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건수와 상담사 1인당 업무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상황에서 운영비까지 줄어들 경우 상담인력과 지원 언어 축소는 물론 민원 대기시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기헌 의원(사진)이 재외동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7년도 ‘재외동포 원스톱 민원서비스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365민원콜센터 위탁운영 예산은 올해 14억8천만원에서 내년 11억1천만원으로 줄었다.
감액 규모는 3억7천만원으로 올해 예산의 25%에 달한다.
상담 수요는 계속 증가…2년 사이 월평균 25% 늘어
예산 감소와 달리 콜센터 상담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365민원콜센터 월평균 상담 요청 건수는 2024년 4,885건에서 2025년 5,505건으로 늘었고, 올해 1~8월에는 6,091건까지 증가했다. 2024년과 비교하면 약 25% 증가한 규모다.
상담인력의 업무 부담도 커졌다. 상담사 1인당 하루 업무량은 2024년 3시간45분에서 올해 4시간55분으로 1시간 이상 늘었다.
현재 센터에서 실제 상담을 담당하는 인력은 관리자 3명을 제외한 22명이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일본어·중국어·러시아어 등 5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재외동포 민원은 일반적인 국내 콜센터와 달리 해외 체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특성이 있다. 국가별 시차에 대응해야 하고 상담 언어도 다양하게 유지해야 하는 만큼 24시간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 상담인력 확보가 중요하다.
3억7천만원 삭감…상담인력 약 7.5명 연간 인건비 규모
내년도 예산 감액 규모를 현재 상담인력과 비교하면 현장에 미칠 영향을 더욱 면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담사 1인당 연간 인건비를 5천만원으로 단순 가정할 경우 3억7천만원의 감액 규모는 약 7.5명의 연간 인건비에 해당한다.
현재 실제 상담인력 22명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물론 위탁운영비 전체가 상담사 인건비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산 3억7천만원 삭감을 상담사 7.5명 감축으로 직접 환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체 운영비의 25%가 줄어드는 만큼 현재 수준의 상담인력과 24시간 다국어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재외동포청 역시 예산 삭감에 따른 서비스 차질 가능성을 사업설명자료에서 언급했다.
재외동포청은 “위탁운영 예산 삭감에 따라 상담 인력·상담 언어 등 축소 운영이 불가피하다”며 “민원 상담 대기시간 연장 등 민원 불편 제기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웹콜까지 확대했는데…서비스 확대와 예산 축소 엇박자
재외동포청은 그동안 전화 중심이던 상담 방식을 카카오톡과 웹콜, 웹챗 등으로 확대해왔다.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들이 국제전화 요금이나 시차에 따른 불편을 줄이면서 민원상담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상담 서비스를 ‘공공혁신 우수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담채널을 확대하고 이용량까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작 이를 운영하는 예산이 25% 줄어들 경우 정책 방향과 실제 운영 여건 사이에 엇박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담창구를 늘리는 것만으로 서비스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전화와 카카오톡, 웹챗 등 각각의 채널에서 들어오는 상담을 처리할 충분한 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상담 대기시간 증가나 상담사의 업무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콜센터 전문가 “상담 건수보다 동시접속·시간대·언어별 수요까지 분석해야”
콜센터 운영 전문가 관점에서는 상담센터의 적정 인력을 단순히 연간 또는 월간 상담 건수만으로 산정하기 어렵다.
24시간 운영되는 콜센터는 시간대별 상담 유입량과 평균 상담시간, 상담 후 처리시간, 상담사 근무·휴게시간, 목표 응답률 등을 함께 고려해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특히 다국어 상담센터는 특정 언어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이 제한돼 있어 전체 상담사가 충분하더라도 특정 시간대에 특정 언어 상담이 몰리면 대기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상담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운영예산을 줄이려면 단순히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판단보다 시간대별 상담량과 언어별 이용량, 평균 대기시간, 상담 포기율, 상담사 1인당 처리량 등을 근거로 적정 인력을 먼저 산출해야 한다는 게 콜센터 운영 측면의 분석이다.
특히 365민원콜센터처럼 해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서비스는 일반 민간 콜센터와 성과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다.
재외동포가 영사·행정 관련 문제로 국내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상담 대기시간이 길어지거나 필요한 언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면 단순한 고객 불편을 넘어 공공 민원서비스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 절감보다 ‘서비스 수준 유지 가능한가’ 검증 선행돼야
예산 절감 자체가 곧 서비스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 자동화나 상담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해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상담을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상담 수요와 상담사 업무량이 이미 증가하고 있고, 재외동포청 스스로 상담인력과 상담언어 축소 가능성 및 대기시간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산 삭감에 앞서 서비스 영향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디지털 상담채널 확대를 통해 접근성을 높였다면 그에 따라 증가한 이용 수요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운영 인력과 예산 역시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줄인 뒤 민원 대기시간이 얼마나 늘어날지, 5개 언어 가운데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24시간 운영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기헌 의원은 “콜센터 이용량과 상담사 업무량이 동시에 늘고 있는데 운영예산을 한꺼번에 25%나 줄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상담인력이 축소되면 결국 해외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재외동포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감사와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늘어난 상담수요와 24시간 5개 국어 서비스 유지에 필요한 적정 운영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재외동포 365민원콜센터는 단순한 전화상담 창구가 아니라 해외에 있는 재외동포가 국내 행정서비스에 접근하는 접점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하다.
상담 수요가 25% 증가했는데 운영예산을 같은 비율로 줄이는 구조가 지속가능한지, 예산 감액 이후에도 현재의 24시간·5개 언어 서비스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정부의 예산 효율화가 필요하더라도 그 결과가 상담인력 감소와 대기시간 증가, 다국어 서비스 축소로 이어진다면 결국 비용 절감의 부담을 해외 재외동포가 떠안게 될 수 있다. 내년도 예산 심사에서는 단순한 증액·감액 여부를 넘어 실제 상담 수요를 기준으로 한 적정 인력과 서비스 수준을 먼저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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