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겨울철 특별방역대책은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와 가금농가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예찰 지점을 지난해보다 늘리고, 축산차량 소독과 거점소독시설 운영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의 분변과 사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즉시 가금농가에 경보를 전파할 수 있는 조기경보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업 현장에서는 이런 대책이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방역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예년보다 빠른 시점에 고병원성 AI가 확인됐고, 확인까지 걸린 시간도 길어 '조기 발견'이라는 정부의 설명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방역 전문가는 "예찰 지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실제 바이러스 검출부터 농가 통보, 방역 조치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올해는 예찰부터 확진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현장 신속진단키트 보급을 늘리고, 일부 거점 지역에는 이동형 정밀검사 장비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장비가 전국 모든 예찰 지점에 균등하게 배치되지는 않아, 지역별로 대응 속도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병원성 AI뿐 아니라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다른 가축전염병에 대한 경계도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ASF 발생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야생멧돼지를 통한 전파 경로가 여전히 완전히 차단되지 않고 있어 농식품부는 전국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한 울타리 점검과 야생멧돼지 포획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겨울철새의 이동 시기와 경로 자체가 예년과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방역 대책 수립의 변수로 지목한다. 과거에는 11월 중순 이후에야 본격화되던 철새 남하가 최근에는 그보다 앞당겨지는 경향을 보이면서, 방역당국의 대응 시점도 함께 앞당겨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이런 변화를 반영해 예찰 시작 시점을 지난해보다 앞당겼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효과는 겨울이 본격화된 뒤에야 확인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부의 방역대책에 맞춰 지역 가금농가에 대한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모든 농가를 상시 점검하기는 어렵다고 호소한다. 한 지자체 방역 담당자는 "예찰과 소독 지원은 늘었지만 현장에서 이를 집행할 인력은 그대로여서 체감하는 부담은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지자체별 방역 인력 충원을 위한 예산 지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밝혔으나, 국회 심사 결과에 따라 실제 지원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겨울 전국 가금농가의 절반가량이 고병원성 AI 피해를 반복적으로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공개되며 방역 체계의 근본적 한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반복 피해 농가들은 매번 비슷한 경로로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경향을 보였는데도, 해당 농가에 대한 맞춘형 보강 조치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전국을 획일적으로 관리하는 예찰 체계보다, 과거 발생 이력이 있는 '고위험 농가'를 별도로 분류해 집중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농식품부는 이런 지적에 대해 고위험 농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맞춤형 관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맞춤형 관리 체계가 실제로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올겨울 방역의 성패는 결국 기존 체계를 얼마나 신속하고 꼼꼼하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 환경단체들은 철새 서식지 보전과 방역을 병행할 수 있는 생태적 접근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고병원성 AI는 더 이상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과 북미 여러 국가에서도 철새를 매개로 한 AI 확산이 매년 반복되면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등은 국가 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방역당국 역시 해외 발생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은 시기를 사전에 파악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이런 국제 공조가 국내 방역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렸는지는 아직 뚜렷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올겨울 방역 성과는 농식품부가 매년 발표하는 대책의 '숫자'보다, 실제 농가 현장에서 바이러스 유입부터 확산 차단까지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단축되는지로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환경은 이번 겨울 방역 기간 중 첫 확진 사례가 나오는 시점과 농가 통보까지 걸리는 시간을 추적해, 정부 설명과 현장 체감 사이의 간극이 실제로 줄었는지 후속 취재를 이어갈 계획이다.
농가들 사이에서는 방역대책의 '횟수'보다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며, 올겨울 역시 그 평가는 결국 발생 건수와 확산 속도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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