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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키운 유도·탁구단 존폐가 ‘구두 통보’로?…한국마사회 의사결정 과정 논란
    정치

    30년 키운 유도·탁구단 존폐가 ‘구두 통보’로?…한국마사회 의사결정 과정 논란

    마사회 “운영방향 변화 가능성 설명”…현정화·김재범 감독 “해체 통보받았다”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 한국마사회가 30년 안팎 운영해 온 유도단과 탁구단의 해체 또는 운영 중단 가능성을 선수단에 전달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공식 내부 검토자료는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경영 상황이 악화됐다면 조직과 사업을 재편하는 것은 공공기관 역시 피할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연간 3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수십 년간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출해 온 선수단의 존폐 문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왜 해체 또는 운영 중단이 필요한지, 실제 얼마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소속 선수들의 계약과 고용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순서다.그런데 선수단에는 운영 중단 가능성이 전달됐지만 정작 그 판단의 근거가 될 공식적인 내부 보고서나 회의자료, 회의록이 없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서삼석 (사진)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탁구단 해산 추진 사유 및 판단 근거’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는 선수단에 “경영상황 악화에 따른 운영방향 변화 가능성이 있음을 사전에 구두로 설명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선수단의 설명은 다르다. 현정화 탁구단 감독과 김재범 유도단 감독은 해체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마사회와 선수단 사이에 ‘운영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었는지, 사실상의 ‘해체 통보’였는지를 놓고 설명부터 엇갈리는 셈이다. 32년 유도단·30년 탁구단…단순한 사내 동호회 아니다 마사회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유도단과 탁구단을 각각 1994년과 199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2025년 선수단 운영비는 약 31억원이다.특히 두 선수단은 장기간 국가대표와 상비군을 배출하며 국내 실업스포츠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마사회 유도단은 전기영·이원희·최민호·김재범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팀으로 알려져 있다. 탁구단 역시 국가대표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해 왔다.따라서 선수단의 존폐를 단순히 연간 운영비만으로 판단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다.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운동경기부는 경기 성적뿐 아니라 비인기 종목의 선수 육성, 국가대표 인력 기반 유지, 지역 체육 활성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반대로 공공기관의 재정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매년 수십억원의 비용을 계속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역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다.중요한 것은 ‘유지냐 해체냐’라는 결론에 앞서 어떤 자료와 기준을 가지고 판단했느냐는 것이다.“운영방향 설명” vs “해체 통보”…같은 상황 놓고 설명 엇갈려 이번 사안에서 더욱 명확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선수단에 전달된 내용이다.마사회는 경영상황 악화에 따라 ‘운영방향 변화 가능성’을 사전에 구두로 설명했다고 밝혔다.반면 현정화 감독은 지난 8월 마사회 관계자로부터 탁구단을 해체한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현 감독은 시즌 후반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팀 해체가 진행되면 선수들이 새로운 소속팀을 찾지 못해 상당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김재범 유도단 감독 역시 해체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선수들의 경기 준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실제로 마사회 유도단 소속 선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선 보도에서도 마사회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두 팀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결국 마사회가 전달한 내용이 단순히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를 설명한 것인지, 실제 해체 방침을 사실상 전달한 것인지부터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더 큰 문제는 ‘자료가 없다’는 것…30억원 조직 존폐 어떻게 판단했나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의사결정 과정이다.서 의원이 마사회에 탁구단 해산 검토와 관련한 내부 보고서와 회의자료,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지만 마사회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답했다.아직 최종 결정 이전 단계라 공식 의결자료가 존재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선수단에 운영 중단 가능성을 전달할 정도로 논의가 진행됐다면 최소한 경영 여건과 비용 절감 효과, 선수단 운영 성과, 존치 또는 폐지에 따른 장단점 등을 분석한 기초자료가 있었는지는 따져볼 부분이다.특히 선수단 해체는 일반적인 사업 하나를 중단하는 것과 성격이 다르다.선수에게 소속팀은 곧 직장인 동시에 훈련과 대회 출전을 이어가는 기반이다. 팀 해체 시점에 따라 다른 실업팀으로 이적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선수라면 고용과 계약 문제도 뒤따른다.이 때문에 선수단 존폐를 검토한다면 재정 절감 효과만이 아니라 선수들의 계약관계와 이적 지원, 훈련 지속 방안까지 함께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경영난이면 더 필요한 것이 ‘근거 있는 구조조정’마사회의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이유 자체를 선수단 운영 재검토의 근거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공공기관 역시 한정된 재원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경영환경이 달라지면 기존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재평가할 수 있다. 오히려 수십 년 운영해 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업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하지만 경영난이 심각할수록 구조조정의 근거와 절차는 더 명확해야 한다.선수단을 없애면 실제 얼마를 절감할 수 있는지, 31억원의 운영비 가운데 인건비와 훈련비 등 세부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축소 운영이나 외부 지원 확대 같은 대안은 검토했는지 등을 자료로 제시해야 정책적 판단도 가능하다.체육계 관점에서도 실업팀 하나의 해체는 해당 기업이나 기관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국가대표급 선수를 보유한 실업팀은 종목별 선수 육성 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기 때문에 팀이 사라질 경우 선수 이동과 훈련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따라서 선수단 운영을 계속해야 한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 놓을 필요도 없지만, 반대로 경영악화라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간 구축한 선수 육성 기반을 정리하는 것도 충분한 비용·효과 분석 없이 결정해서는 곤란하다. 선수단 존폐보다 먼저 밝혀야 할 것은 ‘누가, 어떤 근거로 판단했나’ 서삼석 의원은 “연간 30억원가량이 투입되는 선수단의 존폐 문제를 공식적인 검토와 논의 없이 판단하고 선수단에 구두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의사결정 과정과 절차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번 논란에서 마사회가 우선 설명해야 할 부분도 결국 여기에 있다.유도단과 탁구단을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지, 또는 경영상 이유로 정리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충분한 자료와 논의를 거쳐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그에 앞서 30년 넘게 운영해 온 선수단의 존폐가 누구의 판단으로 논의되기 시작했고 어떤 경영자료와 기준을 근거로 선수단에 전달됐는지는 확인돼야 한다.특히 마사회는 ‘운영방향 변화 가능성을 설명했다’고 하고 선수단은 ‘해체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상황을 두고 당사자들의 인식이 이처럼 다르다는 것 자체가 의사소통과 의사결정 과정이 얼마나 명확했는지 되짚어볼 이유가 된다.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은 필요할 수 있다. 선수단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러나 수십 년간 운영한 조직과 그곳에서 생업과 선수생활을 이어온 사람들의 미래가 걸린 결정이라면 최소한 판단 근거와 절차는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마사회 유도·탁구단 논란의 본질은 단순히 ‘해체하느냐, 유지하느냐’에 있지 않다. 연간 30억원이 넘는 공공기관 선수단의 존폐를 논의하면서 어떤 검토를 거쳤고, 선수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했으며, 해체할 경우 선수들의 운동 지속과 고용 문제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가 먼저 설명돼야 한다.30년의 역사를 끝낼 수도 있는 결정이라면 그에 걸맞은 30년의 성과 평가와 객관적인 경영 분석, 그리고 책임 있는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2026-09-20 19:04:33 이정윤
  • 진에어 홈페이지 서버 오류…예매·예약 조회 차질 이용객 불편
    문화/생활

    진에어 홈페이지 서버 오류…예매·예약 조회 차질 이용객 불편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공식 홈페이지에서 20일 한때 서버 오류가 발생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이용자들에 따르면 이날 홈페이지 접속 과정에서 서버 에러 안내 문구가 표시되면서 항공권 예매와 예약 조회, 부가서비스 이용 등에 차질이 빚어졌다.주말과 휴일을 맞아 여행 일정 확인이나 항공권 예약을 하려던 고객들의 불편도 이어졌다.이번 접속 장애로 이용객 불편은 물론 항공권 판매와 고객 서비스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정확한 장애 발생 시간과 원인, 복구 여부 등에 대해 진에어 측에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9-20 18:53:13 정민오
  • 거래 끝났는데 광고는 그대로…5년간 ‘허위매물 의심’ 117만건
    정치

