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폭염·폭우가 건설현장 ‘새 위험요인’…반도건설, 협력사까지 안전관리 강화

이정윤 발행일 2026-08-25 12:18:34
안전전문가 “교육 실적보다 현장 작업중지권이 실제 작동하는지가 중요”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등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이 건설현장의 주요 안전변수로 떠오르면서 건설업계의 안전관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추락·끼임 등 산업재해 예방을 넘어 기상 상황에 따라 작업을 조정하고 협력업체 근로자까지 포함하는 상시 안전관리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건설은 안전보건경영 강화를 위해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안전문화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기후재난에 대비한 현장 근로자 안전·보건 점검에 나섰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안전문화 체험교육은 개별 현장에서 실시하는 교육과 별도로 반도건설과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교육은 반도건설의 2026년 안전보건목표 추진계획 가운데 ‘안전보건교육을 통한 현장 재해예방 역량 강화’의 하나로 마련됐다. 실제 공사가 진행 중인 고위험 공종과 작업 빈도가 높은 주요 공종의 위험요인을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 대상에는 현장소장과 관리감독자 등이 포함됐다. 교육을 받은 관리자가 현장에서 다시 직원들에게 안전수칙과 대응 방법을 전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교육 과정에서는 안전 관련 이론교육과 응급처치 교육·실습이 진행됐으며 산업안전체험테마관을 활용해 6개 상황, 총 65종의 체험형 안전교육도 실시했다.

집중호우·태풍 대비 전국 현장 통합점검

반도건설은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등 기상재해에 대비해 전국 공사현장을 대상으로 자체 안전점검도 실시했다.

현장마다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할 경우 안전관리 수준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전 현장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자체 안전점검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이행 여부를 확인했다.

점검 항목에는 지역별 예상 강우량과 이에 따른 배수계획 수립 여부, 비상 대응체계 구축 여부 등이 포함됐다.

공사장 주변을 비롯해 배수공, 흙막이 지보공, 거푸집 설치 상태를 확인하고 동바리와 비계, 비탈면, 장비·자재 및 전기시설 관리 상태 등도 점검했다.

점검에서 확인된 개선 필요 사항에 대해서는 보수·보강 조치를 실시하고 현장별 사례를 공유해 다른 사업장의 위험요인 점검에도 활용했다.

체감온도 35도 이상 작업중지권 적용

폭염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건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반도건설에 따르면 공사현장에서 체감온도를 수시로 측정하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일 경우 작업중지권을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 위험성평가와 연계해 폭염안전 5대 수칙 이행 여부도 기록·관리한다. 전문 의료진과 연계한 일대일 건강상담과 문진을 통해 혹서기 근로자의 온열질환 예방관리도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장과 본사 직원에게 휴대용 선풍기를 지급하고 현장 제빙기의 작동 상태와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정렬 반도건설 시공부문 대표는 “안전은 본사에서 지시만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협력사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돼야 지킬 수 있다”며 “꾸준한 교육 기회를 마련하고 기상 변화로 현장 근로자의 부담이 큰 만큼 보건 영역에서도 빈틈없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도건설은 ESG경영 도입 이후 현장 탄소배출량 모니터링과 관리, 협력사 안전보건 및 상생경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를 기록했으며 올해 8년 연속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전전문가 “기후재난 대응, 체크리스트보다 현장 실행력이 핵심”

산업안전 전문가 관점에서는 건설현장의 기후재난 대응이 일회성 점검이나 계절별 캠페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염이나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작업환경 자체가 달라진다. 폭염은 온열질환뿐 아니라 근로자의 집중력 저하에 따른 추락·충돌 등 2차 사고 위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집중호우는 토사 유출이나 비탈면·흙막이 시설의 안전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원청이 마련한 안전기준이 협력업체와 현장 근로자에게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는지가 중요하다. 안전관리 체계가 갖춰져 있더라도 공사기간이나 작업 일정 때문에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사고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작업중지권 역시 제도의 존재보다 실제 사용 여부가 중요하다. 근로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때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현장 분위기가 형성돼야 제도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후변화 시대, 건설현장 안전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는 이제 안전모와 안전고리, 추락방지시설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같은 기상현상이 작업환경을 직접 바꾸면서 ‘날씨’ 자체가 주요 위험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반도건설의 안전관리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협력사를 교육 대상에 포함하고 전국 공사현장에 공통 체크리스트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건설현장은 원청과 여러 협력업체 근로자가 함께 작업하는 구조다. 원청 직원에게만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하고 협력업체 관리가 느슨하다면 현장 전체의 안전수준을 높이기 어렵다.

하지만 안전교육을 몇 차례 실시했는지, 체크리스트를 몇 건 작성했는지만으로 안전관리 수준을 평가해서도 안 된다.

체감온도가 기준을 넘어섰을 때 실제 작업이 중단됐는지, 집중호우가 예상될 때 공사일정이 조정됐는지, 협력업체 근로자도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자유롭게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기업이 밝힌 ‘7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 역시 의미 있는 성과라면 이를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과거 사고가 없었다는 기록이 미래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가 건설현장의 새로운 상수가 되고 있다. 앞으로 건설사의 안전 경쟁력은 사고가 발생한 뒤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느냐보다 위험한 기상조건에서 얼마나 과감하게 작업을 조정하고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느냐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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