 시력 등 이용자의 다양한 시각적 조건을 고려해 색상과 명도, 채도, 패턴 등을 설계함으로써 공간과 시설 정보를 보다 쉽게 인식하도록 하는 디자인 방식이다.이번 매장에서는 자동차 진·출입 구역과 보행자 출입구, 횡단 구간, 상품 픽업존, 휴게공간 등을 색채로 구분해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가 공간의 기능과 이동 방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차량 이동구간과 보행구간에는 서로 구별되는 색상과 명도·채도 대비를 적용해 동선이 교차하는 지점의 혼선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편의점 출입구와 픽업존, 휴게공간에도 기능에 따라 색채를 달리 적용했다.KCC는 여기에 고내후성 우레탄 도료와 축광 도료, 동절기 결빙으로 인한 미끄럼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능성 도료 등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환경전문가 관점 “철거 대신 재사용 긍정적… 환경 안전성 확인은 별개 문제”환경적 관점에서 폐주유소를 기존 구조물까지 활용해 새로운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자원순환 측면에서 살펴볼 가치가 있다.건축물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는 방식과 달리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면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과 신규 자재 사용을 줄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폐주유소를 재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친환경 사업이라고 단정하기에는 확인해야 할 부분도 있다.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유류를 취급했던 부지의 환경 안전성이다.주유소는 장기간 휘발유와 경유 등을 저장·취급하는 시설인 만큼 폐업 후 다른 용도로 전환할 경우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토양오염 여부 등 부지의 환경 상태를 적절하게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편의점처럼 일반 시민이 장시간 이용할 수 있는 생활시설로 전환한다면 공간 디자인뿐 아니라 토양과 시설의 안전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환경적 효과 역시 구체적인 수치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기존 건축물 재사용으로 어느 정도의 건설폐기물을 줄였는지, 신규 건축과 비교해 자재와 에너지 사용을 얼마나 절감했는지 등이 확인된다면 ‘업사이클링 매장’이라는 명칭에 보다 실질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폐주유소의 변신… 도시재생 모델로 확대될까KCC는 향후 ‘CU Re’ 매장 확대에 맞춰 신규 매장의 입지와 구조, 이용 환경을 고려한 외관 색채 계획과 CUD 설계를 지원할 계획이다.KCC 컬러디자인센터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운영이 중단된 주유소를 지역 주민이 이용하는 생활공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KCC의 색채 설계 역량을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일수록 이동 동선과 시설의 기능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색채 설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이어 “앞으로도 공간의 용도와 이용자 특성에 맞는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과 기능성 도료를 결합해 산업 현장은 물론 상업·생활시설에서도 안전성과 편의성, 디자인 품질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안전환경 솔루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폐주유소 업사이클링, ‘간판만 바꾸는 재활용’ 넘어야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바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히 새로운 매장이 하나 문을 열었다는 사실이 아니다.전국적으로 주유소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미 개발된 부지를 어떻게 다시 활용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폐업한 주유소를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공간의 특성을 살려 다시 사용한다면 도시의 유휴공간을 줄이고 기존 자원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특히 자동차 중심이었던 주유소 공간에 보행자와 지역 주민이 이용하는 편의·휴게 기능을 결합하는 것은 변화하는 교통·생활환경에 대응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하지만 ‘업사이클링’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 친환경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과거 주유소 부지의 토양오염 여부가 적절히 관리됐는지, 기존 시설을 얼마나 재사용했는지, 철거와 신축을 선택했을 경우와 비교해 실제 환경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안전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차량과 보행자 동선을 색깔로 구분한 것이 실제 사고 위험을 얼마나 낮추는지는 향후 운영 과정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용자의 인지성과 접근성이 실제로 개선됐는지에 대한 평가도 뒤따라야 한다.이번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이유는 폐주유소라는 쇠퇴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진정한 도시재생 모델로 평가받으려면 매장 수를 늘리는 것보다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 어떤 효과를 만들어 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문 닫은 주유소의 간판을 편의점 간판으로 바꾸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버려질 뻔한 공간을 얼마나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생활공간으로 되돌렸는가가 폐주유소 업사이클링의 진짜 성적표가 될 것이다.
    2026-08-20 12:59:08 이정윤
  • 희망브리지, 거제 수해 현장에 하루 500명 ‘구슬땀’… 복구만큼 중요한 자원봉사자 안전
    사회