    거래 끝났는데 광고는 그대로…5년간 ‘허위매물 의심’ 117만건

    국민 신고 7만9천건 중 63.8% 위반 의심…SNS에서도 1만8천건 넘어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 중개업소에 연락했지만 “이미 거래가 끝났다”는 답변을 듣는 경험은 집을 구하는 실수요자들에게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 같은 거래완료 매물이 단순한 정보 갱신 지연을 넘어 소비자를 유인하는 이른바 ‘미끼매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최근 5년간 정부 모니터링에서 거래가 끝난 뒤에도 온라인에 남아 있던 허위매물 의심 광고가 117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 9만여 건이던 의심 광고가 2025년 약 40만건까지 증가하면서 온라인 부동산 매물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관리체계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사진)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거래완료 매물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된 허위매물 의심 광고는 총 117만8,345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9만5천건에서 지난해 40만건…허위매물 의심 4.2배 증가연도별로 보면 증가세가 뚜렷하다.2022년 9만5,161건이었던 거래완료 허위매물 의심 광고는 2023년 18만1,834건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24만8,863건을 기록했다.2025년에는 39만9,868건으로 40만건에 육박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약 4.2배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25만2,619건이 확인됐다.국토부는 중개플랫폼에서 제공받은 매물정보와 실거래정보를 연계해 거래가 완료됐는데도 광고가 삭제되지 않은 매물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페이 부동산과 직방, 당근 등이 모니터링 대상이다.이 같은 방식으로 확인된 의심 광고 117만8,345건 가운데 실제 삭제된 광고는 62만5,211건으로 전체의 53.1%였다.여기서 주의해서 볼 부분도 있다. 모니터링 단계에서 포착된 ‘의심 광고’가 모두 고의적인 허위·미끼매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래 후 광고 삭제가 늦어진 경우 등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거래가 이미 끝난 매물이 장기간 온라인에 노출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거래 가능한 매물과 그렇지 않은 매물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관리 필요성은 분명하다.국민이 직접 신고한 광고 7만9천건…10건 중 6건 이상 ‘위반 의심’ 정부의 자동 모니터링과 별도로 국민이 직접 신고한 부동산 광고에서도 상당수의 위반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민 신고를 통해 접수된 부동산 광고는 총 7만9,430건이었다. 이 가운데 5만643건이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됐다.전체 신고 건수의 63.8%에 해당한다.플랫폼별 신고 건수는 네이버부동산이 2만5,7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직방 7,195건, 다방 6,665건, 피터팬의 좋은방구하기 4,327건, 당근마켓 625건 순이었다.위반 의심 사례는 네이버부동산 1만6,379건, 다방 4,744건, 직방 4,654건, 피터팬의 좋은방구하기 2,778건, 당근마켓 438건으로 집계됐다.네이버블로그와 네이버카페,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부동산 광고에서도 신고 2만9,559건 가운데 1만8,701건이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다만 플랫폼별 신고 건수만으로 해당 플랫폼의 허위매물 관리 수준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플랫폼마다 전체 등록 매물과 이용자 수가 다르고 하나의 매물이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국토부 역시 시정조치는 플랫폼 자체가 아니라 해당 광고를 게시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부동산 전문가 “허위매물 문제 핵심은 소비자 시세 판단 왜곡”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정보의 정확성은 단순한 편의 문제가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매물 가격은 실수요자가 해당 지역의 주택 가격과 전월세 시세를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가 완료됐거나 실제 거래할 수 없는 매물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소비자가 해당 지역의 매물 수와 가격 수준을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예를 들어 실제로는 거래할 수 없는 저가 매물이 계속 노출될 경우 소비자는 해당 지역에 비슷한 가격의 매물이 충분하다고 오인할 수 있다. 이후 중개업소에 연락했을 때 해당 매물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매물을 소개받는다면 소비자의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반대로 단순히 거래가 끝난 매물의 삭제가 다소 늦어진 경우까지 고의적인 허위광고와 동일하게 판단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결국 고의적인 미끼매물과 단순 정보 갱신 지연을 구분하면서 거래완료 정보가 신속하게 플랫폼에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부동산 거래정보와 플랫폼의 매물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연계해 계약이 완료된 매물이 일정 기간 내 자동으로 삭제되거나 ‘거래완료’로 표시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117만건보다 중요한 것은 ‘왜 계속 남아 있느냐’이번 자료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단순히 ‘117만건’이라는 숫자만은 아니다.2022년 9만5천여 건이었던 거래완료 허위매물 의심 광고가 2025년 약 40만건까지 늘었다는 것은 온라인 부동산 거래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매물정보의 사후 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김미애 의원은 “거래가 끝난 매물을 계속 노출하는 것은 정보 관리 소홀을 넘어 실수요자를 유인하는 미끼매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집을 구하는 국민들의 시간과 비용을 빼앗고 시세 판단까지 흐리게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반복적으로 허위매물을 게시하는 중개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플랫폼도 매물 등록부터 거래완료 후 삭제까지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검증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부동산 플랫폼은 이제 단순히 매물을 게시하는 광고판을 넘어 주택을 찾는 소비자가 시장가격과 거래 가능성을 판단하는 주요 정보창구가 됐다. 그만큼 정보의 정확성과 최신성을 확보하는 책임도 커지고 있다.특히 이번 통계에서 모니터링으로 확인된 의심 광고 가운데 삭제된 비율이 53.1%였다는 점은 나머지 매물이 어떤 사유로 삭제되지 않았는지까지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실제 위반이 아니었던 사례와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인 사례 등을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47%가 방치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결국 허위매물 대책은 적발 건수를 늘리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실제 거래정보와 온라인 매물정보 사이의 시간차를 줄이고, 반복적으로 문제가 확인되는 광고 게시자를 관리하면서 고의적인 미끼매물을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집을 구하는 사람에게 온라인 매물 하나는 단순한 광고가 아니다. 가격을 비교하고 주거지를 선택하는 첫 번째 정보가 될 수 있다. 거래가 끝난 집이 계속 ‘판매 중’ 또는 ‘임대 중’인 것처럼 남아 있다면 그만큼 부동산 정보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117만건이라는 숫자가 던지는 질문도 여기에 있다. 허위매물을 얼마나 많이 찾아냈느냐보다, 거래가 끝난 매물이 왜 계속 광고로 남아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얼마나 신속하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가 앞으로 부동산 광고 관리정책이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2026-09-20 18:52:53 이정윤
  • [포토] 귀성길 안전이 최우선"… 마포구, 추석 앞두고 차량 무상점검 현장 찾아
    문화/생활

    [포토] 귀성길 안전이 최우선"… 마포구, 추석 앞두고 차량 무상점검 현장 찾아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장거리 운전에 나서는 귀성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마포구가 구민들의 귀성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선제적 지원에 나섰다.마포구는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남문 맞은편에서 ‘2026년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시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마포구지회가 주관하고 마포구가 후원한 이번 점검은 명절 연휴 장거리 주행 전 차량 이상 유무를 사전 확인해 교통사고를 방지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이날 현장에는 전문 정비사 30여 명이 투입돼 엔진룸 누수·누유, 제동장치, 타이어 공기압 및 마모 상태 등 주요 안전 부위를 꼼꼼히 살폈다. 워셔액·오일류 등 주요 소모품 보충 작업도 함께 이뤄져 점검을 받으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현장을 직접 찾은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점검 과정을 확인하고 작업에 동참하는 한편, 휴일에도 구민 안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정비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유 구청장은 현장에서 “명절 고향을 찾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은 구민의 안전”이라며 “주민들이 안전하게 귀성길에 오를 수 있도록 관련 무상점검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겠다”고 밝혔다.명절 연휴 장거리 운행은 차량 결함 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사전 점검 체계가 구민들의 안전 운행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026-09-20 18:37:18 이정윤
  • [포토] 마포 첫 구청장배 피클볼대회…생활체육 새 종목으로 자리 잡을까
    문화/생활

    [포토] 마포 첫 구청장배 피클볼대회…생활체육 새 종목으로 자리 잡을까

    테니스·탁구·배드민턴 장점 결합…진입장벽 낮아 세대 아우르는 생활체육 기대
    마포구에서 처음으로 구청장배 피클볼대회가 열렸다. 최근 국내에서도 새로운 생활체육 종목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피클볼이 지역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스포츠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20일 오후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1회 마포구청장배 피클볼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첫 대회 개최를 축하하고 참가 선수들을 격려했다.마포구와 마포구체육회가 주최하고 마포구피클볼협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마포에서 처음 열린 구청장배 피클볼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그동안 축구와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 등 전통적인 생활체육 종목을 중심으로 형성돼 온 지역 체육활동에 새로운 종목이 추가되면서 주민들의 생활체육 선택권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테니스보다 작은 코트서 즐기는 피클볼…생활체육 종목으로 주목피클볼은 패들을 이용해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공을 네트 너머로 주고받는 라켓 스포츠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탁구의 특성이 결합된 형태로 비교적 배우기 쉽고 신체적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특히 생활체육은 특정 연령층이나 전문 선수 중심의 스포츠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피클볼은 기존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다.이날 유 구청장은 피클볼 활성화와 지역 생활체육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2명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만나 격려했다.유동균 구청장은 “마포에서 처음 열리는 구청장배 피클볼대회인 만큼 오늘이 피클볼을 더 많은 구민에게 알리고 생활체육의 저변을 넓혀가는 뜻깊은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어 “다양한 생활체육 종목이 마포에 활력을 더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동호인들의 활동을 꾸준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첫 대회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시설·강습 프로그램 뒤따라야이번 대회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종목의 구청장배 대회가 하나 늘어났다는 데만 있지 않다. 피클볼이 실제 지역 생활체육으로 정착하려면 첫 대회 이후 주민 참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생활체육 전문가들은 새로운 스포츠 종목이 지역사회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회 개최와 함께 접근 가능한 체육시설, 초보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동호회 활동 등이 유기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특히 새로운 종목은 처음 접하는 주민이 많은 만큼 경기 규칙과 장비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입문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특정 동호인만 참여하는 종목으로 머물지 않으려면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공공체육시설 활용 역시 과제다. 기존 테니스·배드민턴 등 다른 종목 이용자와 시설 사용 시간이 겹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종목 확대 과정에서 기존 이용자의 체육활동을 침해하지 않도록 시설 운영과 시간 배분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대회 한 번’에서 ‘일상 속 스포츠’로…마포 생활체육 다양화 시험대지방자치단체가 생활체육대회를 지원하는 목적은 행사를 개최하는 것 자체보다 주민들의 지속적인 체육활동을 유도하는 데 있다. 따라서 제1회 대회의 성공 여부 역시 참가자 규모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이후 동호인 증가와 주민 참여, 정기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이어지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피클볼처럼 새로운 종목의 등장은 주민들에게 운동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반면 관심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도록 장기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행정과 체육회의 과제로 남는다.이번 마포구청장배 대회는 피클볼이 지역 생활체육의 새로운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첫 단계다. 앞으로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과 교육 프로그램, 동호회 활동이 뒷받침된다면 피클볼은 세대를 아우르는 생활체육 종목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결국 첫 대회의 의미는 ‘처음 열렸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얼마나 많은 주민이 피클볼을 접하고, 일회성 체험을 넘어 일상적인 운동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느냐가 마포 생활체육 저변 확대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9-20 18:33:00 이정윤
  • 14년 만에 열린 대기업 전문연구요원…AI 인재 잡는다지만 ‘120명 중 81명’ 그친 이유
    정치

