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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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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섞인 폐플라스틱, 90% 이상 고순도 수소로 … 탄소는 광물에 가뒀다
    사회

    뒤섞인 폐플라스틱, 90% 이상 고순도 수소로 … 탄소는 광물에 가뒀다

    - 이화여대·UCLA 공동연구진, PET·PE·PP 선별 없이 처리하는 ‘알칼리 열처리’ 개발 - 기존 수증기 가스화보다 300~400℃ 낮은 온도…플라스틱 탄소 75% 이상 고체·액체로 포집 - 실험실 단계 성과…수산화나트륨 회수·에너지 소비·경제성 검증은 과제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ScienceDaily 자료에 따르면, 버려진 페트병과 비닐, 플라스틱 용기를 종류별로 선별하지 않고 한꺼번에 처리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밝혔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소 대부분을 고체 광물이나 액상 물질로 붙잡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방식이다.이화여자대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공동연구진은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을 고순도 수소로 직접 전환하면서 탄소를 공정 내부에 저장하는 ‘알칼리 열처리(Alkaline Thermal Treatment·ATT)’ 기술이다.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알칼리 열처리를 이용한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의 선택적·직접적 수소 생산과 탄소 저장’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PNAS 연구논문에는 박지은·김현아·서혜린·이지원·임형규·정원호 연구원과 알리사 박 UCLA 교수, 김우재 이화여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플라스틱 선별 없이 하나의 반응기에서 처리폐플라스틱 재활용의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종류별 선별이다. 플라스틱은 분자구조와 녹는점, 첨가제가 서로 달라 기존 기계적 재활용 과정에서는 PET, PE, PP 등을 분리해야 한다. 오염되거나 여러 재질이 섞인 폐기물은 재활용이 더욱 어렵다.연구진이 개발한 ATT 공정은 음료수병 등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비닐과 포장재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PE), 식품용기 등에 널리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반응기에서 처리한다.UCLA 연구 발표에 따르면 반응기에 플라스틱과 수산화나트륨을 투입한 뒤 열을 가하면 플라스틱의 탄소·수소 결합이 끊어지면서 수소가 생성된다. 연구진의 실험에서 생산된 수소의 순도는 90%를 넘었다. PET는 산소를 포함한 분자구조 때문에 알칼리 조건에서 비교적 쉽게 분해됐다. 반면 탄소와 수소 결합으로만 이뤄진 PE와 PP는 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처음에는 수소 생산량이 적었다.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산화 전처리’를 추가했다. PE와 PP를 본반응에 넣기 전 비교적 낮은 온도의 공기에 잠시 노출해 고분자 사슬에 산소 작용기를 만들었다. 이 작용기가 알칼리 반응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작용하면서 기존에는 잘 분해되지 않던 PE와 PP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기존 가스화보다 300~400℃ 낮은 온도현재 혼합 폐플라스틱에서 수소나 합성가스를 얻는 대표적인 방법은 고온 가스화다. 그러나 가스화는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플라스틱에 포함된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배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ATT 공정은 PET를 처리할 때 기존 수증기 가스화보다 300~400℃ 낮은 온도에서 더 많은 수소를 생산했다. 필요한 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공정의 에너지 소비와 운영비를 낮출 가능성을 보여준다.다만 ‘처리 온도가 낮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공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열을 공급하는 전력이 화석연료에서 생산된다면 간접배출이 발생한다. 수산화나트륨의 제조와 회수, 전처리, 생성물 정제에 들어가는 에너지까지 포함한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하다.플라스틱 속 탄소 75% 이상 고체·액체로 포집이번 기술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수소 생산과 탄소 포집이 하나의 반응기 안에서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수산화나트륨은 플라스틱이 분해될 때 나오는 탄소와 반응해 고체 탄산나트륨을 만든다. 실험 결과 플라스틱에 들어 있던 탄소의 75% 이상이 안정적인 탄산염 화합물이나 액상 유기 잔류물에 남았다. 