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2배 키운 동대문구 맥주축제… 화려한 홍보 속 ‘안전·화재’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이정윤 발행일 2026-08-18 07:41:59

서울 동대문구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26 동대문구 맥주축제'의 규모를 전년 대비 2배가량 대폭 확대해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장안1수변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다채로운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예고했지만, 덩치가 커진 만큼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다중밀집행사 안전 및 화재 예방 대책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동대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축제의 핵심 슬로건은 ‘같이의 가치’다. 포용성과 연대를 강조하며 참여하는 수제맥주 브루어리와 푸드트럭 규모를 대폭 늘렸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 '푸드트럭 QR코드 주문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주요 기업들의 협찬을 끌어내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채웠다.

또한 이주배경주민과 유학생이 참여하는 홍보부스와 지역 예술인 창작 지원을 위한 다트 기부 프로젝트 등 의미 있는 기획들도 다수 포함됐다.

그러나 화려한 프로그램과 규모 확대를 강조한 홍보 이면에는 '안전 불감증'이라는 그늘이 짙게 깔려 있다. 주최 측이 배포한 자료에는 행사 규모와 이벤트에 대한 설명만 가득할 뿐, 정작 가장 중요한 안전 관리 방안이나 화재 대응 매뉴얼은 찾아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의 구조적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전년보다 2배 늘어난 푸드트럭의 밀집 배치가 가장 큰 화약고로 지목된다.

한 재난안전학과 교수는 "푸드트럭이 밀집된 야외 행사장은 조리용 LPG 가스 누출이나 화기 취급 부주의로 인한 화재 위험이 상존한다"며 "특히 장안1수변공원처럼 진출입로가 한정된 공간에 화기를 다루는 차량과 인파가 뒤엉킬 경우, 단 한 번의 화재가 연쇄 폭발이나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야간에 주류가 소비되는 수변(水邊) 축제라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이 교수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돌발 상황 발생 시 상황 판단 및 대피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화재 발생 시 대피 과정에서 병목현상으로 인한 압사 사고나 중랑천으로 추락하는 수난 사고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소방 차량 진입로 확보, 화재 초기 진압을 위한 구체적인 소방 장비 배치, 비상 대피 동선 분리 등의 철저한 사전 대책이 필수적이나, 현재 공개된 자료에서는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 "단순히 안전요원을 몇 명 배치하겠다는 수준을 넘어, 유관기관과의 가스시설 합동 점검 및 실효성 있는 인파 통제 매뉴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동민 동대문구청장은 “전년보다 2배 넓어진 공간과 풍성해진 콘텐츠를 통해 모두가 잊지 못할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어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정한 '같이의 가치'는 방문객들이 안전하게 축제를 즐기고 무사히 귀가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외형적인 덩치를 키우는 데 집중하기보다, 이제라도 화재 위험과 수변 안전사고에 대비한 철저한 대비책을 대중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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