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
  데일리환경
닫기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생활
  • 세계
  • IT/과학
  • 보도자료
  • 인사/부고/사고
  • 오피니언
  • 지면보기

#탄소중립

기사
  • 유엔환경계획, 1.5도 초과 최소화하려면 2035년 배출량 45% 감축 필요
    세계

    유엔환경계획, 1.5도 초과 최소화하려면 2035년 배출량 45% 감축 필요

    UNEP 2026 배출량 격차 보고서…2030년 18%, 2040년 69% 감축 경로 제시 온난화 정점 1.7~1.8도 전망…2100년 1.5도 복귀 경로 분석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구 평균기온의 1.5도 초과를 최소화하고 금세기 말까지 다시 1.5도 이하로 낮추려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 수준과 비교해 2030년 18%, 2035년 45% 줄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2040년에는 69% 감축이 필요하다. UNEP는 2026년 배출량 격차 보고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1.5도 초과 경로를 분석했다. 이 경로에서는 금세기 중반 무렵 온난화 정점이 약 1.7~1.8도까지 오를 수 있지만, 이후 이산화탄소 제거를 늘려 2100년에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되돌릴 가능성을 약 50%로 본다. 보고서의 핵심은 초과 자체를 피하기 어렵더라도 정점의 높이와 초과 기간을 줄이는 감축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이다.UNEP는 각국의 공약과 실제 정책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후정책이 여러 국가와 부문에서 배출 증가를 낮추는 성과를 냈지만, 현재의 진전만으로는 필요한 경로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남은 시간 안에 감축 폭을 키우려면 전력·수송·건물·산업·토지 이용 전반에서 화석연료 의존을 낮추고 청정에너지 투자를 빠르게 늘려야 한다.보고서는 특히 단기 감축의 누적 효과를 강조한다. 2030년 목표를 미루면 이후 같은 온도 경로를 유지하기 위해 더 가파른 감축과 더 많은 이산화탄소 제거가 필요해진다. 이산화탄소 제거는 대체 수단이 아니라 배출을 먼저 줄인 뒤 남은 배출과 과거 누적분을 다루는 보완 수단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의미다.이번 전망은 각국 정부의 장기적인 탄소중립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도 보여준다. 실제 배출량을 줄이는 국가별 정책, 에너지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금융, 개발도상국의 감축·적응 역량을 뒷받침하는 국제협력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감축 목표를 법과 예산, 산업 투자 일정으로 구체화하고 매년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한국에도 보고서의 경고는 전력과 산업 구조를 동시에 바꾸라는 과제로 이어진다. 다만 이번 기사에서는 UNEP가 한국에 별도 감축률을 제시했다고 해석하지 않는다.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부문별 정책은 국내 공식 계획과 유엔기후변화협약 제출자료를 별도로 대조해 판단해야 한다.UNEP의 결론은 1.5도 목표를 둘러싼 논의를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이미 발생한 초과 위험을 인정하되, 가능한 한 낮은 정점과 짧은 초과 기간을 만들기 위해 지금 감축 속도를 높이라는 요구다. 2030년까지의 선택이 2035년과 2040년의 부담, 그리고 2100년의 회복 가능성을 함께 좌우하게 된다.
    2026-10-23 20:13:41 유승철
  • 청년이 제안한 탄소중립 해법, 기업 현장과 만나다…넷제로프렌즈 8개 팀 성과 공개
    사회

    청년이 제안한 탄소중립 해법, 기업 현장과 만나다…넷제로프렌즈 8개 팀 성과 공개

    - 전국 대학생 158개 팀·405명 참여…아모레퍼시픽·풀무원과 협력 - 최우수 2개 팀, 11월 튀르키예 COP31 한국관에서 기후 대응 아이디어 발표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상에서 발견한 환경문제를 청년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기업이 보유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결합해 탄소중립 실천방안을 구체화한 성과가 공개됐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2026년 넷제로프렌즈 제4기 성과공유회 및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청년들이 제안한 기후위기 대응 아이디어를 기업 현장과 연결하고,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킨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넷제로프렌즈는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고 청년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2023년부터 운영해 온 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단순히 환경보호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기업이 실제로 해결해야 할 탄소중립 과제를 제시하고, 청년들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실행형 프로젝트로 운영됐다.올해 사업에는 국내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풀무원이 협력기업으로 참여했다. 두 기업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탄소중립 과제를 제시했으며, 청년 참가자들은 생활 속 경험과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제안했다.지난 7월 진행된 공모에는 전국 대학생 158개 팀, 총 405명이 지원했다.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이 기업의 실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높은 참여 열기를 보였다. 위원회는 서류심사를 통해 16개 팀을 선발한 뒤 해커톤과 발표심사를 거쳐 최종 8개 팀을 선정했다. 해커톤은 참가자들이 제한된 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해결방안을 개발하는 협업 방식으로,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는 과정이다.최종 선발된 8개 팀은 지난 9월 한 달 동안 아모레퍼시픽과 풀무원 실무진의 멘토링을 받으며 제안한 아이디어를 더욱 구체적으로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현장 실무자들과 협의하며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청년들의 자유로운 발상에 기업의 기술과 경험이 더해지면서 탄소중립을 위한 새로운 협력모델을 만들어 간 것이다. 최종 심사 결과 최우수상은 '넷제로가꿈'과 '풀코스' 등 2개 팀이 차지했다.우수상에는 '리모아'와 '함께할끼니'가 선정됐으며, 장려상은 '아모레파티', '컬스파', '포어스', '루틴' 등 4개 팀에 돌아갔다. 이날 성과공유회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은 넷제로가꿈과 풀코스가 그동안 준비한 탄소중립 아이디어와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특히 두 팀은 오는 11월 튀르키예에서 개최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참관하고, 한국관 부대행사에서 올해 넷제로프렌즈 활동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청년들이 기업과 함께 고민한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국제무대에서 소개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 기후재원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다. 이번 COP31 참가를 통해 청년들은 세계 각국의 기후정책과 기술 동향을 접하고, 국내에서 발전시킨 아이디어를 국제사회에 소개하는 경험을 쌓게 된다.넷제로프렌즈의 의미는 청년들의 환경보호 활동이 기업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연결됐다는 데 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남은 배출량은 흡수·제거해 순배출량을 영(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과 산업구조 개선뿐 아니라 제품 생산과 유통, 소비, 폐기 과정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은 친환경 소재와 제품 개발, 자원순환 확대, 에너지 사용 절감 등 여러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그러나 기존의 업무방식이나 기술적 접근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도 존재한다. 청년들이 참여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일상에서 발견한 문제와 새로운 소비문화, 다양한 생활 경험을 기업의 환경경영과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시각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고, 청년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검토되고 발전하는지 경험할 수 있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은 거대한 산업설비를 바꾸는 것뿐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과 자원을 순환시키는 과정,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작은 변화라도 다양한 기업과 소비자의 참여로 이어진다면 환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를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정부와 기업, 청년이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실천적인 방안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청년들이 미래의 기후 리더로 성장해 사회 각 분야에서 역할을 해주기를 당부하며, 미래세대가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대응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정부나 특정 산업의 과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소비하는 시민, 새로운 해결방안을 제안하는 청년들이 함께 참여할 때 일상과 산업 현장에서도 변화의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넷제로프렌즈 성과공유회는 청년들의 환경 아이디어가 기업의 현실적인 과제와 만나 구체적인 해결방안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기후위기라는 커다란 과제 앞에서 청년들이 던진 작은 질문과 새로운 발상이 미래의 지속가능한 산업과 생활문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
    2026-10-22 07:11:31 안영준
  • 세종시 카페 40곳 다회용컵 사용 확대…반납하면 보증금 1000원에 탄소중립포인트 300원
    사회