    희망브리지, 거제 수해 현장에 하루 500명 ‘구슬땀’… 복구만큼 중요한 자원봉사자 안전

    거제 수해복구 현장, 자원봉사자 안전도 ‘재난 대응’이다
    집중호우가 물러간 자리에는 또 다른 재난이 시작된다. 물에 잠긴 가재도구를 꺼내고 집 안으로 밀려든 진흙과 토사를 치우는 복구 작업이다. 여기에 한여름 폭염까지 겹치면서 수해 현장에서 땀 흘리는 자원봉사자들의 안전관리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남 거제시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연일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거제지역의 신속한 수해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현장 자원봉사자용 ‘자원봉사자 키트’ 1,200세트를 긴급 지원했다고 20일 밝혔다.이번 지원은 지난 17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거제지역 복구 현장에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이들의 안전한 활동과 복구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희망브리지가 전달한 키트에는 우의와 정글모, 마스크, 안전 장화, 작업용 장갑, 쿨타올 등 수해복구 현장에서 필요한 물품 12종이 담겼다.단순한 편의용품이 아니다. 침수지역에서는 진흙과 오염물질, 날카로운 폐기물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작업하면서 온열질환 위험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하루 500여 명 복구 투입… “장화·장갑 없으면 작업 어렵다”현장에서는 하루 약 500명의 자원봉사자가 침수 가구의 가재도구 정리와 토사 제거 등에 투입되고 있다.수해복구 현장에서 장화와 장갑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거제시자원봉사센터 최혜선 사무국장은 “수해 현장은 장화, 장갑, 수건 등 기본 안전장비가 필수적인데 희망브리지에서 알맞은 키트를 제때 지원해 줘 매우 큰 힘이 된다”며 “전국에서 몇 시간씩 차를 타고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이 개인 준비 부담 없이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어 복구 속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매일 500여 명의 봉사원이 투입돼 가재도구 정리와 토사 제거에 힘을 쏟고 있지만 침수 가구가 많아 복구 완료까지는 많은 손길이 더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수해복구는 단순히 물을 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침수된 가구와 전자제품을 밖으로 옮겨야 하고 바닥과 벽에 쌓인 진흙을 제거해야 한다. 오염된 생활용품과 폐기물을 분류하고 집 안팎을 세척하는 작업도 뒤따른다.피해 규모가 클수록 복구에는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폭우 끝나자 폭염… 복구 현장의 ‘2차 위험’주목해야 할 부분은 자원봉사자들의 안전이다.재난이 발생하면 관심은 피해 주민과 재산 피해 규모에 집중되기 쉽다. 그러나 복구 현장에 투입되는 자원봉사자 역시 여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특히 여름철 수해 현장은 폭염과 습도, 진흙, 각종 폐기물이 뒤섞여 작업 환경이 좋지 않다.침수된 건물 내부나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작업할 경우 체온이 상승할 수 있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온열질환 위험도 커진다.진흙 속에 깨진 유리나 금속 등 날카로운 물체가 섞여 있을 가능성도 있어 장화와 작업용 장갑 등 보호장비 착용이 중요하다.따라서 자원봉사자를 많이 확보하는 것만큼 이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보호장비와 휴식공간, 식수 등을 제공하고 작업시간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희망브리지 김희윤 구호모금국장은 “폭염과 토사 등 가혹한 현장 여건 속에서도 헌신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안전 확보와 이재민들의 온전한 일상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며 “거제시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 체계를 가동해 현장의 불편 사항과 부족한 자원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복구 과정에서 필요한 구호물자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많이 모이는 봉사’에서 ‘안전하게 일하는 봉사’로재난 현장에서는 자원봉사 인력을 얼마나 신속하게 확보하느냐가 복구 속도를 좌우한다.하지만 인원만 늘린다고 복구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많은 인력이 한꺼번에 투입되면 오히려 작업 동선이 겹치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자원봉사자의 연령과 작업 능력을 고려한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 무거운 가재도구 운반과 토사 제거, 세척, 물품 분류 등 작업 특성에 따라 인력을 적절하게 배치해야 한다.현장 책임자를 중심으로 작업구역을 나누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확보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자원봉사자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복구 방식에서 벗어나 이들을 하나의 중요한 재난 대응 인력으로 보고 안전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피해 주민의 ‘일상 회복’까지가 진짜 복구다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피해 규모는 침수 가구 수나 재산 피해액 등의 숫자로 먼저 알려진다.하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재난은 물이 빠진 이후에도 계속된다.가재도구를 버리고 집을 청소한 뒤에도 전기·가스시설 점검과 주택 보수, 생필품 확보 등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많다.특히 고령자나 장애인, 1인 가구 등 스스로 복구하기 어려운 주민에게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더욱 절실할 수 있다.따라서 단기간에 많은 인력을 투입해 눈에 보이는 토사를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복구가 늦어지는 가구와 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폭우가 멈췄다고 재난이 끝난 것은 아니다재난 보도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진흙투성이가 된 옷을 입고 삽을 든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다. 국민적 연대와 공동체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이지만, 그들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자원봉사자도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다.특히 폭염 속에서 무거운 폐기물을 옮기고 진흙을 걷어내는 작업은 결코 가벼운 봉사활동이 아니다. 안전장비 없이 무리하게 작업하거나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이번 자원봉사자 키트 1,200세트 지원이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화와 장갑, 쿨타올 하나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재난 현장에서는 봉사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본 장비다.다만 물품 지원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구호단체는 자원봉사자의 투입부터 작업 배치, 휴식, 안전교육, 보호장비 지급까지 하나의 체계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폭염이 이어질 경우 작업시간 조정과 충분한 수분 공급, 휴식공간 확보 등 온열질환 예방대책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피해 주민에게 필요한 것도 일회성 관심이 아니다. 언론의 카메라가 현장에서 빠지고 자원봉사자의 숫자가 줄어든 뒤에도 복구되지 못한 집은 남는다.재난 대응의 최종 목적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현장을 찾았는지가 아니라 피해 주민이 얼마나 빨리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갔는가에 있어야 한다.거제에서 하루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흘리는 땀이 온전한 복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들을 돕는 또 하나의 안전망이 필요하다.폭우가 멈췄다고 재난이 끝난 것은 아니다. 마지막 피해 주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가 진짜 복구다.
    2026-08-20 12:14:39 이정윤
  • 삼표시멘트 광산 생태 복원, 진정한 친환경 행보로 이어질까
    환경

    삼표시멘트 광산 생태 복원, 진정한 친환경 행보로 이어질까

    삼척 석회석 광산 채광 종료 부지 2.5ha에 자생수종 2만 주 식재
    광산 개발과 생태 복원 병행 시도는 긍정적… 복원 규모·지속성은 지켜봐야 시멘트 산업은 석회석을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산업 특성상 대규모 채광이 불가피하다. 산림 훼손과 지형 변화, 생태계 단절 등의 환경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다.이런 가운데 삼표시멘트의 자회사 삼표자원개발이 강원 삼척 석회석 광산의 채광 종료 부지를 대상으로 생태 복원에 나서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삼표자원개발은 채광이 끝난 부지 2.5ha, 약 7,700평에 자생수종 2만 주를 심고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하늘다람쥐의 서식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공 둥지를 설치하는 등 생태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단순히 채광이 모두 끝난 뒤 복구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광산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채광이 종료된 구역부터 단계적으로 복원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광산 복구 방식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환경 훼손이 불가피한 시멘트 산업에서 개발과 복원을 병행한다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나무 2만 주를 심고 하늘다람쥐를 위한 인공 둥지를 설치했다는 사실만으로 훼손된 생태계가 복원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기업의 친환경 경영이 선언이나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실제 생태계가 얼마나 회복됐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해야 한다.광산 개발과 동시에 복원… ‘사후 복구’ 넘어설 수 있을까광산 개발은 지형과 토양, 식생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이다. 특히 석회석 채광 과정에서는 기존 산림이 제거되고 암반이 노출되는 만큼 자연 상태로 돌아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따라서 채광이 모두 종료된 뒤 한꺼번에 복원하는 것보다 채광이 끝난 구역부터 순차적으로 복원하는 방식은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삼표자원개발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 역시 이러한 단계적 복원이라는 측면에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특히 외부에서 무분별하게 수종을 가져오기보다 주변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을 활용해 현장 적응 가능성을 높이고, 하늘다람쥐의 서식 가능성을 고려해 인공 둥지를 설치한 점은 생태계 복원을 단순 조경사업과 구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하지만 이번 복원 대상인 2.5ha만으로 광산 전체의 환경적 영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현재 복원 면적이 전체 개발·훼손 면적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앞으로 복원 대상이 얼마나 확대될 것인지, 연도별로 어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것인지가 함께 공개돼야 사업의 실질적인 규모와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결국 2.5ha의 복원은 결과가 아니라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2만 그루 심었다”보다 중요한 것은 ‘몇 그루가 살아남았나’광산 생태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토양이다.석회석 광산의 채광 종료지는 일반 산림 토양과 환경이 크게 다를 수 있다. 암석이 노출되고 토양층이 얕거나 유기물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나무를 많이 심더라도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따라서 식재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토양 기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성하고 식물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느냐다.필요할 경우 표토 복원과 유기물 보충,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 개선, 배수 관리 등을 통해 식생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식재 이후의 관리도 중요하다.첫해에 2만 주를 심었다고 하더라도 수년 뒤 상당수가 고사한다면 실질적인 산림 복원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이 식재 수량뿐 아니라 1년, 3년, 5년 뒤 묘목의 활착률과 생존율을 지속적으로 공개한다면 복원사업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생태 복원은 나무를 심는 순간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그때부터 시작되는 장기적인 관리사업이기 때문이다.하늘다람쥐 둥지 50개… 설치보다 ‘실제 이용 여부’가 중요멸종위기종인 하늘다람쥐를 위한 인공 둥지를 설치한 것도 관심을 끈다.하지만 인공 둥지 설치 개수 자체를 생태 복원의 성과로 평가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실제로 하늘다람쥐가 해당 지역으로 유입되는지, 인공 둥지를 이용하는지, 먹이 활동과 이동이 가능한 주변 산림이 연결돼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더 나아가 실제 번식 여부까지 확인돼야 서식환경 복원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하늘다람쥐 한 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식물과 곤충, 조류,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종이 다시 나타나고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함께 조사할 필요가 있다.이를 위해서는 단기간의 자체 조사보다 외부 생태 전문가와 전문기관 등이 참여하는 장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친환경 경영인가, 그린워싱인가… 결국 ‘투명한 숫자’가 판단 기준최근 기업들이 ESG와 탄소중립을 강조하면서 산림 조성이나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이 같은 움직임은 긍정적이지만 기업이 환경성과를 홍보할 때는 사업의 긍정적인 부분뿐 아니라 환경 훼손 규모와 복원 진행 상황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특히 광산업처럼 사업 과정에서 환경 훼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산업은 더욱 그렇다.몇 그루의 나무를 심었는지, 몇 개의 인공 둥지를 설치했는지만 강조한다면 실제 복원 효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전체 채광 면적과 복원 면적, 연도별 복원계획, 투자금액, 식재 수목의 생존율, 토양 회복 정도, 야생생물 출현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공개한다면 기업이 주장하는 친환경 경영의 실체를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반대로 이러한 자료 없이 식재 행사나 멸종위기종 보호 활동만 부각한다면 자칫 ‘그린워싱’ 논란을 자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태 복원의 성적표는 5년, 10년 뒤에 나온다삼표시멘트 측의 이번 시도는 시멘트 업계가 환경 문제를 단순한 사후 복구 대상이 아니라 기업 경영 과정에서 관리해야 할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특히 채광이 종료된 지역부터 복원을 시작하고 자생수종과 멸종위기종 서식환경까지 고려한다는 방향은 기존의 단순 녹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진정한 생태 복원인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생태계는 기업의 사업보고서 작성 주기에 맞춰 회복되지 않는다. 올해 심은 묘목이 5년 뒤에도 살아 있는지, 훼손됐던 토양이 다시 생명을 품을 수 있는 상태로 회복됐는지, 하늘다람쥐가 실제 돌아와 번식하는지 확인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그래서 기업의 친환경 활동은 ‘무엇을 설치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살아남았느냐’로 평가해야 한다.나무 2만 주를 심었다는 숫자보다 몇 년 뒤 몇 그루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가 중요하고, 인공 둥지 50개를 설치했다는 사실보다 하늘다람쥐가 실제 그곳을 서식지로 선택했는지가 중요하다.광산 개발을 통해 얻은 경제적 가치만큼 훼손된 자연을 되돌리는 데 얼마나 지속적으로 투자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삼표시멘트의 광산 생태 복원이 일회성 ESG 홍보에 머물지 않고 시멘트 산업의 새로운 복원 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결국 시간이 증명하게 된다.기업이 앞으로 복원 면적과 투자 규모, 묘목 생존율, 생물다양성 변화 등을 장기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이번 사업은 산업 개발과 생태 복원이 공존할 수 있다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반대로 시작 단계의 숫자만 강조하고 장기적인 성과 검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친환경’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광산 생태 복원의 진짜 성적표는 지금이 아니라 5년, 10년 뒤에 나온다.
    2026-08-20 11:51:25 이정윤
  • 태안 양식장 덮친 고수온…우럭 28만7천 마리 폐사, “보험금 지급보다 예방체계가 먼저”
    환경