    14년 만에 열린 대기업 전문연구요원…AI 인재 잡는다지만 ‘120명 중 81명’ 그친 이유

    전문가 “인재 유출 방지 효과 살펴야…병역 형평성·중소기업 인력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 2013년 중단됐던 대기업 전문연구요원 배정이 2027년 14년 만에 다시 시작된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우수 이공계 인재가 병역으로 연구 경력을 중단하지 않고 대기업 연구소에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길이 다시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의 문은 열렸지만 첫해부터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정부가 대기업 연구소에 연간 120명을 배정하기로 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천한 필요 인원은 81명에 그쳤다. 전체 정원의 67.5% 수준이다.14년 만의 제도 부활이라는 상징성 못지않게 실제 AI 인재 확보 정책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이유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7년도 병역지정업체(연구기관) 선정 추천 명부’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LG전자·HD현대로보틱스·삼성메디슨·삼성전자 등 4개 대기업을 전문연구요원 지정 업체로 추천했다.대상은 이들 기업 산하 연구소 9곳이며 필요 인원은 총 81명이다. 다만 병무청의 최종 선정과 인원 배정 절차가 남아 있어 81명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14년 만에 다시 열린 대기업 연구소…AI 인재 확보 카드로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이공계 석·박사급 인력이 군 복무 대신 지정된 연구기관에서 일정 기간 연구개발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는 병역대체복무제도다.대기업 신규 배정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인력 확보 등을 이유로 2013년 중단됐다. 정부는 AI 분야 인재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기업 연구소에도 다시 전문연구요원을 배정하기로 했다.병무청은 지난 6월 고시를 통해 2027년 AI 분야 석사과정 전문연구요원 240명 가운데 연간 120명을 대기업 연구소에 배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제도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정책 취지는 분명하다. 병역으로 인한 연구 경력 단절을 줄이고 국내 기업의 AI 연구 역량과 인재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특히 AI·반도체·로봇 등 첨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인재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병역 문제로 국내 우수 연구인력이 연구 현장을 떠나거나 해외로 이동하는 것을 줄일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하지만 제도가 실제 인재 유출 방지로 이어지는지는 향후 운영 결과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 전문연구요원 배정 확대만으로 연구인력의 국내 정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정원 120명인데 추천은 81명…첫해부터 드러난 ‘39명 빈자리’주목할 대목은 정부가 마련한 대기업 몫 120명이 첫 추천 단계에서부터 채워지지 않았다는 점이다.과기정통부 추천 명부상 필요 인원은 81명으로 정원보다 39명 적다. 신청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추천 단계에서 탈락한 대기업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이 AI 전문연구요원 지정업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 5% 이상, 중소기업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분야, 객관적인 R&D 성과 입증 등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제도의 취지가 우수 AI 인재를 국내 연구현장에 붙잡아 두는 데 있다면 정원만 확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기업과 연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가 설계돼 있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반대로 대기업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선정 기준을 지나치게 낮추는 것 역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 병역대체복무라는 제도의 특성상 일반 병역의무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고, 대기업으로 연구인력이 집중될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연구인력 확보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함께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전문가 “규제 완화만이 답 아냐…AI 인재 확보 효과부터 검증해야”과학기술·인력정책 측면에서 보면 이번 제도의 성패는 ‘몇 명을 대기업에 배정했느냐’보다 실제로 우수 연구인력을 국내에 얼마나 유지시키고 AI 연구개발 성과로 연결했느냐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전문가 관점에서는 3년간의 한시 운영 기간 동안 참여 기업 수와 충원율뿐 아니라 전문연구요원의 연구 지속률, 복무 이후 국내 연구현장 잔류 여부, 연구성과 등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또 대기업 선정 기준이 실제 AI 연구 역량을 평가하는 데 적절한지도 검토 대상이다. 특히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 5% 이상’이라는 일률적인 기준이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른 연구개발 구조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는지는 정책 시행 과정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다만 요건을 완화할 경우에는 중소기업 연구인력 유출과 병역 형평성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대기업 전문연구요원 확대가 청년 연구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기존 중소기업 연구인력 지원이라는 제도 목적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3년 한시’ 실험대 오른 AI 병역특례…성과 평가 기준부터 분명해야황정아 의원은 14년 만에 대기업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복원되면서 청년 연구자들이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인프라에서 병역을 이행할 기회가 다시 마련됐다는 취지로 평가했다.그러면서 현재 선정 요건이 지나치게 경직돼 제도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인재와 전략기술 확보 측면에서 제도를 보다 폭넓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결국 이번 정책의 핵심은 ‘대기업 병역특례 부활’ 자체가 아니다. 14년 만에 다시 열린 제도가 실제 AI 핵심인재의 해외 유출과 연구 경력 단절을 줄이고 국내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첫해부터 120명 정원 가운데 추천 인원이 81명에 머문 것은 제도 설계와 현장 수요 사이에 간극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정원을 채우기 위해 요건부터 낮추는 방식 역시 해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의 한시 운영을 단순한 병역특례 확대가 아니라 AI 인재정책의 실증 기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업 참여율과 충원율, 연구성과, 복무 후 국내 연구인력 잔류율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제도 확대 또는 조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14년 만에 열린 문이 AI 인재를 국내에 붙잡는 실질적인 통로가 될지, 제한적인 시범사업에 머물지는 결국 앞으로 3년 동안의 성과가 말해줄 것으로 보인다.
    2026-09-20 18:25:37 이정윤
  • 외국인 임대인 전세사고 178억…HUG 대신 갚은 돈 67억 못 돌려받았다
    정치

