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도심 곳곳에서 멧돼지가 발견되는 일이 늘고 있다. 최근에도 멧돼지가 아파트에 등장, 큰 이슈를 모았다. 하지만 문제는 멧돼지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될 경우 포획이나 사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정말 큰 문제는 멧돼지일까.
멧돼지는 원래 깊은 산에서 활동하는 야생동물이다. 하지만 산림이 훼손되고 개발되고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먹이 감소가 겹치면서 서식 환경이 빠르게 바뀌었다. 특히 주요 먹이 자원이 줄어드는 해에는 먹이를 찾아 이동 반경이 넓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인간의 생활권에서 마주치게 된다.
도시는 멧돼지들에게 낯선 곳이지만 동시에 음식물 쓰레기나 농작물, 조경 식물 등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문제는 멧돼지는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라는 점이다. 사람은 안전을 이유로 멧돼지를 제거하고 멧돼지는 생존을 위해 또 산에서 내려온다.
매번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공존이라는 단어는 쉽게 설 자리를 잃는다. 하지만 공존은 감상적인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멧돼지 출몰의 근본적인 원인이 서식지가 단절되는 것과 먹이가 부족한 것을 꼽는다. 즉, 도심에서 발견된 멧돼지를 사살하는 방식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남은 개체들이 더 넓은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출몰 빈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생태 통로를 확보하거나 먹이 유인 요소를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의 관리를 강화하고 야생동물이 접근할 수 없는 차단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멧돼지를 마주쳤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멧돼지를 위협하거나 먹이를 주는 행동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신 거리를 유지하고 출몰 정보를 신속히 알리는 것이 안전과 공존 모두를 위한 대응이 된다. 도시가 야생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가 사는 공간 역시 더 넓은 생태계의 일부이기 때문.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했다는 소식만으로도 공포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침입이 아니라 인간이 바꿔온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없앨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의논이 필요할 때다.
사진=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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