    태안 양식장 덮친 고수온…우럭 28만7천 마리 폐사, “보험금 지급보다 예방체계가 먼저”

    충청지역 최근 5년 양식보험 사고 중 고수온 피해 95% 이상
    여름철 바닷물 온도 상승이 양식 어가의 생존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충남 태안의 조피볼락(우럭) 양식장에서 고수온으로 대규모 폐사가 발생하면서 피해 발생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사후 지원뿐 아니라 상시적인 고수온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수협중앙회에 따르면 노동진 회장은 지난 19일 충남 태안군 안면읍 천수만 일대 조피볼락 양식장을 방문해 고수온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어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수협은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 수산물 피해가 확산함에 따라 제주와 경남지역을 시작으로 주요 양식 현장에 대한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태안 양식장 우럭 28만7천 마리 폐사충청지역은 올해 7월 말 기준 양식보험 가입 총 62건 가운데 조피볼락이 28건으로 약 45%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다.특히 해당 지역은 최근 5년간 양식보험 사고 가운데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가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온이 일시적인 자연재해를 넘어 양식업 경영을 위협하는 반복적인 위험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이번에 노동진 회장이 방문한 태안군 중장리 소재 양식장에서는 지속된 고수온으로 방문 전날 기준 성어와 중간어, 치어 등 약 28만7천 마리가 폐사했다.추정 보험금은 약 3억 원 규모다.현장에서 어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노 회장은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 어가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어가의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한 손해사정과 보험금 지급 등 중앙회 차원의 지원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수협은 피해 현장에 손해사정 인력을 조기에 투입해 사고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피해 어업인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해양양식 전문가 관점 “고수온, 이제 예외적인 재해로만 봐선 안 돼”해양양식 분야에서는 고수온 피해가 반복되는 지역의 경우 사후 보상 중심의 대책만으로 피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특히 조피볼락과 같은 양식어류는 적정 수온 범위를 벗어난 고수온 환경이 지속되면 먹이 섭취와 생리활성이 떨어지고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 여기에 용존산소 부족 등 다른 환경 요인이 겹치면 폐사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따라서 수온이 이미 위험 수준에 도달한 뒤 대응하는 것보다 실시간 수온과 용존산소 관측, 사육밀도 조절, 먹이 공급 관리, 산소공급 장비 점검 등 양식장별 사전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천수만처럼 과거 고수온 피해가 반복된 지역에서는 장기적으로 고수온에 상대적으로 강한 품종 개발과 양식 방식 개선, 양식장 환경에 맞춘 조기경보 체계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고수온 피해가 매년 반복될 경우 양식수산물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대량 폐사가 이어지면 개별 어가의 손실을 넘어 향후 출하량 감소와 가격 변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보험금 신속 지급 중요하지만 ‘가입하지 않은 어가’도 살펴야이번 피해에서 또 하나 살펴봐야 할 부분은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의 역할이다.대규모 폐사가 발생한 어가에는 신속한 손해사정과 보험금 지급이 경영 정상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해 직후 양식장을 다시 운영하기 위해서는 치어 구입과 시설 정비 등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보장 범위 밖의 피해를 입은 어가에 대해서는 어떤 지원이 가능한지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보험금 지급 속도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실제 피해액과 보험 보장액 사이의 차이, 보험 가입률, 어업인이 부담하는 보험료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고수온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수협은 지난 14일에도 전남 완도군 육상 넙치 양식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등 전국적인 고수온 피해 현장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물고기가 죽은 뒤 지급하는 보험만으로는 부족하다태안에서 폐사한 우럭 28만7천 마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양식 어업인에게는 수개월 또는 그 이상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키운 생계의 기반이다.더 주목해야 할 대목은 충청지역의 최근 5년 양식보험 사고 가운데 고수온 피해가 95%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이다.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면 이를 더 이상 예상하기 어려운 일회성 재난으로만 다루기 어렵다. ‘올해도 더워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설명을 되풀이하기보다 고수온을 상시적인 양식업 위험요인으로 전제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피해 현장을 찾아 어업인의 목소리를 듣고 손해사정을 앞당겨 보험금을 신속하게 지급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고수온 대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수협이 확보한 해수온 관측정보가 실제 양식장까지 얼마나 빠르게 전달되는지, 위험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어가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산소공급기와 냉각·순환설비 등 대응 시설을 갖추는 데 필요한 비용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까지 점검해야 한다.장기적으로는 양식 품종과 사육 방식의 변화도 검토해야 한다. 같은 지역에서 같은 피해가 반복된다면 기존 방식이 변화하는 해양환경에 계속 적합한지를 과학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보험은 피해를 보상할 수 있지만 죽은 물고기를 되살릴 수는 없다.고수온 대응 정책의 성패는 ‘얼마나 빨리 보험금을 지급했는가’를 넘어 ‘얼마나 많은 폐사를 사전에 막았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태안에서 발생한 대규모 폐사는 우리 양식업이 변화하는 해양환경에 맞춰 사후 복구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
    2026-08-20 11:38:08 이정윤
  •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 새 출발…“공급 속도만큼 주거 안정·공공성 따져야”
    국회/정당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 새 출발…“공급 속도만큼 주거 안정·공공성 따져야”

