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서울의 주택 문제는 정치권의 협력 선언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사안이다. 재개발·재건축의 사업 속도,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악화, 비아파트 공급 위축, 청년·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 등 여러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공조가 의미를 가지려면 ‘얼마나 공급하겠다’는 숫자보다 실제 착공과 준공, 입주로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어내는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서울지역 국회의원들은 13일 오전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서울 국회의원과 시의원의 부동산 정책대응 2차 간담회’를 열고 서울의 주택 공급 현황과 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8월 6일 국회에서 열린 1차 간담회에 이은 두 번째 자리다. 단발성 회의에 그치지 않고 국회와 서울시당, 서울시의회가 정책 대응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데 의미를 뒀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김남근 국회의원이 ‘서울시 주택공급 급감의 원인과 대책’을 주제로 발제했으며, 박승진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은 ‘서울 주택공급 정책의 쟁점과 개선방향’을 발표했다.
논의의 핵심은 ‘속도·체감·균형’이었다.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뿐 아니라 비아파트 시장과 청년층 주거 수요까지 함께 살펴 공급 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이 뜻을 모았다.
남인순 국회부의장은 “재개발·재건축과 비아파트 공급, 청년 주택 수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공급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배 국회의원 역시 “주택 정책은 시민이 체감하는 속도와 균형 있는 공급이 중요하다”며 국회와 서울시당, 서울시의회의 협력을 통한 서민 주거 불안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훈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서울의 다양한 주택 현안들이 시민들의 주거 문제 해결로 실질적으로 이어지도록 실사구시하는 자세로 살피겠다”며 서울시당을 중심으로 국회의원과 서울시의회 민주당의 상설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택전문가 “공급 발표보다 ‘입주 가능한 주택’이 중요”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공급 확대를 논의할 때 단순한 공급 목표나 인허가 실적만으로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서울은 신규 택지를 대규모로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역할이 크다. 그러나 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이주·철거,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이 사업 지연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 주택시장 전문가는 “서울 주택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공급계획을 몇만 가구로 발표했느냐가 아니라 실제 사업이 착공되고 언제 입주 가능한 물량으로 전환되느냐”라며 “인허가 물량과 착공·준공 물량을 구분해 관리하고, 사업 단계별로 지연 원인을 제거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파트 공급 확대만으로 서울의 주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며 “청년·1인가구가 많이 이용하는 비아파트 시장의 위축과 전월세 부담, 신혼부부와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문제까지 함께 다뤄야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각 공조’의 성패, 회의 횟수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해야
이번 간담회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국회와 지방의회가 별도의 영역에서 움직이는 대신 입법과 조례, 현장 정책을 연결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법률·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과 서울시 차원에서 풀어야 할 행정 문제가 뒤섞여 있는 주택정책의 특성을 고려하면 협력 자체는 필요한 접근이다.
그러나 ‘공조’라는 표현이 정책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서울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회의를 몇 차례 개최했느냐가 아니라 내 집 마련과 전월세 부담이 실제로 줄어드는지, 정비사업이 빨라지는지, 청년과 신혼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이 늘어나는지다.
특히 주택 공급은 발표와 체감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 정비구역 지정이나 인허가 물량을 공급 실적으로 강조하더라도 실제 착공과 준공이 늦어진다면 시장이 느끼는 공급 부족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따라서 민주당이 내세운 ‘속도·체감·균형’을 현실화하려면 향후 3각 공조의 결과를 구체적인 지표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정비사업 단계별 소요기간을 얼마나 줄였는지, 착공과 준공 물량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비아파트 공급은 회복되고 있는지, 청년·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얼마나 낮췄는지 등을 시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주택정책은 여야 어느 한쪽의 정치적 성과 경쟁으로 접근하기에는 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서울시와 시의회, 국회가 공급 확대라는 큰 방향뿐 아니라 사업 지연을 만드는 규제와 행정 절차, 공사비 문제, 주거 취약계층 지원책까지 구체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결국 이번 ‘국회-서울시당-서울시의회 3각 공조’의 평가는 간담회장이 아니라 서울의 주택 현장에서 내려질 것이다. 공급계획이 착공으로, 착공이 입주로, 그리고 입주가 시민의 주거 안정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체감하는 부동산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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