    외국인 임대인 전세사고 178억…HUG 대신 갚은 돈 67억 못 돌려받았다

    최근 5년간 82건 발생…2024년 80억원으로 가장 많아
    “사고액 자체보다 반복사고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관리체계와 낮은 회수 실적이 핵심"[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 외국인 임대인과 관련한 전세보증 사고가 최근 5년간 178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사고로 세입자에게 대신 지급한 대위변제액도 147억원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67억원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두 차례 이상 보증사고를 낸 외국인 임대인에게 지급된 대위변제금의 상당 부분이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고 발생 이후 채권 회수뿐 아니라 반복사고 임대인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인 임대인과 관련해 발생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는 총 82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금액은 총 178억원이다.2022년 4억원→2024년 80억원…2년 새 사고 규모 급증연도별 사고 규모를 살펴보면 2022년에는 3건, 4억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 26건, 5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4년에는 33건, 80억원으로 조사 기간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이후 2025년에는 15건, 29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5건, 9억원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사고 건수만 놓고 보면 2024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미 발생한 보증사고에 따른 대위변제금 가운데 상당액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HUG가 외국인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총 147억원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은 80억원으로, 나머지 67억원은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단순 계산하면 전체 대위변제액의 약 45.6%가 미회수 상태인 셈이다.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임대인이 계약 종료 후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HUG가 보증에 따라 임차인에게 먼저 보증금을 지급하고, 이후 임대인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해 해당 금액을 회수하는 방식이다.따라서 보증사고 발생 이후 대위변제금 회수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적 보증재원의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어 체계적인 채권 관리가 요구된다.반복사고 2명에게 10억원 대신 지급…9억원 아직 미회수더 큰 문제는 반복적으로 보증사고를 낸 임대인에 대한 회수 실적이다.최근 5년간 두 차례 이상 전세보증 사고를 낸 외국인 임대인은 2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에게서 발생한 사고는 총 8건으로 사고 금액은 10억원이었다.HUG는 해당 사고와 관련해 임차인들에게 총 10억원을 대신 지급했지만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은 1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9억원, 즉 대위변제액의 90%가 아직 회수되지 않은 것이다.특히 사고 건수가 가장 많은 외국인 임대인 1명에게서만 6건, 8억원 규모의 전세보증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동일 임대인에게서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개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 이력이 일정 수준 이상 누적된 임대인을 조기에 식별하고 추가 사고 가능성을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HUG는 현재 회수하지 못한 잔여 채권에 대해 법적 조치와 강제경매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세입자 보호 넘어 보증재원 관리까지…‘사후 회수’ 실효성 높여야전세보증제도의 핵심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차인의 주거 재산을 우선 보호하는 데 있다. 그러나 HUG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대위변제 이후 임대인에게 해당 금액을 얼마나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회수하느냐 역시 보증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다.특히 이번 자료에서는 전체 외국인 임대인 관련 대위변제액 147억원 가운데 67억원이 미회수 상태이고, 반복사고 임대인 2명의 경우 대위변제금 10억원 가운데 9억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이번 통계만으로 외국인 임대인의 사고 위험이 내국인 임대인보다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체 외국인 임대주택 규모나 내·외국인 임대인의 보증사고율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한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따라서 국적 자체보다 반복적인 보증사고 이력과 채무 상환 능력, 대위변제금 회수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위험 임대인을 얼마나 신속하게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가 정책적으로 살펴봐야 할 핵심으로 보인다.안태준 의원은 “한 임대인에게서 여섯 차례나 보증사고가 발생하고, 반복사고 임대인에게 대신 지급한 돈의 90%를 아직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고 이력이 누적되는 임대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관리 체계에 빈틈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전세보증은 결국 공적 보증재원으로 세입자의 보증금을 먼저 지급하는 제도인 만큼, 반복사고를 막는 것과 함께 대위변제금 회수까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결국 이번 자료가 보여주는 문제는 단순히 178억원이라는 사고 규모에 그치지 않는다. 보증사고가 반복되는 임대인을 어느 단계에서 위험 대상으로 관리할 것인지, 이미 투입된 대위변제금을 얼마나 신속하게 회수할 것인지가 함께 점검돼야 한다.세입자 보호라는 전세보증제도의 목적을 유지하면서도 공적 보증재원의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사고 예방과 사후 채권 회수를 하나의 관리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6-09-20 17:56:23 이정윤,안상석
  • 포브스, 한국 억만장자 세대별로 봤더니, 부의 원천이 달랐다
    경제

    포브스, 한국 억만장자 세대별로 봤더니, 부의 원천이 달랐다

    APR·삼성·두나무·야놀자·셀트리온까지…세대별 ‘부의 공식’ 살펴보니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한국의 억만장자들은 어느 세대에 가장 많이 몰려 있을까.포브스가 지난 9월 18일 발표한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 자료에는 30대부터 60대까지 각 세대를 대표하는 한국인 억만장자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세대에 따라 부를 만들어낸 기업과 산업의 모습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다.30대는 '메디큐브' 만든 APR 김병훈자료에서 30대 억만장자로 소개된 인물은 김병훈 APR 공동창업자 겸 대표(37)다. 세계 순위는 1323위로 표시됐다.김병훈 대표가 이끄는 APR은 뷰티 디바이스와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특히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Medicube)와 홈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AGE-R)로 잘 알려져 있다.최근에는 K뷰티와 홈뷰티 디바이스의 해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APR의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포브스는 김 대표를 '뷰티 디바이스 자수성가'로 분류하고 있다. 40대는 두나무·LG·야놀자…플랫폼과 IT 눈길40대에서는 두나무, LG, 야놀자가 등장한다. 47세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세계 1628위, 48세 구광모 LG 회장은 1688위, 48세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3305위로 표시됐다.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포브스는 송 회장을 두나무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으로 소개하며, 주요 자산 원천을 '핀테크 자수성가'로 분류한다. 야놀자는 이 대표가 모텔 종업원, 광고대행, 인터넷 카페 운영을 통한 숙박 예약에서 출발해 여행·여가 관련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한 기업이다.40대에서는 이처럼 인터넷 플랫폼, 핀테크, 여행·여가 서비스 등 비교적 새로운 산업에서 성장한 기업가가 눈에 띈다. 50대는 삼성가…전자·호텔·패션 등으로 이어지는 사업 기반50대에서는 삼성가 인사들이 대거 등장한다. 자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8)이 세계 71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5)이 274위,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52)이 311위로 표시됐다.이재용 회장의 주요 자산 기반은 삼성전자와 삼성 계열사 지분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전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전자기업이다.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는 호텔·면세점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이며, 이서현 사장은 삼성물산의 패션·리조트 등 사업과 관련된 경영을 맡고 있다.포브스 실시간 순위는 주가 등에 따라 계속 변한다. 9월 19일 기준 포브스 페이지에서 이재용 회장은 세계 74위로 표시돼 전날 자료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60대는 메리츠·셀트리온·SK…금융·바이오·그룹 경영60대에서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67),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68), 최태원 SK 회장(65)이 이름을 올렸다.자료 기준 세계 순위는 각각 383위, 485위, 879위다.조정호 회장의 자산 기반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증권·보험·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성장한 금융그룹이다.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반도체·통신·에너지·배터리 등 다양한 사업을 거느리고 있다.서정진 회장이 창업한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을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서 회장은 전통적인 대기업 승계와는 다른 바이오산업 기반의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로 분류된다. 세대가 바뀌면서 '부를 만드는 산업'도 달라졌다이 순위 자료를 연령대별로 놓고 보면 흥미로운 흐름이 나타난다.30대에서는 K뷰티·홈뷰티 디바이스, 40대에서는 핀테크·플랫폼·여행 서비스, 50대에서는 전자·호텔·패션 등 대기업 계열, 60대에서는 금융·바이오·대기업 그룹이 주요 자산 기반으로 등장한다.물론 이를 단순히 '젊을수록 신산업, 나이가 많을수록 전통산업'이라고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상속과 창업, 보유 지분, 주가와 기업가치 등 다양한 요인이 재산 규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특히 포브스의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는 상장사 주가 등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따라서 이번 자료의 순위는 9월 18일이라는 특정 시점의 스냅샷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그럼에도 세대별 기업을 살펴보면 한국 부의 지형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30대에는 APR 같은 K뷰티 신흥 기업이, 40대에는 두나무와 야놀자 같은 플랫폼 기업이 등장하고, 50~60대에는 삼성·SK·메리츠·셀트리온 등 한국 경제의 주요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한국의 억만장자 지형 역시 새로운 산업의 성장과 기존 산업의 기업가치가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9-20 17:42:46 정민오
  • AI·창작권·영화정책까지… ‘2026 포럼 비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개최
    문화/생활

    AI·창작권·영화정책까지… ‘2026 포럼 비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개최

    '동시대 영화의 가능성을 말하다'… 영화산업 미래 8개 세션서 논의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영화는 지금 누가 만들고, 무엇으로 지속되며,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생성형 AI 확산과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영화계가 직면한 주요 과제와 미래 가능성을 모색하는 담론의 장이 부산에서 마련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영화연구소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오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영상산업센터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2026 포럼 비프(FORUM BIFF)'를 개최한다.올해 포럼의 주제는 '동시대 영화의 가능성을 말하다'다. 생성형 AI의 확산, 중예산 영화의 위기, 창작자 권리, 영화제 지원 정책, 친환경 영화 제작 등 영화산업이 직면한 주요 이슈를 다각도로 조망한다. 포럼은 총 4개 섹션, 8개 세션으로 구성되며 영화감독, 작가, 제작자, 연구자, 정책 전문가 등이 참여해 영화산업의 변화와 미래를 논의한다.기조발제에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의 김종관 감독과 중국의 거장 지아장커 감독이 나선다. 지아장커 감독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단편 '지아장커의 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포럼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제작에 참여한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 중국 애니메이션 감독 리웨이, 민규동 감독, 박해영 작가 등 국내외 영화인들도 참석한다.섹션 A에서는 한국 영화산업의 중추였던 중예산 영화의 위기와 일본·중국 애니메이션의 성장 배경을 분석한다. 국제 공동제작을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과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 방향도 함께 논의한다.섹션 B는 생성형 AI가 영화 제작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AI와 예술가의 공존 가능성, AI 시대 인간 창작자의 역할과 창조성의 의미 등을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볼 예정이다.섹션 C에서는 창작자의 권리와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공정 계약, 보상 체계, 저작권 문제를 논의한다. 아울러 영화제 지원 예산 축소 이후 변화된 정책 환경 속에서 영화제의 공공성과 지원 체계 개선 방향도 모색한다.섹션 D는 '영화도시 부산'의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지역 영화 거버넌스와 친환경 영화 제작 전략을 다룬다. 민관 협력 모델과 탄소 저감 방안 등을 통해 지역 영화 생태계의 미래를 전망한다. 포럼 비프 관계자는 "올해 포럼은 '동시대 영화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앞으로 어떤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자리"라며 "영화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과 일반 관객 모두에게 의미 있는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2026 포럼 비프는 무료로 진행되며 별도 예매 없이 선착순 입장이 가능하다. 행사 현장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를 포함해 30개 이상의 언어로 AI 동시통역 서비스도 제공된다.1996년에 시작된 국내 최초 국제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제31회째로 오는 10월 6일부터 10월 15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소향씨어터 우리은행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 등에서 관객과 관계자들을 만난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9-20 17:42:32 정민오
  • [정민오의 시선]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다시 만나는 일
    문화/생활