    ‘주택공간 혁신 세미나’ 개최… 주택·도시공간·디지털 정책 집중 점검
    주택정책 전문가 관점 “공급 물량 넘어 사업 속도·주거비 부담·공공성 함께 평가해야”서울시의 주택 공급과 재개발·재건축, 청년 주거,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굵직한 도시 현안을 다루게 될 서울특별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가 전문성 강화를 앞세워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나섰다.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위원장 박승진)는 제12대 전반기 위원회 출범을 맞아 지난 8월 13일과 18일 양일간 서울시의회 별관 제2대회의실에서 ‘주택공간 혁신 세미나’를 개최했다.이번 세미나는 위원회의 정책 전문성을 높이고 서울시 집행기관과 주요 현안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단순한 업무보고를 넘어 서울 집값과 주택 공급, 재개발·재건축, 청년 주거 문제부터 대규모 도시개발과 인공지능(AI) 행정까지 서울시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정책을 시의회가 얼마나 전문적으로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신통기획·모아타운·청년안심주택… 서울 주택정책 집중 점검세미나는 1일 차 소관 기관의 특성과 주요 사업에 대한 전문위원실 실무 브리핑, 2일 차 소관 기관의 주요 업무보고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위원들은 주택·부동산 관련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행정사무감사에서 점검해야 할 사항, 부서별 주요 현안의 쟁점과 위험요인 등을 살펴봤다.특히 주택·공간·디지털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해 2일 차에는 서울시 주택실과 미래공간기획관, 디지털도시국이 참석해 사업 유형과 추진 절차, 전문용어, 주요 시정 현안 등을 설명하고 위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주택실은 신속통합기획을 비롯해 모아타운·모아주택, 청년안심주택, 공공주택 및 주거복지 등 서울시의 주요 부동산·주택 정책을 보고했다.미래공간기획관과는 도시건축디자인혁신,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용산국제업무지구, 서울대관람차 등 서울의 공간구조를 변화시킬 주요 사업의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디지털도시국은 서울시 인공지능 행정혁신, 서울스마트라이프위크(SLW), 스마트 안전도시 등 관련 사업 현황과 추진 절차를 설명했다.박승진 “집값·전월세·공급 속도 하나하나가 시민의 일상”박승진 위원장(중랑3·더불어민주당)은 주택실 업무보고에서 “집값과 전월세, 공급 속도 하나하나가 시민의 일상이고 청년의 꿈”이라며 “시민의 주거 안정과 서민 주거사다리 복원, 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복지 사각지대 해소에는 여야·예산을 가리지 않고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서울시가 원칙 없이 흔들릴 때는 가장 먼저 제동을 걸고 정책이 시민 곁에 닿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것이 의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박 위원장은 한강변과 역세권 등 주요 부지의 공공성 있는 개발과 서울의 미래 상징이 될 랜드마크 조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스마트도시 조성 등에 대해서도 집행부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는 “서울을 세계적 도시로 도약시키는 일에 의회도 한 팀이 되겠다”면서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공공이 지켜야 할 가치의 우선순위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주택전문가 관점 “공급 확대만으로 주거 안정 평가하기 어려워”주택·부동산 정책 전문가들은 서울의 주택정책을 평가할 때 단순히 공급 목표 물량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속도, 사업성, 주거비 부담, 원주민 재정착률과 공공성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특히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는 서울처럼 신규 택지가 부족한 도시에서 중요한 공급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계획 발표와 실제 공급 사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사비 상승이나 조합원 분담금 증가, 주민 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될 경우 공급 목표와 실제 입주 물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청년안심주택과 공공주택 역시 공급 호수뿐 아니라 청년과 무주택 서민이 실제 부담할 수 있는 임대료인지,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지 등을 정책 성과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또 한강변·역세권 개발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대규모 개발사업에서는 개발이익과 도시 경쟁력뿐 아니라 교통·환경·기반시설 부담, 공공기여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결국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의 역할은 ‘개발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과 공급이 실제 시민의 주거 안정으로 연결되는지를 따져보는 데 있다는 것이다. ‘공급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 실제 입주하는 집서울 주택정책에서 ‘공급 확대’는 피하기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계획 단계에서 발표되는 공급 물량과 시민이 실제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정비구역 지정과 사업계획 수립, 인허가, 이주·철거, 착공을 거쳐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와 금리, 부동산 경기, 주민 갈등이라는 변수가 발생한다.따라서 서울시의회가 확인해야 할 것은 서울시가 몇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느냐만이 아니다. 계획된 물량 가운데 실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곳은 얼마나 되는지, 지연되는 사업장은 왜 지연되는지, 최종적으로 시민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이 얼마나 공급되는지를 따져야 한다.특히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에게 ‘주거 안정’은 정책자료 속 공급 숫자가 아니라 매달 부담해야 하는 월세와 전세보증금, 내 집 마련 가능성으로 체감된다.동시에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한강변 개발 등 서울의 미래 공간을 결정하는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개발 속도 못지않게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개발된 도시공간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이번 세미나가 의미를 가지려면 행사 자체보다 이후 의정활동에서 그 결과가 나타나야 한다.박승진 위원장이 밝힌 ‘날카로운 견제와 과감한 지원’ 역시 서울시 정책에 무조건 제동을 걸거나 반대로 집행부 정책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필요한 사업에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되 사업성과 공공성, 시민 부담에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따지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다.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는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부동산·주택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감시와 견제, 정책 지원을 통해 ‘시민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과 ‘미래 서울의 경쟁력 강화’를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박 위원장은 “주택·도시계획·디지털 분야의 견제·협치 의정 실현에 있어 이번 세미나가 주택공간위원회와 집행기관 간 긴밀한 소통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결국 평가는 앞으로의 결과에 달렸다. 주택은 통계 속 공급 물량이 아니라 시민의 삶이고, 도시공간은 한번 결정하면 수십 년간 서울의 모습을 좌우한다. 서울시의회가 집행부와의 ‘협치’와 ‘견제’ 사이에서 얼마나 전문적인 판단을 보여줄지가 제12대 전반기 주택공간위원회의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2026-08-20 10:48:37 이정윤
  • 4대 은행 금융사고 10년간 5,500억 원… 우리은행 누적 2,843억 원 ‘최다’
    금융

    4대 은행 금융사고 10년간 5,500억 원… 우리은행 누적 2,843억 원 ‘최다’

