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카카오·네이버페이, 서민금융 재원으로”…김상훈, 서민금융법 개정안 발의

이정윤 발행일 2026-05-20 15:39:43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김상훈 의원(사진)이 소멸시효가 지나 사실상 방치되어 있던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충전 잔액을 서민금융진흥원 휴면계정에 의무적으로 출연하도록
하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이른바 ‘낙전수익’이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공익적 재원으로 전환되는 것은 물론, 원권리자인 소비자들이 기간 제한 없이 언제든 자신의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현재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티머니 등 현대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충전 잔액은 상법 제64조에 명시된 5년의 상사 소멸시효를 적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충전해 두고 5년간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시효가 완성되는 순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영업외 수익인 낙전수익으로 고스란히 귀속되는 구조였다.

 기업이 제공한 서비스가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미리 납입한 소중한 현금성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일정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대기업과 핀테크 업체들의 주머니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불합리한 금융 관행이 지속되어 왔던 셈이다.

 소비자 64% "내 페이 잔액 없어진다고?"…깜깜이 소멸시효의 맹점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이용자가 자신이 충전한 ‘페이’나 ‘머니’에 소멸시효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25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무려 64%가 선불충전금에 소멸시효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모른다’고 답변했다.

 플랫폼 기업들이 충전 유도 마케팅에는 수백억 원을 쏟아붓는 반면, 정작 소비자의 자산이 소멸할 수 있다는 핵심 정보의 고지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깜깜이 소멸시효’의 맹점을 틈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거둬들이는 낙전수입의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선불전자지급 서비스 이용현황' 자료에서, 국내 선불업자들의 낙전수입은 지난 2021년 487억 7,000만 원 수준에서 2022년 470억 1,000만 원, 2032년 557억 8,000만 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 2024년에는 무려 601억 원을 돌파했다.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혈세 같은 자금이 대형 IT 기업과 교통카드 회사들의 무상 수익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던 것이다.

 은행권 ‘휴면예금’ 제도 도입…선불충전금도 똑같이 보호한다

반면 기존 금융권의 대표 격인 은행 예금의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된 이후에도 소비자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비교적 촘촘하게 마련되어 있다. 은행 예금은 시효가 끝나면 서민금융진흥원이 이를 ‘휴면예금’으로 이전받아 안전하게 관리하게 된다.

 이를 통해 원래 돈의 주인인 원권리자는 소멸시효가 지난 이후라도 기간의 제한 없이 언제든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해 지급을 청구하고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

 아울러 주인을 찾기 전까지 발생하는 해당 자금의 운용 수익은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저소득층과 서민들을 위한 금융 지원 사업의 재원으로 투입된다.

 김상훈 의원이 발의한 이번 서민금융법 개정안은 바로 이 은행권의 휴면예금 관리 체계를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같은 선불충전금 영역까지 그대로 확대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상법상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선불충전금’을 서민금융법상 ‘휴면예금 등’의 법적 범위에 정식으로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플랫폼 기업들은 시효가 만료된 충전금을 독식할 수 없고, 반드시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해야만 한다.

 특히 소비자는 5년이 지나 소멸한 선불충전금이라 할지라도 국가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통해 기간 제한 없이 상시 환급을 청구할 수 있게 되어 사유재산권을 획기적으로 보호받게 된다.

 
대기업 낙전수익 독점 제동…잠자는 돈, 원권리자와 서민의 품으로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금융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핀테크·플랫폼 산업의 소비자 보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이 소비자의 예치금을 활용해 막대한 이자 수익을 올리는 것도 모자라, 주인을 찾지 못한 자금까지 고스란히 기업 이윤으로 편입시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라 휴면선불충전금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모이게 되면, 주인을 찾기 전까지 발생하는 대규모 운용 수익금 역시 신용 평점이 낮거나 소득이 적어 고리대금에 내몰리는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금융 재원으로 요긴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김상훈 의원은 “선불충전금은 본질적으로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미리 납입해 둔 소중한 개인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아무런 제동 장치 없이 사업자의 낙전수익으로 증발해 버리는 불합리한 구조가 오랜 기간 방치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해 김 의원은 “이번 서민금융법 개정을 통해 모바일 환경의 변화 속에서 까맣게 잊히고 ‘잠자는 페이’와 ‘머니’가 궁극적으로 원권리자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질 것”이라며 “동시에 주인을 찾지 못한 자금은 서민금융 재원으로 귀속시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등 가장 공익적인 목적에 활용될 수 있도록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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