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서울 길거리에서 하수구 냄새가 심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정 지역을 지목하는 게시물부터 “관광객들이 올리는 게시글에서도 하수구 냄새 이야기를 본 적 있다”, “여름만 되면 더 심한 것 같다”는 경험담까지 다양하다.
게시글 뿐만 아니라 댓글에도 공감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다수의 댓글에는 “나도 느꼈다”, “민원을 넣을까 생각 중이다”, “창문 열고 차를 타면 간혹 상대방을 오해할 때가 있다” 등 단순한 개인 체감이 아닌 생활 불편 문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울시 환경 자료에 따르면 악취 관련 민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하수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이 일상 공간에서 느끼는 불쾌감의 상당 부분이 ‘하수 냄새’와 직결돼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과거부터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이미 대응에 나선 상태다. 정화조에 악취 저감 장치를 설치하고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시스템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서울 내 정화조 대부분이 자연유하식 구조인 점을 고려해 여기에 맞춘 장치 보급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나아가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정책의 방향과 별개로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러 악취 저감 시설이 이미 설치돼 왔음에도 시민 체감은 크게 나아지거나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문가들은 그 이유로 ‘성과 검증의 부재’를 지적한다. 장치를 설치하는 데 집중했을 뿐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난 냄새가 줄었는지에 대한 장기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부족했다는 것.
더 주목할 점은 악취 저감 효과가 장치의 가동 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장치를 얼마나 오래, 얼마나 꾸준히 작동시키느냐가 냄새 감소와 의미 있는 상관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말하면 장치를 설치해 놓고도 충분히 가동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현재 장치 운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데 있다. 하루에 몇 시간 이상 가동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작동을 강화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표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시설이 있어도 실제 운영은 제각각일 가능성이 크고 결과적으로 정책 효과 역시 들쭉날쭉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서울은 빗물과 오수가 같은 관을 통해 흐르는 합류식 하수관로 비중이 높다. 구조 자체가 악취 발생에 취약한데 단순히 장치를 추가하는 방식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서울시의 하수 악취 문제는 기술 도입보다 운영 관리의 문제에 가깝다. 장치를 얼마나 설치했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얼마나 작동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의미다.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시설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모니터링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운영 기준이 필요하다. 냄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관리 방식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한편, 장치 혹은 시스템과 별개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히 악취를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서울의 하수 시스템은 빗물과 오수가 함께 하르는 합류식 구조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기온이 높아지거나 비가 내릴 때 내부에서 발생한 가스가 지상으로 쉽게 유출되는 특성이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저감 장치를 추가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이런 부분을 어떻게 관리할까? 해외 주요 도시들은 보다 장기적인 접근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에 걸쳐 하수관을 분류식으로 전환하고 노후 관로를 지속적으로 교체해 악취 발생 환경 자체를 줄여왔다. 또 일부 나라는 정화조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중앙집중식 하수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도심 내 악취 문제를 크게 완화한 사례도 있다.
결국 서울 역시 장기적으로는 정화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하수관 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방식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기존 시설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중장기 인프라 개선을 병행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또한 대규모 인프라 개편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현재 설치된 설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당장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악취 저감 효과가 장치의 가동시간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가동률 관리와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 기반 점검 시스템을 통해 장치 작동 여부를 상시 확인하고 일정 수준 이하로 가동될 경우 즉각적인 점검이나 제재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 등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기술 도입 자체보다 운영 기준의 정교화와 관리 책임 강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진=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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