기체 상태로 이동한 탄소는 13% 미만이었으며, 반응 과정에서 대기로 직접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미미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생성된 탄산나트륨은 별도의 회수 과정을 거쳐 탄산칼슘으로 전환할 수 있다. 탄산칼슘은 탄소가 안정된 광물 형태로 결합한 물질로, 건축자재와 제지·도료 등 여러 산업에서 사용된다.그러나 탄산칼슘을 실제 제품 원료로 활용하려면 순도와 유해물질 함량, 장기 안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탄산염이 생성됐다는 사실과 탄소가 영구적으로 격리됐다는 판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액상 유기 잔류물 역시 추가 처리 과정에서 탄소가 다시 배출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그린수소’ 아닌 폐기물 기반 저탄소 수소이번에 생산된 수소를 태우거나 연료전지에 사용하면 이용 단계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곧바로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그린수소’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플라스틱은 대부분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원료 자체가 화석탄소를 포함한다. 따라서 이 기술의 환경적 가치는 폐플라스틱을 단순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경우와 비교해 수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탄소를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재생에너지로 공정 열과 전력을 공급하고, 수산화나트륨을 회수·재사용하며, 탄산염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면 기존 플라스틱 가스화보다 탄소배출을 크게 낮춘 ‘폐기물 기반 저탄소 수소’ 생산기술이 될 수 있다.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세 가지 문턱연구진도 이번 성과가 실험실 규모의 원리 검증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우선 음식물과 금속, 염소계 플라스틱, 첨가제 등이 섞인 실제 생활폐기물에서도 공정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두 번째 과제는 수산화나트륨이다. 수산화나트륨은 플라스틱 분해와 탄소 포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생산 과정에 상당한 전력이 필요하다. 사용한 알칼리를 얼마나 회수하고 반복 사용할 수 있는지가 경제성과 환경성을 좌우한다.마지막은 규모 확대다. 연속식 반응기 설계와 수소 정제, 탄산염 분리, 부식 방지, 안전관리 비용을 모두 포함한 기술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1톤당 수소 생산량과 에너지 투입량, 탄소의 실제 순저장량도 실증시설에서 검증돼야 한다.기자의 시선폐플라스틱을 수소로 바꾸는 기술은 자칫 “플라스틱을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폐기물 정책의 우선순위는 여전히 일회용품 감축과 재사용, 고품질 재활용이어야 한다.그럼에도 오염되거나 여러 재질이 뒤섞여 기존 방식으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은 계속 발생한다. 이번 기술의 의미는 이러한 잔여 폐기물을 무조건 태우는 대신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고, 그 과정에서 탄소까지 붙잡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플라스틱 문제와 수소경제, 탄소포집을 하나의 반응기에서 연결한 발상은 분명 진전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청정’이라는 수식어보다 실제 수치다. 투입한 에너지보다 충분한 수소를 얻을 수 있는지, 탄소가 수십 년 이상 안정적으로 저장되는지, 기존 재활용과 소각보다 환경 부담이 작은지를 실증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2026-09-17 09:33:14 안영준
  • 한우산업에도 ‘탄소중립’ 잣대 … 법은 시행됐지만 감축 목표는 아직 빈칸
    사회

    한우산업에도 ‘탄소중립’ 잣대 … 법은 시행됐지만 감축 목표는 아직 빈칸

    - 국내 축산업 최초 탄소중립 명시한 개별 산업법 가동 - 저탄소 사육 지원 근거 마련했지만 농가별 감축량·예산·성과 공개 없으면 ‘산업 지원법’ 머물 수도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9월,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률·시행령·시행규칙을 살펴 보면 한우산업을 탄소중립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별도의 법적 틀이 처음으로 가동됐다. 정부가 한우산업의 육성과 농가 경영안정을 넘어 저탄소 사육구조 전환을 법률의 목표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법의 이름에 담긴 ‘탄소중립’을 실제 축산현장의 온실가스 감축으로 연결하려면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농가 지원예산, 성과 측정체계를 후속 종합계획에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정확한 시행 시점을 구분하면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2025년 7월 22일 공포돼 2026년 7월 23일부터 시행됐다. 법에서 위임한 세부사항을 규정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한 달가량 뒤인 8월 21일 제정·시행됐다. 따라서 9월 15일 현재는 법률과 하위법령이 모두 시행 중인 상태다. 