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탠리 소음, '보상 사각지대' 해소 시동…이재강 의원 관련법 동시 발의

이정윤 발행일 2026-07-22 11:02:55
군소음법·주한미군 공여구역 지원법 개정 추진…국가 보상체계와 예방대책 마련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경기 의정부시 고산동 캠프 스탠리에서 발생하는 미군 헬기 소음 피해를 국가가 보상하고 예방대책까지 마련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재강  의원
                         
이번 법안은 단순한 소음 민원 해결을 넘어 군사시설 운영에 따른 주민 피해를 국가 책임으로 명문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재강 의원(경기 의정부을)은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군소음법)’과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의정부시 고산동 캠프 스탠리에서 장기간 반복되고 있는 미군 헬기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이 의원이 추진하는 주한미군 반환 공여구역 관련 10·11번째 입법이다.


 군사시설은 맞지만 보상은 못 받는 '법의 빈틈’

 현행 군소음법은 군용비행장과 군사격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피해만을 보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캠프 스탠리는 미군 헬기가 상시 운용되고 급유시설까지 운영되고 있음에도 법률상 군용비행장으로 인정되지 않아 주민들은 수년간 소음 피해를 입으면서도 보상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같은 수준의 소음을 겪더라도 시설의 법적 명칭에 따라 보상 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이번 개정안은 바로 이 같은 제도적 공백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의원은 군용비행장의 정의에 '주한미군 공여구역 가운데 군사 목적으로 항공기 급유 등이 상시 이루어지는 구역'을 포함하도록 규정을 신설해 실제 군사활동이 이루어지는 시설도 보상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캠프 스탠리뿐 아니라 유사한 형태의 군사시설 주변 지역도 향후 보상 근거가 마련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환 지연이 만든 장기 피해

캠프 스탠리는 의정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반환되지 않은 미군 공여구역이다.

 당초 2000년대 초 반환이 추진됐지만 현재까지 미8군 헬기 중간 급유기지 역할을 수행하면서 반환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문제는 반환이 늦어질수록 주민 피해도 함께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산신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동주택 입주가 이어지면서 과거보다 더 많은 주민들이 헬기 소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주민들은 창문을 열기 어려울 정도의 소음과 진동은 물론 심야 운항으로 인한 수면 방해, 학습권 침해 등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엔진 끄지 않는 급유" 논란도

캠프 스탠리 소음 문제가 다시 사회적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지난해 언론 보도였다. 한 매체는 미군 헬기가 급유 과정에서 엔진을 끄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불필요한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경기북부경찰청 항공대 관계자는 헬기의 경우 엔진을 완전히 정지했다가 다시 정상 출력으로 가동하기까지 15~30분이 걸리는 반면 급유는 5~10분이면 끝나기 때문에 운용 효율성을 고려해 엔진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사작전 효율성 측면에서는 이해될 수 있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수십 분 동안 고출력 엔진 소음을 그대로 감내해야 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이 실시한 주민 설문조사에서는 헬기 한 번 급유 시 평균 2.3대가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운항 시간이 오후부터 심야까지 분산돼 있어 주민들의 생활 패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방대책도 처음 법률에 명시

이번 개정안의 또 다른 특징은 단순한 피해 보상에 그치지 않고 예방 의무를 법률에 담았다는 점이다.

현행 주한미군 공여구역 지원 특별법에는 지역 발전과 지원사업 중심의 내용은 담겨 있지만 소음·진동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예방대책 수립 의무는 명확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정부 종합계획에 '주한미군 활동에 따른 소음 및 진동 피해 구제와 예방대책'을 포함하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관계 부처는 향후 저소음 운용 방안과 비행시간 조정, 주민 보호시설 설치, 방음대책 등 다양한 정책을 제도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보상 넘어 '국가 책임'으로 전환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의 의미를 단순한 지역 현안 해결 차원보다 국가 책임 원칙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평가한다.

군사시설은 국가안보를 위한 공공시설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특정 지역 주민만 장기간 부담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이 지속돼 왔다.

실제로 군용비행장 주변 주민들은 이미 국가 보상체계를 통해 일정 부분 피해를 인정받고 있지만 주한미군 시설 주변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제도적 보호가 미흡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형평성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려는 입법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보상지역 지정 기준과 소음 측정 방식, 보상금 산정 기준 등 대통령령과 하위 제도의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특히 미군 시설 특성상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한 부분도 적지 않아 향후 정부와 국방부, 주한미군 간 협력이 입법 효과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강 의원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지역 주민의 희생이 당연시되어서는 안 된다"며 "주민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피해를 국가가 책임 있게 보상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법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캠프 스탠리의 조속한 반환이 근본적인 해결책인 만큼 정부와 관계기관 협의를 지속해 의정부 시민들이 더 이상 소음 피해를 감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의정부 고산동 주민들은 처음으로 법률상 소음 보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동시에 장기간 답보 상태였던 캠프 스탠리 반환 문제 역시 다시 한 번 정치권과 정부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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