    세종시 카페 40곳 다회용컵 사용 확대…반납하면 보증금 1000원에 탄소중립포인트 300원

    - 정부세종청사 밖 카페 20곳 추가 참여…일회용컵 연간 200만 개 이상 감축 기대 - 무인반납기 확대하고 세척·재공급 체계 구축…일상 속 자원순환 문화 확산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버려지는 일회용컵이 다시 사용하는 다회용컵으로 바뀌면서 세종시의 일상 풍경에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출근길 손에 들린 커피 한 잔이 쓰레기로 남는 대신, 반납과 세척을 거쳐 또 다른 시민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자원순환 체계가 확대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9일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시의회, 자원순환사회연대와 함께 '세종시 다회용 컵 전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정부세종청사에서 시행해 온 다회용컵 보증금제를 청사 밖 커피전문점과 주변 생활권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으로 정부세종청사 인근 카페 9곳과 세종시청 인근 카페 11곳 등 20곳이 새롭게 참여한다. 기존 정부세종청사 내에서 다회용컵 보증금제를 운영하던 20곳을 포함하면 참여 매장은 총 40곳으로 늘어난다.그동안 정부청사 내부를 중심으로 운영됐던 다회용컵 사용이 공공기관 주변 상권과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이다.다회용컵 보증금제는 시민들이 커피 등 포장 음료를 구매할 때 음료 가격과 별도로 컵 보증금 1000원을 지불하고,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컵을 구입한 매장뿐 아니라 보증금제 참여 매장이나 무인반납기에서도 반납할 수 있으며, 무인반납기를 이용하면 휴대전화를 통해 보증금이 환급된다.특히 다회용컵을 반납하는 시민에게는 보증금 환급과 별도로 컵당 300원의 탄소중립포인트가 지급된다. 다만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는 탄소중립포인트 홈페이지와 다회용컵 운영업체의 홈페이지 또는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해야 한다.시민 입장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하면서 경제적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정부는 다회용컵 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뿐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주차장과 버스정류장, 주변 상가 등에도 무인반납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일회용컵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사용한 컵을 쉽게 반납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커피를 구입한 장소와 반납하는 장소가 달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생활권 곳곳에 회수망을 구축한다는 취지다.회수된 다회용컵은 위생적인 세척과 검수 과정을 거쳐 다시 커피전문점에 공급된다.세척 과정은 애벌 세척을 시작으로 초음파 세척, 고온·고압 세척, 고온 건조, 자외선 살균, 인공지능(AI) 영상검수, 밀봉 및 이중포장 등 모두 7단계로 구성된다.특히 인공지능 영상검수는 세척을 마친 컵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반복 사용에 따른 위생과 품질 관리에 활용된다.다회용컵이 일상적인 소비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용 편의성과 함께 위생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세척과 관리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다회용컵 보증금제에 참여하는 커피전문점에도 지원이 이뤄진다. 정부는 컵 수거와 세척, 재공급에 필요한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다회용컵 사용 실적에 따라 컵당 30원의 탄소중립포인트를 지급한다.참여 매장에는 '일회용품 줄여가게' 안내문을 부착해 시민들이 다회용컵 이용 가능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또한 평가를 통해 우수매장으로 선정된 업소에는 현판 수여와 소상공인정책자금 우대금리 적용 등의 혜택도 마련된다.이번 사업에서 세종시는 참여 매장 모집과 무인반납기 설치, 컵 회수·세척·재공급 체계 구축을 담당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맡고, 세종시의회는 시민 참여와 공감대 확산에 협력한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참여 매장의 다회용컵 사용량 등 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세종시의 다회용컵 사용은 2023년 6월 정부세종청사 내 전체 커피전문점에 보증금제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이후 정부는 공공기관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왔으며, 지난해 4월에는 '공공기관 일회용품 등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을 개정해 청사 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거나 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협약은 공공기관 내부에서 시작된 일회용품 감축 노력을 시민 생활권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연간 약 200만 개 이상의 일회용컵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참여를 희망하는 커피전문점을 상시 모집하고,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일회용컵을 줄이고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후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공기관의 실천이 시민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참여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하루에도 수많은 커피가 소비되는 도시에서 컵 하나가 차지하는 공간은 작지만, 그 컵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쓰레기의 양은 결코 적지 않다.마시고 버리는 소비에서 사용하고 돌려주는 순환으로의 변화. 세종시에서 시작된 이번 다회용컵 확대 사업은 환경보호가 특별한 날의 캠페인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생활습관 속에서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6-10-22 07:11:17 안영준
  • EU 자동차 CO₂ 목표 또 완화 논의…2035년 감축률 87.5% 타협안
    세계

    EU 자동차 CO₂ 목표 또 완화 논의…2035년 감축률 87.5% 타협안

    기존 법은 2035년 신차 100% 감축…EU 집행위 90%안보다도 낮춰 저탄소 철강 7.5% 보완 인정…회원국과의 최종 협상 남아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유럽연합(EU)의 2035년 신차 이산화탄소(CO₂) 감축 규제가 다시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의회 내 주요 정당그룹이 승용차의 2035년 CO₂ 감축 목표를 2021년 대비 87.5%로 낮추는 타협안에 합의했다.다만 이번 합의는 유럽의회의 최종 입장이나 EU 법률 개정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정당그룹 내부 승인과 유럽의회 공식 입장 확정, 회원국을 대표하는 EU 이사회와의 협상이 남아 있다. 20일 로이터가 입수한 합의문에 따르면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 중도 성향 리뉴 유럽(Renew Europe)은 승용차 제조사가 2035년 신차 평균 CO₂ 배출량을 2021년 기준보다 87.5% 줄이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 여기에 EU에서 생산된 저탄소 철강을 사용할 경우 최대 7.5%의 보완 크레딧을 인정하는 구조다. 승합차는 2035년 80% 감축 목표가 제시됐다.현행 100%에서 집행위 90%, 의회 타협안은 87.5%현재 EU 법은 훨씬 강하다. EU 집행위원회 공식 자료에 따르면 현행 규정은 2035년 이후 새 승용차와 승합차의 EU 평균 CO₂ 배출량을 2021년보다 100% 줄이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신규 차량의 배출 기준을 제로로 만드는 구조다.그러나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자동차 산업 지원 패키지를 내놓으면서 승용차의 2035년 배기관 배출 감축 목표를 90%로 낮추고, 나머지 10%는 EU산 저탄소 철강이나 e-연료·바이오연료 사용 등으로 보완하는 개정안을 제시했다.이번 유럽의회 정당그룹의 타협안은 집행위원회안보다 한 단계 더 완화된 수준이다. 승용차의 직접 감축 비율을 90%에서 87.5%로 낮추고, 저탄소 철강 사용을 통해 일부를 보완하도록 했다. 2030년 목표는 승용차 55% 감축을 유지하되 승합차는 집행위원회가 제시했던 40%보다 낮은 35% 감축안이 논의되고 있다. 2030년 실적을 2029~2031년 평균으로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성도 포함됐다.규제 완화가 곧 내연기관차의 전면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회 협상안에는 재생가능 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을 무배출 차량으로 인정할 수 있는 방안과 소형·고효율 전기차에 추가 크레딧을 주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EU 집행위원회안 역시 전기차와 수소차를 중심축으로 두면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일부 내연기관차가 2035년 이후에도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유연성을 넓히는 방향이다.전기차 전환 속도와 산업 경쟁력 사이이번 논의의 배경에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문제가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앞서 2035년 승용차 CO₂ 감축 목표를 90%로 낮추되 별도의 보완 의무를 두지 않는 공동 입장에 합의했다. 유럽 자동차업계는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 생산비 상승, 전기차 전환 비용을 이유로 규제 완화를 요구해 왔다. 반면 환경단체와 일부 정치권은 목표 완화가 전기차 투자 속도를 늦추고 EU의 중장기 기후정책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비판한다.시장 흐름은 규제 논의와 별개로 전동화 쪽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8월 EU의 배터리 전기차 신규 등록은 164만1333대로 전체 신차의 21.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8%에서 크게 늘었다. 하이브리드차는 36.6%,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10%였다. 규제 강도가 다소 낮아지더라도 전기차 비중 확대 자체가 멈췄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한국 자동차·배터리 공급망도 영향국내 자동차·배터리 업계에도 이번 협상은 중요한 변수다. 2035년 규제가 완화되면 유럽 시장에서 완전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느려지고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의 수요가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전기차용 배터리와 관련 부품에 집중해 온 공급망에는 성장 속도와 투자 회수 시점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EU 최종 법안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 전략 변화까지 단정하기는 이르다.향후 핵심은 유럽의회 내부 합의가 공식 입장으로 확정되는지와 회원국들이 어느 수준의 목표를 받아들이느냐다. 현재 법정 기준은 여전히 2035년 100% 감축이며, 이를 바꾸려면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이번 타협안은 EU 자동차 기후정책이 완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치적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실제 제조사 의무를 바꾸는 최종 규정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
    2026-10-21 13:30:48 유승철
  • 잠자는 에코백은 장바구니로, 식판에는 먹을 만큼 "청년들 제안 현장으로"
    사회