법의 정식 명칭은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다. 흔히 ‘한우산업법’ 또는 ‘한우법’으로 불린다. 법은 탄소중립 실현 과정과 축산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한우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한우가격의 안정적 유지와 농가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국가에는 탄소중립 실현에 따른 한우산업 발전과 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마련할 책무가 부여됐다.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환경과 여건에 맞는 한우 생산·사육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우농가에는 탄소중립 실현과 저탄소 축산물 생산, 환경친화적인 축사 관리에 노력해야 한다는 책무가 규정됐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우산업 정책이 5년 단위 법정계획으로 관리된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산업 실태조사와 통계를 바탕으로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연도별 시행계획도 마련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기존 축산정책이 개별 사업과 예산 중심으로 추진됐다면 앞으로는 조사와 통계, 중장기 계획, 연도별 집행계획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는 셈이다. 정부는 한우산업발전협의회도 구성한다. 협의회는 한우 수급조절과 도축·출하 장려금, 송아지 생산안정 지원, 경영개선자금, 교육, 수출기반 조성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법 시행에 맞춰 협의회를 구성하고 그동안 시행되지 못했던 송아지 생산안정 지원사업의 발동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기업의 한우 생산업 참여에도 새로운 조건이 붙었다. 중기업 이상 기업과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 등이 한우 생산업에 참여하려면 저탄소 영농활동을 추진하고, 조사료용 사료작물 재배지를 확보해 조사료 생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한우 수급정책 이행방안, 기존 농가와의 상생방안도 협력계획에 담아야 한다. 해당 지역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 농·축협 등 생산자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요구된다.이번 법 시행은 탄소중립을 축산업의 부수적인 정책과제가 아닌 한우산업의 제도적 목표로 끌어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축산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안에서 장내발효와 가축분뇨 처리, 저메탄 사료, 분뇨 에너지화 등의 과제로 다뤄졌다. 그러나 농가가 어떤 기술을 어느 정도 도입해야 하는지, 그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실제 감축량을 어떻게 측정하고 보상할지에 관한 현장 단위 체계는 충분히 정착하지 못했다.한우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공장 굴뚝처럼 한곳에서 배출되지 않는다. 소의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가축분뇨 저장·처리 과정의 메탄·아산화질소, 사료 생산과 운송, 축사 에너지 사용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농가별 사육 규모와 사료 종류, 출하 기간, 분뇨 처리방식도 달라 단순히 사육 마릿수만으로 감축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저메탄 사료와 사료 효율 개선, 적정 사육기간 관리, 가축분뇨의 퇴비화·에너지화, 축사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농가에는 추가 비용과 관리 부담이 발생한다. 특히 소규모 농가는 배출량 산정과 기록관리, 설비투자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저탄소 기술을 도입한 농가의 생산비가 오르는데도 한우 가격이나 직불금, 장려금에 그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참여가 확산되기 어렵다.문제는 현재 법률과 시행령·시행규칙만으로는 한우산업이 얼마의 온실가스를 언제까지 줄여야 하는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령은 탄소중립과 저탄소 축산구조 전환을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한우산업에 적용할 기준연도와 단계별 감축량, 농가별 의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의 조치까지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이는 당장 농가를 처벌하거나 생산을 제한하기 위한 규제법이 아니라, 산업 전환과 농가 지원을 위한 기본 틀을 만든 법이라는 성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감축 목표와 평가기준이 없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탄소중립’이라는 명칭과 달리 수급조절과 경영안정, 장려금 지급에 무게가 실린 산업지원법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법의 실효성을 가를 첫 시험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마련할 첫 한우산업 종합계획이다. 