    지난해 사고 금액 2,319억 원으로 최대… 올해 7월까지도 236억 원 넘어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고객 자산의 안전과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금융사고 금액이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사고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4대 시중은행 금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6년 7월까지 4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281건, 사고 금액은 5,495억2,800만 원에 달했다. 연도별 사고 금액을 보면 2020년 55억800만 원, 2021년 52억9,200만 원 수준이던 사고 금액은 2022년 895억1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4년 1,211억6,900만 원, 2025년에는 2,319억200만 원까지 치솟았다.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7월까지 30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으며, 사고 금액은 236억8,600만 원에 달했다.은행별 누적 사고 금액은 우리은행이 2,843억500만 원(7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1,422억500만 원(73건), 하나은행 822억3,700만 원(77건), 신한은행 407억8,100만 원(61건) 순이었다.사고 유형별로는 금액 기준 ‘사기’가 3,036억700만 원(149건)으로 전체 사고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상 배임’ 1,554억1,500만 원(30건), ‘횡령·유용’ 900억7,600만 원(90건), ‘도난·피탈’ 4억3,000만 원(12건) 순으로 나타났다.직원 횡령부터 명의도용 대출까지… 내부통제 허점 노출실제 적발된 사고 사례에서도 은행 내부통제의 허점이 드러났다.횡령 사건의 경우 한 시중은행 직원이 본인과 지인의 계좌를 이용해 실제 현금 입금 없이 전산상으로만 입금 처리하는 이른바 ‘무자원 현금 입금’ 거래를 하거나 시재금을 직접 편취하는 방식으로 총 37억4,900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업무상 배임 사례도 있었다. 또 다른 은행 직원은 지인 등에게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을 임의로 상향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하게 대출을 승인했으며, 사고 금액은 23억800만 원에 달했다.외부인이 개입한 사기 대출도 적발됐다. 외부인이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신청한 뒤 22억2,100만 원의 대출금을 편취하는 등 대출 심사와 본인 확인 과정의 허점을 노린 범죄도 발생했다.금융권 “내부통제 강화”… 문제는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느냐은행권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이상거래 탐지, 직원 간 직무 분리, 순환근무, 내부감사 및 상시 모니터링 등 내부통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특히 대규모 횡령·배임 사고가 잇따르면서 장기간 동일 직원에게 특정 업무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고위험 거래에 대한 다중 승인과 사후 점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리체계를 개선해 왔다.그러나 이번 자료에서 확인된 사고 규모를 고려하면 제도의 존재 자체보다 실제 영업점과 대출·자금관리 현장에서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금융사고의 특성상 일부 사건을 직원 개인의 일탈만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사고가 장기간 발견되지 않거나 반복적인 비정상 거래가 내부 감시망을 통과했다면 개인의 도덕적 해이뿐 아니라 조직의 감시·보고 체계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소비자 입장에서는 “내 돈 맡긴 은행을 믿을 수 있느냐”가 핵심소비자 입장에서 금융사고는 단순한 은행 내부의 경영 문제가 아니다.은행은 예금과 대출은 물론 급여, 연금, 주택자금 등 국민의 일상적인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기관이다. 직원에 의한 횡령·배임뿐 아니라 명의도용이나 허위 대출 같은 사고까지 반복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 계좌와 개인정보는 안전한가’라는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특히 금융사고가 발생한 뒤 은행이 피해 금액을 회수하거나 관련자를 징계하는 사후 조치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애초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 체계다.소비자 보호 차원에서는 사고 발생 건수와 금액뿐 아니라 사고 원인, 적발까지 걸린 기간, 피해 회수율, 관련자 징계와 내부통제 개선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신뢰 무너뜨리는 문제”박성훈 의원은 “금융권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대형 금융사고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국민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야 할 시중은행에서 횡령과 배임, 사기가 반복되는 것은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이어 박 의원은 “금융당국은 형식적인 점검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금융사고 발생 시 은행과 관련 임직원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강화와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81건보다 무서운 것은 ‘사고의 일상화’다이번 통계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단순히 ‘5,495억 원’이라는 금액만이 아니다.금융사고가 특정 은행이나 특정 유형에 국한되지 않고 사기·횡령·배임 등 다양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 내부 직원이 전산과 업무 절차를 악용하는 사고와 외부인이 대출 심사의 허점을 파고드는 범죄는 발생 구조가 서로 다르다. 그만큼 은행의 내부통제도 단순한 직원 교육이나 감사 횟수 확대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은행은 일반 기업과 다르다. 고객이 자신의 재산을 맡기는 것은 은행의 건물이나 브랜드를 믿어서만이 아니라 ‘내부 시스템이 내 돈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금융사고 대책의 성과 역시 새로운 규정이 몇 개 만들어졌느냐가 아니라 사고를 얼마나 조기에 발견했는지, 피해를 얼마나 막았는지,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다시 발생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는 방식만 반복된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5,500억 원에 육박하는 금융사고 규모는 은행권에 보내는 분명한 경고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고 이후의 수습보다 사고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하는 일이다.
    2026-08-20 10:31:14 이정윤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기계 대신 염소·굴 투입 … 미국 지자체의 ‘생태계 맞춤형’ 이색 환경 정책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기계 대신 염소·굴 투입 … 미국 지자체의 ‘생태계 맞춤형’ 이색 환경 정책

    미국 주요 지자체와 정부 기관들이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기술 대신 자연 생태계를 직접 활용하는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중장비를 동원한 제초 작업이나 화학 약품 살포 대신 염소를 방목해 산불 원인을 제거하고, 버려진 굴 껍데기로 해안 생태계를 복원하는 등 독특하면서도 실효성 높은 공공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캘리포니아의 산불 방지 특공대, '친환경 염소 부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미국 서부 지역 지자체와 미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 등 공공 기관들은 매년 반복되는 대형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염소 방목 프로그램(Targeted Goat Grazing)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산불은 지상에 바짝 말라붙은 풀과 잡목, 이른바 '연료(Fuel)'를 타며 순식간에 확산된다. 경사가 급하고 암석이 많은 산악 지형은 예초기나 중장비 진입이 어렵고 인력 투입 시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 이에 지자체들은 염소 무리를 투입해 산불의 매개체가 되는 잡목과 풀을 친환경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염소는 경사면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하며 하루에 1에이커(약 1,200평) 이상의 잡목을 먹어 치운다. 소음과 탄소 배출이 발생하는 중장비와 달리 환경 오염이 전혀 없고, 염소가 발굽으로 땅을 밟으면서 씨앗을 흙 속으로 자연스럽게 심어주는 부수적인 토양 복원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뉴욕 항만을 살리는 '10억 개 굴 복원 프로젝트' 뉴욕시와 뉴욕주 환경보존부(NYS DEC) 등 지자체 및 공공 기관들은 뉴욕 항의 수질을 개선하고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해 '10억 개 굴 프로젝트(Billion Oyster Project)'를 추진 중이다. 과거 뉴욕 항은 세계 최대의 굴 서식지 중 하나였으나,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과 과도한 채취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었다. 뉴욕시는 지역 내 수백 개 레스토랑에서 배출되는 버려진 굴 껍데기를 수거·건조한 뒤, 이를 인공 암초 틀에 넣어 뉴욕 앞바다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굴 인공 서식지를 조성하고 있다. 성체 굴 한 마리는 하루 최대 50갤런(약 190리터)의 바닷물을 여과하며 알게(이끼류)와 오염물질을 걸러낸다. 굴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거대한 굴 암초(Oyster Reef)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해 폭풍우로 인한 해안가 침식을 줄여주는 훌륭한 기후 회복력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연 생태계 인프라의 새로운 대안미국 정부와 지자체의 이 같은 이색 정책은 고비용·고탄소 중심의 전통적 인프라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생태계 자체의 자정 작용과 상호작용을 활용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전문가들은 "동물과 미생물 등 자연 생태계를 공공 정책의 파트너로 활용하는 사례가 향후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08-20 10:01:02 정이든 청년기자
  • 갯골에서 배우는 자연의 가치… 제21회 시흥갯골축제 9월 열린다
    환경