    잠자는 에코백은 장바구니로, 식판에는 먹을 만큼 "청년들 제안 현장으로"

    - 미래세대 기후행동 공모전 수상팀 선정…현대백화점·CJ프레시웨이서 탄소중립 실천안 시범 운영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집 안에 쌓인 에코백을 다시 장바구니로 쓰고, 식당에서는 처음부터 먹을 만큼 음식을 담도록 돕는다. 청소년과 대학생이 생활 속에서 찾아낸 탄소중립 아이디어가 백화점과 기업 사내식당에서 실행에 옮겨진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환경보전원, 현대백화점, CJ프레시웨이와 함께 추진한 ‘2026년 미래세대 기후행동 공모전’의 최종 수상팀을 확정하고, 우수 기획안을 기업 현장에 시범 적용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에는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청소년 6개 팀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청년 6개 팀 등 모두 12개 팀이 참여했다. 기업이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탄소중립 과제를 제시하고, 참가자들이 현장 탐방과 실무자 조언을 바탕으로 실행 방안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청소년들은 현대백화점과 함께 사용하지 않는 에코백의 재사용과 헌 옷의 재활용 방안을 고민했다. 대학생들은 CJ프레시웨이와 저탄소 메뉴 선택 확대, 일회용 포장재 사용 감축, 구내식당 잔반 줄이기를 주제로 활동했다.참가팀은 약 5개월 동안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의 조언을 받아 아이디어를 다듬었다. 최종 평가에서는 실제 운영 가능성과 창의성, 지속 가능성, 기후변화 대응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했다.청소년 부문 대상인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은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쿨로직’ 팀에 돌아간다. 입지 않는 패딩의 소재를 활용해 달리기용 방한 조끼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버려질 의류의 보온 기능을 새로운 제품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최우수상인 현대백화점 사장상은 기부받은 에코백을 매장에서 사용하는 순환 장바구니로 전환하는 방안을 낸 민족사관고등학교 ‘우박주의보’ 팀이 받는다. 선인고등학교 ‘에코스텝’ 팀은 버려지는 마우스패드를 실내화로 만들어 판매하는 아이디어로 우수상인 한국환경보전원장상에 선정됐다.청년 부문 대상은 가톨릭대학교 ‘플레트-오(Plate-O)’ 팀이 받는다. 이 팀의 ‘한입만’ 기획안은 식당 이용자가 처음부터 자신이 먹을 만큼 선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배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음식 낭비를 줄이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최우수상인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상은 충북대학교 ‘알맞담’ 팀에 돌아간다. 자율 배식 식당에 적정 배식량을 안내해 이용자가 알맞은 양을 담도록 돕는 캠페인을 제시했다.우수상인 한국환경보전원장상은 한동대학교 ‘무빙루프’ 팀이 받는다. 모양이 고르지 않아 버려지는 규격외 채소를 저탄소 메뉴로 활용하고, QR코드로 가상의 사과 캐릭터 ‘큐리’를 키우는 참여 프로그램을 연결했다. 식단 선택에 재미를 더해 친환경 소비의 참여 폭을 넓히려는 시도다.수상작 일부는 이미 현장 운영에 들어갔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본사 사내식당과 간식 판매 공간에서 청년 부문 수상팀 3곳의 잔반 감축 및 저탄소 메뉴 기획안을 시범 운영한다.현대백화점은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무역센터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청소년 부문 최우수상 팀의 ‘에코백 다시 쓰기 인증’ 기획안을 운영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 일정은 현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이번 사업은 미래세대가 기업의 환경 과제에 해결책을 제안하고 실행 과정에도 참여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학생들의 구상이 실제 소비와 식사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이어지면서, 시민들도 일상에서 자원 재사용과 음식물 낭비 줄이기에 동참할 기회를 갖게 된다.오일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백화점과 사내식당에서 실제로 활용되는 것은 미래세대가 탄소중립의 주체임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업과 미래세대가 함께 해법을 만드는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6-10-19 07:30:48 안영준
  • 기후위기 시대 원자력의 재평가
    IT/과학

    기후위기 시대 원자력의 재평가

    탄소중립의 구원투수인가, 또 다른 위험인가…AI 시대 전력 수요가 부른 '원전 르네상스'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기후위기 대응이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원전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줄여야 할 에너지원'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전력원이라는 점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전력 안보, 인공지능(AI) 확산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맞물리면서 세계 에너지 정책의 중심에 다시 원전이 등장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와 AI 산업,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세계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과정에서 원자력이 향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원자력 발전의 가장 큰 장점은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태양광과 풍력처럼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급격히 변하지 않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원전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원전 의존도를 가진 국가 중 하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해 원전 기반의 저탄소 전력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원전 덕분에 대규모 저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미래 산업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반면 독일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독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단계적인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 2023년 마지막 원전을 폐쇄했다. 그러나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과 화석연료 의존도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이 원자력 발전 비중을 크게 줄인 것이 "전략적 실수"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독일 측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반박하며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미국에서는 AI 산업이 원전 부활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안정적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원전과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거나 차세대 원전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폐쇄됐던 원전의 재가동 추진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원전은 다시 첨단산업 인프라의 한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특히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규모가 작고 공장 제작 방식을 활용할 수 있어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다만 아직 상업적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 경제성과 수익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그러나 원전을 둘러싼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으며, 대형 사고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존재한다. 신규 원전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과 긴 공사 기간이 필요해 경제성 논란 역시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원전 프로젝트는 예산 초과와 공기 지연 문제를 겪고 있다.환경계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 활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 기술 발전을 통해 원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본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원전의 필요성 자체보다 얼마나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흥미로운 점은 원전을 둘러싼 논쟁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안전성이 주된 쟁점이었다면, 오늘날에는 "기후위기와 AI 시대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원전 없이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IEA는 세계 원전 발전량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원자력이 다시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기후위기 시대의 원자력은 더 이상 단순한 찬반 논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가 됐다. 탄소배출 감축과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안전성이라는 복합적인 과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의 해법이 될지,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될지는 앞으로의 기술 발전과 정책 선택에 달려 있다.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2026-09-27 09:10:56 정민오
  • 재생에너지, 올해 석탄 발전 추월 전망…EU 2분기 비중 54%
    세계