종합계획에는 최소한 한우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기준연도, 5년간 감축목표, 장내발효와 분뇨 처리 등 배출원별 감축수단, 연차별 예산, 참여 농가 수와 기술 보급률, 실제 감축량을 확인할 측정·보고·검증체계가 포함돼야 한다.농가 규모별 지원 설계도 중요하다. 대규모 농가와 기업은 설비투자와 데이터 관리 여력이 있지만 소규모 농가는 같은 기준을 적용받을 경우 상대적으로 큰 비용 부담을 질 수 있다. 저메탄 사료 구입비와 분뇨처리시설 개선비, 에너지 절감설비 설치비를 보조하고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와 농가소득 감소 위험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성과 공개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교육 횟수와 참여 농가 수, 지원금 집행액만 제시해서는 탄소중립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사업별 온실가스 예상 감축량과 실제 감축량, 농가 부담액, 한우 한 마리 또는 쇠고기 생산량당 배출량 변화 등을 함께 공개해야 정책이 환경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평가할 수 있다.소비자에게 저탄소 한우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인증과 표시만 늘리고 생산단계의 감축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그린워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검증 가능한 감축 실적과 농가의 추가 비용을 공개하고 공공급식·유통업체의 우선 구매와 연계한다면 탄소를 덜 배출한 한우가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한우산업법은 축산업과 탄소중립을 별개의 문제로 다뤄온 정책에서 한 걸음 나아갔다. 그러나 법률의 명칭이 곧 온실가스 감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태조사와 종합계획은 출발점일 뿐이다. 첫 종합계획에 수치화된 감축목표와 충분한 농가 지원예산, 검증 가능한 성과지표가 담길 때 비로소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이라는 법의 이름이 현장에서 힘을 얻게 된다.정부가 무엇을 계획했는지보다 실제로 한우 한 마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얼마나 줄었는지, 그 과정에서 농가의 부담은 얼마나 낮아졌는지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를 함께 해결하지 못한다면 탄소중립은 농가에는 새로운 행정 부담으로, 시민들에게는 실체가 불분명한 정책 구호로 남을 수 있다.
    2026-09-16 07:41:50 안영준
  • 일본·아세안,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함께 푸는 ‘CAMPUR’ 추진
    세계

    일본·아세안,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함께 푸는 ‘CAMPUR’ 추진

    일본과 아세안 국가들이 탄소중립 정책을 경제·사회 문제 해결과 연결하기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섰다.일본 환경성은 2026년 8월 31일, 일본과 아세안 회원국이 참여한 ‘제2차 전 지구적 이행점검을 위한 일본·아세안 협력회의’를 8월 27일부터 이틀 동안 도쿄에서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일본을 비롯해 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아세안 사무국과 아세안에너지센터, 동아시아·아세안경제연구센터,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등 국제기구와 연구기관도 함께했다.참가국들은 탄소중립과 지역의 경제·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협력사업의 명칭을 ‘CAMPUR’로 정했다. CAMPUR는 ‘지역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을 위한 기후행동(Climate Action for Mutual Prosperity Under Regional cooperation)’을 뜻한다.이번 협력이 주목되는 이유는 탄소 감축을 단순한 환경 규제로만 보지 않고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 지역경제, 시민 생활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 단계와 에너지 구조가 서로 다른 아세안 국가들이 동일한 감축 방식을 따르기 어려운 만큼, 각국의 현실에 맞는 전환 사례를 공유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일본과 아세안은 회의에서 각국의 우수 정책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 중간보고서의 구성도 논의했다. 이 보고서는 2026년 11월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 제출될 예정이다.다만 공동사업이 선언적인 협력에 머물지 않으려면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재원, 추진 일정, 성과 평가 방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의 에너지 전환을 지원할 금융·기술 협력 역시 CAMPUR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움직임은 아시아의 탄소중립이 개별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력망과 산업 공급망, 금융시장이 국경을 넘어 연결돼 있는 만큼 탄소 감축 역시 지역 단위의 공동 전략과 책임 있는 이행 체계가 필요하다.
