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고등학교 동창 중에 소위 문제아라고 불리는 친구가 있었다. 학생 신분인데도 술 마시기 좋아하고 여자 만나기 좋아했다. 보통 학생들은 학교 버스로 통학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친구는 대림에서 나온 125cc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타고 다녔고 지각한 여학생이 있으면 뒤에 타라고 해서 최대한 가속하여 꽉 붙잡게 만들어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즐기던 대단한 꼴통이었다.
그 당시에는 이 친구가 커서 뭐가 될지 궁금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상당한 화젯거리였는데, 다들 한목소리로 감옥에서 장기 복역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친구는 감옥에 간 적도 없고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군에 입대하더니 공병대에서 크레인을 다루는 보직을 받아 기술병으로 근무하다가 제대했으며, 제대 후에는 군에서 배운 기술을 살려 크레인 기사로 일했다. 지금은 네 대의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 해 수입이 3억 원이 넘는다.
낙숫물은 바위도 뚫는다. 꾸준함이 최고의 비결이 될 수도 있다
몇 년 전의 일이다. 친구와 전화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떻게 지금까지 왔냐고 물었다. 왜냐하면 동창 중에 이 친구가 가장 수입이 좋고 가정도 평안하고 아이들도 다 잘 컸다. 필자의 물음에 친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말했다.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할 만한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어” 그래서 30년 가까이 같은 일만 했더니 운 좋게 잘 됐다며 웃으면서 답했다. 친구는 웃으면서 말했지만 그 목소리에는 고단함이 느껴졌다.
학창 시절에 치열하게 공부하는 이유는 뭘까
학창 시절 치열한 경쟁을 하며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이유는 단 하나다. 좋은 대학에 가서 졸업 후에는 좋은 직업을 가지고 보다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 아닌가? 그러기 위해서 명문대학에 들어가려 하고, 의사가 되려 하고 변호사가 되려 하고,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돈을 쫓지 않고 자기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 소신껏 목표를 위해 뛰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좌절하고 고뇌한다.
청년실업이 170만 명을 넘었다. 정말 일자리가 없는 것일까
2026년 4월 29일 고용노동부가 통계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30대 미취업자가 171만 명이라고 한다. 이 중에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72만 명이다. 그럼 이 사람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까 궁금해서 조사해봤더니, 약 27만 명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며 매달 나오는 약간의 돈으로 절약하며 살아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20~39살인데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절약하며 버티고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나 참담하고 가슴이 아프다.
만약 이들에게 나라에서 그 약간의 생활비라도 주지 않는다면 과연 이들이 나가서 일을 안 할 수 있을까?
매년 열리는 취업박람회의 인사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한다. “일할 사람이 없어서 너무 힘들다고” 산업 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는데 왜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힘들다고 하나, 정말 일자리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청년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인가?
누구나 힘든 일은 하기 싫다. 사무실에 앉아서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일하고 싶다. 그러나 들어갈 인원은 한정되어 있고 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이 현재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산업 현장에 가면 바로 알 수 있다. 건설 현장에 가도 가장 힘든 철근 일과 콘크리트 일은 대부분 외국인이고 건물 외형 형틀 목수는 거의 다 조선족 동포가 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지방의 농촌에 가면 100% 베트남 혹은 미얀마 사람들이 일하고 있으며 한국인은 주인 말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앞으로의 유망 직종은 무엇인가
예전에는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보통 빠르게 취업이 됐다. 그러나 회계사의 일을 AI가 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다른 일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회계사뿐만 아니라, 행정사, 법무사도 일이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처럼 AI가 발달하면 할수록 편리하긴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 줄어들고 생계 수단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몸 쓰는 일을 해야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나?”
필자의 사견이지만, 요리사, 배관공 또는 타일공, 용접공 그리고 자동차 정비사와 같은 직업이다. 솔직히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 예전에는 요리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3D 직종이라고 해서 꺼리는 직업이었다. 배관공 같은 경우에는 남의 집 변기나 세면대에 막힌 것을 뚫는 일이고, 타일공은 쪼그리고 앉아서 화장실 벽이나 바닥에 타일 붙이는 일이며, 용접공은 가만히 있어도 더운 여름에 용접복을 입고 높은 온도를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앞에 나열한 직업은 AI로 대체하기 어려운 일이며 쉽지 않은 일이라서 기술을 배워 놓으면 전망이 매우 밝을 것이다. 물론 언젠가는 이 직업들마저도 AI가 침범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맨 마지막까지 남을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청년들은 좋은 일 또는 편한 일만 찾지 말고 도전해 보는 것을 적극 권한다. 처음에 마음먹기가 힘들지 일단 하고 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적성에 맞을 수도 있다. 젊은데 뭘 못하겠나.
일단 방에서 나와 보자, 그래야 뭐든 할 수 있다.
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yoshinkan_kr@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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