    [정민오의 시선]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다시 만나는 일

    재개봉 '아비정전'이 소환한 청춘의 기억, 그리고 극장의 새로운 역할
    [정민오의 시선] 1990년 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영화 <아비정전>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극장을 찾았다. 개봉 후 3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이 작품은 홍콩 영화의 대표작이자 장국영을 상징하는 영화로 꼽힌다.생성형 AI와 OTT 확산 등으로 콘텐츠 소비 방식이 급변하는 가운데 <아비정전>은 단순한 고전 영화의 재개봉을 넘어 관객들에게 시간과 기억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자신의 친어머니를 찾아 방황하는 청년 아비와 그를 사랑하거나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총격전도 없고 극적인 반전도 없다. 그래서 처음 보는 관객은 '그래서 무슨 이야기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하지만 <아비정전>은 사건보다 감정을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속 인물들은 사랑을 원하면서도 사랑을 붙잡지 못하고, 사람을 만나면서도 끝내 외로움을 벗어나지 못한다. 왕가위 감독은 이들의 방황을 통해 청춘의 불안과 상실감을 그려낸다.특히 많은 관객이 기억하는 장면은 장국영의 맘보춤이다. 흰 러닝셔츠 차림으로 거울 앞에서 춤을 추는 몇 분 남짓한 장면은 지금도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으로 평가받는다. 젊음의 자유와 자신감,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쓸쓸함이 동시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흥미로운 점은 영화가 변한 것이 아니라 관객이 변했다는 사실이다. 청춘에 보았던 <아비정전>은 멋진 배우와 감각적인 영상의 영화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난 <아비정전>은 전혀 다른 작품처럼 다가온다.당시에는 영화 속 인물들이 형이나 누나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그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살아온 관객이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대사와 침묵, 스쳐 지나가는 눈빛들이 새롭게 읽힌다. 청춘의 한가운데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청춘이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셈이다.최근 극장가에서는 고전 영화 재개봉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러브레터>, <중경삼림>, <화양연화> 등 시대를 대표했던 작품들이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다시 관객과 만나고 있다. OTT의 확산으로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역설적으로 관객들은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감상을 찾기 시작했다.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은 고전은 세대를 넘어 새로운 관객을 만날 수 있고, 과거 관객에게는 추억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재개봉 영화의 관객층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풍경도 발견된다. 처음 작품을 접하는 젊은 세대와 과거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던 세대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장면을 바라본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영화이고,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기억이다. 그러나 스크린 앞에서만큼은 서로 다른 시간이 하나로 이어진다.어쩌면 <아비정전>의 재개봉이 반가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영화를 다시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에 남아 있는 자신의 시간을 만나기 위해 극장을 찾는다. 장국영이 연기한 역할인 '아비'는 여전히 젊고, 영화 속 홍콩의 밤도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의 나이뿐이다.마침 이번 재개봉은 장국영이 태어난 1956년 9월 12일, 70주년을 맞아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세월은 흘렀지만 스크린 속 장국영은 여전히 30대 초반의 아비로 남아 있고, 관객만이 그 시간의 흐름을 체감한다.그렇다. 단순한 고전 영화 재상영이 아니다. 잊고 지냈던 청춘의 한 조각을 다시 꺼내보는 작은 여행에 가깝다. 그리고 그 여행 끝에서 우리는 문득 깨닫게 된다.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젊음을 잃어서가 아니라, 그 시절의 자신이 남긴 흔적을 아직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 본 기사(칼럼)에 소개된 작품은 별도 초청이나 협찬 없이, 기자가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관람한 후 작성했습니다.
    2026-09-20 17:42:25 정민오
  • 대통령 지적에야 '뒷북' 불시조사…산림청, 4년간 방치하다 복구 차질 자초
    정치

    대통령 지적에야 '뒷북' 불시조사…산림청, 4년간 방치하다 복구 차질 자초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산불 복구 사업을 따낸 뒤 고의로 폐업하고 새 법인을 세워 재입찰에 참여하는 이른바 ‘메뚜기 산림법인’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주무 부처인 산림청의 안일한 관리·감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산림청이 최근 대통령의 직접 지적을 받고서야 첫 불시 점검에 나서 대규모 불법 의심 업체를 적발했으나, 그간의 형식적 조사 관행과 늑장 대응이 결국 산불 복구 지연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예외 조항' 두고도 4년간 17건 적발…대통령 한마디에 900곳 무더기 적발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규 등록된 산림사업법인 1,423곳 중 43.7%에 달하는 622곳이 문을 닫았다.기존 산림청의 단속은 유명무실했다. 산림청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점검을 벌여왔으나, 현행 「산림자원법」에 따른 사전 통지(방문 7일 전) 절차를 기계적으로 고수했다. 법률에 ‘증거인멸 우려 시 사전 통지를 생략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명시돼 있음에도, 불시점검 카드를 사실상 봉인해 둔 셈이다. 그 결과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산림청이 적발한 자격증 대여 및 중복취업 사례는 고작 17건에 불과했다.잠자던 행정은 최고위 권력자의 지적이 나온 뒤에야 움직였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메뚜기 법인’의 폐단을 지목하고 근본 대책을 주문하자, 산림청은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1,901개 법인을 대상으로 불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현장점검을 마친 1,412곳 중 무려 63.7%에 달하는 900여 곳에서 등록요건 미충족, 자격증 불법 대여, 중복취업 등의 위법 의심 정황이 포착됐다. 이 중 혐의가 구체적인 78개 업체와 기술자 165명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까지 진행 중이다. 제도를 집행할 권한을 쥐고도 수년간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복구 공백 우려 커지는데…산림청 "대체업체 난항 검토 중" 뒷짐더 큰 문제는 무더기 행정처분으로 인한 ‘사업 올스톱’ 위기다. 현행 규정상 등록요건 미달이나 명의대여가 드러난 법인은 계약 해지와 영업정지 등 철퇴를 맞게 된다. 당장 대규모 산불 피해지 복구공사를 진행해야 할 현장에서 일손이 끊기는 사태가 가시화된 것이다.이에 대해 산림청은 처분 대상 업체의 계약이 해지될 경우 대체업체를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를 들며 "향후 추진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사전에 부실 업체를 걸러내지 못해 스스로 현장 공백을 자초해 놓고, 대책 마련조차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전문가 "시스템 방치한 직무유기…행정 DB 연동·지자체 감독 일원화 시급"산림 정책 및 학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부실 업체의 일탈'이 아닌 '정부 시스템의 구조적 태만'으로 규정했다.익명을 요구한 한 산림자원학과 교수는 "자격증 불법 대여와 유령 페이퍼컴퍼니 난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고용노동부의 4대 보험 전산망이나 기술인협회의 경력관리 데이터만 정기적으로 교차 검증했어도 현장 방문 이전에 80% 이상 걸러낼 수 있었던 사안"이라고 꼬집었다.이어 "단순한 인력 핑계를 대며 행정 데이터 연계를 미뤄온 것은 명백한 행정 편의주의이자 직무유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한국산림기술사협회 관계자 역시 "부실·무자격 법인이 난립하면 정상적으로 기술자를 채용하고 규정을 지키는 건실한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도태되는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는 왜곡 현상이 벌어진다"며 "그 피해는 부실 복구로 인한 2차 산사태 등 고스란히 국민 안전 위협으로 귀결된다"고 경고했다.아울러 전문가들은 향후 대책으로 △실태조사 시 불시점검 정례화 법제화 △국세청·고용정보원 데이터와 연계한 상시 필터링 시스템 구축 △지자체에 위임된 등록·취소 권한의 중앙 집중화 등을 꼽으며, 계약 해지 시 공공기관(산림조합 등)을 통한 긴급 대행 체계 등 현실적인 사업 승계 매뉴얼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26-09-20 17:42:18 이정윤
  • 김병진 시의원 8,504억 국회대로 지하화, 또 늦어지나…김병진 “2032년 준공 더는 미뤄선 안 돼”
    보도자료

    김병진 시의원 8,504억 국회대로 지하화, 또 늦어지나…김병진 “2032년 준공 더는 미뤄선 안 돼”