    2026-09-14 07:27:08 정이든 청년기자
  •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탄소중립의 숨은 조력자, '고래'
    세계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탄소중립의 숨은 조력자, '고래'

    - 고래 한 마리가 숲처럼 탄소를 품는다 … 탄소중립의 새로운 동맹 ‘웨일카본'
    [데일리환경=안영준기자 dailyt@naver.com] 고래는 거대한 몸에 탄소를 저장하고 바다 곳곳으로 영양분을 운반한다. 죽은 뒤 심해로 가라앉은 사체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며 일부 탄소를 오랫동안 깊은 바다에 남긴다. 그러나 고래를 ‘움직이는 탄소배출권’으로 환산하려는 순간 과학적 불확실성과 윤리적 문제가 시작된다. 고래의 몸은 어떻게 탄소 저장고가 되나대왕고래와 참고래, 혹등고래 같은 대형고래는 수십 년에서 100년 가까이 살며 거대한 몸을 만든다. 고래가 크릴과 물고기 등 먹이를 먹고 성장하는 동안 먹이에 포함된 탄소 일부가 지방과 근육, 뼈 등 몸속에 축적된다.이 탄소는 고래가 살아 있는 동안 하나의 ‘생물 탄소 저장고’에 머문다. 나무가 광합성으로 탄소를 몸에 저장하듯 고래도 먹이망을 통해 전달받은 탄소를 몸속에 보관하는 것이다.다만 나무와 고래의 탄소 저장 방식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나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흡수하지만 고래는 이미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흡수해 해양 먹이망으로 전달한 탄소를 먹이를 통해 얻는다. 따라서 고래 몸에 들어 있는 모든 탄소를 고래가 대기에서 새로 제거한 양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래가 살아 있는 동안 몸집이 커져 증가한 탄소량과, 고래 보호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줄어든 양도 구분해야 한다. 이를 혼동하면 고래의 기후 효과를 실제보다 크게 평가할 수 있다.‘고래 한 마리 33톤’은 확정된 보편값이 아니다고래와 탄소의 관계를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가 “대형고래 한 마리가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며 이는 나무 3만 그루와 같다”는 주장이다.이 수치는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 발간물에 소개되면서 널리 확산됐다. 국제포경위원회(IWC)도 2022년 고래의 생태계 가치를 논의한 워크숍에서 이 추정치와 고래 한 마리의 경제적 가치를 약 200만달러로 계산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나 모든 고래가 33톤의 이산화탄소를 똑같이 저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왕고래와 향유고래, 밍크고래는 몸집과 수명, 먹이, 이동경로가 크게 다르다. 어린 고래와 성체의 몸속 탄소량도 다르며, 죽은 고래가 해안으로 떠밀려오는지 심해로 가라앉는지에 따라 장기 저장 효과가 달라진다.‘33톤’이 탄소 원소의 무게인지 이산화탄소 환산량인지도 자료를 인용할 때 명확히 해야 한다. 탄소 1톤은 분자량을 적용하면 약 3.67톤의 이산화탄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단위를 혼동하면 수치가 3배 이상 달라질 수 있다.나무와의 비교도 조심해야 한다. 나무의 탄소흡수량은 수종과 나이, 기후, 토양, 계산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고래가 평생 저장한 양을 나무의 1년 흡수량과 비교하면 ‘몇만 그루’라는 큰 숫자를 만들 수 있지만, 같은 기간과 조건을 적용한 비교라고 보기는 어렵다.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고래가 몸과 영양순환을 통해 탄소 저장에 기여한다고 설명하면서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 환산치를 소개한다. 동시에 실제 기후 효과를 계산하려면 고래의 종과 개체군, 사체의 이동, 해양 먹이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배설물이 바다를 비옥하게 만드는 ‘고래 펌프’고래의 탄소 효과는 거대한 몸에만 있지 않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수면으로 올라와 호흡하고 배설한다. 이 과정에서 깊은 바다나 먹이터의 영양분을 햇빛이 드는 표층으로 옮긴다.고래의 배설물에는 질소와 인, 철 등 식물플랑크톤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 있다. 특히 남극해처럼 철분이 부족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이 제한되는 해역에서는 고래가 운반한 철이 해양 생산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식물플랑크톤은 햇빛을 이용해 광합성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들이 동물플랑크톤과 크릴의 먹이가 되고 다시 물고기와 고래에게 전달되면 거대한 해양 먹이망이 유지된다. 고래가 영양분을 표층으로 되돌리고 식물플랑크톤의 생산을 돕는 순환을 ‘고래 펌프’라고 부른다.고래는 장거리 이동을 통해 영양분을 수평으로도 옮긴다. 고위도 먹이터에서 먹이를 섭취한 뒤 저위도 번식지로 이동해 배설하고 새끼를 낳으면서 영양분을 다른 해역으로 운반한다. 