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89억 들인 ‘디벗’, 일부 학교 보급률 116%… 곽인혜 시의원 “2기 사업 전면 재점검해야”

안상석 발행일 2026-11-06 14:22:23
예비 물량 기준 103% 초과… 학생 수 감소 속 ‘기기 방치·중복 투자’ 우려
▲곽인혜 시의원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서울시교육청이 약 6천억 원을 투입해 추진해 온 학생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디벗’이 일부 일선 학교에서 필요 물량을 크게 웃돌아 보급되는 등 물량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2028년 2기 사업 추진 시 약 9천억 원의 추가 혈세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기 재사용과 유지관리 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곽인혜 의원(사진)은 지난 5일 열린 제340회 정례회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디벗의 보급 및 관리 실태를 집중 질타하며, 사업 적정성 검토를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진행되는 제1기 디벗 보급 사업의 총 계약금액은 약 5,889억 원, 누적 보급량은 75만 5,996대에 달한다. 여기에 기존 기기의 내구연한이 끝나는 2028년부터 2기 사업이 시작되면 약 9천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1·2기를 합치면 무려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이 소요되는 셈이다.

문제는 일선 학교의 기기 보유 물량이 기준치를 웃돌며 과다 보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곽 의원이 확보한 ‘학교별 디벗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부 학교의 보유 물량은 학생·교직원 실수요 대비 109.1%, 112%, 최고 116.6%에 달했다. 이는 시교육청이 분실·고장 등에 대비해 예비 물량을 포함해 잡은 기준치(10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유휴 기기의 회수 및 재배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기기 방치와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기 수거·재설정·유지보수 등 관리 부담이 고스란히 학교 현장과 교사에게 전가되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됐다.

곽인혜 의원은 “디지털 교육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기기가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쓰이는지, 예비 물량은 적정한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며 “이를 단순한 학생 수 변동이나 일시적 예비 기기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기를 ‘정수물품’으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하고, 학생 수 추이와 재사용률을 반영한 중장기 물량 계획을 수립하기 전에는 2기 사업에 섣불리 착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 전문가들 역시 하드웨어 중심의 양적 보급 정책에서 질적 관리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교육정책 전문가는 “초기 디지털 교육 환경을 구축하는 단계에서는 1인 1디바이스 보급률 달성이 핵심 지표였을지 모르나, 이제는 유지·관리와 실활용 중심의 자산 운용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며 “단위 학교에 기기를 떠넘기고 교사에게 관리 책임을 지우는 방식은 행정력 낭비와 기기 사장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에듀테크 전문가는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현시점에서 기기 사용연한이 끝났다고 해서 일괄 폐기하고 신제품을 대량 재구매하는 방식은 재정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며 “기기별 실사용 데이터(로그)를 모니터링해 유휴 기기를 선별하고, 교육청 단위의 통합 리퍼비시(재정비) 순환 센터를 구축해 재활용률을 극대화해야 예산 누수를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이상수 교육정책국장은 “학생 수 감소 등으로 학교별 여유 물량이 발생한 사례가 일부 있었다”며 “학교의 현재 실태와 실사용 현황을 추가 파악하고, 현장 교원 및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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