    갯골에서 배우는 자연의 가치… 제21회 시흥갯골축제 9월 열린다

    - 9월 18~20일 시흥갯골생태공원서 개최 … 생태·예술 프로그램 강화 - 국내 유일 내만갯골에서 시민이 자연 직접 체험 - ‘2026~2027 문화관광축제’ 연속 지정 … 친환경·시민참여 확대
    도시 한복판에서 갯골과 염전의 흔적을 만나고, 생태계를 직접 관찰하면서 자연환경의 가치를 체험하는 대표적인 생태문화축제가 경기 시흥에서 열린다. 시흥시는 오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시흥갯골생태공원 일원에서 ‘제21회 시흥갯골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축제는 시흥갯골의 자연과 역사적 자원을 활용한 대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시민 참여와 친환경 요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준비되고 있다.올해로 21회를 맞는 시흥갯골축제는 일반적인 공연·먹거리 중심 지역축제와는 성격이 다르다.축제의 중심이 바로 ‘자연’이기 때문이다.시흥갯골생태공원은 국내 유일의 내만갯골과 옛 염전의 흔적을 간직한 생태공간이다. 시흥갯골축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쉬면서 생태와 예술을 함께 경험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 왔다.21년 이어진 생태축제 … ‘문화관광축제’ 경쟁력도 인정시흥갯골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전국적인 생태문화축제로 성장하고 있다.2017년 문화관광축제로 처음 선정된 데 이어 ‘2026~2027 문화관광축제’로 연속 지정​되면서 생태자원을 관광·문화 콘텐츠와 결합한 축제로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지난해 열린 제20회 축제에서는 옛 염전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야간 공연 ‘바람에 핀 소금꽃’과 열기구 체험 등 갯골이라는 장소 자체를 콘텐츠로 활용한 프로그램이 선보였다.올해 역시 시흥갯골의 자연과 역사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시민 참여 폭을 넓히고 친환경적인 축제 운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시는 지난 3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추진위원회에는 축제·문화예술·ESG 분야 전문가와 청년, 시민 대표, 시의원 등 9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구성부터 현장 운영, 안전관리, 홍보 등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다.자연환경 보호 인식, ‘보는 것’에서 달라질 수 있다시흥갯골축제의 환경적 의미는 시민들이 생태계를 직접 경험한다는 데 있다.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 습지보호의 중요성은 이제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시민에게 탄소중립이나 생물다양성이라는 용어를 설명하는 것과 실제 자연환경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환경교육이다.갯골을 직접 걷고 그곳에 살아가는 생물을 관찰하며 염생식물과 갯벌 생태계를 경험하면 ‘습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자신이 방문한 장소를 지켜야 한다는 구체적인 인식으로 바뀔 수 있다.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이러한 경험은 중요하다.환경교육이 교실 안에서 기후변화의 원인과 결과를 배우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실제 자연환경을 보고 만지고 관찰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때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도 생활 속 행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가족이 함께 자연을 체험하는 축제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갯벌과 습지는 단순한 ‘빈 땅’이 아니다갯골과 갯벌, 습지는 한때 개발되지 않은 땅 정도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다양한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중요한 생태계로 평가된다.따라서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리는 축제는 시민들에게 자연환경을 단순히 관광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왜 보전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이러한 공간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아파트와 도로, 산업시설이 확대되는 수도권에서 시민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자연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하는 것은 시민의 휴식뿐 아니라 환경교육과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축제가 커질수록 자연에는 부담 … ‘친환경 축제’가 중요한 이유다만 생태축제에는 역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사람에게 생태공원의 가치를 알리지만, 방문객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오히려 보호해야 할 자연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교통량 증가와 쓰레기 발생, 일회용품 사용, 소음, 무분별한 출입 등은 생태공간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다.따라서 시흥갯골축제의 성공 여부는 방문객 숫자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얼마나 많은 시민이 방문했느냐와 함께 행사 과정에서 폐기물을 얼마나 줄였는지,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의 출입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다회용기와 친환경 이동수단을 얼마나 확대했는지 등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시흥시가 올해 축제에서 친환경 요소를 반영한 지속 가능한 축제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운영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얼마나 구체화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기자의 시선 "자연을 사랑하게 하려면 먼저 자연을 만나게 해야 한다"환경보호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시민들에게 너무 자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쓰레기를 줄여야 하며,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물론 모두 필요한 행동이다.그러나 환경보호가 시민들에게 끊임없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의무로만 전달된다면 장기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자연을 보호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시민들이 보호해야 할 자연을 직접 만나도록 하는 것이다.갯골을 걸어보고, 갯벌에 살아가는 생물을 관찰하고, 계절에 따라 변하는 습지의 모습을 경험한 사람에게 갯골은 더 이상 지도 위에 표시된 녹색 공간이 아니다.‘내가 가본 곳’, ‘아이와 함께 걸었던 곳’, 그리고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곳’이 된다.바로 이 지점에서 생태축제의 필요성을 찾을 수 있다.환경축제는 환경보호를 가르치는 행사를 넘어 시민과 자연 사이에 관계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다만 그 관계를 만들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모순은 피해야 한다. 축제 규모가 커질수록 생태공원의 수용 능력과 방문객 동선, 폐기물, 교통, 소음 관리 기준은 오히려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몇 명이 방문했는가’보다 ‘몇 명이 자연의 가치를 새롭게 알게 됐는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었는가’보다 ‘얼마나 적은 환경부담으로 축제를 치렀는가’를 성과로 평가하는 축제.제21회 시흥갯골축제가 21년의 역사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문화축제로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다음 단계다.오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가 시민들에게 즐거운 가을축제를 넘어, 도시 안에 남아 있는 자연을 왜 지켜야 하는지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환경교육의 현장이 될지 주목된다.
    2026-08-20 10:00:48 정진욱
  • 9월 가볼만한 이웃나라 환경 박람회 ... 중국 청두 "IE expo Chengdu (아시아 친환경 자원순환 페스티벌)"
    환경

    9월 가볼만한 이웃나라 환경 박람회 ... 중국 청두 "IE expo Chengdu (아시아 친환경 자원순환 페스티벌)"

    아시아 친환경 기술 및 자원순환 분야의 대표적 전시회인 'IE expo Chengdu(중국 청두 환경박람회)'가 오는 9월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개최된다. 독일 뮌헨 메세(Messe München)의 세계적인 환경박람회 IFAT의 브랜드 네트워크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중국 서부 지역 최대 규모의 환경 기술 및 생태 자원순환 축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수자원·폐기물·대기질 개선 등 녹색 기술의 집약체'IE expo Chengdu'는 수처리, 폐기물 재자원화, 대기오염 제어, 토양 복원 등 환경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최첨단 솔루션을 선보인다.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정책 및 서부대개발 전략과 맞물려 매년 수백 개의 글로벌 친환경 기업과 2만 5천 명 이상의 전문 참관객이 방문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단순 전시뿐만 아니라 국제 환경 기술 컨퍼런스와 학술 포럼이 동시 진행되어 친환경 미래 산업 트렌드와 생태계 보호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한다. 행사 개요 및 인천-청두 항공편 안내 인천국제공항에서 청두 티엔푸 국제공항까지는 국적사 및 중국 대형 항공사를 통해 매일 직항편이 운항 중이다. 공항 도착 후 지하철 18호선 및 1호선을 이용해 박람회장인 서부국제보람성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2026-08-20 10:00:42 안영준
  • 쓰레기통 향하던 ‘커피 찌꺼기’의 반란… 영등포구, 도심형 자원순환의 해답을 찾다
    국회/정당