이를 ‘고래 컨베이어 벨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이러한 기능은 고래를 단순한 먹이사슬의 최상위 소비자가 아니라 바다의 영양분 분포를 바꾸는 ‘생태계 공학자’로 보게 한다.식물플랑크톤이 늘었다고 모두 탄소가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고래 배설물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 현상은 관측과 실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곧바로 “고래가 늘면 식물플랑크톤이 늘고, 그만큼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영구 제거된다”는 결론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식물플랑크톤이 흡수한 탄소 대부분은 표층의 먹이망에서 소비되거나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다시 이산화탄소 형태로 물과 대기에 돌아갈 수 있다. 장기간 저장되려면 식물플랑크톤의 사체와 배설물, 유기물 입자 일부가 수백∼수천m 아래로 가라앉아야 한다. 이를 해양의 ‘생물학적 탄소펌프’라고 한다.고래 때문에 식물플랑크톤이 얼마나 추가로 성장했는지, 그중 얼마가 원래 다른 생물이 이용했을 영양분인지, 늘어난 탄소 가운데 얼마가 깊은 바다까지 가라앉았는지를 구분하기는 어렵다.해역마다 부족한 영양소도 다르다. 질소가 부족한 바다에 철만 공급되거나, 빛과 수온 등 다른 조건이 맞지 않으면 기대만큼 생산성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식물플랑크톤의 종류와 먹이망 구조에 따라서도 심해로 내려가는 탄소의 비율이 달라진다.2023년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마린 사이언스"에 발표된 검토 연구는 고래가 몸체 저장과 고래 펌프, 장거리 영양분 이동, 고래 낙하 등 다양한 경로로 해양 탄소순환에 기여한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추가로 제거하는지 정량화하려면 더 많은 현장 자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죽은 고래 한 마리가 심해의 생태계가 된다고래가 죽으면 사체는 해안으로 밀려오거나 다른 동물에게 먹히기도 하지만, 일부는 깊은 바다로 가라앉는다. 이를 ‘고래 낙하’ 또는 ‘웨일 폴’이라고 한다.심해 바닥에 도착한 고래 사체는 먹이가 부족한 심해생물에게 거대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상어와 먹장어 같은 동물이 연조직을 먹고, 작은 갑각류와 갯지렁이, 미생물이 남은 유기물을 분해한다. 이후 뼈에 저장된 지방과 화학물질을 이용하는 미생물과 특수 생물 군집이 형성된다.하나의 고래 사체는 수십 년 동안 여러 단계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고래가 심해 생물다양성을 이어주는 ‘생태계의 섬’ 역할을 하는 셈이다.사체가 충분히 깊은 바다로 내려가면 몸에 포함된 탄소 일부도 표층 대기와 빠르게 교환되지 않는 공간에 머문다. 저장기간은 수백 년 이상이 될 수 있지만, 모든 탄소가 영구히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분해 과정에서 일부는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으로 바뀌고, 해류와 해양순환을 따라 언젠가 표층으로 돌아올 수 있다.2010년 "플로스 원" 연구는 상업포경 이전 수준으로 대형고래 개체군이 회복될 경우 고래 낙하를 통해 매년 약 16만 톤의 탄소가 추가로 심해에 전달될 가능성을 추정했다. 이 양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약 59만 톤이다. 의미 있는 생태계 효과지만 전 세계 화석연료 배출량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고래가 돌아오면 탄소 기능도 회복된다산업적 포경은 19∼20세기 대형고래 개체군을 급감시켰다. 고래가 줄면서 몸에 저장되는 탄소뿐 아니라 배설물로 이동하는 영양분과 고래 낙하의 빈도도 함께 감소했다.2022년 영국 왕립학회보에 발표된 연구는 남반구의 주요 수염고래 5종이 상업적 포경 이전 개체 수를 유지했을 경우, 몸체 성장과 고래 낙하를 통해 연간 약 40만 톤의 탄소를 저장·심해 수송했을 가능성을 추정했다. 남반구 수염고래 탄소 기능 연구 고래 개체군 복원이 잃어버린 탄소 기능을 일부 회복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고래 복원은 속도가 느리다. 대형고래는 임신기간이 길고 한 번에 주로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일부 개체군은 포경 중단 뒤 회복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참고래처럼 충돌과 혼획, 먹이환경 변화로 심각한 위험에 놓인 종도 있다.고래를 보호하면 탄소뿐 아니라 영양순환, 생물다양성, 관광, 문화 등 여러 편익이 함께 발생한다. 탄소량만으로 고래의 가치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배보다 느린 고래 … 선박 충돌의 위험대형 선박의 항로와 고래의 이동·먹이터가 겹치면 충돌 위험이 커진다. 고래는 수면에서 호흡하고 쉬며 새끼를 돌본다. 선박이 빠른 속도로 접근하면 발견하거나 피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충돌은 몸에 깊은 상처와 골절, 내부 장기 손상을 일으킨다. 