    재생에너지, 올해 석탄 발전 추월 전망…EU 2분기 비중 54%

    IEA “2026년 재생전력 8% 이상 증가”…2027년 세계 전력의 37% 전망 한국도 2035년 발전비중 30% 이상 목표…전력망·저장장치 확충이 관건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유럽연합(EU)에서 올해 2분기 생산된 전력의 절반 이상이 재생에너지에서 나왔다.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이 지난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EU 순전력생산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은 54.1%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54.3%보다 0.2%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발전량의 절반을 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적으로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올해 처음 석탄 발전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가장 많이 이끈 것은 태양광이었다. 2분기 재생에너지 발전량 가운데 태양광 비중은 41.6%로 전년 동기 37.0%보다 높아졌다. 풍력이 27.7%, 수력이 22.6%로 뒤를 이었다. 국가별 격차는 컸다. 라트비아는 2분기 발전량의 97.7%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했고 덴마크 94.3%, 크로아티아 92.2%를 기록했다. 반면 슬로바키아는 19.8%, 체코 20.9%, 몰타는 24.5%에 머물렀다.세계 전력시장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IEA가 지난 7월 발표한 ‘Electricity Mid-Year Update 2026’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2026년 8% 이상 증가해 석탄 발전량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세계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한 비중은 약 33%였으며 2027년에는 37%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후보 정보에 제시된 ‘2026년 상반기 세계 재생에너지 비중 35% 돌파’라는 IEA 공식 통계는 확인되지 않아 기사에는 사용하지 않았다.성장의 중심은 태양광이다. IEA는 2026년 세계 태양광 발전량이 약 600TWh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기록한 연간 증가폭과 비슷한 규모다. 태양광은 올해 풍력을 넘어 수력 다음으로 발전량이 많은 재생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도 약 800GW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4분의 3 이상을 태양광이 차지했다.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망 운영은 더 복잡해진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발전설비만 늘려서는 전력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IEA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송·배전망 확충과 현대화, 배터리와 양수발전 등 저장장치, 수요반응과 유연한 전력시장 운영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력망 연결이 늦어지거나 출력제어가 늘면 새로 설치한 발전설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한국도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올해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2035년 발전량 비중 30%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18.8%보다 장기적으로 더 빠른 확대를 추진하는 방향이다. 정부는 대규모 태양광·풍력 프로젝트와 함께 계통 보강, 에너지저장장치(ESS), 입지·인허가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국가별 수치를 비교할 때는 기준 차이도 주의해야 한다. Eurostat의 54.1%는 2026년 2분기 EU ‘순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한 비중이고, IEA의 세계 수치는 연간 발전량을 기준으로 한 실적과 전망이다. 한국의 2035년 30% 이상도 현재 실적이 아니라 정책 목표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어느 지역의 전환 속도를 평가하기보다는 발전구조와 전력수요, 계통 여건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재생에너지의 다음 과제는 설치량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력계통에 흡수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이 빠르게 늘면서 세계 전력생산의 중심축이 화석연료에서 저탄소 전원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송전망과 저장장치 투자가 따라가지 못하면 발전량 증가가 실제 화석연료 감소로 이어지는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 올해 재생에너지가 석탄 발전을 넘어설 것이라는 IEA 전망이 현실화할지와 함께 각국이 전력망 병목을 얼마나 빠르게 풀어내는지가 에너지 전환의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결국 발전설비 확대와 계통 투자 속도가 함께 맞물려야 재생에너지 증가가 실제 전력부문 탈탄소화로 이어질 수 있다.
    2026-09-21 22:25:10 유승철
  • 뒤섞인 폐플라스틱, 90% 이상 고순도 수소로 … 탄소는 광물에 가뒀다
    사회