    쓰레기통 향하던 ‘커피 찌꺼기’의 반란… 영등포구, 도심형 자원순환의 해답을 찾다

    영등포구 골목을 걷다 보면 한 집 건너 하나가 카페라고 느껴질 만큼 많은 커피 전문점을 만날 수 있다. 현대인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커피지만, 그 이면에는 매년 상당한 양으로 배출되는 ‘커피 찌꺼기(커피박)’ 처리 문제가 존재해 왔다.최근 영등포구가 버려지던 커피박을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지역 단위 자원순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영등포구가 지역 내 530개 카페와 협력해 수거한 커피 찌꺼기는 302톤에 달한다. 꾸준한 증가세… 수치로 확인된 자원순환 성과영등포구의 커피박 자원순환 사업은 단순히 생활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구에 따르면 커피박 수거·재활용을 통해 이산화탄소 약 102톤을 감축했으며, 이는 어린 소나무 약 1만5,400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다.수거된 커피박은 폐기되는 대신 친환경 퇴비와 축사 깔개, 연료용 펠릿 등으로 재활용돼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핵심은 ‘민관 협력’… 폐기물에서 자원으로환경 분야에서는 커피박을 단순한 생활폐기물이 아닌 재활용 가능한 유기성 자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커피박이 다른 폐기물과 함께 매립될 경우 분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별도로 수거해 퇴비나 연료 등으로 재활용하면 폐기물 감량과 자원순환 측면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특히 영등포구 사례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추진과 지역 카페들의 참여가 결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30개에 달하는 지역 카페가 수거 체계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자원순환 정책이 행정기관의 일방적인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역 소상공인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확대됐다는 의미다.“종량제 봉투 비용 줄이고 환경도 살리고”… 현장 반응도 긍정적정책에 동참하고 있는 현장 상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과 자원순환에 참여한다는 만족감이다.문래동에서 3년째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김○○(42) 대표는 “하루에도 몇 킬로그램씩 나오는 커피 찌꺼기를 종량제 봉투에 버리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며 “구청에서 무상으로 수거해 가니 가게 입장에서는 고정 지출을 줄일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어 “무엇보다 제가 내놓은 커피 찌꺼기가 친환경 퇴비 등으로 활용된다고 하니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손님들에게도 이런 자원순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고 덧붙였다.다만 현장에서는 실무적인 개선 요구도 나온다.김 대표는 “현재 주 3회 수거하고 있지만 여름철이나 장마철에는 습기 때문에 커피 찌꺼기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벌레가 꼬이기 쉽다”며 “덥고 습한 시기에는 수거 횟수를 늘리거나 보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용 수거 용기나 마대 등이 지원된다면 카페들의 참여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속 가능한 ‘친환경 영등포’를 위한 남은 과제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카페의 참여와 체계적인 수거 시스템 유지가 필요하다.현재 영등포구는 사업장폐기물 배출 건물을 제외한 지역 내 커피 전문점을 대상으로 참여 신청을 상시 받고 있다. 참여 업소가 커피박에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투명 비닐봉투에 담아 지정된 요일 저녁에 배출하면 대행업체가 주 3회 수거하는 방식이다.이 같은 체계는 개별 카페가 커피박을 직접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자원순환 참여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다만 사업이 장기적인 도심형 자원순환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수거량 자체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수거·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탄소배출량, 최종 재활용률 등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름철 커피박 변질 문제와 이물질 혼입을 줄이기 위한 전용 수거 용기 지원 등 현장의 요구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은 “선제적인 자원순환 정책과 카페 사장님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어우러져 만든 모범 사례”라며 더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버려지던 커피 찌꺼기를 새로운 자원으로 되돌리는 영등포구의 시도는 생활 속 자원순환 정책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향후 참여 업소 확대와 안정적인 수거 체계, 재활용처 확보까지 이어진다면 영등포구의 커피박 자원순환 사업이 다른 자치구로 확산할 수 있는 도심형 순환경제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2026-08-20 10:00:33 이정윤
  • 하나금융 ‘70가지 탄소중립 미션’ 실험…생활 속 실천, 실제 탄소감축으로 이어질까
    금융

    하나금융 ‘70가지 탄소중립 미션’ 실험…생활 속 실천, 실제 탄소감축으로 이어질까

    기업들의 ESG 활동이 단순한 환경보호 홍보에서 임직원과 소비자의 실제 행동을 바꾸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하나금융그룹이 임직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과 일회용품 감축, 친환경 이동 등 70가지 생활 속 탄소중립 행동을 제시하고 그 결과를 탄소배출 감축량으로 산출하는 캠페인에 나섰다.주목할 부분은 캠페인 참여 인원이나 횟수를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의 행동을 실제 탄소감축 효과로 환산하겠다는 점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의 ESG 캠페인이 실질적인 환경성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계산 방식과 감축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생활 맞춤형 친환경 캠페인 ‘HANA Green Mate’를 진행한다.“지금 어디에 있나요?”…장소에 따라 친환경 행동 추천이번 캠페인의 특징은 일률적으로 같은 친환경 행동을 요구하는 대신 참여자의 상황에 따라 실천 가능한 미션을 제안한다는 점이다.그룹 임직원이 QR코드를 통해 ‘HANA Green Mate’에 접속한 뒤 직장이나 일상 등 현재 장소를 선택하면 상황에 맞는 친환경 미션을 추천받는다.미션은 ▲에너지 절약 ▲냉난방 효율 ▲자원 절약 및 디지털 전환 ▲일회용품 절감 및 자원순환 ▲친환경 이동 ▲친환경 식생활 및 생활습관 등 총 70가지로 구성됐다.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환경문제를 개인이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생활 단위로 세분화한 셈이다.특히 냉난방이나 이동, 일회용품 사용 등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선택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한 번의 대규모 환경행사보다 지속적인 습관 변화가 이뤄질 경우 의미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임직원에서 고객으로 확대…SNS 통해 참여캠페인 대상도 회사 내부에 한정하지 않았다.일반 고객도 자신의 SNS에 개인적인 에너지 절약 방법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참여 고객 가운데 30명을 추첨해 커피 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기업의 환경 캠페인이 과거 임직원 봉사활동이나 일회성 환경정화 활동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다만 경품을 통한 단기 참여가 실제 생활습관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환경 캠페인의 성과를 SNS 게시물 숫자나 이벤트 참여 인원으로만 평가할 경우 실질적인 탄소감축 효과와는 거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몇 명 참여했나’ 넘어 탄소감축량까지 계산이번 캠페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하나금융그룹이 캠페인 종료 이후 미션별 참여 건수와 수행량을 집계해 예상 탄소배출 감축 효과를 산출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행동은 일정한 기준을 적용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냉난방 온도 조절이나 전력 절약 역시 사용량 감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 탄소감축량으로 환산할 수 있다.이는 기업 ESG 캠페인의 성과를 단순히 ‘몇 명이 참여했다’는 수준에서 ‘얼마나 탄소를 줄였는가’로 전환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하지만 실제 전력이나 연료 사용량을 측정한 것이 아니라 참여자의 미션 수행을 토대로 계산하는 경우라면 어디까지나 ‘추정 감축량’이라는 한계도 존재한다.따라서 최종 결과를 발표할 때 어떤 산정 기준과 배출계수를 적용했는지를 함께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산불 피해지역 나무 기부…환경 실천을 산림 회복으로 연결하나금융그룹은 이번 캠페인과 함께 산불 피해지역에 나무를 기부하는 산림 회복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개인의 생활 속 친환경 행동을 기업 차원의 산림 복원 활동과 연결해 환경보호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산불 피해지역에 대한 산림 복원은 단순히 나무 숫자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피해지역의 토양과 생태계, 기존 수종, 산불 재발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복원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따라서 나무 기부 규모뿐 아니라 실제 어느 지역에 어떤 수종을 어떤 방식으로 식재하고 사후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까지 공개된다면 환경사업의 실질적인 의미를 높일 수 있다.환경전문가 “70개 미션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얼마나 줄였느냐”환경·탄소중립 전문가들은 기업이 임직원과 소비자의 생활습관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 자체는 탄소중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그러나 ESG 캠페인의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참여 인원이나 미션 수행 횟수보다 실제 환경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한 환경전문가는 “생활 속 탄소감축 행동은 한 사람이 한 번 실천했을 때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장기간 반복하면 의미 있는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따라서 70가지 미션을 얼마나 많이 만들었느냐보다 참여자들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행동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이어 “기업이 예상 탄소감축량을 발표한다면 어떤 행동을 기준으로 얼마의 온실가스가 줄었다고 계산했는지 산정 방법을 투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 측정값과 단순 추정값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특히 최근 기업의 ESG 활동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그린워싱’에 대한 소비자의 경계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전문가는 “환경 캠페인을 기업 홍보수단으로만 활용한다는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행사 종료 후 참여 인원뿐 아니라 실제 감축 성과와 한계를 함께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회성 캠페인이 임직원의 상시적인 행동 변화나 회사 내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으로 연결되는지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SG의 성적표는 ‘70가지 미션’이 아니라 감축 결과다에어컨 온도를 조절하고 일회용컵을 줄이며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행동은 새로운 환경운동이 아니다.중요한 것은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느냐다.그런 측면에서 참여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행동을 선택하도록 한 ‘HANA Green Mate’ 방식은 기존의 구호 중심 캠페인보다 한 단계 구체적이다.하지만 기업의 ESG 활동은 이제 ‘환경을 위해 노력했다’는 선언만으로 평가받기 어려워졌다.이번 캠페인 역시 70개의 친환경 미션을 제시했다는 사실보다 캠페인이 끝난 뒤 몇 명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참여했고 실제로 어느 정도의 탄소배출을 줄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하나금융그룹이 스스로 예상 탄소배출 감축 효과를 산출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 결과를 공개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산정 기준과 계산 방법까지 제시한다면 단순한 친환경 이벤트와 실질적인 ESG 활동을 구분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산불 피해지역 나무 기부 역시 마찬가지다. 몇 그루를 기부했는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림 복원과 생태계 회복으로 이어졌는지를 장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HANA Green Mate를 통해 임직원들이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이러한 노력이 모여 실질적인 탄소배출 감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ESG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결국 이번 캠페인의 진짜 성적표는 9월 30일 행사가 끝난 뒤 나온다. 참여자 숫자가 아니라 실제 탄소를 얼마나 줄였는지, 그리고 캠페인 기간의 행동이 일상적인 습관으로 얼마나 남았는지가 ‘HANA Green Mate’의 환경적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2026-08-19 16:37:42 이정윤
  • 부채 1000개 나눠준 서울교통공사…여름철 에너지 절약, 시민 실천으로 이어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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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 1000개 나눠준 서울교통공사…여름철 에너지 절약, 시민 실천으로 이어질까 ?

