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답이 있다? 폐기물 낙엽이 토양에서 사라지는 비닐로 

안영준 발행일 2026-05-02 22:34:52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밖에 나가면 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낙엽이 농업 현장의 골칫거리인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낙엽을 활용해 자연에서 분해되는 농업용 멀칭 필름을 개발하면서 지속가능한 농업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근 건설및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 연구팀이 캠퍼스와 대전 갑천 인근에서 모은 낙엽을 활용, 친환경 농업용 멀칭 필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땅속에서 분해되는 것으로 쓸모없이 버려지는 낙엽을 고부가가치를 지닌 기능성 소재로 탈바꿈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농업에서 널리 사용되는 멀칭 필름은 토양 수분을 유지하고 잡초 성장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제품은 석유를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용 후에 회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토양에 잔존해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유발하는 든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낙엽을 원료로 한 생분해성 필름 제작에 주목했다. 낙엽은 식량 자원과 경쟁하지 않는 비식용 바이오매스이면서도 적절한 공정을 거치면 고기능성 소재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핵심은 낙엽 속에 식물 세포 구조를 활용하는 데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친환경 용매를 이용해 낙엽에서 나노셀룰로오스를 추출, 생분해성 고분자와 결합한 뒤 필름 형태로 가공했다. 특히 제조 전 과정에서 물을 기반으로 한 공정을 적용해 유해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하했다고 해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필름은 실제로도 사용이 가능할까? 실제 농업 환경에서도 의미 있는 성능을 보였다고 한다. 자외선을 차단하고 토양 수분 증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작물 생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실험에서는 해당 필름을 사용한 작물이 더 안정적인 초기 생육 상태를 나타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해당 필름은 토양 내에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분해되고 분해 과정에서 식물이 성장하는 데 있어 해로운 영향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기존 플라스틱 필름이 남기는 잔류물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는 폐기물을 줄이는 수준을 벗어나 농업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자원 순환형 기술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특히 가을철에 대량으로 발생하는 낙엽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와 농촌 모두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술이 상용화되면 농업 폐기물 관리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물론 토양 건강 회복과 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생산 단가와 내구성, 대량 생산 공정 등이 해결된다면 친환경 농업 소재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이처럼 버려지던 낙엽이 문제 해결의 열쇠로 떠오른 지금. 자연에서 얻은 해법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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