    뒤섞인 폐플라스틱, 90% 이상 고순도 수소로 … 탄소는 광물에 가뒀다

    - 이화여대·UCLA 공동연구진, PET·PE·PP 선별 없이 처리하는 ‘알칼리 열처리’ 개발 - 기존 수증기 가스화보다 300~400℃ 낮은 온도…플라스틱 탄소 75% 이상 고체·액체로 포집 - 실험실 단계 성과…수산화나트륨 회수·에너지 소비·경제성 검증은 과제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ScienceDaily 자료에 따르면, 버려진 페트병과 비닐, 플라스틱 용기를 종류별로 선별하지 않고 한꺼번에 처리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밝혔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소 대부분을 고체 광물이나 액상 물질로 붙잡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방식이다.이화여자대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공동연구진은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을 고순도 수소로 직접 전환하면서 탄소를 공정 내부에 저장하는 ‘알칼리 열처리(Alkaline Thermal Treatment·ATT)’ 기술이다.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알칼리 열처리를 이용한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의 선택적·직접적 수소 생산과 탄소 저장’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PNAS 연구논문에는 박지은·김현아·서혜린·이지원·임형규·정원호 연구원과 알리사 박 UCLA 교수, 김우재 이화여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플라스틱 선별 없이 하나의 반응기에서 처리폐플라스틱 재활용의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종류별 선별이다. 플라스틱은 분자구조와 녹는점, 첨가제가 서로 달라 기존 기계적 재활용 과정에서는 PET, PE, PP 등을 분리해야 한다. 오염되거나 여러 재질이 섞인 폐기물은 재활용이 더욱 어렵다.연구진이 개발한 ATT 공정은 음료수병 등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비닐과 포장재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PE), 식품용기 등에 널리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반응기에서 처리한다.UCLA 연구 발표에 따르면 반응기에 플라스틱과 수산화나트륨을 투입한 뒤 열을 가하면 플라스틱의 탄소·수소 결합이 끊어지면서 수소가 생성된다. 연구진의 실험에서 생산된 수소의 순도는 90%를 넘었다. PET는 산소를 포함한 분자구조 때문에 알칼리 조건에서 비교적 쉽게 분해됐다. 반면 탄소와 수소 결합으로만 이뤄진 PE와 PP는 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처음에는 수소 생산량이 적었다.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산화 전처리’를 추가했다. PE와 PP를 본반응에 넣기 전 비교적 낮은 온도의 공기에 잠시 노출해 고분자 사슬에 산소 작용기를 만들었다. 이 작용기가 알칼리 반응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작용하면서 기존에는 잘 분해되지 않던 PE와 PP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기존 가스화보다 300~400℃ 낮은 온도현재 혼합 폐플라스틱에서 수소나 합성가스를 얻는 대표적인 방법은 고온 가스화다. 그러나 가스화는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플라스틱에 포함된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배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ATT 공정은 PET를 처리할 때 기존 수증기 가스화보다 300~400℃ 낮은 온도에서 더 많은 수소를 생산했다. 필요한 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공정의 에너지 소비와 운영비를 낮출 가능성을 보여준다.다만 ‘처리 온도가 낮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공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열을 공급하는 전력이 화석연료에서 생산된다면 간접배출이 발생한다. 수산화나트륨의 제조와 회수, 전처리, 생성물 정제에 들어가는 에너지까지 포함한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하다.플라스틱 속 탄소 75% 이상 고체·액체로 포집이번 기술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수소 생산과 탄소 포집이 하나의 반응기 안에서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수산화나트륨은 플라스틱이 분해될 때 나오는 탄소와 반응해 고체 탄산나트륨을 만든다. 실험 결과 플라스틱에 들어 있던 탄소의 75% 이상이 안정적인 탄산염 화합물이나 액상 유기 잔류물에 남았다. 기체 상태로 이동한 탄소는 13% 미만이었으며, 반응 과정에서 대기로 직접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미미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생성된 탄산나트륨은 별도의 회수 과정을 거쳐 탄산칼슘으로 전환할 수 있다. 탄산칼슘은 탄소가 안정된 광물 형태로 결합한 물질로, 건축자재와 제지·도료 등 여러 산업에서 사용된다.그러나 탄산칼슘을 실제 제품 원료로 활용하려면 순도와 유해물질 함량, 장기 안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탄산염이 생성됐다는 사실과 탄소가 영구적으로 격리됐다는 판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액상 유기 잔류물 역시 추가 처리 과정에서 탄소가 다시 배출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그린수소’ 아닌 폐기물 기반 저탄소 수소이번에 생산된 수소를 태우거나 연료전지에 사용하면 이용 단계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곧바로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그린수소’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플라스틱은 대부분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원료 자체가 화석탄소를 포함한다. 따라서 이 기술의 환경적 가치는 폐플라스틱을 단순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경우와 비교해 수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탄소를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재생에너지로 공정 열과 전력을 공급하고, 수산화나트륨을 회수·재사용하며, 탄산염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면 기존 플라스틱 가스화보다 탄소배출을 크게 낮춘 ‘폐기물 기반 저탄소 수소’ 생산기술이 될 수 있다.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세 가지 문턱연구진도 이번 성과가 실험실 규모의 원리 검증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우선 음식물과 금속, 염소계 플라스틱, 첨가제 등이 섞인 실제 생활폐기물에서도 공정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두 번째 과제는 수산화나트륨이다. 수산화나트륨은 플라스틱 분해와 탄소 포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생산 과정에 상당한 전력이 필요하다. 사용한 알칼리를 얼마나 회수하고 반복 사용할 수 있는지가 경제성과 환경성을 좌우한다.마지막은 규모 확대다. 연속식 반응기 설계와 수소 정제, 탄산염 분리, 부식 방지, 안전관리 비용을 모두 포함한 기술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1톤당 수소 생산량과 에너지 투입량, 탄소의 실제 순저장량도 실증시설에서 검증돼야 한다.기자의 시선폐플라스틱을 수소로 바꾸는 기술은 자칫 “플라스틱을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폐기물 정책의 우선순위는 여전히 일회용품 감축과 재사용, 고품질 재활용이어야 한다.그럼에도 오염되거나 여러 재질이 뒤섞여 기존 방식으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은 계속 발생한다. 이번 기술의 의미는 이러한 잔여 폐기물을 무조건 태우는 대신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고, 그 과정에서 탄소까지 붙잡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플라스틱 문제와 수소경제, 탄소포집을 하나의 반응기에서 연결한 발상은 분명 진전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청정’이라는 수식어보다 실제 수치다. 투입한 에너지보다 충분한 수소를 얻을 수 있는지, 탄소가 수십 년 이상 안정적으로 저장되는지, 기존 재활용과 소각보다 환경 부담이 작은지를 실증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2026-09-17 09:33:14 안영준
  • 한우산업에도 ‘탄소중립’ 잣대 … 법은 시행됐지만 감축 목표는 아직 빈칸
    사회

    한우산업에도 ‘탄소중립’ 잣대 … 법은 시행됐지만 감축 목표는 아직 빈칸

    - 국내 축산업 최초 탄소중립 명시한 개별 산업법 가동 - 저탄소 사육 지원 근거 마련했지만 농가별 감축량·예산·성과 공개 없으면 ‘산업 지원법’ 머물 수도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9월,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률·시행령·시행규칙을 살펴 보면 한우산업을 탄소중립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별도의 법적 틀이 처음으로 가동됐다. 정부가 한우산업의 육성과 농가 경영안정을 넘어 저탄소 사육구조 전환을 법률의 목표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법의 이름에 담긴 ‘탄소중립’을 실제 축산현장의 온실가스 감축으로 연결하려면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농가 지원예산, 성과 측정체계를 후속 종합계획에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정확한 시행 시점을 구분하면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2025년 7월 22일 공포돼 2026년 7월 23일부터 시행됐다. 법에서 위임한 세부사항을 규정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한 달가량 뒤인 8월 21일 제정·시행됐다. 따라서 9월 15일 현재는 법률과 하위법령이 모두 시행 중인 상태다. 법의 정식 명칭은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다. 흔히 ‘한우산업법’ 또는 ‘한우법’으로 불린다. 법은 탄소중립 실현 과정과 축산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한우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한우가격의 안정적 유지와 농가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국가에는 탄소중립 실현에 따른 한우산업 발전과 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마련할 책무가 부여됐다.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환경과 여건에 맞는 한우 생산·사육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우농가에는 탄소중립 실현과 저탄소 축산물 생산, 환경친화적인 축사 관리에 노력해야 한다는 책무가 규정됐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우산업 정책이 5년 단위 법정계획으로 관리된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산업 실태조사와 통계를 바탕으로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연도별 시행계획도 마련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기존 축산정책이 개별 사업과 예산 중심으로 추진됐다면 앞으로는 조사와 통계, 중장기 계획, 연도별 집행계획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는 셈이다. 정부는 한우산업발전협의회도 구성한다. 협의회는 한우 수급조절과 도축·출하 장려금, 송아지 생산안정 지원, 경영개선자금, 교육, 수출기반 조성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법 시행에 맞춰 협의회를 구성하고 그동안 시행되지 못했던 송아지 생산안정 지원사업의 발동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기업의 한우 생산업 참여에도 새로운 조건이 붙었다. 중기업 이상 기업과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 등이 한우 생산업에 참여하려면 저탄소 영농활동을 추진하고, 조사료용 사료작물 재배지를 확보해 조사료 생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한우 수급정책 이행방안, 기존 농가와의 상생방안도 협력계획에 담아야 한다. 해당 지역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 농·축협 등 생산자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요구된다.이번 법 시행은 탄소중립을 축산업의 부수적인 정책과제가 아닌 한우산업의 제도적 목표로 끌어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축산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안에서 장내발효와 가축분뇨 처리, 저메탄 사료, 분뇨 에너지화 등의 과제로 다뤄졌다. 그러나 농가가 어떤 기술을 어느 정도 도입해야 하는지, 그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실제 감축량을 어떻게 측정하고 보상할지에 관한 현장 단위 체계는 충분히 정착하지 못했다.한우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공장 굴뚝처럼 한곳에서 배출되지 않는다. 소의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가축분뇨 저장·처리 과정의 메탄·아산화질소, 사료 생산과 운송, 축사 에너지 사용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농가별 사육 규모와 사료 종류, 출하 기간, 분뇨 처리방식도 달라 단순히 사육 마릿수만으로 감축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저메탄 사료와 사료 효율 개선, 적정 사육기간 관리, 가축분뇨의 퇴비화·에너지화, 축사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농가에는 추가 비용과 관리 부담이 발생한다. 특히 소규모 농가는 배출량 산정과 기록관리, 설비투자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저탄소 기술을 도입한 농가의 생산비가 오르는데도 한우 가격이나 직불금, 장려금에 그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참여가 확산되기 어렵다.문제는 현재 법률과 시행령·시행규칙만으로는 한우산업이 얼마의 온실가스를 언제까지 줄여야 하는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령은 탄소중립과 저탄소 축산구조 전환을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한우산업에 적용할 기준연도와 단계별 감축량, 농가별 의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의 조치까지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이는 당장 농가를 처벌하거나 생산을 제한하기 위한 규제법이 아니라, 산업 전환과 농가 지원을 위한 기본 틀을 만든 법이라는 성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감축 목표와 평가기준이 없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탄소중립’이라는 명칭과 달리 수급조절과 경영안정, 장려금 지급에 무게가 실린 산업지원법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법의 실효성을 가를 첫 시험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마련할 첫 한우산업 종합계획이다. 종합계획에는 최소한 한우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기준연도, 5년간 감축목표, 장내발효와 분뇨 처리 등 배출원별 감축수단, 연차별 예산, 참여 농가 수와 기술 보급률, 실제 감축량을 확인할 측정·보고·검증체계가 포함돼야 한다.농가 규모별 지원 설계도 중요하다. 대규모 농가와 기업은 설비투자와 데이터 관리 여력이 있지만 소규모 농가는 같은 기준을 적용받을 경우 상대적으로 큰 비용 부담을 질 수 있다. 저메탄 사료 구입비와 분뇨처리시설 개선비, 에너지 절감설비 설치비를 보조하고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와 농가소득 감소 위험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성과 공개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교육 횟수와 참여 농가 수, 지원금 집행액만 제시해서는 탄소중립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사업별 온실가스 예상 감축량과 실제 감축량, 농가 부담액, 한우 한 마리 또는 쇠고기 생산량당 배출량 변화 등을 함께 공개해야 정책이 환경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평가할 수 있다.소비자에게 저탄소 한우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인증과 표시만 늘리고 생산단계의 감축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그린워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검증 가능한 감축 실적과 농가의 추가 비용을 공개하고 공공급식·유통업체의 우선 구매와 연계한다면 탄소를 덜 배출한 한우가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한우산업법은 축산업과 탄소중립을 별개의 문제로 다뤄온 정책에서 한 걸음 나아갔다. 그러나 법률의 명칭이 곧 온실가스 감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태조사와 종합계획은 출발점일 뿐이다. 첫 종합계획에 수치화된 감축목표와 충분한 농가 지원예산, 검증 가능한 성과지표가 담길 때 비로소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이라는 법의 이름이 현장에서 힘을 얻게 된다.정부가 무엇을 계획했는지보다 실제로 한우 한 마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얼마나 줄었는지, 그 과정에서 농가의 부담은 얼마나 낮아졌는지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를 함께 해결하지 못한다면 탄소중립은 농가에는 새로운 행정 부담으로, 시민들에게는 실체가 불분명한 정책 구호로 남을 수 있다.
    2026-09-16 07:41:50 안영준
  • 일본·아세안,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함께 푸는 ‘CAMPUR’ 추진
    세계

