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가 11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겨울철새 '큰고니'를 소개했다. 큰고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으로, 겨울철 우리나라의 강 하구와 호수, 저수지, 농경지 등에서 관찰할 수 있다.
큰고니는 북쪽의 차가운 지역에서 번식한 뒤 겨울이 다가오면 먹이와 얼지 않은 물을 찾아 남쪽으로 이동한다. 한반도는 이들이 긴 이동 끝에 머무는 중요한 월동지 가운데 하나다.
흰 깃털과 길고 유연한 목은 큰고니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다. 성체는 몸길이가 약 140~165㎝에 이르는 대형 물새로, 부리에는 노란색과 검은색이 함께 나타난다. 어린 새는 회갈색 깃털을 지니고 있다가 성장하면서 점차 흰색으로 바뀐다.
멀리서 보면 모두 비슷한 하얀 새처럼 보이지만, 큰고니와 다른 고니류는 부리의 노란색 무늬와 몸집, 머리 형태 등을 살펴 구분할 수 있다.
큰고니의 겨울은 먹이를 찾고 체력을 아끼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얕은 물속에 긴 목을 넣어 수생식물의 뿌리와 줄기를 먹고, 수확이 끝난 논에서는 떨어진 낟알과 식물성 먹이를 찾는다. 강과 호수는 쉬어가는 공간이 되고, 주변 농경지는 부족한 먹이를 보충하는 장소가 된다.
사람의 눈에는 수확을 마친 빈 논처럼 보이지만, 먼 거리를 날아온 큰고니에게는 겨울을 버티는 소중한 식탁인 셈이다.
그러나 겨울철새에게 가장 큰 부담 가운데 하나는 사람의 접근으로 인한 반복적인 놀람과 이동이다.
먹이를 먹거나 쉬고 있던 큰고니가 사람이나 차량, 드론에 놀라 날아오르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특히 추운 날씨에는 먹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안정적으로 머무는 시간이 중요하다.
하얀 새 무리를 조금 더 가까이 촬영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탐방로와 관찰시설에서 충분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망원경이나 망원렌즈를 이용하면 새들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도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먹이를 던지거나 큰 소리를 내는 행동, 드론을 띄워 새 무리 위로 접근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반려견과 함께 습지를 방문할 때도 목줄을 착용하고 새들이 머무는 공간과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큰고니의 보호는 한 마리의 새를 지키는 일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이 겨울을 보내는 공간은 강과 호수, 습지와 농경지가 서로 연결된 생태계다. 물이 너무 깊어지거나 얕은 습지가 사라지면 먹이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고, 주변 농경지의 이용 방식이 바뀌어도 먹이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천 정비와 준설, 수위 조절, 농경지 관리 등 사람의 활동이 큰고니의 생활환경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월동지를 보호하려면 새들이 쉬는 장소뿐 아니라 먹이를 찾는 공간과 이동하는 경로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겨울철에는 조류인플루엔자 방역도 중요하다. 야생조류 출입통제 구역에서는 안내에 따라야 하며, 죽거나 이상행동을 보이는 새를 발견하면 직접 만지거나 이동시키지 말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11월부터 이듬해 초까지 우리나라의 강과 호수에는 북쪽에서 날아온 철새들이 머문다. 그 가운데 큰고니는 하얀 몸과 우아한 움직임으로 겨울 풍경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 풍경은 언제까지나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새들이 안심하고 먹이를 찾을 수 있는 얕은 물과 논이 남아 있어야 하고, 쉬고 있는 무리를 놀라게 하지 않는 사람들의 배려도 필요하다.
멀리서 바라보는 일은 때로 가까이 다가가는 것보다 더 깊은 관심이 된다.
겨울 강 위에 하얀 큰고니들이 조용히 떠 있다면, 그 거리를 그대로 남겨두는 것. 그것이 먼 북쪽에서 찾아온 생명에게 우리가 건넬 수 있는 가장 따뜻한 환영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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