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를 받지 않겠다는 상징적 조치 뒤에 실질적 권한은 그대로 유지되는 구조라면, 오히려 책임성과 투명성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 이사회는 지난 2일 최 명예회장의 복귀 안건을 의결했다. 일부 사외이사가 반대·기권 의견을 낸 점은 이례적이지만, 결국 안건이 통과됐다는 점에서 “형식적 견제에 그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문제는 ‘무보수’가 책임경영의 본질을 비껴간다는 데 있다.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급여·성과보수 등 금전적 책임 구조에서는 빠져나가는 형태는, 성과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책임 추궁을 어렵게 만든다. 재계 한 관계자는 “보수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영 판단의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가 흐려질 수 있다”며 “권한은 유지하고 책임은 희석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명예회장이라는 직함 아래 비공식적 의사결정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식 직책이 아닌 만큼 이사회 통제나 내부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보이지 않는 경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SK그룹이 최근 사업 구조 재편과 재무 안정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불투명한 권한 구조는 오히려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직 내부의 긴장도가 높아진 시점에서 오너의 비공식적 개입이 확대될 경우, 의사결정 일관성과 책임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배구조측면에서도 역행 논란이 불가피하다. 시장은 그동안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을 요구해 왔지만, 이번 결정은 “오너 영향력은 유지하면서 비용만 제거한 조치”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는 ‘무보수’보다 ‘권한과 책임의 일치’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는 점에서 부정적 시그널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언이 실질적 변화를 동반하지 않을 경우 ‘이미지 관리’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 의사결정 기록 공개, 책임 소재 명확화 등 구체적 장치 없이 상징적 메시지만 앞세울 경우, 오히려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에서는 “무보수 선언이 아니라 ‘무책임 구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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