    일본·아세안,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함께 푸는 ‘CAMPUR’ 추진

    일본과 아세안 국가들이 탄소중립 정책을 경제·사회 문제 해결과 연결하기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섰다.일본 환경성은 2026년 8월 31일, 일본과 아세안 회원국이 참여한 ‘제2차 전 지구적 이행점검을 위한 일본·아세안 협력회의’를 8월 27일부터 이틀 동안 도쿄에서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일본을 비롯해 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아세안 사무국과 아세안에너지센터, 동아시아·아세안경제연구센터,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등 국제기구와 연구기관도 함께했다.참가국들은 탄소중립과 지역의 경제·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협력사업의 명칭을 ‘CAMPUR’로 정했다. CAMPUR는 ‘지역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을 위한 기후행동(Climate Action for Mutual Prosperity Under Regional cooperation)’을 뜻한다.이번 협력이 주목되는 이유는 탄소 감축을 단순한 환경 규제로만 보지 않고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 지역경제, 시민 생활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 단계와 에너지 구조가 서로 다른 아세안 국가들이 동일한 감축 방식을 따르기 어려운 만큼, 각국의 현실에 맞는 전환 사례를 공유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일본과 아세안은 회의에서 각국의 우수 정책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 중간보고서의 구성도 논의했다. 이 보고서는 2026년 11월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 제출될 예정이다.다만 공동사업이 선언적인 협력에 머물지 않으려면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재원, 추진 일정, 성과 평가 방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의 에너지 전환을 지원할 금융·기술 협력 역시 CAMPUR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움직임은 아시아의 탄소중립이 개별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력망과 산업 공급망, 금융시장이 국경을 넘어 연결돼 있는 만큼 탄소 감축 역시 지역 단위의 공동 전략과 책임 있는 이행 체계가 필요하다.
    2026-09-14 07:27:08 정이든 청년기자
  •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탄소중립의 숨은 조력자, '고래'
    세계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탄소중립의 숨은 조력자, '고래'

