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만 내면 끝” 아니었다… 물류센터 화재안전계획서, 이제 안 지키면 처벌

이정윤 발행일 2026-08-18 12:37:22
화재안전관리계획서 이행 의무 명확히… 관계기관 점검·시정명령·영업정지 근거 마련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해마다 대형 물류센터와 공장 화재가 반복되는 가운데, 화재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행 여부까지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종태 의원(사진)은 18일 물류창고의 화재안전관리계획서 이행을 의무화하고 공장·창고의 건축 단계부터 화재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건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천 서해구 쿠팡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큰 불길을 잡는 데만 61시간이 걸렸으며, 완전 진화까지는 약 110시간이 소요됐다.


대형 물류센터 화재가 반복되면서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사전 예방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방청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창고 화재는 총 6,594건으로 연평균 약 1,319건에 달했다. 2026년에도 상반기에만 759건의 창고 화재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창고 화재를 모두 합치면 7,353건에 이르며, 이 과정에서 27명이 숨지고 282명이 다쳤다. 재산피해 규모도 총 1조4,558억 원에 달한다.

앞서 2021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약 4,743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물류센터 화재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물류창고업 등록 과정에서 화재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는 제출한 계획서를 실제로 이행하도록 직접 의무화하거나, 관계기관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업체를 제재할 명확한 근거가 부족했다.

결국 화재안전관리계획서가 현장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관리수단이라기보다 ‘서류 제출’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일선 소방본부와 소방서 차원에서 계획서가 실제 현장에서 지켜지고 있는지를 점검·확인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에 발의된 물류시설법 개정안은 이 같은 문제를 정면으로 손봤다.

개정안은 물류창고업자가 제출한 화재안전관리계획서를 실제로 이행하도록 의무화하고, 국토교통부 등 관계 행정기관이 계획서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계획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근거도 마련했다.

화재안전관리를 ‘계획서를 냈는지’에서 ‘계획대로 실제 안전조치를 했는지’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건축 단계에서부터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내용도 담겼다.

건축법 개정안은 공장과 창고의 규모나 업종에 따른 예외를 없애 내화구조 적용을 확대하고, 벽과 지붕에 사용하는 단열재 역시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료를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히 마감재와 단열재를 모두 불연재료로 시공한 건축물에 대해서는 용적률과 높이 기준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해 건축주가 자발적으로 화재 안전성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건축자재 시험성적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개정안은 시험성적서를 위조·변조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해 부실·불법 건축자재 사용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도록 했다.

장종태 의원은 “물류창고에서는 해마다 1천 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하고 있지만, 대형 참사를 겪은 뒤 마련된 대책조차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는지 확인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물을 짓는 순간부터 운영하는 전 과정까지 화재 안전을 빈틈없이 관리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장종태 의원을 비롯해 이광재·서왕진·강준현·신정훈·김준혁·진선미·임미애·김성회·민병덕·이강일·노종면·이정문·조승래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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