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레나는 문 여는데 주변은 공사판…엇박자 난 창동·상계 개발

이정윤 발행일 2026-09-11 14:02:49
지하차도 지장물 뒤늦게 발견돼 준공 7개월 연기…공정률 55.9%
서울 동북권의 새로운 문화거점으로 추진되는 서울아레나가 2027년 상반기 개관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주변 교통·공원 등 연계 기반시설은 제때 완공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레나 인근 동부간선도로 지하차도는 당초 계획보다 준공이 7개월 늦어졌고, 중랑천 수변공원은 아레나 개관보다 2년 이상 늦은 2029년 9월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는 공연장의 특성상 개관 초기 주변에서 도로공사가 계속될 경우 차량 정체를 넘어 보행자와 공사차량의 동선이 뒤섞이는 안전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의회 이영숙 의원(사진)은 지난 9일 제339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서울아레나와 연계된 동부간선도로 지하차도와 중랑천변 수변공원 조성사업의 공정 지연 문제를 지적했다.

2,213억 지하차도, 공사 중 지장물 발견…준공 7개월 밀려

서울시가 추진하는 ‘동부간선도로 창동·상계구간 지하차도 건설사업’은 창동교에서 상계교까지 1.7㎞ 구간의 도로를 지하화하고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2,213억 원이며 현재 공정률은 55.9%다.

서울시는 올해 4분기 공사 추진을 위해 이번 추경안에 공사비 50억600만 원과 감리비 1억5,600만 원 등 총 51억6,200만 원을 추가 편성했다.

문제는 공사 과정에서 당초 설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한전 배전선로 등 지장물이 뒤늦게 발견됐다는 점이다.

지장물 이설 방식과 비용 부담 주체 등을 협의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당초 2027년 1월이었던 준공 시점은 같은 해 8월로 7개월 연기됐다.

서울아레나가 2027년 상반기 문을 열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연장 개관 이후에도 인접 지역에서 지하차도 공사가 계속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 의원은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지하 매설물과 지장물을 면밀하게 조사했다면 공사기간 연장과 사업비 증가 위험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공기 연장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레나 개관하는데 수변공원은 이제 설계…완공은 2029년

중랑천변 수변공원 사업은 일정 차이가 더 크다.

‘중랑천변 창동·상계구간 중심수변공원 조성사업’은 중랑천변을 여가·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고 동부간선도로 지하차도 상부공원과 서울아레나를 연결하는 수변 거점을 만드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290억6,100만 원이다. 서울시는 기본·실시설계 용역 1차분 발주 등을 위해 이번 추경에 3억5,300만 원을 신규 편성했다.

한강유역환경청과의 인허가 협의 문제로 사업이 지연됐다가 최근 사전협의를 거쳐 다시 추진되고 있지만 예정된 준공 시점은 2029년 9월이다.

서울아레나 개관과 2년 이상 차이가 난다.

더구나 2027년 말에는 약 52만 명의 방문이 예상되는 ‘2027 패노메논’ 행사도 예정돼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아레나는 운영 중인데 지하차도는 공사 중이고 수변공원은 아직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대규모 방문객의 교통·보행 동선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오른다.

안전전문가 “공사구간과 관람객 동선 겹치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안전 분야에서는 개별 사업의 준공 시점보다 서울아레나 개관 이후 대규모 인파와 주변 공사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공연장은 공연 시작 전과 종료 직후 짧은 시간에 많은 관람객과 차량이 집중되는 시설이다. 주변에서 대형 토목공사가 진행될 경우 공사차량 출입구와 일반 차량, 보행자 동선이 충돌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전문가들은 “대규모 공연장 주변에서 공사가 동시에 진행된다면 공사장 가설시설이나 차로 변경, 보행로 축소 등이 평상시보다 큰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단순히 공사장별 안전관리계획을 세우는 데 그치지 말고 공연장 이용객까지 포함한 통합적인 교통·보행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공연 종료 후 수만 명이 동시에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주차장 등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행로 폭과 임시통로, 횡단보도, 공사차량 운행시간 등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뒤늦게 발견된 지장물’…사전조사 충분했나

이번 사업 지연 과정에서 서울시의 사업관리 능력도 짚어볼 대목이다.

2,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전 배전선로 등의 지장물이 공사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됐다면 설계 단계에서 지하 매설물 조사가 충분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도심 지하공사는 상·하수도와 전기, 통신, 가스 등 각종 매설시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예상하지 못한 지장물이 사업 지연과 공사비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설계 단계부터 관계기관 자료와 현장조사를 교차 확인하고 필요하면 지반·지하공간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해 공사 중 설계변경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추경에 추가 공사비와 감리비로 51억6,200만 원이 편성된 만큼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이 앞으로 더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과 사업비 관리도 필요하다.

강석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현장을 방문해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했으며 도시기반시설본부와 공정관리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도봉·노원 양 자치구와 협의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서울아레나와 지하차도, 상부공원, 중랑천 수변공원을 각각의 사업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통·안전·보행·지역 활성화가 맞물린 하나의 연계 시설 체계”라며 “서울시는 각 사업의 공정을 하나의 일정표 안에 놓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랜드마크 먼저 열고 기반시설은 나중에…서울시 사업관리 되짚어야

서울아레나 같은 대형 문화시설은 건물 하나를 완공한다고 사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공연장을 찾는 시민이 어떤 도로를 이용하고 어디에서 내려 어떤 보행로를 거쳐 공연장으로 이동하는지까지 준비돼야 비로소 하나의 도시 인프라가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서울아레나는 2027년 상반기 문을 여는데 지하차도는 같은 해 8월까지 공사가 이어지고, 수변공원은 2029년 9월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사업별 행정절차와 공사 여건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민 입장에서 보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정이다.

특히 지하차도 공사 과정에서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지장물이 뒤늦게 발견돼 준공이 7개월 밀렸다는 것은 사전조사가 충분했는지 짚어봐야 할 문제다.

더 우려되는 것은 안전이다. 대형 공연이 끝나면 짧은 시간에 수많은 관람객이 한꺼번에 이동한다. 주변 도로와 보행로가 공사 중이라면 평상시 공사장 안전관리와는 전혀 다른 수준의 대응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각각의 부서가 자신의 사업 공정률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아레나 개관일을 기준으로 지하차도와 상부공원, 수변공원, 대중교통, 보행동선을 하나의 일정표와 하나의 안전관리 체계로 묶어야 한다.

랜드마크는 먼저 문을 열고 도로와 공원은 몇 년 뒤 완성하는 식의 ‘엇박자 개발’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개관일을 맞추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날 시민이 안전하고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 전체가 준비돼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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