    - 고래 한 마리가 숲처럼 탄소를 품는다 … 탄소중립의 새로운 동맹 ‘웨일카본'
    [데일리환경=안영준기자 dailyt@naver.com] 고래는 거대한 몸에 탄소를 저장하고 바다 곳곳으로 영양분을 운반한다. 죽은 뒤 심해로 가라앉은 사체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며 일부 탄소를 오랫동안 깊은 바다에 남긴다. 그러나 고래를 ‘움직이는 탄소배출권’으로 환산하려는 순간 과학적 불확실성과 윤리적 문제가 시작된다. 고래의 몸은 어떻게 탄소 저장고가 되나대왕고래와 참고래, 혹등고래 같은 대형고래는 수십 년에서 100년 가까이 살며 거대한 몸을 만든다. 고래가 크릴과 물고기 등 먹이를 먹고 성장하는 동안 먹이에 포함된 탄소 일부가 지방과 근육, 뼈 등 몸속에 축적된다.이 탄소는 고래가 살아 있는 동안 하나의 ‘생물 탄소 저장고’에 머문다. 나무가 광합성으로 탄소를 몸에 저장하듯 고래도 먹이망을 통해 전달받은 탄소를 몸속에 보관하는 것이다.다만 나무와 고래의 탄소 저장 방식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나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흡수하지만 고래는 이미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흡수해 해양 먹이망으로 전달한 탄소를 먹이를 통해 얻는다. 따라서 고래 몸에 들어 있는 모든 탄소를 고래가 대기에서 새로 제거한 양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래가 살아 있는 동안 몸집이 커져 증가한 탄소량과, 고래 보호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줄어든 양도 구분해야 한다. 이를 혼동하면 고래의 기후 효과를 실제보다 크게 평가할 수 있다.‘고래 한 마리 33톤’은 확정된 보편값이 아니다고래와 탄소의 관계를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가 “대형고래 한 마리가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며 이는 나무 3만 그루와 같다”는 주장이다.이 수치는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 발간물에 소개되면서 널리 확산됐다. 국제포경위원회(IWC)도 2022년 고래의 생태계 가치를 논의한 워크숍에서 이 추정치와 고래 한 마리의 경제적 가치를 약 200만달러로 계산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나 모든 고래가 33톤의 이산화탄소를 똑같이 저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왕고래와 향유고래, 밍크고래는 몸집과 수명, 먹이, 이동경로가 크게 다르다. 어린 고래와 성체의 몸속 탄소량도 다르며, 죽은 고래가 해안으로 떠밀려오는지 심해로 가라앉는지에 따라 장기 저장 효과가 달라진다.‘33톤’이 탄소 원소의 무게인지 이산화탄소 환산량인지도 자료를 인용할 때 명확히 해야 한다. 탄소 1톤은 분자량을 적용하면 약 3.67톤의 이산화탄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단위를 혼동하면 수치가 3배 이상 달라질 수 있다.나무와의 비교도 조심해야 한다. 나무의 탄소흡수량은 수종과 나이, 기후, 토양, 계산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고래가 평생 저장한 양을 나무의 1년 흡수량과 비교하면 ‘몇만 그루’라는 큰 숫자를 만들 수 있지만, 같은 기간과 조건을 적용한 비교라고 보기는 어렵다.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고래가 몸과 영양순환을 통해 탄소 저장에 기여한다고 설명하면서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 환산치를 소개한다. 동시에 실제 기후 효과를 계산하려면 고래의 종과 개체군, 사체의 이동, 해양 먹이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배설물이 바다를 비옥하게 만드는 ‘고래 펌프’고래의 탄소 효과는 거대한 몸에만 있지 않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수면으로 올라와 호흡하고 배설한다. 이 과정에서 깊은 바다나 먹이터의 영양분을 햇빛이 드는 표층으로 옮긴다.고래의 배설물에는 질소와 인, 철 등 식물플랑크톤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 있다. 특히 남극해처럼 철분이 부족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이 제한되는 해역에서는 고래가 운반한 철이 해양 생산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식물플랑크톤은 햇빛을 이용해 광합성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들이 동물플랑크톤과 크릴의 먹이가 되고 다시 물고기와 고래에게 전달되면 거대한 해양 먹이망이 유지된다. 고래가 영양분을 표층으로 되돌리고 식물플랑크톤의 생산을 돕는 순환을 ‘고래 펌프’라고 부른다.고래는 장거리 이동을 통해 영양분을 수평으로도 옮긴다. 고위도 먹이터에서 먹이를 섭취한 뒤 저위도 번식지로 이동해 배설하고 새끼를 낳으면서 영양분을 다른 해역으로 운반한다. 이를 ‘고래 컨베이어 벨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이러한 기능은 고래를 단순한 먹이사슬의 최상위 소비자가 아니라 바다의 영양분 분포를 바꾸는 ‘생태계 공학자’로 보게 한다.식물플랑크톤이 늘었다고 모두 탄소가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고래 배설물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 현상은 관측과 실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곧바로 “고래가 늘면 식물플랑크톤이 늘고, 그만큼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영구 제거된다”는 결론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식물플랑크톤이 흡수한 탄소 대부분은 표층의 먹이망에서 소비되거나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다시 이산화탄소 형태로 물과 대기에 돌아갈 수 있다. 장기간 저장되려면 식물플랑크톤의 사체와 배설물, 유기물 입자 일부가 수백∼수천m 아래로 가라앉아야 한다. 이를 해양의 ‘생물학적 탄소펌프’라고 한다.고래 때문에 식물플랑크톤이 얼마나 추가로 성장했는지, 그중 얼마가 원래 다른 생물이 이용했을 영양분인지, 늘어난 탄소 가운데 얼마가 깊은 바다까지 가라앉았는지를 구분하기는 어렵다.해역마다 부족한 영양소도 다르다. 질소가 부족한 바다에 철만 공급되거나, 빛과 수온 등 다른 조건이 맞지 않으면 기대만큼 생산성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식물플랑크톤의 종류와 먹이망 구조에 따라서도 심해로 내려가는 탄소의 비율이 달라진다.2023년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마린 사이언스"에 발표된 검토 연구는 고래가 몸체 저장과 고래 펌프, 장거리 영양분 이동, 고래 낙하 등 다양한 경로로 해양 탄소순환에 기여한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추가로 제거하는지 정량화하려면 더 많은 현장 자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죽은 고래 한 마리가 심해의 생태계가 된다고래가 죽으면 사체는 해안으로 밀려오거나 다른 동물에게 먹히기도 하지만, 일부는 깊은 바다로 가라앉는다. 이를 ‘고래 낙하’ 또는 ‘웨일 폴’이라고 한다.심해 바닥에 도착한 고래 사체는 먹이가 부족한 심해생물에게 거대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상어와 먹장어 같은 동물이 연조직을 먹고, 작은 갑각류와 갯지렁이, 미생물이 남은 유기물을 분해한다. 이후 뼈에 저장된 지방과 화학물질을 이용하는 미생물과 특수 생물 군집이 형성된다.하나의 고래 사체는 수십 년 동안 여러 단계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고래가 심해 생물다양성을 이어주는 ‘생태계의 섬’ 역할을 하는 셈이다.사체가 충분히 깊은 바다로 내려가면 몸에 포함된 탄소 일부도 표층 대기와 빠르게 교환되지 않는 공간에 머문다. 저장기간은 수백 년 이상이 될 수 있지만, 모든 탄소가 영구히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분해 과정에서 일부는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으로 바뀌고, 해류와 해양순환을 따라 언젠가 표층으로 돌아올 수 있다.2010년 "플로스 원" 연구는 상업포경 이전 수준으로 대형고래 개체군이 회복될 경우 고래 낙하를 통해 매년 약 16만 톤의 탄소가 추가로 심해에 전달될 가능성을 추정했다. 이 양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약 59만 톤이다. 의미 있는 생태계 효과지만 전 세계 화석연료 배출량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고래가 돌아오면 탄소 기능도 회복된다산업적 포경은 19∼20세기 대형고래 개체군을 급감시켰다. 고래가 줄면서 몸에 저장되는 탄소뿐 아니라 배설물로 이동하는 영양분과 고래 낙하의 빈도도 함께 감소했다.2022년 영국 왕립학회보에 발표된 연구는 남반구의 주요 수염고래 5종이 상업적 포경 이전 개체 수를 유지했을 경우, 몸체 성장과 고래 낙하를 통해 연간 약 40만 톤의 탄소를 저장·심해 수송했을 가능성을 추정했다. 남반구 수염고래 탄소 기능 연구 고래 개체군 복원이 잃어버린 탄소 기능을 일부 회복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고래 복원은 속도가 느리다. 대형고래는 임신기간이 길고 한 번에 주로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일부 개체군은 포경 중단 뒤 회복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참고래처럼 충돌과 혼획, 먹이환경 변화로 심각한 위험에 놓인 종도 있다.고래를 보호하면 탄소뿐 아니라 영양순환, 생물다양성, 관광, 문화 등 여러 편익이 함께 발생한다. 탄소량만으로 고래의 가치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배보다 느린 고래 … 선박 충돌의 위험대형 선박의 항로와 고래의 이동·먹이터가 겹치면 충돌 위험이 커진다. 고래는 수면에서 호흡하고 쉬며 새끼를 돌본다. 선박이 빠른 속도로 접근하면 발견하거나 피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충돌은 몸에 깊은 상처와 골절, 내부 장기 손상을 일으킨다. 대형 선박은 고래와 충돌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항해를 계속하기도 해 실제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주요 서식지에서 선박 속도를 낮추면 충돌 확률과 치명률을 함께 줄일 수 있다. 고래의 실시간 위치와 계절별 이동을 반영해 항로를 조정하고, 선박과 항만에 탐지·경보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북대서양참고래의 장기적인 비정상 폐사 사례에서 확인된 대표적 인위적 사망 원인은 어구 얽힘과 선박 충돌이다. 보이지 않는 그물과 들리지 않는 길고래는 어망과 통발을 연결하는 밧줄에 걸리기도 한다. 몸에 감긴 줄을 끌고 수개월간 이동하면 에너지가 고갈되고, 줄이 피부와 지방층을 파고들어 감염과 장애를 일으킨다. 수면으로 올라오지 못하면 익사할 수도 있다.고래가 자주 출현하는 시기와 해역에서 어구 사용을 조정하고, 수면에서 해저 통발까지 이어지는 고정 밧줄을 줄인 ‘무부표·무로프 어구’를 개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분실 어구의 신고와 회수, 어구 표시제도 함께 필요하다.수중소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장벽이다. 고래는 소리를 이용해 무리와 소통하고 짝을 찾으며 이동하고 먹이를 탐색한다. 선박 엔진과 프로펠러, 해양 공사, 군사 소나, 자원탐사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중요한 신호를 가리거나 행동과 이동경로를 바꿀 수 있다.일부 강한 소음은 청각 손상이나 급격한 회피행동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선박 속도 저감과 저소음 프로펠러, 공사 시기 조정, 핵심 서식지의 소음 기준 마련은 고래 보호와 해양환경 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다.고래를 탄소시장에 넣을 수 있을까고래 보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래 탄소’를 탄소배출권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나온다. 기업이나 국가가 고래 보호사업에 투자하고, 그 결과 늘어난 탄소 저장량을 배출권으로 인정받는 방식이다.아이디어는 매력적이지만 실제 제도화에는 여러 난제가 있다.첫째는 측정 문제다. 개별 고래의 몸속 탄소는 몸길이와 체중을 통해 추정할 수 있지만, 바다에서 모든 개체의 성장과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배설물이 늘린 식물플랑크톤과 심해로 내려간 탄소를 사업별로 정확히 측정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둘째는 추가성이다. 탄소배출권 수입이 없었다면 시행되지 않았을 보호조치로 고래가 추가로 늘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미 법으로 보호받는 고래나 자연적으로 회복 중인 개체군을 배출권 사업의 성과로 계산하면 실제보다 많은 크레디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셋째는 영속성이다. 보호한 고래가 선박 충돌과 혼획으로 일찍 죽거나 사체가 해변으로 떠밀려오면 예상한 탄소 저장기간이 달라진다. 해양열파와 먹이 감소로 개체군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넷째는 이중계산이다. 여러 국가의 바다를 이동하는 고래의 탄소 효과를 어느 국가와 사업자가 소유할 것인지, 동일한 고래를 여러 보호사업이 중복해 계산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품질 탄소배출권에는 실질적인 감축·제거, 정확한 측정, 추가성, 영속성, 이중계산 방지 등이 요구된다. 현재의 고래 탄소 연구는 생태적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대규모 거래가 가능한 정밀한 탄소배출권을 발행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래 보호가 화석연료 배출의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래 개체군을 회복시키는 일은 생물다양성과 해양 생태계, 탄소순환에 모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고래가 흡수하거나 심해로 보내는 탄소량은 인류가 석탄과 석유, 가스를 태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준이 아니다.고래 탄소의 가치를 과장하면 기업이 직접 배출을 줄이는 대신 고래 보호사업에 비용을 지불하고 ‘탄소중립’을 주장할 위험이 있다. 측정하기 어려운 미래의 흡수량을 현재의 확실한 화석연료 배출과 맞바꾸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실제로 증가할 수 있다.고래 보호는 배출 감축의 대체재가 아니라 별도의 필수 과제여야 한다. 화석연료 사용과 산업 공정의 배출을 먼저 빠르게 줄이고, 동시에 선박 충돌과 혼획, 소음, 오염으로부터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탄소가격을 활용하더라도 판매 가능한 상쇄배출권보다 해양보전기금이나 생물다양성 재원으로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탄소량을 과도하게 약속하지 않으면서 고래 보호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고래가 보내는 경고는 ‘숫자 밖의 자연’을 보라는 것고래는 몸속에 탄소를 저장하고 영양분을 이동시키며, 죽은 뒤에도 심해 생물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한다. 한 마리의 거대한 동물이 표층의 식물플랑크톤부터 심해의 미생물까지 연결한다.이 사실은 고래를 보호해야 할 새로운 이유를 제공한다. 동시에 자연을 탄소 몇 톤과 화폐가치로만 평가하려는 접근의 한계도 보여준다.고래 한 마리를 나무 몇만 그루로 바꾸어 계산하면 이해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숫자만 강조하면 해역마다 다른 생태계와 불확실한 탄소 흐름, 고래 자체의 생명과 문화적 가치는 사라진다.고래는 인류의 탄소배출을 대신 처리해주는 거대한 정화장치가 아니다. 고래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바다는 먹이망과 영양순환, 생물학적 탄소펌프가 함께 작동하는 바다다. 고래가 보내는 경고는 자연을 새로운 배출권으로 상품화하기 전에, 탄소를 내뿜는 인간 사회의 구조부터 바꾸라는 요구에 가깝다.
    2026-09-14 07:26:40 안영준
  • "친환경이라더니?" 소비자가 모르는 '그린워싱'의 함정
    환경

