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랜드마크 집착이 낳은 혈세 낭비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가운데, 이번엔 총사업비 4,512억 원이 투입되는 ‘노들 글로벌 예술섬’ 사업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6일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의 미래공간기획관 행정사무감사에서 노성철 의원(사진)이 던진 지적은 서울시 개발 행정이 왜 번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전락했는지를 정조준했다.
접근성 단절과 콘텐츠 부재가 부른 ‘노들섬의 예견된 적자’
노들섬은 2019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이후 줄곧 만성 적자와 이용률 저조에 시달려 왔다. 실패의 원인은 자명하다. 한강대교 중간에 고립된 입지 탓에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접근하기가 극히 까다롭고, 주차 공간마저 턱없이 부족했다.
섬에 발을 들여도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아둘 킬러 콘텐츠나 식음료·상업 인프라가 턱없이 빈약했다. 결국 ‘찾아가기 힘들고, 가도 머물 이유가 없는 섬’으로 방치되며 막대한 운영비 대비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적 적자 늪에 빠졌다.
이러한 태생적 한계를 외면한 채, 서울시는 또다시 4,5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을 들여 랜드마크 건물을 얹겠다는 구상을 밀어붙이고 있다. 과거의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보완하지 않는다면 수천억 원짜리 ‘화려한 흉물’을 추가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 소관 아니다”…또다시 고개 든 서울시의 칸막이 행정
노 의원이 이날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노들섬 내부의 시설 확충이 아닌, ‘한강 남단 및 주변 지역과의 동선 연계’였다. 인근 동작구 용양봉저정공원의 지형과 탁 트인 한강 조망 자산을 활용해 보행형 공공예술시설을 잇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걸어서 노들섬과 주변 명소를 오가게 하자는 구상이다. 섬 내부에 갇힌 접근성을 외곽 배후지와 연결해 풀어내자는 현실적 제안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반응은 실망스러웠다. 노들섬 외부 사업이라는 이유로 서부권사업과 등 타 부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전형적인 ‘핑퐁 행정’을 보였다. 부서 간 장벽 뒤에 숨어 “우리 소관이 아니다”를 반복하는 사이, 연계 타당성을 따져볼 용역 예산조차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하드웨어 집착’ 벗고 ‘시민 중심 연계망’ 고민해야
노 의원의 지적대로 “크게 지어놓고 나서 활성화 방안을 찾는” 공급자 중심의 토목 행정은 이미 유효기간이 끝났다. 건물이 완공되는 순간 알아서 시민이 몰려올 것이라는 착각은 세빛섬의 1,300억 적자로 이미 파산 선고를 받았다.
4,500억 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완공 이후의 운영 지속 가능성과 주변 지역과의 상생 효과가 사업 기획 단계부터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서울시는 부서 칸막이를 허물고, 동작구와 한강 남단을 잇는 보행·관광 축 연계 검토에 즉각 나서야 한다. 랜드마크를 만드는 것은 콘크리트 외벽이 아니라 그 공간을 가득 채우는 시민의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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