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75년 만에 300마리 넘었다 ... 멸종위기 앵무새 ‘카카포’의 귀환

안영준 발행일 2026-09-18 07:49:10
- 뉴질랜드 정부, 카카포 개체 수 325마리 공식 발표
- 천적 없는 서식지 확대가 다음 과제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한때 50여 마리까지 줄어들며 멸종 직전에 놓였던 뉴질랜드의 희귀 앵무새 ‘카카포(kakapo)’가 개체 수 300마리를 넘어섰다.

 
▲ 뉴질랜드의 멸종위기종 카카포(출처=뉴질랜드 자연보전부가 공식 발표)


장기간 이어진 인공부화와 유전적 관리, 외래 포식자가 없는 섬을 중심으로 한 서식지 보호가 만들어낸 성과다.


뉴질랜드 자연보전부(DOC)는 지난 9월 1일 카카포 공식 개체 수가 325마리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26년 번식기에 태어난 새끼 가운데 90마리가 생후 150일을 넘겨 독립 가능한 단계에 도달하면서 공식 개체 수에 새롭게 포함됐다. 

카카포 개체 수가 300마리를 넘어선 것은 약 75년 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포는 뉴질랜드에서만 서식하는 대형 앵무새다.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하고 주로 밤에 활동한다. 

육상 포유류가 거의 없던 뉴질랜드의 독특한 자연환경에 적응해 살아왔지만, 사람이 들여온 쥐와 고양이, 담비류 등 외래 포식동물에 취약했다. 

서식지 훼손까지 겹치면서 야생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51마리에서 시작한 30년의 복원인데, 뉴질랜드 자연보전부가 1995년 카카포 복원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당시 확인된 개체는 51마리뿐이었다. 

이 가운데 암컷은 20마리에 불과했다. 개체 수가 적다 보니 근친교배와 낮은 유전적 다양성, 불임과 낮은 부화 성공률도 복원을 어렵게 했다.

보전 당국과 연구진은 카카포를 포식자가 없는 섬으로 옮기고, 모든 개체에 이름과 식별 장치를 부여해 건강·번식 상태를 관리했다. 알과 새끼를 수시로 확인하고 필요할 때 인공부화와 보충 급여를 병행하는 집중 관리 방식도 적용했다.

그 결과 복원 프로그램 시작 이후 13번의 번식기를 거치며 개체 수가 꾸준히 늘었다. 

특히 올해 한 번의 번식기에서 90마리의 새끼가 공식 개체군에 편입된 것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초기에는 같은 수의 새끼를 확보하는 데 16년이 걸렸다.

다만 뉴질랜드 자연보전부는 숫자의 증가만으로 복원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원격 둥지 관찰 자료를 활용해 알과 새끼를 직접 확인하는 횟수를 줄이고 보충 먹이 공급도 일부 축소했다. 

인간의 개입에 의존하던 번식을 점차 자연에 가까운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 것이다.

이번 성과는 멸종위기종 복원이 단순히 동물 몇 마리를 번식시키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개체 수가 늘어나면 새로운 서식 공간과 먹이, 유전적 다양성, 질병 관리가 함께 확보돼야 한다.

카카포 복원의 다음 과제도 천적이 없는 넓은 서식지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복원 관계자들은 카카포 조상 개체 대부분이 발견됐던 라키우라·스튜어트섬을 외래 포식동물로부터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 카카포가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카카포의 귀환은 한 종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원주민 공동체, 연구기관, 기업, 자원봉사자들이 수십 년 동안 협력한 결과다. 

동시에 멸종위기종 보호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방사 행사나 개체 수 발표가 아니라, 그 동물이 스스로 번식하며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 전체를 회복하는 일임을 일깨운다.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 복원사업도 방사한 개체 수뿐 아니라 생존율과 자연 번식률, 서식지 연결성, 유전적 다양성 등을 장기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카카포 325마리는 분명 희망적인 숫자지만, 보전의 진짜 성공은 사람이 매 순간 돌보지 않아도 그 종이 자연 속에서 다음 세대를 이어갈 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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