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전범기업 합작사 설립... "롯데는 역시 일본 기업" 논란 자초

이정윤 발행일 2026-06-25 13:34:24
롯데그룹이 또다시 '일본 기업'이라는 논란이 고개를 들고있다.                                                                                                                                         
▲신동빈회장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일본에서 사업 기반을 구축했고, 신동빈 회장 역시 최근에서야 일본 국적을 정리하면서 롯데는 오랜 기간 '일본 기업'이라는 의혹과 오해에 시달려 왔다.

법적으로는 분명한 한국 기업이지만, 국민적 의구심은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그런 롯데가 이번에는 반도체 소재 국산화 사업을 앞세운 한덕화학을 통해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 포승(BIX)지구에 반도체용 현상액 생산공장을 건설 중인 한덕화학은 롯데케미칼과 일본 도쿠야마가 각각 50%씩 출자한 합작사다.

한덕화학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현상액 제조기업으로,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소재 국산화의 대표 성공 사례로 소개돼 왔다.

 
그러나 일본 측 파트너인 도쿠야마의 전신 도쿠야마소다는 정부 조사 결과 강제동원 관련 전범기업 명단에 포함된 기업이다. 2012년 공개된 정부 산하 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회 자료에도 현재의 도쿠야마로 이어지는 기업으로 명시돼 있다.

물론 전범기업 이력이 있는 일본 기업과 사업을 한다고 해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일본 기업과의 기술 협력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본질은 협력 자체가 아니라 롯데의 태도에 있다. 롯데는 그동안 한덕화학을 반도체 소재 국산화의 상징적 성공 사례로 적극 홍보해 왔다.

지난 19일 열린 평택 공장 착공식에도 이영준 롯데화학군 총괄대표가 직접 참석해 사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합작 파트너의 역사적 논란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입장 표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몰랐다면 실사 부실이고, 알았다면 침묵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전략 사업에서 파트너사의 기업 이력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면 기본적인 실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설명 없이 국산화 성과만 부각했다면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불편한 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롯데는 다른 기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설명 책임이 요구된다. 지금도 '일본 기업' 논란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전범기업 계열사와 합작 사업을 추진하면서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는 것은 불필요한 의혹과 불신을 스스로 키우는 행위와 다름없다.

재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롯데가 책임 있는 기업이라면 왜 해당 기업과 협력하게 됐는지, 과거사 논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는 그동안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럼에도 이번 사안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동안 쌓아온 신뢰는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산화라는 명분은 중요하지만, 그 명분이 역사적 논란에 대한 침묵의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책임 있게 답하지 않는다면 '국산화'라는 성과마저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본지는 관련 사항에 대해 롯데케미컬 측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댓글

(1)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최신순 과거순 공감순
  • 부름
    부름 2026-06-25 13:54:53
    한덕화학은 전 삼성정밀화학 소유였고 롯데로 매각하면서 바뀐건데 그럼 삼성이 전범기업인가요? 서울에 롯데타워 지어줬으니 그럼 서울도 일본 땅이겠네요?

함께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