    "친환경이라더니?" 소비자가 모르는 '그린워싱'의 함정

    '친환경', '에코', '탄소중립' 문구 넘치지만 실제 기준은 제각각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최근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편의점 진열대에는 '친환경', '에코(Eco)', '지속가능', '탄소중립' 등의 문구가 붙은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플라스틱 대신 종이 포장을 사용한 제품부터 재활용 원료를 일부 활용한 생활용품, 친환경 인증을 내세운 세제와 화장품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앞다퉈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가 접하는 친환경 정보와 실제 환경 효과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이를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고 부른다. 녹색(Green)과 세탁(Washing)의 합성어로 실제보다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마케팅 기법을 의미한다.예를 들어 일부 제품은 포장재 일부만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전체 제품이 친환경인 것처럼 광고하거나, 구체적인 근거 없이 '에코', '그린', '자연친화적'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사례가 지적돼 왔다.실제로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은 기업의 환경 관련 광고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객관적 검증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 포장에 적힌 다양한 친환경 문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기 쉽지 않다. 재활용 가능 제품과 재활용 원료 사용 제품, 탄소 배출 저감 제품은 서로 다른 개념임에도 하나의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특히 최근에는 ESG 경영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면서 친환경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친환경 소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책임 있는 정보 공개와 함께 소비자들의 합리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환경 관련 인증 여부와 인증기관, 구체적인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 탄소배출 저감 효과 등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일부 국가에서는 기업이 친환경 광고를 할 경우 객관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환경 보호를 위한 소비자의 노력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이라는 단어 자체보다 실제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제품인지 꼼꼼히 살펴보는 소비 문화가 함께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환경을 생각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기업의 친환경 주장 역시 보다 투명하고 검증 가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환경 시민단체 관계자는 "친환경이라는 단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이는지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며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의 환경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6-15 07:21:39 정민오
  • 데일리환경
  • 서울특별시 용산구 원효로31길 17 (원효로3가) 2층
  • PC보기
Copyright ⓒ 데일리환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