대형 선박은 고래와 충돌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항해를 계속하기도 해 실제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주요 서식지에서 선박 속도를 낮추면 충돌 확률과 치명률을 함께 줄일 수 있다. 고래의 실시간 위치와 계절별 이동을 반영해 항로를 조정하고, 선박과 항만에 탐지·경보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북대서양참고래의 장기적인 비정상 폐사 사례에서 확인된 대표적 인위적 사망 원인은 어구 얽힘과 선박 충돌이다. 보이지 않는 그물과 들리지 않는 길고래는 어망과 통발을 연결하는 밧줄에 걸리기도 한다. 몸에 감긴 줄을 끌고 수개월간 이동하면 에너지가 고갈되고, 줄이 피부와 지방층을 파고들어 감염과 장애를 일으킨다. 수면으로 올라오지 못하면 익사할 수도 있다.고래가 자주 출현하는 시기와 해역에서 어구 사용을 조정하고, 수면에서 해저 통발까지 이어지는 고정 밧줄을 줄인 ‘무부표·무로프 어구’를 개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분실 어구의 신고와 회수, 어구 표시제도 함께 필요하다.수중소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장벽이다. 고래는 소리를 이용해 무리와 소통하고 짝을 찾으며 이동하고 먹이를 탐색한다. 선박 엔진과 프로펠러, 해양 공사, 군사 소나, 자원탐사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중요한 신호를 가리거나 행동과 이동경로를 바꿀 수 있다.일부 강한 소음은 청각 손상이나 급격한 회피행동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선박 속도 저감과 저소음 프로펠러, 공사 시기 조정, 핵심 서식지의 소음 기준 마련은 고래 보호와 해양환경 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다.고래를 탄소시장에 넣을 수 있을까고래 보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래 탄소’를 탄소배출권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나온다. 기업이나 국가가 고래 보호사업에 투자하고, 그 결과 늘어난 탄소 저장량을 배출권으로 인정받는 방식이다.아이디어는 매력적이지만 실제 제도화에는 여러 난제가 있다.첫째는 측정 문제다. 개별 고래의 몸속 탄소는 몸길이와 체중을 통해 추정할 수 있지만, 바다에서 모든 개체의 성장과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배설물이 늘린 식물플랑크톤과 심해로 내려간 탄소를 사업별로 정확히 측정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둘째는 추가성이다. 탄소배출권 수입이 없었다면 시행되지 않았을 보호조치로 고래가 추가로 늘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미 법으로 보호받는 고래나 자연적으로 회복 중인 개체군을 배출권 사업의 성과로 계산하면 실제보다 많은 크레디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셋째는 영속성이다. 보호한 고래가 선박 충돌과 혼획으로 일찍 죽거나 사체가 해변으로 떠밀려오면 예상한 탄소 저장기간이 달라진다. 해양열파와 먹이 감소로 개체군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넷째는 이중계산이다. 여러 국가의 바다를 이동하는 고래의 탄소 효과를 어느 국가와 사업자가 소유할 것인지, 동일한 고래를 여러 보호사업이 중복해 계산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품질 탄소배출권에는 실질적인 감축·제거, 정확한 측정, 추가성, 영속성, 이중계산 방지 등이 요구된다. 현재의 고래 탄소 연구는 생태적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대규모 거래가 가능한 정밀한 탄소배출권을 발행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래 보호가 화석연료 배출의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래 개체군을 회복시키는 일은 생물다양성과 해양 생태계, 탄소순환에 모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고래가 흡수하거나 심해로 보내는 탄소량은 인류가 석탄과 석유, 가스를 태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준이 아니다.고래 탄소의 가치를 과장하면 기업이 직접 배출을 줄이는 대신 고래 보호사업에 비용을 지불하고 ‘탄소중립’을 주장할 위험이 있다. 측정하기 어려운 미래의 흡수량을 현재의 확실한 화석연료 배출과 맞바꾸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실제로 증가할 수 있다.고래 보호는 배출 감축의 대체재가 아니라 별도의 필수 과제여야 한다. 화석연료 사용과 산업 공정의 배출을 먼저 빠르게 줄이고, 동시에 선박 충돌과 혼획, 소음, 오염으로부터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탄소가격을 활용하더라도 판매 가능한 상쇄배출권보다 해양보전기금이나 생물다양성 재원으로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탄소량을 과도하게 약속하지 않으면서 고래 보호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고래가 보내는 경고는 ‘숫자 밖의 자연’을 보라는 것고래는 몸속에 탄소를 저장하고 영양분을 이동시키며, 죽은 뒤에도 심해 생물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한다. 