    1~8호선 안내게시기 통해 9월 30일까지 절약 방법 홍보
    폭염으로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여름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가 한국전력공사,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시민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나섰다.공덕역에서 시민들에게 부채 1000개를 나눠주고 지하철 역사와 열차 안내게시기를 통해 생활 속 에너지 절약 방법을 알리는 방식이다.다만 전문가들은 부채 배부와 홍보 영상만으로 에너지 절약 효과를 평가하기보다는 실제 시민들의 냉방기 사용 습관과 전력 소비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서울교통공사와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한국에너지공단 서울지역본부는 19일 오후 2시 서울 지하철 공덕역 대합실에서 대시민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진행했다.이날 현장에서는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여름철 에너지 절약 방법과 에너지캐시백 제도 안내가 담긴 부채 1000개를 배부했다.“덜 쓰는 것에서 잘 쓰는 것으로”…생활 속 절약 홍보이번 캠페인은 시민들에게 무조건 전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방식보다 일상생활에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부채에는 ‘여름철 에너지 절약 방법 3가지’와 주택용 전기 사용량을 줄일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에너지캐시백 제도가 소개됐다.서울교통공사는 이와 함께 ‘절약의 전략, 덜 쓰는 절약부터 잘 쓰는 전략까지!’를 주제로 생활 속 에너지 절감 실천 방법을 영상으로 제작해 지하철 역사와 열차 행선안내게시기를 통해 송출하고 있다.영상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소개된다.매일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을 에너지 절약 홍보 공간으로 활용해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노출하겠다는 취지다.폭염 때 중요한 것은 ‘하루 사용량’보다 ‘동시에 쓰는 전력’여름철 에너지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폭염이 이어지는 오후 시간대에 가정과 상업시설, 사무실 등에서 에어컨 사용이 동시에 늘어나면 순간적으로 전력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 전력은 필요한 순간에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 만큼 특정 시간에 사용량이 한꺼번에 증가하면 전력 공급망에도 부담이 커진다.따라서 여름철 에너지 절약 정책은 전체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의 사용량을 분산하는 방향도 중요하다. 시민 입장에서도 냉방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줄이는 방식의 현실적인 절약이 필요하다.특히 폭염 상황에서는 고령층이나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계층에게 지나친 냉방 자제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에너지전문가 “부채 배부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소비 변화”에너지 전문가들은 대중교통 공간을 활용한 캠페인이 많은 시민에게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그러나 캠페인의 실질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시민들이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절감 방법과 경제적 혜택을 함께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한 에너지전문가는 “여름철 전력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시민에게 무조건 전기를 적게 사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간대에,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면 전력망 부담과 가계 전기요금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에어컨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방식은 폭염 상황에서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건강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냉방 효율을 높이고 사용하지 않는 조명과 전기기기를 끄거나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등 생활 속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전문가는 특히 에너지캐시백과 같은 인센티브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시민 입장에서는 환경을 위해 전기를 아끼자는 메시지도 필요하지만 실제 전기사용량을 줄였을 때 요금 부담이 얼마나 감소하고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시민에게도 에너지 절약은 결국 ‘전기요금’ 문제에너지 절약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거시적인 문제와 연결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달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과 직접 연결된다.특히 여름철에는 냉방기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평소보다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때문에 시민들에게 단순히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가정에서 어떤 전기제품이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지, 사용시간을 얼마나 줄이면 요금을 어느 정도 아낄 수 있는지 등의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에너지캐시백 제도 역시 이름만 알리는 것보다 가입 방법과 절감 기준, 혜택 등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정책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부채 1000개’보다 중요한 캠페인의 다음 단계공덕역에서 나눠준 부채 1000개가 여름철 전력난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번 캠페인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하루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은 시민에게 에너지 절약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공 공간이다. 역사와 열차의 안내게시기를 활용하면 별도의 대규모 시설을 구축하지 않고도 상당수 시민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문제는 그 다음이다.캠페인 이후 시민의 실제 전기사용량이 감소했는지, 에너지캐시백 참여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전력 피크시간대 사용량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매년 여름 반복되는 행사에 그친다면 부채와 홍보물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반대로 시민에게 정확한 절약 방법과 경제적인 보상을 함께 제공하고 실제 소비 변화까지 분석한다면 공공기관 캠페인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재난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여름철 전력 수요 급증 등 에너지 문제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지하철 이용 고객들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에너지 효율과 환경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결국 여름철 에너지 절약의 핵심은 ‘덜 쓰자’는 구호 자체가 아니다. 시민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전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간대의 수요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평균 약 660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부채 1,000개 배부를 넘어 수백만 시민에게 에너지 절약 메시지를 전달하는 높은 홍보 효과가 기대될지.이번 캠페인이 일회성 부채 배부 행사를 넘어 시민의 실제 전력 소비 습관을 바꾸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26-08-19 16:30:13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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