    지하차도·상부공원화 전 구간 현장점검
    “사업기간·공사비 이미 여러 차례 늘어…주민에게 또다시 지연 부담 줘선 안 돼” 서울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공원화 사업이 장기간 공사와 사업비 증가를 겪고 있는 가운데, 향후 계획된 공정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연차별 필요 예산을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이미 사업기간과 사업비가 여러 차례 조정된 만큼 2032년으로 예정된 사업 완료 시점이 또다시 미뤄질 경우 장기간 공사 불편을 감내해 온 지역 주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김병진 시의원(사진)은 지난 17일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공원화 건설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상황과 향후 공정계획을 점검했다.김 의원은 현장 관계자로부터 전체 사업 추진현황과 공구별 공정계획을 보고받은 뒤 1단계와 2-1단계, 2-2단계 현장을 차례로 둘러보며 실제 공사 진행상황과 주요 지연 요인을 확인했다.7.6㎞ 대형사업…사업비 8,504억 원·완공 목표 2032년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공원화 사업은 양천구 신월IC에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까지 총 7.6㎞ 구간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이 가운데 신월IC에서 목동운동장까지 4.1㎞ 구간에는 지하차도와 상부공원이 조성된다. 현재 총사업비는 8,504억 원이며 전체 사업 완료 목표는 2032년, 지하차도 통합 개통은 2031년으로 계획돼 있다.국회대로는 서울 서남권의 주요 교통축인 동시에 양천·강서·영등포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도로다. 지하화와 상부공원화가 완료되면 도로로 단절됐던 지역을 연결하고 지상부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문제는 공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교통 혼잡과 공사 소음, 통행 불편 등을 감내하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사업 과정에서 설계변경과 공사비 증가 등이 이어진 만큼 앞으로는 계획된 준공시기를 지키는 것이 사업 관리의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공사하고 있어도 예산 끊기면 공정 다시 늦어진다김 의원이 이번 현장점검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본 부분도 향후 공정과 이를 뒷받침할 연차별 예산 확보 여부였다.대규모 장기 건설사업은 공정계획이 마련돼 있더라도 필요한 사업비가 해당 연도에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면 공사 속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예산 투입이 늦어지면 후속 공정까지 순차적으로 밀리면서 전체 준공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때문에 단순히 최종 준공연도를 제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공구별 잔여 공사량과 연차별 필요 사업비를 구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김 의원은 “현장을 직접 돌아보니 각 공구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부터는 계획된 공정을 끊김 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예산을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이어 “필요한 예산이 제때 투입되지 않으면 공기는 다시 늘어나고 그 부담은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2032년 준공’ 이번에는 지켜질까국회대로 지하화 사업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순한 공정률보다 실제 준공계획의 이행 여부다.대규모 토목사업은 설계변경이나 예상하지 못한 지장물, 공사비 상승, 예산 부족 등 다양한 변수로 사업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그러나 사업기간이 길어질수록 공사비 증가 가능성도 커지고 지역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교통·생활 불편 역시 장기화된다.특히 이미 사업기간과 사업비가 여러 차례 늘어난 사업이라면 서울시가 매년 필요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공구별 목표 공정률을 관리해 추가 지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김 의원은 “이미 사업기간과 사업비가 여러 차례 늘어난 만큼 2032년 준공계획만큼은 또다시 변경돼서는 안 된다”며 “서울시가 공구별 남은 공정과 연차별 필요 예산을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시의회 차원에서도 연도별 예산 반영 여부와 실제 집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새 계획’ 아닌 실제 준공국회대로 지하화와 상부공원화 사업은 완공 이후의 효과만큼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 불편을 얼마나 줄이고 약속된 시기에 사업을 마무리하느냐도 중요하다.준공계획이 한 차례 미뤄질 때마다 공사장 주변 주민과 상인, 도로 이용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따라서 앞으로는 ‘2032년 준공’이라는 최종 목표만 관리하기보다 공구별 월·분기 단위 공정과 예산 집행률을 함께 점검하고, 지연 가능성이 확인되면 원인과 대책을 조기에 공개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김 의원은 “국회대로 공사로 오랜 기간 불편을 감내해 온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계획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공정과 확실한 준공”이라며 “공사기간을 더 이상 늘리지 않고 하루라도 빨리 시민들에게 도로와 공원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밝혔다.결국 국회대로 사업의 남은 과제는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제시한 일정을 지키는 데 있다. 공사비와 사업기간이 반복해서 늘어난 전례가 있는 만큼 서울시는 2031년 지하차도 통합 개통과 2032년 전체 사업 완료까지 필요한 예산과 공정을 구체적으로 관리하고, 추가 지연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6-09-19 23:19:52 이정윤
  • 강화 구제역 또 발생…8월 감염항체 확인 농장서 결국 항원 검출
    경제