한 마리의 거대한 동물이 표층의 식물플랑크톤부터 심해의 미생물까지 연결한다.이 사실은 고래를 보호해야 할 새로운 이유를 제공한다. 동시에 자연을 탄소 몇 톤과 화폐가치로만 평가하려는 접근의 한계도 보여준다.고래 한 마리를 나무 몇만 그루로 바꾸어 계산하면 이해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숫자만 강조하면 해역마다 다른 생태계와 불확실한 탄소 흐름, 고래 자체의 생명과 문화적 가치는 사라진다.고래는 인류의 탄소배출을 대신 처리해주는 거대한 정화장치가 아니다. 고래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바다는 먹이망과 영양순환, 생물학적 탄소펌프가 함께 작동하는 바다다. 고래가 보내는 경고는 자연을 새로운 배출권으로 상품화하기 전에, 탄소를 내뿜는 인간 사회의 구조부터 바꾸라는 요구에 가깝다.
    2026-09-14 07:26:40 안영준
  • "친환경이라더니?" 소비자가 모르는 '그린워싱'의 함정
    환경

    "친환경이라더니?" 소비자가 모르는 '그린워싱'의 함정

    '친환경', '에코', '탄소중립' 문구 넘치지만 실제 기준은 제각각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최근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편의점 진열대에는 '친환경', '에코(Eco)', '지속가능', '탄소중립' 등의 문구가 붙은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플라스틱 대신 종이 포장을 사용한 제품부터 재활용 원료를 일부 활용한 생활용품, 친환경 인증을 내세운 세제와 화장품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앞다퉈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가 접하는 친환경 정보와 실제 환경 효과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이를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고 부른다. 녹색(Green)과 세탁(Washing)의 합성어로 실제보다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마케팅 기법을 의미한다.예를 들어 일부 제품은 포장재 일부만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전체 제품이 친환경인 것처럼 광고하거나, 구체적인 근거 없이 '에코', '그린', '자연친화적'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사례가 지적돼 왔다.실제로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은 기업의 환경 관련 광고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객관적 검증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 포장에 적힌 다양한 친환경 문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기 쉽지 않다. 재활용 가능 제품과 재활용 원료 사용 제품, 탄소 배출 저감 제품은 서로 다른 개념임에도 하나의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특히 최근에는 ESG 경영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면서 친환경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친환경 소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책임 있는 정보 공개와 함께 소비자들의 합리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환경 관련 인증 여부와 인증기관, 구체적인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 탄소배출 저감 효과 등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일부 국가에서는 기업이 친환경 광고를 할 경우 객관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환경 보호를 위한 소비자의 노력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이라는 단어 자체보다 실제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제품인지 꼼꼼히 살펴보는 소비 문화가 함께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환경을 생각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기업의 친환경 주장 역시 보다 투명하고 검증 가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환경 시민단체 관계자는 "친환경이라는 단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이는지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며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의 환경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6-15 07:21:39 정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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