    강화 구제역 또 발생…8월 감염항체 확인 농장서 결국 항원 검출

    백신 항체 높고 증상 없어도 감염 확인…전문가 시각 “접종률 넘어 바이러스 순환 차단이 핵심”
    반복 발생에 ‘농가 방역수칙’ 당부만으로 충분한가…NSP 농장 사후관리·차량 이동·소독 실효성 점검 필요인천 강화군에서 구제역이 또다시 확인됐다. 지난 16일 강화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특히 이번 농장은 지난 8월 이미 구제역 감염항체(NSP)가 검출돼 방역당국의 관리 대상에 포함됐던 곳으로 확인됐다. 사전에 감염 흔적이 포착된 농장에서 결국 바이러스 항원까지 검출됐다는 점에서 기존 예찰과 사후관리 체계가 실제 바이러스 순환을 차단하는 데 충분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9일 인천 강화군 소재 소 농장에 대한 예찰검사 과정에서 구제역이 확인돼 방역관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에서는 소 53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마리에서 구제역 항원이 확인됐다.올해 구제역 발생은 이번까지 모두 13건이다. 1~2월 강화·고양에서 3건, 7월 예천에서 6건, 9월 예천·강화에서 4건이 확인됐다.8월 이미 ‘감염 흔적’ 확인…한 달 뒤 실제 항원 검출이번 발생에서 주목할 대목은 해당 농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농장은 9월 16일 강화 구제역 발생농장의 반경 3㎞ 방역지역 안에 위치한다. 더욱이 지난 8월 검사에서 구제역 바이러스 자연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지표인 NSP 항체가 검출됐다.방역당국은 이에 따라 농장 내 바이러스 순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예찰검사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소 2마리의 항원 양성을 확인했다.결과적으로 방역당국이 사전에 위험 신호를 포착하고 추적검사를 진행해 감염축을 찾아냈다는 점에서는 예찰체계가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8월 NSP가 확인된 이후 항원이 검출되기까지 해당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언제, 어떤 경로로 유입·잔존했는지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NSP 검출 이후 농장 출입차량과 사람에 대한 관리가 충분했는지, 추가 정밀검사 주기와 범위는 적절했는지, 주변 농장으로 바이러스가 이동했을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백신 항체 높은데 감염…‘접종했으니 안전’은 아니다이번 사례는 구제역 방역에서 또 다른 과제도 보여준다.해당 농장은 정밀검사와 임상검사 결과 백신 항체양성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뚜렷한 임상증상도 없었다. 그럼에도 소 2마리에서 바이러스 항원이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이들 양성 개체를 처분할 계획이다.백신은 구제역 방역의 핵심 수단이지만 백신 접종 여부나 농장 단위의 높은 항체양성률만으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따라서 방역·수의학적 관점에서는 ‘백신을 접종했느냐’뿐 아니라 개체별 접종 누락 여부와 적정 접종 시기, 항체 형성 상태, 농장 내 바이러스 유입·순환 여부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실제로 가축전염병 중앙예찰 자료에서도 방역당국은 백신항체 양성률이 기준에 미달한 농가에 대해 보강접종과 추가검사를 실시하고, 접종요령에 대한 현장 컨설팅과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NSP 양성 농장에 대해서도 사후검사와 확대검사를 실시하는 체계를 운영해 왔다.관리·감독 미흡인가, 농가 교육 문제인가?이번 추가 발생을 곧바로 ‘관리·감독 실패’ 또는 ‘농가 교육 부족’으로 규정하기는 이르다.현재 농식품부가 공개한 자료에는 바이러스의 정확한 유입 경로와 감염 시점, 농장주의 방역수칙 위반 여부 등이 제시돼 있지 않다.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원인을 먼저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그러나 올해 구제역이 13건 발생했고 강화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농가에 ‘백신접종과 소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하는 수준을 넘어 방역체계의 실제 작동 여부를 점검할 필요는 있다.특히 이번처럼 NSP가 먼저 확인된 농장에 대해서는 일반 농장보다 강화된 관리기준을 적용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NSP 검출 직후 추가검사 주기는 적절했는지, 농장 출입 차량과 사료·분뇨·가축 이동경로를 얼마나 세밀하게 추적했는지, 농장별 소독 기록이 실제 현장 방역으로 이어졌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농가 교육 역시 횟수보다 현장 이행 여부가 중요하다.장화 갈아신기, 축사 출입 전후 소독, 외부 차량 통제, 백신 누락 방지 같은 기본수칙을 반복적으로 안내하는 데서 끝날 것이 아니라 농장별 취약점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개선 여부를 재점검하는 방식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교육했나’보다 ‘현장에서 지켜졌나’ 확인해야방역·수의학적 관점에서 구제역 반복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백신접종과 소독, 교육 가운데 어느 하나만 강화해서는 한계가 있다.백신은 감염과 임상증상을 줄이는 핵심 수단이고 농장 차단방역은 바이러스가 농장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예찰은 이미 유입된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찾아내 추가 전파를 차단하는 마지막 방어선이다.세 단계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특히 이번처럼 임상증상이 없는 상황에서도 항원이 검출될 수 있다는 점은 ‘증상이 없으니 이상 없다’는 방식의 육안 중심 관리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실제로 방역당국은 과거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이동제한 해제를 위한 검사와 NSP 양성농장 확대검사를 실시하면서 임상검사뿐 아니라 감염항체와 환경 항원검사를 함께 활용해 왔다.따라서 반복 발생지역에서는 전화예찰이나 농가 자율점검에 의존하기보다 위험농가를 선별해 항원·항체검사와 환경검사를 강화하는 위험도 기반 관리가 필요하다.강화·김포 일제접종…33대 방역차량 투입중수본은 발생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투입해 외부인·가축·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강화군과 인접한 김포시의 소·염소 농장에 대해서는 오는 23일까지 일제접종을 조기에 완료할 방침이다.광역방제기와 방역차 등 33대를 동원해 농장과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세척하고 전국 우제류 사육농장에 대한 전화예찰도 실시한다.23일까지 운영되는 ‘전국 일제 집중 소독 주간’에는 우제류 농장과 축산차량을 대상으로 집중소독을 추진한다. 특히 축산차량은 바퀴와 적재함뿐 아니라 운전대와 발판 등 차량 내부까지 소독하도록 했다.반복되는 구제역…발생 후 소독보다 ‘발생 전 위험농장 관리’ 강화해야올해 구제역은 강화·고양에 이어 예천에서 집단적으로 확인됐고 다시 강화에서 발생하고 있다.7월 예천 발생 역시 도축장 정기 예찰 과정에서 환경시료의 구제역 항원이 먼저 확인됐고, 역학농장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NSP가 검출된 뒤 농장 감염이 확인됐다.이처럼 임상신고 이전에 환경검사나 항체검사에서 위험 신호가 포착되는 사례가 이어진다면 방역정책도 ‘발생 후 차단’에서 ‘위험 신호 발견 후 선제 차단’으로 무게중심을 더욱 옮길 필요가 있다.NSP 검출농장과 항체 형성이 미흡한 농장, 과거 발생농장, 축산차량 출입이 많은 농장 등을 별도 고위험군으로 관리하고 검사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농장별 방역교육 이수 여부뿐 아니라 실제 백신접종 기록과 소독시설 가동, 축산차량 출입기록, 외부인 출입통제 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관리체계도 중요하다.정부 역시 올해 겨울 가축전염병 위험요인이 커졌다고 판단해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특별방역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과 몽골에서는 국내에서 기존에 대응해 온 유형과 다른 SAT1형 구제역 발생도 확인돼 방역당국이 경계하고 있다.중수본은 강화에서 9월 추가 발생이 확인된 만큼 정밀검사와 집중소독, NSP 관리 등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관계기관과 지방정부에 요청했다. 축산농가에도 외부인 출입통제와 빠짐없는 백신접종, 농장 내·외부 소독, 축사 출입 시 장화 교체 등 기본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반복되는 구제역을 농가의 방역의식 문제만으로 돌리는 것도, 반대로 행정기관의 관리 실패로 단정하는 것도 현재 단계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다만 8월 감염항체가 확인된 농장에서 한 달 뒤 실제 바이러스 항원이 검출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역학조사를 통해 그 사이 어떤 관리가 이뤄졌고 바이러스가 언제·어떻게 유입됐는지를 규명해야 한다.구제역 방역의 성패는 발생 이후 방역차를 몇 대 투입했느냐보다 위험 신호가 나타난 농장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고, 실제 감염으로 이어지기 전에 바이러스의 전파고리를 끊었느냐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2026-09-19 22:29:25 이정윤
  • LH 산단 수요예측 ‘헛발질’…“100% 분양” 장담했지만 64.5% 안 팔렸다
    정치

    LH 산단 수요예측 ‘헛발질’…“100% 분양” 장담했지만 64.5% 안 팔렸다

    “완판 예상” 믿고 산단 지었는데…LH 산업용지 64.5% 미분양
    분양 관계자 “기업은 땅값만 보지 않아…인력·교통·협력업체·정주여건까지 따진다”LH 내부 연구도 설문 중심 수요예측 한계 지적…신규 국가첨단산단 추진 전 검증 필요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한 산업단지 가운데 산업시설용지 분양에 들어간 8곳 모두 사업 초기 수요조사에서 예상 분양률을 100%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공급 면적의 64.5%가 팔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전량 분양’을 전제로 한 수요예측과 실제 기업들의 선택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확인된 것이다. 산업단지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막대한 사업비와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업 추진에 앞서 수요예측 방식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가 시행한 산업단지 23곳 가운데 산업시설용지 분양에 착수한 8곳의 수요조사는 KDI와 LH가 각각 4곳씩 수행했으며 모두 예상 분양률이 100%였다.그러나 2026년 8월 기준 분양에 착수한 8개 산업단지 산업시설용지 253만6천㎡ 가운데 163만㎡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전체 미분양률은 64.5%에 달했다.예상은 100%, 현실은 순천 0%·동두천 5.4%단지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순천 도시첨단산업단지는 분양 실적이 없어 미분양률이 100%에 달했다. 당초 100% 분양을 예상했지만 실제 분양률은 0%인 셈이다.동두천 국가산업단지도 미분양률 94.6%로 실제 분양률은 5.4%에 그쳤다. 이어 전주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 79%, 남청주현도 일반산업단지 65.4%, 경남우주항공 국가산업단지 63.6%, 대구율하 도시첨단산업단지 60.6%, 밀양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55.3%가 미분양 상태였다.인천남동 도시첨단산업단지만 미분양률 9.1%, 분양률 90.9%를 기록하며 당초 전망에 상대적으로 근접했다.사업 초기에는 모두 ‘100% 분양’을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단지별로 0%에서 90.9%까지 크게 갈렸다. 동일한 수요예측 방식이 지역별 산업기반과 기업 투자환경, 입지 경쟁력을 충분히 반영했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대목이다.준공하고도 안 팔린 땅 4,523억 원더 큰 문제는 산업단지를 완공한 뒤에도 토지가 상당 규모 남아 있다는 점이다.LH가 집계한 준공 후 미분양 산업시설용지는 144필지, 93만8천㎡로 금액으로는 4,523억 원에 달한다.경남우주항공 국가산업단지가 79필지·47만8천㎡·2,323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밀양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는 62필지·45만4천㎡·2,138억 원, 대구율하 도시첨단산업단지는 3필지·6천㎡·62억 원 규모가 남았다.산업단지는 땅을 조성해 놓는 것만으로 사업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실제 공장을 짓고 생산시설을 가동해 고용과 투자가 발생해야 산업단지 조성에 투입된 공공투자의 효과도 나타난다.따라서 준공 이후까지 수천억 원 규모의 산업용지가 팔리지 않는다면 단순히 ‘분양률이 낮다’는 문제를 넘어 사업 초기 수요예측과 산업단지 개발 방식 전반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분양 현장에서는 “기업은 땅만 보고 들어오지 않는다”산업용지 분양 현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요소도 달라지고 있다.산업단지 분양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입주 결정은 분양가격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고속도로·철도·항만 등 물류 접근성은 물론 필요한 인력을 구할 수 있는지, 협력업체와 관련 산업이 주변에 형성돼 있는지, 전력·용수 등 생산 기반시설이 충분한지, 직원들의 주거·교육·생활 여건이 갖춰졌는지 등이 함께 작용한다.특히 첨단산업일수록 전문인력 확보와 관련 기업 간 산업 생태계가 중요한 만큼 단순한 기업 설문에서 ‘입주 의향’을 표시했다고 해서 실제 토지계약과 공장 투자까지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금리와 경기 상황,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 변화도 장기간 추진되는 산업단지 사업에서는 중요한 변수다.따라서 수요조사 단계에서 기업이 밝힌 ‘관심’이나 ‘입주 의향’을 실제 계약 가능한 확정 수요와 얼마나 구분했는지, 조사 이후 경기와 투자환경 변화를 사업계획에 제대로 반영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LH도 이미 알고 있었다…“설문조사 방식 한계”더 주목되는 부분은 LH 내부 연구기관에서도 기존 수요산정 방식의 문제를 이미 지적했다는 점이다.LH 토지주택연구원이 2024년 발간한 「산업단지사업 수요산정 기준 개선 연구」는 기업체 설문조사가 갖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기존 방식만으로 국가산업단지의 적기 공급이나 미분양 문제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연구에서는 설문조사를 활용한 경제성·재무성 지표와 실제 산업단지 미분양률 사이의 상관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으며, 실제 분양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보완지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LH 내부 연구에서도 기존 방식의 한계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는 기업의 단순 입주의향보다 실제 투자계획과 자금조달 능력, 지역 산업생태계, 종사자 확보 가능성, 주변 산업단지의 공실·미분양 상황 등을 종합해 수요를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14개 신규 국가첨단산단 참여…같은 방식 반복해선 안 돼정부는 2023년 반도체·미래차·우주·원전·수소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전국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를 발표했다.LH 토지주택연구원의 2025년 연구 역시 2023년 발표된 신규 국가첨단산업단지에서 LH가 사업시행자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는 점을 전제로 개발 방향과 추진전략을 검토했다.기존 산업단지에서 ‘100% 분양’이라는 수요예측과 실제 분양실적 사이에 이처럼 큰 차이가 발생한 상황에서 신규 산업단지를 같은 방식으로 추진할 경우 장기 미분양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특히 산업단지는 토지보상부터 기반시설 조성까지 막대한 자금과 오랜 시간이 투입된다. 일단 사업이 본격화된 뒤 수요 부족이 확인되면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용도를 변경하는 것도 쉽지 않다.때문에 신규 사업에서는 ‘기업 몇 곳이 입주의향서를 제출했느냐’보다 실제 투자 가능성과 계약 전환 가능성을 단계별로 검증하고, 일정 수준 이하로 실수요가 떨어질 경우 사업 규모나 공급 시기를 조정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산단을 얼마나 만들었나’보다 ‘기업이 왜 안 들어오나’ 따져야산업단지 정책의 성과를 신규 지정 면적이나 조성 규모로 평가하는 방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순천의 실제 분양률이 0%, 동두천이 5.4%에 머물렀는데도 사업 초기 예상 분양률이 모두 100%였다면 단순한 경기 변동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실제 기업의 투자 가능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검증했는지 살펴봐야 한다.산업단지 하나를 조성하는 데는 토지보상과 도로·상하수도·전력 등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예상과 달리 기업이 들어오지 않으면 땅만 남는 것이 아니라 투자와 고용, 세수 확대 등 당초 기대했던 지역경제 효과도 함께 늦어진다.따라서 장기 미분양 산업단지에 대해서는 단순 할인분양이나 입주업종 확대에 앞서 기업이 해당 지역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부터 공개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입지가 문제인지, 분양가격이 주변 산업단지보다 높은 것인지, 유치업종과 지역 산업구조가 맞지 않는 것인지,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것인지, 교통·전력·용수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것인지를 단지별로 분석해야 한다.무엇보다 수요예측을 수행한 기관이 예측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사후 평가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예상 분양률 100%가 실제 0%나 5.4%로 끝났다면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는지 원인을 기록하고 다음 산업단지 수요예측에 반영해야 같은 실패를 줄일 수 있다.장종태 의원은 “산업단지는 조성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기업이 입주하고 투자가 이뤄져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며 장기간 분양이 부진한 단지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선택하지 않는 원인을 먼저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만큼 실제 기업 유치와 투자, 고용 및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며 장기 미분양 단지의 입지·유치업종·기업수요·기반시설·분양조건 등을 개별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결국 산업단지 정책의 성패는 ‘몇 곳을 지정하고 얼마나 많은 땅을 조성했느냐’가 아니라 그 땅에 실제 기업이 들어와 투자하고 사람을 고용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100% 분양을 예상했던 산업단지에서 64.5%가 팔리지 않았다는 결과는 신규 산업단지 확대에 앞서 수요예측의 신뢰성부터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2026-09-19 20:12:41 이정윤
  • AI가 다음 AI를 만드는 시대 성큼 … 인간은 ‘개발자’에서 ‘감독자’로
    IT/과학

    AI가 다음 AI를 만드는 시대 성큼 … 인간은 ‘개발자’에서 ‘감독자’로

    - 앤트로픽 “자사 코드 80% 이상 AI가 작성”
    [데일리환경=정이든 기자] 인공지능이 사람의 질문에 답하는 단계를 넘어, 더 뛰어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기 시작했다. 아직 AI가 독자적으로 후속 모델을 설계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코드를 작성하고 실험을 수행하며 오류를 찾아내는 핵심 업무에서 AI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AI 기업 앤트로픽은 최근 공개한 ‘AI가 스스로를 만들 때(When AI builds itself)’ 보고서에서 자사의 AI 모델 ‘클로드’가 새로운 AI를 개발하는 연구·엔지니어링 업무 상당 부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앤트로픽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회사의 실제 코드 저장소에 반영된 코드 가운데 80% 이상이 클로드가 작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클로드 코드가 연구용으로 처음 공개된 2025년 2월 이전에는 그 비중이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물렀다.AI 활용이 본격화되면서 개발자가 처리하는 작업량도 크게 늘었다. 올해 2분기 앤트로픽 엔지니어 1명이 하루 동안 반영한 코드의 양은 2024년보다 약 8배 증가했다. 사람이 일일이 코드를 입력하는 대신, 해결할 문제와 목표를 제시하고 AI가 작성한 결과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업무 구조가 바뀐 영향이다.다만 코드의 양이 8배 늘었다고 해서 실제 생산성이나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그대로 8배 증가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코드의 품질과 유지보수 가능성, 보안성은 별도로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앤트로픽도 코드 줄 수는 품질보다 양을 측정하는 불완전한 지표라고 설명했다.며칠 걸리던 오류 분석, AI가 두 시간 만에 해결클로드는 지시받은 코드를 작성하는 수준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실제로 수만 건의 AI 학습 작업이 갑자기 중단된 사고에서 클로드는 실행 중인 작업과 설정값을 차례로 분석해 문제를 일으킨 설정 하나를 찾아냈다. 통상 사람이 2~3일 동안 처리할 만한 작업을 약 두 시간 만에 마쳤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2026년 4월에는 사람이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프로그램 오류 800여 건을 AI가 수정해 특정 오류 발생 빈도를 1천분의 1 수준으로 줄이기도 했다. 담당 엔지니어는 사람이 같은 작업을 직접 수행했다면 약 4년이 걸렸을 것으로 추정했다.AI가 연구 실험을 수행하는 능력도 빠르게 향상됐다. 앤트로픽이 작은 AI 모델의 학습 코드를 더 빠르게 작동하도록 개선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2025년 5월 클로드 오퍼스 4는 원래 코드보다 약 3배 빠른 결과를 만들었다. 2026년 4월 내부 모델은 같은 종류의 실험에서 약 52배의 속도 개선을 기록했다.이는 AI가 단순히 기존 자료를 찾아 답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가설을 시험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다시 코드를 수정하는 ‘연구 반복 과정’까지 맡기 시작했다는 의미다.아직 사람이 방향 결정…‘완전한 자기 개선’과는 거리그렇다고 AI가 이미 사람의 도움 없이 더 강력한 AI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현재 클로드는 사람이 정해준 목표에 따라 코드를 작성하고 실험을 반복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어떤 연구가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어떤 결과를 신뢰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연구 방향 설정과 최종 검증, 안전성 판단도 사람이 맡고 있다.앤트로픽은 AI가 스스로 후속 AI를 설계하고 훈련하는 단계를 ‘재귀적 자기 개선’이라고 설명한다. 회사는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반드시 실현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하지만 AI가 작성한 코드를 사람이 검토하는 속도보다 AI의 코드 생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새로운 병목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개발자의 업무가 ‘직접 만드는 사람’에서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사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빨라진 개발 속도만큼 안전장치도 필요AI가 AI 개발을 가속하면 신약과 기후기술, 보안, 과학 연구 분야에서 이전보다 훨씬 많은 실험을 수행할 수 있다. 소규모 조직도 여러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과거 대규모 연구팀이 담당하던 업무를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반면 잘못된 코드나 보안 취약점이 더 빠르게 확산될 위험도 함께 커진다. AI가 만든 결과를 또 다른 AI가 평가하는 구조가 확대되면 오류가 반복돼도 사람이 제때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AI가 복잡해질수록 왜 특정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하기 어려워지는 문제도 남는다.따라서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대목은 ‘AI가 인간을 대체했다’는 선언이 아니다. AI 개발의 속도가 사람의 검토·감독 능력을 앞지르기 시작했다는 경고에 가깝다.이제 필요한 것은 AI가 얼마나 많은 코드를 생산했는지만 따지는 일이 아니다. 누가 연구 목표를 결정하는지, 오류와 위험은 어떤 방식으로 검증하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이 즉시 개입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AI가 다음 AI를 만드는 시대가 가까워질수록 사람에게 남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더 빨리 코드를 작성하는 일이 아니라, AI가 향하는 방향을 결정하고 멈춰야 할 순간을 판단하는 일이 될 것이다.
    2026-09-19 19:42:22 정이든 청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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